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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빌리 시리즈 - 9. 별에 소원을 《아나스타샤》

댓글: 5 / 조회: 1270 / 추천: 3



본문 - 05-03, 2017 02:41에 작성됨.

별에 소원을 《아나스타샤》


「후우……」

식장 입구 옆에 있는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적당히 탄산으로 보이는 음료와 커피를 산다. 그 자리에서 탄산음료의 탭을 따고 단숨에 들이킨다. 강한 탄산이 목을 자극해, 평상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 감각이 지금은 기분 좋았다.

오늘은 누나의 결혼식이다. 지금도 한창 진행중인데, 조금 이유가 있어 피곤해져 버려 빠져 나온 것이다. 그 바보아버지는 나이값도 못하고 큰소리로 통곡한다든지, 폭주하기 시작한다던지, 신랑을 노려 위협한다던지 정말로 귀찮다.
어머니와 둘이서 달래고 얼러 쿵 하고 침몰했지만. 내가 누나의 꽁냥대는 이야기로부터 해방되는 중요한 날에 뭘 하고 있는건지.

뭐어 기다리는데 지쳐 멋대로 턱에 일격 두들겨 넣은것은 나빴다고 생각했기에 이렇게 커피를 제물로써 돌아가려 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식장에 돌아가자 그 문 앞에서 한 여자가 소파에 앉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얼굴은 고개를 숙이고 있어 잘 모르겠지만, 그 드레스와 아름다운 은발은 본 기억이 있다. 확실히 누나에게 불린 아이돌 동료중 하나였을 것이다.
평소 같았으면 무시했을테지만 어쩐지 그때만큼은 그 아이에게 다가가고 말았다. 아버지에게 돌아가는데 마음이 내키지 않은 건지, 아니면 남자로써 귀여운 아이와 사이가 좋아지고 싶었는지. 그것은 지금도 모르지만 어쨌든, 나는 그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아? 기분이 나빠지기라도 했어?」

얘기하자 그 아이는 천천히 얼굴을 올린다. 청초한 얼굴과 예쁜 파란 눈이 똑바로 나에게 향해졌다.

「누, Да-(네). 괜찮습, 니다. 기분이 나쁘다, 는건 아니에요, 네.」

천천히 나온 말은 힘없이 수줍었다. 시작은 분명 러시아어 였었지? Да- 라는건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있다.
얼굴을 보고 생각 난 것이지만, 이 아이는 누나의 데뷔 당초부터의 파트너였던 아이다. 전화 왔을때는 꽁냥대는게 7할, 이 아이가 2할, 기타가 1할 이므로 자주 듣고 있다. 물론 이름은......

「아냐스타샤 씨 였지.」

「? Да-. Меня зовут(제 이름은) 아나스타샤. 아......맞습니다. 제 이름은, 아나스타샤, 입니다. 어디선가 만난 적, 있나요?」

「아, 아니, 미안합니다.」

멍한 표정으로 뺨에 손가락을 대고 함께 고개를 갸웃. 외형과는 달리 안은 어릴지도 모른다.
말해놓고 좀 그렇지만, 첫 대면에서 갑자기 이름을 부르는 것은 실례일 것이다. 상대가 아이돌이라는 것을 포함해도 헌팅에서도 그러한 일은 하지 않는다.

「자주 누나의 이야기를 듣게 되기 때문에, 무심코 입에 담아 버렸습니다.」

「누나......누나?」

「아, 이름을 말하지 않았네요. 닛타 카이토 라고 합니다. 누나인 미나미가 언제나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아나스타샤 씨는 눈을 돌그랗게 한다.

「미나미의 брат(동생)......아......동생, 이었습니까? 미안해요, 식장에서 미나미와 케이 밖에 보지 않았다 입니다.」

케이는 매형이다. 와쿠이 케이. 누나의 고교 시절부터의 선배로, 누나가 달라붙어 있어 여친을 만들지 못한 불쌍한 사람 이라고 생각했는데, 누나처럼 만능이었던 사람이다.

