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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SS】키사라기 치하야「겨울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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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5, 2019 14:57에 작성됨.

2월말의 휴일.
나는 어떤 사람과 여행을 떠났습니다.
휴일이야 말로 영업일인 직업이라서 죄악감도 느꼈습니다만, 프로듀서는 웃는 얼굴로 허락해주었습니다.

신킨센과 기차로 2시간 정도의 여행. 그렇게 길지는 않았지만, 맥없는 대화마저도 우리들한테는 어려워서, 반쯤 왔을 때 대화가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덜컹덜컹 흔들리는 차내, 멍하니 창밖을 보면 나무 사이사이로 작은 집들이 보였습니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나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계속해서 찾아오는 소음에, 눈썹을 찡그리고 있을까요?
그게 아니면 이 소리에 익숙해져버려서, 기분 좋게 귀를 기울이고 있을까요?
평소에 먹을 것은 어디서 사고 있을까요?
적어도 차는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살고 있는 게 운전하는 게 어려운 고령자였다면?

내가 모르는 일상으로 상념에 잠겨있다 보니, 차내 안내방송이 목적지인 역명을 알린 것 같아서, 황급히 내릴 준비를 했습니다.
동행자도 무언가 생각에 잠겨있던 것 같아서, 다급히 짐을 챙기는 게 보였습니다. 둘이서 잊어버린 게 없는지 확인하고, 기차에서 내렸습니다.

역으로 나왔더니 차가운 바람이 휭 불어 지나갔습니다. 생각보다 추워서 부르르 몸을 떨었더니,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동행자가 말했습니다.

치구사 「치하야, 추우면 이거 쓰렴.」

그렇게 말하면서 건네받은 것은 일회용 손난로였습니다. 그걸 받아들자 따스한 온기가 전해졌습니다.

치하야 「고마워…… 엄마」

둘이서 나란히 서서 목적지까지 걸어갑니다. 이렇게 같이 걸은 건 대체 몇 년 만일까요?
평소의 속도로 걷는 저. 때때로, 옆에 엄마가 후다닥 빠른 걸음을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알아차렸습니다. 제 기억 속의 엄마의 보폭과, 옆을 걷은 엄마의 보폭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반걸음 뒤에서 엄마의 등을 쫓아가던 기억 속의 저와, 반걸음 뒤에서 제 등을 쫓아오는 엄마.
하나하나 기억과 지금을 맞추어가는 것처럼, 걷은 속도를 조금씩 엄마의 보폭에 맞췄습니다.
째깍째깍 머릿속 메트로놈의 리듬을 조정하며, 딱 좋은 리듬을 찾아서.て。

################

이래저래 하는 사이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는 만개한 벚꽃이 우리들을 환영해주고 있었습니다.

치구사 「정말로, 이 계절에 벚꽃이 피어있어…」

나는 배 근처에서 덜렁덜렁 흔들리고 있던 카메라를 꺼내들고, 셔터를 눌렀습니다.
메모리를 재생시켜서 지금 찍은 풍경을 불러오자, 지금 느껴지는 추위와는 괴리된 따듯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치하야 「응. 엄청 아름다워…」

길가에는 잔뜩 노점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그 노점들 중 하나에 눈을 빼앗겼습니다.

아저씨 「오, 미인이 두 분이네? 자매여?」

알기 쉬운 영업 토크인 빈말이었지만, 엄마는 눈을 둥글게 하고 대답했습니다.

치구사 「아뇨, 아뇨, 그렇지는, 딸아이에요.」

성실하게 대답하는 엄마가 어쩐지 재밌었어, 살짝 뿜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가게는 아이스크림 가게 같았어요, 추운데 아이스크림을 먹을 마음은 그다지 들지 않았습니다만, 간판에 적힌 글자에 시선이 멈췄습니다.

치하야 「벚꽃 아이스크림?」

무심결에 나온 말에, 점주 아저씨가 반응했습니다.

아저씨 「그래 맞아, 일본에서 가장 빠른 벚꽃 아이스크림이야. 먹고 가봐 맛있다니까.」

그런 말을 듣고 나니까, 신경 쓰여서 사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기온이 기온이라서, 엄마는 먹고 싶지 않을지도 몰라서. 그래서 하나만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아저씨 「예이, 벚꽃 아이스크림 하나지.」

냉동고에서 빙글 하나만큼 떠내더니, 콘 위에 능숙하게 올리는 아저씨.
아이스크림의 색은 머리 위로 펼쳐진 벚꽃과 같은 분홍색. 그걸 받아들지 전에 한 가지 부탁을 하기로 했습니다.

