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사기사와씨가 오타쿠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21-

댓글: 12 / 조회: 1210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7-06, 2017 15:06에 작성됨.

 

사기사와씨가 오타쿠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여름이 되어도 오타쿠가 하는 일은 똑같다.

사람의 본성을 알아내는 데에는 엿듣기만한게 없다.



밤. 저녁을 먹고 하기로 했던 담력시험은 비때문에 취소. 스태프들이 전원 향후의 일정을 조정하는 동안, 알바신분인 나는 방에서 혼자 멍하니 있었다. 도저히 신사에서 있었던 일이 머리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뭐였을까, 그 시간은. 왠지 엄청나게 굉장한 시간을 보냈던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색하고, 심장에 안좋고, 언제 위에 구멍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나쁘지 않았던 시간이기도 했다.
나는 지금 처음으로 「후미카씨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싹트고 있었다. 호불호가 아니라 정말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순한 오타쿠 친구인건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이성으로 보고 있는건지.
아니아니아니아니, 잠깐잠깐잠깐잠깐. 착각하지 마라, 나. 나를 이성으로 보는 녀석이 있겠냐고. 분명 후미카씨에게 나는 단순히 오타쿠 친구이며, 그 길로 끌고간 녀석이란 인식에 불과할것이다. 기대하지마, 상상하지마. 일단 차 한잔 마시고 진정하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머리를 흔들고 있으니, 똑똑하고 노크소리가 들렸다.

「네」

문을 열었다. 방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은 금발 숏헤어인 미야모토 프레디리카씨였다.
방긋방긋 미소지은 프레데리카씨는 나를 보고 작게 손을 흔들었다.

「타카미야군, 안녕」
「네, 안녕하세요」
「사랑 이야기 할까?」
「네!?」

이 녀석 지금 뭐라고 한거야? 우리들 이성이지?

「자, 우리들 방으로 와줄래?」
「잠깐잠깐잠깐잠깐부탁이니까잠깐만. 그랬다가 제가 프로듀서한테」
「자, 렛츠 고~♪」
「누가 좀!! 통역좀 해줘!!!」

연행됐다. 왜? 애초에 이 사람 대체 뭐야? 이 이틀동안 가장 회화가 성립되지 않았는데.
내 대사는 완전히 무시되어 나는 누군가의 방 앞으로 끌려갔다.

「들어갈게~♪」
「……엣? 잠깐, 기다」

프레데리카씨는 안에 있는 사람의 제지를 무시하고 문을 열었다. 방 안에는 카나데씨가 유카타를 갈아입고 있었다.

「앗……」
「읏! 타, 타카미야군……!?」
「어랏……」
「……읏」

비명이 터져나올것 같았기에 나는 프레데리카씨의 손에서 문손잡이를 빼앗고 빠르게 문을 닫았다.

「………프레데리카씨」
「……저질렀다☆」

이녀석 반성하지 않는구만…… 그리고 당신 나이 몇이야. 나보다 연상이잖아. ☆붙이지 말라고.

「저, 돌아갈게요」
「그건 안돼」

도망치지 못했나…… 묘하게 틈이 없네, 이 사람. 뭐, 일단 지금의 영상을 뇌내에 새겨두자.
몇분 후, 옷을 다 갈아입었는지 문이 열렸다. 그리고 카나데씨가 부끄러운듯한 표정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그럼, 힘내~」

프레데리카씨는 어딘가로 가버렸다. 이자식, 도망쳤겠다…… 그나저나 사랑이야기는 어떻게 된거야? 왜 불려온거야?

「……드, 들어와」

카나데씨가 나를 방에 들였다. 그런데 카나데씨는 나한테 무슨 용건이지? 둘이서 사랑이야기 하는건 아니겠지? 이해가 안가는 점 투성이였다.
상 앞에 앉자 카나데씨가 방에 둔 차를 내 앞에 올렸다.

