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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마법사 제 13화 [각오]

댓글: 3 / 조회: 535 / 추천: 2



본문 - 02-01, 2017 20:33에 작성됨.

346프로 본사 빌딩의 한 방. 치프 프로듀서실. 그 곳은 346프로 설립멤버이기도 한 타케우치의 방이며 아이돌과 협의도 이 방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옆의 아이돌전용 담화실과 문 하나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일 이외에도 이 방에서 떠드는 아이돌도 많다.

아니 오히려 치프프로듀서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창 놀 때인 연소조라면 설령 협의중이건 뭐건 가차 없이 방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리고 타케우치 자신도 아이돌들과의 벽을 허물고 싶다고 생각하기 떄문에 때때로 그런다고 해서 나무라지 않는다.

하지만 때로는 정말 중요한 이야기 때문에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문에 '중요한 협의 때문에 출입을 금지합니다'라고 쓴 벽보를 걸어두면 근본은 착실한 아이돌들은 순순히 얌전해진다.

문에 귀를 대고 듣기 위해 달라붙을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현재 방문에는 그 '벽보'가 붙어있다.


".............."

".............."

".............."

".............."

 

방 중앙에 놓인 응접세트는 아까부터 아무도 입에 대지 않고 답답한 분위기가 방 곳곳을 잠식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근원인 호죠 카렌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지만 그 눈에는 의지가 깃들어있어 자기 정면에 있는 두 사람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녀와 같은 유닛 '트라이어드 프리머스'의 멤버이기도 한 카미야 나오가 심하게 기분이 나쁜듯이 고개를 숙이고 바닥을 쳐다보고 있다.

그런 그녀들의 정면에 앉아있는 것이 '트라이어드 프리머스'의 멤버이자 유닛을 프로듀스를 맡은 시부야 린이며 유닛 이외의 3명의 활동을 포괄적으로 프로듀스하는 타케우치였다.

2명 모두 진지한 표정을 짓고 카렌의 의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 바라보고 있었다.

 

"후아...."

 

그리고 그런 4명의 옆에서 전원을 바라볼 수 있도록 앉아있고 그 중 유일하게 진지한 표정을 짓지 않고 하품을 하는 후타바 안즈였다.

옆에서 보면 무관해보이지만 이번 일에 관해서는 그녀도 어쩔 수 없는 당사자다.

 

"카렌 진심이지?"

 

이 무거운 분위기를 밀어내고 처음으로 말을 꺼낸 것은 린이었다.

그녀의 확인하는 질문에 카렌은 천천히 그러나 힘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린 씨. 저는 진심이에요. 지금의 저를 바꾸기위해서 그리고 스스로의 실력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저는 안즈 씨 극장의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린 씨와 타케우치 씨 그리고 346프로에는 민폐를 끼칠지도 모르지만 제 응석을 받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카렌의 말에 린은 타케우치에게로 시선을 돌렸고 타케우치는 목 뒤로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긁적였다.

 

"호조 씨. 혹시 모르지 다시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만 호조 씨는 346프로와 계약을 해지 하실 생각은 없으신 겁니까?

"예? 네. 물론입니다. 제가 이렇게 아이돌이 된 것도 린 씨와 346프로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속일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습니까. 안심이군요. 처음하신 말씀을 들어보면 마치 346프로와 계약을 해지하고 후타바씨의 사무소로 이적하신다고 밖에 들리지 않아서..."

 

타케우치의 말에 카렌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린은 기가 차다는 듯이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것을 계기로 린은 카렌에게 물었다.

 


"카렌은 지금이 불만인거야?"

"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지금의 일은 굉장히 즐거워요. 보람도 있구요. ---- 하지만 그 거랑 똑같이 '이대로 좋은거야?' 의문이 있어요"

"의문. 어떤?"

 

그래서 찾아간 것이 타케우치였다.

 

"나도 나오도 린 씨가 리더를 맡은 유닛의 멤버로 데뷔했습니다.

최근에는 그 이외의 일도 받고있지만 그런데도 '트라이어드 프리머스'라고 하는 간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뭔가 제 아이돌 활동은 린 씨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되요'

"지켜지고 있다. 라는 건가..."

