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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 "여름날의 기억"

댓글: 5 / 조회: 1244 / 추천: 1



본문 - 11-22, 2017 00:09에 작성됨.

765프로 아이돌들은 항상 바쁘다. 프로모, 녹음, 게스트 출연, 사진 촬영... 그녀들의 인기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는 증거다. 스케줄은 항상 빽빽하지만 일이 끝나면 늦게라도 사무소로 돌아오는 아이돌들. 그런 아이들을 보면 코토리는 항상 기쁘다.

한 달에 한 번, P는 스케줄을 비워서 아이돌들이 마음껏 쉴 수 있도록 한다. 이번 달에는 오키나와로 가서 히비키의 가족들과 같이 지내기로 했다.

 

 

아즈사가 창문을 열며 말한다.
"아~ 여기 와 있으니까 정말 편안해지는데~"
짐을 풀던 아이들이 곁에 와서 창 밖을 내다본다.

 

히비키의 집 밖에 펼쳐진 해변의 절경을 보자 아이들의 입이 벌어진다. 마지막으로 해변가를 찾았을 때가 류구코마치의 결성이 발표된 날이었다. 아주 오래 전에.

"흥! 우리 저택 풍경이 더 좋다구! 하지만... 여기도 나쁘진 않네."
아이들은 이오리를 보고 그저 웃는다. 모두가 함께 있는 시간. 정말 소중한 시간들이다.

 

 

문이 열리자 피곤에 지친 P가 들어온다.
"얘들아! 점심 시간 다 돼 가니까 내려가자. 이따 주변 구경도 해야-"

우당탕쿵탕

"참 저런 모습은 안 변한다니까."
아이들 모두를 관리하는 건 힘든 일임이 분명하지만 P에게는 정말 행복한 일이기도 하다. 모두 아이돌 업계에서 이름을 알려 나가는 중이지만, 이렇게 반짝이는 무대에 서기 전 그녀들이 시작했던 곳은 누구도 잊지 않으리라.

 

"세상에, 어쩜 이렇게 잘 먹을까? 음식 맛은 어때요?"
히비키의 어머니가 빨간 리본을 맨 아이에게 묻는다.

"(잠시 생각)음... 다 맛있어요. 특히 생선이 제일요! 맞지, 치쨩?"
하루카의 빛나는 녹색 눈이 치하야의 눈과 마주친다.
"네, 맞아요. 맛있는 음식, 정말 감사합니다."

 

 

식사가 끝나자 P가 소리친다.
"이제 해변에서 놀 시간이다!"
모두들 들떠 있다. 타카기 사장과 코토리까지 모두가 함께 나선 적은 처음이다.
유키호와 마코토는 모래성을 쌓는다.
히비키, 타카네, 미키는 푸드트럭에 붙어 있다.
아미, 마미, 야요이, 이오리는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한다.
아즈사, 코토리, 리츠코, P와 사장은 여기까지 와서 향후 계획을 놓고 회의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남은 둘은...

 

"음, 이제 우리 둘만 남았네. 정말 좋지 않아? 우리도 제대로 놀아 보자, 치쨩!"

둘은 물놀이도 하고, 주변 관광도 좀 하고, 군것질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몇몇 알아보는 팬들이 있었지만, 오늘 같은 휴일에 굳이 본업으로 돌아가지는 말라고 P가 말했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서 어느새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

 

하루카가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보자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진다.
"벌써 가야 되는 거야? 으아, 가기 싫은데!"
"괜찮아, 하루카. 한 달 뒤면 또 이런 날이 오잖아. 그 때도 기대되는데." 치하야가 하루카를 보고 웃으며 말한다.
"그치만... 난 아직 추억도 제대로 못 만들었어."
"에? 뭐 하고 싶은 일이라도 있어?"

 

치하야는 하루카의 얼굴이 그렇게 빨개진 걸 처음 보았다. 잠깐이지만, 하루카가 이런 면도 있다니, 하면서 정말 귀엽다고 생각했다.

"치하야." 하루카가 조용히 말을 건넨다.
"응?"

하루카가 치하야에게로 한 걸음 다가선다. 심장이 터질 것 같지만, 신경쓸 때가 아니다. 치하야만이 줄 수 있는 이 기분, 하루카에겐 정말 소중한 기분이다. 오랬동안 생각해 왔었다. 마음을 전해도 되는 걸까? 부담만 주지는 않을까? 우정이 깨지지는 않을까? 답은 모르지만, 뭐가 됐든 대답을 듣고 싶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하루카가 치하야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난 언제나... 언제나..."

말을 맺지 못하고 치하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놀랍게도 허리를 꽉 잡는 손이 느껴졌다. 초록빛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 순간을, 참 오랫동안 기다려 왔었다. 치하야가 같은 마음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마음을 전했으니, 그걸로 된 것이다. 오래 전부터 치하야만을 바라보고 있던, 그 마음을.

 

"알아. 하루카. 고마워." 하루카의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기를 끌어모아서, 작은 희망을 품고, 치하야에게 그 동안 담아 두었던 질문을 한다.
"치하야는... 날 어떻게 생각해?"

 


치하야는 조용히 웃는다.
"눈, 감아 봐."

 

으아 오랜만에 하니까 느낌이 안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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