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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무라 우즈키, 역행합니다 - 23~25. 시마무라 우즈키는 감염된다 / 시부야 린은 힘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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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1, 2017 18:42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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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무라 우즈키, 역행합니다!」 - 시마무라 우즈키, 역행합니다 - 21~22. 시마무라 우즈키는 신세대와. 에서 이어집니다.

 



 

23. 시마무라 우즈키는 감염된다.




감기에 걸렸다.

「엣취!」

성대하게 기침이 나온다. 엄마가 어머어머…같은 표정으로 「오늘은 쉬어야겠네」라고 하신다.
감기에 걸렸다고 쉴 수 있다니, 학생은 최고구나아! 그러고 보니까 저번에도 이 시기쯤 돼서 감기에 걸렸었지. 그 때 프로듀서가 집에 왔던 것도 기억난다.

이쪽 세계에선 아직 데뷔 공연은 안 했지만, 그건 아스카 짱을 비롯한 멤버들과 KBYD의 라이브 각각에 CP 멤버가 나와서 전체적으로 예정이 밀린 탓이다.

즉 데뷔 공연은 다음 주다.

어라, 이런 중요한 시기에 감기같은 거나 걸리면, 사회인 실격 아닌가? 뭐, 그런 이유로 만화나 읽으면서 침대에서 뒹굴거리자니, 병문안 온 사람이 있었다.



 




나도 모르는 새 내 왼팔이 잘려저 떨어져나갔다.

이 세계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체험을 할 일도 없었을 것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전기톱 엔진음에 섞여 내 절규가 울린다. 마유 짱이 내 귓가에 대고 비웃는다.

「으흣… 후후후후!!」

순간 그쪽으로 눈을 돌려도, 내 눈에 보이는 건 어둠뿐이었다. 주위에는 나 이외의 인간이 보이지 않았다. 이게 CM이라도 찍는 거였으면 중단할 수 있겠지만, 유령처럼 누군가에게 딱 꺾여버린 손목은 움직일 수조차 없다.

나는 손가락을 부르르 떨며 어스름한 복도를 뒷걸음친다. 폭우가 내리는 밖에서 천둥이 울린다. 그 사이에도 눈 앞의 인간이 아닌 누군가는 가까이 다가왔다. 눈의 흰자가 전부 피로 얼룩져 있다. 흙투성이에 토하고플 정도로 더러운 머리, 그대로 썩어떨어질것만 같이 푸른 기운이 도는 기분나쁜 피부.

「나는 당신의 비명이 듣고 싶어」

방금과는 다른 방향에서, 눈앞의 괴물이 있는 곳과는 다른 방향에서 유령의 소리가 들린다.
지금까지 꺾여 있던 팔에 보이지 않는 손의 감촉이 사라진다.

그리고 그 손은 나의 목을 조른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는 깜짝 놀라 뛰어올랐다.



플레이스테이션 VR 헤드셋이 떨어진다.

나는 좀비게임에서 해방되었다. 눈 앞 TV 화면에 VR헤드셋을 장착하라는 표시가 나온다.
다신 하나 봐라 이런 거. 내 양옆에서는 마유 짱과 아스카 짱이 눈물을 흘리며 폭소하고 있었다.

「아 정말!! 웃지 말라고!!」

「그치만, 우후후, 우즈키 씨, 후훗, 제일 무서워했는걸, 아하하」

「아하하하하하!!『꺄아아아아』래!! 그런 성격 아니잖아 당신! 아하하하하!!」

「이것들 내가 차에 태우고 날아가버리는 수가 있어!」

「아ー하하하하! 할 수 있으면 해 보라고!」

「최고에요오! 우후후!! 지금 플레이 녹화해서 트위터에 올릴게요!」

「하지 마!!」

바이오하자드 7, 감기 걸린 내게 주는 코우메 짱의 선물이라는 모양이다. 병문안 온 것은 마유 짱과 아스카 짱. 코우메 짱은 게임CD만 줬지만, 도중에 플레이하기 위한 본체나 악세서리까지 다 사 온 모양이다.

