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모바 P 「연애 편지의 비술」(3)

댓글: 4 / 조회: 898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03-26, 2017 22:22에 작성됨.

모바 P 「연애 편지의 비술」(3)


55:모바 P가 모리쿠보 노노에게 2017/03/21(화) 09:33:14. 01 ID:8eAfNHgBo


   10월 26일


  편지 읽었어.


  우선, 후배 P와 린에 대해서 보고해줘서 고마워.

  「린씨가 P씨의 옛날 이야기를 듣고싶어해요」라고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너희들에게 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는 없어.
  첫사랑이 누구인지, 대학데뷔에 실패한 이야기, 메이드카페에 매일같이 다니다가 돈을 다 쓴게 사실인지를 들어봤자 뭐가 재밌겠어.

  인간이 1/4세기나 살다보면 실패담정도는 셀 수 없을정도로 나오는 법이야.
  그런데 후배 P 녀석은 남의 인생에 대해 쓸데없는 소리나 퍼뜨리다니.
  옛날에는 나를 「스승님」이라며 존경했을 정도의 개념은 있어서 괜찮은 놈이라고 생각했건만, 이렇게 된 이상 파문도 불사하겠어.

  어차피 녀석이니까 저저번주의 사건에서 여러가지 배우고, 나에 대한 사양을 어딘가에 던져버린거겠지.
  그게 결과적으로 린과의 공통의 화제로 연결되고, 기이하게도 그 둘은 그 방향으로 마음이 맞았겠고.
  「린씨와 후배 P씨가 요즘 자주 이야기해요」라는 노노의 보고를 분석하자면 이럴거라고 생각해.

  그래도 솔직히 나는 린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신경쓰지 않았어.
  애초에 그녀석은 언제나 나한테 투덜대며 불평하거나 대들었으니까.
  그런 태도가 이른바 애정의 반대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있었으니 이제와서 내 과거를 듣고 웃어도 딱히 화도 안난다.

  린은 저래뵈도 나를 존경하고 있어.
  존경하고 있을거야.
  후배 P가 무슨 말을 하든 린의 마음에 있는 나를 향한 경애와 신뢰는 꿈쩍도 하지 않을거야.
  아마도.

  확실히 린은 저래뵈도 아직 아이같은 면이 있으니까, 다소 도를 지나칠 때도 있겠지.
  그래도 그정도는 넘어가 주는게 남자의 기량이야.
  그렇지 않으면 아이돌 프로듀서 일은 못해먹거든.



  뭐, 그건 그렇고.
  주제로 들어가자.

  「린에게 평소의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는 상담이었지.

  음.
  매우 훌륭한 마음씨라고 생각해.

  저저번주의 파업때 노노는 린을 열심히 감싸줬었고.
  약간 폭주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노노를 생각해서 항의한건 사실인 모양이고, 노노가 그것을 고맙게 생각하는건 이해할 수 있어.

  애초에, 노노가 편지에 자주 쓰던 린의 과보호가 실제로 과장이 아니었던게 놀라웠어.
  전전주 너희들과 오랜만에 만났을 때, 자매를 넘어서 애완동물과 주인의 관계에 가깝다고 생각했을 정도였으니.

  린 녀석, 자각이 있는지 없는지. 적어도 내가 보고 있을 동안에는 계속 노노의 손을 잡고있었지.
  말끝마다 「그렇지? 노노」라고하고, 노노가 뭐만 하려하면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고.
  그 달콤한 목소리와 그녀석 답지 않은 풀어진 표정을 내가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내 얼굴에 뭐 묻었어?」라며 의아한 표정으로 말하더라.
  저거, 반쯤 자각 없는것같은데.

  가장 충격이었던건, 그 파업이 순식간에 끝나고 모두 함께 사무소에 돌아왔을 때의 그 광경이였어.
  소파에 앉은 린이 아주 자연스럽게 노노를 무릎 위에 앉히고 포옹하고 있는걸 보고 나는 내가 거울세계 속에서 헤메고 있는것같아 한순간 혼란에 빠졌지.

  그 린이!
  그 무뚝뚝하고 극기심의 덩어리 같은 린이, 마치 꿈꾸는 소녀가 봉제인형을 안고있듯이 노노를 안고 내내 머리를 쓰다듬다니!
  노노는 노노대로 포기한듯한 표정으로 가만히 있고.

  내가 없는 반년동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듣자하니 요 최근 쭉 그런 상황이었다며.
  「노노를 무릎 위에 앉히고 기쁜 표정으로 쓰다듬는다」라는 상황으로 한정하면, 오히려 응석부리는 사람은 린쪽이라고 인식을 개정해야겠어.



