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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죠 카렌과 보내는 여름 ⑥

댓글: 3 / 조회: 862 / 추천: 4



본문 - 01-02, 2019 02:21에 작성됨.

 드르렁 쿨쿨, 거꾸로 읽어도 드르렁 쿨쿨.

 그럴 리가 있나.


 이렇게 말하면 알겠지만, 일요일이 왔다.


「………… 후우」


 두세 번쯤 말한 것 같지만, 일요일이란 구원이다.

 여태까지도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이제 장황한 말은 필요하지 않다.

 잔다. 이상.


 몸을 뒤집으려다 내가 소파에서 자고 있단 사실을 떠올린다.

 위험했다, 이대로 떨어져 버릴 뻔했어.

 왜 소파에서 자고 있었더라, 요즘 계속 그랬던 것 같은데……

 아아 아니다, 등 뒤에 뭐가 닿고 있으니까 그 쪽이 등받이겠구나.

 
「…………응?」


 그럼, 눈 앞에 보이는 이 벽은 뭐지?

 이 소파는 양쪽에 등받이가 붙어 있는 구조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명백히 결함이 있는 구조다. *토마슨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존재 자체가 실용적이지 않으면서 예술 작품보다 좀 더 예술적인 무언가를 칭하는 밈.

 아니 그래서, 이 눈 앞에 있는 물체는 뭐냐고.


「우으으……」


 우, 움직였다…… 산이 움직였어…… 저주다……


「…… 쿠울ー……」


「그에에……」


 산이 내 얼굴을 짓누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프지 않다. 오히려 부드럽게 느껴질 정도.


「………… 응?  어?」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산의 신이려나.

 아니, 자주 듣던 목소리다.

 아니지, 응.


「………… 카렌?」


「왜ー 에ー……?」


「………… 왜 여기서 자고 있어?」


 침묵.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소리.

 박자를 고쳐서, 한 박자 더 쉰 다음……


「꺄아아아아아아악! 변태!!」


「내가 할 말이거든」





「최에에에악……」


「그렇게까지 기분나빠할 일도 아니고, 애초에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는데」


 산은 카렌이었다.

 아니, 모 등산 아이돌스러운 표현이 아니라.

 일어났더니 여고생이 옆에서 자고 있는데다가 안겨들어 오다니, 나도 무섭고 불안했거든.

 호러물에 반쯤 발을 디딘 듯한 사건이었다.


「아니 진짜 왜 여기서 자고 있었던 거야. 침대 내줬잖아」


「………… 반대로 물을게. 왜일 거 같아?」


「나도 반대로 물어보자. 왜 반대로 질문하는 거야」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지 마」


「부메랑 날아간다」


 이야기가 진행되질 않는다.

 
「…… 돈 내」


「불합리한 것도 정도가 있지」


「그치만………… 처음이었는걸……」


「…………」


 왜 뺨을 붉히는데.

 마치, 뭔가,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잖아.

 진정해, 침착하자.

 심호흡을 하면서 어제 일을 떠올려 본다.


 텐트에서 내게 달라붙어 있는 카렌을 떼어내고.

 마유랑 치에리의 오해를 풀고.

 사무소에 돌아가서 보고하고.

 돌아와서는 축하하면서 케이크 먹으면서 맥주 마시고……


 …… 마시고…… 샤워하고…… 잤었던가?

 괜찮을 거다. 아무리 취했어도 나라면 손을 댔을 리가 없다.

 괜찮겠지?

 ………… 괘, 괜찮은 거 맞지?


「…… 공식적인 장소에서 사람들 앞에 서는 거, 처음이었단 말이야……」


「그 얘기였나. 아아 이상한 생각은 하나도 안 했으니까 안심해」


「뭐어 간호사나 같은 반 애들한테는 자주 둘러싸였었지만」


「무거운 얘긴 그만두자」


 걱정해 줬으면 하는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다.

 아니, 진심으로 걱정해 달라는 건 아니겠지만.


「그리고, 뭐라고 하면 좋을까, 이렇게…… 돌아와서도 다른 사람이랑 같이 있고 싶었거든……」


 …… 분명, 마지막으로 부모님이랑 같이 잔 것도 먼 옛날 일이겠지.

 그녀는 과연 얼마나 긴 시간을 병실 침대 위에서 보내 왔을까.


「아, 그래도 다른 환자분이랑 같은 방 쓴 적도 있었던가. 심야에 너스 콜을 몇 번이고 울려대서 전혀 잘 수가 없었다구」


「…… 있잖아 카렌, 너만 괜찮으면…… 옛날 얘기 좀, 들려 줄 수 있어?」


「음ー, 별로 재밌는 얘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거야 그렇겠지.

