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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마법사 제 8화 [개성]

댓글: 2 / 조회: 561 / 추천: 0



본문 - 11-08, 2016 12:01에 작성됨.

부드러운 아침해가 떠오른 거실은 현재 보글보글 조용히 물이 끓는 소리와 입맛을 돋우는 좋은 냄새로 가득 찼다.

인접한 주방에서 그 냄새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토끼가 귀여운 분홍색 앞치마를 입은 나나였다.

그녀는 냄비의 뚜껑을 열어 계란의 내용물을 떠올려 접시에 옮겨 그것을 먹고 만족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 때 복도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작고 가벼운 발소리를 내며 거실로 들어온 것은 다양한 버섯이 그려진 잠옷을 입은 쇼코였다.

일어난 직후인 듯 아직 졸린 채로 반쯤 눈을 뜬 채 비비고 있었다.

"좋은 아침.. 나나씨..."

"네 좋은 아침. 쇼코. 아침 밥은 지금 만들고 있으니까 먼저 얼굴을 씻어줘"

"네.. 알았어요..."

 

쇼코는 발 뒤꿈치를 돌려 위태로운 발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그러면 나나도 공주님을 깨워볼까요."


기가 막힌 듯 곤란하면서도 기쁘고 즐거운 듯한 그런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나나는 거실에서 나왔다.

그대로 가면 쇼코가 있는 화장실과 욕실. 심지어 현관으로 연결되지만 복도 오른 쪽에도 복도가 있어 거기에 몇 개의 방이 있다.


"안즈 씨. 아침이에요. 일어나서 밥먹어야죠."

"......."

 

가장 안 쪽의 문을 노크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나나는 개의치 않고 그 문을 힘차게 열었다.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물건은 거실에 있는 것보다 작은 tv. 거기에 코드가 몇개나 늘어져 콘솔 게임기에 이어져있다.

방 곳곳에 충전되고 있는 휴대용 게임기가 널려있고 가장 침대에 가까운 것은 화면이 꺼진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아마도 게임을 하던 도중에 잠들어 버린 모양이다.

그리고 그 흐름으로 나나가 침대로 시선을 돌리면 수북하게 부풀어 오른 이불에서 작고 하얀 손발이 삐져나와있다.

귀기울여보면 작게 숨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안즈 씨 아침 식사시간이니까 일어나세요"


귓가에 말을 걸면서 몸을 흔드는 콤보로 겨우 부풀어 오른 이불의 내용 - 안즈가 눈을 떴다.


"앞으로 12시간만....'

"밤이 되버리잖아요! 빨리 일어나!"


나나가 이불을 치우자 안즈는 "무리라구..."라며 한탄하면서 그것을 쫓아 팔을 뻗었습니다.

그러나 몸은 전혀 침대에서 떼지 않았기 때문에 닿는 것 없이 그녀의 손은 허무하게 하늘을 가르는 결과로 끝났다.


"이봐요 안즈 씨. '모두가 집에 있을 경우 식사는 함께'라는 규칙이잖아요?"

"우우.. 어제 게임하다가 늦게잤단말이야..."

"그런건 안즈 씨 자업자득이겠지! 일찍일어나지 않으면 밥 없어요?"

"...잠만 있으면 아침 식사는 필요 없다구..."

"오늘 하루 내내 밥 없어요?'

"너무해.. 나나.. 횡포다..."

 


투덜투덜 불평하면서 안즈는 느린 동작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런 안즈를 나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식사를 만드는 사람이 가정 계층구조의 정점이에요"라며

자신만만한 미소로 말했다.

나나에 밀려 방을 나온 안즈는 그대로 화장실로 가서 얼굴을 씻고 거실로 향했다.

 

"후히.. 좋은 아침.. 안즈씨..."

"응 쇼코. 안녕"

"아직 졸려보이네요.. 또 한밤중까지 게임했나요?'

"응 레어아이템을 찾을 때까지 하려고 했는데 어느새 자고 있더라구.."

"후히.. 그. 그런가."


두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도 나나는 척척 움직여 3인분 아침 식사를 테이블에 늘어 놓는다.