  솔직히 징그러울 정도로 귀여워하는 린의 행위를 직접 봤을 때, 노노에게 상당히 부담되지 않나 조금 걱정했었어.
  그렇지만 편지를 보아 노노도 싫은건 아닌것같아 조금 마음이 놓였어.

  린이 그러면서 노노의 일도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후배 P도 말했었고.

  그리고 이것은 사견이지만, 린도 마찬가지로 노노의 존재에 큰 도움을 받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그녀석에게 가장 필요한 「적당한 숨돌리기」라는 것을 이제야 익힌 모양이니까.
  뭐, 그게 정말 잘된건지는 앞으로의 너희들 나름이겠지.


  그런 이유로, 지금의 53프로의 내부상황에 대해서는 후배 P에의 내 개인적인 불만을 제외하면 대체로 좋은 경향이라고 생각해.
  확실히, 과거에 내가 노리고 있던 강경파 예능사무소와는 방향성의 차이가 크지만, 이건 이것대로 올바른 형태겠지.
  어느 쪽이든, 내가 너희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변화는 없어.
  그것은 정말이다.


  하지만말야, 노노.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은 태산같지만, 공교롭게도 나는 너의 상담을 받아줄 수는 없어.
  왜냐하면, 내가 그 쪽의 사정에 괜히 깊게 관여했다가 또 저번처럼 엇갈림이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거든.

  그러니까, 그, 뭐냐.
  모처럼 용기를 내서 시 노트의 비밀을 말해줬음에도, 이런 답장을 쓰는게 매우 마음이 아프지만 나는 힘이 되줄 수 없을것같아.
  미안해.



  그건 그렇고 그 노트에 그런 숨겨진 의미가 있었을줄이야. 조금도 눈치채지 못했어.

  확실히 듣고 보면, 노트에 써 있던 시나 일러스트는 모두 린을 연상하고 있던것 같아.
  그 때, 사무소에서 노노가 반쯤 자포자기로 공개한 내용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기억하고 있는건 아니지만……
  단어의 선택이나 모티브가 조금 독특하던데, 나는 틀림없이 그런 세계관의 작품인줄만 알았지.

  그런데 그게 설마, 선배 아이돌 시부야 린과의 교류를 쓴 일기장이었을줄은.

  완곡과 완곡을 겹쳐서, 비유와 은유로 숨겨진 시에는 그런 진실이 숨겨져 있었구나.
  쓴 본인 말고는 모르는 암호문이나 마찬가지네.

  그리고 노노는 그 암호의 열쇠를 나에게 몰래 말해줬지.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


  하지만 방금전에 썼듯이 나는 노노의 힘이 되어 줄 수 없다고 생각해.

  아까전, 나는 후배 P에게 고민상담을 받고, 다소나마 녀석에게 연애조언을 해줬어.
  너희도 알다싶이, 그 「큐피드 클럽」과 연관된 이야기야.
  그리고, 그런 남자 둘의 지저분한 편지왕래의 끝에 서로 유익한 지견을 얻을 수 있었냐하면, 유감스럽게도 유감이었습니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어.

  결국, 나는 그녀석에게 한마디도 착실한 조언을 해줄 수 없었지.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자신의 마음을 상대에게 전하기 위해 골머리를 싸맨적은 한번도 없었어.
  감사하고 싶을 때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사죄하고 싶을 때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지.
  화내고 싶을 때, 칭찬하고 싶을 때, 의견하고 싶을 때, 모든 장면에서, 나는 정면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로 전하는 것 외의 수단을 몰랐어.

  돌다리도 하나하나 두들겨보는 성격의 후배 P에게 내 조언이 무슨 참고가 될지.
  나는 반대로 돌다리는 커녕 너덜너덜한 나무다리도 잽싸게 달려가버리는 성격이니까.

  마찬가지로 노노에게 필요한 섬세하고 구체적인 조언을 해줄 수 없겠지.


  길게 써 버렸구나.
  노노의 기대를 배신해서 낙담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부디 용서해줬으면 해.

  린과 노노, 그리고 카오루도, 53프로의 모두가 한층 아이돌로서 빛나기를 기도하고 있어.



  모리쿠보 노노님



59:모바 P가 후배 P에게2017/03/21(화) 09:36:23. 42 ID:8eAfNHgBo


   10월 29일

  전략.

  편지 내용이 너무 불쌍해서 참지 못하고 펜을 잡았다.

