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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의 셔터 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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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1, 2018 07:20에 작성됨.

※요코야마 나오와 마츠다 아리사 커플링입니다


「……아리사한테 화나셨나요?」


카페 테이블의 반대편.

눈 앞에 앉은 그녀는 그런 말을 했다. 긴장과 안절부절함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 그것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서인지 아까부터 계속 아이스 커피를 빨대로 휘젓고 있었다.

설마, 나가 아리사를 싫어할 리 없잖아.

라고 그렇게 본심을 말하면 아리사도 곧 평소처럼 싱글벙글 웃어주겠지만…….

지금의 내는 그걸 간단히 할 수 있을 정도로 냉정하지 않다.

눈만 아리스를 향하며 아이스 코코아로 목을 축인다. 달콤한 게 현재의 우리와는 대조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아리사가 조금이지만 슬픈 듯한 표정을 해서 그걸 보고 있는 내 가슴도 아프다.

제멋대로구만, 나.

하지만 아리사도 나쁘다────.

수시간 전의 일을 떠올리며 그런 유치한 핑계를 대고 있었다. 



떠올린 건 점심 무렵. 날씨도 절호조다.

오늘은 레슨도 일도 없다. 완전한 오프였으니까 나도 집에 틀어박혀 있지 못하고 거리에 딱히 목적도 없이 나왔다.

처음엔 순조롭게 체인점에서 점심을 먹는 것도 따분하다고 생각해서 개인이 영업하는 정식점에 들어가기도 했다.

싸고 맛있어서 당첨이었지. 뭐, 그런 말을 미나코에게 하면 삐질테니까 못 말하겠지만. 제일은 미나코인데 말이다.

그런 휴일의 외출.

그럼 그 뒤는 가볍게 볼 수 있는 B급 영화라도 빌려서 돌아가자, 그런 생각을 하며 사람이 많은 거리를 걷고 있었을 때.

『……츠무기?』

멀리서 이쪽으로 걸어 오고 있는 것은 시라이시 츠무기. 우리의 사랑스러운 동료

그녀는 변함 없이 비치는 듯한 윤기 있는 장발을 하고 있어 사람들 속에서도 눈에 띄었다. 라고 해도 그 이상으로 눈에 띄는 요인이 있지만.

츠무기의 행동을 한마디로 묘사하자면…… 그래.

『미아구만』

그래, 츠무기는 주위에 비해 느린 속도로 걷고 있어 무엇보다 시선이 바빴다.

주뼛주뼛, 데굴데굴.

여러곳에 시선을 향하고 있지만 수확은 없는 듯 시간이 지나도 그 행동은 끝나지 않는다.

뭘 찾고 있는거지………… 그렇게 생각해 시선의 끝을 쫓아본다.

스포츠 용품점, 디저트 가게, 식료품점, 정식점, 디저트 가게, 찻집, 디저트 가게, 전신주. …………전신주?

아니, 전신주는 단순한 전신주였지만.

덤이 붙었구만.

정신을 차리니 나는 그 기둥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바람과 함께 휘날리는 건 특유의 곡선을 가진 트윈테일. 안테나처럼 흔들흔들거리고 있다…… 츠무기의 시선 같구만.

등만 보이니까 단언은 할 수 없지만 양손에 쥐고 있는 건 카메라.

변함 없구만 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말을 걸었다────내 애인에게.

덧붙여서 방금 산 페트병을 꺼내서,

『햐아아아앙!? 차차, 차가워요!』

『아ー리ー사ー?』

나의 애인──마츠다 아리사는 갑작스런 자극에 어깨를 떨며 놀랐지만 카메라를 쥔 양손은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대단하구만.

나에게서 멀어지듯이 비틀거리며 거리를 벌리는 아리사. 들고양이 같다고 생각해 보거나.

『나, 나오쨩이었나요. 누구인가 했어요……』

돌아본 그녀의 모습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평범. 아마 사람들 속에 뒤섞이기 위해서겠지.

