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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의 간병 데이트

댓글: 2 / 조회: 1659 / 추천: 1



본문 - 10-12, 2019 21:46에 작성됨.

시즈카의 데이트 시리즈의 마지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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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물과...... 아, 배. 딱 좋을지도"
500밀리리터 페트병 음료가 2개 들어간 쇼핑 바구니에 배를 넣고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을 마친 후
채워진 봉지를 들고 가게를 나섰다.
치하야씨의 집에서 도보 5분정도 거리에 있는 슈퍼. 여기서 나는 쇼핑을 했다.
원래라면 지금쯤 치하야씨와 점심타임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쇼핑이라고 하는
주부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왜인가 하면, 치하야씨가 감기에 걸려 고열을 내버렸으니까.
아침에 전화를 통해 들려온 지금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치하야씨의 목소리를 듣고,
나는 캐터펄트에서 발사 된 것처럼 치하야씨의 집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지금에 이른 것이다.
점심 데이트가 간병 데이트가 되어버렸다.
이것만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고열에 좋다고 하는 물이나 흡수하기 쉬운 과일을 사서 점심으로 하려고 생각했다.
치하야씨,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치하야씨의 집에 돌아가서 신발을 벗고 필요한게 최소한의 물건 밖에 없는 거실로 돌아오면
거기에는 책상에 접시를 늘어놓는 치하야씨의 모습이 하아, 하아 하고 분명히 괴로워하는 것 같은데
뭘 하고 있는걸까 이 사람은.」
"잠깐! 뭐하는거에요! 치하야씨는 환자니까 그러지 말고 누워있으세요!"
사온 물건이 든 비닐봉지를 바닥에 놓고 서둘러 치하야씨를 붙잡아 이불 위에 억지로 재운다.
"괜찮아, 이정도는......"
"아니요, 괜찮지않으니까! 정말......얌전히 있으시라구요"
날름, 하고 오른쪽으로부터 벗겨질 뻔했던 냉각 시트를 떼어내고 냉장고에서 새로운것을 가져와
치하야씨의 머리를 헤집어 이마에 찰싹 붙였다.
"좀 준비해 올테니까 얌전히 주무세요"
"......응"

더는 일어나지 말라고 다짐하고 나는 일어서서 바닥에 놓인 비닐봉투를 들어올려서
책상위에 털석하고 놓았다. 싱크대 밑 서랍에서 볼을 꺼내 소금물을 준비하고 배를 깎을 준비는 되었다.
비닐봉투에서 배를 꺼내 콧노래를 부르면서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무음하면 불안해질지도 모르고
조금이라도 치하야씨를 안심시킬 수 있다면 하고 불러봤지만,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른다.




"준비 됐어요. 치하야씨"
한입 사이즈로 자른 배와 물을 넣은 컵을 트레이에 올려 놓고 이불에 누워있는 치하야씨 옆까지 옮겨서 바닥에 놓는다.
"자, 아~ 해주세요."
몸을 일으킨 치하야씨에게, 포크로 찌른 배를 입가에 옮기자, 치하야씨는 입을 벌리지 않고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치햐야씨?"
"역시 먹는것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으니까......"
또 이거다. 치하야씨는 언제나 뭐든지 스스로 하려고 한다.
나도 이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저기요. 치하야씨. 치하야씨는 좀 더 남에게 의지해 주셨으면 해요."
포크를 일단 접시에 갖다 놓더니, 나는 치하야씨의 폐가 되지 않도록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치하야씨는 뭐든지 스스로 해결하려고 한다. 더 의지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나의 그런 기분도 모르고...
"하지만, 시즈카에게 폐를 끼치고 싶――"
"폐가 아니에요. 이건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거고, 소중한 사람에게 헌신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거기다가 어리광 부려도 되구요. 그런데도, 항상 필요 없다고 하시니까――"
그런 말만 하고 계속 하려다가 순간 깨달았다.

――저는 어린애가 아니니까, 이정도는 할 수 있어요.
――치하야씨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으니까.

정말 귀가 아플거야. 내가 지금 바로 치하야씨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대로 나에게 되돌아오는 부메랑 그 자체였다.
그렇구나. 나에게 달려드는 치하야씨도 이런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을까.
"――카, 시즈카?"
"아, 아니요, 죄송합니다. 조금 생각에 빠져버려서..."
정신이 들자, 열로 멍한 표정의 치하야씨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 어쨌든! 좀 더 치하야씨는 저에게 기대세요! 오히려 의지하지 않으면, 그, 뭐랄까, 외로우니까. 후에――"
다시 접시 위에 배에 꽃혀있던 포크를 들고 치하야씨의 입가에 옮겨 잠시 눈을 떼면서 나는 각오를 다졌다.

".......저도, 그렇게 할 테니까. 그러니까 치하야씨도...부탁할게요."


치하야씨 쪽을 곁눈질로 보면서, 4, 5초 후, 치하야씨는 입을 벌리고 배를 덥석 입에 머금다.
서로 말없이 아삭아삭 배를 씹는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공간.
"있지, 시즈카"
내 옷자락을 잡아당겨오는 치하야씨. 평소에는 별로 보지않는 유치한 짓에 조금 떨리면서도 뭐라 대답해서 평정을 가장한다.
"좀 더 먹게 해줄래?"
"……! 네!"


 
신나서, 기쁜 나는, 치하야씨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자주 뵙지 못한 치하야씨의 모습을 뇌리에 새기며 간호를 계속했다.
하지만 갑자기 치하야씨에게 귀엽다고 마음의 목소리를 내버려서, 치하야씨의 열이 한층 더 올라 버린것은 또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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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우헤헤... 치하야씨 귀여워... 내가 독차지하고 싶을 정도야!!! 
선후배 관계로서가 아닌 연인으로서 같이 있어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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