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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 「만약의 꿈」

댓글: 3 / 조회: 1656 / 추천: 4



본문 - 08-14, 2019 23:34에 작성됨.

※아이마스
※하루치하
※백합 (* 순한맛 - 역주)


『만약』의 세계.

내가 아이돌이 아니라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면.
그런 꿈을 꾸었다.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고. 평범하게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평범하게 공부를 하고.
그런 상상을 해 본 적이야 있지만, 그 꿈은 묘하게 리얼했다.
현실에서 아이돌을 하고 있는 자신과 비교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저 즐겁게 일상을 보내는 꿈.
눈을 뜨고 나서도, 좋은 꿈을 꿨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꿈이어서.
현실에서 아이돌을 하고 있는 자신과 비교하려는 것도 아니며, 그냥 즐거이 일상을 보내는 꿈.
눈을 뜨고 나서도, 좋은 꿈이었구나아, 라고 생각되는 꿈이어서.





……하지만, 그것을 깨닫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평범한, 이란 건 있을 수 없어. 만나지 못했을 테니.
모두와. 프로듀서 씨와.

그리고…… 물론, 그녀와도.
아이돌이었으니까 만날 수 있었는걸.
 
그런, 『만약』의 꿈이었다.






――――――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치하야 짱의 방에 자고 가는 날. 나는 그렇게 말했다.

 「치하야 짱, 술 마시자」

 「…………」

그녀는 갑자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넌. 이라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뭐 확실히 너무 갑작스러웠다고는 생각한다.

 「지금 마시자는 게 아니야. 둘 다 스무 살이 넘으면 말이지」

 「아, 그런 거구나」

치하야 짱의 방의 TV에서는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남자가 나오고 있었다. 일본주같아 보이지만, 라벨을 봐 봐도 나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맛있어 보이고, 즐거워 보인다는 것은 잘 전달되고 있었다.





 「맛집 탐방이라면 아이돌 일로 해 본 적이 있지만, 만약에 성인이 되면 이런 일도 할 수 있으려나, 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 아, 혹시 거기에 대비하려는 거려나」

 「대비…… 으ー음, 그것도 있지만……」

 이런 말을 했다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려나. 아니, 화낼지도 몰라.

 「그냥 단순히 취한 치하야 짱이 보고 싶은 것 뿐이려나」

 「…………」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넌, 이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일단 화는 안 내서 다행이다.
하지만 보고 싶은걸. 어쩔 수 없어. 어쩔 수 없다구요. 주위의 어른들을 보면 술자리가 엄청 즐거워 보이니까 우리들도, 라는 거랍니다.

…… 힘들겠네, 싶은 상황도 보이지만.





 「뭐어…… 확실히, 나도 궁금하네. 하루카가 취하면 어떻게 될지」

 「그치? 궁금해진다니까. 어떤 분위기가 되려나ー. 술만 마시면 웃게 된다던가 울게 된다던가, 그런 거 정말로 그렇게 되는 걸까」

그렇게 된 아즈사 씨나 코토리 씨를 본 적은 있지만. 음료 하나로 그렇게 유쾌해진다니, 마셔 본 적이 없는 나로써는 미지의 세계인 것이다. 어쩌면 나나 치하야 짱도 그 정도로 심각하게…… 아니, 유쾌하게 될지도 모른다.

 「꼭 그렇지도 않겠지. 사실은 엄청 술을 잘 받아서 아무리 마셔도 전혀 안 취한다던가 할 수도 있고」

 「에ー? 그러려나?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ー. 나는 아마 한 잔만 마셔도 잔뜩 취할 것 같아」

 「취하는 건 빨라도, 그 이후부터는 오래 버티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어. 하루카는 그런 타입일지도…… 후후. 혹시 취하면 오히려 안 넘어지는 게 아닐까?」

 「에에?!」

취하면 취할수록 강해진다던가? 설마 그럴 리가.





 「농담이야. 괜찮지? 먼저 이상한 말 꺼낸 건 하루카니까」

 「그건…… 그렇지만」

 「이걸로 쌤쌤이야.…… 하아. 스무 살을 넘으면 어쩌겠다고 말은 하는데, 그 때까지도 이런 느낌이려나」

 정말이지, 같은 말투다. 나로써는 순수할 때의 동심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았던 것뿐인데. 후배가 잔뜩 생겼다고는 하지만, 이런 기분을 계속 가지고 가는 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아마미 하루카랍니다.

