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시마무라 우즈키, 역행합니다 - 26. 시마무라 우즈키는 초콜릿.

댓글: 2 / 조회: 1180 / 추천: 1



본문 - 09-01, 2017 09:22에 작성됨.

전편 일람 : 목록 보기

「시마무라 우즈키, 역행합니다!」 - 시마무라 우즈키, 역행합니다 - 23~25. 시마무라 우즈키는 감염된다 / 시부야 린은 힘을 원한다에서 이어집니다.

 



 

26. 시마무라 우즈키는 초콜릿.

화이트데이 기념으로 올라온 발렌타인데이 외전입니다. 본편이랑은 관계가 없...나?

 

 

「프로듀서 씨. 마유는 당신을 사랑한답니다」
「알고 있어, 나도 사랑해.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네!」

두 사람이 가져온 초콜릿을 교환한다.
2월 14일. 이른 아침, 346 프로덕션 옥상 정원에서 그런 대화가 이루어졌다.

나와 아스카 짱은 그걸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 분수대 앞 벤치에 앉은 둘은 손을 잡은 채, 가끔씩 웃음소리를 내면서, 한동안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마, 앞으로 어떤 집에서 살까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리라.
어쨌든, 마유 짱의 행복한 표정을 볼 수 있어 나도 기뻤다. 작년에는 위험했던 일도 있었지만, 뭐 저 둘은 내년에도 초콜릿을 교환하겠지.

「정말이지… 오늘은 멋부리는 게 아니라 정말로 블랙을 마시고 싶은 기분이야」

아스카 짱이 쓰게 웃었다. 나도 비슷한 표정이었겠지.

「완전 동의. 그래도 우리한테도 줄 것 같지 않아?」

나와 아스카 짱은 캔커피로 단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 곳엔 발렌타인데이라 그런지, 아침 일찍부터 여러 아이돌이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다다닥, 이쪽으로 다가오더니, 파앗! 하고 포즈를 잡았다. 하지만, 얼굴은 새빨간 채로.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ㄴ, 나의 맹우여! 성가신 태양이구나!」
「아, 란코. 성가신 태양이네」

시추에이션을 보아하니 아무리 봐도 나한테 볼 일이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인사는 하지 않고 아스카 짱의 뒷편에서 상황을 관전한다.
하지만, 란코 짱은 무슨 작은 붉은색 상자를 안고 있는 채, 움직일 수가 없는 것 같았다.

「초… 초콜… 발… 발렌…」이라고 웅얼거린다. 왠지 10년 전, 프로듀서에게 PV 기획안 노트를 건네주려 했었을 때 같았다. 아니, 이젠 11년 전인가.

아스카 짱의 날카로운 눈매에 따뜻함이 담겼다. 만날 때부터 느꼈던 그 칼날같은 차가운 외견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란코는무조건귀여움이라고 생각하는 그게 귀엽거든.

「내 자만이 아니라면… 오늘이라는 특별한 날에, 란코는 나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있다…」
「그럼 듣도록 하지」
「… 기일(幾日)의 은혜, 붉은 잎의 무대의 은혜, 그리고 여가 강림을 시작했던 장소에서의 은혜. 저는 당신에게도 감사하고 있노라」

란코 짱은 볼 여유조차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아스카 짱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미묘하게 붕괴된 말투를 듣고 진지하게 답해야 한다는 스위치가 켜졌겠지.

「네 데뷔 공연이 나와 같은 무대에서 이루어진 건 내 의도가 아니였어. 게다가 가을 라이브도 그래… 그건 모두가 이루어 낸 결과다」
「그런 게…」

란코 짱이 반론하려고 했지만, 손을 들어 막았다. 아스카 짱은 그 틈에 란코 짱의 왼손을 살짝 잡았다. 나는 이제 무슨 상황이 전개될지 대략 알아차렸다.

「물론 감사는 받도록 하지. 그리고, 고마운 건 나야.
너의 존재가 나에게 용기를 준다는 사실을 너가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하고 있어, 그러니 괜찮다면 받아 주겠니」

그렇게 말하고 아스카 짱은 란코 짱의 새끼손가락에 반지를 끼웠다. 와 진짜. 란코 짱은 뭐지? 하고 손가락을 확인하더니, 팍 굳어버렸다. 그리고 화아앗! 하고 표정이 밝아지는 게 아닌가.