친구들이랑 배 잡고 뒹구려고 큰 돈을 팍팍 쓰는 중학생이라니 무섭네에. 뭐 사실 둘 다 죽을 때까지 못 쓸 돈 들고 있겠지만서도.
특히 아스카 짱은 아이돌 이외에도 굿즈 디자인도 이것저것 상당히 받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의 데코레이션보다 훨씬 본격적으로 기업과 콜라보레이션도 한다고 하니.

어쨌든 코우메 짱의 선물으로 우리들은 놀고 있었던 것이다. 그건 이제 됐다. 엄마가 마침 장 보러 간 참이라 거실에서 왁자지껄 떠들었다.

「아ー!트위터에 올렸지ー! 마유 짱, 간질간질형이라구~!」

「꺄아ー! 꺄아ー!」

「린이나 미오 말고도 CP 멤버 전부 걱정했었어. 뭐 그 영상을 보면 어이없어지겠지만 말이지」

「LINE으로 괜찮다고 메시지 보냈었는데ー」

그런데 어째서 린 짱이나 미오 짱이 아니라 이 둘이 병문안에 왔는가 하면, 다음 주 공연을 위해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하는 건 모두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 사실 다음 주 공연에서는 란코 짱을 포함해 모든 유닛이 노래하고 춤출 예정인 것이었다. 요전에 프로듀서가 설명할 때 전혀 안 들었던 걸 왜 그랬을까, 생각하게 될 정도로 저번 세계랑 예정이 다르다.

애초에 뭐, 신인 1팀이서 한 곡 부르는데 요요기 공원 야외 스테이지를 채울 수 있을 관객을 모은다는 게 도대체 답이 없는 만큼, 평범히 생각하면 알 수 있을 이야기이긴 하다.

「근데 아스카 짱은 의외로 호러(?)같은 거 잘 보는구나. 저번에 갔던 귀신의 집은 꽤 쌈마이틱해서 어쩐지 몰랐는데」

저번에 갔던 유원지 얘기다.

「의외라니 무슨 소리야. 코우메처럼 열광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지. 목적이나 테마가 뚜렷한 창작물 종류는 좋아해」

「뭐야 그 이유, 귀여워」

「당신의 감성은 잘 이해가 안 가지만…」

적당히 이야기하면서 마유 짱을 간질간질하고 있었는데, 숨을 몰아쉬며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도망가 버렸다.

「하아, …하아… 그렇게 말할 것 같으면 마유도 무서운 거 괜찮은데 의외라고 안 하시는 건가요오…?」

「아니, 의외라니. 마유 짱 평범하게 비명질렀잖아. 귀여워서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예!?」

「…뭐, 우즈키 짱 플레이할 때엔 우리들이 방해했었으니 말이지. 그냥 살짝 어두운 게 전부인 초반 중의 초반 플레이하는데 전혀 진행 못 했던 귀여운 마유는 못 이긴다고」

「무무슨!?」

마유 짱이 입을 이상한 모양으로 화를 냈지만, 화가 아니라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뭐 솔직히 말하면, 나도 동영상 찍어서 트위터에 올렸는데」

「!!?잠깐, 바로 지워 주세요! 우즈키 씨를 지워주세요!!」

「무서」

그 뒤 다 같이 저녁 될 때까지 꺄아꺄아하며 놀고 나서, 엄마가 만든 저녁밥을 먹고 해산했다. 엄마는 내 친구가 우리 집에 온 건 오랫만이라며 정말 즐거운 듯 했다. 사실 회복됐다고는 해도 감기 걸려 놓고서 친구들이랑 놀았다고 잔소리하긴 했지만.
그리고 저 둘의 개성에 놀란 것 같았다. 아스카 짱이야 뭐 그럴 만 하지. 언제나 블랙-멋있음-차림이고. 그리고 눈매가 너무 날카로워서 처음 보면 가벼운 공포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뭐, 내 자랑스런 친구인 것이다.