치하야 「저, 사진 찍어도 좋을까요?」
아저씨 「뭐여? 아저씨를 찍겠단겨? 남자답게 찍어줘.」

그렇게 말하곤 아이스크림을 든 채로 포즈를 잡는 아저씨. 찍고 싶었던 건 아이스크림의 사진이었지만, 그렇게 말하기 어려운 정도로 포즈를 딱 잡고 계셔서, 조금 물러나서 아저씨도 찍히게 풍경을 잡아냈습니다.

아저씨 「고마워. 그럼, 댁들도 찍어줄 테니까 카메라 좀 줘.」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내미는 아저씨.
조금 쑥스러웠지만, 모처럼의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아저씨 「자자, 두 분 다 안 붙으면 카메라에 안 들어와. 그래, 그래 우리 아이스크림은 가운데로 부탁할게.」

찰칵 플래시가 번쩍였습니다.
아저씨한테서 카메라를 받아서 메모리를 재생했더니,
아저씨가 찍은 풍경에는 벚꽃을 배경으로 뻘쭘하니 어깨를 맞댄 저희들이 찍혀있었습니다.

아저씨 「응. 좋은 사진이야. 축제 재밌게 즐기라고.」

################

그때부터 몇 개의 가게를 돌았습니다.
건어물 가게에서는 말린 킨메다이를 서비스 받았고,
제를 알아본 화과자집의 점원 분께서는 만쥬를 서비스 받았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웃는 얼굴로 서글서글해서, 왠지 엄청나게 즐거워졌어요.
점심시간, 적당히 찾은 벚꽃나무 아래에 시트를 펼쳤습니다.
서로 마주 앉아, 가방 안에서 도시락을 꺼냈더니, 똑같은 타이밍에 엄마도 도시락을 꺼내들고 계셨습니다.

치구사 「어머? 치하야도 도시락을 싸온 거니? 마냥 요리는 못한다고 생각했어.」

내 도시락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 엄마.

치하야 「하루카… 아이돌 동료한테 요리를 배우고 있어. 엄마를 놀래려고 만들어온 건데, 엄마도 만들어올 줄이야.」

각각의 도시락을 열었더니, 비슷한 색채가 펼쳐졌습니다.
주먹밥, 비엔나, 계란말이, 샐러드.
펼쳐진 시트 위에서 먹기에는 너무나 간소한 도시락.
그래도, 그게 어쩐지 저와 엄마 같아서, 둘이서 무심결에 웃어버렸어요.
그렇게 도시락이 2개가 있어서, 각각의 도시락을 바꿔서 먹기로 했습니다.
우선 엄마가 제 계란말이를 입에 담으셨습니다.
엄마의 입에 맞으실지, 살짝 긴장하면서 그걸 바라봤어요.
엄마는 몇 번인가 씹더니, 삼키신 다음에 말했습니다.

치구사 「치하야의 계란말이, 간을 달게 맞췄구나. 단 계란말이는 그다지 먹지 않았는데, 정말 맛있었어.」

아무래도 입에 맞으셨던 것 같아요.
휴 한숨을 내쉬던 중, 살짝 걸리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치하야 「계란말이는, 달게 먹는 거 아니었어?」

하루카가 만들어주는 계란말이는 달아서, 저는 그게 계란말이의 맛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말보다 증거라고 엄마의 계란말이를 젓가락으로 집어서 입에 넣었습니다.
보드라운 식감, 한 번 씹었더니 짭짤한 맛이 났습니다.

치하야 「짭짤한 계란말이…. 응, 맛있어!」

그렇게 말했더니 눈앞의 엄마가 ‘훗’하고 웃으셨습니다.
하나 둘씩 먹어갈수록 다른 감정이, 풍경이 서서히 피어올라 왔습니다.

똑같은 시트 위에 네 사람.
더 커다란 찬합을 펼치고서.
웃음이 한가득.

떠올랐어요.
분명 제 깊은 안에 잠들어있던 계란말이의 맛은 짭짤해서,
저는 그걸 잊고선 계란말이는 단 것이라고.

