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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가키 카에데 「신데렐라」 1/2

댓글: 3 / 조회: 2170 / 추천: 0



본문 - 12-30, 2016 02:28에 작성됨.


타카가키 카에데 「신데렐라」




1:이하, 무명에 변해서 SS속보 VIP이 보내 드리는2015/12/25(금) 14:59:21. 06 ID:lWDqkljoo




 『──타카가키 카에데!!』



이름이 불린 순간, 홀에 박수와 환성이 들끓었습니다.
천천히 일어서, 무대를 바라봅니다.


 『타카가키씨, 올라와주세요!』


사회자에게 이끌리듯이 무대로 걷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아쉬움을 떨칠 수 없어서.
눈에 띄지 않게, 아주 살짝만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물론 그곳에는 제 프로듀서가 앉아있었고


 「…………」


얼굴을 가리고, 어깨를 떨며.



누군가에게 용서를 비는것처럼, 그는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자,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제 1위, 신데렐라 걸의 영관을 받게될 분은──』






신데랄라 타카가키 카에데의 SS입니다.






 





과거작
타카모리 아이코 「이제 됐니?」

관련작
타카가키 카에데 「일선을 넘어」
타카가키 카에데 「때로는 근사한 이야기를」


상기한 『근사한 이야기』의 직접적인 속편입니다.
약 3년 정도 후의 이야기입니다

(※역주 : 전편을 읽으면 좋지만, 안읽어도 지장은 없습니다.)




 ◇ ◇ ◇


옛날 옛날에.


어떤 숲에, 남자아이 한 명과, 마법사 한 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 ◇ ◇



 ― = —≡—= ―


 「자세하게, 말해주시겠나요?」


한동안의 침묵 뒤에 나온 말은, 매우 안정된 음색이었습니다.

 「슬슬 저도 다음을 생각해야하니 않을까, 해서요」

 「……」

 「레나씨도, 얼마전에는 미유씨도 졸업해서. 어느새 맏언니가 되버렸지요.」

사무실 의자를 삐걱거리며 프로듀서가 곰곰히 생각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아니, 아베씨가 있잖아요.


그런 농담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카에데씨의 은퇴에는 반대입니다」


――은퇴에, 반대.


그런 대답이 왔지만, 내 입은 여전히 꾸욱 다문 채.





 「정확히는, 아직 반대……군요」

의자에 앉는걸 권유받아, 저도 앉았습니다.

 「저는 아직 카에데씨를 신데렐라로 만들어주지 못했습니다.」

 「네」

 「카에데씨, 신데렐라 걸이 됩시다」

프로듀서와 저의 시선이 부딪힙니다.
언제나 상냥한 눈동자에, 명확한 의지의 빛이 보인것 같았습니다.

 「유리구두를 남기고, 무대에서 사라지죠.」

 「……」

 「옛날에 약속했었죠. 카에데씨에게 반드시 유리구두를, 신겨드리겠다고」

 「프로듀서」

 「네?」

 「은퇴 자체는, 부정하지 않으시나요?」

 「네」

머그컵의 차를 한모금.
긴장을 푸는듯이 길게 한숨을 쉬었습니다.

 「카에데씨의 의사는, 최대한 존중합니다」

 「감사합니다」

 「남은건 제, 프로듀서로서의 고집과의 승부입니다.」




프로듀서가 살짝 시계를 확인합니다.
11시 45분. 슬슬 수록에 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동시에 의자에서 일어서, 그리고 동시에 발돋움을 합니다.

 『저기』

말이 나온 순간은, 동시.
한동안 둘 다 입을 다물고 있다가, 재촉하는 그의 손짓에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괜찮나요? 이렇게 간단히」

 「같은 말을 하려고 했었어요. 괜찮은건가요?」

 「저는, 프로듀서가 괜찮다면」

 「저도, 카에데씨가 괜찮다면」

프로듀서에게 오른손을 뻗습니다.
고개를 갸웃한 후, 납득한듯이 그도 손을 내밀고.
악수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은퇴 시기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나요?」

 「카에데씨 정도의 인기라면 높은 분들의 의향을 무시할 수 있지만」

프로듀서가 뺨을 긁었습니다.

 「동시에, 카에데씨의 말은 그정도는 밀어붙일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다음은──」

동시에 팔뚝을 맞붙이고, 저희들은 웃었습니다.




 ◇ ◇ ◇

사내 아이는, 조금 키가 작은, 평범해보이는 소년이었습니다.
마법사는, 누구나 상상하는 마녀의 풍채 그 자체였습니다.

 「제자여, 서쪽 절벽에 피어있는 하얀 백합을 채집해오세요.」

정체를 알 수 없는 재료가 들어간 솥을 저으며, 마녀가 용서없이 고합니다.
서쪽의 절벽은 곰같은 맹수가 나오는걸로 유명하지만.

 「아, 알겠습니다」

소년은 우직하게 명령을 따랐습니다.
빗자루를 타고, 서쪽 절벽을 향해 아득히 넓은 하늘을――

 「……어, 어이쿠!」

――이라기에는 많이 낮은 고도를, 종종걸음보다 빠른 속도로 흔들흔들 날아갑니다.
잘못하면 숲의 나무에 부딪힐것같은, 매우 위태로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소동이 한번 일어났지만, 소년은 무사히 찾아다니던 하얀 백합을 얻었습니다.


만약을 위해 마녀에게 받은, 수수께끼의 병을 쓸 일은 없었습니다.


