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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무라 우즈키, 역행합니다! - 34. 아카기 미리아는 극적으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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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8, 2017 08:58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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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무라 우즈키, 역행합니다!」 - 시마무라 우즈키, 역행합니다 - 33. 아카기 미리아는 극적으로. ①에서 이어집니다.



 

34.아카기 미리아는 극적으로. ②

시점은 삼인칭입니다.
타이틀은 저대로 가지만 미리아도 우즈키도 안 나옵니다.
일단 시간이 되돌아가거나 장소가 비뀌기도 합니다.

 

「… 좀 어떻게 할 수 없나요? 그 꼴은」

 

모가미 시즈카는 무심결에 한숨을 내쉬었다. 새까만 옷을 입은 채 어느 새 뒤에 서 있는 반 친구 겸 선배 아이돌을 나무라기 위함이었다. 방수복은 일을 해서 하나하나 내리는 비를 튕겨내고 있었다.
날씨 탓에 시야도 나빠, 깊게 눌러 쓴 후드 아래에는 네온핑크색 에쿠스테와 흰 입가밖에 보이지 않았다.
 
「안타깝지만 어떻게 못 해, 나는 검은색이 좋다고. 돌아가는 것도 귀찮으니」

 

검은 합성가죽 장갑을 낀 손을 펄럭이며 니노미야 아스카는 웃었다.
 
「게다가 마유의 리퀘스트인걸」

 

옆에서 붉은 소녀도 싱긋 미소지었다.
시즈카에게 있어 연령도 연예계 경력도 선배인 사쿠마 마유는 붉은 비옷을 입고, 붉은 우산을 쓰고, 거기에 붉은 장화를 신고 있다. 완전방수모드였다.
그래도 아스카에게 우산을 씌워 줄 생각은 없는 듯하다.
 
「비를 맞는 아스카 짱, 멋지다고 생각하시지 않으시나요?」

 

시즈카는 무심코 머리를 싸매고 싶은 심정이었다.
 
「… 확실히 마유 씨랑 저 커플 느낌은 새삼스럽지도 않지만요. 근데 오늘은 후배 분들 공연에 가는 건가요? 그런 눈에 띄는 모습으로 갔다간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을까요」
「안타깝지만 우리들은 회장을 가르는 쇠사슬 밖에서 보게 됐으니까. 팬들이 들어가고 나면 별 문제는 없어」

 


「… 으으으」

 

무언가를 지적하고 아스카가 그것을 차분하게 받아치는 것은 시즈카에게 있어 꽤 많이 반복된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시호와 말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마유와 아스카가 세트로 있을 때 시즈카는 둘 다 경어를 쓰고 있어서 더욱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사실 평소에도 대부분 대화의 주도권은 아스카한테 있지만.)

 

교실에서야 아스카와는 반말로 이야기하고, 마유이게는 자연스럽게 존댓말을 쓰면 되는 일이지만, 그걸 둘 다 있을 때 적용하면 아스카가 마유에게 반말을 쓰고 있어서 묘하게 언밸런스해져서 붕 뜨는 것이었다.
사실 아스카는 거의 모두에게 경어를 사용하지 않고, 반대로 마유는 누구한테나 존댓말을 쓰니까 정말 신경쓸 건 없었지만, 아무래도 인간관계에 민감한 시즈카는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

 

마유가 우산 끝을 빙글빙글 돌렸다.
비가 리듬을 맞춰 튀어나갔다.
 
「시즈카 짱은 들어가도 되지 않을까요. 티켓은 저희들이 부탁하면 주실 거라고 생각하고요. 미라이 짱은 아직 안 온 것 같지만요」
「지각한 것 같네요. 먼저 들어갈까요? 」
「뭐, 기다리지 그래. 이번 라이브가 가장 참고가 될 법한 건 데뷔하기 전인 그녀. 미아가 되면 곤란해」
「그건 확실히… 아, 미라이다」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진동을 느낀 시즈카가 메시지 앱을 열자《지금공원 어디야? 길 모르겠어! 》같은 게 활기 넘쳐 보이는 이모티콘과 함께 떠 있었다.

 

 그걸 본 시즈카의 표정을 보고 아스카와 마유는 상황을 파악했다.
 
「공원 안에서 모이기로 했던 건 알기 어려웠던 걸까요…」
「미라이는 아즈사 씨나 카미야 씨처럼 길치는 아니니까, 근처 편의점 위치정보를 보내면 오겠지. 우리들도 이동하겠어」

 

바로 걸어가는 아스카와 마유. 제 마음도 그렇게 간파하지 못하는 것인지 시즈카는 생각했지만, 늘상 있던 일이기도 했던지라 일단 그 말대로 답장한 뒤 한숨을 쉬면서도 둘의 뒤를 좇았다.

 

 

 

 ________________

 

시라기쿠 호타루는 그 여성에게 손을 뻗는 순간 자신의 "부의 분위기"같은 것이 날아간 것 같다고 느꼈다. 오감으로는 느낄 수 없는 "싫은 분위기".