  오오, 후배 P여.
  이 불쌍한 녀석.
  너 자신의 불행을 저주하거라.

  아니, 잘 생각해보니 불행도 뭣도 아니지.
  전부 네가 바보라서 일어난 일이잖아.
  그야말로 자업자득이군.

  너, 그렇게 스토커 비슷한 짓을 해왔으면서 그녀의 생일도 몰랐었냐?
  「사기사와씨의 생일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어제였습니다. 사무소에서 저만 몰랐습니다.」
  절망이 방울 방울 떨어져 내리는듯한 필적이더군.
  이렇게까지 눈물을 자아내는 문장은 처음이야.

  잘 들어. 나는 동정하는게 아니다.
  너라는 남자의 한심함에 진심으로 기막혀하고 있어.


  생일이 뭐 어떻다고.
  그런건 내년에 축하해주면 되는거잖아.

  53프로에서 자기 혼자만 따돌려졌다고 생각해서 한탄하고 있다면 너는 극한의 바보다.
  사기사와씨 사이드에서 뺄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굳이 생일을 말하지 않았을수도 있잖아.
  그렇지 않다해도 비관적이지 않은 해석은 얼마든지 할 수 있어.

  내 경고를 완전히 무시하고 편지를 계속 보내는 그 뻔뻔함을 조금정도 연애에 활용해봐라.
  거의 비명에 가까운 푸념을 듣는 내 입장좀 생각해주라고.
  나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는 자각이 있다면 일각이라도 빨리 회복해 일어서고 어떠한 일에도 동요하지 않는 신사의 긍지를 익히도록.




  너는 모르겠지만 예전 53프로에 나와 사장님과 치히로씨 밖에 없었을 무렵, 인근 동업자들이 우리 사무소를 「고미 프로」라며 바보취급하던 시기가 있었어.
(*고미=53=쓰레기ゴミ)
  사장님도 대체 무슨 생각으로 53프로덕션이라고 이름을 붙였는지 이해가 안되지만, 뭐 아무 생각 없었겠지.
  물론 사장의 본명인 「코미」에서 따온게 뻔하지만. 늬앙스가 나쁘다는걸 생각하지 못하는게 그 사람의 문제지만.

  이런 멸칭은 나와 린의 눈부신 활약에 의해 불식되고, 53프로는 아는 사람은 아는 실력파 영세 사무소로 성장하게 됐어.
  요즘에 53프로를 고미프로라고 부르는 업계인이 있으면 그녀석은 햇병아리거나 멍청이거나, 혹은 멍청한 햇병아리겠지.
  1년 만에 랭크 B까지 올라간 아이돌이 주변에 인정받지 않을 수는 없지.
  이것은 우리가 자랑해야 할 실적이야.


  내가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 알겠어?
  기껏 나와 린이 고생하며 반납한 불명예한 오명을, 네가 의도치않게 만회하려하고 있다, 는 의미다.

  여성 아이돌이라는 신성神性을 취급하며 먹고사는 놈이잖냐.
  그런 무대 뒤의 주역인 프로듀서가 자신의 연정조차도 제대로 못가누고 있는 꼴은 예능 사무소로서 부끄럽기 그지없구나.
  내가 53프로에서 나온 이후, 너도 사무소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게 연구를 쌓아왔다고 생각했지만, 그 꼴로는 언제가되도 너는 한몫을 못할거다.

  이것은 너 개인의 문제가 아니야.
  린이나 노노, 카오루와 치히로씨도 포함한, 53프로 전원의 체면과 관련된 문제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지금이야말로 일에서 길러온 배짱을 발휘할 타이밍이겠지.
  활로란 가끔 각오의 문을 두드려야만 열리는 법이야.

  카오루를 스카우트 했을때처럼, 일단 질러봐.
  혼자서 우물쭈물 거릴바에는, 일단 부딪혀보는게 훨씬 나아.
  너에게 부족한것, 그건 정렬도 두뇌도 기품도 아닌 바로 결의다.


  착각하지 마라.
  이것은 결코 격려의 편지따위는 아니야.

  둔해빠진 너를 위해 굳이 설명해두는데 이 편지에 써 있는 내용은 아무런 교훈도 안되는 엉터리지.
  네가 어떻게 받아들이든 책임은 못져.
  나한테 의지하면 이런 밑도끝도없는 근성론으로 설교만 받을 뿐이라는걸 이제 좀 깨달아라.

  이미 푸념은 질리게 들었다.
  작별이다.