그런 말을 하자, 엄마는 행복히 웃어 주었다.






25. 시부야 린은 힘을 원한다.





시부야 린 시점입니다.




「그럼 우리들은 우즈키 짱 병문안 갔다 올게」

「다들 걱정하고 있다고 전해 드릴게요」

아스카와 마유 짱이 레슨실까지 굳이 사전확인하러 왔다. 이 둘, 묘하게 신경쓰는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연하인데도 나보다 훨씬…… 성장했다고 해야 하나, 뭐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검붉은 불꽃 같은 열정을 지니고 있어서, 분명히 귀여운데도, 어째서인지 그 눈은 차갑기만 하다.

그것은 미오에게 앞으로도 결코 느낄 일 없을 종류의 열정이었으며, 내겐 찾아오지 않을 듯한 으스스한 차가움이었다. 하지만, 우즈키는 그렇지 않다. 그 아이는… 그 사람은 예기치 못한 때, 그녀들과 비슷해지곤 한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그래서, 나나 미오를 대할 때보다 조금 더 거리가 가까운 거라고 생각한다.

즉,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괜찮으려나ー 시마무ー」

나와 함께 유연성 체조를 하고 있는 미오가 축 늘어진 눈매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인다.
우즈키도 이 정도로 얼굴에 다 쓰여 있었다면 편했을 텐데.
아니, 뭐, 누구라도 본심이 그대로 표정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우즈키가 보다 알아보기 쉽도록 그늘없이 활짝 웃는다고 해도, 그녀의 본심을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다.

「걱정이야, 다음 주 라이브인데」

「으ー음, 마유 짱이랑 아스카 짱만 가도 되려나아」

「우리가 갔다가 감기라도 옮기면 답이 없고, 우즈키도 신경쓸 것 같으니까」

「글치ー」

「게다가…」

「여러분ー, 잠깐 시간 나시나요ー?」

내 말을 끊은 치히로 씨가 CP 전원을 집합시킨다. 레슨 룸에서 몸을 축이던 멤버는 입구 쪽으로 질질 끌려간다. 나와 미오도 바닥을 짚고 일어난다. 미오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시부린 뭐라고 하려 그랬어?」

「게다가…」

우즈키는 아스카랑 마유만 오는 걸 더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서.

「아무것도 아니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호조 카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카미야 나오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CP 전원에게 인사를 하는 둘. 핫도그같은 머리를 한 소녀와, 우리 집 강아지같은 머리를 한 소녀였다. 그렇구나, 둘 다 외모가 깔끔했다. 옆에 선 치히로 씨와 프로듀서는 흐뭇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카렌 짱과 나오 짱은 프로듀서가 얼마 전 스카우트한 아이돌이고, 제가 서포트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마유 짱이나 아스카 짱과 비슷하네요. 그래서 이 둘도 이 방을 이용하게 되었고, 레슨이 겹치는 일이 있을지도 몰라요. 모두들 사이좋게 잘 지내 주세요」

『네!』

모두 큰 소리로 대답한 뒤. 제각기 두 사람을 둘러싸고 모두들 와아 와아 떠들고 있었다. 나는 바깥에서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던 차에 손이 맞닿는다.

「미리아」

「저기! 린 짱도 와ー!」

「아니, 난…」

라고 말하는 사이 미리아 짱에게 이끌려 프로듀서 앞까지 온다. 에… 아니 왜…? 다 같이 새로 온 멤버들한테 질문하는 거 아니야? 갑작스러운 일에 나도 프로듀서도 얼굴을 마주보고 곤혹스러워하자니, 미리아 짱이 투명 칼이라도 허리에 찬 듯한 포즈를 취한다.
그리고 프로듀서에게 돌진했다.