 ◇ ◇ ◇



 ― = —≡—= ―

 「거기까지. 15분 휴식하죠.」

 「네」

총선거까지 반년도 안남았습니다.
오늘도 트레이너의 보컬 레슨.
프로듀서는 평소 하던 댄스 레슨을 다소 빼면서까지, 보컬을 고집했습니다.

 「카에데씨. 무리하시진 않나요?」

 「네. 하지만 모래쯤되면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어요」

 「알겠습니다. 나중에 조정하죠」

최근 굉장히 늘어난 외근의 틈에 온 프로듀서가 상태를 묻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뭔가를 쓰고있는 메모장을 슬쩍 엿보니, 글자가 그림같이 휙휙 쓰여져 한눈에 읽을 수 없었습니다.

 「바빠보이네요」

 「아직 멀었어요」

 「프로듀서. 무리하시진 않나요?」

 「……다소 무리하는 것 정도는, 넘어가주면 안될까요?」

 「……조금만, 조금만이에요?」




 「네. 아, 트레이너씨, 오늘──」


――라이벌의 팬들의 귀를 전부 빼앗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신곡


신데렐라 걸에 오르기 위해 제안받은 작전.
지금까지 본적 없는, 아무래도 그 답지 않은 강경한 말에 놀랐습니다.
그 신곡을 최고의 타이밍에 릴리즈하기 위해, 프로듀서는 굉장히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타카가키 카에데가 신데렐라.
그런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제 노래가 필요하다고,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

조금 뜨거워진 목.
그 안쪽에, 훨씬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졌습니다.



 ◇ ◇ ◇

 「가져왔습니다—……」

 「수고했어요」

마녀의 능력은 뛰어났습니다.
천 가지나 되는 마법을 쓸 수 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

국자를 젓고, 성분을 추출해서 약을 조제하는 마녀의 모습을 소년은 지긋이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마녀의 저택의 문을 두드린 이후로, 소년은 마녀에게서 무언가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습니다.

눈으로 본것을 흉내내서 부린 마법을 평가받거나.
뭔가 위험한 일을 저지르기 전에 제지를 당하거나.
식사를 할 때, 실험중에 생각난 새로운 마법의 아이디어를 듣거나.
제자인 소년에게마저, 마녀는 자신의 마법을 함부로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다 됐군요」

 「……재료를 보아, 독약인가요?」

 「50점이네요. 당신이 가져 온 백합의 추출물을 더해서 반대로 해독약이 되었답니다.」

 「그렇군요……」

그럼에도 소년은 저택의 장서를 마구잡이로 읽고, 재료를 찾으며 나날의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조잡한 마법밖에 못쓰지만, 조금씩 실력이 늘어가는 제자를.

 「……」


마녀는, 마치 눈부신듯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 ◇ ◇



 ― = —≡—= ―


 「──세기말 가희!」
 (카에데씨!)


사무소 문을 열자, 검고 팔랑팔랑한 무언가가 가슴에 안겨들었습니다.
일단 적당히 쓰담쓰담하고나서 확인해보니, 그 덩어리는 란코쨩이었습니다.

 「바람의 속삭임을 들었다! 무대의 장막을 자른다고! 진실인가!?」
 (그, 그만둔다는거 정말이야?)

평소의 반짝거리는 눈에 눈물을 머금고, 란코쨩이 목소리를 높입니다.
살짝 시선을 올리니, 곤란한 표정으로 웃는 하지메쨩과 아냐쨩이 있었습니다.

 「죄송해요. 잡지의 기사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디버려서……」

 「아, 란코? 일단 카에데의 이야기, 들어요」

 「……응」

란코가 끄덕끄덕 수긍했습니다.

 「네. 저는 내년에 아이돌을 졸업할거에요」

그렇게 정직하게 말하니, 란코쨩이 눈을 크게 떴습니다.
하지메쨩과 아냐쨩도 함께.

 「……」

 「에……」

 「…………아, 저기……엣?」

 「란코쨩의 말 대로, 아마 그 기사대로, 저는 내년 여름에 이 사무소를 그만둘거에요」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표정의 하지메쨩과 아냐쨩.
그런 두 사람과는 정반대로, 란코쨩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빨갛게 되었습니다.




 「……어, 어찌하여! 슬픔이라면 나의 날개가 대신하겠다! 우리들은 동포가 아닌가!」
 (왜 그만두는거야!? 고민이 있다면 저도 도와드릴게요!)

 「아뇨. 슬픔은 없어요, 란코쨩. CG프로는 굉장히 좋은 사무소에요」

 「그렇다면!」

 「란코쨩」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줍니다. 하지만 닦아도 눈물을 계속 솟아내려서.
이렇게 귀여운 여자애를 울리다니, 어쩌면 저는 굉장히 나쁜 여자일지도 모르겠네요.

 「옛날에, 프로듀서한테 이런 질문을 받지 않았니?」

 「……고해보라」
 (어떤 질문 말인가요?)

 「아이돌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란코쨩이 코를 훌쩍이며 눈물을 닦습니다.
콜록콜록 몇번 기침을 하고, 그러면서도 제 눈을 곧게 바라보았습니다.

 「우상이란……우상은」
 (아이돌은, 아이돌은)

 「응」

 「…………아이돌은, 사람들의……동경이고. 사람들을 미소짓게……할 수 있어」

 「응. 굉장히 멋진 대답이라고 생각해요」




흔들리는 은발을 살짝 쓰다듬고 뒤의 두 사람을 보았습니다.

