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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사와 씨가 오타쿠화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6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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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5, 2019 21:10에 작성됨.

사무소에선(4)


12월 27일. 후미카는 사무실로 왔다. 연말엔 사무실 대청소날이다. 대부분의 아이돌이 모여서 연습실이나 탈의실을 청소하는 날이다.

그렇기에 후미카,카나데,아리스 세 명은 탈의실을 청소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아리스. 후미카짱이랑 바카미야군은 아무일도 없었어?"


"네. 밤에 옥상에서 키스를 한 정도에요."


"…잠시만요, 보고계셨나요?"


"저는 두 분의 감시자라서요."


"…저희들, 신용이 없는 걸까요."


"없어요."


그 말을 들은 후미카는 어깨를 툭 떨구었다.


"평상시의 후미카는 괜찮은데, 타카미야군이 관련되어 있으면 뭐랄까…. 그렇지?"


"네. 후미카씨. 굉장히 들떠 계셨어요."


아리스에게까지 그런 말을 듣자, 울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도 청소를 계속했다. 참고로 오늘은 치아키도 자기 방을 청소하고 있을 것이다. 사무소에서의 일이 끝나는 대로 후미카가 상태를 보러 가기로 했다.


그때 화풀이겸으로 괴롭혀주자, 라고 생각하면서 후미카는 마루를 닦고 있었다.


"……."


그러다, 무엇을 생각했는지 머리위로 걸레를 휘둘렀다. 


"전투모드로 변경. 지금부터 저는 가부키초의 쓰레기를 쓸어버릴때 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마대에서 불이 나는(이미지)로 주위를 둘러보는 후미카의 어깨에 카나데가 손을 올렸다. 얼굴이 약간 굳어있다.


"…잇."


"후미카? 놀지말고 일합시다?"


"…죄송합니다."


혼난 뒤 진지하게 청소를 시작하는 후미카. 후미카에게 아리스가 물었다.


"참고로 후미카씨, 지금 건 무슨 네타입니까?"


"…지금건 은혼의 타마씨에요. 걸레에서 불이 나옵니다."


"그건 라노벨인가요?"


"…아뇨, 만화에요. 재미있어요. 치아키군의 방에 있으니까 빌려줄까요?"


"아뇨, 만화같은 어린애들같은것엔 흥미 없으니까요."


그러면서도 '궁금하다'라는 얼굴을 하는 걸 눈치채고, 후미카는 히죽히죽 웃으면서 청소를 시작했다.

                                                          꺾이지 않고 타오르는 승리의 검

"놓치지 않겠다. 수면을 달리는 것은 불요의 마탄. 록! 시퀀스 모르건!"


"그, 그건 또 무슨 애니메이션인가요!?"


"…Fate입니다. 아뇨, FGO라고 하는 편이 빠를까요? 한다면 내년 7월에 복각 이벤트를 기다리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만."


"흐음, 과연…. 아, 아니에요! 전혀 관심없어요!"


이어 후미카는 흥이 올라 계속하려 했지만 뒤에서 살기를 내뿜는 카나데에게 혼났다.


"후미카?"


"…죄송합니다."


"다음은 없어."


혼이 난 뒤 이번에야말로 성실히 청소를 시작했다.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로커를 닦은 뒤 양동이의 물이 더러워져 있음을 깨달았다.


"잠시 물좀 갈아올게."


"…아, 네."


그렇게 카나데가 나가자마자 후미카는 걸레를 휘둘렀다.


"만해卍解! 『신살창神殺鎗』!"


"오오오오!"


이미 걸레질과는 관계 없어 졌지만 아무튼 멋졌기에 아리스는 감동했다. 그 모습에 애니메이션 네타를 자랑스레 말하는 치아키의 기분을 알았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걸 설명하는 건 즐겁다.


"만해! 『천쇄참월』!"


"처, 천쇄참월!?"


"…이건 방출되는 영압을 모두 한 곳으로 압축해 속도에 특화된 만해입니다."


"자, 잘 모르겠지만 멋있어요!"


이번에는 대걸레를 거꾸로 들고 앞으로 내민 뒤 손을 놓았다. 당연히 마대는 땅으로 떨어졌다.


"만해, 『천본앵경엄』. 종경終景 백제검白帝剣."


"그, 그건 또 뭔가요!"


"…이건 천본앵경엄으로 만든 천 개의 칼날을 한 자루로 모은 형태입니다."


"그렇군요!"


정말로 이해한 건지 미묘했지만, 다음 만해를 선보이려던 순간 움직임이 멈췄다. 문 건너편에서 칸자키 란코와 니노미야 아스카가 눈을 반짝이고 있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발견하자 후미카는 왠지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만해, 『잔화의 태도』…!"


""오오오오!""


바보짓이 시작됐다.


 ×××


물을 갈은 카나데는 조금 지쳐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았다. 모처럼이므로 후미카와 아리스의 몫도 사려고 코코아를 세 개 뽑은 뒤 탈의실로 돌아왔다. 돌아오자 왠지 시끄러워 진 걸 깨달았다. 안을 들여다보니 후미카를 중심으로 중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몇명인가 메모하는 녀석도 있다.


"꽃바람 흩날려 화신이 울고, 하늘바람 흩날려 천마가 웃는다. 화천광골."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즐거워진 후미카는 걸레와 빗자루를 한자루씩 들고 한술 더 떴다.


