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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P 「린과 야식과」

댓글: 4 / 조회: 1992 / 추천: 5



본문 - 11-05, 2018 23:51에 작성됨.

2>> ◆VnQqj7hYj1Uu 2018/10/17


「…… 으겍, 아직도 이렇게나 많이 남았나」

서류 작업…… 밀려오는 서류를 그저 확인하고 처리해 나가는 단조로운 일이다.

아이돌들이, 이 사무소가 유명해져서 일거리가 제멋대로 날아들어오는 나날.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 떨어지는 서류 양도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신을 차려 보니 오후 10시가 지나려 하고 있다.

「이거 철야 코스인가……」

모 황녹색 어시스턴트 양은 정시에 퇴근해 버려서, 더는 없다.

나는 사무소에서 혼자 외로이 PC와 눈싸움을 하면서, 서류와의 격투를 이어나가고 있다.


「ーー 배, 고프다」

그러고 보니 오후쯤에 젤리 음료를 하나 먹고 나선, 마실 거 말곤 입에 대질 않았던가.

바빠서 뭘 먹을 시간도 낼 수가 없었다.

슬슬 뭐라도 안 먹어 주면 위험하겠는데. 그래도 그럴 시간이 나려나.

이 서류 더미는 안 그래도 철야로 처리해야 할 것 같은데. 잠깐의 시간조차도 아깝다.

「그래도, 안 먹으면 제대로 일이 안 될 것 같은데에…… 아니 그래도 겨우 흐름 탔는데, 여기서 끊기도 좀……」

『그래도』 의 연쇄. 머리가 제대로 안 돌아가는 건지, 내 생각은 계속 헛돌기만 할 뿐.

ーー 그렇게 갈등하고 있던 내 귀에 들려온 건,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소리를 낸 사람은, 길고 아름다운 흑발을 휘날리면서 걸어오는, 한 명의 소녀.

「다녀왔어. 수고하네 프로듀서」

「어서 와, 린. 바로 집에 가기로 한 거 아니었어?」

「그러려고 했었는데, 사무소에 아직 불이 켜져 있길래」


그렇게 말하고, 소녀…… 시부야 린은 미소지었다.


「그랬구나…… 오늘 일은 어땠어?」

「큰 문제는 없었어. 오래 끌긴 했지만, 막힌 데도 없었고」

「그거 잘 됐네. 혼자 가기 그러면 집까지 데려다 줄까?」

「응. 잠깐 시간 좀 때운 다음에. 부탁해도 될까」

조금 기뻐 보이는 표정을 짓는 린.

하지만, 그 표정은 금방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변하게 된다.


그녀의 시선은 내 책상 옆에 놓여 있는 쓰레기통 안을 향하고 있다.

오늘 쓰레기통을 비워 둬서 안은 의외로 깨끗하다.

휴지 조금이랑, 낮에 먹었던 젤리 음료의 빈 용기뿐이다.

그녀의 입에서 커다란 한숨이 새어나온다.

「또 이런 거에 의존해선…… 밥은 똑바로 먹고 있는 거야?」

「……」

그녀는 젤리 음료 용기를 손가락으로 집어든 채로 내게 빤히 시선을 보내온다.

드릴 말씀이 없사옵니다.


「이 정도면, 계속 일하느라 아직 저녁밥도 안 먹었겠네」

「ーー 어떻게 알았어?」

「하아, 정말…… 우리가 어떤 사인데. 어떻게든 알 수 있다구」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다 뭔가를 꺼낸다.

뭔가 먹을 거라도 꺼내 주나 싶었지만, 나온 건 푸른색 고무줄이었다.

「어디 쓰려고, 그걸? 변장하고 집에 가려고?」

「무슨 소리야 프로듀서. 내가 변장 안 하고 다니는 거 다 알면서 그래」

능숙하게 긴 머리카락을 포니테일로 묶어 내리면서, 린은 이렇게 말했다.



「저녁밥, 내가 만들어 줄게」



……


그렇지 않아도 백수십 명의 아이돌이 소속된 아이돌 사무소다 보니 방도 상당히 많다.

그 방 중엔 부엌도 있다. 가벼운 간식이라도 만들어 먹으란 건지.

전자레인지나 냉장고 같은 가구랑, 나름 괜찮은 조리 기구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애초에 나는 급탕실에나 들르는 정도라 가 본 적이 별로 없다.

과자 만들기 좋아하는 아이돌들이 자주 이용한다는 얘기는 들은 것 같지만…… 설마, 린도 그럴 줄이야.

『내가 밥 해 올 테니까 프로듀서는 서류 정리해 버려』

그 감사한 말씀에 따라 한동안 서류 작업을 하고 있었더니, 린이 접시를 가지고 들어왔다.

「별로 대단한 건 못 만들었지만…… 식기 전에 얼른 먹어」


「오, 볶음밥인가」

「뭐 그냥. 금방 쉽게 되니까」

마늘을 구운 듯한 고소한 향기가 감돈다. 희미하게 같이 나는 냄새는 참기름인가?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베이컨. 폭신폭신한 계란. 신선한 파. 양상추도 들어 있다.

대단한 건 아니라고 했지만, 금방 만들어내 온 것 치곤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거, 양상추도 넣었구나」

「냉장고에 있었으니까. 채소도 잘 챙겨 먹어야 돼」

「귀 따가워라……」


얘길 나누고 있는 사이에, 내 뱃속의 벌레가 실례를 저질렀다.

음식을 보기만 했는데 이 정도니, 내 배는 꽤 한계에 가까웠던 모양이다.

「…… 먹어도 돼?」

「식기 전에 얼른 먹으라고 말했잖아. 빨리 먹어」

그러고 보니 그랬던가. 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우묵한…… 중화풍 스푼을 들어올렸다.

잘 먹겠습니다.


고슬고슬한 밥알의 산을 무너뜨려서 한 입.

「…… 맛있네」

후추 향이 난다. 볶음밥은 중화요리, 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던 내게는 신선한 풍미다.

그렇다고 싫은 맛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찌르르한 맛이 식욕을 한층 더 자극해 주는 것 같다.

참기름의 고소한 향미가 느껴져서, 식욕을 자꾸자꾸 자극해 온다.

양상추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잘 남아 있어서, 바삭바삭한 베이컨과 궁합이 좋다. 계란의 식감도 좋은 악센트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공복』이란 최고의 조미료가 있다.


몇 분 기다릴 것도 없이, 커다란 접시를 텅 비워 버렸다.


「당했어. 예상 이상이었다구, 린」

「이제부터는 제 때 밥 챙겨 먹을 것. 알았어, 프로듀서?」

「선처할게」

「안ー돼. 약속해」

「바쁘면 아무래도 먹기 힘들 때가 있다니까. 이 정도 야식이라면 매일매일 먹고 싶지마안」

「흐응ー」

그렇게 말하고, 홱 고개를 돌리는 린. 기분 탓인지 얼굴이 조금 빨갰던 것 같다.


「혹시, 부끄러워졌어?」

「…… 시끄러워」

뒤돌아 떠나려는 그녀에게, 나는 한 마디만 더 던져 주기로 했다.

「아 맞다. 포니테일, 어울렸어!」

「읏! 바, 바보!」



꽝, 하고 닫힌 사무실의 문이 10분쯤 뒤에, 다시 그녀의 손에 열리게 된 건 또 다른 이야기다.




元スレ
モバP「凛と夜食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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