  비련의 돼지 후배 P에게



63:모바 P가 류자키 카오루에게2017/03/21(화) 12:03:56. 84 ID:8eAfNHgBo


   11월 15일

  안녕하세요.

  편지,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어떻게든 건강합니다.


  요즘 조금 바쁘다보니 답장이 늦어졌습니다.

  딱히 화났거나 싫었던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카오루가 걱정하는 일은 전혀 없으니 안심하세요.


  모두와 편지왕래를 그만 둔 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카오루에게 설명하기는 조금 어렵지만, 선생님은 53프로의 사람들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은 알아주세요.

  어른의 사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방금 썼듯이 선생님은 이번달에 조금 바빠서 편지를 쓸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오늘은 휴일이라서 편지를 쓸 수 있지만 내일부터는 또 일입니다.

  다음에는 언제 쉴 수 있을지 짐작도 안갑니다.

  선생님은 아무래도 사장님을 깔보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여름 내내 노는듯이 보였던 사장님이 정말로 일을 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을줄이야!

  덕분에 요 몇일동안 선생님도 사장님도 헥헥거리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일을 좋아합니다만, 너무 많은 일은 매우 힘드므로 무엇이든 적당한게 제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카오루의 편지는 얼마만인가요.

  틀림없이 이제 편지는 질렸다고 생각해서, 우체통의 평소의 귀여운 봉투가 들어있는걸 봤을 때는 놀랐습니다.

  애초에 숙제때문에 시작한거니까 억지로 계속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선생님은 딱히 신경쓰지 않았었는데. 카오루는 참 성실하고 착한 어린이군요.


  그런데, 카오루의 편지를 읽고 신경쓰이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후배 P와 사기사와 선생님이 왠지 삐걱거리고 있다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요?

  후배 P는 옛날부터 「거동의심」스러운 면이 있으니 그건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지만, 사기사와 선생님은 지금까지 그러지 않았었죠?

  두 사람에게 무언가 이상한 사건이라도 일어난걸까요?

  카오루는 「치히로씨한테 야단맞아서 무타선생님이 기운이 없는걸지도」라고 분석했는데, 후배 P가 왜 야단맞았는지도 신경쓰이는군요.

  후배 P가 치히로씨에게 야단맞은것과 사기사와 선생님과의 대화가 삐걱거리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나요?

  수수께끼는 깊어질 뿐이군요.


  만약, 후배 P가 계속 기운이 없다면, 일하는 모습을 칭찬해주거나 「착하지 착해」라고 위로해주세요.

  특히, 린 언니와 치히로씨는 좀 엄한 사람들이니 카오루만이라도 아군이 되주지 않으면 조금 불쌍합니다.



  편지에 쓰여있었던 린 언니와 노노 언니에 대한 일은 선생님도 알고있습니다.

  지난 주, 린 언니가 게스트로 나온 라디오 방송을 듣고 있었으니까요.

  노노 언니도 제법 센스 있네요.

  「센스가 있다」란, 배려심이 깊고, 거기에 멋지다는 의미입니다.


  신작 앨범에다가 오리지널 보이스 메시지 CD까지 선물하다니.

  평소 쭈뼛쭈뼛한 노노 언니에게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담했습니다.

  그정도로 손이 많이 간 선물을 받았으니 린 언니가 그렇게 기뻐하는것도 납득이 갑니다.

  「평생의 보물로 삼을게」라고 말하면서까지, 왠일로 라디오에서 신나있더군요.

  그렇게 즐겁게 말하는 린 언니는 선생님도 거의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정도로 노노 언니의 선물이 기뻤겠죠.

  너무 좋아해서 라디오를 듣는 선생님이 다 부끄러워질 정도였습니다.

  퍼스낼러티인 카와시마씨도 도중부터 기막혀한것 같았습니다.


  린 언니의 덕분인지 요즘은 노노 언니도 더더욱 아이돌로서 활약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분명 53프로도 바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카오루도 아이돌 일이 많아서 힘들지도 모르지만, 즐기는 마음을 잊지 않고 무리하지 않도록 힘내주세요.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카오루에게 편지를 쓴 건 다른사람에게는 비밀로 해주세요.

  불초한 어른의 사정입니다.

  그럼, 건강하길.


  류자키 카오루씨에게



66:모바 P가 모리쿠보 노노에게 2017/03/21(화) 12:06:37. 14 ID:8eAfNHgBo


   11월 19일


  답장을 보내줘서 고마워.

