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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꼬리가 탁 서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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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3, 2018 10:04에 작성됨.

※카나시호 ss입니다.


고양이란 변덕스럽고 까다로워서 기분을 이해하는 게 어려운 생물이다.

고양이가 보이는 몸짓은 그 행동에서 보이는 이미지와는 다른 감정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반대쪽을 향한 채 시선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을 때

이건 싫어하는 게 아니라 주인을 주인이라고 인정하고 복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배를 내밀고 자고 있을 때

이건 무척 릴렉스하며 자는 것으로 거기를 자신이 있을 곳으로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고양이의 꼬리가 세워져 있을 때, 그건……

이건 솔직하지 못한 무척 까다로운 검은 고양이와 동거하고 있는 여자아이의 이야기.



「다녀왔습니다~!」

조금 가쁜 숨을 쉬며 집문을 연다.

집 안은 아직 밝다.

시계를 확인, 지금은 00:12.

아슬아슬하게 세이프……인걸까……?

「다, 다녀왔습니다~」

리빙에 들어가 고양이에게 다시 인사.

「……」

그녀는 밝은 방에서 소파에 누운 채 꼬리를 세우고 있다.

「저, 저기…… 자고 있어……?」

「……」

꼬리는 세워진 채. 그녀에 한해 불을 켠 채 자진 않겠지.

「화났어……?」

「……」

무반응 ……이건 상당히 화난걸카나~ 라거나……

고양이의 기분을 풀기 위해 나는 공세로 나온다.

「저, 저기! 오늘 일 무척 잘 풀려서 프로듀서 씨도 『카나의 노래를 들으면 기운이 나』라고 말해져서……」

「그, 그러니까 이렇게 늦어진 건 논 게 아니라, 응……?」

일단 밤늦게 들어온 것에 대한 변명. 이걸로 납득해주면 좋을텐데……

「……」

「전화도 메일도 없었어」

「윽……」

할말이 없습니다……

「와, 와아~ 이거 전부 손요리!? 맛있어 보여!」

이번엔 테이블 위에 늘여져 있는 요리를 칭찬해 본다.

평소엔 요리는 내가 만드는 일이 많아서 그녀가 요리를 하는 건 별로 못 봤지만……

이 햄버그, 고양이 모양 하고 있어……

조금도 손을 대지 않고 랩에 싸여져 있는 요리를 보고 식사 시간을 기대하며 기다리던 그녀를 상상하곤 가슴이 아파왔다.

「머, 먹어봐도 될까……?」

「마음대로 하지 그래」

「자, 잘 먹겠습니다……」

긴장된 분위기에서의 햄버그는 아무리 그녀의 애정이 들어갔다고 해도 전혀 맛이 안 나는 고기였다.

「응! 엄청 맛있어! 이걸 만든 사람은 요리의 천재겠지~」

「……」

「식지 않았으면 더 맛있었어」

「으으……」

히, 힘들어……

이, 이렇게 되면 이제 할 수 있는 건 하나 밖에 없어!

「늦게 와서 미안!」

이 집의 계급 최상위인 고양이에게 무례를 범한 것에 대한 사죄.

「12시 넘기 전에는 돌아올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중요한 기념일, 그것을 둘이서 축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죄.

「느, 늦은 건 말이야. 내 마음에 드는 쁘띠 슈를 사기 위해 다른 곳을 들려

「변명은 듣고 싶지 않아!」

그녀의 고함이 방 안에 울리고 고요해진다.

사과해도 안돼, 이제 완전히 항복.

이렇게 되면 3일 정도 눈을 마주쳐 주지 않는 걸 각오해야 할지도……

정말 좋아하는 그녀와 같이 살며 행복한 기념일을 같이 축하하자고 생각했는데

같이 밥도 먹을 수 없어, 사 온 쁘띠 슈도 못 주고, 소파에 둘이 앉아 응석 부리는 것도 안돼, 같이 침대에서 자는 것도 분명 못해……

하아…… 어째서 이렇게 된걸까……

고양이는 정말로 어려운 사람.

처음 만났을 때 혼자 있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어서

쉬는 시간에 핸드폰을 만지는 단지 그것만으로 거기에 존재 할 수 있는 사람 그녀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무척 아름다워서 사이 좋아지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말 거는 게 폐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많은 걸 바라지 않는 사람, 그럼에도 곁에 있는 행복을 절대로 놓지 않는 사람.

내가 그녀의 곁에 도달했을 때 눈치챘다. 그녀는 무척 응석쟁이란걸.

그로부터 나는 그녀의 곁에 쭉 있기로 맹세했다. 그녀가 안심하고 응석 부릴 수 있는 장소가 되자고.

하지만 일로 인해 그것을 이뤄주는 게 어려워서 몇 번이고 그녀를 슬퍼하게 해 그 때마다 그녀는 이렇게 삐져버린다.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녀는 내가 돌아오는 걸 기대하고 그것이 배신 당했으니까 삐져있다.

