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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자와 소년과 나 5. 나의 사정과 키타자와씨의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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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7, 2018 00:36에 작성됨.

 
5. 나의 사정과 키타자와씨의 사정
 
 
 
 ──이 어색함은 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까
 
 8월이 끝나고, 여름방학이 끝나는 9월의 어느 주말.
 나는, 다시 도쿄의 수족관을 방문했다.
 물론 혼자가아니다, 그렇지만 저번처럼 5명도 아니다.
 이번 멤버를 소개하자.
 우선은 바로 나, 쿠로야마 요시토.
 그런 나의 작은 친구, 키타자와 리쿠.
 리쿠의 누나인 쿨한 미소녀, 키타자와 시호.
 이상이, 오늘 주말을 수족관에서 같이 보낼 3명이 된다.
 즉, 보호자가 빠졌다.
 우리 엄마도, 리쿠의 어머니도 유감스럽게도 일정이 맞지 않은 모양이었고, 이 이상 리쿠를 기다리게 만드는것도 미안하다며 이렇게 됐다.
 키타자와가에서도 반대는 없었다는 모양이고, 신뢰받고 있는것 같아서 매우 기뻤다만
 
 아무래도, 키타자와씨가 이상하다.
 
 때떄로 나에게 시선을 향하더니, 생각을 고친듯이 다른 곳으로 돌리고.
 고민에 빠진 얼굴을 숨기고.
 특히 후자는 아직 사이가 깊지 않은----그야말로 리쿠에 비하면 바다와 웅덩이 수준으로 차이나는 나조차도 알 수 있을 정도니 상당히 큰 고민을 안고 있을지도 모른다.
 
 뭔가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걸까.
 
「……죄송합니다, 잠시 화장실 좀」
「으, 응. 저기 벤치에서 기다릴게」
 
 리쿠의 손을 잡고, 벤치에 앉아 키타자와씨를 기다린다.
 나에게 짐작가는 일은 없다.
 키타자와씨에게 실수한 기억도 없고, 저번에 헤어진 이후로 오늘까지는 실로 별 다를바 없었던 평범하고 평탄한 나날이었다.
 만약 쿠로야미가와의 관계성에 대해서 생각하는게 있었다면 부모님쪽을 통해서 이야기하는게 빠르겠지.
 그렇다면 이것은 그녀 개인이 안고 있는 무언가에 의한 것이라는 추측을 세울 수 있다.
 여기선 한 번 그녀를 잘 아는 인물에게 물어보자.
 
「있지, 리쿠. 묻고 싶은게 있는데」
「왜, 요시 형아?」
 
 반짝거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의 속을 떠보는 행위에는 약간 죄악감이 느껴졌지만, 키타자와씨를 그대로 냅두는건 더 안될것 같다.
 
「리쿠네 누나말야. 뭔가 고민하고 있는것 같지?」
「누나 전차에 탔을때부터 계속 저래」
「그렇구나, 집에서는 별 일 없고?」
「그게말야, 엄마 책을 많이 읽었어」
 
 즉, 무슨 일이란거지.
 
「엄마?」
「응, 요시 형아네 엄마」
「아, 그렇구나, 엄마의 책을……누나가 리쿠한테 무슨 말 한거 있어?」
 
 리쿠는 작게 고개를 흔들고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아무것도 아니래. 누나 화난걸까……」
「그건 절대 아니지. 만약 화났어도 리쿠 때문에 화난건 100% 아니야.」
 
 가능성이 있다면 내가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그치만 나, 요시 형아랑 누나가 싸우면 싫어」
「너 진짜 착한 녀석이구나!! 으리으리!!」
「왓, 간지러~」
 
작은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으며, 나는 리쿠를 위해서라도 키타자와씨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결의했다.
 
 
 ■ □ ■
 
 
 
 몇십 분 후.
 리쿠는 터치풀 체험장에서 놀고 있었기에 저번처럼 나와 키타자와씨 단 둘이었다.
 즉 말을 걸 절호의 찬스, 이다만……키타자와씨의 얼굴이 무섭다.
 나와 단 둘이 되고 나서, 더더욱 미간을 찌뿌리고 풀고를 반복하고 있다.
 이거 분명히 내가 원인이잖아, 나한테 뭐 할 말 있잖아.
 그렇지만 말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는걸 보아, 그렇게 나쁜 이야기는 아니려나.
 
 그래도, 뭐.
 이 이상 우물쭈물 고민하고 있어봤자 의미없다, 말을 걸자.
 
 
「「저기」」
 
 ……우리들은 말을 꺼내면 말이 겹치는 저주라도 걸려있는걸까.
 
「먼저 이야기해도 돼」
「감사합니다. 저기, 그」
 
 키타자와씨는 눈썹을 찡그리고, 그것을 푼 후,
 
「어머니를 통해서 전달했지만, 쿠로야마씨에게도 전달해두고 싶어서. 사인 감사합니다.」
 
 아아, 그러고보니 키타자와씨의 친구가 엄마의 열렬팬이고, 친필 사인을 쓴 책을 선물했댔나.
 