 분명 카렌도, 얘기하면서 즐거울 내용은 아닐 거다.

 그런데도 좀 더 카렌에 대해서 알아 가고 싶었다.

 카렌이 짊어진 과거를 나도 알고 싶었다.


「…… 그럼 내가 얘기하면 P 씨 얘기도 해 줄래?」


「상관없는데. 어떤 얘길 듣고 싶어?」


「마유나 치에리의 프로듀서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아, 이왕 할 거면 데이트하면서 얘기할까?」





 태풍 통과.

 누구나 한 번쯤은 아쉬워해 본 적이 있을 거다.

 어제 상륙한 태풍은 벌써 본토를 통과하면서 한여름을 두고 갔다.

 강풍에 잎이 다 떨어진 탓에, 지나치게 뜨거운 햇볕이 막힘없이 쏟아져내린다.


「어제, 나 저기서 노래했었던 거구나」


「그랬지. 어땠어?」


「또 하고 싶어」


「좋은 일이야」


 햇볕을 피해 유원지 안을 걸으며, 어제는 폐쇄돼 있던 놀이기구들을 타러 다닌다.

 오늘도 또 다른 누군가가 스테이지 위에서 뭔가 공연하고 있다.

 그런 장소에, 어제는 카렌이 서 있었다.

 할 수 있다면 다음에는 카렌의 이름을 팸플릿의 정식 출연자 목록에 싣고 싶어진다.


「저 낙하산 같은 거 타고 싶어」


「좋아, 그럼 가 볼까」


 순서대로 놀이기구를 정복해 나간다.

 젊은 애들을 따라가는 건 힘든 일이다.

 무한한 체력을 상대하기에 삼십줄의 몸은 너무 무겁다.

 분명 점심 시간 전에는 다운돼 버릴 것 같다.


「그래서 있지, 초등학생 땐 동경하고 있었어. 병문안 하러 와 줬던 애들이 다들 『퇴원하면 같이 유원지 가자!』 고 얘기해 줬었으니까」


「갈 수 있었어?」


「퇴원도 못 해 봤어」


 깔깔 웃으면서 할 얘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카렌 마음 속에선 벌써 지난 얘기겠지.

 초등학생은 순진하다.

 언제 퇴원할 수 있을지 모르는 친구에게, 언젠가는 꼭, 이라는 희망을 뒤집어씌운다.

 얼마나 즐거웠는지, 아무 악의 없이 내던져서 마음을 짓눌러 버린다.


「내가 무슨 병 때문에 아픈지도 모르면서 응원부터 해 줬어. 그런데도 퇴원을 못 하니까 점점 병문안도 안 오게 돼서」


「…… 원망스러워?」


「별로. 나 따위한테 병문안 오러 시간 낭비하는 게 아깝다고 생각하게 됐거든. 부럽긴 했지만」


 2인승 낙하산이 하강한다.

 어렸을 적에 탔을 땐 정말 이대로 떨어져 버리는 거 아닐까 싶어서 스릴이 있었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의외로 느려서 실망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란 건 이런 걸까.

 점점 가속도가 떨어지고, 낙하산은 다시 하늘로 오른다.

 
「그러니까 이렇게 P 씨랑 같이 유원지에 올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 이뤄질 거라고 생각도 못 하던 꿈이 하나 더 이뤄져 버렸네」


「재미있어?」


「물론이지. 텔레비전 보거나 사람들 얘기만 들었으니까, 유원지에 대해선 상상할 수밖에 없었는걸…… 그래도 좀 더 커다랄 거라고 상상했었어」


「뭐, 그럼 다음엔 더 큰 유원지에 놀러 가자」


 후지산 옆에 있는 거기라면 어른이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지.

 롤러코스터도 그렇고 귀신의 집도 그렇고, 그 쪽이 압도적으로 본격적이다.

 아무래도 여긴 도시 한가운데 있는 유원지니까.



 다음 놀이기구는 바이킹.

 이것도 또 의외로 높지도 빠르지도 않았다.


「그래서, 분명 난 관심이 필요했었던 거야. 누군가가 계속 내 곁에 있어 주길 바랐었어」


「부모님은?」


「거의 매일 와 주셨어. 기쁘기도 했고, 초등학생 땐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당연, 이라.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겠지.

 평범한 가정에서 건강하게 생활한다면 부모님은 매일매일 볼 테니.

 부모님의 사랑을, 매일 받을 수 있을 테니.


