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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특집 P아스] 소녀

댓글: 2 / 조회: 1643 / 추천: 2



본문 - 12-25, 2019 23:59에 작성됨.

소녀


메리 크리스마스!!!!! 현실은 정말이지 괴로운 일만 가득했기에, 대신 아스카가 크리스마스를 만끽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데레마스 #니노미야 아스카 #P아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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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오도카니, 여기에 홀로.


어딘지 들뜬 분위기가 감춰지지 않는 12월 25일. 성야.

역전은 평소보다 한층 더 혼잡한 모습인데, 아무리 둘러보아도 눈앞을 지나는 사람은 남녀 페어뿐이다.


「정말이지…… 그 그리스도라도 한숨을 쉴거야.」


그 누구에게도 향하지 않은 쓴소리를 입밖에 낸다.

나지막한 내 투덜거림은, 행복으로 가득찬 거리의 대기에 녹아 사라져갔다.

목도리에 얼굴을 묻고, 노려보듯 오가는 사람의 무리를 응시한다.


모두가, 웃고 있다.


부부도, 부모자식도, 커플도, 앞으로 커플이 될 남녀도. 모두가 웃고 있다.

아아, 크리스마스는 이래야만 한다. 모두에게 특별한 날.

마음에 둔 사람 곁에 기대고, 사랑을 고백하고, 평온하게, 행복하게 지내는 날.

축복으로 가득한 날이다. 그렇고 말고.


「그에 비해서……」


나? 아아, 그래. 혼자, 홀로 서있어.

어떤 바보를 기다린지도, 거의 한 시간째일까.




소녀가 오도카니, 여기에 홀로.




「잊어버린… 걸까.」


불안감이 스친다. 그럴 리가 없다고, 몇 번이고 부정한다.

약속은 불과 일주일 전이었다. 아무리 어설픈 그라도, 이런 특별한 날의 약속을 잊을 리가 있을까.


아니, 하지만……


「잊을 리가 있으니까 문제지.」


뭔가 깊은 뜻이 있어서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잊어버린 것뿐』.

이것을 부정할 수 없을 지경이니, 그라는 인간이 기가막힐 따름이다.

지각을 한 시점부터 넌센스인데, 이제는 아예 잊어버려서 않는다면 나와 그의 관계에는 금이 갈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내가 그토록……


「그토록 열성을 다해, 용기를 내서, 말을 꺼냈는데…… 정말…」


『크리스마스 밤, 다시 말해 성야를, 둘이서 보내지 않겠어?』


…라는, 조금만 엇나갔어도 사랑 고백으로 들릴 수도 있었을 이 권유의 한 발짝을, 나는 겁나는 마음을 떨치고서 내디뎠다. 그도…… 너도 그건 알고 있겠지…??


「……………결국, 나 혼자 헛돌고 있었을 뿐…인가.」


아아, 아아, 아아아. 시야가 흐려진다.

내가 멋대로 기대했던 것뿐인데, 멋대로 올 것이라 믿고 있었을 뿐인데. 이렇게나 가슴이 미어지고, 찢어지듯 아프다니.


쥐어짜낸 용기는 마치 초신성과 같이, 한 순간의 반짝임에 불과했다.

언어에 실어보낸 마음은 마치 유성과 같이, 그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났다.


「돌아가자.」


돌아가서, 잠들도록 하자. 꿈에 안긴 채, 잠들자.

적어도 꿈속에서만은, 너를 만날 수 있기를.

만나서, 실없는 대화를 이어나가며, 서로의 체온을 확인하고………


「프로듀서……」


「응, 아스카.」


「어……?」


그가, 눈앞에 서있었다.



무심코 입밖으로 흘러나온 부름에 응답한 그가, 여느때와 같은 웃는 얼굴로, 내 얼굴을 보고 있다.


「미안해. 늦었지?」


「………………늦었어.」


눈물이 흐르지 않아서 다행이다. 울먹이는 목소리를 필사적으로 억제하며, 지극히 평소와 다름없는 듯한 목소리를 짜낸다.


「몇 시간이나 기다렸는지 알아? 하여간 너는 항상……」


「미안해. 쇼핑이 조금 오래걸려서.」


「쇼핑…?」


‘이거 말이야’라며, 그가 어깨에 맨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가 꺼낸 작은 종이봉투 안에서 나온 것은, 포장된 작은 상자. 혹시 이건……


「메리 크리스마스, 아스카. 고르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


「아……… 으, 응… 그랬군…」


현 상황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 채, 국어책을 읽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그가 내민 선물을 받는다. 양손에 꼭 들어갈 정도의 상자.


「이거, 내용물은…」


「아--. 그게, 나는 아스카한테 어울릴만한 멋스러운 건 잘 몰라서. 그래도 내 생각에 어울릴 것 같아서 샀어. 액세서리야.」


「호오. 네가……」


네가, 나를 생각하며, 골라주었어.

열어보라고 그가 재촉해서, 정성스럽게 포장을 걷어내고 작은 상자를 연다.


상자의 내용물은, 작은 은반지.

측면에 장식된 이파리처럼 생긴 문양이 아름다웠는데, 그것이 평소 그가 착용하던 넥타이의 무늬와 닮았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문양, 네……」


「그래. ‘공명자’니까 말이야. ………마음에 안 들어?」


조금 불안해하는 그이 얼굴이 의외로 어쩐지 조금 귀여워 보여, 아니라고 고개를 지으며 부정한다.


「치사하다고 생각한 것뿐이야. 이렇게 멋진 선물을 받아버려서야, 지각한 걸 책망할 수가 없잖아.」


「하하, 뭐래는 거야.」


반지를 담은 작은 상자를 닫고, 소중히, 소중히 가방에 보관한다.

그리고 웃는 그의 옆에 서서, 그의 얼굴을 올려다본다.


「자, 갈까. 누구 덕분에 식사 예약에 늦겠어.」


「뭐야- 역시 화났잖아-」


「후후. 농담이야. 가자, 프로듀서.」



소녀와 남자가, 여기에 둘이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인파 속으로 사라져간다.






오늘은 성야. 모두에게 특별한 날.

어느 14세 소녀에게도, 마찬가지로 특별하고 행복한 날.



머리 위로는 한 줄기 유성이, 누군가의 마음을 싣고 빛나고 있다.


『메리 크리스마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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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니노미야 양』 작가님의 크리스마스 특집입니다. 글이 10시 30분에 올라와서, 올라온 거 보자마자 미친듯이 달려서 번역 퇴고도 못한 채 간신히 11시 59분에 맞췄습니다.


정말 이분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아스카를 잘 풀어내신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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