「와와, 와와아!! 고, 고마, 고마워! 나, 행복해…!, 아스카 짱!!」

초콜릿이 들어 있는 상자를 아스카 짱의 가슴께에 들이밀고서, 란코 짱은 그래로 아스카 짱을 껴안았다.

갑작스런 전개에도 놀라지 않고, 이런이런, 하는 표정으로 등에 손을 돌리는 아스카 짱. 그 새끼손가락에는 란코 짱과 커플을 이룬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빠르게도 반지 모양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 둘의 사이좋은 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꾹꾹, 하고 소매를 잡아끄는 손이 느껴졌다.

「우즈키, 잠깐만」

린 짱이었다. 조금 뺨을 붉힌 채. 린 짱이 키가 더 크지만, 약간 표정을 숨기려는 듯 얼굴을 숙이고 있어서 내가 위에 있는 것 같은 상태였다. 눈길이 맞자 금세 눈을 피한다.

더 이상 관찰할 새도 없이「읏」하곤 종이봉투를 건네는 게 아닌가. GODIVA 로고가 찍혀 있는 걸 보니 100% 초콜릿이겠지. 뭐랄까, 고등학생이니까 이제 브랜드 달린 물건 정도야 평범하게 쓰겠지만, 어른인 내 입장에서 보면 뭔가 무리한 것 같아서 더 귀여웠다.

「우후후, 고마워요, 린 짱. 기뻐요」
「따, 딱히… 신경 쓸 필요 없어…」

내가 웃자 딴청을 피우는 린 짱. 정말이지, 친구한테 의리 초코 주는 것 정도로 부끄럼쟁이가 되어 버린다니까. 나도 가방에서 초콜릿 상자를 꺼냈다. 모처럼이니까 수제 초콜릿을.
포장되어 있어서 직접 만든 건진 모르겠지만, 집 가서 보고 놀랐으면 좋겠다.

「자, 린 짱. 저도」
「어, 그러니까. 고마워」
「후훗, 천만에요」

그렇게 내 종이봉투를 받은 린 짱은 그대로 봉투를 가슴에 안았다. 히죽거림이 멈추지 않는 듯 입께가 꿈틀거리는 채. 아무래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린 짱의 치마를 툭툭 잡아당기는 손이 있었으니. 책상 아래에서 뻗은 그 손은.
린 짱은 한순간 움찔했지만, 곧 인자한 성모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뺨의 홍조는 가셨지만, 표정에 담긴 자애가 예사롭지 않은 것이었다. 책상 아래에 있던 건, 그래. 모리쿠보 노노 짱이었다.

「노노, 무슨 일이니?」
「모리쿠보도… 초콜릿 가져왔는데요…」
「엑?! 우즈키한테!?」

뭐냐고 정말, 이 둔감녀가.

「왜 그렇게 생각하신… 그… 린 씨한테 드릴 건데요. 필요 없으면 안 받으셔도 괜찮은데요… 정말로… 깊은 뜻은 없고요… 저번 라디오 때 답례라는 차원에서…」

이라고 노노 짱이 중얼거렸지만, 린 짱은 전혀 안 듣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줬을 때보다 훨씬 더 알기 쉬운 미소로 조금씩 표정이 바뀌었다. 으으으ー. 뭐, 하지만 노노 짱은 귀여우니까 어쩔 수 없나.

「노노, 나한테 주려고 사 온 거야?」

린 짱이 행복함에 넘치는 모습으로 쪼그려 앉아 물었다. 책상 아래에서 체조앉기 자세로 앉아 있던 노노 짱이 뺨을 붉힌 채 눈을 피했다. 얼굴을 무릎으로 조금 숨기며.

「… 사 온 게 아니라… 일단 직접 만든 건데요…」
「에에! 대단하네, 고마워 노노. 보여 줄래?」
「괜찮은데요…」

뭔가 둘만의 세계에 빠진 모양이라 그대로 두기로 했다. 정말, 내 초콜릿 잊진 않았겠지…. 사무실 테이블 위에에 있던 카나코 짱 초코 쿠키를 입 속에 쑤셔넣었다.