뭐, 만화의 세계처럼 전신주에 몸을 숨기는 녀석은 눈에 띄어서 그다지 의미 없는 기분이 들지만.

아리사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두고 숨을 뱉는다.  알기 쉽게 안심하고 있는 액션이었다.

하지만 나는 안심하길 원하지 않았다.

그야 그렇잖아? 아리사가 이런 짓을 하고 있는 이유는.

『즉, 츠무기지?』

『에?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요. 그럼 아리사는 이쯤에서……』

『기다려』

정곡을 찔려 도망치려고 하는 범인…… 아니아니, 나의 애인의 어깨를 살며시 잡아 도망치지 못하게 한다.

히이이익 하고 한심한 표정을 하며 싫다고 돌아보는 아리사. 기분 탓인지 평소보다 물기를 띈 눈동자가 내를 오싹오싹하게────하지 않는다.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를 거절하고 다른 여자의 엉덩이를 쫓아다니다니 나쁘구만~ 아리사』

『그, 그건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츠무기쨩이 외출한다는 정보를 얻어서, 그만……』

역시나, 라는 느낌.

아리사가 이런 눈에 띄지 않는 복장을 하고(라고 해도 그 트윈테일의 시점에서 쓸데없다고 생각하지만) 끈적끈적한 미행을 하고 양손에는 카메라. 근처에는 츠무기.

그런 거 답이 정해져 있잖아.

아리사는 츠무기의 사진을 찍으러 거리로 나온거다. 츠무기에게 무단으로. 한번 더 말한다. 무단으로.

『라고 해도 괜찮은가!? 아리사에게 데이트 권유를 거절 당한 탓에 오늘 나는 혼자다? 불쌍하지 않나!』

『자기가 말하는 건가요? 그, 그럼 이후에 같이 카페 가죠! 아리사가 추천하는 곳이에요』

『응응, 그건 갈게, 가겠지만! 그런 거 덤 취급이잖아! 잡화냐』

꺄ー꺄ー, 와이ー와이ー.

우리의 모습을 간결하게 말하면 그런 느낌이겠다고 생각하며 가벼운 말싸움으로.

내도 진심으로 화내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고 할까. 분명 아리사도 그런 느낌이겠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런 말싸움.

거기에 물을 끼얹은 건 냉정한 톤의 한마디.

『────바보인가요?』




그 후엔 큰일이었지.

츠무기도 평소엔 오해만 하면서 이번엔 드물게도 『그 카메라 혹시 저를 도촬……?』이라며 답을 맞춰버리고. 사진은 지웠다고 해도 토라져서, 덕분에 달래는데 나오쨩의 비장의 개그를 몇 개나 선보인건지…… 아니, 그런 거 없고 즉흥이었지만.

뭐, 어쨌든.

그런 광견…… 아니, 광햄스터를 달래고, 아무래도 짜증스러움이 가시질 않아서. 아리사의 제안대로 추천하는 카페에 들어왔다는 흐름이었다.

화장실 다녀올게요, 라며 아리사가 자리를 일어나 버렸다.

내 시선의 목적지는 갈 곳을 잃어 테이블 위의 커다란 앨범을 찔러본다.

「아리사의 비장의 앨범 제 22장, 이라고 했던가」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면 적어도 이 사이즈의 앨범이 20개 이상이란건데 뭐, 진짜겠지.

아까 전의 말싸움이 시간이 지나 「농담이다」라고 하기 어려워졌을 쯤. 분위기가 나쁜 걸 어떻게든 하겠다며 아리사가 가방에서 꺼낸 이 앨범.

두꺼운 페이지에는 1장 1장, 좋은 표정을 한 아이돌을 찍은 사진이 끼워져 있었다.

「이 미라이, 머리카락이 부스스하다……. 이쪽의 시호는 드물게도 사무소에서 자고 있다」

라고 혼잣말.