 

린의 혼잣말에 카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무소 안에서도 우리들 이외에도 많은 수의 아이돌이 있고 우리들과 비슷한 같은 시기에 데뷔해서 잊혀지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요.

그 사람들은 여러가지 활동방향이 있지만 신인들만의 유닛이나 솔로 활동을 통해 결실을 맺는 사람들도 많이 있죠.

그런 와중에 린 씨같이 굉장한 아이돌 옆에 서서 활동하고 있으니 린 씨의 서광에 끌려다닐 뿐인 것 같은 기분도 들어서"

"호죠 씨. 그렇지는 않습니다. 호조 씨도 카미야 씨도 확실한 실력이 있기 때문에 린 씨와 함께 멤버로서 활동할 수 있는 겁니다. 어중간한 실력으로는 이 역할은 맡기지 않습니다."

"맞아. 내가 새로운 유닛을 하려고 생각했던 건 두 명이 레슨 받는 모습을 보고 '너희과 함께라면 뭔가 새롭고 재미있는 일이 생길지도 몰라'라고 생각했기 때문에야.

처음부터 유닛을 하려고 했던건 아니야."

 


카렌의 말을 바로 부정하는 타케우치와 린이었지만 그래도 카렌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아마 두 분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실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 스스로가 이대로는 납득할 수 없어요.

그 동안 안즈 씨 극장에 출여하는 아이돌들을 보면서 확신했습니다."

 

카렌의 입에서 안즈의 이름이 나온 것으로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안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그래도 안즈가 지루한 표정을 바꾸지 않고 그저 카렌을 흘끗 바라보고만 있다.

 

"출연하는 4명 전원이 직접 라이브를 처음부터 구성하고 단 한 명이 스테이지에 서서 그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곡을 만들거나 인터넷 기획을 스스로 짜내고 손님과 직접 접하고 반응을 보고 솔직히 제가 하고 있는 일과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렌의 이야기를 듣던 중 납득이 갔는지 타케우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잘 알겠습니다. 즉 호죠 씨는 그들의 '자율성'에 매료된 것이군요. 그래서 프로듀서가 프로듀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으로 팬과 만나고 싶다고...

그러나 그렇다면 일부러 후타바 씨의 극장에 소속되지 않아도 346프로에서도 가능합니다. 그러면 안되는 겁니까?"

"스스로도 잘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것만이 이유가 아니에요. 아마 저는 그녀들의 라이브를 보고 그녀들과 팬들과의 '거리감'에 이끌린 것 같아요."

"거리감... 입니까?"

 

카렌의 의지를 확인하는 듯한 타케우치의 질문에 카렌은 힘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아레나 투어같은 굉장히 큰 라이브도 스스로에게 귀중한 경험이고 안정적으로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는 큰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안즈 씨의 극장에서 마이크를 사용하지도 않고 목소리가 닿을 정도로 좁은 장소에서 팬들과 접촉할 수 있는 거리에서 라이브를 하는 그 광경을 저는 매우 부러워했어요."

"........"

 

카렌의 말은 린에게도 기억에 남아있는 감정이었다.

'New Generations'로 그리고 솔로 아티스트로서 화려한 활동을 해온 린이지만 라이브 공연장이 커질 때마다 팬들과의 거리가

물리적으로 멀어져 그에 따라 정신적인 거리감도 멀어져 가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그 감정은 린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특히 타다 리이나는 그런 감정이 폭발했는지 200명 정도 밖에 들어갈 수 없는 작은 라이브 하우스를 중심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연간 300회의 공연을 하는 격렬한 라이브 활동을 하고 있었던 시기도 있다.

결국 라이브를 볼 수 있는 팬이 적어지기 떄문에 원래의 활동형태로 돌아왔지만 지금도 그런 감정에 사로잡히면 푸념하는 것을 들어준 적이 있다.

 

"제멋대로인 부탁이라는 자각은 있습니다. 대형사무소인 346프로에 소속하면서 안즈 씨의 극장에도 참가하고 싶다니 도리가 아니지요.

하지만 저는 진심입니다. 잔심부름이던 잡일이던 무엇이든지 할테니 극장의 일원으로서 받아들여주실 수 없나요?"