「……여기!」
「아, 감사합니다」

엄청나게 노려보고 있다. 상당히 부끄러웠나보네요, 이해합니다.

「……봤어?」

얼굴을 붉히고 묻는다. 역시 처녀빗치였나……

「안심하세요. 저는 후미카씨 이외의 알몸으로는 욕정하지 않으니까」
「너 뒤질래?」
「죄송합니다」

무서울정도로 스트레이트한 살의. 무심코 쫄아버렸다. 이 사람을 절대로 화나게 만들면 안되는 리스트에 올리자.

「……뭐, 됐어. 네 탓도 아니고, 용서해줄게」
「하아, 감사합니다」
「그것보다, 말야. 너 또 후미카랑 뭐 있었어?」
「……엣?」
「후미카랑 신사에 갔었다며? 그걸 물으니까 얼굴이 새빨개져서……왜 너도 빨개지는건데」
「…………」

어쩔 수 없다. 부끄러웠으니까. 진짜 심장이 산산조각나는줄 알았어.
내 모습을 보고는 카나데씨가 기막히다는 듯이 말했다.

「너희들말야, 작작좀 하면 안될까? 이번 촬영에서 절실하게 느낀건데, 왜 하나하나 나를 말려들게 하는거야?」
「아니, 그려러고한게……」
「뭐, 벌써 2달째니까 어느정도 익숙해졌지만말야. 그냥 너희 빨리 사귀면 안돼? 대체 내가 언제까지 염장질을 당해야되는건데?」

……위, 위험하네. 평소보다 독설적이고, 꽤 부담이 컸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잠깐.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게 있다.

「아니, 잠깐만. 왜 나랑 후미카씨가 사귀라는 이야기가 되는거야?」
「하아?」
「후미카씨는 딱히 날 좋아하지 않잖아」
「너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에? 응」

카나데씨가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한동안 머리를 누르듯이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는, 곰곰히 생각한 후에 물었다.

「……그럼 너는 후미카를 어떻게 생각해?」
「그건 가장 판단하기 힘든 일이란 말이죠…… 나도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걸지도 모르지만」
「그럼 지금부터 질문할테니까 솔직하게 대답해줄래?」
「에? 응」

뭐지? 뭘 물을거지? 라고 생각할 틈도 없이 카나데씨가 기관총처럼 질문공격을 날렸다.

「후미카랑 있으면 두근두근할 때 있어?」
「있어」
「후미카를 보고 심장이 떨릴때는?」
「항상」
「후미카가 축제에 같이 가자고 했을때는 어떤 기분이었어?」
「헤븐리카이트랑 무기액션 수준으로 들떴어」
(※PSO2의 기술. 유튜브 링크)
「후미카가 책을 빌려달라고 할 때는 어때?」
「학교 조퇴해서라도 빌려주러 가고 싶을 정도」
「이번에 3일동안 만나지 못한다고 들었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어?」
「마인부우에게 얼티메이트 오반이 흡수되었을때 정도의 절망감」
「후미카의 수영복을 봤을때는?」
「등신대 피규어가 갖고 싶어졌습니다」
「사랑하고 있잖아!」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에, 뭐야 이 사람? 지금 뭐라고 말했어?

「엣……」
「사랑을 넘어서 스토커 일보직전이거든!? 나 꽤나 무서워졌을 정도거든!?」
「마, 말이 심한거 아냐……?」
「너희들은 지이이이이이인짜 정말…… 그러고 잘도 『그건 가장 판단하기 힘든 일이란 말이죠……』같은 멍청한 소리를 할 수 있었구나. 나 놀리는거야?」

야, 잠깐. 그거 설마 나 흉내낸거냐? 죽을정도로 안닮았거든? 그래도 귀여우니까 용서한다.
……그래도, 그런가. 나는 후미카씨를 좋아했었구나. 우와, 왠지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우와아, 나 후미카씨를 좋아했구나……」
「그래. 어쨌든 고백」
「……언제부터지? 언제부터 좋아한거지……?」
「그런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언제 고백할지를」
「…………설마, 처음 만난 날은 아니겠지……? 내가 첫눈에 반하는 바보일리가……」
「말 들어」

혼났기때문에 우선 고백에 대해 생각했다. 아니, 생각할 필요 없었나. 어차피 결론은 하나뿐이잖아.