「아무튼 결혼식이고, 그렇게 되겠죠. 저도 그러고보니 오늘 본 적 있는 사람인것 같은데 하고 말을 걸었을 뿐이고.」

「Спасибо(감사합니다). 그래도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군요. 슬슬 돌아가죠.」

그렇게 말하고 일어서려고 하는 아나스타샤 씨를 손으로 제압하고 들고 있던 커피를 쥐어준다. 이야기 하던 도중에 안 거지만, 이 아이는 순수하기보단 어리다. 누나의 이야기에서 생각한다면 분명 누나를 친언니처럼 갈망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매형에게 빼앗겨버린 충격을 받았다. 아마 그렇겠지. 그런 그녀에게 예식을 보이는 것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도있다.

「돌아가는 것은 그것을 천천히 마시고 난 후에. 진정 하고 난 후라도 괜찮아요?」

「하지만......」

「괜찮아괜찮아. 누나는 그런걸로 화내지 않아요. 뭣하면 장난삼아 마음껏 걱정시켜 주면 좋아요.」

장난이라는 울림이 좋았던 겄일까, 아나스타샤 씨는 씨익 하고 미소를 지었다. 이 모습이라면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해 이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그건 아나스타샤 씨가 내 팔을 붙잡는 것으로 방해되었다.

「아나스타샤 씨?」

「모처럼 이니까, 말벗, 원합니다. 조금 어울려 주시겠습니까?」

내가 조금 망설이자 아나스타샤 씨는 아까와는 다른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입니다. 미나미, 그런걸로 화내지 않습니다, 네요?」

그 말은 간사하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나 자신이 한 말이고.

나는 체념하고 작은 웃음과 함께 아나스타샤 씨를 마주보고 앉았다.











--------











「--그래서 그 라디오가 끝난 뒤가 가장 힘들었어. 남자들한테는 적대시되고, 여자들은 차가운 눈으로 노려보고.」

「어, Сочувствую(동정)...... 아, 불쌍, 했었네요.」

휴식하면서 여러가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나와 그녀는 동갑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서로 존대는 하지 않기로 하자, 고 했지만, 아냐--그녀가 그렇게 부르라고 말했다--는 별로 얘기를 이끌어가는 타입이 아닌것 같아 주로 내가 이야기하게 되었다.
나도 별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타입은 아니지만, 아냐가 상대라면 그다지 힘들지 않다. 이야기를 듣고 있는 그녀의 표정이 데굴데굴 바뀌고 있어 말하는게 즐겁다. 이런 사람을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하는거겠지. 지금도 쓴웃음을 하며 내 어께를 가볍게 두드리고 있었다.

「정말로 말이지......그 바보누나.」

「그렇지만, 미나미와 함께 잔다, 는 것은 조금 부러워, 네요」

「같이 자지 않아!? 누나는 어쨌든 나는 내 방 자물쇠 단단히 잠그니까!」

이 아이는 과연 내 이야기를 잘 듣고 있던 것일까. 아니, 듣고 있었지만 감각이 어긋나 있는 것 뿐일까. 내 태클에 대해서도 아냐는 목을 갸웃댈 뿐 이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 나는 이렇게 생각 합니다만, 카이토는 다릅니까?」

「어......」

「......카이토, 혹시 미나미를, 싫어한다, 입니까?」

아니나 다를까 인식이 어긋나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몰라 말을 잇지 못하자 조금 이상하게 생각된 것일까. 아냐가 눈썹을 구부리며 그렇게 물어 왔다.

「싫어하진 않아. 만약 싫어한다면 이런 곳에도 오지 않겠지.」

「그렇다면......」

「내가 말한것은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저기, 당황이라던지 그런 의미야. 뭐라고 할까, 굉장히 부정하고 싶어지는 것들.」

시스콘이나 변태라고는 듣고 싶지 않다. 하물며 억울한 쪽이라면 특히.
이렇게 설명하자 왠지 아냐는 히죽, 하고 웃었다......뭔가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는것 같은데.

