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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죠 카렌과 보내는 여름 ⑦

댓글: 2 / 조회: 822 / 추천: 3



본문 - 01-10, 2019 01:22에 작성됨.

 더위도 무르익는 8월 초.

 매미는 가을이 오려면 한참 멀었다는 듯이 질리지도 않고 울어대고 있다.

 멀리 있는 풍경이 비틀려 보일 정도로 햇볕이 뜨거워서.

 냉방이 잘 도는 이 방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만이 눈덩이처럼 부풀어오르는 목요일.


「코, 코히나타 미호에욧! 잘 부탁드립니다!」


「타다 리이나에요ー. 잘 부탁해요」


「우후후, 사쿠마 마유랍니다. 잘 부탁드릴게요?」


「…… 오, 오가타 치에리에요…… 자, 잘 부탁드립니다」


「호죠 카렌이야. 잘 부탁해」


 방이 떠들썩해졌다.


 유닛 멤버들끼리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서 다들 방에 모여 있다.

 여자아이 다섯 명. 시끌벅적함 최대로.

 솔직히 어울리기가 좀 불편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겠지.

 앞으로는 이 5인 유닛을 프로듀스해 나가야 하는 거니까.


「오랜만이에요, 마유 쨩」


「4월 라이브 때도 만났었죠오. 앞으로는 같이 노력해요오, 미호 쨩」


 첫 번째는 코히나타 미호.

 이미 데뷔해서, 몇 번쯤 마유랑 같이 일한 적도 있다.

 부끄럼쟁이에 정통파 미소녀란 느낌.

 그리고 바보털. 저건 어떻게 해야 저렇게 삐죽 나오는 걸까.


「헤이ー 치에리 쨩. 락하고 있었어?」


「ㄹ, 락……? ??? 엣, 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안 했던가……」


 두 번째는 타다 리이나.

 마찬가지로 데뷔한 아이돌이고, 이 쪽은 치에리랑 몇 번 같이 일한 적이 있다.

 멋지고 락한 느낌의 락 아이돌.

 프로필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게, 저 외모로 이 멤버들 중에서 키가 제일 작다.


「…… 큰일났어, 프로듀서 씨. 나 낯가림 스킬 발동할 것 같은데」


「너 그런 스킬도 있었냐」


「세 명이나 다섯 명 모이면, 둘씩 짝지어서 한 명만 남고 그러잖아?」


 이렇게 다섯 명이 모여서, 다함께 노력해 나가게 됐다.

 다들 착한 애들이니까 특별히 문제 일으킬 일 없이 잘 해 나갈 수 있을 거다.

 아 맞아, 유닛명이랑 리더를 정해 둬야지.

 이런 걸 내가 정해도 되려나.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릴게요 프로듀서!」


「잘 부탁해, 리이…… 타다 양」


 이런, 평소 버릇 때문에 실수로 이름으로 불러 버릴 뻔했다.


「리이나라고 부르셔도 괜찮다니까요. 그나저나, 유닛명이나 리더는 정해졌나요?」


「아니, 아무것도. 애초에 정확하게 인원수가 정해진 유닛도 아니었으니까」


「그러면 리더는 당연히 마유겠네요오. 유닛명은 『마유와 유쾌한 친구들』 로」


「어, 마유가 리더 하려고? 나도 하고 싶어. 유닛명은 『가지과 가지속의 여러해살이풀』」


「감자……」


 얘들 진지하게 할 생각 없구만.

 리더는 마유가 적격, 이라는 점에 관해선 나도 반대하진 않지만.


「아, 프로듀서 씨. 하나 더 가르쳐 주셔도 괜찮지 않을까요?」


 치히로 씨가 눈짓한다.

 후후후. 좀 더 아껴 두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나.

 내가 지난 며칠간 마유보다 텐션이 높았던 이유를 가르쳐 주마.

 그건 바로……


「…… 곡은, 벌써 작곡돼 있다!」


「「「「「오ー!」」」」」


 환호성은 5인분.

 아주 기분이 좋다.