 「하지메쨩도 아냐쨩도. 같은 질문을 받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거에요」

 「네」

 「다-」

 「저는 말이죠. 평범하지만, 아이돌은」

란코를 안고있는 팔에, 무심코 힘이 들어갔습니다.


 「꿈을 꾸게해주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생각해요」


란코가 얼굴을 올렸습니다.

 「꿈……」

 「그래, 꿈. 나는 사람들에게 꿈을 꾸게해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양 손을 올린 어깨는, 놀라울 정도로 가녀렸습니다.

 「꿈에서 깨기 전에, 저는 아이돌을 졸업하고 싶어요.」

제 솔직한 말을 듣고, 란코쨩이 점점 분노의 표정을 짓습니다.
어째선지, 하지메쨩과 아냐쨩도

 「……카에데씨」

하지메쨩이 약간 눈썹을 찌뿌렸습니다.

 「그런 말 하지 말아주세요. 카에데씨는, 아직 사람들에게 꿈을 보여주는 힘이 있어요」

 「다-. 카에데는, 제 셀……목표, 에요」

동의한다는듯 란코쨩도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머, 착각하게 만들어버린걸까?




 「네. 이대로라면 올해는 제가 신데랄라 걸이 되겠네요」

세 사람의 움직임이 딱 멈추었습니다.
으음. 알기쉽게, 알기쉽게

 「여러분들도 굉장히 멋지지만, 지금의 제가 훨~~~씬 대단하니까요」

하지메쨩의 볼을 쭈욱쭈욱 상하좌우로 당겨봅니다.
찹살떡도 저리가라할 정도로 하얗고 부드러웠습니다. 맛있겠다.

 「이대로 그냥 신데렐라 걸이 돼봤자 드라마성이 부족하겠네요, 아냐쨩」

아냐쨩의 캐미솔을 올려서 그 배를 쓰다듬습니다.
찹쌀떡도 저리가라할 정도로 하얗고 부드러웠습니다. 맛있겠다.

 「내년은 한풀 꺾이겠지만, 올해의 저는 최상의 컨디션이니까요~」

 「가희여」
 (카에데씨)

 「네?」

 「지지 않아」

 「……」

 「카에데씨가 한번 더 도전하게 해달라고 빌정도로, 절대 지지 않을거야!」

 「……후훗」

그래그래. 셋 다, 굉장히 멋진 얼굴.


아이돌은 역시, 웃어야지.





 ◇ ◇ ◇


 「당신에게는 마법의 소질이 있어요. 그것도, 저보다 높은 소질이」


왠일로 마녀가 직접 만든 스튜.
미묘한 표정을 먹고있던 소년이 스푼을 딱 멈췄습니다.

 「……무슨 말씀이시죠?」

 「마술이 재능에 대해 말하는거에요. 성실하게 연구를 계속해야겠지만」

미묘한 표정으로 스튜를 먹으면서, 마녀가 태연하게 대답합니다.

 「기쁘지 않나요?」

 「아뇨……저기, 솔직히 믿을 수 없어서」

 「그러겠죠. 이대로라면 평생동안 그 재능이 개화하지 않을테니까요」

감자를 씹는다기보다는 깨물어 으깨며, 마녀가 다시 태연하게 단업합니다.
소년의 입이 빠끔빠끔 열렸다 닫히자, 마녀가 그 입에 스푼에 올린 커다란 당근을 던져넣었습니다.
당근을 씹으며 소년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립니다.

 「……정말로, 제게 소질이 있는걸까요?」

 「평범한 인간이라면 아무리 수행을 쌓아도 하늘을 날지 못해요.」

 「……」

 「당신에게는 부족한게 하나 있어요.」

마녀가 소년의 접시의 감자를 슬쩍 가져갑니다.
통째로 가져갔습니다.


 「제자여, 마법을 쓰고싶은 이유가 뭔가요?」


 ◇ ◇ ◇



 ― = —≡—= ―

사무소에 돌아가는 도중의 차안에서, 얼마전에 막 완성한 데모테이프를 듣고 있었습니다.
꿈을 꾸는것에 대해 부른, 잔잔하게 흐르는 상냥한 노래.
아직 연습 스케쥴도 세우지 않았는데, 무심코 흥얼거립니다.

 「마음에 드셨나요?」

 「굉장히. 하지만 의외였어요」

 「의외……라니요?」

 「프로듀서의 말투를 봐서, 더 격렬한 곡이 올 줄 알았거든요」

 「카에데씨가 부르면 격렬해질거에요.」

프로듀서에게 시선을 향합니다.
그의 시선은 훨씬 먼 장소를 응시하고 있었고, 그 앞의 신호가 노란색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으음……아직, 모르겠네요」

 「초조해할 필요 없어요. 연습은 아직 시작도 안했으니까요」

 「……그렇네요」

이어폰의 위치를 고치고, 다시 무릎 위의 책에 눈을 떨어뜨립니다..
신호가 빨강이 되자, 프로듀서가 제 무릎을 보았습니다.

 「독서하시는건 처음보네요. 무슨 책인가요?」

 「아, 이런 책이에요」

책의 표지를 프로듀서에게 향했습니다.




 「…………『신약 신데렐라』?」

 「후미카쨩이 추천해줬어요……저도 좀, 그, 생각할게 있어서」


――저한테 추천할만한 책은 있나요?


레슨 끝나고나서 기분전환이 될지도

그런식으로 별 생각없이 후미카쨩에게 물었더니, 그녀는 예상이상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멈추지 않는 그녀의 가늘고 긴 손가락.
페이지를 넘기는걸 멈추는건 물론이고, 제 눈앞에서 책을 탁 덮고.


