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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바 안즈의 전일담 - 0. 행복했던 가족

댓글: 3 / 조회: 1585 / 추천: 2



본문 - 05-10, 2017 10:38에 작성됨.

 
신데렐라가 마법사와 만나기, 그 전의 이야기.

후타바 안즈의 인물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제 나름대로 생각해서 써 보았습니다.

pixiv에서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0. 행복했던 가족


후타바 안즈ふたば あんず)

연령

17세

생일

9월 2일

별자리

   꽃다운 처녀자리  

  출신지  

  홋카이도  

신장

139㎝

체중

30kg

B-W-H

??-??-??

혈액형

B형

  잘 쓰는 손  

오른손

취미

없다

 

「시, 싫어! 나는 일하지 않을거야! 아이돌이든 뭐든... 사절이다-앗!!
...에? 아이돌이 되면 인세로 평생 즐겁게 살 수 있다고? 저, 정말? ...이, 이야기를 들어 볼까」







저기, 프로듀서.
안즈가 프로듀서한테 스카우트되기 전의 이야기, 아직 한 적 없었지?

글쿠나.
그럼, 잠깐 들어줄래?

뭐 별 일 있는 건 아니라구?
그냥 그런 기분이 들어서 말야.
옛날 이야기를 하고 싶은.

…… 응, 고마워.
전부 말해 줄게.

내,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나는, 매우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해.
아버지도 어머니도 계셨고.
나는 첫 번째 자식, 장녀였지.

그래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여튼 사랑받았거든.
그냥 기는 것조차 귀엽고, 뒤집기 성공하는 것도 귀엽고.
정말 평범한 가족이었어.

이상한 일이 시작됐던 건 아마 그 때였을 거야.
부모님이 지능 지수 검사를 하라며 나를 병원에 데려갔을 때.
잘 기억나진 않지만 뭐, 터무니없는 수치가 나왔었던 모양이야.
의사랑 아빠 엄마를 이 이상 없을 정도로 경악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평소보다 훨씬 칭찬 들었어. 대단해, 장하네, 우리 딸, 하며.
그처럼 기쁠 수가 없더라.
내가 한 일로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렸으니까.
그 날은 백화점에 가서, 아무거나 하나 사 줄게, 라 그랬어.
…… 응, 맞아.
이 인형을 사 주셨지.
엄청 소중하게 여겼어. 구멍이라도 났다간 울면서 엄마한테 가서, 고처 달라 그랬었지.
뭐 지금은 보시다시피 너덜너덜해졌지만 말이지.

그 때부턴 부모님의 교육열이 대단해져서 말야.
나잇대에 안 맞는 책이나 참고서를 사 주고, 학원에 보내고.
열심히 했어. 하면 하는 만큼 칭찬받았으니까.
어린애들한텐, 부모님이 전부니까. 하느님이라고 해도 될지도.
부모님한테 미움받는 건 이 세상의 끝. 부모님한테 칭찬받는 건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기쁨.
프로듀서도 그런 경험 있지?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어.

그런데 말야, 그렇게 매일매일 열심히 했는데, 칭찬이 점점 줄어가는 거야.
그 때까지 계속 열심히 노력했었는데 말이지.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했었다?
책상 위에서 하는 것밖에 안 했으니까, 그 후론 몸 움직이는 것도 열심히 했어.
테니스 같은 스포츠나, 심지어는 댄스에까지 손을 댔다구.
하고 싶다고 그러니까, 바로 학원에 보내 주시더라고.
그래도, 그걸로 칭찬을 받은 건 다니기 시작한 초반 뿐.
금세 칭찬받지 못하는 상태로 돌아와 버렸어.
그러니까, 요번엔 요리를 해 보기로 했었지.
처음에는 엄마가 가르쳐 주셨고.
얼마 안 돼서 혼자 할 수 있게 됐어.
아빠한테 「엄마가 만드는 것보다 맛있네」라고 칭찬을 듣긴 했지만, 엄마 표정은 어두웠어.
그 이유를 몰라서, 조금 무서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인데 말야.
서서히 식탁엔, 내 요리밖에 안 나오게 됐어.
그 이후로는 같은 일의 반복.
청소에 새탁. 분리수거에 시장 가기, 아침에 아빠를 깨우는 것까지.
엄마한테 칭찬받으려고, 엄마의 부담을 덜어 드리려고, 엄청 힘냈거든.
점점, 엄마는 웃음을 잃어 갔어.

그래서 말야, 생각했던 거야.
혹시 내가 필요 이상으로 열심히 했던 거 아닐까?
칭찬받을 만한 일이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려서, 그래서 칭찬을 못 받게 되어 버린 거 아닐까, 하고.
그래서, 조금 설렁설렁 했거든.
칭찬받을 걸 다시 한 번 써먹으려고.
더 오랫동안 칭찬받을 수 있게.
…… 혼났어.
엄청, 엄청 화내면서.
안즈 짱은 원래 이러지 않았잖아. 왜 대충대충 하는 건데.
이런 애는 내 자식이 아니야, 라면서.
「내 자식이 아니야」.
버려졌다고 생각했어.
필사적으로 사과했다?
어머니 죄송해요, 어머니 죄송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용서해 주세요.
엉엉 울면서 매달렸어.
그래도 용서해 주시질 않아서, 직장에서 돌아온 아빠한테 울음을 터뜨렸다고.
그 때는 울다 지쳐서 바로 잠들어 버렸었지만, 부모님은 밤 늦게까지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
엄마랑 아빠 사이가 나빠졌던 것도, 그 때부터였을지도 모르겠어.

