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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사와씨가 오타쿠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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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9, 2017 02:53에 작성됨.


사기사와씨가 오타쿠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여름이 되어도 오타쿠가 하는 일은 똑같다.

축제란 축제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축제의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다.



7시, 나는 시키는대로 맨션에 왔다. 아까 전에는 바보처럼 들떠서 생각도 못했지만, 무슨 일이지? 이런 시간에, 그것도 사기사와씨의 집에……왠지 아무리 현실적으로 생각하려해도 러브코미디 전개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아니,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라. 현실은 더 네거티브하니까. 예를 들면, 그래. 이번에는 제가 책을 소개할게요, 같은? 응, 그거다. 틀림없다.
사기사와씨 집의 방번호를 누르고 인터폰을 연결하자 「네, 넵」이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타카미야인데요」
『……자, 잠시 기다려주세요. 지금 열게요……!』
「아, 네」

왠지 당황하고 있는데. 위잉하고 자동문이 열리고 맨션에 들어간다. 사기사와씨의 집 앞으로 이동해 인터폰을 눌렀다.
몇초 후, 현관이 달칵하고 소극적인 소리와 함게 열린다. 그곳에서 얼굴만 쏙 내미는 사기사와씨. 평소와 달리 머리를 뒤로 묶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기, 웃지, 마세요……?」
「? 뭐를요?」
「…………우, 웃지 마세요」

아니, 그러니까 뭐를. 얼굴을 붉히며 간원하듯이 나를 올려보는 사기사와씨. 뭐, 나는 사기사와씨를 보고 능글거리긴 해도 웃지는 않는다.

「안웃을게요」
「……정말로요?」
「정말로요」
「………정말로 정말?」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요.」

그러자, 사기사와씨는 각오를 한듯이 숨을 내쉬고 나서 현관문에서 모습을 나타냈다.
직후, 나는 무심코 눈을 크게 떴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구라도 그랬을것이다. 왜냐하면, 눈 앞의 사기사와씨는 유카타 차림이었기 때문이다.

「………………」

넋을 잃고 봐 버렸다. 멍하니 사기사와씨를 바라보고 있었다. 옅은 푸른색 유카타, 머리를 뒤로 묶은건 이것 때문이었나. 좋은 몸매를 강조하는듯한 옷매무새에, 붉게 물들은 뺨에, 그냥 완전히 귀염에로였다. 돌겠다. 나 자신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모르겠어.

「……타, 타카미야씨………」
「! 앗, 죄, 죄송해요……」
「……아, 아뇨………」

너무 빤히 응시해서인지 사기사와씨는 안그래도 붉은 뺨을 더더욱 붉게 물들이고, 고개를 숙여버렸다.
아, 그……뭐냐. 뭐야 이 느낌. 일단, 뭐라도 말하는게 좋겠지.………그런데 뭐냐. 뭐라고 칭찬하면 되는거지? 귀염에로하다고 말했다간 함정카드 「강제탈출장치」로 되돌려질테고……….
생각하라고, 현대문학 잘하잖아 나! 이럴 때 해야 하는 말을 떠올려! 아니, 그래도 귀엽다고 말하면 「에? 뭐야 이녀석, 헌팅하는거야? 죽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

안돼! 아무것도 안떠올라!………그래, 애니. 애니 캐릭터라면 괜찮은 말을 하겠지. 발언을 발췌하는것도 좋아, 비유하는것도 좋아, 어쨌든 칭찬하자!

「………타」
「………타?」
「………타마의 여름 한정 유카타보다 잘어울리고 귀엽네요……」
(*타마(함대컬렉션) : 나무위키 링크)

………아니, 글렀잖아. 나 개인적으로는 타마의 유카타는 칸코레의 유카타 중에서 가장 어울린다는 느낌이라서 극상의 칭찬이었지만, 표현적으로는 답이 없을 정도로 최악의 말이다.
사기사와씨는 한동안 목을 갸웃하더니, 발끈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후, 한동안 그대로 있떠니, 「뭐, 어쩔 수 없나. 타카미야이니까」같은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칭찬할거면 더 평범하게 칭찬해주세요.」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제대로 칭찬해 주세요」
「네, 네.………엣?」

다음도 있었어?………아니, 내일 여름 코믹을 말하는건가. 내일 사복은 기합넣고 입고올건가? 좋아, 그렇다면 칭찬하자.
그것보다 주제에 들어가고 싶다. 애초에 왜 유카타를 입고있는거지?