  답장은 필요 없다고 했지만, 나도 노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니 이해해줘


  「린씨에게 선물을 드릴 수 있던건 P씨의 조언 덕분이에요」라고 노노가 말했지.
  하지만 내가 노노에게 대체 어떤 조언을 했는지 도저히 모르겠어.

  오히려, 린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는 상담을 받고 「조언해 줄 수 없다」라는 답장을 보냈었지.
  그렇다면 그 편지 어딘가에 노노의 결의를 굳히는 조언이 포함되어 있었던걸까?
  생각 외의 감사를 받아서 오히려 미안할 정도야.

  그래도 노노가 용기를 내서 린에게 마음을 전한 것은 매우 기쁘고, 혹시라도 내 편지가 노노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더더욱 기쁘다고 생각해.

  그건 그렇고, 보이스 메시지라니. 아이디어 좋구나.
  어떤 의미로는 정면에서 말하는것보다 부끄러울것 같지만……뭐, 그건 좋아.

  1st앨범의 매출도 호조인 모양이고, 이제 완전히 아이돌이 어울리기 시작했어.
  후배 P 덕분인지, 혹은 린의 덕분인지.
  편지 내용을 보아 아마 둘 다겠지.

  앞으로도 동료들과 힘을 합쳐 노노가 원하는 아이돌의 무대를 목표삼기를 바랄게.


  제대로 된 대답을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너희들의 활약을 멀고 먼 일본의 구석에서 응원하는 입장상, 이번의 노노의 노력은 매우 힘이 됐어.
  사실 지금,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일을 처리하느라 조금 피로가 쌓여있던 참이었어.
  나도 노노를 본받아 의욕을 다시 내봐야겠어.

  다시한번, 편지 보내줘서 고마워.

  그럼.


  모리쿠보 노노님



67:모바 P가 센카와 치히로에게 2017/03/21(화) 12:08:42. 94 ID:8eAfNHgBo


   12월6일

  센카와 치히로님.
  엽서로 실례합니다.

  저는 지금 이른 아침의 사무소에서 추위를 참고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출근 직전, 문득 변덕으로 우체통을 살펴본 것은 정말 나이스 플레이였습니다.
  특히 요즘은 신문지와 전단지 다발이 몇일동안 쌓여있을정도로 여유가 없는 나날이라서 잘못하면 치히로씨의 편지도 깨닫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지금 제 이야기는 됐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둘은 사귀는겁니까?

  고백했습니까? 그녀석이?

  애초에 데이트한다는 보고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 단편적인 이야기만 들어도 괜히 더 안달복달할 뿐입니다.
  그야말로 고문이군요.

  치히로씨, 저를 고민시키려고 그렇게 쓴거죠?
  정말 성격 나쁘긴!
  그야 확실히 「만에하나 후배 P의 연애가 성취되면 알려주세요」라고는 썼어요.
  즉 성취됐다는 의미죠? 그런거죠?

  그래도,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성취된건지 자세히 써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내용은 전부 빼고 「둘이서 아오모리까지 여행갔대요」라는 내용밖에 없으면 어떤 반응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왜 아오모리??

  억지로 연결짓자면, 그곳은 후배P의 고향이라는것 정도군요.

  설마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간겁니까?
  그건 너무 빠른거 아닙니까?
  왠지 중요한 과정을 두세개쯤 뛰어넘고 마구 달리는것 같습니다만.



  치히로씨에게 이런 말을 해봤자 의미 없는건 저도 압니다.
  그렇지만 후배 P에게 직접 묻는건 제 프라이드가 용납하지 못합니다.

  적어도, 적어도 제가 납득할 수 있는 상세한 이야기를 알려주세요.


  아아, 벌써 시업시간이 됐습니다.
  안그래도 일이 산더미인데, 이른 아침부터 신경쓰여 미치겠는 상황이니 제대로 일이나 할 수 있을지.
  이런 상태라면 마감 직전의 기획서에다가 「아오모리」 「사과」 「데이트」라는 문자를 잠재의식적으로 써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역 진흥에 관련된 기획에서 다른 현을 어필하는 의미불명의 실태를 저질렀다가는 거래처에게 계약불이행으로 막대한 위약금을 청구당하고, 설립된지 얼마 안된 저희 사무소는 신용이 떨어지고, 프로젝트는 백지화되어 부서는 해체되고, 그 당연한 귀결로서 저는 길가를 헤메게 되겠지요.

  그러므로, 치히로씨.
  업무방해로 고소당하기 싫으시다면, 혹은 저를 노숙자로 만들기 싫다는 자비심이 있으시다면, 시급히 후배 P의 근황을 자세히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서둘러 연락해주시길.
  P가.