윤기가 좔좔흐르는 밥에 팽나무 버섯(쇼코산)과 두부가 들어간 된장국. 반찬은 연어 구이에 계란말이.

시금치 나물. 일식의 기본형인 국 한 종류 세가지 반찬을 충실히 지킨 완벽한 포메이션이다.

 

"나나 씨가 있는 것만으로 이렇게 식생활이 달라지다니.."

"후히.. 안즈 씨 혼자서는 이런 아침 만든 적이 없어보이네요."

"뭐 그렇다면 그렇지. 원래 아침을 만들지 않았으니까 기본적으로 일어나면 낮이나 저녁이고.."

"정말.. 안즈 씨가 지금까지 어떤 생활을 했는지 신경쓰이네요. 그럼 여러분 모두 먹죠."

"잘 먹겠습니다!"

"아.. 잘 먹겠습니다."

 


조금 전까지 졸린 눈을 하고 있던 2명이었지만 눈 앞의 음식에서 풍겨나오는 좋은 냄새에 위장을 자극해서 눈이 떠졌는지

안즈는 활기차게 쇼코는 조심스레 손을 모아 요리로 손을 뻗었다.

맛있게 먹는 두 사람의 모습에 나나는 진심으로 기쁜듯이 웃고있다.

 

"안즈 씨 오늘은 어떻게 하나요?"

"오늘은 거리를 대충 걸으면서 스카우트라도 할까... 나나씨와 쇼코 코우메까지 3명도 좋지만

왠지 한명 정도 더 개성적인 아이가 있는게 균형적으로 좋을 거 같고"

"또 개성적인가요... 쇼코와 코우메에게도 뒤지지 않는 개성은 어떤 아이가 될까요..."

"아니 자못 "저는 상식인입니다" 같은 말투지만 우사밍 성인도 충분히 이상하다구?"

"다르다고 말하지 마세요! 나나는 우사밍 성인이니까!"

 


주먹을 쥐며 외치는 나나를 보며 안즈는 킥킥 웃은 채 된장국을 마셨다.

그리고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래 나나씨. 우사밍성인이라고 하니까 생각났는데 '그건' 벌써 다 됐어?"


그 순간 나나의 표정이 굳었다.

 

"음.. 조금 더 기다려줄 수 있어요?"

"별로 상관 없지만 조만간 결정하는 게 좋을걸? 준비할 시간도 필요하고 말이야."

"네.. 그렇긴 한데.. 좋은 방법이 떠오르질 않아요."

"저.. 저기 그.. '그건' 무슨 일?"

 

안즈와 나나 둘이서만 이어가는 대화에 끼지 않았던 쇼코가 물었다.

 

"어라? 쇼코한테 말하지 않았었나? 뭐.. 굳이 이름짓자면 '우사밍 히스토리'?"

"우사밍 히스토리? 우사밍의 역사인건가?"

"그래 나나씨는 '우사밍 성인'으로 아이돌 활동을 하고 싶지만 보통 아이돌로 우사밍 성인이라고 하면

그냥 '전파계'지? 그러니까 우사밍 성인으로서 아이돌활동을 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갖고싶어했어"

"그 대답이 우사밍 히스토리인건가?"

"그래. 그렇다고는 해도. 말하자면 단순한 '설정집'이지만.."

"안즈씨 설정이 아니라구요!"

"... 이런 느낌으로 나나씨가 화내니까 우사밍 히스토리라는 걸로 하고 있어."

 

쓴웃음을 짓는 안즈와 뺨을 부풀리는 나나에 쇼코는 '과연...'이라고 납득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래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결정하는거야?"

"우사밍 성인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역사를 더듬어왔는지, 왜 나나씨가 지구에 왔는지,

왜 아이돌 활동을 시작했는지, 나나 씨의 마지막 '목적'은 무엇인가"

"목적?"

"응. 모처럼이니까 나나 씨의 아이돌 활동 자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까 생각중이야. 물론 그것을 몰라도 즐길 수는 있겠지만

난 가사에 이모저모 이야기를 넣어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더욱 즐길 수 있께 하고싶은거야."

"그렇네.. 그것은 재미있을 거 같아. 팬도 함께 그 이야기에 참여하고 싶은 기분이 들겠네요."