「……그런데 왜 저를 부르신건가요?」
「………보고도 모르세요?」
「………축제?」
「……네. 모르셨나요? 근처의 중앙공원에서 하고있어요.」
「헤에, 몰랐어요.」

작년 여름방학에는 집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고, 나가봤자 같은 곳만 갔으니까, 축제가 있는 줄도 몰랐다.

「헤에, 그런게 있었군요」
「………그곳에 함께 가고 싶어서……」
「알았어요. 그런데, 왜 갑자기……. 가고 싶었으면 미리 말하셨으면……」
「……아뇨, 그……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여름코믹에 갈 예정이었잖아요……그렇지만 재시험때문에 못가니까, 그래서……」
「………죄송합니다, 몹쓸 인간이라서」
「……아, 아뇨! 그런게 아니라 말이죠!? 그게, 그러니까………」

사기사와씨는 거기서 말을 자르고는 수줍게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여름 코믹 첫날 대신으로, 하지 않겠어요?」
「…………」

이 사람은………. 어머니의 재능이 있네………. 자업자득으로 사라진 일정의 대신을 준비해주다니, 진짜 신이냐고.
당연히 대답은 뻔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럼, 갈까요」

사기사와씨는 방에서 나오고는 현관문을 잠그고 나와 함께 엘레베이터에 탔다.
1층에 도착하고 나는 엘리베이터의 「열림」 버튼을 눌렀다.

「먼저 내리세요」
「………아, 가, 감사합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는 사기사와씨. 하지만 평소보다 걸음이 느리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조차 조금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괜찮으세요?」
「………네, 네. 죄송해요, 조금 걷기 어려워서……」

………아~ 유카타는 걷기 어렵구나. 뭐, 딱봐도 다리의 가동범위가 좁아보이니까. 게다가 게다이고.
(*게다下駄:일본의 전통 나막신)
사기사와씨가 내린 것을 확인하고 나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사기사와씨의 걸음에 맞추어 나도 옆을 걷고 있으니, 사기사와씨가 「저기……!」라며 말을 걸었다.

「?」
「……팔을, 빌려도 괜찮을까요?」
「팔?」
「………네, 네」

팔을 빌려줘………?……앗, 즉 팔짱을 끼겠다는 말인가. 에, 진짜? 나야 괜찮지만, 연인으로 보이는게……….

「……저는 괜찮지만, 괜찮으세요?」
「……? 제가 부탁한건데요……?」

아니, 그런게 아니라……. 사기사와씨는 나랑 달리 친구도 있고, 괜한 소문이 나면 곤란할텐데. 일본의 학생(특히 리얼충)은 「축제」라는것을 매우 좋아하니까, 발견될지도 모르는데………. 아, 어쩌면 이 근처에 살고있지만 다니는 대학은 멀리 있는건가? 그러면 고내찮나.

「……여기요」

나는 왼팔을 몸에서 약간 올렸다. 사기사와씨가 살그머니, 뒤에서 손을 팔 사이에 넣고 팔짱을 끼웠다.

「윽」

어이, 진쨔냐고. 팔짱을 낀것만으로 가슴이 팔에 닿고있는데. 이 사람 가슴 너무 큰거 아냐?

「……갈까요」

사기사와씨는 나와 팔짱을 끼고 걷기 시작했다. 이 사람이 내 기분도 모르고 진짜………. 아니, 나한테는 좋은 일이겠지. 나는 꾹 참고 사기사와씨와 걷기 시작했따.
맨션에서 나와, 축제 회장으로 향한다. 확실히 중앙공원에 가까워질수록 유카타를 입은 사람이 증가하고 있었다. 정말 축제가 있었구나.