 

카렌이 그렇게 말하면 머리를 숙이자 린과 타케우치 그리고 나오도 일제히 안즈를 쳐다보았다.

그때서야 안즈는 나른해 보이는 그 눈을 조금 가늘게 뜨고 카렌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 것을 받아내듯이 카렌도 안즈의 눈을 빤히 쳐다본다. 그리고 안즈는 타케우치를 바라보다가 다시 카렌으로 시선을 돌렸다.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카렌을 극장의 일원으로 받아들여도 좋아"

"조건...?"

 

겁 없는 미소로 이야기를 꺼낸 안즈를 보며 카렌뿐 아니라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사람마저 불안한 표정을 짓는다.

4명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안즈는 입을 열었다.

 

"카렌. 346프로를 그만둘 수 있어?"

 

"---!"

"야. 안즈"

"물론 기간 한정으로♬"

"....."

 

무심코 일어선 린이었지만 안즈의 다음 말을 듣는 순간 린은 거북한 듯이 입을 삐쭉이며 다시 앉았다.

 

"후타바 씨. 어찌된 일인지요"

 

그리고 대신 묻는 것은 아니지만 타케우치가 안즈에게 물었다.

 

"단순한 이야기야. 그렇게 우리 극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면 잠시 346프로의 일을 쉬고 제대로 우리 쪽에서 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그래야지 이쪽의 '기획'에 대해서 알기 쉬울거야?"

"기획?"

 

안즈의 입에서 튀어나온 단어에 고개를 갸웃거린 린이었지만 타케우치는 팅하고 무언가 온 거 같다.

 

"346프로에서 일시적으로 이직. 후타바 씨의 극장에서 '무사 수행'이란 겁니까?"

그렇지. 린. 확실히 몇 달 먼저 시작하는 솔로 투어 일정이 있었지?"

"어? 응. 반년 정도 먼저 시작해서 3개월 정도 돌아다니는 거긴 한데"

"좋아. 그럼 그 라이브를 목표로 하자. 린이 솔로 투어 준비에 들어가는 동시에 카렌이 일시적으로 우리 사무소에 이적.

그리고 극장에서 여러가지를 해나가며 실력을 키우고 린의 투어가 끝난 시점에서 346프로에 복귀. 최종적으로 얻은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트라이어드 프리머스'로 라이브를 하면 명확한 '골'이 되니까 알기 쉽지 않아?"

 

안즈가 제안한 '기획'에 타케우치가 턱을 괴고 심각하게 생각에 잠긴다.

 

"흠... 그렇게 되면 후타바 씨의 사무소로서는 여러가지로 꽤나 이득이겠군요. 후타바 씨와 우리 사무소는 친한 관계고 아이돌들을 통해 평소에도 함께 일을 합니다.

팬 여러분도 '이벤트'로 순조롭게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이벤트 전용 홈페이지를 만들고 거기서 활동보고로 매일 블로그를 업데이트하면 더더욱 이벤트스럽게 연출할 수 있을지도"

"과연 그렇다면"

"자.. 잠깐만요!"

 

당사자를 무시한 채 서로 아이디어를 브레인 스토밍하는 안즈와 타케우치에게 카렌은 당황한 모습으로 끼어들었다.

두 사람은 대화를 멈추고 그녀에게 시선을 돌리자 생각 난 듯 '아아'라고 입을 열었다.


"그... 두 분 모두 제가 극장에 소속되는데는 찬성...이죠?"

"네. 제 자신으로서는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싶습니다."

"안즈도 상관 없어. 카렌같이 TV에서 활동하는 아이돌과 함께 작업하는 것도 우리 아이돌한테 좋은 경험이 될까나.싶기도 하고

나머지는 린이 OK를 할지 말지겠네."

 

안즈가 그렇게 말하며 조금 전부터 진지한 표정으로 골똘히 생각하는 린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에 맞춰 카렌도 그녀에게 시선을 향한다.

카렌이 린을 응시하는 동안 린은 뭔가를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1분 정도 지났을 무렵 린이 천천히 입을 열엇다.

 

"... 응. 좋아. 나도 관심있어. 한층 성장한 카렌과 함께하는 '트라이어드 프리머스'가 어떤 유닛이 될지"

 

린의 그 말을 들은 카렌의 표정이 환해졌다.