「그러다가 언젠가 생각해 버렸던 거야. 무리해 가면서 만나러 와 주시는 게 아닐까 하고. 같은 반 친구들도 점점 안 오게 됐고, 간호사도 내 곁에만 붙어 있을 수는 없는 거니까」


「일 때문에?」


「응. 보험 같은 건 잘 모르긴 하지만, 치료비 마련하려고 계속 일하느라 힘드시지 않았을까」


 보험에 대해선 나도 자세하진 않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바로 가입할 수 있겠지만, 원래부터 병약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치료비가 무료일지도 모르고, 고액 의료비 지원 제도 같은 게 있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전혀 모르겠지만, 카렌의 부모님께서 열심히 일하셨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 것 같다.


 부웅, 하고 바이킹이 크게 뒤로 흔들렸다가,

 다시 반대쪽으로 흔들린다.

 앞으로도 뒤로도 나가지 못하는 배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왔다갔다하며.

 오로지 그 자리에서 기울기만을 늘려 간다.


「…… 그래서, 말해 버렸어. 이렇게 자주 안 와도 된다고. 나 같은 건 이제 신경쓰지 말아 달라고」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건 싫었거든.

 언젠가 친구들처럼 발길이 끊길 그 날이 무서워서, 그래서 내가 쳐내 버렸던 거야. 라며,

 중얼거리는 카렌.

 그래도 카렌은, 웃고 있었다.


「…… 그래서 어떻게 됐어?」


「그 뒤로도, 와 주셨어. 한 주에 두 번 정도로 빈도는 줄었지만, 그런 일이 있고 나서도 날 만나러 와 주셨던 거야」


「…… 좋은 부모님이시구나」


「엄청 감사드리고 있어. 그 때는 솔직해질 수가 없어서 시큰둥해했지만, 그래도 기뻤어」


 카렌의 마음을 이해하고, 잘 알아 주고 계셨던 거구나.

 하지만……


「………… 응. 내 어리광이었다는 거 알아. 그래도 속으로는 계속 곁에 있어 주길 바랐어. 일 같은 건 몰라. 24시간 내내, 내 옆에만 있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렇게 생각하는 건 분명 어리광이 아닐 거다.

 카렌은 그런 생각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만 있었을 테니까.



 귀신의 집 안을 나란히 걷는다.

 냉방이 잘 된 실내라 정말 편안하다.

 귀신의 집, 이라……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중학교 다닐 땐 담력시험이란 이벤트도 있었지.


「결국 몇 번씩 입원 퇴원을 반복하다가, 언젠가부턴 퇴원도 못 하고 계ー속 병원에서 살게 됐었거든. 수학여행도 못 가고. 선생님들이 배려해 줘서 나도 어디 반에 들어가 있긴 했는데, 그것도 같은 반이 된 애들한테 짐이 되는 것 같아서 싫었어」


「이름 적혀 있는 안내서 같은 그거?」


「응. 누구였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병실에 가져왔길래. 너무 심심해서 수학여행의 목적이나 교장 선생님이 쓴 글 같은 것까지 읽었어」


 있었지, 그런 것도.

 그러고 보니 요즘은 수학여행 갈 때 핸드폰 가져갈 수 있으려나.


「…… 입원 생활은 있지, 너무 심심해. 할 게 아ー무것도 없다니까. 일어나서 밥 먹고 샤워한 다음 자.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돼」


「책도 읽었어?」


「처음에는. 부모님이 가져다 주신 책을 몇 번이고 읽었어. 다 읽고 나서도, 몇 번이고, 똑같은 책을  계ー속」


 어지간한 귀신의 집보다 더 무섭다.

 별로 이 귀신의 집이 시시하단 얘긴 아니지만.


「아니면 핸드폰 만지거나 티비 봤었어」


「그 얘기만 들으면 요즘 애들 같은데」


「할 일 없으면 있지, 전원을 켰다가, 껐다가, 켰다가, 껐다가. 이걸 몇 번씩 반복하곤 했어」


「…… 자주 보는 방송은 있었어?」


「뭐든지 다 봤어. 드라마도 보고 뉴스도 보고. 너무 심심할 때는 홈쇼핑 방송도 봤구」


 열다섯 살이 될 때까지 그러고 있었으니까.

 나는 언제까지나 병원 침대 위에서 살아갈 거라고 생각했어.

 …… 아니,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어.

 몸 상태는 나빠지기만 했었거든. 이번에 자고 나면 다시는 못 깨어나는 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고.


 잠조차 못 자는 날도 있었고.

 더는 살고 싶지 않았던 날도 있었고.

 살아 있어도 할 일이 없었고.

 그러면 죽는 거랑 뭐가 다른 거냐고, 생각했었어.


「…… 포기했었어. 전부 다. 내 인생 따위 될 대로 돼 버리라고 생각했었어」


『나, 예전엔 이것저것 많이 포기하고 있었거든…… 그런 나한테도 희망을 준 게, 텔레비전 너머에 있는 『아이돌』 이었으니까』


 전에 카렌이 그렇게 얘기했었던 걸 떠올린다.