「………사기사와씨는 작년에 축제에 가셨었나요?」
「……아뇨, 작년에는 언제나 서점에 있어서……」
「……서로 어두운 학생 생활 보냈었네요」
「………타카미야군은 축제에 안가나요?」
「마지막으로 간게 초등학생때 였네요………노점의 타코야키 먹고 배탈난 이후로 안갔어요.」
「……그, 그랬나요. 오늘은 괜찮을거에요……아마도」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축제 회장에 도착했다. 그러자 사기사와씨는 나와 나란히 걷는 위치에서 갑자기 내 뒤에 숨는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사기사와씨?」
「………죄, 죄송해요…… 다른 사람들에게 얼굴을 보이기 싫어서……」

아아, 역시 연인으로 보이기 싫구나. 뭐, 보통은 그렇겠지. 뭔가 얼굴을 숨길만한게 필요한가.
그 때, 타이밍 좋게도 가면을 팔고있는 가게를 발견했다. 항상 생각하는건데 축제에서 파는 여우가면은 대체 뭘까. 무슨 발상인거지?

「사기사와씨, 잠깐 괜찮을까요?」
「……뭔가 사실건가요?」
「네」

가면 가게로 가서 나는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실례합니다」
「오오, 어서옵쇼」
「저 가면○이더 가면 하나」
「800엔이야」

으아, 비싸. 뭐, 어쩔 수 없나. 가면을 구입하고 그 곳에서 떨어졌다.

「………가면, 인가요?」

내 얼굴을 살펴보는 사기사와씨의 얼굴에, 나는 가면을 걸쳐줬다.

「영차」
「………?」
「얼굴, 보이기 싫으신거죠……?」
「……………」

………왠지 부끄러워져서 나는 눈을 돌렸다. 뭔 느끼한 짓을 한거야……….
살짝 사기사와씨의 얼굴을 보니, 가면의 눈구멍에서 보이는 사기사와씨의 눈이 살짝 미소짓는것처럼 보였다.

「……감사합니다」

사기사와씨는 가면을 잡고 머리에 장착했다.

「……어떤가요?」
「………안어울리네요」
「……너무해요!」
「어울리는게 더 너무할텐데요」
「………그것도 그렇네요」

사기사와씨는 납득듯이 가면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다시 썼다. 그리고 지갑을 꺼냈따.

「………아, 얼마였나요?」
「에> 아, 괜찮아요. 제가 멋대로 산거고」
「……하지만, 제가 오자고 했으니까」
「됐다니까요. 어차피 저는 라노벨 말고는 취미도 없으니까 돈은 적당히 넉넉해요.」
「………그런가요? 그러면」

지갑을 다시 집어넣는 사기사와씨.
그리고 둘이서 축제를 구경했다. 그나저나 생각보다는 큰 축제구나. 용케 작년에 몰랐구만, 나도. 만원전철처럼 사람으로 가득한 중앙공원을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곤란하게도 나는 축제를 즐기는 법을 모른다. 뭘 하면 되는거지. 사기사아ㅗ씨에게 가면을 사준것 까지는 나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부끄러웠지만).
어쨌든, 뭐라도 제안해볼까. 축제는 먹을것만 있는게 아니다. 사격이나 고리던지기도 있다.

「……뭐라도 할까요?」

굉장히 대충같이 말해버렸다.

「………으음, 모처럼 왔으니까. 그렇네요. 사격이라도 할까요?」
「넵.………아, 저기 있다」

사격 노점을 발견했다. 다행히 줄은 별로 없었기에 바로 들어갔다. 한명당 400엔이었기에 나는 지갑에서 1000엔권을 꺼냈다.