――죄송해요. 좀 더 생각해봐도 될까요?


차를 2잔 마실 시간이 되서야 나온 말은, 예상하지 못한 한마디.
딱히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할 수도 없어서,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그게 반년쯤 전의 일.


어제 사과와 함께 1권의 책을 받고, 그때서야 그런 약속을 했다는것을 떠올렸습니다.





 「무슨 책인가요? 처음보는 작가인데」

 「그렇네요……제목대로, 동화의 신데렐라를 바탕으로 쓴 책이에요」

설명을 하려다 문득 생각했습니다.
틀림없이, 설명하지 않는게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프로듀서」

 「네」

 「왜 갑자기, 신데렐라에게 마법사가 나타났다고 생각하시나요?」

신호가 초록으로 변하자 프로듀서가 앞을 바라봅니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차는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왜 마법은 12시에 풀리는걸까요?」

 「……그러고보면, 왜 그런걸까요?」

 「『신데렐라』를 읽은 적 있나요?」

 「네, 있어요. 애초에 P들은 입사하자마자 한번씩은 읽어요. 하지만 이유같은건 안나왔던것 같은데……」

프로듀서가 신음소리를 내며 생각합니다.
대답을 기다리며 조수석에서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더니, 차는 어느새 사무소에 도착해있었습니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기고, 프로듀서가 시트에 털석 몸을 기댑니다.

 「항복! 이유가 뭔가요?」

 「자, 갈까요」

 「……에? 정답 안알려주시는건가요?」

 「숙제에요. 생각해보세요.」


주인공의 기분이 되서, 생각하는거에요.





 ◇ ◇ ◇


――당신은, 저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올빼미의 울음소리가 잘 들리는, 어느 밤.
보름달이 떠오르는 무렵, 소년은 침대 위에서 조용히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이유, 라」


――저는, 마법을 쓰기위해 마법을 썼어요. 바보같은 일이죠.


 「……」

소년은 사람들을 위해, 누군가를 위해 마법을 쓰려고 했습니다.
그걸 위해서 수행을 쌓고,

 「……」

수행을 쌓고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마법사는 」

천천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습니다.
벽에 걸어둔 로브와 모자를 쓰고.
창문을 활짝 열어제끼고


 「마법을, 써야지」


빗자루에 올라타, 막 떠오르기 시작한 달밤에 뛰쳐나갔습니다.


 ◇ ◇ ◇



 ― = —≡—= ―

새 음반이 유래가 없는 페이스로 팔렸습니다.

프로듀서는 일생일대의 대승부라며 꽤 강경한 매수를 수배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부족해서, 일부 지역에서는 입하대기중인 상태

그의 작전은 예상을 훨씬 웃도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최선의 타이밍에 맞이한 신데렐라 걸 총선거.








유리구두를 신는 것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 ◇ ◇

나무가 평소보다 약간 낮게 보인다는 것을, 소년은 깨닫지 못했습니다.
귀에 들리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평소보다 약간 시끄럽다는 것을, 소년은 깨닫지 못했습니다.

 「……?」

그리고, 약간 이상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을 구석에 있는, 별로 크지는 않은, 하지만 깔끔하게 손질된 저택.
굴뚝에서는 가는 연기가 뿜어져나오고, 뜰에는 호박밭이 보입니다..
조금 고민한 후에 소년은 천천히 고도를 낮추었습니다.

 「……」

그리고 저택의 안뜰에 내려섰습니다.



 「흑……흑…………」



여자아이 한명이, 무릎을 움켜잡고 흐느껴 울고있었습니다.


 ◇ ◇ ◇



 ― = —≡—= ―

무심코 흥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소녀가 꾸는 꿈. 그것을 실은 멜로디.
프로듀서와 단 둘인 홀에서, 잔잔한 허밍이 매우 크게 울립니다.

 「좋은 노래네요」

프로듀서는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노래도, 굉장히 멋졌어요」

프로듀서는 고개를 숙이며

 「프로듀서」

 「저는」

프로듀서는 고개를 숙이며, 갈라진 목소리를 쥐어짜내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대체, 카에데씨에게 뭘 해드릴 수 있을까요」

 「라이브를 하고 싶어요」


프로듀서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손바닥으로 꽉 누른 안경자국
쥐어뜯온 손톱때문에 베인 피.
눈물과 콧물과 땀의 자취.
평소 이상으로 엉망진창인, 정말로 심한 얼굴이었습니다.

 「프로듀서. 저, 실패……아뇨」

지금이야말로, 이 말을 사용해야겠죠.


 「저는,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프로듀서가, 조용히 안경을 다시 썼습니다.





 「꿈을 꾸는것도, 꿈을 꾸게 해주는것도」

그저 조용히,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꿈을 이루려고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

 「프로듀서. 아이돌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타카가키 카에데입니다」

즉답.
만점짜리 대답이며, 동시에 영점짜리 대답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꿈을 꾸게 해주는 사람. 란코쨩은 사람들을 미소짓게 해주는 사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네」

 「아이돌은, 틀림없는 신데렐라라고 생각해요」

프로듀서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팬들에게 꿈을 꾸게 해주고, 사람들을 미소짓게 해주고, 모두가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그런」


왜냐면 신데렐라는 마지막에, 굉장히 행복하게 웃었으니까





 「프로듀서. 저, 모두와 라이브를 해보고 싶어요」

 「……모두와?」

 「유닛활동은 가끔씩밖에 안했고, 지금까지 거의 혼자만 불렀어요」

 「……」

 「그러니까 마지막에는, 모두와 함게 불러보고 싶어서」

길고 긴 침묵.
그 끝에 프로듀서가 안경을 벗고, 닦았습니다.

