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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의 데이트 계획 1화

댓글: 5 / 조회: 1413 / 추천: 3



본문 - 10-06, 2019 23:17에 작성됨.

"치하야씨, 데이트 하러 가요!"

기세 좋게 치하야씨를 집에서 데리고 나왔지만, 나는 갑자기 난제에 직면했다.
그것은――
완전히 노 플랜이었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머리를 감싸고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일의 발단은, 오늘 아침 일이다. 이것저것 있어서 치하야씨의 집에 머물고 있던 내가 깨어나자. 뭔가 치하야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내일? 기대된다"
그게 내 안의 무언가에 불을 지른거라고 생각해. 잠이 덜 깬 머리가 확 깨어 버려서,
벌떡 일어난 나는 치하야씨에게 무서운 기세로 전화 상대가 누군지를 따지고 있었다.
그것에 의하면 상대는 하루카씨 아무래도 전부터 내일 같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 같다.
즉, 데이트를 간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야. 모처럼의 토요일. 나는 이틀동안 치하야씨의 집에서,
행복한 한때를 보낼 예정이 완전히 없어지게 버린다.

"치하야씨!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떠나, 나는 재빨리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치하야씨의 손을 잡고――
"치하야씨, 데이트 하러 가요!"
그렇게 흘러 지금에 이르렀다.
내일은 치하야씨와 함께 있을 수 없다. 오히려 다른사람과 데이트라니...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안절부절못하고, 그만 데이트를 권유해 버렸다.
평소 생각 없이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치하야씨의 일이 되면 그만 몸이 먼저 나서게 된다.
별로 감각파라고 하는 타입도 나쁘지는 않을 지도 모른다.
다만, 나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금, 생각없이 치하야씨를 데리고 나와,
무엇을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꼼짝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아.......어쩌지"
"저기, 시즈카 설마, 어디로 갈지 정하지 못한거야?"
그건.

내 가슴에 칼이 박힌다.
반박 할 수가 없다――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었다.
"그게, 그거라면 좀 들리고 싶은 곳이 있는데... 따라와 줄 수 없을까요?"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고 있으면, 치하야씨가 어깨를 두드린다.
결국 치하야씨가 리드하고 있는, 그 한심함에 자신을 때리고 싶어도, 치하야씨를 따라가게 되었다.



"여기는......?
치하야씨에게 이끌려, 전철에 흔들리는곳에 수십분. 찾아온 곳은 이어폰과 헤드폰 전문점이었다.
"슬슬 헤드폰을 새로 맞추려고 생각하는데......시즈카의 의견을 듣고 싶어"
"에, 저말인가요!?"
난처하다. 원래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그렇게까지 고집한 것이 없던 나에게 전문점조차 처음 온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음악에 남달리 진지하게 임하고, 집착하고 있는 치하야씨가 애용할 헤드폰을
내가 선택해야 한다.
"저, 저한테는 무리에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지스카가 이게 좋다고 생각하는 색을 골라준다면 그것으로 좋으니까..."
"......어?"
에? 색?
아직 좀 이른것 같다. 치하야씨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보니, 이미 어떤 것으로 할지는 결정된 것 같다.
어떤 색으로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는 것. 그래서 나에게 선택하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기쁘게, 라고, 나는 치하야씨에게 어울릴 것 같은 색을 색의 레퍼토리와
치하야씨를 번갈아 보고 몇번이나 보면서 곰곰이 생각했다.
고민하고 고민한 후, 치하야씨에게는 흰색이 어울린다는 결론에 이르러 화이트를 선택했다.
나머지는 절차가 있는 것 같으니 잠시 기달려 달라고 들은 나는 가게안을 돌아다닌다.
"아, 이건......"
가게 안을 무심코 바라보고 있던 단 하나의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치하야씨의 최신 싱글 광고. 한 연애영화의 주제가 되어 있는 곡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발라드 곡이다.
그러고보니, 그 연애 영화는 지난주 쯤에 개봉한 것 같았다. 혹시 이것을 보러 간다는 것은 어떨까?
데이트에서 영화관이라니, 있을 법한 생각도 들지만, 노플랜으로 나와버린 이상 어쩔 수 없다.
"아, 치하야씨, 벌써 끝난거에요?"
"응, 나중에 완성되면 가져 가려고"
"과연...... 아, 치하야씨, 그 드디어 하고 싶은걸 결정했습니다만... 치하야씨가 주제가 담당했던 영화
확실히 벌써 개봉했더군요. 괜찮으시다면 보러 가지 않을래요?
볼일을 마친 치하야씨와 합류하고 가게를 나서게 된다. 밖을 돌아다니면서
지난번 계획이 정해졌기 때문에 제안을 해 보았다.
――하지만, 필사적인 심정으로 어떻게든 짜낸 데이트 플랜조차도 내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아ー......저기, 실은 내일 하루카랑 그거 보러 갈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는 길 한복판에도 불구학고 무릎부터 무너져 내렸다.




날이 저물기 시작했을 무렵, 나와 치하야씨는 겨우 집에 돌아왔다.
귀가한 나는 완전히 의기소침해버렸고 소파에 무릎을 안고 앉았다.
저녁 식사를 해야 하는데 그런 기분도 들지 않는다.
결국, 치하야씨는 다시 한번 더 보면 된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는 데 찬성해주었다.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와 치하야씨의 도움을 받고만 있다. 그런 내가 너무 한심해서,
영화 내용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교적 감동적인 내용이었던 것 같지만,
요소가 빠져 있어서, 잘 모르겠다.
"......시즈카?"
"저기, 죄송합니다......저, 아무것도 못했어요."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치하야씨가 내 옆에 앉았다.
"괜찮아. 열심히 하려고 분투하고 있는 시즈카를 보는것만으로도 오늘은 좋은 날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치하야씨......."

얼굴을 마주 할 수 없는 나를, 치하야씨는 억지로 껴안고, 그대로 내 머리를 무릎위에
나는 무릎을 베는 형태로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아, 정말. 너무 기분 좋아. 애지중지하는 아기 같아서 한심할 텐데.
그런 기분도 날아가서 기분이 좋아져 버린다.
"시즈카는 열심히 했어. 피곤할 테고, 가끔 내가 취사를 하니까...... 오늘은 벌써 자는거야?"
"음.......네, 미안해요......."
"그래, 잘 자"
"아, 치하야씨! 저기......"

――다음에는 반드시, 좋은 플랜을 세워보이겠습니다.

다음 데이트는 반드시 성공시킨다.
그 결의를 새롭게 하고, 잠의 어둠에 빠져들었다.

그러고보니 내일, 어떻게 할까?
 

어떤 한 가지 생각이 내 안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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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데이트 결과
계획도 없이 실행하는 바람에 대실패.......

시즈카: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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