69:모바 P가 센카와 치히로에게 2017/03/21(화) 12:11:52. 05 ID:8eAfNHgBo


   12월 11일

  평소부터 큰 신세 지고 있습니다.
  가 아니지, 편지 감사합니다.
  답장이 늦어 죄송합니다.

  요즘 업무용 메일을 하도 많이 쓰다보니, 무슨 신세를 지고 있는지, 대체 나는 무엇을 도움받고 있는지, 애초에 왜 신세를 져야만 하는건지, 신세의 과잉섭취에 의해 중독증상을 일으킨 저의 뇌는 철학적 문답의 미궁에 갇혀 그 대가로 지금은 그저 삼라만상에 감사하는것으로 밖에 마음을 풀 수 없는 몸으로 전락했습니다.

  그런 비인도적인 잔업생활을 보내면서, 하마터면 「신세 지고 있습니다다맨」으로 완전 변태되기 일보 직전에 오늘 간신히 중요한 안건을 일단락해서 스케쥴에 여유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실은 얼마 전에 치히로씨에게 편지를 받았을 때, 그 자리에서 대충 훑어봤는데 일의 피로때문인지 내용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아 여유가 생길때까지 답장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늘, 수주일만에 일의 프레셔에서 해방되어 요연한 의식을 되찾은 저는 편지의 내용을 해독하기위해 다시 한번 읽어보았습니다.

  다시 읽어 보았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갑니다.
  몇 번을 읽어 봐도, 왜 그렇게 된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일단 스타트 지점부터 이상하군요.

  사기사와씨의 생일선물을 생일 일주일 후에 주려한건 그렇다 치고, 선물이 직접 그린 그녀의 초상화라니 동정력 한번 기막히군요.
  안그래도 녀석의 연애는 패색이 농후해보였습니다만, 이 시점에서 모든 승산이 사라진건 본인을 제외한 누구나가 인정하겠죠.

  그 다음도 명백히 이상합니다.
  사기사와씨의 초상화를 그렸는데, 왜 그런 퇴폐적이고 요염한 그림이 나온겁니까.
  확실히, 화가는 본인의 잠재적 욕구를 무의식적으로 그림에 표현하는 경향이 자주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그리다가 실물 이상으로 미화하는 심리는 오히려 당연하겠죠.

  하지만, 제대로 된 판단력이 있으면 그런 그림은 함부로 남에게 보여주면 안된다는걸 알고 자중하겠죠.
  디지털 그림이면 더더욱 신중하게 관리해서 외부에 유출되지 않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놈은, 믿기지 않게도 회사PC의 공유폴더에 저장했다니.
  게다가 한장만이 아니라 수십장의 미사용 일러스트까지 모아 저장해놨다니, 기네스급의 바보군요.
  녀석의 심약한 순진함 덕분인지 다이렉트하게 피부색이 드러나는 외설화는 그리지 않았다는것이 불행중 다행입니다.



  그 다음을 보면 차라리 일부러 그러는게 아닌지 의심하고 싶어지는군요.
  뭘 잘못하면 사무소의 프린터에서 사기사와씨의 요염한 일러스트가 무한히 인쇄되는 사고가 일어나는겁니까.
  사기사와씨 본인이 아니라도, 지옥같은 상황이었을겁니다.

  애초에 그놈은 왜 사무소의 인쇄기를 쓰려한걸까요.
  집에 프린터가 없던걸까요.
  치히로씨가 왠일로 혼냈나했더니, 납득이 갑니다.

  이쯤되면 오히려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치히로씨조차 대처할 수 없는 악수를 죄다 노려서 꺼내는 그 실력은 세계레벨이라해도 과언은 아니겠군요.
  성희롱으로 고소당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이 사건만을 보면, 후배 P와 사기사와씨의 사이에 생긴 도랑은 수복불가능하며, 모든것이 끝장났다는 것은 용이하게 상상할 수 있을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군요.

  이것에 관해서, 만약 치히로씨의 말이 진실이라면 저는 후배 P의 바보같음은 물론이고, 사기사와 후미카라는 공상문학소녀의 가죽을 감싼 괴짜에 대해서도 매우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것이 됩니다.