 명실공히 카렌의 데뷔곡이 된다.

 그건 역시, 나도 굉장히 기쁘게 하는 사실이었다.


「아직 완성되진 않은 것 같았지만…… 곡명은 『Love∞Destiny』!!」


「역시 마유를 위한 곡이네요오」


 아니, 다섯 명 모두를 위한 곡이거든.


「그럼 레슨 룸으로 가 줘. 트레이너 씨가 대기……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다들 겍, 이라고 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리이나나 미호도 그건 힘들겠지.

 다섯 명을 배웅하고 나서, 한숨이라도 쉬는 것처럼 소파에 주저앉는다.

 단숨에 방이 조용해지는 느낌이었다.


「…… 기다려지네요, 프로듀서 씨」


「네, 정말로요. 그나저나 미호에 리이나라…… 꽤 기대받고 있나 본데요」


 벌써 데뷔한데다가 사무소 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도를 자랑하는 아이돌 둘을 보내 준 걸 보면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힘을 넣고 있는 건지 잘 알 수 있다.

 물론 마유나 치에리도 막상막하의 실력이지만.

 카렌은…… 뭐, 괜찮겠지.

 여태까지처럼 하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거다.


「그나저나…… 그, 카렌 쨩 말인데요……」


「………… 그렇, 겠죠……」


 이제 그만 미루고 슬슬 해결해야 할 때가 왔다.

 그녀의, 주거 문제를.

 이대로 우리 집에 머무르게 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하지만, 그러면……


「…… 기숙사 쪽에 제가 직접 얘기해 볼게요. 마유 쨩이랑 같은 방을 쓸 수 있다면 이래저래 절약할 수도 있을지 모르니까요」


「…… 부탁드릴게요」


 그러고 보니 그녀의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간 적도 없었던가.

 금전적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한 번 인사드리러 가 보자.







「다녀왔어. 그리고 얼른 들어와ー」


「다녀왔어. 어서와」


「후후후…… 샤워하기도 귀찮아……」


「똑바로 하고 와. 그 동안 저녁 만들어 놓을게」


 저녁. 장 봐서 봉투 들고 둘이서 귀가.

 다섯 명이 함께한 레슨은 당연하게도 새로운 안무가 많아서 카렌은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꽤 능숙해졌다고 말할 순 있겠지만 아직 다른 네 사람과는 기초 실력 차이가 심하다.

 그런데도 즐거운 듯이 『노력은 정말 멋져』 라고 중얼거리고 있었으니까 뭐, 아마 괜찮을 거다.


 카렌이 샤워하는 동안 우동 면을 삶는다.

 더운 날엔 시원한 면 요리가 최고지.

 파를 잘게 썰고 *텐츠유를 희석한 다음 와사비랑 튀김부스러기까지 준비.
 ※튀김간장

 얼음은…… 있구나. 좋았어.


 되짚어 보면, 겨우 두 주 만에 카렌이 있는 생활이 당연해져 버렸다.

 익숙해진 게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집에 여고생이 있으면 평범하게 놀란다.

 하지만 어서오라고 말하면 다녀왔다고 대답하고.

 다녀오겠다고 말하면 조심히 다녀오라고 대답하는 생활은.


 정말이지 마음 편안한 나날이었다.


「…… 뭐, 계속 이대로 있을 수도 없긴 하지만」


 처음부터 카렌의 주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만 임시로 동거할 예정이었다.

 이제 데뷔하기로 정해졌으니 조만간 어떻게든 하면 된다고 느긋하게 말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 무슨 일 있어? 어려운 고민이라도 있는 표정인데」


「빨리 나왔네」


「우동 면 삶는다며? 그래서 뭔데? 유닛 때문에?」


「뭐 그것도 있고. 카렌 일도 있고」


「내 문제는 그 다음 얘기란 것처럼 말하지 마」


 귀찮…… 다고 생각 안 했어.

 그러니까 째려보지 좀 마.