 「……정말로 모두와 부르고 싶다면」

 「네」

 「레슨이 몇배는 더 바빠질거에요」

 「마지막인걸요」

 「술 마실 여유도 없을지도」

 「고집으로라도 마실거에요」

 「다른 분들이랑 스케쥴을 얼마나 맞출 수 있을지도 몰라요」

 「프로듀서를 믿을게요」

 「왜 아직도 저를 믿어주시는건가요?」

 「멋진 마법을, 잔뜩 걸어주셨으니까요」

 「왜 나를 원망하지 않는거야!!!!」

 「고마워요, P씨」


프로듀서가 이를 악물고, 쓰러지듯 무릎을 꿇고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습니다.





 「…………왜, 사과하게 해주지 않는건가요」

 「화났거든요」

만난지 벌써 몇년이나 흘렀네요.
그 때의 프로듀서도 심한 얼굴로.
지금처럼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죠.


 「아이돌이 신데렐라라면, 프로듀서는 틀림없이 마법사라고 생각해요」


나도 바닥에 무릎을 내렸습니다.
항상 올려만 봤던 시선이 딱 마주치고.
왠지 오랜만에 프로듀서와 만난것같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법사는, 전율이 갈 정도로 멋져야죠. 네?」

제가 내민 오른손을 앞두고, 프로듀서는 계속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그대로 노래 한곡이 끝날 시간이 흘러.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불이 날 정도로 뜨거운 프로듀서의 손이, 제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최고의 무도회로 만들죠」



일어선 프로듀서가, 다리저림을 참지못해 다시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 ◇ ◇

 「……저기」

말을 걸자, 소녀는 움찔 몸을 떨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습니다.


 「──누구, 신가요?」


시선을 확 끄는, 정말 아름다운 소녀였습니다.
실례를 저지르지 않으려 다부지게 눈물을 닦습니다.
빛나는 금발은 비단같았고, 푸른 눈동자는 보석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얼굴도, 잘 만들어진 옷도, 재라도 뒤집어쓴것처럼 지저분했습니다.

 「……으음, 나는」

 「마법사, 님?」

소년의 복장을 눈치챈 소녀가 중얼였습니다.

 「아니」

그 말에, 소년은 모자를 다시 깊게 눌러씁니다

 「아직, 마법사가 아냐」

소녀가, 물기가 맺힌 눈동자를 깜빡였습니다.


 ◇ ◇ ◇



 ― = —≡—= ―


 「──아냐, 아니야! 더 전력으로 뒹굴어!」

 「네!」

 「하반신에 힘을 주고, 절대 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과시하는거야!」

 「넵!」


의외로 안즈쨩은 엄격한 열혈 코치였습니다.
가르침을 받을때마다 자신도 뒹구는 모습이 점점 어울려간다는것을 느꼈습니다.
전력으로 뒹구는것의 어려움을 처음으로 알게 된, 타카가키 카에데 29세의 겨울이었습니다.

 「좋아! 그럼 마지막으로 안즈랑 1시간 뒹굴기 버티기 승부를──」

 「휴식은 10분까지다」

 「──쳇」

마스터 트레이너의 날카로운 딴죽이 작렬합니다.
그녀는 안즈쨩에게 특히나 자비가 없습니다.

 「뭐, 오늘은 이쯤하면 되지 않을까? 이 다음에 후미카랑 연습있지?」

 「어머, 잘 알고 계시네요」

 「……우연히」

 「그런가요?」

 「그래」

그렇지만 실은 걱정의 덩어리라는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무소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서.
상냥한 미소를 향할 때, 안즈쨩은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는듯이 코를 울립니다.




 「고마워요. 그럼 안즈쨩은 먼저 가세요」

 「읽었어.『신약 신데렐라』」

갑자기, 중얼거리듯 안즈쨩이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놀라운 표정을 지었는지, 안즈가 눈썹을 찌뿌립니다.

 「……뭐야. 안즈가 만화아닌 책 읽으면 이상해?」

 「이상하네요」

 「카에데씨말야, 가끔씩 사정없네」

 「그럴까요」

 「그래」

안즈쨩이 머리를 긁습니다.
아─, 라거나, 응─, 하는 신음을 한동안 반복하다가, 이윽고 말이 정리가 된것같았습니다.

 「……뭐라고 말해야할지」

 「네」

 「행복하길, 그런느낌. 그것뿐이야」


그럼, 다음주에.
어이 후타바. 너는 내일도 특별레슨이다


안들리는 척을 하며 안즈쨩이 허둥지둥 레슨장을 떠납니다.
마스터 트레이너가 바닥을 쿵쿵 울리며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빠르네요.

 「…………행복하길」

지금은 그저, 안즈쨩의 행복을 바랐습니다.




 ◇ ◇ ◇

 「왜 울고 있었어?」

허리를 구부려 시선을 맞추고, 소녀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그러자 소녀는 갑자기 시선을 돌리고 살짝 뺨을 붉힙니다.

 「안울었습니다」

 「아니, 방금 울었잖」

 「안울었다니까!」

소녀의 주장에 뺨을 긁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곤란한 일, 있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소녀는 한동안 자신의 발만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어딘가에서 고개를 들이내민 쥐들이, 그녀의 주변을 바쁘게 돌아다닙니다.