"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안즈는 거기에서 말을 멈추고 나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나나는 어색하게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나나씨가 좀처럼 그 이야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거겠네."

"우우.. 미안합니다.. 이런 건 서투르다구..."

"다른 사람에게 만들어 달라고 하면 금방하지 않나요?"

"도와달라고 하는 건 괜찮지만 역시 어느 정도는 나나씨 스스로가 만들어줬으면 하지.

나나씨의 아이돌 활동에 계속 사용하게 될테니까 본인이 납득할만한 물건이 만들어져야할테고

무엇보다 '스스로 한다는 것'과 '누군가 시킨 것'은 팬들은 대부분 알 수 있을테고."

"미안합니다. 안즈씨.. 가능한 빨리 완성시킬테니까..."

"아아.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빨리 만들었다가 재미없는 게 나와버리면 나나씨가 곤란할테니까"

 

순식간에 우울해지는 나나와 그것을 위로하는 안즈의 모습을 보며

 

"그런가.. 힘들어보이네..."

 

'창작자의 고통'이라는 것을 맛본 적이 없는 쇼코는 어딘가 남의 일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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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전체가 완만한 비탈로 이루어진 그 곳은 젊은 소녀들에게는 바로 유해으이 최첨단이었다.

많은 개성적인 의류매장에는 최신 유행의 옷이 갖추어져 있고 또 그 가게에서 새로운 유행이 태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 밖에도 스위츠 상점과 스티커 사진 기계가 있는 게임 센터 등 어쨋든 소녀들에게 매력적인 것이 갖추어져 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거리에 소녀들의 모습이 넘쳐 나는 것이다. 반면 남성의 모습은 매우 적다.

그러나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고 '어느 목적을 가진 남자들'이 마치 가로등에 모인 나방처럼 그 거리에 모여있다.

 

"젠장.. 전혀 물건이 없잖아.."

 

정장을 갖춰입은 남자도 그런 '목적을 가진 남자들' 중 1명이며 현재는 길가에 있는 카페의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피로가 묻어있고 목소리에는 초조가 묻어있는 그는 즐겁게 거리를 걷던 화려한 옷차림의 소녀들로부터 분명 붕 떠있었다.

하지만 소녀들은 싫은 눈으로 그를 보기는 커녕 뭔가 기대를 담은 눈으로 힐끔힐끔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마 그녀들도 그가 '목적을 가진 사람'인 것을 짐작한 것이다.

 

언제까지나 번거로운 표현을 해도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정체를 밝히자면 그는 '프로듀서'이다.

'기적의 10명'의 등장 이후 공전의 아이돌 시대에 돌입한 일본 기획사에서 어떻게 유망한 아이돌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대기업의 사무실이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저 쪽에서 오디션에 와주지만 그다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무실은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럴 때 사용되는 방법이 거리를 걷는 소녀에게 직접 말을 거는 '스카우트'이다.

유망한 것 같은 소녀에게 직접 교섭하는 방법은 이전에는 전문 직원이나 외부에서 고용한 스카우트 맨에게 의뢰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프로듀서가 스스로 스카우트해서 성공한 346 프로의 성공은 다른 사무소의 방법도 바꾸게 되었다.

그리고 이 사람도 그런 수많은 회사 중 하나에 속해 있는 프로듀서이자 한창 스카우트중이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을 볼 때 그 성과는 부진한 것 같다.

 

"젠장 이모저모 전부 346 프로 때문이잖아... 우리들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쉽게하지.."

 

아까 '대기업의 사무실이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라고 썼지만 그 주요 사무소의 필두인 346프로는 현재도 스카우트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물론 지금도 프로듀서가 스스로 나가는 스타일은 변하지 않았다.

'기적의 10명'을 배출한 사무실에 스카우트 된다면 그 사실만으로 다른 아이돌과는 분명한 차이가 생긴다.

그래서 아이돌 지망생 소녀들 중에서는 346프로에 스카우트 될때까지 다른 스카우트를 거절하는 행동을 하는 아이도 적지 않았다.

사실 그는 조금 전 바로 그런 소녀에게 스카우트를 거절되었다.

 

"젠장... 빨리 누군가 데려오라고 또 위에서 까이는 걸까..."