 카렌의 손을 이끌고 관람차에 올라탄다.

 점심 때가 다 된 덕분이었는지 오래 줄 서 있을 필요는 없었다.

 곤돌라는 호를 그리며 조금씩 지상에서 멀어져 간다.

 평소에 살아가고 있는 거리도, 하늘 위에서 보면 마치 현실이 아닌 것 같은 풍경이다.


「어느 날 우연히 텔레비전을 켰는데 음악 스테이션을 하고 있었거든. 거기서 본 거야. 『아이돌』을」


 아아, 그래서 카렌은……


「…… 반짝반짝했어. 진부한 표현일지 몰라도, 굉장했어. 그 시절의 내가 몰입해선 두근두근거렸을 정도로…… 빛나고 있었어」


「목표로 삼고 싶어졌구나」


「응. 이런 나한테도 꿈을 줄 수 있었으니까. 미소를 나눠 줬으니까.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다.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는 나도 잘 알고 있다.

 어제 텐트에서 들었으니까.

 얼마나 기뻤는지를, 그녀의 눈물이 말해 주고 있었으니까.


「이상. 카렌 쨩의 과거 이야기였습니다. 재밌었어?」


「이제 와서 얘기해도 늦었지만, 아이돌이랑 단둘이 유원지에서 노는 거 좀 위험한 것 같은데」


「아직 무명이니까 괜찮잖아. 어제 와 준 사람들밖에 모를 텐데, 이틀 연속으로 같은 유원지에 올 일은 없을 거 아냐?」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 아, 그리고 카렌이 살 곳도 확보해야지」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데」


「세상이 용납 안 해 준다니까」


 이야기하고 있으면 시간은 순식간에 흐른다.

 정신을 차려 보니 우리가 탄 곤돌라는 벌써 정상에 도착해 있다.

 앞으로는 이제, 내려갈 뿐.

 더 이상 올라갈 일은 없다.


「…… 나는, 벌써 만족하기도 했구」


「무슨 소리야. 이제 시작이잖아」


「…… 후후, 그럴지도」


 아, 그리고…… 하고.

 관람차에서 내리기 직전에, 카렌은 웃으며 말했다.


「감사하고 있어. 이건 진심이야. P 씨는 쭉 내 곁에 있어 줬는걸」





「그렇게, 치에리도 담당하게 된 거야」


「흐응ー」


 들었으면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

 모처럼 내 무용담(?) 을 얘기하고 있는데, 듣는 본인은 벌써 질려 있었다.


 뚜르르르르, 뚜르르르르


「음, 미안. 치히로 씨 전화」


「받아도 돼. 일 얘기잖아?」


 카페에서 점심을 먹는 도중에.

 업무용 핸드폰에 치히로 씨의 연락이 들어왔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P입니다」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씨! 센카와 치히로에요!』


「…… 기분 좋으시네요. 회식 끝나고 보쌈이라도 당하셨나요?」


『성희롱으로 고소하면 승소 확정일걸요』


 시시한 농담이나 던지는 게 아니었다.

 왜 내 입은 이렇게나 가벼운 건지.


『축하드려요!!』


「…… 보이스피싱 같은 건가요?」


『므으, 그러시는 거 보니까 FAX나 메일은 아직 안 보셨나 봐요』


「지금 카렌이랑 외출중이거든요」


 유원지 왔어요, 같은 얘긴 안 하는 게 낫겠지.

 위험한 일이라는 건 나도 알고 있다.


『…… 아ー. 그럼, 카렌 쨩이랑 같이 계시는 거에요? 그럼 알려 주세요』


「뭘요……?」


 이렇게 기분 좋은 치히로 씨도 드물다.

 아무래도 정말 좋은 일이 있는 것 같다.


『유닛 멤버가 결정됐어요! 이제 정식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거에요!!』


 무심코, 미소를 흘려 버렸다.


 카렌이 정식으로 데뷔한다.

 그건 카렌을 스카우트한 내게도 커다란 한 걸음이다.

 기쁘지 않을 리가 없다.

 말 그대로 처음부터 함께해 왔으니까.


 카렌이 정식으로 데뷔할 수 있게 됐다.

 전화를 끊고 나서 카렌에게 그렇게 전달했다.

 호죠 카렌이라는 아이돌을 기다려 줄 사람들이 늘어난다.

 더 많은 사람들을, 미소짓게……


「………… 그렇구나. 응. 잘됐네」


 하지만, 카렌의 표정은.

 태풍이 아직 통과하지 않기라도 한 것처럼, 흐린 채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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