 「……무도회에, 데려가 주지 않았어」

 「무도회……아, 왕자님의」

소년도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차기 국왕이 될 왕자. 그 부인이 될 아가씨를 찾기위한 무도회가 오늘 밤에 열린다고.
분명 이 소녀라면 왕자마저도 첫눈에 반해도 이상할건 없을겁니다.

 「새언니들도 참, 언제나 심술만 부리고. 오늘도, 네 옷은 부끄럽다……면서」

뺨을 부풀리고, 소녀가 소매를 가볍게 텁니다.
옷에 묻은 재들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무도회에 가고싶구나」

 「응. 굉장히 멋지다는 소문의 왕자님을 한번만이라도 보고싶어」

 「나도 아직 본 적 없지만, 굉장히 멋지다는 소문은 들었어」

 「하지만 춤출 때 입을 드레스도……성까지 갈 마차도 없어」

손바닥으로 쥐를 톡톡 건드리며, 소녀가 슬픈듯이 중얼였습니다.

 ◇ ◇ ◇



 ― = —≡—= ―


 「아……이게 러시아의 맛, 인가요」

 「하지메쨩은 어때?」

 「조, 좀 힘드네요……두분 다 굉장하세요」

 「무리할 필요는 없어요. 아, 하지만 일본주는 마실 줄 아는게 좋을지도」

 「왜 그런가요?」

 「담당분, 일본주에요?」

 「…………노력하겠습니다」


아이돌이 되고나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모델 일에는 아무래도 저항이 있나요?」

 「아뇨, 괜찮아요」

 「그런가요……으음, 그래도 어떡할지」

 「어떤 옷을 입나요?」

 「아뇨, 그게 수영복이라서」

 「변태시네요」

 「변태가 아닙니다」


댄스에 레코딩, 악수회에 일일 경찰서장.
모델 시절 때보다 더 다양한 옷을 입은것 같습니다.






 「이 로프는 뭔가요?」

 「아아. 듣자하니 우리들, 실전은 수갑으로 묶인다하더라. 이건 연습이래」

 「수갑……죄상은 뭘까요?」

 「제 1급 연애죄는 어때?」


지난 시간은, 겨우 5년.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고마워요, 후미카쨩」

 「도움이 되서 다행이에요」

 「그런데 이 작가의 다른 책 빌릴 수 있을까요?」

 「…………」

 「……?」

 「……작가님에게 빌려줘도 괜찮은지 여쭤볼게요」

 「어머, 아는 사람?」

 「…………그런셈이에요. 굉장히 친한」


하지만 이 5년은, 모든 순간순간을 선명히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이라서.






 「프로듀서」

 「네」

 「굉장히 큰 회장이네요」

 「게스트가 계속 늘다보니 이렇게 됐어요」

 「역시나세요」

 「카에데씨」

 「네」



 「다녀오세요」

 「다녀올게요」



그 중에서도 저는, 역시 라이브를 가장 좋아하는구나, 하는 사실을.


회장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재차 그렇게 느꼈습니다.





 ◇ ◇ ◇

 「너의 이름은?」

 「신데렐라」

 「좋은 이름이구나」

모자를 벗고, 품에서 마법의 지팡이를 꺼냅니다.


 「부탁이야, 신데렐라. 나를 마법사로 만들어 줘.」

 「……무슨 말이야?」

 「소원을 빌어」


신데렐라에게 지팡이를 향합니다.
희미한 빛이 솟아 나오는듯이 빛나고, 주변이 살짝 밝아졌습니다.

 「별에게든, 샘에게든, 쥐에게든, 누구에게든 좋아. 그저, 강하게」

 「……」

신데렐라가 눈을 감고, 가슴 앞에서 양손을 모읍니다.
호박밭에서 놀던 쥐들이 신기한듯이 고개를 듭니다.


 「──부탁이야. 무도회에 가고 싶어」


저택의 안뜰이, 빛으로 가득 찼습니다.


 ◇ ◇ ◇



 ― = —≡—= ―


 「──그러니까, 한번 더. 꿈을 들려줘」


잠시동안의 정적 후에, 몸이 떨릴정도로 성대한 박수를 받았습니다.


――좋은건 아끼지 맙시다.


프로듀서의 말대로, 시작하자마자 피로한 신곡.
그것은, 확실히 팬들의 귀에, 마음에, 닿은 것 같았습니다.


 「다시한번, 여러분. 안녕하세요. 타카가키 카에데입니다.」


깊고 깊게, 고개를 숙입니다.

 「마지막 라이브입니다. 그러니까, 최고의 라이브로 만들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가능하면 더 이야기하고 싶다.
조금이라도 길게 이 장소에 서고 싶다.
하지만, 마법이 풀릴 시간은 이제 곧이라서.

그러니까, 꼭 해야 하는 말을 확실히 말하자

 「감사하게도 오늘은 많은 게스트가 와주셨습니다. 바로 한분을 소개하겠습니다.」

시선을 올리고, 하늘 위에 말을 걸듯이.

 「그럼, 사부님. 부탁합니다」





 『──에~ 좀 있다가 부르면 안돼~?』


 「안돼요」

 『할 수 없네~ 정말~』

무대 옆에서 등장한 작은 키.
대담한 미소를 짓고, 천천히 스테이지의 중앙, 제 옆으로 걸어 나옵니다.

 「뭐, 제자의 성장을 확인하는것도 사부의 역할이니까. 한번 해볼까요」

그리고 스폿 라이트가 좁혀집니다.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관객분들에게 웅성거리는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지켜보고, 천천히 상반신을 옆으로 누웠습니다.