「전해줄게. 엄마 칭찬받는거 좋아하니까」
「그 애, 가보로 삼는다고 선언했었어요」
「그건 좀 과장이 아닐까」
 
 어쩐지 그 날 이후로 한동안 기분이 좋더라.
 그런데 이게 하고 싶은 말이었을려나.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남은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하지만 쿠로야마 선생님의 작품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도 동감이에요.」
 
 음색이 변했다.
 키타자와씨의 눈을 본다. 무언가를 결심한 사람의 눈빛이었다
 
「지금 어머니와 함께 쿠로야마 선생님의 책을 모으고, 읽고 있어요.」
 
 말해야할지, 말하지 말지, 고민하고.
 그럼에도 말하기로 결심한 얼굴이었다.
 
「선생님의 세계관을 좋아해요. 그래서, 그,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선생님에 대해서, 조사했었어요.」
 
 아아, 그건가.
 여기까지 듣고, 나는 키타자와씨가 뭘 알았는지, 뭘 알아버렸는지, 무슨 말을 해아할지, 무슨 말을 하지 말아야 할지, 무엇을 고민하고 있었는지.
 그 모든 것을 막연히 깨달았다.
 딱히 이상한 이야기는 아니다.
 좋아하는 소설가, 작곡가, 가수, 연예인, 아이돌, 아니면 별다른 지위가 없는 인간이라도 상관없다.
 마음에 든 사람을 더 깊이 알기 위해 검색한다.
 자주 있는 일이다.
 자주 있는 일이니까.
 
 
「---쿠로야마씨의, 아버님에 대해서 알아버려서」
 
 딱히 그런 고민에 빠진 표정을 지을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진지한 키타자와씨는 분명 자신이 스스로 찾아 버렸다는 죄악감에 휩싸였겠지.
 그렇기에 나는,
 
「키타자와씨」
「……네」
「잠깐, 내 이야기를 해도 될까?」
 
 전혀 재미있지 않은 이야기지만, 쿠로야마 요시토의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 □ ■
 
 
 
 아빠는, 어떤 항구도시의 선원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었는지는 결국 알 수 없었찌만, 배를 타고 세계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고 들었다.
 그런 아빠에게, 어느 날 어떤 작가가 찾아왔다.
 나의 엄마이다.
 작가와 취재 상대였던 두 사람은, 어느새 아내와 남편이 되었다.
 아이도 태어났다. 나지만.
 나름대로 오래된 기억이지만, 우리들은 행복했다.
 
 
 그리고 8년 후, 아빠는 사고로 죽었다.
 
「배가 전복했다고 들었어. 그리고, 그 이후로 엄마는 소설에 몰두했거든」
 
 그 무렵은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고, 기억하려 한 적도 없었다.
 그저, 필사적이었다는 것만은 마음에 남아있었다.
 
「거의 방에만 틀어박혀서, 하루 종일 책상에만 앉아있었어. 말을 걸 분위기가 아니었지. 내 집이었을텐데, 낯선 장소에 있는것 같았어.」
 
 내 생활은 변했다.
 당연했던 것들이, 변해갔다.
 아침에 깨워주고, 아침 점심 저녁을 해주고, 빨래를 바구니에 넣으면 깔끔하게 개켜져있고, 매일 청소기를 돌려주고, 그런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었고.
 아침에는 스스로 일어나고, 식사를 만들고, 세탁기를 돌리고, 집을 깔끔하게 유지하고, 이런 것들이 당연하게 되었다.
 
「그래도 엄마의 담당인 사람이 가끔씩 와줬거든. 집안일 하는 방법같은건 그 사람한테 배웠어.」
 
 그리고 몇개월이 지나고, 엄마는 1권의 소설을 완성했다.
 
「그것이, 『안녕히 요괴』였군요」
「응. 그걸 다 쓰고 나서, 소설을 쓸 때마다, 엄마는 조금씩 원래의 엄마로 돌아왔어」
 
 엄마는 상을 받았다.
 담당인 오카타씨가 광희난무했던건 기억나지만, 엄마는 기뻐하기 보다는 1권이라도 더 많은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
 그 덕분이라고 해야할지, 그 탓이라고 해야할지. 씁쓸한 이야기다만 엄마의 책이 많이 팔려서 돈이 궁한 적은 없었다.
 
 처음에는 외로웠고, 슬펐다.
 자신이 잘 아는 집이, 마치 남의 집처럼 느껴져서 무서웠다.
 하지만, 엄마도 괴로웠었다.
 방에서 새어 나오는 울음소리를, 못들은척 할 수는 없었다.
 엄마는 지금도 음식의 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렇게, 4년 정도로 지금의 엄마가 됐다는 느낌이려나」
「……힘드셨, 겠네요」
「뭐, 응. 그래도 그 덕분에 어지간한 남자 고등학생 보다는 요리, 빨래, 청소를 잘 할 자신은 있어……나머지는, 그렇지」
 
 내가 그 외에도 할 수 있는 것들을 열거하려하자,
 
 
「----재봉, 이라거나」
 
 불쑥, 자연스럽게 흘러넘친듯한 목소리였다.
 