물론 타케우치가 인정한다고 해서 '기획'을 즉시 실행할 수는 없다.

다른 직원과 경영진과의 회의를 거듭하고 실제로 실행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즉 그 단계에서 기획이 승인되지 않고 좌절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단은 첫 걸음은 떼었다. 카렌이 기뻐하는 것도 당연하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안즈 씨!"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말이지? 뭐 그 때는 잘 부탁해"

 

일어서서 힘차게 인사하는 카렌에게 쓴웃음 비슷한 미소를 띄운 안즈.

 

"........."

 

그런 2명을 린은 뭔가 숨긴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

 

지금까지 계속 입다물고 일의 귀추를 지켜보던 나오는 그런 린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레슨 룸 바로 옆에는 작은 휴식 공간이 있다.

소파가 벽에 나란히 설치되어 있고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자동 판매기에서 음료수를 살 수도 있다.

그리고 현재 그 곳에는 타케우치. 안즈를 포함한 협의가 끝난 린이 혼자서 소파에 앉아 있었다.

방금 막 구입한 것 같은 음료를 손에 쥔 채 멍한 눈 빛으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 것도 이 곳으로 다가오는 발소리를 눈치채어 멈췄다.

 

"무슨 일이야 나오?"

"린 씨 잠깐 괜찮을까요?"

 

그 발소리의 정체인 나오가 린을 부르자 린은 어색하게 시선을 돌리며 그렇게 물었다.

린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바로 옆자리를 팡팡 두드린다. 의도를 짐작한 나오는 조금 조심스레 거기에 앉았다.

대화하지 하지 않고 1분 정도 지나고 먼저 입을 연 것은 린이었다.

 

"갑작스러워서 놀랐어. 카렌이 그런 생각하고 있던 것. 나오는 알고 있었어?"

"그러니까.. 예전부터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는 몰랐어요."

"그래... 즉 몰랐던 것은 나 뿐이었네. 이래서야 두 명의 프로듀서로서 실격이야"

 

자조하는 듯한 미소로 그렇게 말하는 린에게 나오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어떤 말을 전해야할 지 몰랐다.

평소 자신을 이끌어주던 믿음직한 리더인 린도 이 때만큼은 매우 작아보였다.

 

"모두와 협의할 때 내가 말했던 것을 기억해? 내가 유닛을 짠 이유는 나오와 카렌이 레슨하는 것을 보고

무언가 새롭고 재미있는 것이 있을지도 몰라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네... 굉장히 기뻤어요."

"근데 지금 돌아보니까 그저 나만의 이기적인 생각이었을지도 몰라. 그 탓에 아직 정해지지 않은 너희들의 미래를 좁혀버렸던 걸까"

"그.. 그렇지 않아요!"

 

린의 말에 무심코 일어나 그렇게 외쳤다. 너무나 큰 소리 떄문에 린은 눈을 크게 뜨고 놀랐다.

 

"우리들의 동기 중에서 '기적의 10명'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나츠키는 말이죠. 우리들하고는 달리 리이나씨랑 '정면 승부'를

도전하는 느낌이 있어요. 스스로 곡도 쓰고 있고 4명이 주역이 되는 곡도 있죠. - - 트라이어드 프리머스에서도 우리가 센터가 되는 곡은

있지만 역시 마음 속 어딘가에는 린씨에게 의존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것은 린 씨의 탓이 아닙니다.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했어야만 했던 거에요."

"나오..."

 

가슴 앞에 양손을 쥐고 외치는 나오의 열변에 린은 기대하는 듯한 표정으로 그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 카렌의 이야기를 듣고 저도 간신히 알았어요. 나도 슬슬 '트라이어드 프리머스의 카미야 나오'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겠다. 라고

아! 그 트라이어드 프리머스를 그만둔다던가 그런 의미가 아니라 자립할만한 능력을 갖춰야한다는 의미로! 아니. 그게 린 씨의 프로듀스가

잘못됬다 거나 그런 의미로 들리지만 전혀 그런 의미가 아니라"

 

허둥지둥 당황하면서 점점 엉망이 되어가는 나오를 보며 린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녀의 미소를 본 나오는 평정을 되찾고 천천히 심호흡하며 말을 이어갔다.