「카렌이 있을 곳 문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해서. 치히로 씨가 기숙사 쪽을 어떻게든 해 주실 것 같긴 하지만」


「으음ー. 전에도 말했지만 이대로도 괜찮잖아」


 그럴 수도 없다고 전에 대답했을 텐데.

 명확하게 기한이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될 수 있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대처해야 할 일이다.


「기한, 이라…… 우리 유닛 데뷔일 말인데, 언젠지 정해졌어?」


「아직은. 아마도…… 이번 달 하순일걸」


 유닛의 완성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 점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


 접시를 준비하고 젓가락을 놓고 있을 때.

 문득 카렌이 중얼거렸다.


「…… P 씨랑 같이 있을 수 없게 되는 건, 싫은데」


「다시는 못 만나게 되는 것도 아니고」


「말했잖아. 누군가가 계속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그런 사람 P 씨가 처음이었다구」


 당연히 연애감정 같은 건 아니지만, 이라며 웃는 카렌.



 …… 말은 쉽게 해도.


 거래 조건은 아니었지만, 카렌이 아이돌 활동을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나도 처음부터 우리 집에 데려오진 않았을 거다.

 아무리 나라도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데다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여자애를 집에 데려다 놓을 정도로 성인군자는 아니니까.

 물론 카렌을 만나고 오늘까지 함께 지내면서 그녀의 과거 얘길 듣고 나서는 그 당시랑 또 다른 감정을 갖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앞으로 계속 집에 둘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바로 결단을 내릴 수는 없다.


 그건 나를 위해서든 카렌을 위해서든 좋을 일이 아니니까.

 말 그대로, 원래 부모님께 돌려보내든가 적당한 기관에 상담을 받으러 가든가 했어야 할 문제였다.

 말로 하진 않지만 분명 카렌도 알고 있겠지.

 이건 포기하지 않는 한 풀 수 없게 돼 있는 문제다.


「…… 알고 있어. 내 어리광이란 거. 아이돌 하려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눈에 띄게 낙담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카렌의 목소리에는 망설임이 섞여 있다.


「아, 아이돌 하기 싫어졌단 건 아냐? 데뷔하기로 정해지고, 곡도 받아서…… 기쁜 건 사실. 계속 꿈꿔 왔었거든」


 기숙사에 살려면 아이돌이 돼서 기숙사비를 벌어야 한다.

 아이돌이 되려면 어디든 주거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 문제는 내가 『카렌이 아이돌로서 데뷔할 때까지만』 이란 조건을 달고 양보함으로써 미뤄 왔지만.

 아무래도 이젠 물불 가릴 상황이 아니게 됐으니 치히로 씨가 특례조치든 뭐든 어떻게 해 줄 거다.


 …… 이번엔, 카렌이 포기하면 해결된다.


 카렌이 아이돌이 되면 같이 살 수 없다.

 하지만 카렌이 아이돌이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그녀와 만날 기회는 크게 줄고 말 거다.

 
「그래도 있지, 소원이 하나 더 있었으니까. 누군가 계속 곁에 있어 줬으면 좋겠다는 소원. 곁에 있어 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원이」


「…………」


「사람들을 미소짓게 해 주고 싶다는 소원은 벌써 이뤄져 버렸으니까. 그렇게 되면 다른 소원을 이루고 싶어지는 거잖아?」


 분명 아직 마음 속에서 우선순위가 정해진 건 아니겠지.

 정해져 있었다면 바로 아이돌이 되길 포기해 버렸을 테니.

 그렇게 계산적으로 따지는 여자애가 아니란 건 나도 이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로선 아이돌 쪽을 우선해 줬으면 좋겠지만……



「…… 그럼, P 씨한테 질문」


「……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거라면」


「방금 『다시는 못 만나게 되는 것도 아니』 라고 그랬잖아……」


「그랬었지」


「…… 만약에 두 번 다시 못 만나게 된다면. 그래도 P 씨는 날 내쫓을 거야?」


 …… 두 번 다시 못 만나게 된다면?