「Ничего страшного!(힘내요!)」

「네?」

「ты сможешь!(할 수 있어요!)」

「아니, 일본어로.」

「조금 너무 이야기 해 버렸네요. 카이토, 슬슬 돌아가죠.」

「기다려 아냐. 적어도 일본어로 번역을 하고 가자. 조금 당기지 말고 랄까 너 힘 강해!?」

「후훗.」

아냐에게 팔을 당겨져서 식장으로 돌아간다. 나중에 이때의 말을 확인한 후 아냐의 장난이라고 들었을 때 한바탕 시끄러웠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누나의 결혼식이 끝난 며칠 후, 나는 도쿄의 대학에 다니게 되었다.
원래는 히로시마의 대학에 갈 생각에 거기에도 합격했지만, 어머니가 자꾸 권하는 탓에 어쩔수 없이 본 도내 대학의 수험에 장학생으로 합격해 버린 것이다. 배우는 내용과 지명도, 수업 내용에 차치가 없었던 관계로 어머니의 부탁이라는 위협 앞에 굴복한 것이다.
......강제 하숙집에 달 생활비 80%인하는 귀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대학에 들어간 겄은 괜찮지만, 거기서 나는 아냐와 재회했다. 게다가 전공도 같은 학과. 이유는 아냐가 누나와 같은 학부를 목표로 했던 것으로, 나도 누나도 아버지의 영향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같은 학부를 가게 된 겄이다.
아무튼 그것 자체는 별로 상관 없다. 도쿄에 내 근처에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든든하다. 그렇다면 무었이 문제인가 하면......

「카이토! 같이 밥 먹읍시다!」

「아, 그래. 조금 기다려 줘?」

「Да-(네)!」

이렇게 된 것이다. 수업때도 점심때도 찰싹 달라붙어,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나는 동기의 남자들에게 적대시 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보통으로 접해오는 사람들과는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식당같은 곳에서는 등에 시선이 아프다.
여하튼 그녀는 아이돌이다. 그것도 꽤나 인기가 있다. 누나가 데뷔한 때부터 파트너이기 때문에 적어도 3년은 파트너인 셈이다. 그런 아냐가 남자와 함께있는 모습을 보면 팬들이 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
미시로 프로덕션이 연애 권장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에 파파라치가 생기지 않는 것이 불행 중의 다행일까.

「카이토, 정말로 널 따르고 있구나.」

「웃을 일이 아니야......」

「하하하, 좋잖아. 저런 미인과 사귀고 있다니 행복하겠어.」

「그러니까 사귀고 있지 않다고 했잖아.」

「어라? 그래? 그렇지만 너희 옆에서 보기엔 사귀고 있는 걸로밖에 보이고 있지 않아?」

「라고 말해져도 말이지.」

그런 너스레를 떨고 있자, 입구 근처에 있던 아냐가 다가와 내 팔을 쭉쭉 끌어 당겼다. 그것을 본 그놈은 능글맞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배웅했다.
......네녀석, 밤길 걸을때 조심해라. 구체적으로는 다음주 스포츠 선택때 농구 지옥을 맛보게 해 주겠어. 무사히 걸어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그렇게 저주를 담아 아냐 옆에 서서 걷는다. 신장 차이 때문인지 아냐가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키가 크다. 이래저래 15cm밖에 차이가 없는 것이다.
평상시라면 아냐는 옆에 선 후에는 손을 떼지만 오늘은 왠지 손을 잡고 있다. 이유가 궁금해 얼굴을 보면 조금이지만 뺨을 부풀리고 있다. 이걸 감출 수 없는걸 보면 외관과 성격의 차이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어......화났어?」

「нет(아니), 화나지 않았어요.」

「뺨 부풀어오르고 있어?」

「......카이토는 심술쟁이 입니다.」

뺨을 만지고 나서야 알았는지 이번에는 숨기려고 하지도 않고 뿌우 하고 뺨을 부풀린다.

「미안 미안. 사과로 녹차 아이스크림 사줄게.」

「으으. 그런 것으로는, 속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눈은 반짝 반짝 빛나고 있다. 여전히 알기 쉽다. 최근 가끔 이렇게 아냐가 토라지기 때문에 그럴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매수하고 있다. 왜 화가 난 것인지 몰라 사과를 받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잘라놓고 있다.

「지금이라면 고사라떡*도 따라와?」
(*고사리떡: 일본의 화과자. 고사리 전분으로 만든 떡?에 고명을 묻히고 흑설탕을 녹여 만든 조청을 뿌려 먹는다.)
「고사리떡......우-」

「오늘은 분명 고기 정식 이었지, 일일 정식. 서두를까.」

아냐가 좋아하는 음식인 고기 정식을 말하자 그녀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오늘은 일일 정식에게 도움을받았다. 마지막으로 저항하듯이 아냐가 퍽퍽 내 팔을 두드리고 있지만, 마사지 정도의 힘이었다.
그렇게 나의 대학 생활은 지나가고 있었다.