…… 내가 앉아 있는 소파 맞은편에는 가만히 입을 다문 채 앞을 보고 있는 커플 한 쌍이 있었다. 아니, 커플은 아닌데 말이지.
미오 짱이랑 아이코 짱이다. 그녀들이 앞을 보고 있다는 건 내 쪽을 보고 있다는 거지만, 그 귀까지 새빨개진 얼굴과 빙글빙글 돌고 있는 네 눈을 보아하니, 내가 있단 걸 눈치 못 챈 모양이었다. 아이코 짱은 부끄러운 듯 약간 고개를 떨군 채, 미오 짱은 입을 꾹 다문 채.
정말… 나 여기 있기 싫어….

「아, 아ー짱!」
「!, 넷!」

멍하니 보고만 있던 미오 짱이 마침내 행동을 개시한다. 아이코 짱은 뛰어오르듯 대답했다.

「저, 저기 말야, 오늘, 무, 무슨 날이지?」

거기서부터 시작이냐. 눈을 돌리는 그녀의 모습이 워낙 재미있었는지, 아이코 짱은 얼굴을 붉힌 채 쿡 하고 웃었다. 상대가 긴장하는 걸 보고 조금 침착한 것 같다.

「후훗. 미오 짱,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죠?」
「응 그그그그렇지! 아, 아니~ 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이코 짱이 후후후, 하고 웃고. 제 무릎을 잡고 있는 미오 짱의 손을, 슥 하고 만졌다.

「…… 미오 짱은, 초코. 만들어 오신 건가요?」
「아, 그러니까, 와, 와」

눈을 희번덕거리고 있잖아. 아이코 짱의 가는 손가락으로 덮힌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건 조금 이해가 간다.
그런 펑크 직전의 미오 짱을 향해 더더욱 박차를 가하는 아이코 짱. 다른 쪽 손으로 미오 짱의 얼굴에 손을 대고 자기 쪽으로 돌린다. 축 쳐진 눈매로 시선을 윗쪽으로 향한 채, 새빨간 얼굴로 눈을 마주해, 작은 소리가 들렸다.

「…… 저는 미오 짱한테 주려고… 만들어 왔답니다…?」

미오 짱의 머리가 파앗, 하고 새빨갛게 되더니 폭발해 버렸다.

「미, 미오 짱!?」

아이코 짱이 이내 어깨를 흔들어 보지만, 미오 짱은「아ー 짱…」이라며 중얼거릴 뿐 제대로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 얼굴엔 행복함이 가득했다만. 잘 됐네.

역시 이런 곳에 계속 있을 순 없어! 라고 생각해 소파에서 일어나려 보니. 어깨를 툭툭 치는 손이 있었다. 뒤돌아보니 볼에 집게손가락이 찔렸다.
귀엽게 장난을 걸어 온 건 천사, 코히나타 미호 짱이었다. 그 뒤에는 이가라시 쿄코 짱도 보였다.

「해패 발렌타인, 이려나?」
「만든 초코 교환해요ー!」

뭐, 이런 느낌으로, 나는 특별한 하루를 즐겼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내가 미리아 짱이랑 리카 짱 장난에 걸려서 와사비 초코를 먹고 있을 때쯤.
레거시 B4 차 안에서.

「프로듀서,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고 계시나요?」
「물론입니다. 발렌타인 데이지요」
「후후, 역시 프로듀서라도, 연예계 사람인걸요. 그런 의미에서 선물을 드리…」
「… 카에데 씨, 이걸」
「…… 혹시, 프로듀서. 리버스 초콜릿인가요?」
「쵸콤밖에 없지만요」
「………후후훗! 우후훗! 프로듀서, 그거 제가 할 말이라고요~!후훗. 저도 초콜릿 가져왔답니다~!」
「그럼 교환하기로 하죠」
「후훗, 그러죠. 일 끝나면 초코랑 술 조금, 어때요?」(* 원문은 チョコとお猪口 쵸코토오쵸코)
「일본주에는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그러지요」
「후훗, 기대되네요」
「그렇군요」




 



 

쵸코토오쵸코라니, 누가 예상했겠는가.
이건 다쟈레가 아니라 잰말놀이 수준인데요... 카에데상 자제좀;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