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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니노미야 양 #001 / 이별의 때와 니노미야 양

댓글: 1 / 조회: 1218 / 추천: 1



본문 - 01-15, 2020 00:00에 작성됨.

【오늘의 니노미야 양】 #1

【이별의 때와 니노미야 양】


아스카, 분명 신년 세일*이나 복주머니로 악세사리 같은 거 사 모을 거 같단 말이죠.

* 역주 : 원문은 하츠우리(初売り). 직역하면 새해 마수걸이인데, 새해 운세 뽑기를 겸해서 복주머니를 파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데레마스 #어느 날의 니노미야 양 #니노미야 아스카 #칸자키 란코 #아스란코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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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5]



「너무 많이 샀어.」


『아하하……신년 세일 때는 늘 그렇잖아~ > <』


「해마다 마음속으로는 철저히 제약을 거는데 말이지…」


『나도 너무 많이 사는 바람에 미쿠랑 엄마한테 혼났어~』


「하하, 미쿠한테도? 그거 큰일이었겠군.」


『그치만~ 미쿠도 화장품 엄~~청 많이 샀는걸?? 정말~!』


전화 너머로 뾰로통한 란코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베개를 팡팡 때리는 소리와 함께.


새해를 맞이한 지도 수 일. 해넘이 라이브 뒤로 란코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전화를 걸었는데, 마침 란코도 신년 세일에서 산 물건을 정리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 나 목욕하러 가야겠다. 끊을게!』


「그래. 나중에 사무소에서 만나자.」


『음! 어둠에 삼켜져라♪』


「그래. 어둠에 삼켜져라.」


통화를 종료하고, 서운한 눈빛으로 암전된 핸드폰 화면을 바라본다.

일주일 가까이 만나지 못했고, 통화도 겨우 20분 정도…… 내 몸속 란코의 마력이 부족하다.


「내일 레슨이 기다려지는군…」



스마트폰을 탁상에 내려놓고, 어질러진 실내를 돌아본다. 겨우 연말연시 대청소를 끝냈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신년 세일로 손에 넣은 전리품 때문에 짐이 늘어나고 말았다……


「……이것이 인간의 욕망인가.」


그럴싸한 말을 중얼거리며, 정리에 착수한다. 소도구나 악세사리는 정리하는데 손이 많이 가지 않는다. 작은 상자에 넣어서 옷장의 작은 서랍에 한꺼번에 수납한다. 끝.


문제는………


「붙임머리도… 너무… 많아졌나?」


무지개 같은…… 아니, 무지개보다 훨씬 다양한 색채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 이것이 실로 고민스럽다.

대량으로 사버린 붙임머리 정리다.


「작년에도 같은 고민을 했던 것 같은데…」


해마다 늘어나는 붙임머리의 바리에이션. 나의 아이덴티티요, 반신이기도 한 이 붙임머리들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든 적이 없다. 일단은 색이 겹치지 않도록 사고 있기는 하지만…


「슬슬, 이별의 때인가…」


수납만으로는 수습하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기껏 사놓고서 착용할만한 상황이 오지 않아, 빛을 보도 못 한 채 1~2년이 지나버린 것도 있다.


「미안하군……내 패션 센스가 부족한 탓에, 너희가 활약할 장을 마련해주지 못했어…」


라임그린 붙임머리를 손에 들고서, 사과의 말을 입에 담는다. 이것을 샀던 때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재작년 초여름 무렵, 길을 지나다 셀렉트샵에서 발견하고 한눈에 마음을 빼앗겨 구매를 결심했다. 그로부터 1년 반을 한 번도 몸에 걸치지 않은 채 옷장을 지키기만 했지만….


와인레드 붙임머리도 기억난다. 시즈오카로 귀성했을 때, 할머니가 주신 용돈으로 샀었거든. 시즈오카에도 붙임머리가 있었나 하고 조금 놀랐었지. 후후…


쇼킹핑크 붙임머리. 이건 최근의 기억이다. 유례없이 P가 내게 선물로 사준 붙임머리다.

…………어째선지 하늘하늘한 핑크빛 의상과 함께.


아아, 이 모두가 만나기까지의 스토리가 있는, 사랑스러운 한때다.


「………….」



내가 대체 무슨 말을 한 것인가.

이별? 웃기지 마라.

옷장 정리?

패션 센스??


넌센스다. 실로 넌센스라고, 니노미야 아스카.

반항의 상징, 아이덴티티의 요체, 나다움 그 자체.

그런 소중한 존재를, 사소한 이유로 처분하려 하다니.


「앞으로 1년만, 나에게 시간을 주지 않겠어? 너희를 되살리는 내가 될 테니.」


꺼냈던 붙임머리들을 다시 옷장으로 돌려보낸다.

하마터면 내 안의 소중한 것을 헛되이 날려 보낼 뻔했다.

물질적인 캐퍼시티(capacity)는 중요치 않다. 그런 것쯤이야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으니까.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지나간 시간 속에 머무는 기억이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가슴에 품은 채 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어머니에게 새 수납 케이스를 사달라고 해야…」


정리도 하는 둥 마는 둥 한 채, 협상을 위해 방을 뒤로한다.

계단을 한 칸 한 칸 내려가며, 붙임머리들을 떠올린다.


그러면…… 올해는 어떤 동료를 만나게 될까.


「후후… 기대되는군.」



─────



【뒷이야기】



「아----!! 란코, 자꾸 이렇게 프릴 잔뜩 달린 옷 사 오지 말라니깐!」


「그, 그치만~~! 귀엽잖아!」


「빨래에 다림질에 전부 미쿠가 해야 하잖아!」


「우으~~」




[끝]


==========


적어도 무지개는 빨주노초파남보 스펙트럼 정도로 끝이기나 하지, 아스카의 에쿠스테 컬렉션은 그 스펙트럼을 아득히 뛰어넘었을 거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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