--------











그 날은 꽤 강한 비바람이 불었다. 강한 태풍이 불운하게도 도쿄를 강타하고 교통도 완전히 멈춰 버린것 같다. 그런 상태여서 대학도 전체 수업 휴강이 아침에 결정되어 있었다.
나갈 방법도 없고 나갈 이유도 없었기에 나는 아침부터 멍하니 텔레비전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에 누나와 매형으로부터 연락이 왔었지만, 괜찮다는 것을 전한 뒤 적당히 흘려 버렸다.
옛날부터 비바람은 싫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바다에 나가 낚시와 바닷가 놀이를 하며 성장해 왔다. 그래서 그걸 할 수 없게 되는 비와 강풍은 싫었다. 그 탓일까, 태풍 같은게 올 때는 뭔가를 할 맘이 확 없어져 버린다. 이제는 버릇같은 것이다.

1인용 소파에 널부러져 있자 갑자기 인터폰이 울린다. 학생용의 원룸이니 집주인이 안전 확인이라도 하러 온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연 문에는 의외의 얼굴이 있었다.

「......아냐?」

「아......카이토...доброе утро, 좋은 아침, 입니다.」

거기에 있던 것은 흠뻑 젖은 아냐였다. 가볍게 허리에 닿을 정도로 긴 머리는 피부에 달라붙어, 똑 똑하고 물방울을 떨어뜨리고 있다. 옷도 원단의 흡수성이 높은 것인지 상당히 물을 빨아들여 절반 정도 비치고 있다.
겉옷이 데님 원단이라 그나마 나았다. 아냐 자신도 추위에 떤 것인지 입술 색이 나쁘고 작게 떨고 있었다.

「왜 여기에......그것보다 그럴 경우가 아냐! 빨리 들어와!」

「спасибо(고맙습니다)......」

현관에 멍하니 서있는 아냐를 절반정도 억지로 집에 들여 욕실에 밀어 넣는다. 혼자 살고있어 샤워밖에 하지 못하지만 젖은 채인거보다는 낫다. 갈아입을 옷은 누나가 두고간 옷으로 괜찮겠지. 그 신혼부부 둘이서 가끔 예고 없이 난입해서 놀다가 돌아간다. 아무튼 이번에는 그게 도움이 되었지만.
아냐가 욕실에서 나오는 것을 기다린 후 소파에 앉힌다. 피부가 상기할 정도로는 따뜻해 진 것같다. 컨디션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들어야 할 것이 많이 있었다.

「왜 내 집에 온거야?」

오늘은 대학도 쉰다. 일이 있다면 미리 인쇄물을 챙겨 달라고 아냐에게서부터 연락이 오지만 어제는 그것도 아니었다. 즉 오늘 아냐가 이런 날씨 속에서는 특히 밖으로 나올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아냐는 커피를 담은 머그잔을 만지작거리며 어딘가 말하기 힘든듯 머뭇거리고 있다. 평소라면 할 말을 모색하고 있는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카이토, 화가 났습니까?」

「아니, 화내고 있는것은 아니지만.」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놀라워 너무 혼란스러운 것 뿐이다. 설마 아냐가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냥 왜 여기에 온건가 해서. 아냐의 아파트는 상당히 멀었지?」

사실 여기는 아냐가 몇 번 와본적 있기 때문에 길을 아는것은 놀라지 않는다. 그렇지만 여기서 아냐가 살고있는 아파트 까지는 전철로 4역 정도의 거리가 있다. 차량이 있다면 그렇게 멀지는 않지만 오늘은 교통수단이 움직이지 않는다. 걸어오는 데에는 상당한 거리였겠지.

「смейтесь(웃음, 웃다)......웃지 않겠습니까?」

「응? 웃지 않아」

그렇게 말하자 아냐는 체념했는지 커피를 홀짝인 후 한숨을 쉬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Я боялся(두려워했다)......조금, 겁이 났습니다.」

「태풍이?」

확실히 바람이 강할 때에는 셔터를 걸어 놓아도 덜컹 소리가 난다. 혼자 있을때 그걸 무섭다고 생각해 버리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냐는 고개를 흔들어 그것을 부정했다.

「нет(아니), 다릅니다.」

「다른거야?」

「Да(네). 나는......그, 혼자있는 것이, 겁이 났습니다.」

그건 태풍이 다가왔을 때의 소리가 무서운 것은 없는 걸까, 라는 생각도 아냐가 말을 계속했기 때문에 그쪽에 의식을 향한다.