 

투덜투덜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그는 거리를 걷는 소녀들을 하나하나 관찰했다.

무엇인가 있으면 바로 나가기 위해 오픈 카페를 선택한 것도 뭐라고 말할까.. 방법의 일환이다.

그리고 그런 그의 눈에 한명의 소녀가 비쳤다.

그 순간 그토록 불평했던 그의 입에서 불평이 사라졌다.

첫인상은 어쨋든 까맸다. 프릴을 사용한 드레스와 같은 의상 - 일반적으로 고딕 로리타라는 옷을 입고, 들고 있는 양산도

세세한 자수장식이 박힌 까만 물건을 사용하고 있었다.

긴 은발은 트윈테일로 하는데도 검은 리본을 쓰고 있어 젊은 여성이 많은 탓인지 비교적 다채로운 풍경인 그 곳에서조차 그림자로 채워진 것 같은 검은색이었다.

그러나 그가 그 소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는 그 옷이 그녀에게 너무나 어울렸기 때문이다.

고딕 로리타 자체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서양 문화에서 사용되는 복장에서 영감을 얻은 경위 때문인지 전형적인 동양계 얼굴인

일본인이 입으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함 감상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경우는 일본인으로서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거침 없는 미모를 겸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의상을 입고도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확실히 그녀라면 톱 아이돌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한 그는 점원에게 말하고 커피 분의 가격을 테이블에 둔 채 카페의 울타리를 뛰어 넘어 그녀에게 달려갔다.

본인을 향해 달려오는 남자의 존재를 발견한 소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당황해했다.

그 탓에 다리가 움직이지 않고 남자가 도착할 때까지의 사이에 도망갈 수 없었다.

 

"저기 잠깐. 시간있어? 나는 이런 사람인데!"

 

오랜만의 전력 질주에 숨이 차올랐지만 그는 상관없이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냈다.

필요 최소한의 정보밖에 쓰여지지 않은 간단한 것이었지만 '프로덕션'과 '프로듀서'라는 단어가 전해지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아이돌에 관심 있니? 너라면 반드시 톱 아이돌이 될 수 있어!"

 

그의 열의 담긴 말을 들으며 그가 내민 명함을 응시하던 그 소녀는 입을 열었다.

 

"우리를 환상의 세계로 초대하기 위한 것이냐...?"

 

".....하아?"

 

그 순간 그는 시간이 멈춘듯한 착각을 느꼈다.

 


"나를 이런 현혹마법의 지배하에 두고 싶다면 자신의 모든 마력을 다해 맞서야 한다는 것을 알고있는가!"

 


그리고 다시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대사를 듣고 그는 아까의 대사가 실수도 공상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입가가 떨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래도 그는 최대한 미소를 유지하면서 다시 말을 건넨다.

 

"그. .저기 보통말로 이야기해주지 않겠어?"

"나에게 거짓말의 언령을 자아내라는 것이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 멍청이!"

"... 그.. 나는 너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급작스럽기 떄문에 경계하는 것은 알지만 어떤 일이라도 이야기 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해..?"

"용모가 인간으로 바뀔지라도 우리의 영혼은 그 무엇으로도 변질될 수 없다. 그러니 네가 진정으로 마왕을 상대하기 원한다면 제단에 발을 들여놓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

 


아름다운 고스로리 소녀에게 말을 걸었더니 알 수 없는 말이 돌아왔다.

이 사실이 그를 더 이상 말을 거는 것을 주저했다.

게다가 차근차근 그녀의 말을 들어보니 설마 그녀는 자신을 '마왕'이라고 믿고있는 것은 아닐까?

 


- 젠장 '전파계'인가... 하지만 여기서 걸러버리면 모처럼의 인재가....

 

남자는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다시 미소를 짓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그런가 너는 마왕인가. 그건 굉장하네! 그렇지만 모처럼 그렇게 예쁜 얼굴을 가졌는데 마왕이라니 아깝지 않아? 여기는 일단 내 이야기를 듣고 아이돌이 되보는 게 어떨까?"