팔랑팔랑 페이지를 넘기며. ……그렇다 해도 내 사진 보이지 않네. 역시 복잡…… 아, 이 미나코 귀여워.

라며 이것저것 즐기면서 앨범을 봤다. 아까 전까지는…… 아리사의 앞에서는 사진을 봐도 들뜰 수 없어서 말이지.

그야 복잡한 기분이었으니까. 딱히 애인을 취미보다 절대로 우선해라, 라는 건 나는 입이 찢어져도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취미가 다른 여자에 대한 것이라면 좀.

「질투…… 아니, 쓸쓸하다고 할까. 으음」

이렇게 인간 관계에 고민하는 건 처음일지도 모른다. 아니, 말하자면…….

이런 감정이 내 안에 잠들고 있다고는 생각도 못했다.

아리사와 만난 걸로 여러모로 즐거웠고 가슴이 탈 듯한 일을 겪고. 하지만 이렇게 가슴이 빙글거리는 듯한 감정을 안을 줄은 생각치도 못했다.

「죄 많은 여자구만. 아리사도」

그래서 좋아하게 된 걸지도, 라고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고. 나는 아리사의 앨범을 덮는다. 덤으로 아리사의 가방에 넣어주도록 하자.

이걸 넣고나면 평소처럼 행동해서 불길한 이 휴일을 해피한 날로 할테니까, 아리사.

무거운 앨범을 열린 아리사의 가방에 넣어…… 제법 잘 안 들어간다. 무슨 일이지, 일단 다른 내용물을 꺼내보자.

손을 넣어 뭔가 커다란 것을 찾아 「읏차」하며 꺼낸다.

「응……? 두번째 앨범인가? 왠지 분위기가 다르지만」

아까 전의 앨범에 비해 매우 얇다. 디자인은 아까 전의 앨범에 비해 예쁘고 리본의 레이스등으로 장식되어 있는 표지가 인상적이었다.

타이틀도 적혀있지만 못 읽겠다……. 필기체, 어렵다.

그런 식으로 숨기고 있던 것이니까 그걸 내가 열어버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관서인이니까. 미라이라든가 타마키도 같은 짓 하잖아?

호기심에 등을 강하게 밀려 나는 그 앨범을 열었다.

그리고 곧바로 깨닫는다.

「……어, 이거」

「나오쨩, 다녀왔습니다────아앗!」

멀리서 아리사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쪽을 볼 여유는 없었다.

그것도 화내고 있으니까 그런 이유가 아니라.

「내 사진, 이랄까 내 사진 뿐이잖아」

「으으, 어째서 들킨건가요……」

적당히 열어본 페이지. 그것을 채우고 있던 건 내 사진 뿐.

어느 것도 무척 좋은 미소를 하고 있어서…… 부끄러웠다.



「…………」

「…………」

카페를 나와 귀갓길을 걷는다.

노을의 안, 그림이 될법한 풍경인데 대화도 딱히 없다.

평소처럼 둘이 나란히 걷고 있는데 매우 가까운 거리가 오늘은 멀다.

나와 아리사를 가로막고 있는 건 카페에서도 맛 본 침묵. 하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른걸로, 눈치를 채니 기분 좋다고 생각하고 있거나.

하지만 이 귀갓길은 쭉 계속되는게 아니라서, 그리고 이대로 해산은 안되겠지.

후우, 숨을 내뱉고 멈춰서 아리사에게 향한다.

돌아본 아리사의 얼굴은……부끄러움이다. 나도 그럴지도 모른다.

「아, 아리사」

「네, 네엣」

주의했는데 목구멍에서 샌 목소리는 볼품없었다. 아리사도. 마음이 맞네, 우리.

그런 생각을 하니 조금 재밌어져서 웃어버리고 만다. 큭큭, 참으려고 해도 멈추지 않는다.