「내 방, 아무것도 없습니다. 항상 밖에만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필요한 것만, 없습니다.
  스테이지에 있으면, 팬 여러분, 아이돌의 동료들, 많이 있죠? 혼자가 아니다, 입니다. 하지만......아이돌이 아닌 나는, 혼자......」

또 어려운 문제를 가져온 것이다. 아냐는 분명 외로워서 그것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평소 직장이나 대학은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환경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조용하게 되어버린 것이 단번에 불안을 뿜어 냈을지도 모른다. 밤이나 혼자 있을때는 마이너스 이미지가 증폭하기 쉽다고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있다.
아마, 지금까지는 누나나 친한 아이돌 동료가 있었기에 어떻게든 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대학으로 진학하며 기숙사에서 나오고, 특히 사이가 좋았던 누나가 결혼하고 지금까지처럼은 되지 않은것이 겹쳐 아냐에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말았다. 혼자 도쿄에서 살게되어 지금가지 의지하고 있던 사람이 갑자기 떨어져 나가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냐.」

「......Что(네?)」

머그컵을 잡은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아냐에게 말을 걸자 천천히 이쪽을 향한다. 평소에는 반짝반짝 빛나던 파란 눈이 지금은 눈물에 젖어 있다.

「나와 너는 친구다.」

「друг...... 카이토와 아냐는 친구......」

「'너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나는 아냐가 쉬는 날일때 밖에 모르니까. 하지만 나와 너는 친구다. 친구와 함께 있을 때에는 혼자가 아니지?」

이렇게 상냥하게 말을 걸자 아냐는 친구......, 하고 몇번 중얼거리면서 나와 눈을 맞추고 잠시 뒤, 어찌된 일인지 눈썹을 힘없이 구부러트려 찌푸린다.

「왜 그래?」

역시 이유를 모르니 곤란해졌다.

「친구......카이토와 나는 친구 입니다. 그건 매우 기쁜 일, 이네요. 신데렐라 걸즈의 모두와도 친구......정말로 따뜻합니다.」

하지만, 하고 뒤를 잇고 아냐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카이토와 친구......조금 따뜻하다, 지만, 여기가 너무 따끔 따끔 합니다.」

「......사실은 나를 싫어한다던가?」

「нет(아니)! 다릅니다! 카이토는 좋아합니다! 너무 좋아합니다!」

그렇다면 조금 쇼크일지도, 라고 생각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내뱉은 말을 아냐가 물고 늘어지듯이 부정한다. 그렇게 좋아한다고 연호되면 매우 당황하지만...

「학교 친구에게 들었습니다. 나와 카이토가 사귀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나도 몇번 들은 적 있어.」

「согласный(동의)...카이토, 전에 들은 적 있다, 알고 있습니다......카이토, 조금 곤란해 보였습니다. 나는......아냐는 카이토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습니까?」

......과연. 얼마 전부터 몇 번 토라져 있던 이유가 밝혀졌다. 그러고보니 아냐가 토라질 때는 내가 조롱당할때 적당히 흘려버린 뒤였던 기억이 난다. 뮈라 할 것도 없이 아냐의 불안한 마음의 이유가 된 것은 나였다는 것이다.
자만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대학에서 아냐와 가장 가까운 것은 나라고 생각한다. 뭐라고 해도 대체로 함께 행동하고 있으니까. 그런 내가 말 뿐이라고는 해도 아냐를 성가시다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 성실한 그녀는 먼저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여 버린다. 지금 이게 그 결과다.

「그렇게 생각하면 грусть(슬픔)......너무나 외로워지고, плакать(울음)......울고 싶어져서,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에 와 있었습니다.」

「............」

「카이토......나는, 카이토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카이토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죠?」

그만둬. 왜 네가 울상이 되어 있는건데. 나쁜건 나인데. 분노할지언정, 네가 울 필요는 없을텐데.

「카이토가 원치 않는다면, 나는......」

「아냐」

참지 못하고, 아냐의 말을 가로챈다. 평소하면 이러한 일은 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아냐의 입에서 아냐의 목소리로 그 뒤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아냐, 나는......」

아냐가 똑바로 나를 보고 있다는 걸 깨닫고 일단 말을 자른다. 아, 이럴때는 정말로 자신의 성격이 원망스럽다. 남아있던 커피를 단번에 넘기고, 깊은 숨을 내쉰다.