 『──시, 싫어! 카에데는 일하지 않을거야!』



청중들에게 둘러싸여서 외치는 절대 일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의외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 술 마시고 싶어. 이불에 들어가고 싶어」


팬분들은 점점 즐거운 얼굴로 변해서.


 『그러니까, 이제 가도 되지?』

 『에에───!?』

 『그럴 줄 알았어—♪』


바로 옆에서 그저 뒹굴고 있을뿐인 안즈쨩도, 기분탓인지 만족스러워 보였습니다.


 『──라는 꿈을 꿨어』





 「……아, 끝났어?」

노래를 끝내자, 안즈쨩이 일어서 발돋움을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카에데의 노래with안즈』였습니다!! 안즈는 이제 갈게!」



 「안돼요」

 「그럴 줄 알았어—」



여러분과의 라이브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 ◇ ◇

재 투성이가 된 옷은, 그녀의 눈동자와 같은 푸른색의 드레스로
호박은, 소녀에게 딱 맞는 살짝 작은 마차로.
쥐들은 귀여운 4마리의 말로.

그리고 닳아빠진 신발은,

 「……아」

장식이 많은것도, 고급 가죽이 넉넉히 사용된것도 아닌



――무구하게 그저 투명한, 유리구두로 변했습니다.



 ◇ ◇ ◇



 ― = —≡—= ―


 『──T!』


미카쨩과 함께 팔을 뻗습니다.
항례의 간주 콜.
하지만 이번은 평소와 살짝 다릅니다.
그러니까 분명, 저희들의 표정은 그야말로 악동.


 『──A!』


관객분들이 일순간 당황하고, 하지만 바로 A의 콜을.
역시나. 잘 훈련됐네요


 『──K!』


그런 여러분이라면, 이걸로 이제 알겠죠.
다음에 무엇이 오는지.


 『──타・카・가・키!!』


윙크하고, 미가쨩과 하이터치를 했습니다.






 『...Come on with the rain! I've a smile on my face♪』


한 손으로 우산을 휙 돌립니다.
빛나는 종이조각이 제 몸을 구석구석 적십니다.


 『...I'm happy again♪』


양팔을 펴자 슈코쨩이 공주님처럼 안아주고
그대로 살짝 정면으로 던져집니다.





착지한 오른 다리를 기점으로, 탭 댄스를 춥니다.
카나데쨩과 위치를 바꾸듯이 한번 껴안고, 이번엔 객석을 향해 둘이서 윙크


 『...I'm dancin', and singin' in the rain♪』


아냐쨩의 휘파람에 맞춰, 배턴대신에 우산을 트월링.
모두 함께 높히 던진 우산을, 다섯이서 동시에 캐치.


 『Singin', singin', in the rain...』


그리고 우산 밑에서 엿보듯이 키스.
터질듯한 박수가 울리고, 저희들은 우산을 던져 서로를 꼬옥 안아줬습니다.






 『빛나는 세계의 마법, 나를 좋아하게 되어라──』


꿈은 언젠가 깨는 것.
라이브는 언젠가 끝나는 것.


 『하나 둘, 주문을 외워보자──』


멜로디의 흐름이 끊기고 한동안 회장은 쥐죽은듯이 조용해졌다.
엉터리 노래에 실망한것인가.
아니면.
핀 마이크가 주운, 사치코쨩과 란코쨩의 오열을 방해하지 않기위해서인가

린쨩과 아냐쨩이 곤란한 표정으로 저를 봅니다.
……흠. 여기는 카에데 언니의 차례일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무대의 앞에 서서, 깊게 인사를 합니다.


 『즐겨주신 분들은, 부디 이 넷에게 성대한 박수를』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일제히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여태까지중에서 제일의, 무심코 귀를 막아버릴것같은 큰 박수.

 「린쨩, 아냐쨩. 사치코쨩, 란코쨩. 멋진 노래였어요. 정말 고마워요.」

두 사람이 끄덕이며 고개를 흔들고, 아냐쨩과 린쨩에게 안기듯이 무대 뒤로 사라졌습니다.




무대에서 퇴장하는 네 사람을 배웅하고, 스테이지 정면을 돌아보았습니다.
스폿 라이트가 눈부실정도로 저를 비추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같은 팬들이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마이크를 다시 꽉 잡았습니다.
좀처럼 멈추지 않는 땀이, 제 마음을 간지럽힙니다.


 『긴 라이브였죠. 아시다시피, 다음이 마지막 곡입니다』


열이 오른 몸을, 어딘가에 놓고 온것같은.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이상한 감각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꿈이 있나요?』







꿈.


그것은, 너무나 어렵고, 이상하고, 멋진 말.


 『다양한 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꿈이 있는 사람, 꿈이 없는 사람.』


관객석을 천천히 둘러봅니다


 『꿈을 이룬 사람, 꿈을 포기한 사람』


남겨진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제 말이 부디 모두에게 닿기를.
부디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꿈을 꾸어주세요. 꿈을 가져주세요. 꿈을 쫓아주세요.』


몸이 떨릴 것 같아. 목소리가 떨릴 것 같아.



 『저는, 항상 항상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고──그리고 그건,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꿈을 가집시다』


 『저는 꿈을 이룰 수 없어서, 그래서 새로운 꿈을 가졌습니다』


 『꿈을 이루신 분들은, 다음 꿈을. 꿈을 이루지 못한 분도, 다른 꿈을』


 『부디, 꿈을 가지는 것을. 꿈을 이루려는 것을, 그만두지 말아주세요』


 『저는』


 『저는──』







――째깍







시계바늘이 시간을 새기는 소리.
엄숙하고 제멋대로지만, 아무도 거역할 수 없는 소리.


