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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니노미야 양 #210 / 2019년 6월 19일의 니노미야 양

댓글: 2 / 조회: 931 / 추천: 2



본문 - 07-21, 2019 03:47에 작성됨.

【오늘의 니노미야 양】 #210

2019년 6월 19일의 니노미야 양


초고가 날아가서 서둘러 복구했습니다. 허무해라.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데레마스 #오늘의 니노미야 양 #니노미야 아스카 #엔터테인먼트 #칸자키 란코 #아스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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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과 니노미야 양】


「꽃은…… 그래. 라일락을 사갈까.」


사무소를 출발해, 흔들리는 전철 안에서 핸드폰을 바라본다. 꽃 외에 요양할 때 좋은 즉석식품 같은 것도 사두자.



란코가 감기에 걸렸다.



어젯밤, 란코를 기숙사까지 데려다 준 P로부터 『사감에게서 몸 상태 괜찮다는 연락 있음』이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일단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P도 짚이는 바가 있는지 평소 같은 가벼운 톤의 목소리와 달리,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목소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란코도, 피곤함을 감추고 노력하는 파니까 말이지…」


사춘기 14살은, 참으로 어려운 나이라 생각한다. 물론 나도 포함되어있는데, 나 같은 성격이 어른들이 보기에 성가시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러니까 바뀌어보자… 같은 생각은 없다. 그래서야 스스로를 일그러뜨리는 꼴만 될 뿐으로, 결국은 자살과 전혀 다를 바 없다.


란코도 아마 그런 타입이리라 생각한다. 알고 있지만, 멈출 수 없다. 자신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은 란코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이유로 레슨을 쉬거나, 활동을 미루는 것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


단 1분 1초만 흐트러져도, 우리의 인격이 끝을 맞이할 것 같은 초조함과 긴장감이 흐르는 것만 같으니까.


「나도 진작 네 몸 상태를 눈치챘어야 했는데.」


내 가슴속에, 분함…과는 다른 어두운 감정이 점차 차오른다. 결국 나는, 란코를 잘 알고 있다고 입으로 말하기만 할 뿐, 아무것도 몰랐지 않은가…….


「변하지 않는군…… 사람이라는 생물은.」


아주 조금, 손에 힘을 주고 전차의 흔들림에 몸을 맡긴다. 쿠궁쿠궁, 쿠궁쿠궁, 기차가 레일을 달리는 소리가 성가시게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


「그러면…」


기숙사 입구에서 사감 선생님에게 이야기하고, 란코가 사는 2층을 향해 계단을 오른다. 전날 내린 비로 시원해졌던 공기도 어느새 햇볕에 달궈져, 한 칸을 오를 때마다 땀이 이마에 송골송골 맺혀간다.


「도착했군…… 더워…」


가방에서 수건을 꺼내 땀을 닦고, 치마와 머리를 가볍게 정리하고서 방문을 두드린다. 그러자 곧바로 이쪽으로 걸어오는 소리가 방안에서 타박타박 들리더니, 찰칵하고 문이 열렸다.


「네~ ……어? 아스카…?」


「여어, 란코. 문병 왔어.」


「그렇구나! ………아, 아아아앗,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빛나던 얼굴이, 무언가를 깨달은 듯 순식간에 당황한 표정으로 돌변한다. 손을 연신 파닥파닥 휘젓더니, 방으로 들어가려던 나를 붙잡았다.


「응??? 괜찮긴 하지만… 왜 그렇게 당황하는 거야?」


「방, 정리하고 올게~~」


탕, 하고 다시 문이 닫혀버렸다.

멍하니 입을 반쯤 벌린 채 몇 번 눈을 깜빡인다. 방 안에서는 바쁘게 움직이는 발소리와, 부스럭부스럭 책을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니… 너는 환자였을 터인데…


잠시 벽에 기대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란코의 정리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더니, 다시 찰칵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기, 기다렸지…? 후우…」


「란코… 너, 환자잖아. 무리하면 안 되지.」


「어어… 응…… 그래도 꼭 치워야 해서…」


「네가 그러고 싶다면 상관은 없지만… 몸 상태는? 그렇게 움직여도 괜찮아?」


내가 가장 염려하던 란코의 몸 상태에 관해 묻자, 란코는 기다렸다는 듯 언제나처럼 양손을 허리에 얹은 자세로 서고서 포즈를 취했다.