「한 번 밖에 말하지 않으니까 잘 들어 주었으면 해......나는, 나도 너를 좋아한다.」

분명 처음 얘기했을 때부터, 그때 그 예쁜 눈을 봤을 때부터. 분명 나는 그녀에게 매료되어 있었다. 그리고 대학에서 재회해서 함께 행동하게 되서......그걸 무너뜨리기 싫어서 그 앞에 나아가려고는 하지 않았다. 결국 나아간 것은 그녀가 먼저 나아가려 했기 때문이다. 겁쟁이라고 들어도 어쩔 수 없다.

아냐는 내 말을 들은 순간부터 눈을 동그랗게 한 채로 말을 잃고 움직이지 않는다. 잠시 그대로 시간이 지나가지만, 조금씩 그녀의 눈의 빤짝임이 강해져 간다.

「잠깐, 아냐!?」

「치사합니다...저런, 것. 말했는데. 항상, 그렇다고는, 보이지 않았는데......계속, 나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똑똑하고 눈물을 흘리는 아냐에게 다가서자, 달라붙듯이 안겨온다. 닦아도 닦아도 눈물이 멈출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참고 있던 것이 한번에 나와 버린 것 같다.
오히려 그만큼 나는 그녀에게 참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로 원치 않았다면, 나는 처음부터 너를 돌보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하지만......!」

「게다가 처음 만났을때 말했잖아. 난 부끄러운건 싫어해서, 부정하고 싶어진다고.」

그녀의 울음을 그치게 하고 싶어서, 그런 말을 해버린다. 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변명밖에 되지 않을텐데. 하지만 깨달았을 때에는 모두 말해버린 뒤였다.
어떻게 할까 고민했지만, 나는 매달려 있는 아냐와 소파에 앉아 그녀에게 무릎베게를 해 주고 서로의 손을 얽듯이 잡는다. 이럴때엔 껴안아야 될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아직 그런 용기가 없었다.

「그러니까, 미안. 지금의 나에게는 이게 한계야.」

아냐는 잠시 훌쩍훌쩍하고 흐느끼고 있었지만, 조금 기다리자 침착해져서 손을 잡은 채로 고개를 들고 내 무릎에 앉았다.

「아냐? 이 자세 왠지 몹시 당황하게 되는데.」

「이걸로, 용서합니다. 그러니까 терпение......인내, 네요」

아직 약간 콧소리가 섞이지만, 기쁜듯이 말하는 아냐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냐는 툭, 하고 머리를 나에게 맡기고, 그대로 위를 향해 나와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이제 저와 카이토는 возлюбленный......연인, 이네요.」

어미에 음표라도 붙은것처럼 기분좋게 말하는 그녀에게서 그만 눈을 돌리고 만다. 불만을 드러내려고 소리를 내지만, 완전히 새빨갛게 된 얼굴을 아냐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울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면, 그녀의 미소를 볼 수 있다면.

「으으. 카이토! 얼굴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보지 않아주었으면 하는데」

「싫습니다! 나는, 좋아하는 카이토가 보고 싶다, 입니다!」

「......우오오.」

이제는 내 쪽에서 그녀의 손을 잡고 갈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닛타 카이토(新田海斗)
  미나미의 남동생. 18세. 닛타의 피에는 거역할 수 없었는지, 아냐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사람.
  수줍음이 많고 헤타레 이기도 하지만, 남 돌보기를 좋아하고, 또한 때때로 대담하게 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천연 지골로. 마지막으로 손을 잡고 무릎베게 라던지를 저지른 것도 역시 닛타의 피←
  참고로 아버지는 압박하는 쪽의 레인 메이커* 로 제압했다고. 식장에서 징 소리를 내고 어머니가 해설, 케이가 실황해서 미나미를 곤란하게 했다던가. 또한 일부의 관객에게는 대 호평이었다는듯 하다.
  (*레인 메이커: 프로레슬링 기술로 헐크 호건의 엑스 봄버의 개량형. 이 SS에선 위력을 약하게 사용한 모양. 영상은 이쪽->https://www.youtube.com/watch?v=xTlfWhQiZsg)

