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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자와 소년과 나 14. 에필로그와 고마워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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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1, 2018 20:57에 작성됨.


14. 에필로그와 고마워

 
「안녕하세요, 쿠로야마씨」
「응. 안녕, 키타자와씨」
 
 평소의 인사를 하고, 평소처럼 그녀는 의자에 앉는다.
 그날 이후, 즉 키타자와씨에게 고백받고 내가 엉엉 통곡한 그 날 이후, 그녀는 거의 매일같이 내 병실을 방문했다.
 그녀는 그녀대로 아직 공연 중인 무대가 있을텐데, 비록 수십분이라도 빈 시간을 이용해 찾아와 얼굴을 보여준다.
 키타자와씨 가라사대, 나와 만나고 나서 연기하면 감정을 실기가 쉽다나 뭐라나.
 그 날 다음날은 왠일로 연출가에게도 칭찬받았다면서 기쁘게 웃었었다.
 무대의 내용과 그녀가 연기하는 마음가짐을 알고있는 나를 부끄러움에 아무 말도 못하게 만드는 미소였다.
 키타자와씨와는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도, 이야기하지 않은 것도 포함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가족의 이야기, 친구의 이야기, 내 고향의 이야기, 꿈의 이야기, 그리고.
 
 
 그리고----오늘은 수술 전 마지막 면회날이다.
 
 
 ■ □ ■
 
 
 
「저기, 키타자와씨. 이런건 일반적으로 괜한 걱정이라고 하겠지만 말이야」
「쿠로야마씨, 괜한 걱정이에요.」
「적어도 무슨 말인지는 들어보고 그렇게 말하면 안될까!!」
 
 
    그야말로 일도양단이었다.
 한번도 지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소녀와 만났을 당초----그래, 작년 7월 중순 무렵이었을 때에 더 진지하게 내 말을 들어줬던것 같다.
 그 무렵의 그녀는, 철저하게 예의를 지키는 공평한 인물이었다. 나는 그녀가 그럴 것임을 신뢰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뢰란 배신당해도 괜찮다는 신용 위에 성립되는 법이고, 그 결과 나는 성대하게 배신당했다.
 물론 그건 예의를 지킨다기보다는, 공평했다기 보다는, 서먹서먹한 관계였을 뿐이었겠지만.
 상당히 고양이같은 소녀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키타자와씨는 고양이를 좋아하고, 소지품 이것저것에 고양이가 붙어있다는 것을 리쿠에게 들은지 오래였지만, 본인 또한 고양이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처음에는 경계를 풀지 않고, 예의 바르면서도 결코 틈을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이며, 동시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올바른 것이며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서서히 희미해지더니.
 
   「그야, 이런 모습으로 이런 말하는것도 우습고, 제멋대로라고 생각하지만----」
   「쿠로야마씨」
   「……네」
   「제멋대로인데다가, 꼴사나워요.」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고, 젠장할!!」
 
자유방자하고, 성마르고, 자비없는 본성을 노골적으로 내보인다.
 그렇게 된 고양이는, 버릇없고, 예의없는 불합리한 존재이다.
 만나버린 시점에서 운이 다했다고 해야할지.
그녀를 만난 것은 틀림없는 행운일 터인데, 아무래도 최근에는 휘둘리기만 하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앞으로도 버릇없고, 예의없고, 불합리한 대우를 받을게 틀림 없다.
 그래도, 그것과 별개로.
 해야할 말은, 해야한다.
 사실은 말하기 싫지만, 말해야 한다.
 
「딱히, 무리해서 오지 않아도 괜찮아」
「딱히 무리는 안해요.」
「정말?」
「……정말, 이에요」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 소녀의 본심은 얼굴보다 회화에서 잘 보인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멋대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아마, 저 쪽도 멋대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자신의 추측을 신뢰하고 있었다.
 키타자와씨는, 조금 괴로워 보였다.
 나도 괴로웠다.
 이것이 마지막 대화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그녀의 차분한, 그러면서도 상냥한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다.
 끝내는 그런 센치멘탈한 기분이 되고 만다.
 그러자, 키타자와씨는 강한척 하는듯이.
 
「저는, 굳이 따지자면 동생 대신에 온거니까요.」
「그런 생각은, 안했는데」
「정말로요?」
「……반정도는」
 
 나도 강한척하며 대답하자……어이쿠, 반쯤 본심이 새어 나왔다.
황당한 얼굴로 소녀는 나를 내려보면서 시선을 돌려준다.
아니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오랫동안 리쿠를 만나지 못한건 첫 한달만이다.
 가능하면 만나고 싶지만, 리쿠는 건강해지고 만나자고 둘이서 정했다.
 치링, 스프링 소리가 난다.
 어느새 키타자와씨가 양 무릅과 양 손을 침대에 올리고, 즉 반쯤 엎드린 자세로 얼굴을 접근하고 있었다.
 요염한 검은 머리카락에, 아름다운 검은색 눈, 몸은 매우 유연해서인지 왠지 야성미가 있는 포즈이다..
 검은 고양이같은 소녀다. 나는 생각을 고쳤----가 아니라, 그게 아냐, 뭐야, 뭐야 이거, 뭐야 이 자세.
 내가 아무말 않고 있으니, 그녀의 새침한 얼굴이 내 얼굴에 닿기 직전까지 다가온다.
 그야말로, 지금 당장이라도, 입술과 입술이 부딪힐것같이.
 엣, 당하느거야? 아니, 하는거야?
 나 아직 키타자와씨한테 대답 안했고, 지금부터 나느 어떤 의미에서 전쟁터로 떠나는 셈이니까 그러니까 이런걸 하면 좋지 않은 플래그가 서는게,
 
「쿠로야마씨, 쿠로야마 요시토씨」
「왜요, 키타자와 시호씨」
「이런건 일반적으로 괜한 걱정이라고 하겠지만 말이죠.」
「응」
 
 반쯤 정신을 놓은채로 대답하는 나에게.
소녀는, 검은 고양이는, 키타자와씨는, 나의 최대의 호적수<라이벌>는, 이 시간을 매듭짓듯이 이렇게 말했다. 