「읏차ー아!」

「아, 아카기 씨!?」

「이 바람둥이!」

「에?!」

미리아는 손으로 입가를 가린 채 못 참겠다는 듯「우후후후!」하며 웃고「와아ー!」하며 모두 모여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엑…」

추측컨대, CP 이외의 다른 사람을 스카우트해서 "바람둥이"라고 한 것 같긴 한데. 지금같은 행동은 어디서 배운 걸까. 프로듀서는 목에 손을 갖다댔다.

「아마 시마무라 씨나 사쿠마 씨의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정말, 당신이 똑바로 해야지」

「죄송합니다…」

사실 프로듀서한테 말해 봐야 소용없긴 하겠다만. 그는 약간 묘한 표정을 짓고서는, 웬 봉투를 내밀었다.

「시부야 씨, 호조 씨와 카미야 씨의 건에 관련해 잠깐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와~! 그래서, 디즈니랜드?」

다음 날, 제트코스터 대기열에서 옆에 선 미오가 말했다. 손에는 팝콘을 들고 있는 채다.

「응… 우즈키랑 란코도 아스카네랑 같이 놀이공원에 갔다 왔고, 소문으로 듣자 하니 나나 씨도 갔다 온 것 같던데, 왜? 346프로에는 그런 전통이라도 있는 거야?」

「즐거우니 상관없지 않을까요! 봄버ー!」

「아하하… 아마 마유P가 만든 전통이 아닐까요…」

나와 미오 앞에 나란히 선 아카네와 아이코가 각각 말했다. 둘 다 얼굴을 일단 숨기는 척이라도 하기 위해 쥐 모양 선글라스를 쓰긴 했지만, 아카네같은 경우 거의 의미가 없었다.

「아이돌이란 건 다양하구나」

「쩔어… 아카네 짱이랑 아이코 짱이랑 디즈니랜드 왔어 나…!」

내 뒤에는 카렌과 나오가 있다. 나보다 나이가 한 살 많지만, 처음 만났을 때부터 좋은 인상이었다. 여튼, 오늘 멤버는 이상과 같다. 내가 프로듀서에게 부탁을 받아 카렌과 나오를 불러오고, 미오한테도 누구 불러오라고 말했더니 아카네와 란코가 왔다.

「결국에ー, 마유P는 무슨 사람이었던 거야?」

아까 아이코의 말이 마음에 걸렸는지, 미오가 말했다. 아카네가 미오 팝콘을 먹고 있었다. 나도 신경쓰였다. 사정을 모르는 나오와 카렌은 의문을 품은 채 귀를 기울였다.

「어떤 사람인가아. 으ー음… 사실 말해 봐야 별 의미 없을지도 모르겠지만서도요. 제가 보기엔 착한 사람 같았는데요? 푹신한 분위기에, 살짝 허당같은 면도 있었지요. 꽤 연상인데 친해지기 쉽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카메라 관해서도 꽤 말했었죠」

「음?」

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미오도 팅 하고 오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해피프리 공연 때 그 사람에게 인사를 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친해지기 쉽다는 느낌은 전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오히려 냉랭한 분위기로 이쪽을 지켜보는, 뭔가 치고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팔짱을 낀 채『흐ー음, 당신이 우즈키 짱의 동료?』라고 했었고. 아무리 봐도 착한 것 같지는 않았고, 그 부담으로 봤을 때 첫 무대를 목전에 두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아니었다.
사실 그래도 그 덕분에 반드시 성공시키고야 말겠다는 투쟁심이 솟긴 했지만. 즉, 푹신한 분위기에 허당같은 사람이라는 의견은 받아들일 수 없어.

그러고 있자니 아카네가 아이코에게 반론한다.