  실례를 감안하고 말합니다만, 그녀도 상당히 바보군요.
  여태까지 후배 P의 파렴치한 추태를 수없이 목격했으며, 또 그놈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겁할 열의에 의해 간접적으로 영혼이 더렵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넘쳐흐르는듯한 호의를 일절도 눈치채지 못한 것은 후배 P와 같은 레벨로 둔하다고밖에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후배 P의 순진함은 선천성입니다.
  자신을 속이는 법을 조금도 모르는 인간입니다.

  그런 남자가 사랑의 불씨를 활활 태우고 있음에도 위화감을 조금도 느끼지 못한 사기사와씨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예전에 회식자리에서 후배 P가 매우매우 기분좋게 사기사와씨에게 말을 거는 모습을 기억하십니까?
  그 때 후배 P의 지나친 배려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면 그 내심에 흑심이 있다는건 초등학생도 눈치챌 수 있을겁니다.

  요컨데, 사기사와씨는 「초상화 대량 인쇄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후배 P를 조금도 이성으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의미군요.
  관심의 정도로 말하자면 길가의 돌맹이와 마찬가지, 까지는 아니겠지만, 어쩌면 정말로 돼지처럼 생각하고 있던게 아닐까요?

  그놈의 남자의 자존심이 갈갈이 찢기지 않을지 진심으로 걱정되는군요.
  애초에 그런건 아예 없었을지도 모릅니다만.



  뭐, 어쨌든, 그렇게 사기사와씨의 천연기념물 수준의 둔함은, 후배 P의 망상을 졸여서 농축환원한게 아닐까 싶은 그림을 보는것으로 간신히 평범한 수준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즉 후배 P의 악수를 뒤잇는 악수가, 결과적으로 사기사와씨를 돌아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군요.
  제가 쓰고도 의미를 모르겠습니다만, 치히로씨의 편지를 요약하면 이렇게 되니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후 그 둘이 어떠한 진전의 끝에 아오모리로 여행을 갔는가.
  여기의 경위에 대해서는 치히로씨조차도 그들의 내심을 파악하기 어려워하는게 보여서 조금 안심했습니다.
  이런 아크로바틱한 진도를 납득할 수 있는 인간은 사랑에 들뜬 당사자들을 제외하면 없겠죠.

  아무리 사기사와씨가 후배 P의 연정을 찰지했다해도, 그게 플러스의 감정으로 작용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명백하게 음탕한 시선으로 보고 있던 남자인겁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네거티브한 인상을 가지는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사기사와씨는 제가 생각하는 "보통"의 범주에 속한 여성이 아니었던 모양이군요.

  치히로씨는 「우울해하는 후배 P를 격려해주기위해 여행을 권유했다」라고 분석하신것 같습니다만, 우울해하는 남성을 격려한다는 이유만으로 사귀지도 않은 남녀가 둘이서 여행을 가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합니다.

  애초에 「사기사와씨가 대학 세미나에서 연구하고 있는 테마가 우연히 후배 P의 집안과 관계가 있었다」라는 시점에서 너무 말이 안돼서.

  사기사와씨가 문학적 사회학적 조사를 위해 다자이 오사무 기념관에 용무가 있었다. 이건 압니다.
  우연히도 후배 P의 아버지가 그 기념관을 운영하는 단체의 요인이었다. 이것도 뭐,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기사와씨는 후배 P를 권해서, 학술조사 겸 귀성을 위해 아오모리까지 함께 가게 되었다.
  이걸 모르겠습니다.

  딴죽걸 부분이 너무 많아서 현기증이 납니다.
  이거 완전 편의주의 아닙니까?


  아니, 이제 그만 말합니다.
  치히로씨조차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행동이니까요. 나는 그저 하늘에 계신 신에게 「편의주의 만세!」라고 외칠 수 밖에 없겠군요.
  제 조언따위는 처음부터 필요 없었네요.
  결국 될놈은 되는 법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을 확인해두고 싶습니다만, 그 둘은 아직 정식으로 사귀는건 아닌거죠?
  여행중에 그녀에게 일절 손을 대지 않은건 그야말로 후배 P 답습니다만, 중요한 고백을 하지 않으면 사랑이 성취됐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사랑의 역학대계는 일반화할 수 없으니 할 일을 다하고 천명을 기다리는것 외에 길은 없다」
  당신이 제창하는 특수상애성이론의 개요에 쓰여있는 한문장입니다.
  그 둘이 아무리 분위기가 좋아도 실제로 마음을 전하면 「죄송합니다」로 끝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뭐, 현재 그 둘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치히로씨가 「승산 높음」이라고 하실 정도니 이제와서 후배 P가 차이는 것에 배팅하는건 관두겠습니다.