「전제 조건부터가 이상하잖아. 몇 번이고 말하는 거지만, 다시는 못 만나게 되는 건 아니」


「대답해 줘. 부탁이야」


 대답에 따라서, 정말 카렌이 사라져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정도로 진지한 표정을 짓고.

 두 번 다시, 라.

 그렇게 된다면 절대 내쫓을 리 없잖아.


 …… 그럴까?

 두 번 다시 못 만나게 된다는 건, 곧 아이돌을 계속하지 않는다는 얘기고……

 그렇다고 해도 내 마음이 카렌을 내쫓을 수 있을 만큼 죽어 있진 않다.

 솔직히, 카렌이랑 같이 사는 게 편안했다는 건 사실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이대로만 있을 수도 없는데……


 …… 아니, 역시 전제 조건 자체가 무리수잖아.

 
「응. 오케이」


 어느새 카렌은 평소에 보이던 태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나를 놀리는 것처럼 손바닥을 팔랑팔랑 흔들면서.


「…… 아직 대답 안 했는데?」


「후후, 당연히 농담이지. 그리고 바로 대답 안 해 준 게 속상하긴 해도, 고민해 준 것만으로도 괜찮았으려나」


 아, 그리고. 라며.

 카렌은 말을 이었다.


「주거 문제는 어떻게든 될 거 같으니까, 나한테 맡겨 줄래?」


「어, 갈 데가 있어?」


「응. 그렇긴 해도 바로 이사 갈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이번 달 중순까지만 P 씨네 살아도 될까?」


 중순이라, 빠듯하겠는데.

 그래도 뭐, 어떻게든 될 것 같다면야 본인한테 맡겨 보자.


「…… 자, 저녁 먹자? 우동이라며?」


 아 맞다, 면 삶고 있었지.

 …… 불을 안 껐던 것 같은데.


「………… 앗」


 삶는 시간은 융통성이 없구만.

 저녁밥은 우동이었던 것으로 변해 버렸다.







「무리…… 집에 갈래……」


「우후후, 우후후후후…… 지쳤어요오……」


 소파에 깊이 가라앉으며 천장을 올려보는 카렌.

 슬라임처럼 소파에 무너져 있는 마유.

 잡지를 읽는 치에리.

 익숙한 레슨 뒤의 풍경이 펼쳐져 있는 8월 3일 토요일 저녁.


「고생하셨어요 여러분. 어머? 미호 쨩이랑 리이나 쨩은요?」


「그게…… 조금만 더, 연습하고 돌아온다고 했어요……」


 창 밖에서 찔러들어오는 석양은 붉은빛.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밖은 밝아서 앞으로도 무더위가 계속되리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여름은, 길다.

 태양은 적당히 한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 더 배워 왔으면 좋겠다.


「…… 치에리는 항상 뭔가 읽고 있잖아?」


 카렌의 시선 끝엔 소파에서 잡지를 읽는 치에리.

 이런저런 잡지를 읽는 게 눈에 보이곤 하지만…… 오늘은 여행 잡지인 모양이다.

 여행이라, 가고 싶은데.

 더운 날이 이렇게나 이어지면 피서지나 홋카이도에 가고 싶어진다.


「어때? 좋은 여관이라도 있어?」


「………… 넷? 앗, 그게…… 카루이자와라든가……」


 *카루이자와라, 한 번 가 보고 싶긴 하다.
 ※나가노현 조신에스 고원 국립공원 내에 있는 휴양지

 *실버위크 언저리에 휴가를 낼 수 있을까.
 ※일본의 가을연휴


「뭐 됐나. 프로듀서 씨, 퇴근하자?」


「미안. 좀 더 걸릴 것 같은데. 먼저 갈래?」


「음ー…… 그렇게 할까. 느긋하게 목욕하면서 기다릴게」


「P 씨네 욕실?!…… 마유도 함께해도 괜찮을까요오?」


「안녕ー. 수고했어ー」


「잘 가요, 카렌 쨩」


「안녕, 다음에 봐」


 타앙


「…… 마유 취급이 너무 심하지 않나요오?」


 그렇다고 제대로 받아 주면 해가 지도록 안 끝날 테니까……


 철컥


「수고하셨어요ー」


「하아…… 히, 힘들었어어……」


 미호와 리이나도 돌아왔다.