 「벌써부터 기운이 빠지네」

 으, 너무해.

 「뭐, 그래도 앞으로라고 하니…… 어떻게 될까, 우리들은」

 「일단, 아이돌은 아직 그만둘 생각이 없어! 치하야 짱도 그렇지?」

 「…………」

 「…… 응?」





 신경쓰이는 정적이 있었다. 설마, 벌써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건―――

 「앗, 아니, 그런 건 아니야. 나도 아직 그만둘 생각은 없다구」

 「깜짝 놀랐네…… 그럼 뜸들이지 말고 대답하면 되잖아」

 「확실히 그만둘 생각은 없지만…… 그건 나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건…… 뭐, 그렇지만」

 「인기가 없어지면 계속할 수 없는데다, 애초에 나는 처음 시작할 때 아이돌 따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단 말이야. 그런데 가볍게 앞으로도 계속 아이돌 할 거라고 말할 수 없는 거 아닐까 생각해서」

 「…………」

치하야 짱은 어엿한 아이돌이다. 지금 치하야 짱이 스테이지에 서서 빛나고 있다면, 처음에 어쨌는지는 상관 없다.

 「치하야 짱이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분명 앞으로도 아이돌으로 있을 수 있을 거야」

 「……. 고마워, 하루카」

 응. 분명 괜찮을 거야. 그런 식으로 멋진 미소를 지을 수 있으니까, 치하야 짱은 아이돌이야.
나도 마주 웃어보였다.




………….

 그러고 보니 술 이야기에서 꽤나 진지한 이야기가 돼 버렸다. 뭘까, 술을 안 마시고 술 이야기만 했는데 술기운이 돌 수가 있는 걸까.

 「좋아! 진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제부턴 좀 가벼운 이야기를 하자!」

 나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가벼운 토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술을 마실 수 있게 된다면ー이라든가, 면허를 딴다면ー, 이라든가. 결혼은 언제쯤ー 이라든가.
…… 아니, "미래"라고 하니까 이야기가 딱딱해지는 거려나. 그러면―――

 「만약」

 「응?」

 「만약에, 말인데」





언젠가 올 미래가 아니라, 있을 수도 있었던 세계의 이야기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내가 만약에 과자 만들기 실력을 갈고닦아 파티시에가 된 세계…… 라던가?

 「아, 그런 거 말이지.…… 확실히 하루카라면 그런 길도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그치? 고등학교를 마치면 해외 유학을 가서, 수행을 거듣한 뒤에 일본에 가게를 내는 거지…… 이러면 어떨까나!」

 「그건…… 먼저 전문학교같은 걸 목표로 하는 게 좀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역시나 치하야 짱. 만약의 일이라고 해도 현실적이야.
 그럼, 그런 리얼리스틱한 치하야 짱의 "만약"은 무엇일까.

 「그러네. 나는…… 뭐려나. 노래를 빼놓으면 딱히 떠오르는 게 없네……」

 「승무원은 어때? 요전에 입었던 의상 엄청 좋았었다구」

 치하야 스스로도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했었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매화엔 휘파람새¹⁾, 등나무엔 두견새²⁾, 푸른 하늘엔 키사라기 치하야. 아니, 깊은 뜻이 있는 건 아니고.
(* 1), 2): "잘 어울리는 조합"을 나타내는 관용어구. 일본 화투에도 그려져 있다 - 역주)

 「…………」





 어이없어 보인다. 희한하네, 괜찮은 멘트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MC할 때 시험해 볼까?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그거, 나도 말려들어가잖아」

 리스크 회피 선언. 선수를 빼앗겨 버렸다.
 애초에 지금껏 치하야 짱의 웃음 포인트를 모르겠다. 지금 건 NO면서 이거 갖고? 하는 부분에서 말을 못 할 정도로 빵 터지기도 하니까.

 「확실히 하루카가 MC한 걸로 웃어본 적은 없지」

 「?!」

 「농담이야.…… 후훗, 그렇게 놀랄 것도 없는데. 지금 표정이 더 웃겼어」

 너무해. 아니, 웃겼다면 플러스마이너스 제로려나.