 

"즉 제가 무엇을 말하고 싶냐면 이번 카렌의 행동은 린 씨와 떨어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린 씨의 힘이 되고 싶기 떄문에라는 겁니다."

"괜찮아. 나오. 카렌의 마음은 나한테도 전해졌으니까"

 

온화한 미소로 그렇게 말하는 린을 보며 나오는 안심한 듯 가슴을 쓸어내리고 원래 위치에 앉았다.

그런 나오를 바라보며 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저기 나오 부탁이 있어"

"뭔가요?"

 

린의 미소를 보고 미소지은 나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오도 카렌과 같이 안즈의 극장에 일시적으로 이적해보지 않을래?"

 

그러나 린의 그 한 마디에 나오의 미소가 굳었다.

 

"그.. 어째선가요?"

"이번 기획은 내용적으로 재미있지만 346프로가 그 것을 실행할 가능성은 반반일거야.

본인의 생각은 차치하고 세상에서 카렌은 순조롭게 성장하는 인기아이돌이니까 지금 이대로만 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그래서 이런 기획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지도 몰라."

"근데 왜 제가 함께 참여하게 된느거죠?"

"트라이어드 프리머스의 이미지가 있으니 나오와 카렌을 세트로 볼테니까.

그래서 카렌 혼자서 이적하기보다는 나오도 함께 이적하는 것이 기획으로서 더 재미있어질거ㅑ.

그렇게 되면 346프로도 실행할 가능성이 커질테고"

"그런 걸까요..?"

"게다가 카렌은 전혀 모르는 장소는 아니지만 혼자서 새로운 사무소에 소속된다는 것은 꽤나 불안한 일이겠지?

나오가 함께 있어준다면 카렌도 든든해하지 않을까? 물론 나오가 싫다면 이 이상 제안하지는 않을 거야."

 

린이 그렇게 말하고 나오를 바라보자 그녀의 표정에는 망설임의 빛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 망설임은 린의 부탁을 받아들이지 않을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었다.

 

"안즈 씨는 저를 받아줄까요?"

"괜찮아. 나오도 충분히 매력적인 아이돌이고 내가 반드시 안즈를 설득하겠어"

 

똑바로 나오를 바라보고 그렇게 대답한 린을 보며 나오는 쑥쓰러운 듯 뺨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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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프로와 협의를 마친 안즈는 타케우치가 차를 운전해 집까지 바래다주는 중이었다.

조수석 창문에서 하늘을 바라보니 완전히 기울어진 태양이 하늘은 빨갛게 물들이고 있다.

 

"감사합니다. 후타바씨. 호죠씨의 제안을 받아주셔서"

"뭐 카렌과 같은 아이돌과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니까. 이쪽도 이 기획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할거야."

"하지만 이 쪽이 부탁하기는 했지만 확실합니까? 후타바 씨의 극장과 호죠 씨는 아이돌로서의 방향성이 전혀 다릅니다.

호죠씨가 가는 것으로 극장의 분위기가 망가질 것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지금 있는 멤버도 처음부터 방향성을 결정해서 모은 게 아냐. 전망있는 멤버를 모으다보니 자연스럽게 지금 같은 분위기가 된 걸.

더 다양한 멤버가 있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만약 카렌이 오게되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때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뭐."

 

창문을 내린채 밖을 보며 안즈가 내놓은 대답을 타케우치는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운전 중에 시선을 돌릴 수는 없기에 어디까지나 시야의 한 구석에 파악해두는 정도 였지만.

하지만 그러 사소한 행동도 바로 옆에 있는 안즈는 알 수 있었다.

 

"어떻게 된거야 프로듀서."

"아뇨. 후타바 씨도 완전히 프로듀서가 다 됬구나 싶어서요."

"그거야 지금 안즈에게는 4명의 아이돌 인생이 걸려있는 걸. 더 많아질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프로듀서가 인원 수는 더 많지 않아?"

"인원 수는 관계 없습니다. 저도 후타바 씨도 매우 무거운 책임을 가진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성취감도 더욱 크겠지요. 후타바 씨는 지금의 일이 즐겁다고 생각하십니까?"