「……그래도, 고백은 못하지」
「하? 무슨 헛소리야? 죽을래?」
「잠깐. 아까부터 말이 심한거 아냐?」

대체 얼마나 열받은거야…… 아무리 나라도 상처받는다고.

「그치만 냉정하게 생각해봐. 상대는 아이돌이잖아? 저쪽은 OK하지 못하겠지. 했다고해도 후미카씨의 성격을 생각해봐. 숨기는건 거의 불가능할거아냐.」
「……그럼, 이대로 간다고 후미카에게 지장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해?」
「으, 그, 그건……」

확실히. 틀림없이 신사에서는 후미카씨의 고동이 몸을 통해서전해졌다. 나를 좋아하는건 아니라도, 의식은 하고 있겠지. 그런 상태로 후미카씨가 일을 하다보면 틀림없이 문제가 생길것이다. 후미카씨에게는 팬도 있을테고, 나도 밤 길 조심하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사귀는게 낫지 않아? 너도 의외로 거짓말은 잘 하니까 주변에 들키진 않을것같고」
「아니, 그러니까 저쪽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니까」
「아~ 응, 그렇구나~ 네네. 어쨌든 여름방학 끝나기 전에 고백해버려. 사귀면 후미카쪽은 내가 챙겨줄테니까. 좋지?」
「아니, 아무것도 안좋거든. 애초에 왜 사귀는게 전제? 너 바보야?」
「……고백 안하면 프로듀서한테 너랑 후미카의 관계를 털어놓을거야」
「좋~아, 일단 작전회의라도 시작할까」

시추에이션이 중요하지. 내가 턱에 손을 얹고 여러가지 애니의 고백씬을 뇌내검색하고 있으니 똑똑하고 노크소리가 들렸다.

「네~?」
「카나데? 혹시 타카미야군 어디있는지 알아?」
「윽!?」

프, 프로듀서의 목소리다. 큰일났다. 지금 들키면 전부 끝장이야. 내 알바비와 함께. 이 방은 2층이라 창문으로 뛰어내릴수도 없다.
그러자 카나데씨는 나에게 입모양으로 「어딘가 숨어」라고 말했다.
어, 어딘가가 어딘데……! 벼, 벽장밖에 없잖아……!? 어쩔 수 없다. 고민할 시간도 없다. 나는 벽장 안에 들어가기위해 문을 열었다. 그러나 벽장 안에는 얼굴이 붉어진 후미카씨가 있었다.

「……………핫?」
「………!」

너 왜 여깄어? 무심코 큰 소리로 물어버릴뻔했다. 에, 잠깐잠깐잠깐. 너 설마 다 들은거야? 망연해진 나의 팔을 후미카씨가 붙잡고 벽장 안으로 질질 끌어당겼다. 이 사람 의외로 힘 쎄네.
문이 닫히기 직전, 카나데씨의 얼굴이 보였다. 엄청나게 폭소를 참고 있었다. 너 이자식 나중에 두고보자.
……일단, 심판을 받고나서……

「……저기, 후미카씨? 설마 들으셨……」
「……지, 지금은 조용히 해주세요」

당기는 힘이 강해졌지만 말의 패기는 없네…… 뭐, 상관없지만. 그런데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의 부드러운 감촉이 엄청 닿고 있습니다만……
그 후, 좁은 벽장 안에서 내 머리로는 용량이 오버하는 회화가 발생했지만, 일단 결론만 말하자.
──────후미카씨에게 고백하기 위해서 데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전편에서 다들 죽창 장전해두셨죠?
네, 지금 쏘시면 됩니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