 「…… 아, 그래도 확실히 알겠어. 우리들 이제, 아이돌을 그만둘 수 없겠구나」

 「응? 왜?」

 「그게, 만약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다음 무대의 MC 생각을 하고 있었는걸」

 「…… 아, 듣고 보니」

 「그치? 직업병이란 건 이런 걸까. 이제 우리 평범한 고등학생으로는 못 돌아간다고. 후후」

 ………… "평범한".
 갑작스레 오늘 아침의 꿈이 떠올랐다.





 「…… 무슨 일이야? 갑자기 조용해져선」

 치하야 짱은 고개를 기울였다.

 「나…… 아이돌이 아니었다면…… 모두와 만나지 못했겠구나 해서」

 「……? 뭐, 그렇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저기……」

 아이돌이어서 만났다, 가 아니라.

 아이돌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다, 라고 생각해 버렸다.
 만약 내가 노래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면. 만약 내가 노래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냈다면. 만약 프로듀서 씨가 나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혹시 내가 765프로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아니, 765프로에 들어왔다고 해도 모두가 없었다면.

 ……그녀가, 없었다면.
 그런 "만약"을 생각하고 있자니 지금이, 이 시간이, 다음 순간에는 전부 없어져버리는 게 아닐까 해서.

 「…… 그런 걸 생각해 버렸어. 아하하」

 「…………」





 억지웃음이란 건 알아차렸겠지.
치하야 짱은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 하지만.

 「……뭐,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만약의 이야기니까」

 「…………에?」

 「만약이라는 것에 불안해지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그건 미래의 일. 앞으로 일어날 것에 대한 이야기지. 하루카의 그건 과거의 일에 대한 "만약"이잖아?」

 「과거에 했던 것 중에 후회되는 것도 있지만, 그건 이미 끝난 일이야. 중요한 건 앞으로 있을 일. 미래를 보고 걸어가자고 생각하게 된 건 하루카와 모두들 덕분이야」

 「…………」

 치하야 짱은 어이없어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화난 것도 아니어서.
 진지하고. 따뜻하게.





 「아이돌을 계속 할 수 있을지는…… 아까 하루카한테 한 소리 들었지만, 솔직히 아직도 불안해」

 「……응」

 「하지만 이건 만약의 세계를 상상한 것뿐이니까 나 자신한테 유리하게 돌아가도 괜찮지 않을까? 게다가, 가벼운 이야기라고 한 건 하루카잖아」

 「아…… 응. 그랬지」

 「게다가…… 난 하루카를 믿고 있으니까」
 「믿어?」

 「그래」

 치하야 짱은 똑바로 내 눈을 보고선.





 「너라면 어떤 『만약』이라도 분명 나에게 말을 걸어 줄 거라고 말이야」

 「――――――에?」

 「『만약』 내가 아이돌을 목표로 하지 않았어도. 『만약』 내가…… 뭐냐, 승무원을 목표로 하고 있었더라도, 너라면 분명 나를 찾아내 주지 않았을까, 라고. 그렇게 믿고 있어」





…… 나도 참, 꿈 이야기에 끌려들어가서 네거티브해진 것 같네.

그랬다. 그냥 꿈이니까. 그것도 악몽도 아니고 즐거운 꿈. 그러니까 이러니저러니 고민하지 말고, 그냥 즐거웠다, 하고 마무리하면 됐던 거였는데.
눈을 뜨면 모두가, 치하야 짱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 앞에 어떤 『만약』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분명, 나는―――


 「애초에…… 이제 와서 『만약』 타인이었다면, 같은 걸 생각할 정도로 짧게 어울려 다닌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하루카」


 ……그 말에, 나는 대답하는 대신 웃어보였다.





――――――


―――그 날 밤에도 꿈을 꿨지만. 내용까지는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정말 즐거운 꿈이었다는 것만큼은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

뭐, 아마 둘이서 술이라도 마시면서

뭐가 이렇니 저렇니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었겠지.

그런, 그저
아무것도 아닌 『만약』의 꿈이었으리라.


20: saga 2019/05/26(日) 21:45:05.73 ID:DSD3mREC0

끝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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