 

타케우치의 질문에 안즈는 그의 시선을 피해 얼굴을 돌리며

 

"뭐 심심하지는 않겠지?"

 

퉁명스럽게 이렇게 대답했다.

그 얼굴이 약간 붉게 물들어있는 것은 분명 창문으로 들어오는 석양의 탓일 것이다.

그렇게 달려오는 사이 안즈의 집 근처까지 와 있었다.

모퉁이를 돌면 정문에 도착하는 곳에 타케우치는 차를 주차했다.

 

"조만간 다시 시간을 잡겠습니다. 일이 아니더라도"

"아마 일 때문이 먼저 아닐까? 지금 란코가 라이브를 새롭게 만드는 도중이라서 말이지.

전작의 주역이었던 용사가 다시 출연해야될 것 같으니까 프로듀서. 용사역 부탁해?"

 

안즈가 그렇게 말하자 타케우치는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이었다.

 

"솔직히 카레마 앞에서 연기하는 것은 아직 익숙하지 않습니다만"

"연기라고 말해도 대사도 없잖아? 전처럼 제대로 얼굴 안보이게 해줄테니까 괜찮아"

 

무엇보다 라이브 영상을 본 팬 중에는 몸매만으로 타케우치라고 확정지은 사람도 있고 인터넷에서는

이미 용사의 정체가 타케우치인 것은 거의 확정적이었다.

당연히 타케우치도 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주저하고 있지만 이미 용사 역을 맡은 이상

이 당면에서 배역을 변경할 수는 없다.

 

"어떤일이든 도전이지? 프로듀서. 그럼 바래다 줘서 고마워~"

 

조수석에서 내린 안즈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고 팔랑팔랑 손을 흔들었다.

타케우치가 고개를 숙이는 것을 확인하고 안즈는 휙 돌아서 정면의 모퉁이로 갔다.

물리적으로도 임대료로도 '중간'이라는 평가가 어울리지만 보안만은 쓸데없이 엄중한 아파트가 안즈의 시야에 들어온다.

아마 현재 자신의 집에 얹혀있는 아이돌들이 저녁준비를 하면서 자신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 것을 상상하면서 안즈는 아파트 정문으로 시선을 돌리고

 

"응?"

 

그 현관 앞에서 1명의 소녀가 우두커니 서있는 것이 보였다.

지저분한 긴 우윳빛 머리를 느슨하게 묶은 그 소녀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어린 얼굴과 몸매를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는 어딘가 초점이 맞지 않는 듯한 눈으로 멍하니 앞을 응시하고 있었다.

안즈는 그 아이가 걱정되었지만 누군가와 약속이 있겠지 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 아이의 바로 옆을 지나갔다.

에메랄드 빛 졸린 눈을 가만히 이쪽으로 향하고 있지만 안즈는 그 것을 무시하고 현관으로 들어간다.

최신 보안 시스템 패널에 방 열쇠를 대면 정문의 잠금이 해제된다.

작은 창으로 현관을 들여다보는 경비원에게 인사를 하면서 정면의 엘리베이터로 간다.

그리고 옷자락을 뒤에서 당겨진다

 

".....응?"

 

의심스럽게 생각한 안즈가 뒤돌아보니 아까 엇갈린 소녀가 가만히 이쪽을 바라보며 안즈의 옷자락을 잡고 있었다.

 

"어... 무슨 일 있니?"

"코즈에.. 안즈랑 같이"

"그.. 어디에서 왔어?"

"....."

"누군가랑 같이 온 거 아니야?"

"....."

"............"

 

그 소녀(분명히 이름은 코즈에라고 밝혔다)에게 무엇을 물어봐도 대답을 얻지 못한 안즈는 드디어 질문을 멈췄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적이 없는 안즈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식은 땀을 흘리고 있다.

 

"어쩔 수 없나. 일단 방으로 데려가야지"

 

이대로 방치하자니 위험하니 안즈는 입구의 경비원에게 '누군가 이 아이를 찾고 있는 것 같으면 연락해주세요'라고 말한 뒤 코즈에라고 자칭한 그 소녀를 데리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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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기다릴지도 모르는 게으른 마법사입니다.

 

로리콘인 작가 너무나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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