그 몇 달 뒤에, 아빠가 집을 나갔어.
잘은 몰랐지만, 엄마랑 큰 싸움을 했던 모양이야.
벌써 이혼하기로 결정이 됐었대.
아빠는 내 양육권을 가져가려고 했던 것 같지만, 무리였나 봐.
그런 건 보통 엄마 쪽 입김이 강하지.
그렇게, 나한텐 엄마밖에 없게 됐어.

집안일이란 집안일은 내가 전부 했어.
돈은 아빠가 입금해 주셨으니까, 엄마는 일할 필요가 없었고.
엄마를 편하게 해 드릴 수 있어. 순수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도 엄마는 나를 칭찬해주기는커녕,
그게 어디선가, 정반대의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구.
작은 잔소리에서 시작해서.
싸대기.
머리 잡아당기기.
뜨거운 물이나 차가운 물 끼얹기.
피가 나올 만한 건 안 하셨지만.
…… 응. 이건 학대지.
하지만 지식으로는 당연히 알고 있었는데도, 난 눈치를 못 챘다?
신기하지.
어려운 문제는 척척 풀렸는데, 이런 간단한 건 몰랐던 거야.

엄마가 그렇게 돼 버린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생각해.
아마 처음에는 정말로, 난 엄마한테 자랑스러운 딸이었겠지.
그래도, 내가 너무 가 버린 거야.
엄마가 있을 곳을. 역할을. 빼앗아 버린 셈이지.
그럼 화날 수밖에.
그래도, 나는 동시에 자랑스러운 딸이기도 했단 말이지.
자신의 자리를 빼앗아 간 가증스러운 딸이면서,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완벽한 딸.
똑바로 기뻐할 수도 없고, 똑바로 화낼 수도 없어.
그러니까, 저렇게 돼 버린 거 아닐까 싶어.
그래서, 그 두 가지의 감정이 섞어서 엉망진창이 되고, 손을 쓸 수가 없게 된 때.

나는 살해당했어.

나는 확실히 살아 있지만 말야, 그 시절의 나는.
엄마의 자랑스러운 딸이었던 후타바 안즈는.
그 때, 완전히, 완벽하게, 흔적도 없이, 살해당했어.

엄청났다구?
악마같은 표정을 하고서,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내 목을 졸라댔어.
물론 아프고 무서웠지만.
무엇보다도, 슬펐어.
어디가 문제였던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됐던 걸까 하고.
그런 표정을 짓게 해 드려서, 죄송해요, 하고.
울면서, 그 생각만 계속 했어.

눈을 뜨니까, 병원 침대 위더라.
모르는 천장이다, 란 거지.
내가 죽기 직전에 엄마가 제정신을 차려서, 구급차를 불렀던 모양이야.
엄마는 그대로 목을 맸고.
경찰의 사정청취라던가 그런 귀찮은 건, 내 정신상태가 오락가락해서 별로 안 했던 것 같아.
그 뒤론 그냥 멍하니 있었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으니까.
가만히 있으면 옷은 갈아 입혀 주고, 식사도 나오고, 세탁도 해 주고.
고작, 이건 확실히 싫어질지도- 하고, 가끔 쓴웃음 짓는 정도였으려나.

정말, 아무것도 없어져 버렸어.

얼마 안 지나 퇴원했었지만, 그 이후론 잘 기억이 안 나.
이제 뭐든 상관 없어ー 같은 상황이 돼서.
계속 멍하니 있었더니, 눈 앞에 아빠가 계시더라.
아마, 사과를 하려고 했던 것 같아.
앞으로는 같이 살자, 뭐 그런 말 했으려나.
그래도 말이지,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었단 거야.
그래서 말야, 일단 최선을 다해 웃는 표정으로, 말했지.

이제, 놓아 줘.

나는 도쿄에 있는 아파트에 자취하게 되었어.
더 이상 고향에서 살고 싶은 기분이 아니여서 말이야.
돈이야 아빠가 계속 입금해 주셨으니까 괜찮았고.
그 때부터, 프로듀서도 잘 알고 있는 안즈가 됐던 거야.
뒹굴거리고.
귀찮은 건 질색이고.
게임밖에 안 하는.
일하는 거 정말 싫은, 후타바 안즈 말야.

그도 그럴 게, 이유가 없는걸.
내가 그 때까지 열심히 했던 건, 칭찬받고 싶었으니까.
그것 뿐이었어.
그러니까 더 이상, 이유가 없는 거야.

청소도 안 해.
세탁도 안 해.
요리도 안 해.
계속 스크린만 보고 있었어.
재밌었냐? 라고 물어본다면 말이지, 무진장 재밌었어.
그럴 수밖에 없던 게, 레벨 하나 올렸는데 모두들 칭찬해 주는 거야.
대단해. 엄청나. 의지하게 돼. 란 거지.
그렇게 열심히 해도 안 됐던 걸, 이렇게 간단히 얻을 수 있다니.
마약 같은 거였다고, 안즈한텐 말야.
점점 의존하게 되어 버렸고, 그게 나쁘다고도 생각 안 했어.
길드원들 이야기를 따라가려고 애니도 보기 시작했는데, 금세 빠졌지.
그렇게 질질 오타쿠가 되어 갔단 말이야.

그런데 말야,
그렇게 게으르기 짝이 없는 생활을 시작한 뒤 몇 달이 지났을까.
키라리가 옆 방에 이사 온 거야.

 

 



 

역자 후기 

 

《이치하라 니나의 총애법》 작가님의 전 작품입니다. 세계관이 이어지는지라, 일단 이것부터 해 보기로 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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