 


노력한 밝은 목소리로 크게 말하며 그는 소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뺨을 부풀려 그야말로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원례의 예쁜 얼굴 때문에 박력은 그다지 없지만 그 두 눈은 분명히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네 놈의 마력에서 더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불쑥 그렇게 중얼거리고 그녀는 남자의 옆을 지나쳐 그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향해 남자가 호소한다.

 

"너 친구 없지?"

"..."

 


딱. 소녀의 발이 멈췄다.

 


"아 그 반응을 보면 역시 적중인가. 그렇다면 그렇네. 자신을 마왕이라고 속이고 항상 어려울 것 같은 말만

중얼거리며 다니는 사람 주변에는 그다지 접근하고 싶다고 생각 안하지."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발을 멈춘 채 움직이지 않는 소녀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너는 그 때문에 현실 세계는 재미없다고 결론 내리고 점점 공상의 세계로 도망친다. 그리고 실제로 집단에서

점점 소외된다. 악훈환이지. 네가 공상세계의 거주자인 한 너의 주위에 사람은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소녀의 바로뒤에서 남자는 발을 멈춘다.

양산에 가려 그녀의 모습을 볼 순 없지만 그래도 상관 없이 남자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너는 현실세계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공상 세계에 빠져있는 인간의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사회 부적합자'라는 불명예뿐이다.그러나 다행히도 너의 외모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 제가 아이돌이 되어서 지금의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면 너의 주위에는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이게 될거야."


"......."

 

남자의 말을 듣고있는지 모르겠지만 소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한걸음도 움직이지 않은 채 가만히 그 자리에 계속 서있었다.

그러자 그는 그 틈에 소녀의 앞에 고개를 숙이는 소녀처럼 보이도록 손을 내밀었다.

 

"외톨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금부터 내 손을 잡아보지 않겠어?"

"네네. 오빠 너무 괴롭히네.. 불쌍하다."

 

그러나 남자의 손을 잡은 것은 눈 앞의 소녀가 아니라 옆에서 끼어든 키 작은 소녀였다.

방해되는 형태가 되어버린 남자로서는 그 얼굴에 생생한 자극이 떠올라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남자가 끼어든 소녀에게 시선을 돌리고 그 표정은 조금은 의아한 표정으로 변화하고 그 다음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경악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설...마.. 후타바 안즈!"

"헷!?"

 

선글라스를 쓴 수수한 복장을 하고 있지만 확실히 그녀는 후타바 안즈였다.

은퇴후 5년이나 지났지만 기억이 퇴색되지 않고 기억하고 있던 그녀를 눈앞에서 보자 남자는 무심결에 이름을 중얼거리고 소녀는 무심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 두 사람을 향해 안즈는 얼굴을 들고 겁없는 미소를 보인다.

 

"랄까. 당신 아까 스카우트는 뭐야? 상대를 불안한 기분으로 자신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키지 않는 기분을 느끼게 하다니 완전히 사기꾼이잖아."

"당신과는 아무상관 없을 텐데. 이것은 나와 그녀의 문제니까"

"안즈도 먼저 말을 건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말이야. 그런 스카우트 방법은 내버려 둘 수 없다구.

이런 방식으로 아이돌이되서 정말 이 아이의 매력을 충분히 이끌어낼 거라고 생각해?"

"다.. 당신이 뭘 안다고! 당신은 이미 은퇴한 사람이잖아! 아무 책임도 없이 놀고만 있던 인간이 필사적으로 일하고 있는 나에게 뭐라고 할 자격은 없어!"

"음... 최근까지는 사실이었으니까 귀가 좀 아프네. 그래도 뭐.. 지금은 그렇지 않다구? 음. 확실히 이런 때를 위해서 만든게 있었지..."

 

안즈는 그렇게 말하고 주머니에서 바스락바스락 거리더니 작은 종이를 2장 남자와 여자에게 전했다.

그 것은 명함. 거기에는 '후타바 안즈 프로덕션(가칭) 대표이사 겸 프로듀서 후타바 안즈'라고 적혀있었다.

 

"이야.. 나나씨한테'스카우트한다면 명함 정도는 만드는 게 좋아요'라고 조언 받은게 도움이 됬네 역시 스카우트라고 하면 명함이지"

"...."