나쁜 건 나, 그녀의 깊은 사랑에 답해주지 못했으니까.

괴로운 건 그녀, 사실은 응석 부리고 싶은데 고집을 부려서 응석 부리지 못하는 그녀.

그래, 알고 있으니까……

「저기 시호쨩」

「……」

소파 근처로 다가가 귓전에서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그녀는 제법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는 것인지 쿠션에 얼굴을 박았다.

여전히 꼬리는 세운 채

「기분 풀어? 조금 지났지만 둘의 기념일이잖아?」

「……」

「조금이 아니야」

「계속 기다렸어 카나를

쭉 바빴지만 이 날만큼은 휴일을 받아서

카나는 일이라고 해서 엄청 쇼크였지만 그래도 참았어.

카나가 돌아오기 전까지 여러가지 준비해서 카나가 기뻐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요리도 했어

햄버그, 만일을 위해 3인분 준비해서 역시 망친 것도 있었으니까 잘된 2개를 그릇에 담았어 제일 잘된 게 카나 거

카나는 언제 돌아올까 생각했더니 8시가 되었어.

오늘은 늦는걸까, 연락이 안 온다고 생각해서 9시가 되었어.

전화하면 폐가 될까 해서 10시가 되었어.

배가 고팠지만 그것보다 혼자 있는 게 외로워서 11시가 되었어.

12시 넘어서 겨우 카나가 돌아와서…… 그래서……」

「시호쨩……」

그녀는 마지막 말을 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런 사람이니까.

둘이 나란히 앉기 위해 산 조금 큰 소파.

거기에 나도 앉아 반대쪽을 보고 있는 그녀의 목덜미에 코를 댄다.

「……」

반응도 저항도 없다. 그녀의 꼬리는 선 채.

「저기, 나 알아 시호의 기분」

「그런 거 간단히 말하지 마」

「알겠는걸. 말해줄까?」

「싫어, 듣고 싶지 않아」

「말하고 싶어」

「듣고 싶지 않아」

「시호쨩 전에 비해 부드러워졌네」

「……」

「전에는 누구에게나 차가워서 무서웠어」

「미안」

「하지만 지금은 신경도 써주고 갑자기 화내지 않고 제법 부드러워졌어」

「가끔 일에서 후배가 『시호 씨!」라며 따르고」

「……평범해」

「그런가……」

그래, 시호쨩이 삐져서 귀찮아지는 건 나에게만. 그만큼 시호쨩은……

「저기 시호쨩, 이쪽 봐」

「싫어」

「그럼 그쪽으로 갈게」

「절대로 싫어」

「오늘 한번도 시호쨩의 얼굴 보지 못했어」

「보여주고 싶지 않아」

「부탁해!」

「싫어」

뒤는 힘내서 그녀가 돌아보게 하는 것이지만 역시 어렵다 여기서 승부처.

「저기 시호쨩」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상냥하게 상냥하게 이름을 부른다.

스트레이트는 아니지만 둥실둥실한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시호쨩 그 자체 같아서

쓰다듬고 있으니 그녀의 몸이 작게 떨고 있는 걸 알았다.

후훗, 전혀 숨겨지지 않잖아…… 『여자 명배우 키타자와』라고 불리는데……

그녀의 꼬리는 서 있다.

「저기, 오늘도 기념일로 하자」

「무슨 기념일?」

「으음…… 시호쨩이 고양이 햄버그 만들었으니까 『고양이 햄버그 기념일』」

「그런 적당한 건 싫어」

「매일 기념일이라 매일 시호쨩이 엄청 좋아」

「……」

「정말로?」

「정말이야」

「정말로 정말로 매일 좋아해 줄래?」

「응, 내년부터는 『둘이서 동거를 시작한 기념일』도 잊지 않아」

「이제…… 쓸쓸하게 하지 않을거야?」

「지금 시호쨩은 쓸쓸해?」

「전혀…… 쓸쓸하지 않아」

「……저기, 이쪽 봐」

겨우 돌아봐 준 그녀, 그 얼굴은 온화하고 미소 짓고 있어서

「카나……」

「에헤헤, 겨우 시호쨩의 얼굴 봤다」

「나도 카나가 봐줬으면 했어……」

「카나의『다녀왔습니다』가 들렸을 때 기뻐서 참을 수 없었어. 하지만 그런 태도 보이는 건 부끄러 응……

그 이상의 말은 필요 없다.

그녀의 입을 내 입으로 막아서 그녀는 눈을 감는다.

밥은 식었지만 둘이서 먹으면 분명 맛있어. 마음에 드는 쁘띠 슈도 있다.

나는 시호쨩을 쓸쓸하게 만드는 대악인이지만 둘만 있을 땐 절대로 쓸쓸하게 하지 않을테니까

시호쨩, 쭉 둘이서 함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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