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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니노미야 양 #293 / 2019년 9월 9일의 니노미야 양

댓글: 2 / 조회: 1076 / 추천: 2



본문 - 09-24, 2019 00:02에 작성됨.

【오늘의 니노미야 양】 #293

2019년 9월 9일의 니노미야 양


태풍이 온다고 하면 왠지 텐션이 올라가죠. 뭐, 그 뒤에 피해상황을 보고 정색을 하게 됩니다만.*


* 역주 : 2019년 제15호 태풍 파사이. 일본을 향해 북서진하다가 혼슈 상륙 직전 북동진으로 급전향하며 9월 9일 치바에 상륙, 일본 수도권을 강타하고 9월 10일 소멸했습니다.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데레마스 #오늘의 니노미야 양 #니노미야 아스카 #칸자키 란코 #아스란코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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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과 니노미야 양】


「이걸 어쩐다……」


「음……」


저녁 무렵의 사무소. 조명이 켜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조다 훨씬 어두운 사무소에, 나와 란코가 소파에 우두커니 앉아있다.


여느 때 같았으면 슬슬 전철을 타기 위해 란코와 함께 사무소를 나섰을 시간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렵다. 현 상황에서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위험한 행위가 되어버렸다.


왜냐하면……


『현재 태풍은 도심을 직격, 엄청난 폭풍우를 몰고 왔습니다!』


TV에서 캐스터가 말해준 대로다.


나와 란코는 사무소에서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


「P에게 연락을 해봤지만…… 출장지에서 여기까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P씨, 괜찮을까…」


P에게는 『우리를 데려나 주지 않겠어?』라고 구난신호를 보냈다. 회신은 없지만, 읽었다면 뭔가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이다.


「P씨가 사무소에 못 오면…?」


「뭐…… 이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여기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겠지.」


「우으…… 무서워…」


「괜찮아. 얼마 전과 달리 벼락이 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실내에 있으면 안전해.」


「응……」


둘만 남겨졌다는 불안에 떠는 란코를 진정시키면서도, 그렇게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 생각하며 창밖을 바라본다.

거칠게 부는 바람 소리는 귀청을 찢는 비명과 같이 들리고, 폭풍에 올라탄 빗방울은 총탄처럼 창문을, 벽에 내리꽂힌다.

기분 탓인지, 아까부터 이 빌딩 자체도 바람에 삐걱삐걱 흔들리는 것 같다.


……………………아니, 무서운 건 아니라고?

아아, 전혀.


「란코. 공포심을 좀처럼 떨쳐낼 수 없다면, 내손을 잡고 있도록 해. 그래. 그렇게 하자.」


「아스카…?」


「자.」


「……응.」


────────


「아까보다는 소리가 약해졌지만…… 그래도 비가 엄청 오네…」


「아직은 도저히 밖에 나갈 수 없겠어…… 역에 도착한다고 해도 전철은 멈춰있을 테고…」


핸드폰으로 확인해보았지만, 역시나라고 해야 할지 모든 열차가 운행을 중지한 상태였다.

즉, 결사의 각오로 밖에 나서더라도 그저 젖기만 할 뿐, 귀가는 할 수 없다.


「P씨, 괜찮을까……」


「역시 이렇게까지 연락이 없으면,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되는군… 아직 회의 중인 거라면 좋겠지만……」


1시간이 지나도, 수신 확인만 된 채로 아무 반응도 돌아오지 않는다. 평소라면 1시간이나 지났다면 뭔가 반응은 있었을 텐데…… 사고를 당한 것은 아닐까……


「이러고 있어도 별다른 수는 없어. P에게 답장이 올 때까지 독서라도 할까?」


「그건 그렇네~ 아, 차 타올까?」


「고마워. 감사히 마실게.」


어떻게든 평소와 같이 지냄으로써 불안에 쫓기는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시도한다. 란코도 알아차린 듯, 타박타박 탕비실로 향했다.


정말이지…… 너는 뭘 하고 있는 거야…?


───────


「음…… 이 차, 평소와는 다른 종류로군.」


「대단하다…… 바로 눈치챘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좋은 홍차로 타봤어~♪」


「후후, 맛이 좋네. 현재, 이 자리에는 모처럼 우리 두 사람뿐이지. 사치를 부려볼까.」


「응, 응♪」


란코가 타준 홍차를 즐기며, 긴장이 점차 풀리는 것을 느낀다.