모두가 그저 침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에 뭘 부를지, 저는 많이 고민했었습니다』


째깍


 『그리고, 옛날부터 신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째서』


째깍


 『어째서 지금까지 모두가, 마지막에는 이 곡을 불렀었는지. 하지만』


째깍


 『지금이라면 알 수 있어요. 지금이라면, 지금까지중에서 제일로, 멋지게 부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째깍――








 「──부탁할게, 신데렐라!」






 ◇ ◇ ◇


 「……미안. 한번 더──」

 「──예쁘다」


자신의 발을 장식하는 유리구두를, 신데렐라는 정신없이 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예쁜 구두는 처음 봐!」

아직 성에도 도착하지 못했는데, 신데렐라는 기다릴 수 없는지 스탭을 밟습니다.
한번 두번 밟을때마다 드레스와 금발이 살짝 흔들렸습니다.
신데렐라의 모습을 보고, 다시 흔들려고 했던 지팡이를 쓴웃음하며 거둡니다.

 「이걸로 무도회에 갈 수 있을거야」

 「당신, 굉장해! 고마워. 정말 고마워!」

 「천만에」

 「그런데 왜 처음 본 나한테 이렇게까지 해준거야?」

소년의 손을 잡고, 신데렐라가 가까이에서 묻습니다.
응시하는 반짝이는 눈동자에 소년의 뺨이 뜨겨워졌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잘 꾸며야지. 그리고──」

찬사에 무심코 뺨을 붉힌 신데렐라에게, 소년이 웃었습니다.


 「──나는 로맨티스트에다가, 마법사니까」


 ◇ ◇ ◇



 ― = —≡—= ―


 「죄송해요, 일부러」

 「아뇨, 저도 정말 신세를 졌으니까요」


작별의 날이었음에도 오늘도 도쿄는 찌는듯이 덥습니다.
하지만 습한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날씨, 나이스.

 「다들 바쁠텐데」

 「좋아서 모인거니까요, 네?」

다들 바쁠텐데, 치히로씨를 시작해서 여러명이 배웅해줬습니다.
카나데쨩이 어깨를 움츠리듯이 모두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카에데씨」

모두를 대표하듯이, 하지메쨩이 한 걸음앞으로 나옵니다.

 「사실, 하고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빙긋 웃고, 하지메쨩이 깊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카에데씨.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저도 조용히 고개를 숙입니다.
고개를 들자, 복실복실한 하얀 무언가가 가슴에 안겨듭니다.
일단 만족할때까지 쓰담쓰담 한 후에 확인해보니, 그 덩어리는 역시나 란코쨩이었습니다.




 「가희여」
 (카에데씨)

 「네」

 「……나, 나는…………」

 「응」

 「……히끅 , 나는……흐윽……훌쩍……」

 「응」

 「…………외로, 워」

 「란코쨩」

천천히 란코쨩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눈물로 젖은 포동포동한 뺨을, 손끝으로 콕콕 찌릅니다.

 「……」

 「란코쨩」

 「……응」

 「또 란코쨩의 뺨을 당기러 와도 괜찮을까?」

 「…………가끔씩이라면, 좋다」

뺨을 부풀린 란코쨩이 귀엽게 미소지었습니다.




 ◇ ◇ ◇

 「잘 들어. 12시야. 12시의 종이 울리면 마법은 풀린다는걸 명심해!」

마차에 탄 신데렐라에게, 타이르듯이 반복합니다.

 「알았어. 그런데, 왜?」

물론, 미숙한 소년의 실력으로는 그 이상을 보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년은 이제 어엿한 마법사.
꿈꾸는 소녀에게 추한 모습은 보일 수 없었습니다.

 「나는, 로맨티스트거든」

그래서, 이렇게 대답합니다.

 「시계는 로맨틱하지 않아?」

 「시계……로맨틱……? 대체 왜……」

 「자, 무도회가 시작할거야! 이랴!」

 「에, 잠깐, 마법사님──」

성을 향해, 호박마차가 기세 좋게 달리기 시작합니다.
멀리서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소년은 그 그림자가 사라질때까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아름, 다웠지」


부엉이의 울음소리가 잘 들리는, 시끌벅적한 밤이었습니다..


 ◇ ◇ ◇



 ― = —≡—= ―

 「여러분, 많은 신세를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카에데씨」

다시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가방을 들어 올립니다.
사무소의 문으로 나가려던 참에, 치히로씨에게 불렸습니다.

 「놓고간 물건이에요」

 「놓고간 물건?」

그렇게 말한 치히로씨가 내민 것은, 검은 색의 홀쭉한 상자.
한동안 열심히 생각해봤지만, 역시 기억에 없었습니다.

 「저기, 죄송해요. 이거 제 물건이 아닌것같아요」

 「아뇨. 카에데씨거 맞아요. 확인해보세요.」

 「하아……」

치히로씨가 싱글벙글 미소짓습니다.
라이브 후의 결산 보고서를 보고 있을 때와 같은, 매우 멋진 미소였습니다.
고개를 갸웃하면서, 검은 상자를 엽니다.






 「──아……」

 「그렇죠?」



푸르게 빛나는, 오른발용의 유리구두가 .
자고있는듯이 조용하게, 들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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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자야해서 반 조금 넘는분량 올립니다.
아마 내일은 힘들것같고, 모레쯤에 나머지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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