  「후배 P와 사기사와씨를 이어주는 사랑의 큐피드 클럽」의 마지막 대업을 크리스마스 라이브 당일에 알려주겠다니, 당신들도 상당히 로맨티스트군요.
  아무리 후배 P라도 그정도로 준비가 됐으면 각오를 할 수 밖에 없겠죠.
  스테이지의 주역을 연기하는 것은 아이돌이지만, 크리스마스라는 큰 무대의 앞에서는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역의 자리를 차지하는 법입니다.



  그건 그렇고, 크리스마스 라이브 말입니다만, 일부러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전이었다면 「일이 바빠서 갈 수 없습니다」라고 거절했겠지만, 어째선지 어제 25일 전후만 일정이 비게되서 갈 수 없는 이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렇지만 저도 그 단교조약을 잊은건 아닙니다.
  응석을 끊고, 미혹을 버리고, 고고함을 관철함으로서 이룰 수 있는것이 있다고 믿으며 마음에 채찍질을하며 모두와의 단절을 결의했습니다.
  이제와서 그걸 잊고 염치없이 놀러가는건 남자의 수치, 경멸해야할 바보의 소행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던 제가 가장 바보였습니다.
  치히로씨의 말대로였습니다.
  제가 바보였습니다.


  결국, 전부 시시한 고집이었습니다.
  남자의 결의라고 잘난듯이 말했지만, 실제로는 지금의 일에 막연히 안고 있던 불안을 남탓으로 돌릴 뿐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올해 여름까지, 여기서 저는 일을 제대로 못했습니다.
  신규 프로젝트이므로 기합을 넣고 맡아본건 좋았지만, 보수적인 지방 풍습때문인지 제가 입안한 기획은 죄다 떨어지고, 거기에 저 자신의 태평양 규모의 너글너글함때문에 고객의 인상도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괜히 강한척을 하고 허세를 부리는 제 성격상, 한번 실패하면 그대로 나쁜 방향으로 질질 끌어버립니다.
  알고 있는데, 방식을 바꿀 수 없었습니다.
  누구에게도 상담할 수 없었습니다.

  후배 P를 바보라고 매도했지만, 진정한 의미로 답이 없는 바보는 저였습니다.



  전환기가 찾아온 것은, 1달 정도 전입니다.
  사장님이 여름동안 열심히 접대한 대량의 조직, 개인에게서 일이 들어와서 고민할 여유도 없이 눈앞의 잡무를 처리하는 나날이 시작됐습니다.
  체력을 주체 못하고 있던 저에게 쓸데없는 일을 생각할 여유도 없이 일에 쫓기는 나날은, 어느 의미로는 구원이었습니다.
  그렇게 일에 몰두하는 사이, 제 안에 있던 53프로의 미련도, 조금씩 희미해진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물론 사무소에 대해 잊거나 관심을 잃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억지로 틀어막고 있었던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간신히 솔직히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됐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현재, 너무 바쁘던 생활에서 자그마한 여유를 되찾은 저는 오랜만에 당신에게 편지를 쓸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아, 부디 웃지말아주세요.
  전부 그 10월의 회식때부터 꼬이기 시작한겁니다.

  그 때, 저는 치히로씨와 후배 P와 신나게 놀면서, 그 즐거움 속에서 말할 수 없는 위기감이 싹트는 것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위기감이란 의미는 「이대로는 위험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저는 당신들과의 재회의 기쁨에 무심코 「53프로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생각해버린겁니다.
  이것이 패배의 결정적인 갈림길이라고 볼 수 있겠죠.

  저는 한순간이나마 그런 생각을 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기 전에 53프로와 의도적으로 거리를 뒀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 단순한 고집을 부린것에 불과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눈을 향해야 할 장소를 착각해서 쓸데없는 책임전가를 고집해버린것 같습니다.
  전부 인정합니다.

  죄송합니다.

  단교조약은 지금부터 파기하기로 하겠습니다.



  그런 이유로, 서론이 길어졌습니다만, 권해주신 크리스마스 라이브는 기쁘게 참가하고 싶습니다.
  관계자석까지 받았으니 린과 노노, 카오루의 멋진 스테이지를, 혹은 후배의 프로듀서로서의 집대성을 만끽하겠습니다.


  그리고 바라컨데, 후배 P와 사기사와씨의 신기하고도 이상한 청춘 극장도 전망이 좋은 관계자석을 준비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기대하고 있습니다.



  센카와 치히로님


(4)에서 계속

부타P 폭발해라.
다음파트로 마지막입니다.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