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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마 마유 15년의 새빨간 일기장.

댓글: 2 / 조회: 1694 / 추천: 3



본문 - 10-16, 2017 11:28에 작성됨.

사쿠마 마유 15년의 새빨간 일기장

 

 

프로듀서씨를 향한 사랑을 적은 일기장을 적은지 벌써 15년이 되었네요.

 

대답은 한번도 없습니다.

 

마유는 계속 기다리고 있어요.

 

프로듀서씨를 이제 더 이상 만날 수 없네요.

 

1년째 

프로듀서씨를 향한 마음을 적은 일기장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돌이 되고 나서 거르지 않은 빨간 일기를 보낼 뿐인데 왠지 그것만으로 행복했습니다.

우체통에 가벼운 소리가 울릴때마다 마음이 채워졌습니다.

1달에 한 번. 프로듀서씨의 우체통에 일기장을 넣지만 항상 비어있어서 열심히 읽고 계신걸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치히로 씨에게 물어봤더니 애매하게 얼버무렸습니다.

 

2년째 

조금씩 일기 쓰는 요령이 늘었습니다.

그다지 빡빡하지 않게 그다지 듬성듬성하지 않게

제대로 일기 쓰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가벼운 소리가 울립니다.

우체통을 열어보면 프로듀서씨 앞으로 온 우편물과 아까 넣은 새빨간 일기장만 들어있습니다.

우편물은 광고뿐이었습니다.

 

3년째 

조금 취향에 맞게 오밀조밀하게 꾸민 시를 적어보았습니다.

프로듀서 씨에게 보여주고 싶은 시.

절대로 쇼코도 노노도 보여주지 않았어요.

최근에 포스트에 일기장을 넣은 다음날 치히로 씨의 모습이 신경쓰여요.

눈이 빨갛게 부어있어요. 괜찮은걸까요.

일회용 아이마스크를 주었답니다.

치히로 씨는 조금 놀란 얼굴로 받아주었습니다.

 

4년째 

일기를 적지 않으면 잘 수 없게 되었습니다.

조금 의존하게 되었네요.

일기를 쓰지 않으면... 쓰지 않으면... 쓰지 않으면...

치히로 씨가 뭔가 말하려다가 그만두는 모습이 최근 자주 보입니다.

최근 동기들이 자주 그만두고 있습니다.

 

5년째 

슬슬 은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프로듀서 씨를 만난지 벌써 몇년째일까요. 슬슬 만날 수 있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기장은 절대 그만두지 않습니다.

 

6년째 

아이돌을 은퇴했습니다.

저는 집에만 잇는 채 한 달에 한 번 프로듀서씨의 우체통에 새빨간 일기장을 넣는 것만을 기대하도록

프로듀서 씨를 만나고 싶어.

그런 마음이 계속 커져만 갑니다.

 

7년째 

'사쿠마 마유의 일편단심'이라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이돌이었으니까? 우체통에 넣는 모습이 잡지에 게재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어요.

자. 프로듀서씨를 오늘은 무엇에 비유해볼까요?

 

8년째 

저는 변하지 않아요.

매월매월 새빨간 일기장을 보낼뿐

이제 슬슬 이 일기의 시만으로 앨범 50매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문득 가사를 써내려갔습니다.

'정말 좋아해만으로 좋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당신을 보면 그 것만으로 행복해요'

어라? 나는 어째서 프로듀서 씨의 옆에 없는 거죠? 프로듀서 씨에게 가지 않으면... 

나는 방을 뛰쳐나왔습니다.

 

9년째....일까요?

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조차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그래도... 프로듀서 씨가 좋아하는 것만큼은 기억하고 있어요.

 

10년째 

역시 기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프로듀서씨를 계속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11년째도 12년째도 기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저.. 프로듀서 씨를 좋아합니다.

오로지 프로듀서 씨를 만나고 싶을 뿐입니다.

 

13년째네요.

센카와 치히로 씨. 호시 쇼코씨. 모리쿠보 노노씨라는 분들이 오셨습니다.

한가득 추억 이야기를 들었지만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결국에는 화풀이까지 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를 싫어하지 말아주세요

눈물을 뚝뚝 흘리는 3명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떨어지질 않아요.

 

14년째

3명과 웃으면서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정말로 나는 사쿠마 마유라는 인물인지조차 모르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15년째

겨우 기억이 돌아왔습니다.

떠올리며 큰소리로 울부짖었습니다.

아침도 낮도 밤도 다른 사람의 눈을 신경쓰지 않고 울부짖었습니다.

 

 

 

15년 전에 프로듀서가 돌아가신 것을

 

 

 

새빨간 일기장에는 수많은 추억을 쓰고 있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상상의 나날을 그렸습니다.

만약 이런 생활을 프로듀서 씨와 함께 보낸다면. 만약 프로듀서 씨와 한 번 더 만났다면.

 

"당신....의.. 입으로... 언젠가... 들려주세요..."

 

긁는 것 같은 목소리로 노래합니다. 멜로디따위는 상관 없어.

 

"나를.... 정말 좋아... 한다고...."

 

엉망진창인 노래를 부릅니다. 그저 부르고 있습니다.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처음으로 매일매일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소중한 것은 잃고나서야 깨닫는다고 누군가 말했었지.

 

나는 아이돌로 복귀했습니다. 다시 한 번 아이돌을 하고 있으면 프로듀서 씨가 기뻐할테니까

 

지금까지 보내 일기장은 치히로 씨가 프로듀서 씨의 방에 놔두었대요.

 

부탁해서 프로듀서 씨의 들어갔습니다. 전에는 마음대로 들어가서 저녁을 만든 적도 있었죠.

 

조금 낡은 정장도 읽지도 않은 책도 모든 것이 변한 게 없었습니다.

 

새빨간 일기장은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쌓여있었습니다.

 

프로듀서 씨의 방을 보다가 문득 무언가 눈에 띄었습니다.

 

사쿠마 마유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안에는 뭔가 둥근 것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읽은 후 저는 그저 흐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로지 사랑한다는 말을 외쳤습니다.

 

당신을 향한 사랑을 담은 일기를 보낸지 16년. 답장은 절대 오지 않을 테죠.

 

하지만 괜찮아요. 그래도 계속... 계속... 마유는 프로듀서 씨를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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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마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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