「나오쨩?」

「크크큭, 후후. 아니, 그렇구만」

도통 멈추지 않는 웃음. 하지만 재밌는 게 있다기 보다, 그거다. 아리사의 앞이면 기분이 풀어진달까, 그런 느낌.

즉, 그래.

「아아──. 나, 아리사가 좋다」

「으엣, 무, 무」

아까 전까지의 걸쭉한 예감을 밀치고 나는 그런 똑바른 감정이 생겨나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여자친구가 다른 여자에게 주목하면 싫은 기분도 들고 자신을 봐주면 기쁘다니 단순하구만 나도.

충분히 웃어서 감정을 내뱉고.

그런 상쾌한 기분으로 아리사와 마주 본다.

「미안, 아리사. 오늘 내가 나빴다」

「에, 에. 아, 아뇨. 아리사말로 죄송합니다」

별 거 아닌 걸로 질투. 그래, 질투해서 아리사를 곤란하게 한 나는 나쁜 아이.

하지만 내가 모르는 아리사를 알았으니까 나쁘지 않았을지도 라고 생각해보거나.

「그래서 말이다. 아리사의 취미 말인데 뭐, 너무 지나치면 그렇지만……그렇게 다른 애를 본 만큼 내를 봐도?」

스스로 말해놓고 부끄러운 대사구만……. 하지만 아리사의 앞이라면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건 역시 내가 아리사를 좋아하기 때문이겠지.

좋아하는 사람의 앞이니까 응석부릴 수 있다. 아리사에게 있어서 나도 그러면 좋을텐데.

「아, 네. 그럼 아리사. 잔뜩 나오쨩의 사진을──」

그렇게 말하고 재빨리 카메라를 꺼내는 아리사. 빠르다, 역시나 아리사구만.

그리고 자연스런 동작으로 나는 떨어뜨리지 않도록 그것을 낚아챘다. 비싸 보이는 사용법도 복잡하지만 아리사가 쓰고 있는 걸 자주 봤으니까 괜찮겠지.

한손으로 그 카메라를 조작해 능숙하게 우리를 렌즈에 담는다.

남은 팔을 아리사를 도망치지 못하도록 어깨에 둘렀다.

히양, 비명을 지르는 아리사가 귀엽네.

「두 앨범에 아리사가 없지 않나. 외롭다. 그러니까」

그래, 카페에서 본 그 앨범에는…… 당연하지만 카메라맨인 아리사는 전혀 찍혀 있지 않았다.

아리사로서는 그걸로 좋을지도 모르지만 내로선 마음에 안 든다.

그러니까,

나는 셔터를 누른다. 찰칵하고 아리사를 찍는 기분 좋은 소리가 났다.

「이렇게 같이, 응?」

「────나오쨩은 치사해요」

카메라의 액정을 들여다본다. ……스스로도 의외일 정도로 기뻐 보이는 표정을 하고 있는 자신과 아리사가 거기에 담겨져 있었다.

카메라를 받는 아리사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어 분명 내도 같은 표정을 하고 있겠지.

아아──. 뭐라해도 좋은 휴일이었다.

긴장으로부터 해방되어 기지개를 펴니 권태감이 어딘가로 날아갔다. 걸으니 저녁 노을이 아까보다 더 예쁘게 보였다.

「나오쨩」

「응?」

그런 나를 불러 세우는 아리사.

돌아갈 기색을 보였지만 아리사가 불러 세워줄 거란 걸 알고 있던 것 같다. 아리사라면 이렇게 하겠지 라고.

나를 보는 아리사의 표정은 오늘 제일 좋은 걸로. 카메라가 지금 손에 있다면 사진으로 하고 싶을 정도로.

그것을 할 수 없는 나는 자신의 망막에 사라지지 않도록 새기기로 했다.

「아리사도 나오쨩을 정말 좋아해요」

그렇게 말해져서 나는 달려가서──안았다.

귀여운 소리를 내는 아리사를 느끼면서 나는 생각했다.

내는 행복한 놈이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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