「에에ー!그런가요ー!? 저는 파워풀하고, 기운 넘치고, 뜨겁고, 정열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런닝 뛰었던 적도 있었고, 제가 공연 실패했을 때 눈물 흘리며 슬퍼해 주고 격려해 주기도 했었습니다!」

정면에서 전혀 다른 말을 했는데도 아이코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으응? 뭐인 걸까. 마유나 아스카한테 들었던 바로는 좀 다른 느낌이었는데. 게다가 그 둘이 받은 인상은 서로 비슷했었다. 미오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으ー음, 둘 중에 고르라면 아카네찡 말이 더 와닫는데에. 나는 해피프리 공연 때문에 왔던 것 뿐이었는데 인사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주기도 했고, 기운 넘친다는 느낌이었어」

「엑… 나도 같은 날 인사했었는데… 뭐랄까 차가운 느낌이었는데. 날 싫어하는 건가」

뭐지 이 회화의 흐름은. 서로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겠지만. 나도 미오도 아카네도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자니, 아이코가 난처하단 듯 입을 열었다.

「사실, 사무소에서도 마유P에 대해 이야기하면 항상 이렇게 되니까요. 모두들 받는 인상이 달라서, 카와시마 씨나 아이리 씨같이 어른들끼리 모여서 대화해도 완전히 말이 엇갈려요」

「엑? 왠지 그거 무섭지 않아?」

지금까지 적당히 흘러넘기던 카렌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나랑 미오도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게 되었다. 애초에 아카네는 마유P담당이었으니까 지금 와서 혼란스러워하면 이상하지. 아이코는 쓴웃음을 지었다.

「조금 이상하지요.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할 때의 인상은 일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으로 모두 통일되어 있는데, 각각의 에피소드가 섞이기 시작하면 인상이 전부 달라져 버려요」

「요약하면ー 그러니까…」

미오가 말하기 거북한 듯 보였다. 나는 그 뒤에 나올 이야기가 뭔지 감이 잡혀 말을 이었다.

「모두를 대할 때 가면을 쓰고 대한다는 거야?」

그러나 아이코는 부정한다. 그리고 확실히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에요. 마유P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란 건 각기 다른 인상 속에서의 공통 의식이었고요. 그러니까, 여러분도 슬슬 감이 오셨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마유P는 다른 사람에게서 영향을 받기 쉬운 거에요」

「영향을 받기 쉽다?」

「아ー, 그런 이야기도 했었지요ー!」

아카네가 떠오른 게 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아카네찡, 뭔데?」

「으ー음, 그러니까요! 마유P는 반드시 눈을 똑바로 보고 말을 하는데요. 그러는 사이 그 사람과 비슷한 성격이 되는 거에요!」

「그러니까, 아ー짱?」

「아하하, 마유P와 조금 이야기해 본 적이 있다면 만난 순간, 관찰하는 눈으로 보지 않던가요?」

「아, 그랬어」

「나도 그랬던 것 같아…」

어둠이 깊은, 마유같은 눈동자. 하지만 그것은 한 순간에 사라진 듯한 느낌이 든다.

「그 때,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전부 파악당하는 거에요. 그래서 파악을 마친 마유P는 그 영향을 받아, 그 사람에 맞는 대화법을 취하게 되고, 그러니까 모두들 받는 인상이 다른 거에요」

아까부터 슬쩍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코는 정말 진심이라는 듯 말을 이어나간다.

「그건 의식적으로 하는 게 아닌 것 같은 게, 예를 들면 히메카와 유키 씨 현장에서 사무소로 돌아왔을 경우엔, 그 뒤로 다른 사람과 대화해서 "덮어쓰기"하지 않는 이상, 서류 작업 하는 와중에도 계속 야구 라디오를 듣는다던가 하더라고요」

「엑…?그런데도 지장이 없는 거야?」

「모두에게 대화할 때엔 "업무 모드"가 되고… 지장이 난다 싶으면, 그러니까 더더욱 마유 짱이나 아스카 짱을 옆에 뒀다고 생각해요. 둘 중 하나가 말을 걸어 리셋시킨다, 던가.」

그러면 둘 사이의 성격 차이가 나오지 않나… 고 생각했지만. 맞아, 마유랑 아스카, 그리고 우즈키가 마유P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말이 엇갈리는 건 본 적이 없어. 그건, 저 셋이 본질적으로 비슷해서?

