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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²] 후타바 안즈의 전일담 - 6~7화 합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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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0, 2017 19:58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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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바 안즈의 전일담- 4~5화에서 이어집니다.

 




6. 경사에는 축하를




6. 경사에는 축하를

몇 주 후.
키라리가 오디션에 합격했다.
듣자하니 처음 본 오디션이라는 것 같다.
첫 도전과 첫 승리를 동시에 경험한 키라리 왈,「해피해피」한 상태였다.

「축하해, 키라리.」

나는 그러곤 잔을 내민다.
들어 있는 건 오렌지 주스.

「웨헤헤…… 고마워, 안즈 짱!」

키라리도 역시 잔을 이쪽으로 내민다.
짠, 하는 건조한 소리가 들리고, 또 웨헤헤, 하고 웃음을 짓는다.

「그나저나, 키라리 아이돌 후보생이었구나.
전혀 몰랐어.」

「안즈 짱을 놀래켜 주려고 생각했었다니이☆」

그리곤 키라리는 잔 안의 내용물을 마신다.
잔 안에 다시 주스를 따르며 하는 그 말은, 조금 떨리고 있었다.

「…… 그리고, 조금, 아주 조금 불안했어.
키라리가 아이돌 하는 거, 이상할지도…… 라고.
그래서, 오디션 합격하고 제대로 인정받은 뒤에 얘기해야겠다고 결정했던 거니이☆」

그렇지 않아.
그렇게 외치고 싶어지는 마음을, 꾹 누르고.

「왜 그렇게 생각한 거야. 오히려 완전 어울리는걸.」

「봐, 키라리는, 키가 크니까…….
 아이돌이란 건 귀여운 아이가 되는 거잖아?
키가 작은 게 더 귀여우려나…… 해서」

「안 그래. 그럴 리 없어.
키라리는 귀여워. 안즈가 보증한다고, 틀림없어.」

「웨헤헤…… 고마워, 안즈 짱!」

「…… 오늘은 그 말만 계속 하네, 키라리.」

나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아니, 안즈 짱 덕분이라고 생각하니까.」

나는 아무것도 못 해 주는데.

「그러니까, 고마워.」

그렇지 않아.
다시 한 번 외치고 싶어졌지만, 이번엔.

자신이 너무나도 비참했던 것이다.

응원할 거라고 마음먹었는데, 계속 도움만 받아서 미안해.
축하 준비조차 키라리가 전부 다 하게 만들어서 미안해.
계속 기대고 있어서 미안해.
아무것도 못 해 줘서 미안해.

그렇게 사과조차 할 수 없어서, 미안해.

「…… 그런데, 다음에 받을 오디션은 이제 결정 난 거야?」

이 이상 이 화제를 이어나가기 싫어져서, 나는 화제를 바꿔 버렸다.

「결정됐어ー☆ 안즈 짱도 볼래 볼래?」

볼래, 라는 건 오디션 과제로 나온 댄스 영상을 말하는 거겠지.
아이돌의 수요도 공급도 막대해진 지금, 일일히 하나씩 보고 채점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못 하겠지.
요즘 전형은 회사의 방침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2가지 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우선 서류 전형.
얼굴이나 프로포션 등, 비주얼 면을 중심으로 심사한다.
여기에서 대다수가 걸러진다.
다음은 실기 전형.
서류 심사를 통과한 극히 적은 사람들을 모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곡으로 심사한다.
해야 할 것은 댄스나 노래 중 하나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건 일의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전에 본 DVD는 댄스 과제 영상이었던 것 같으니까, 아마 이번에도 그러리라.
신인을 육성할 때에는 우선 무언가 하나, 딱 하나 튀는 점을 만든다.
뭐든 다 할 수 있게, 같은 방향으로 갔다간 잔재주만 많고 특출난 점은 없게 되니까.
키라리는 분명 댄스 중심으로 가는 겨구나, 그렇게 추측했다.

「볼래볼래.」

기본적으로 과제 내용은 심사일 1주일 전에 통보된다.
너무 오랜 시간 유예기간을 주었다간 집중공략으로 이어지니까.
그래서 어떤 과제가 와도 문제없도록 폭넓은 기술을 습득하고, 과제가 밝혀진 뒤에는 그것의 암기나 세부적인 수정에 힘쓴다.
뭐 결국, 키라리는 다음 오디션 2차 시험까지 1주일도 안 남았을 것이다.

「…… 헤에, 꽤 격렬한 댄스네.」

「응! 트레이너 씨가 말이지, 이건 키라리한테 딱 맞아! 라고 그랬어☆」

과연. 확실히 이렇게 무대 구석구석까지 장악하는 듯한 댄스는 키라리의 신체 크기를 무기삼을 수 있다.

「아, 그런데 안즈 짱, 키라리 또 오디션 있으니까, 안즈 짱네 집에는 못 올 것 같아…….」

키라리가 미안한 듯 시선을 아래로 향한다.

「아, 괜찮아. 그 정도야 참을 수 있어.
오디션, 열심히 해.」

이건 내 본심.
확실히 일주일 동안 키라리를 못 만난다는 건 쓸쓸하겠지만, 그래도 딱 1주일뿐인걸.
응원할 거라고 마음먹었으니까, 그 정도는 참자.

「열심히 할게에☆ 오디션 끝나면 바로 올게!」



그 다음 키라리와 헤어져서, 1주일 뒤.
오디션이 끝난 뒤에도 키라리는 우리 집에 오지 않았다.

 

 


 



7. 이변


이상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왜냐면, 벌써 2주째.
키라리의 오디션은 진작에 끝났을 테다.
끝났을 텐데.
어째서 나는 그 뒤로 한 번도 키라리의 얼굴을 보지 못한 것일까.