그걸 자각했더니 가슴에 욱신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그 아픔을 계란말이와 함께 삼켜버리고, 엄마의 얼굴을 똑바로 봤습니다.
엄마는 그런 저를 알아차렸는지, 상냥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치구사 「다음에, 짭짤한 계란말이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줄게. 엄마한테도 단 계란말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렴.」

############

그 다음 한 번 더 벚꽃을 구경한 다음, 일찍 여관에 갔습니다.
둘이서 노천탕에 들어가서 몸을 데운 후, 저녁을 먹었습니다.

함께 오늘 찍은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물어봤습니다.

치구사 「오늘은 고마워. 정말로 즐거웠단다. 그런데,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니?」
치하야 「응. 괜찮아.」
치구사 「어째서 엄마를 여기로 데려온 거니?」

저는 말을 자아내어 마음을 만들어갔습니다.
엄마한테도 그게 보일 수 있도록.

치하야 「나, 2월은 정말 나 같다고 생각했어. 초목이 말라붙고, 차가워서」

조용히 내 말에 귀를 기울이는 엄마.

치하야 「그래도, 그런 계절에도, 내가 모르는 곳에선 벚꽃이 피고 있단 걸 알아서, 그걸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
치하야 「분명 내가 사는 세상은, 보고 있는 세상은 엄청 좁고 갑갑하니까. 그걸 보면 무언가 변할 것만 같아서」
치하야 「그리고 그건, 할 수 있다면 엄마와 함께가 좋겠다고」

그래, 분명 저는 하나하나씩 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놀라움이 넘쳐흐르는 넓은 세상을.
가능하면 그걸, 소중한 사람과 함께.

치구사 「카메라를 시작한 것도 그래서?」

살짝 돌아가는 제 말이 엄마한테도 닿은 것 같았어요.
그런 점은, 역시 가족인 걸까요.

치하야 「아마. 하나하나 세상을 잘라내서, 남겨두고 싶다고 생각한 거야. 그때의 기분채로.」
치구사 「이 사진을 보면서 생각했단다. 치하야의 세상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치구사 「열심히 했구나… 치하야…」

그렇게 말하는 엄마의 얼굴은 상냥해서, 어쩐지 그리워져서 가슴이 메여왔습니다.

치구사 「사진이라고 하니까, 그렇지. 이걸 주지 않으면」

엄마가 가방에서 깔끔한 포장을 꺼내셨습니다.
그리고 그걸 제게 건네면서 말을 이어가셨어요.

치구사 「치하야, 생일 축하한다.」
치하야 「고마워, 열어봐도 돼?」

엄마의 고개가 위아래로 끄덕였습니다.
포장을 뜯어서 열었더니, 안에는 가죽 표지로 된 앨범이 들어있었습니다.

치구사 「네 취미가 카메라라고 들어서. 그래도, 오늘 처음 알았단다. 요즘 카메라는 사진을 현상하지 않아도 됐구나.」

부끄러우신 건지, 그렇게 말씀하시며 고개를 숙이는 엄마.
괜찮아, 나는 카메라를 산 다음에도, 아미랑 마미가 알려줄 때까지 전원 켜는 법도 몰랐으니까.

치하야 「아니야, 현상도 할 수 있다고 들은 적이 있어. 고마워, 소중히 쓸게.」

그 말은 들은 엄마는「다행이다.」라며 안도하신 것 같았습니다.
다음에는, 받은 앨범을 비장의 사진으로 채워서, 엄마한테 보여주려고 합니다…….
현상하는 법을 하루카한테 가르쳐달라고 해야지….

자 그럼, 단 둘만의 느긋한 시간은 아직 한참 남았습니다.
조금씩이지만, 착착 구멍투성이의 그림에 피스를 메꿔나갈 수 있다면,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바라건대, 이어질 새로운 그림을 시작하고 싶다고도.

차갑고 말라비틀어진 계절이라도 벚꽃은 피어나니까요, 분명 그걸 바라도 좋다고 생각해요.
오늘이 그 시작의 한 걸음이길 바라며.

E N D



끝이야~(AA생략
키사라기 치하야 씨 생일 축하드립니다!

또한, 이 SS는 아이마스 스튜디오 vol19의 특전을 보면서 번뜩인 것입니다.
컴플리트 박스도 딸려있어서 추천이에요, 추천!

一二三二一

그렇게 재촉할 것 없어.
하지 말라고 해도 할 거니까.
치하야에게 이렇게 전해라.
조만간 번밀레가 축하하러 가겠다고.
사무소에 처박혀서 실컷 기대나 하며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이야.
아직 나의 축하페이즈는 종료되지 않았어.
리버스카드 오픈 비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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