나나 미오가 가지고 있지 않은 무언가, 검은 열정이나 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차가움, 그리고 무의식적인 귀여움같은 게 조금씩 비슷하다고 마유P가 판단했기에, 셋 사이에선 공통 인식을 가지고 있는 걸까?

「어쨌든 영향을 받기 쉬운 사람이에요! 마유P는!」

「뭐 그런 거네, 일관적인 부분도 있긴 한데. 알기 어려운 사람이었구나」

뭔가 제대로 납득이 안 돼서 적당히 정리해 버렸다. 사실 미국에 가 버린 이상 더는 만날 일이 없으니 별 상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까, 마유P는 아이코나 다른 애들한테 아무 얘기 없이 가 버린 거야?」

「네, 저희도 많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건 좀 서운했어요…. 아마 CP의 우즈키 짱에게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우즈키?」

여기서 우즈키가 나오는 건가.

「영향이라고 해야 하나… 우즈키 짱에 의해 촉발되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 사람은 자기평가가 낮은 사람이었으니까요. 우즈키 짱처럼 뭔가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을 만나지 않고서야, 바다를 건널 일 없이 일본에 계속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자, 잠깐만 기다려. 시마무ー의 "강한 힘"? 인가 하는 건 무슨 소리야?」

추상적인 이야기가 되어 가자 미오가 끼어들었다. 하지만 아이코 짱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일 뿐이었다.

「그러니까… 못 느끼셨나요? 그 아이에게서. 뭔가 강한, 심지있는 힘 같은 걸. 아스카 짱은 미소의 힘이라고 했었는데요」

「뭔가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정도. 그렇게 단언할 수 있을 정도야?」

가까이 있으면 느낄 수 없다던가. 그런 건가.

「아니오, 마유P가 영향을 받기 쉽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니까 그런 식으로 표현한 거지요. 평범한 사람은 그 정도로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거에요.
한 사람을 만났다고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 버릴 생각을 하다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

「하지만, … 예를 들면, 린 짱이나 미오 짱은 카에데 씨 무대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하늘을 넓게 가르는 큰 강물 같은 무지개나, 남쪽의 은은히 비쳐 보이는 바다나, 새까만 겨울 밤하늘같이요.
우즈키 짱은 그런 식으로, 뭔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마유P의 영향받기 쉬운 성격과 만나, 큰 변화가 일어난 게 아닐까요」

뭔가… 장대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나는 이런 표현 꽤 이해하기 쉬운데, 일반인 기준으론 어떠려나?

「아ー짱… 포엠에 물들었어?」

「아ー, 그치」

「엑!? 그렇진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아이코 짱도 다른 사람한테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쑥덕쑥덕 이야기하고 있자니 어느 새 제트코스터의 입구 근처까지 와 있었다. 미오가 문득 생각했단 듯 말했다.

「그러고 보니까 다들 "마유"P라고 부르는 건가? 그 타케우치P마저. 마유 짱 담당인데, 이름이 똑같으면 헷갈리지 않을까??」

「왜 성으로 안 부르냐는 건가요? 그게, 성으로 부르면 더 헷갈려져서_____」

뭐, 그런 느낌으로 우리들은 중요한지, 중요하지 않은지 잘 모를 이야기를 나누며 친교를 쌓아나갔다. 지금쯤 우즈키는 호러 게임같은 걸 하면서 비명이라도 지르고 있으려나. 오늘은 쇼코와 코우메가 놀러 가겠다고 했다. 병문안이란 거 잊어먹은 거 아닐까?
정말… 선배 아이돌이랑만 친해져선….

… 나한텐 없는 걸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아스카나 마유, 그리고 우즈키처럼, 한없이 사람을 이끄는 힘.



그런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즈키의 옆에 서 있기 위한 힘이.

 


 

24화는 "어딘가의 게시판에서" ❸입니다. 하지만 제 의욕이 저 대신 죽어버린 관계로 번역은 없습니다. (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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