「크크…… 나의 마력, 마나는 전신에 가득 차 있노라!」


「란코, 그래도 나은지 얼마 안 됐으니 그렇게 움직이면 안 돼.」


「아으, 미안해… > <」


자세를 휙 되돌리고서 작게 움츠린 란코의 머리에 살며시 손을 뻗어, 찰랑찰랑한 그 머리를 쓰다듬는다.


「하지만… 다행이야. 늘 건강한 모습으로 있어줘.」


「………응.」


─────────



「자, 여기. 문병용으로 꽃을 가져왔어.」


「와--! 이거 라일락…인가? 되게 예쁘다~~……」


(본인 말로는 정리했다고 하는) 방에 들어와서 란코에게 작은 라일락 부케를 건네준다. 부케의 화려함에 뒤지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란코가 책상위에 부케를 살짝 놓는다.


그 뒤로는 란코에게서 미쿠가 간병해줬다는 이야기, 미쿠 특제 고양이 죽이 맛있었다는 이야기(특제 고양이라고?*), P에게서 빈번히 연락이 왔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역시 P는 란코의 몸 상태가 걱정되는지, 과보호라고 해야할 정도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뭐, 기분은 이해해.

* 역주 : 맥락상 죽 건더기를 고양이 얼굴 모양으로 꾸민 것 같습니다.


침대에 둘이 걸터앉아 그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의 시야 끄트머리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침대 근처에 있는 책꽂이, 그 가장 아래 칸에 쌓인 잡지들……사이에 끼어있는, 마치 급하게 숨겨놓은 듯한 노트. 쌓여있는 잡지 가운데서 그 노트만이 다른 빛깔을 띠고 있었다.


평소 같았다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왜인지 오늘은 눈에 들어온 그 무언가가, 흥미를 끌었다.


「저기, 란코. 이건 뭐지?」


「응?? 이거? …………아」


란코의 대답보다 먼저 내 손이 공책을 책장에서 뽑아냈다. 노트의 표지에는 제목으로 보이는 란코의 글씨가 쓰여있었다.



“아스카 노트”



「아, 아아--- 보면 안 돼…」


「이게…… 내 노트라고?」


제지하는 란코의 목소리에 아랑곳 않고, 내 손은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그 “아스카 노트”라는 물건에는, 내가 잡지에서 한 인터뷰 기사나 특집 기사, 모델 사진 등을 오려 붙인… 이른바 스크랩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건… 대단하군. 거의 모든 기사를 망라하고 있잖아?」


「으, 응……」


이미 들키고 말았다고 포기한 것인지, 란코는 나를 멈추지도 않고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어… 아스카 기사 같은 걸 보면 항상, 생각하는 방식 같은 게 엄청 공부가 된다 싶어서」


「응.」


「모델 사진도… 멋있고… 아름다워서…… 기운이 없을 때는 늘 보고 있고…」


「그렇군.」


「네…」


「혹시 아까 정리라고 한 건, 이걸 감춘 거야?」


「…………아, 아니, 야?」


「하하. 그렇게 분명하게 ‘저는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라고 얼굴에 써두면, 누구라도 눈치챌 거야. 하지만 기뻐. 고마워.」


「비밀 노트가, 설마 아스카 본인한테 들킬 줄이야…」


내가 노트를 닫아 란코에게 건네자, 란코는 그걸 받아 가슴에 꼭 껴안았다. 얼굴이 홍조를 띤 것 같다.


뭐, 나도… 내 방에 있지만 말이지…

『란코 노트』가.



하지만 지금은…… 말하지 않기로 하자.



[끝]


==========


『아스카 노트』


이 노트를 들킨 사람은 (부끄러워서)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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