「릿군은 제 동생이에요. 당신이 아무리 제 동생을 좋아해도, 결코 피가 이어진 형제가 될 수 없어요.」
「나도 알아!! 진짜 괜한 걱정이거든!!」
 
 젠장, 놀림받했다.
 키스당하는줄 알았다고, 뽀뽀하는줄 알았다고, 입맞춤하는줄 알았다고!!
 네 이년, 키타자와씨. 순수한 고등학교 3학년 17살 남심을 농락했겠다.
 사랑과 연관되있는 것에는 뭐든지 부끄러워하는 유리 심장에 멋대로 낙서를 칠하다니.
 나는 적어도 불평이라도 한마디 하려고──
 
 
「그러니까 리쿠의 형이 되고 싶으시면 꼭 오래사세요.」
「……엣, 아, 그거」
 
 열린 입이, 닫히지 않는다.
 그 이전에, 키타자와씨의 발언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나는 필사적이었다.
 무슨 소리야.
 그치만 그거, 그게 그거, 요점은 그……간접적인, 그거잖아.
 ──아니, 아니아니, 알고있다. 아무리 나라도 여기까지 오면 안다.
 이건 키타자와씨의 함정이다.
 나를 놀릴 제 2의 포석인게 틀림없다.
 여기서 미끼를 물면 그녀의 손바닥 안이다.
 그러니 나는 당황하지 않고 어른스럽게 여유를 가지고 대답하면 된다.
 
「키, 키타자와씨는 분명 명배우가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상으로 악녀가 될 것 같네.」
 
 어떠냐, 그런 달콤한 말에는 더이상 넘어가지 않는다. 라는 나의 의사표시는.
 그리고 나는 의연하게 눈 앞에 있는 키타자와씨의 안색을 살피려고 했다.
 살피려고 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면, 그녀의 얼굴은 이미, 내 얼굴에 접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쿠로야마씨야말로 언젠가 저를 키타자와씨라고 부르지 못하는 날이 온다는 것을 확약드리죠.」
 
 
 부드러운 열기가, 내 입술을 빼앗는다.
 
 얼굴 전체에, 열기가 퍼진다.
 온 몸의 땀샘이 발열하고 있는것 같았다.
 그녀와, 나의, 입술이 겹쳤다.
 즉, 키스했다.
 나와, 키타자와씨가, 키스했다.
 일순간의 사건이었다. 키타자와씨와 키스를 했다는 것을 내가 인식했을 때, 그녀는 이미 침대에서 내려가, 병실의 문을 열고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쿠로야마씨, 또 만나죠.」
「……응, 또 보자 키타자와씨」
 
 어떻게든 대답을 한 나를, 나는 칭찬해주고 싶었다.
 키타자와씨가 병실에서 나가고 1분일지, 10분일지, 1시간일지.
 멍해진 머리로, 떠올린다.
 그녀의, 키타자와씨의,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을 떠올린다.
 키스 전에 들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말을 떠올린다.
 저렇게 떠나버려서 말하고 싶었던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
 수술 전에, 꼭 전하고 싶었던 본심을.
 키타자와씨에게, 리쿠에게, 나를 지지해 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한마디를.
 그렇지만, 차라리 잘된걸지도 모른다.
 이 말은, 다시 만났을 때 말하면 된다.
 일단은, 우선은, 아까의 일련의 키타자와씨의 소행에 대해서 한마디 불평하자.
 
 
「역시, 이미 악녀잖아!!!!」







「키타자와 소년과 나」 완결과, 다음 2차 창작에 대해서


 이상으로 「키타자와 소년과 나」는 완결입니다.
 이나야마 선생님이 그리는 키타자와 리쿠를 보고 팅하고 왔다고 할지, 번뜩였다고 할지, 뭐 그런 느낌으로 플롯을 생각하고 줄거리와 결말을 정하고 쓰며 허둥지둥거리며 달려온 1개월이었습니다. 무사히 완주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것도 작품을 읽어주신 여러분이 있기에 성립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즐겨찾기 등록, 평점, 감상, 오탈자신고, 전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다음은 타나카 코토하가 주역인 오컬트물을 쓸 생각입니다.
 2월에 그녀가 밀리시타에 합류했을 때의 미니 드라마에서 말한  「선생님을 돕고 있었따」에서 망상을 가다듬은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선생님이고, 고스트 스위퍼이며, 아저씨입니다.
 아저씨와 여고생 아이돌이 요괴 사건에 말려들어가 765프로의 면면을 돕는다. 그런 이야기입니다.
 일단, 전작과 같은 세계선에서의 이야기가 될겁니다.



사실 처음에는 번역까진 할 생각 없었는데.
에필로그의 요오오오오오망한 시호가 너무나 인상적이라서 번역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너같은 14살이 어디있어!!!!!

중간에 작업내용 날아가서 의욕도 한번 사라지고, 5월은 한달 내내 진짜 미친듯이 바빠서 손도 못대고 그러다가 이제야 끝을 내내요.
너무 늦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참고로 작가님이 후서에서 언급한 후속작은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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