 

그것이 어째서 사라졌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녀의 손가락이 자신의 손을 잡은 순간 강렬한 바람이 불어서 제 주변의 모든 나쁜 것들을 긁어없앤 것, 그것만은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________

 

 

 


원래, 호타루는 이런 비 오는 날에 걸어다녔다간 분명 넘어지거나, 시야가 좁아져 자전거같은 데 부딪히거나 하니 외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소속된 346프로덕션의 대형 프로젝트인 신데렐라프로젝트의 데뷔 공연 티켓을 이마니시 부장님께 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 공원에 오게 된 것이였으나, 이미 그녀는 만신창이인 상태였다. 원래 같은 부서 동료들과 오기로 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꽉 찬 전철의 인파에 휩쓸려 호타루만 차량 밖으로 나갔고, 그 다음 전철은 비 때문인지 바람 때문인지 사고 때문인지 지연. 다른 사람들에게는 먼저 가라고 했다. 지난 밤 충전기에 꽂아뒀던 휴대전화는 충전 케이블이 내부단선같은 게 일어났는지 뭔지 충전되지 않았고, 그 연락을 한 뒤 배터리가 다 떨어졌다. 이래선 연락도 못 하고 지도 앱도 쓸 수 없다.

 

그런 이유로 울어 버렸으나, 언제나 있는 일이라 자신을 채찍질하며 공원 근처에 도착했다. 걱정하고 있을 동료들과 합류하기 전에 편의점에서 음료수라도 살까 생각했다. 그러려고 주차장에 들어가려는 차에 물웅덩이에 미끄러져서 굴러버렸다. 엎어지듯 쓰러져서 간신히 손으로 지탱하긴 했지만, 옷은 흠뻑 젖었고 콘크리트가 검정색 장갑을 찢어 손에서 피가 났다.

 

호타루는 이번에야말로 울음이 나오지 않으려나 생각했으나, 나오는 건 한숨뿐이었다. 자신의 불행을 한탄할 단계는 이미 지나가 버렸다. 하지만 이 불행 체질을 개선하고 싶다고 바라고 있긴 했기 때문에 슬프긴 슬펐다.

 

상처를 씻어내기 위해 작은 페트병과 소독약, 반창고같은 걸 항상 들고 다니는 걸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젖어버린 옷을 말릴 수건은 가져오지 않았지만 편의점에서 사면 되겠지.

 

상처 난 반대 쪽 손으로 어깨에 맨 가방 한 쪽에 항상 넣어 두는 구급봉투를 꺼내려 했다.
하지만 손에 걸리는 건 없었다. 어디에 떨어뜨린 모양.
슬쩍 치마 오른쪽 주머니도 확인한다. 지갑도 없었다.
 
「…후후후……」

 

흑화(闇堕ち)직전인 것이다.

 

내가 이렇게 엄청나게 넘어져서 장갑까지 찢어졌으니 이 장소에는 불행성분이 살포돼서 다음에 지나가는 사람도 넘어지지 않을까… 같은 걸 생각할 정도로 근거 없는 여유까지 생길 정도였다.

 

우선 이러고 있어도 나아질 건 없단 걸 알고 있으니 편의점 화장실에서라도 손을 씻으러 일어난다.
그리고, 편의점 안에 들어가려고 몇 걸음쯤 걸었을까, 누군가 말을 건 것이다. 이제 막 주차장 중심쯤이었다.
 
「괜찮아요~? 」

 

뭔가 푹신푹신한 느낌의 여자아이가 가까이 다가왔다. 흰색 우산을 쓴 채로.
그래서인지, 비가 내려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지만, 호타루에게는 여성이 있는 주변이 유독 밝아 보였다. 그러니까, 그녀의 우산에 투명한 전등이라도 붙어 있는 것만 같은 느낌까지.
나는 음침한 보라색 우산이나 쓰고 있으니 안 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괘,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사실 명백히 괜찮지는 않은 상황이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갑자기 괜찮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괜찮지 않다고 답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 여성은 푹신한 분위기와는 달리 관찰안은 있는 것인지 호타루의 찢어져 버린 장갑을 눈치챘다. 그녀는 조금 눈을 떴다.
 
「상처가 있잖아요~ 밴드는__」

 

그 때, 여성의 대사를 가로막듯 폭주족같아 보이는 오토바이 한 무리가 주차장에 들어온다.

 

그리고 다음 순간.
무슨 생각인지 들어왔던 모든 오토바이가 깔끔하게 되돌아갔다.

 

아까 호타루가 넘어졌던 곳 언저리다. 이곳저곳에서 들어오던 폭주족 남자들은 편의점 입구까지 주차장을 횡단하는 게 아니라, 어째서인지 크게 우회하듯 편의점 지붕 아래로 이동했다.

 

마치 둘이서 서 있는 주차장 중심에 투명한 거대 원기둥이 있어서 그걸 피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일련의 불가해한 행동에도 호타루는 의아했으나 그 의문은 계속되지 않았다. 자신과 모든 의미에서 극단에 서 있는 그들의 행동원리를 이해하지는 못하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잘못되어 있다.
시라기쿠 호타루의 극단은 그런 길가에 널린 돌같은 게 아닌 것이다.

 

여성은 생각한다.

 

 (… 저런 분들이 저와 같은 부지 안에 들어오다니~ 흔한 일은 아닌걸요?)

 

그녀, 타카후지 카코는 정말로 신기하다는 듯,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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