「실례합니다, 2명이요.」
「오오, 어서옵쇼」
「……엣? 괘, 괜찮아요. 제 몫은 제가……」
「아가씨, 여기선 남자가 한턱 내게 냅둬」

엣……아니, 나 동전 없어서 1000엔 꺼낸거고, 나중에 따로 받을 생각이었는데……….

「………그런가요?」
「그래. 이런건 사양하는게 실례야」
「………죄송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타카미야군」
「아, 아뇨……괜찮아요.」

잠깐, 이런 페이스로 돈을 쓰면 멸망하는데. 내일 여름코믹이라고. 하지만 아저씨가 저렇게 말했는데 나중에 「아까 전의 400엔……」같은 소리는 할 수 없겠지.………뭐, 됐나. 지금부터 계속 내가 사진 않을테고. 어떻게든 되겠지.

「………타카미야군」
「네?」
「……승부, 하지 않겠어요?」
「…………네?」
「……이긴 쪽이 하루동안 뭐든지 시킨다, 같은건 어떨까요?」
「………대패성제의 찌릿찌릿 여중생입니까」
「……네. 그런거 해보고 싶어서…….………안될까요?」
「………아니, 안되는건 아닌데요」
「…그럼 결정이에요.」

………아, 안되잖아. 「뭐든지 시키는대로 한다」의 안에 100퍼센트 포함될 것은 「사준다」일텐데. 잘못하면 내일 하루 전부 내가 사야 할지도………!!

「저, 저기! 역시 하지 말」
「……그럼, 스타트에요」

내 제지를 무시하고, 사기사와씨는 개전의 봉화라는듯이 라이플을 잡았다.

「……휴네랄 블렛!」

철컥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런데말이죠, 사기사와씨. 총알을 넣지 않으면 총은 안쏴진답니다.

「??」

의아한 얼굴로 라이플을 노려보는 사기사와씨에게 나는 말을 걸었다.

「사기사와씨, 그거 일단 끝에 총알을 넣어야죠.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세요.」
「……죄, 죄송해요………」

대사까지 해놓고 미스한게 부끄러웠겠지. 사기사와씨는 얼굴을 붉히고는 내 설명대로 저격준비를 끝낸 후에 라이플을 겨누었다.
하지만, 그 자세도 왠지……「너 사격 해본적 없지?」같은 자세였다. 이걸로 내가 이기는건 왠지 미안한데…….

「사기사와씨, 잠깐만요」
「?」

나는 뒤에서 사기사와씨의 양팔을 잡았다. 성희롱이 되지 않게 몸은 밀착하지 않았으니까 괜찮아.

「여기에 손을 올리고, 여기의 움폭한 곳에 튀어나온 부분을 들여다보고 거기에 타겟을 조준해서……」
「……네, 넵」
「저기 카라멜 노리면 되죠?」
「……네, 괜찮아요」
「……좋아, 사격」
「……휴네랄 블렛……!」

아, 그건 바꾸지 않는다.
휴네랄 블렛은 멋지게 카라멜 상자를 맞추고, 뒤로 넘어뜨렸다.

「오오, 아가씨 제법인데!」
「………. 아, 아뇨. 그렇지는」

아저씨가 경품을 줍고 사기사와씨를 칭찬하면서 옆에 두었다.

「……죄, 죄송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타카미야군」
「아뇨아뇨」

대답 하면서, 나도 라이플을 겨누고 목표를 정했다. 노리는 것은, 경품 중에서도 특등품이라고 할 수 있는, 3○SLL!!
저격했다. 나의 탄환은 빨려 들여가듯이 3○SLL 상자를 향해, 중앙을 맞추었다. 하지만, 이런 사격은 맞춘다고 끝이 아니다. 툭하는 소리와 함께 그 탄환은 낙하했다.

「……록온・스트라토스와 건담 듀나메스, 목표를 저격한다……!」

한편, 사기사와씨는 초콜릿 상자를 저격했다. 저기, 그런데 하나하나 애니 대사를 말하면서 쏘는거 안하면 안될까요? 굉장히 부끄러운데. 그나저나 영향 참 잘 받는다니까, 이 사람.
아, 위험하다. 잘못하면 질 수도 있겠다. 나도 작은것들을 노리자. 라이플 총구의 끝에 있는 이상한 장식물. 뭐야 저거? 고릴라?