여전히 밖에서는 바람이 굉음을 내며 강하게 불고 있지만, 꽤 오래 계속된 바람에 이제 완전히 익숙해졌다.


「오셀로 어때?」


「할래---!」


P가 이전에 사온 대형 오셀로 판을 꺼내 테이블에 펼친다. 마음은 이미 1박 2일 파티에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되어, 갇혀버린 이 사무소도 왠지 나와 란코만의 비밀 기지처럼 느껴진다.


「아무래도 세간에는, 이렇게 태풍이 부는 날에 고로케를 대량으로 사는 풍조가 있다나 봐.」


「왜 고로케를……」


「시발점은 인터넷 깊은 곳, 언더그라운드의 게시판이라나 봐.」*

* 역주 : 일본의 인터넷 밈. 2001년 8월 태풍 파북이 2년만에 일본에 상륙하는 태풍이 될지 여부를 두고 일본 열도가 불안에 빠진 와중, 2ch 뉴스속보 판의 한 유저가 ‘만약을 위해 고로케 16개를 사놨습니다. 벌써 3개 먹었네요.’라는 글을 남긴 것이 괜히 웃음을 주고 고로케가 먹고 싶어졌다는 사람이 속출하면서 밈이 되었다고 합니다.


찰칵, 찰칵. 오셀로 돌을 뒤집으며, 전자의 바다에서 접한 정보를 란코에게 소개한다.


「헤에~~ ……고로케 생각을 하니까 왠지 배가 고파졌어 > <」


「하하,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벌써 저녁시간이 다 됐으니까.」


뭔가 요기가 될만한 것을 찾아 사무소의 식료 보관 공간을 찾아보았지만, 타이밍 나쁘게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즉, 우리는 기아와도 싸워야한다는 것인가.


「P는 어디에 있는 거지…? 아무리 그래도 너무 늦는데.」


「음- 전화 걸어볼까?」


란코가 내 흰 돌을 검은 쪽으로 뒤집고서 핸드폰을 꺼냈다.

음…… 귀퉁이를 빼앗겨버렸군.*

* 역주 : 오셀로는 네 귀퉁이를 차지하면 매우 유리해집니다.


「아아, 그러면 내가 걸게.」


「네에-」


“장고를 하는 김에 말이야”라고 란코에게 전하고서 가방에 넣은 핸드폰을 꺼낸다. P에게서 메시지 등 연락은 일절 없었다. 뭐, 예상은 했지만.


P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며, 시계를 보고 이미 회의도 끝났을 시간임을 확인한다.

신호음이 계속 울린다.


적어도, 무사하다면 좋을 텐데……


『아, 여보세요?』


연결됐다…!


「P? 괜찮아??」


「나의 벗이여!」


『오- 바람 엄청 부네~~ 연락 못해서 미안해.』


이 평소대로의 태평한 목소리. 아무래도 P 자신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무소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아?」


『돌아갈게. 조금만 기다려.』


스피커에서 들려온 대답에 나와 란코는 얼굴을 마주보며 미소짓는다. 이 밤의 연회가 끝을 맺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 이상의 희소식은 없다.


「그래, 알았어. 그런데, 왜 이렇게 연락이 없었지?」


『아- 사실은 말야…』


『태풍 때문에 텐션이 올라가서 바람 맞기 놀이*를 하다가 검문에 걸려서…』

* 역주 : 원문은 T.M.R 놀이. T.M.Revolution(니시카와 타카노리)의 PV 중 바람을 맞는 연출이 많은데, 태풍이 올 때 그 연출을 따라하는 장난입니다. 짐작하시다시피 목숨 반쯤 내놓고 치는 장난인지라, 니시카와 본인도 트위터로 ‘위험하니까 삼가주시라’라고 했다고 합니다. ‘제대로’ 하는 경우 HOT LIMIT 복장 같이 굉장히 노출이 심한 차림으로 하기도 하는데, 아마 P가 검문에 걸린 건 이것 때문 같습니다.


「이 얼간이가.」





[끝]


==========


링링 지나갈 때는 잠깐 집앞 나갔다가 눈앞에 중형 사이즈 나뭇가지가 툭 떨어져서 기겁했는데, 이번에 지나간 타파도 굉장히 매서웠죠. 아니 동해를 가로지르는데 서울까지 바람 영향권에 들어가는 건 대체 뭔…


제발 태풍은 피해없이 더위만 끝내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안전이 제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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