키라리를 응원하고 싶다.
그 마음에 거짓은 없다.
하지만, 키라리는 지금 바쁘니까, 라고.
또는 키라리느 지금 조금 지쳐서 그런 거야, 라고
매일 그렇게 자신에게 되뇌었다.
그렇지만.
슬슬 한계다.

혼자는 싫어.
귀가 아플 정도로 조용한걸.
혼자는 싫어.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만 잔뜩 생각하게 된다.
혼자는 싫어.
아니, 조금 다를지도.

키라리가 없는 건, 싫다.

그래.
조금 모습을 보러 갈까.
혹시 바쁘면, 가끔씩은 나도 집안일을 해 주자.
혹시 피곤하다면, 기운이 나는 음식을 만들어 주자.
키라리를 위해.

「키라리를 위해」?

손이 떨린다.
발이 움츠러든다.
이건 안 된다.
이건 글러먹었다.
키라리를 위해, 나는 움직일 수 없어.
누군가를 위해 나는, 움직일 수 없어.

그래.
이건 나를 위해서인걸.
뭐 키라리가 바쁘건 힘들건 어쨌건 나랑은 관계 없어.
그냥 불평하러 가는 거야.
오디션 끝나면 온다 그랬잖아, 라고.
방이 너무 더러워서 어쩔 수 없었다고, 라고.
그러니까 그건 키라리를 위한 게 아니야.
그러니까, 괜찮아.

「…… 최악이네, 나.」

그런 말을 내뱉으면서도, 하지만 내 몸은 겨우 허락해 준 듯 떨림이 멎는다.



띵동ー.
경쾌한 소리가 들린다.

띠잉…… 도옹ー.
길게 눌러 보았다.

띵동띵동ー.
이번에는 연타.

「역시, 바쁜 건가.」

전혀 반응이 없는 걸 확인하고 포기하려다, 하지만 포기하지 못하고 문 손잡이를 돌린다.
그것은 내 예상을 뒤엎고, 아무 저항 없이 돌아갔다.

「…… 열려 있어.」

꿀꺽.
긴장감이 목에 울린다.
몇 초간 망설인 뒤, 각오를 다지고 나는 문을 열었다.



거기에는 키라리가 있었다.
바닥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며.
문이 닫히는 소리에 깜짝, 어깨를 떨며.
천천히 나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키라리의 옆모습은 여느 때처럼 웃는 얼굴.
하지만 그것은 잘 보면 볼수록, 그것은 조금씩.
그리고, 완전히 나를 마주보게 된 때엔.
완전히 붕괴했다.

「…… 미안해, 안즈 짱.」

눈물을 펑펑 흘리며, 키라리는 말했다.

「역시 키라리가 아이돌 같은 걸 한다니 이상했던 거야.」

「키라리……?」

「키라리 있지……? 오디션에서 같이 춤췄던 애한테 들었어.
키가 너무 커서, 전혀 안 귀여워…… 라고.」

「하지만, 안즈 짱이, 귀엽다고 그랬으니까…….
 그래서, 키라리, 열심히 춤췄어……?」



「하지만…… 떨어져 버렸어.」



「미안해, 안즈 짱…… 안즈 짱은 귀엽다고, 말해 줬는데.
역시, 키라리는 전혀 안 귀여워서……」

그렇지 않아.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리 없잖아!!!」



꾹 참지 않는다.



「말했잖아 키라리는 귀엽다고! 귀여워! 완전 귀엽고 착해! 못 믿겠으면 몇 번이고 말해 줄게!!」

「그, 그래도……」

「그래도 뭐! 그 인간한테 졌다고 그대로 놓아버릴 거야!?」

아.

「되고 싶었잖아 키라리는! 아이돌이!! 그래서 열심히 했잖아!?」

치사하네, 나.

「그러면! 좀 나쁜 말 좀 들었다고 그만두면 안 되지!!」

단 한 번 실패했다고 모든 걸 포기해버린 건, 나인데.

「키가 큰 게 어때서!? 크니까 귀여운 거 아냐!? 크면 아이돌 하면 안 되는 거야!? 누가 그래!?」

키라리는 이상(理想)이었다.
자기를 위한 일도, 남을 위한 일도 열심히 해서.
그리고 실패하지 않아.
언제나 반짝반짝 빛나.
그런, 나의 이상.

「키라리느은!! 엄청 대단하다고!! 나보다 훠얼씬!! 대단한 사람이 될거니까!!!」

그러니까, 인정 못 해.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말아 줘…… 그런 말, 하지 말아줘……!!」

키라리가 실패했다니, 나는 인정 못 해.

「안즈…… 짱……?」

그래. 바로잡자.
바로잡아야 해.
이건 잘못된 거야.
그러니까, 바로잡아야 해.

「…… 이름, 알려 줘.」

「안즈 짱…… 어떻게……?」

키라리가 겁먹은 듯한 눈으로 나를 본다.
괜찮아. 정말 괜찮아.
조금만 기다리면 키라리는 빛날 수 있을 거니까.

「키라리한테 그딴 말 지껄인 년 이름, 알려 줘.」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 키라리.




 

유열(柳列, 1961년 1월 12일 ~ )은 대한민국의 가수이자 어린이 및 가족 뮤지컬 프로듀서이다.

 

일본어에서의 비속어를 한국어에서의 그것으로 옮기는 건 어렵지요. 奴는 직역하면 "녀석"이어야겠으나 맥락에 따라 분명 "새-끼"정도의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고.

 

하지만 이 흐름에서 "쩔어"는 좀 아닌 것 같아서 급히 수정. 무슨 생각으로 저 단어를 집어넣었지 과거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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