「………」

저격 한 직후, 고릴라 피규어를 넘어뜨렸다. 좋았어! 아니, 이런거 필요없지만.
노점 아저씨가 떨어진 경품을 나와 사기사와씨 옆에 두었다. 탄환은 합계 5발. 이대로 서로 하나씩 떨어뜨리면 승산이 없다.
그런데 이거 어떻게 계산하지? 경품의 수? 질? 수라면 승산이 없지만 질이라면 승산이 있다..
라이플을 들고, 나는 아까 전의 3○SLL를 겨누었다.

「……타겟 확인. 지금부터 파괴한다……!!」

아, 나도 대사 말해 버렸다. 나는 라이플 탄환을 전부 퍼부었다.
모든 탄환은 3○SLL 상자에 튕겨졌다.

「…………」

내 수중에 남은 것은 이상한 고릴라 장식물 뿐. 게다가 뭐야이거 ……초콜릿 에그의 장난감같은데………. 200엔내고 이거냐고…….

「……후우. 끝났어요. 어떤가요? 타카미야군」

사기사와씨도 다 쏜 모양이다. 사기사와씨의 수중에는, 카라멜과 초콜릿밖에 없었다.
…………그냥 작은거 맞춰도 이길 수 있었잖아…….

「………에, 그거 뭔가요?」

사기사와씨는 곤혹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응, 나도 곤혹스러워. 뭐야 이 고릴라?

「………그것 뿐, 인가요?」
「크헉……!」

망할, 완전 부끄러워!! 여유부리며 가르쳐준 결과가 이거냐고………. 웃어! 차라리 날 비웃어!!

「……그렇다는건 제 승리네요♪」

기쁘게 말하는 사기사와씨가 내 손을 잡아당겼기에 일단 노점에서 멀어졌다.

「………그럼 내일 하루, 제가 시키는걸………왜 그러세요?」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있는 나에게, 사기사와씨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아니, 부끄러워서……. 여유부리고 가르친 결과 져버리다니………」
「……어, 어쩔 수 없어요. 그런 날도 있으니까……」

새로운 트라우마가 추가됐다. 아니, 딱히 과거에 트라우마가 있었던건 아니지만.
뭐, 패배는 패배다.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

「………내일 시키는대로 하면 되는거죠?」
「……네. 내일에」

내일, 돈 많이 가져가자……. 이마에 손을 대고, 사기사와씨와 다음 노점으로 향했다.

×××

그 후에도 야키소바, 타코야키, 사과사탕, 빙수 등을 먹고, 달고나 자르기나 금붕어 뽑기 등으로 놀았다. 그때마다 「초승달 흘리기!」라던가 「금붕어 날리기」등을 외치며 노는 사기사와씨가 귀여웠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축제 회장 옆에 있는 작은 공원으로가서 자판기에서 주스를 샀다.

「………후우, 축제는 이런 느낌인가」
「……조금, 피곤하네요……」
「그렇네요. 쉴까요」
「…네. 사실 이제 곧 불꽃놀이가 시작될거에요」
「헤에, 여기에서 보일까요?」
「………불꽃이 안보이는 곳이 있나요?」
「………네?」
「……그렇게 높이서 터지는데……?」
「아—……뭐, 괜찮겠죠.」

이동이 귀찮았기에 설명을 포기했다. 공원 벤치에 앉아 음료수를 한모금 마셨다.

「………후우, 처음이네요. 축제에서 돈을 이렇게 많이 쓴건」
「……타코야끼 먹어도 배탈 안났네요」
「………잊어주세요」
「……후훗」

힘없는 표정을 보이자 사기사와시가 즐겁게 미소지었다. 한달 전이었다면 「죄, 죄송해요……」라고 바로 사과했을텐데, 상당히 반응이 변했다. 조금 사이가 좋아졌다고 생각해도 괜찮은걸까.

