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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니노미야 양 #188 / 2019년 5월 28일의 니노미야 양

댓글: 3 / 조회: 980 / 추천: 3



본문 - 05-29, 2019 01:07에 작성됨.

【오늘의 니노미야 양】 #188

2019년 5월 28일의 니노미야 양


우산 같이 쓸 때의 아스카는 딱 붙어올 거 같네요. 이것저것 이유를 대지만, 결국은 붙어있고 싶은 것뿐인 그런 거. 좋아해.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데레마스 #오늘의 니노미야 양 #니노미야 아스카 #P아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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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는 우산과 니노미야 양】


「그러면,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나.」


역 개찰구를 나와, 서쪽 출구에서 P를 기다린다.

작은 빗방울이 빗줄기에서 흩날려 내 얼굴에 살짝 부딪힌다. 손가락으로 그것을 닦아내며, 조금 더 역사 쪽으로 물러났다.


아침 하늘이 흐렸던 시점에서 경계했어야 했는데, 나의 전망은 크게 빗나갔다. 점심시간이 될 때쯤 하늘이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해서, 조금 젖은 채로 겨우 전철에 올랐다 싶었더니 내릴 때쯤에는 빗줄기가 굵어져있었다.


비 덕분에 기온이 떨어져, 어제까지의 마치 여름 같던 더위는 조금이나마 잠잠해진 것 같지만…


「이번에는 “이게” 성가시군. 정말이지, 귀찮은 계절이야.」


중간중간 삐져나온 머리를 손으로 만지며 한숨을 내쉰다. 이제부터는 날이 습해져, 곱슬머리인 나에게 있어 스트레스가 끊이지 않는 나날이 계속될 것이다.

촬영이 있는 날 이러면 최악이다. 머리 세팅만으로 시간을 대폭 버리게 되니까 말이야.


그런 비 내리는 날. 나는 우산을 들지 않고 역 앞에 내내 서있었다. 어쩔 수 없이 P에게 구원을 요청했는데, 마침 P도 전철 편으로 영업에 나가 있었던 참이라,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했다. 역시 나의 P로군. 타이밍이 완벽해.


「뭐가 완벽해?」


「우, 우왓…… 아무것도 아니야.」


P가 마치 내 마음을 읽은 것 같은 타이밍에 등 뒤에서 말을 걸어왔다.


너무 완벽한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도-대체 왜, 아침부터 날씨가 안 좋았던 오늘 같은 날에 우산을 안 가져오신 걸까~」


「오늘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 이미 스스로 충분히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으니, 더 이상 그에 관해 이야기하는 건 넌센스야.」


「알겠습니다~ 그럼, 들어와.」


「그래.」


P가 펼친 우산으로 들어간다. 남성용 우산이라서 P와 내가 딱 들어가는 크기였는데, 검은색이라서인지 시야가 조금 어두워졌다.


「자, 그러면 사무소로 갈까?」


「응.」


그의 보폭에 맞추어 평소보다 조금 더 크게 한 걸음 내디딘다. 머리 위에서는 투둑투둑 빗소리가 기분 좋은 리듬을 새기고, 발밑에서는 찰박찰박 작은 물웅덩이가 파문을 그린다.


왠지 모르게, 비 내리는 길이 제법 활기차게 느껴졌다.


「이제야 좀 더위가 꺾이려나. 정말이지, 지난주는 갑자기 더워져서 죽는 줄 알았어.」


「죽는 줄 알았다, 라는 그 표현이 과장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였으니 말이지. 기온 변화가 심하니 곤란할 따름이야.」


「진짜 그렇다니까. 게다가 비가 내리면 시원해지는 게 아니라 습해지잖아. 부스스해져서 주체가 안 되더라니까.」


「마음에 안 든다니까, 정말이지. 곱슬머리라는 걸 이렇게까지 원망하게 되는 계절도 없어.」


삐져나온 머리를 두세 번 성가신 듯 매만졌다. 그러자 그것을 본 P가 의외라는 표정을 했다.


「응? 나는 그 머리한 아스카가 귀엽던데?」


「엇…… 흐응… 그래? 고마워.」


「……? 앗… 야, 빨리 걷지 마. 그러다 젖겠다.」


깨닫고 보니 내 보속은 어른인 P보다도 빨라지고, 빨라지고, 더욱 빨라지고 있었다.



어째서, P는 서슴없이 남의 마음에 발을 들여서는 태연하게 나의 마음속 주파수를 이렇게 어지럽히는 것일까. 터무니없는 사람이다. 믿을 수가 없어. ‘섬세함’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는 것일까.

『귀엽다』라니. 나는 삐죽 튀어나온 머리에 신경이 쓰인단 말이다. 그런 가식적인 위로는 나의 고생에 단 1mm의 보람도 되지 않는다.

애당초, 『귀엽다』라는 말은 평소에도 하지 않잖는가…… 이제 와서, 그것도 꾸미기는커녕 곱슬머리가 흐트러져 있을 때, 너는… 하아.


『귀엽던데』


………그렇군. 흐응….





「정말! 아스카 네가 젖어서 감기 걸리면 나까지 곤란해진다고.」


「아아, 알고 있어.」


「……왠지 아스카, 얼굴이 싱글벙글한데? 뭐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시, 싱글대지 않았어. 착각이겠지.」


「아니, 분명히 싱글벙글했다고. 입꼬리까지 올라가서는.」


「이건 표정근 트레이닝이야.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흐음, 뭐 그러면 상관없지만…… 오, 도착했다.」


P의 옆에 딱 달라붙어서(비에 젖고 싶지 않아서다. 다른 뜻은 없다) 줄곧 걸었더니, 어느새 사무소 앞에 도착했다. 비는 여전히 변함없이 쏟아지고 있어, 그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 나는 먼저 들어가서 이것저것 하고 있을 테니까, 레슨 늦지 마라~」


「아아, 알았어. 덕분에 살았어, P.」


「그래.」


계단을 두 칸씩 오르는 P를 배웅해주고서, 비를 바라본다.


「가끔은 너희도 좋은 일을 하는걸? 칭찬해 주겠어.」


그리고, 어깨에 멘 가방에서 접는 우산을 하나 꺼낸다.

오늘 아침, 비 내릴 때를 대비해 넣어뒀던, 접는 우산. 잊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P가 전철 편으로 나갔다는 것을 알았을 때, 혹시나 싶어서 조금 거짓말을 했을 뿐. 겨우 몇 cm 정도의 기대를 보태서.


「……….」


「쓰지 않은 게 정답이었던 것 같네. 나도 꽤나, 고독과 멀어져버렸군.」




[끝]


==========


「나도 꽤나, 고독과 멀어져버렸군.」


이 부분이 꽤 와닿네요. 꼭 이 작품이 아니라도, 아이돌 데뷔 전과 후의 아스카를 생각하면…….


덧. 드디어 골든위크 연재분 이래 한달 만에 최신 연재분을 따라잡았습니다. 이제 다시 1월로 돌아가야…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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