"만해, 『화천광골고송심중』!"


"화천…뭐?"


"조용, 일단 들어보자."


"첫째 단, 『주저자분합』 상대방의 몸에난 상처는 서로 나눠 갖듯이제 몸에도 나타난다."


이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허나 개의치 않고 후미카는 계속했다.


"둘째 단, 『참괴의 깔개』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힌 걸 후회한 사내는 참괴의 심정으로 몸져눕고, 아물지 않는 병에 걸려버린다."


그리고 후미카는 대걸레를 아래로, 빗자루를 위로 들었다.


"이래저래해서 셋째 단, 『단어연』. 각오를 다진 이들은 서로의 영압이 다할 때까지 솟아나는 물에 몸을 던진다."


후미카는 마지막 움직임을 취했다.


"여자의 정은 과연 무참하지. 더이상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귀를 열어주지도 않아. 이제 그녀의 목에서 빛나는 건 그녀의 미련에 젖은 하얀 실 뿐. 적어도 내 손으로 베어버리자. 보기 흉하게 얽힌 미련의 실을. 이것이 마지막 단. 『사절협혈염후』."


직후 대걸레로 무언가를 베는 모습을 취하고, 대걸레에 묻은 물이 튀어나가자 중학생들로부터 환호가 치솟았다.


"대단해! 멋있어!"

"뭐에요? 무슨 애니메이션이에요!?"

"후미카씨! 마지막 단 한 번더 해줘요!"

"메모하지 않으면…."


같은 소리를 듣자 후미카는 가슴을 피며 한 번더 휘두르자 카나데의 얼굴에 부딪혔다. 중학생들이 뒤를 돌아보자, 부글부글 끓고 있는 카나데롤 보고선, 아리스를 포함해 방에서 나갔다.


"첫째 단이 같은 상처를 갖는 거였지?"


"…카, 카나데씨…."


"둘째 단이 아물지 않는 병에 걸리는 거였나?"


"…죄, 죄송합니다 카나데씨…!"


"여자끼리 키스를 한다면 마음에 어떤 병이 생겨날까?"


"읏!? 자, 잠시만요! 저 남자친구가 있으니까요!"


"괜찮아. 서로 상처를 입히니까 둘째 단이잖아?"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질퍽질퍽한 영압을 흘리며 다가오는 카나데를 보고 울먹이며 물러나는 후미카. 그러나 곧바로 벽에 부딪혔다.


"카, 카나데씨…? 농담이시죠…?"


"……."


"…카, 카나데씨…? 듣고 있나요…?"


"……."


"입술을 내밀면서 다가오지 마세요…!"


"……."


"꺄악…!"


×××


탈의실 청소를 끝내고, 카나데는 마음을 추스리고 있는 후미카를 내버려두고 로비로 돌아갔다. 소파에 앉아 한숨을 내쉬자 슈코가 옆자리에 앉아 물었다.


"무슨일이야?"


"…아아, 슈코. 별일 아니야. 다만, 후미카가 바보가 되버렸네, 해서."


"아─…."


슈코는 슬며시 눈을 돌렸다.


"뭐, 뭐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순수한 아이였으니까. 영향받기 쉽겠지. 분명히."


"하지만 좀더 상황을 봐가며 해주지 않으려나…."


"그렇네, 내가 말해둘까?"


"아니, 괜찮아. 아마 반성하고 있을테니까."


"그, 그래?"


뭘 했길래 반성하는지 물어볼까 했지만 그만두었다. 듣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화제를 바꾸기로 했다.


"그래서, 요즘 그 애는 어때?"


"그애?"


"있잖아. 타카미야군이었나?"


"아, 여전히 후미카랑 잘 되고 있는 것 같아. 그 결과가 지금의 후미카고."


"재밌는 아이였으니까, 다시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네."


"크리스마스에 일부러 바이트를 하면서 후미카를 따라 갔다고?"


자기 덕분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헤에, 여자친구를 위해서?"


"뭐, 그 여자도 수학여행때 따라 갔었지만."


"…그렇구나, 그거네. 바보커플이라고 하나?"


"하는 게 아니라 진짜 바보야."


"카나데는 어때?"


"? 뭘?"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바보."


"그게 아니라, 카나데짱 키스키스 하면서 다니는 것 치고는 그런 쪽이랑 연관이 없으니까."


"아아, 타카미야군이 남자친구로 어떠냐고? 절대 싫어."


"이건 또 딱 부러지게 거절하네."


"실헝. 그런 귀찮은 남자 상대하는건. 성격은 나쁘지 않지만 그 이상으로 여자애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걸."


"아, 확실히 그런 느낌 있을지도."


심한 말이었지만 정확했다.


"그런데, 성격은 나쁘지 않아?"


"응, 좀 더 여자의 마음을 헤아리면 좋을텐데."


"흐응?"


그때 프로듀서가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둘다, 청소는 끝났니?"


"탈의실은 끝났어요."


카나데가 답하자 슈코를 바라보았다.


"나도 끝났어─?"


"슈코! 놀지만 말고 도와주세요!"


코바야카와 사에로부터 그런 목소리가 들려오자 두 사람은 잠자코 슈코를 바라보았다.


"…아, 나 화장실."


""다녀와.""


"……."


슈코는 말 없이 사에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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