「………타카미야군」
「네?」
「……오늘, 즐거웠나요?」
「그렇네요. 오래간만에 신나게 논 느낌이에요」
「………잘됐네요」

사기사와씨가 생긋 미소지었다.……아, 그렇구나. 생각해보면 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기사와씨와의 여름코믹 약속을 깨뜨렸었지. 사기사와씨는 내가 그것을 신경쓰지 않게 하기위해 오늘 불러준거구나.

「…………죄송해요」
「? 뭐가요?」
「……제가 제대로 공부했었으면, 오늘 여름코믹에 갈 수 있었을텐데……. 오늘도, 사기사와씨를 걱정시켰고……」
「…………」
「………다음부터는 진짜로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 진짜, 죄송합」
「……에잇」

사기사와씨가 내 뺨을 꼬집었다.

「?」
「……타카미야군. 화낼거에요?」
「엣………?」
「………확실히, 여름코믹에는 못갔지만 저는 딱히 그걸 신경써서 타카미야군과 축제에 간게 아니에요.」
「…………」
「………제가 타카미야군과 축제에 가고 싶어서 부른거에요.」
「………엣?」

그건 무슨……아니, 진정해. 말 그대로의 의미다. 깊은 의미는 없어.

「……확실히 여름 코믹 대신, 이라고는 말했었지만……그건 핑계같은거라서………」

하지만 사기사와씨는 말을 하면서 점점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어라? 이거 깊은 의미 없는거 맞지?

「어, 어쨌든! 타카미야군이 그렇게 신경쓸건 아니에요! 애초에 제가 연상이니까……!」

얼버무리듯이 힘차게 그렇게 말한 사기사와씨는 내 뺨을 꼬집던 손을 놓고 이번에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연상인거랑은 상관없잖아.

「………머리 쓰다듬지 말아주세요. 애도 아니고」
「………안되요. 타카미야군은 아직 아이에요.」
「…………」

아니, 그런게 아니라. 왠지 부끄럽다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보면 왠지 누나한테 위로받는것 같아서.

「……이것 정도로 부끄러워하는 동안에는, 아직 아이에요.」
「………어떻게 마음 속까지 읽은거야……」

에스퍼냐고. 그런 생각을 하며 사기사와씨를 보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왜 남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다른 쪽을 보는거야? 그런 내 의문은 바로 해소됐다.
불꽃이 올라, 펑하고 공중에서 폭발했을 때, 사기사와씨의 얼굴이 새빨개져 있는것이 분명히 보였다.

「………사기사와씨도 부끄러워하고 있잖아요」
「……시, 시끄러워요. 유급한 주제에!」
「유, 유급이 아니고! 중간은 전과목 51점 이상이었으니까 아직 내 배틀 페이스는 끝나지 않았거든요!」
「……에? 그런데 왜 고전문학은 재시험이었나요?」
「중간 51점에서 2점이 부족했습니다」
「…………」
「뭐, 뭔가요, 그 바보를 보는듯한 시선은!?」
「………그치만, 바보 맞잖아요」
「!!…….이제 됐어요. 저는 바보입니다」
「………네. 굉장히 바보에요」
「왜 기쁘게 말하는건가요………」

불꽃을 올려보면서, 나도 사기사와씨도 조용해졌다. 그대로 멍하니 불꽃을 올려보았다..
………불꽃놀이는 시끄럽네. 게다가 나무에 가려서 잘 안보이고………. 아니, 뭐, 애초에 불꽃놀이를 보려고 이곳에 온건 아니지만.

「…………야군」
「…………」
「………타카미야군!」
「네, 넵!?」
「……내일, 기대되네요」
「……그렇네요」

내일은 여름 코믹, 인가. 결국 사전조사도 전혀 안했지만 괜찮으려나. 뭐, 될대로 되겠지.
나와 사기사와씨는 그대로 멍하니 불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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