「그래, 재봉도. 넘어져서 옷이 찢어지거나 단추가 떨어졌을때 스스로 고치려했는데, 처음에는 전혀 못했지.」
「자기 손가락을 꿰맬뻔 하죠?」
「맞아맞아. 몇번 그럴뻔 했는지 몰라. 서툴렀으니까」
「동감이에요. 저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잘 움직여지지 않아서」
「손끝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지」
「네, 동감이에요. 정말」
「곤란한 이야기야. 정말로.」
 
 무심코, 웃어 버렸다.
 물이 흐르는듯한 편안한 이 대화덕분에.
 옆을 바라보니, 키타자와씨도 아주 약간이지만 입꼬리가 올라있었다.
 나는 처음으로, 자신을 향한 그녀의 미소를 본 것 같았다.
 
「힘들, 었네요.」
「그래. 서로 힘들었네」
 
 내 대답에, 키타자와씨가 헤아린다.
 그녀가 나의 사정을 안 것처럼, 내가 리쿠의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것을.
 
「알고 계셨군요」
「리쿠랑 처음 만났을 때,  조금만」
「……재대로, 이야기해야 할까요?」
 
 그건 즉, 이런 것이겠지.
 키타자와씨는 정말 진지하고, 또한 의리 있는 사람이다.
 내 이야기를 들은 이상, 자신도 말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 것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일부러 확인한 것을 보아, 가능하다면 말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됐어, 내가 멋대로 말했을 뿐이니까」
「그렇지만----」
「키타자와씨는, 지금을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납득 못하는 키타자와씨에게 나는 속마음을 전했다. 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미 『노력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이렇게 남에게 괜한 참견도 하고, 노력했었을 때의 이야기도 할 수 있지.」
 
 그렇지만, 그렇게 운을 떼고 나는 본심이라는 것을 말했다.
 
 
「키타자와씨는 지금을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억지로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내 말에 키타자와씨가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헤메고 있는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는 녀석이 있다.
 풀 체험장에서 돌아온 리쿠가, 키타자와씨의 소매를 잡고 있었다.
 
「누나, 이제 괜찮아?」
「리, 릿군. 괜찮냐니, 뭐가?」
「집에서 나오고나서 누나 계속 이상했잖아」
「----앗」
 
 리쿠의 눈동자가, 걱정스러운 듯이 누나의 눈을 바라본다.
 그것을 보고, 되돌아보며, 키타자와씨는 이렇게 말했다.
 
「응, 이제 괜찮아. 걱정해줘서 고마워, 릿군.」
「다행이다, 요시 형아도 고마워!!」
「아냐아냐, 누나랑 즐겁게 이야기했을 뿐이야.」
 
 그러자 동생을 향한 애정 가득한 시선이 일변하고, 지긋이 바라보는 시선으로.
 
「……즐겁다 운운은 넘어가죠. 신경써주신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아, 아하하, 아니……정말, 괜찮……」
「----하아, 농담이에요. 그래도 이야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과연, 그럼 적나라하게 전부 말한 것은 괜한 짓이 아니었겠군.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키타자와씨가 자세를 바로잡고,
 
「그래서, 말이죠, 쿠로야마씨. 늦게 말해서 죄송하지만, 사실 특별히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아, 응. 중요한 일인가 보네……뭐야?」
「감사합니다. 이 티켓을 쿠로야마씨에게 드리고 싶어서」
 
 그녀가 꺼낸 것은 지금부터 약 2개월 후, 11월 중순에 개최되는 어떤 극장의 라이브 티켓이었다.
 765 프로 라이브 극장.
 티켓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
 765 프로……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처음듣는듯한……
 
「아, 고마워. 그런데 이유를 물어도 괜찮을까?」
「그렇네요. 라이브에 출연하는 멤버는 매번 가족용으로 티켓을 2장 받을 수 있어요.」
「으, 응?」
「이번에도 어머니는 시간이 맞지 않으셔서……동생도 혼자서는 올 수 없으니, 만약 괜찮으시다면 쿠로야마씨가 동행해주셨으면 해서」
「미안, 잠깐만」
 
 잠깐잠깐잠깐, 지금 이 이야기를 정리하면……정리하면 말이지, 마치 키타자와씨가 그 라이브에 출연하는듯한
 
「키타자와씨, 라이브 나와?」
「네, 나오는데요」
「왜?」
「왜냐니……설마 쿠로야마 선생님께서 말씀 안하셨나요?」
「아니, 아무 말도……」
 
 두통이 난다는듯이 머리를 쥐는 키타자와씨에게 나는 맹렬한 기시감을 느꼈다. 마치 엄마한테 휘둘리는 나를 보는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키타자와 일가를 만난 이후 최대의 충격에 휩쓸리게 되었다.
 키타자와씨는, 그야말로 완벽한 영업 스마일로,
 
 
「저, 아이돌이에요」
 
 실화입니까, 키타자와씨.


밀리 팬픽도 데레 팬픽처럼 막 조회수 1000 넘고 리플 20개씩 달리고 그랬으면 좋겠다.
반남아 뭐하냐 밀리 애니 안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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