 둘 다 굉장히 지친 것 같다.

 그대로 소파에 가라앉아서 차를 홀짝이기 시작한다.

 냉방 온도를 내려 주자.


「이야아…… 힘드네요」


「샤워하고 올래? 이 시간대면 비어 있을 텐데」


「그럴까…… 가자? 리이나 쨩」


「그러자…… 아ー. 걷기도 귀찮아」


 아아, 맞다.

 그 전에 잠깐 들어 줬으면 하는 얘기가 있었지.



「카렌 어때? 잘 따라가고 있어?」


「카렌 쨩은, 그 신인 말인가요?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대단하다니까요 정말. 아직 한 달도 안 지났다면서요?」


 그럼 다행이다.

 늦어지고 뒤쳐지는 것 같았으면 큰일이었을 텐데.

 그래도 역시 괜찮았나 보다.

 지난 몇 주 동안 카렌이 얼마나 노력할 수 있는지 알게 되기도 했으니.


 둘이서 샤워실로 향하는 걸 배웅하고 나서 난 다시 PC와 마주본다.

 앞으로 30분이면 끝날 테니 빨리 퇴근해서 저녁 해 줘야지.


「…… 그나저나 P 씨이」


「응, 왜 마유」


「…… 카렌 쨩 말이에요. 뭔가 불안하신가요오?」


「레슨, 다른 멤버들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 신경쓰여서 말야」


 아무래도 그 걱정은 기우로 끝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쭉 붙어서 레슨을 도와 준 마유랑 치에리한테 감사해야겠지.


「그런가요, 그 점은 괜찮아요오. 제대로 따라오고 있으니까요」


「마유가 그렇게 말해 줘서 안심이야」


「그렇지만, 그게요오…… 따라잡아 주겠어, 같은 기세가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가.


「경쟁할 보람이 없네요오…… 마유가 라이벌이라고 인정했던 상대였는데. 조금 아쉬워요」


「그거, 본인한테 전해 줄까? 그러면 카렌도 의욕만만해질걸」


「우후후, 잘 알았어요. 그래서…… P 씨랑 카렌 쨩,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오?」


 …… 당해낼 수가 없구만.

 아무것도 숨길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저께 카렌과 나눈 대화에 대해서 띄엄띄엄 얘기했다.

 슬슬 우리 집에서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

 그녀가 갖고 있었던 『아이돌이 되고 싶다』 는 꿈과 『누군가 쭉 곁에 있어 줬으면 좋겠다』 는 소원 이야기.

 그 때 받은, 질문 이야기까지.


「…… 제멋대로 구는 여자네요오. 아무나 괜찮다면 P 씨 말고 다른 남자를 찾아가 줬으면 좋겠어요오」


「너무 그러지 마. 그 녀석도 이런저런 일이 있었으니까」


「마유도 카렌 쨩한테 이것저것 얘기해 주고 싶네요오. 이왕이면 오늘 밤에 바로 전화해서…………」


「응? 왜 그래?」


「카렌 쨩, 핸드폰 갖고 있었던가요?」


 그러고 보니, 모르겠네.

 카렌이랑 연락하려고 한 적도 없었고.

 애초에 하루종일 옆에 있잖아.

 아니 그래도 처음 만났을 때 핸드폰 만지작대고 있었으니까, 갖고는 있겠지.


「없으면 내일 같이 사러 나가 볼까」


「마유도 같이 갈래요오!」


 그나저나 작업이 의외로 빨리 끝났다.

 가는 길에 소바라도 사 갈까.


「그럼, 이만 가 볼게. 월요일에 보자」


「P 씨이!!」


 마유는 항상 기운차구나아.


「……치에리 쨩, 내일 같이 케이크 먹으러 갈래요오?」


「………… 저기, 마유 쨩」


 내일은 일요일.

 인류 다함께 행복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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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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