・아나스타샤
  이번의 히로인. 쿨. 여기에서는 18세. 조금 더 일본어에 익숙해진것 같고, 자신을 칭하는데에는 나(私)로 통일하게 되었다. 하지만 때때로 아냐라고 말해 버린다. 귀엽다.
  러시아어의 일본어 표기라던지 원래 무리겜이기 때문에 발음이나 어법의 지적은 용서해 주세요. 제작년 강의라던지 거의 기억나지 않아요...
  저자적으로 사귀기 시작하면 스킨쉽이 잦을듯한 이미지. 만약 카이토에게 베드(?)엔드가 있다면 부끄러워 죽는 것일 것이다.
  『아냐가 사이가 좋은 사람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급히 카이토와 미나미편 주인공(케이)에게 고정 이름이 붙었다. 덧붙에 다른 사람은 미정. 내 이름을 붙여줘! 라는 맹자가 있다면 작자에게 알림을←

・와쿠이 케이
  미나미편 주인공. 대학 졸업 후에는 조리사 면허를 취득해서 정식으로 가게 겸 주점을 개업했다. 겨우겨우 유지하고 있었지만, 미나미가 데려온 모 신님과 악수한 다음날 설마의 모 신의 혀가 매점. 울때까지 승천시킨 결과 매우 유명한 가게가 되었다던가.
  기본적으로 미나미와 동등한 레벨의 만능을 자랑한다. 요리 솜씨도 미나미 이상 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취향을 미나미에게 쥐어지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위장이 쥐어져 있다.
  결혼식에 참석한 누나를 도발한 결과 야쿠자 킥으로 날려진 후 의식이 멀어질 때까지 졸렸다.

・와쿠이 미나미
  옛 성은 닛타.. 여기서는 22세. 쿨. 확고부동한 인기 아이돌로 성장했다. 집에서 어머니와 남동생에게 참견됐던 모습

・라디오
  닛타 미나미 동생과 동침 의혹. 자세한 내용은 신데렐라 극장(http://shunei.egloos.com/5766305)을 참조.

・사람말썽
  카이토 「아냐, 그러고보니 처음 만났을 때의 마지막, 뭐라고 했어?」
  아냐 「아......"힘내요!", "할 수 있어!"......그런 의미 입니다.」
 「......아냐, 나 다음주 일요일 혼자 낚시 갈거야」
 「Что(네?)!? 카이토, 그날 데이트......Извините, 카이토! 미안해요!」

  결국 아냐의 울음에 진 것 같다.

・따르다
  친구 왈『아나스타샤에게 강아지 귀와 꼬리가 자라고 있었던 것 처럼 보였다.』라고. 충견 아냐의 탄생.

・눈 반짝반짝?
  「타치바나 입니다!」

  ~덤~

「저기 저기 어떤 기분? 여동생을 동생에게 빼앗기고 동생을 여동생에게 빼앗겨서 어떤 기분?」

「............」(부들부들)

「......아니, 미안. 아무리 그래도 울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그게에......」

「아-그래그래 괜찮아괜찮아. 아무튼 다시 만날 수 없는건 아니잖아? 또 놀러가면 되는거야.」

「응......」

「아무튼 남동생도 여동생도 있어. 어느쪽이 갖고 싶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게 끝나서 좋잖아.」

「......케이 씨, 나는 딸을 원해.」

「미나미 씨?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빠른거......잠, 그만둬!?」

와쿠이 가의 부부사정은 원만한듯 합니다.



여기서부터 역자후기
크으윽....러시아어를 너무 얕봤어......

안녕하세요 초보 역자입니다.
아냐는 귀엽지만 러시아어가 힘드네요... 특히 이 작가는 검색해도 안나오는 이상한 단어를 가끔씩 써서...
거기에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라... 13화...도쿄벤...
아, 그리고 작가분에게 허가 받았습니다! 이걸로 갑자기 삭제할 걱정은 없어졌네요.
저번처럼 뭔가 이상하고 바꿨으면 좋겠다는 부분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가능한 한 빨리 수정하겠습니다.

아냐가 쓴 러시아어 중에 일부는 제가 따로 뜻을 적지 않았습니다만, 그런 단어는 모두 바로 뒤에 뜻이 따라오는 단어들 입니다. 불편하시다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저번 후기에 언급한 카나데편 남주 이릅이 잘못됐더군요. 센카와 미노루 가 아니라 센카와 죠 라고 합니다. 일단은 수정해 놓았습니다만, 혹시 몰라 여기에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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