 

안즈의 혼잣말은 남자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널리 알려진 '기적의 10명'중에서도 가장 먼저 데뷔한 아이돌로 수많은 전설을 쌓아 온 후타바 안즈.

그런 그녀가 연예계에 복귀한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새로운 기획사를 시작해 프로듀스를 하는 것이다.

그녀가 현역일 때에는 연예계에 종사하지 않았던 그 조차도 이 사실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그 그래서 그런 새로운 사무소의 프로듀서인 당신은 설마 지금 내가 스카우트하려고 했던 이 아이를 옆에서 가로채려는 거야?"

"맞아. 그렇게 되네"


견제의 의도로 질문을 던진 그였지만 안즈의 즉답에 오히려 당황해버렸다.

그 틈에 안즈는 소녀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어렸을 때 TV에서 보고 있떤 아이돌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자 소녀는 움찔 어깨를 떨었다.

 

"이름 가르쳐 줄래?"

 

히죽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안즈는 몸은 소녀보다 압도적으로 작지만 확실히 그녀보다 연상의 언니였다.

 


"칸자키... 란코"

"그런가.. 란코구나. 안즈의 사무실에 오면 '마왕' 그대로 아이돌이 될수있어?"

"헉!?"

"-----!!"

 


안즈의 생각지도 못한 발언에 남자는 엉뚱한 소리를 소녀 - 란코는 눈을 크게 떳다.

 


"물론 란코가 아이돌이 될 생각이 있다는 전제가 먼저지만 말이야. 만약 란코가 아이돌이 된다 하더라도

안즈의 사무실에서는 란코가 바라는대로의 아이돌을 할 수 있고 그에 따라서 파는 방법도 열심히 개척할거야."

"무슨 엉터리 같은!"

"지금 안즈의 사무실에 있는 아이돌 후보생은 대부분 개성적인 사람들이야. 영원한 17세를 자칭하는 우주인이라던지

버섯을 사랑하는 메탈이라던지. 수호령에 홀린 호러를 좋아하는 소녀라던지. 그런것뿐이라구 란코 같은 캐릭터는 충분히 세이프야"

"그런 장난같은 캐릭터가 팔릴 리 없잖아!"

"어느 수준까지가 '팔린다'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모든 사람을 노릴 필요는 없는거야.

세상에는 이런 틈새 수요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일정 수 있으니까"

 

 

안즈는 남자를 외면하고 놀란 표정을 지은 란코로 시선을 돌렸따.

 


"프로듀서의 역할은 맡고있는 아이돌의 매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것. 그리고 그 매력을 살린 판매 방법을

전력으로 생각하고 지원해야한다구. 뭐 이 말 자체가 안즈를 담당했던 프로듀서의 도용이지만. 그래도 뭐 안즈도 그렇다고 생각해.

그래서 아이돌이 매력적일 수 있다면 최대한 본인의 희망을 존중해야한다고 하물며 프로듀서의 방식에 아이돌을 끼워넣다니

그거야 말로 언어도단이야!"

"내... 소망?"

"속지 마! 그 녀석은 달콤한 말을 하고 있을 뿐이야. 그 녀석에게 가도 그런 골 빈 캐릭터로 팔릴 리가 없다.

네가 이 곳에 오면 확실히 너는 톱 아이돌이 될 수 있어!"

 


남자의 말을 듣고 있던 안즈가 풋. 비웃었다.

 

"무슨 문제 있어!"

"있잖아.. 아직도 모르겠어? 란코는 '톱 아이돌이 되는 것'따위에는 관심이 없는거야. 원래 아이돌이란 것 자체를

지금 이렇게 스카우트 되서야 비로소 생각하기 시작했잖아. 란코가 원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있을 수 있을까'라는거야."

 

그리고 안즈는 다시 란코에게 눈을 돌려 지금까지 없었던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란코 마왕을 자칭해도 아무런 불편 없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구"

"---"

 

그 순간 란코의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것을 들은 그는 확신했다.

 

"기.. 기다려 란코. 너는 속고 있어. 후타바 안즈가 말하는 것은 단순한 이상론이야. 그런게 현실적으로 가능할 리 없어.

모처럼 너에게 톱 아이돌이 될 수 있는 소질이 있는데 굳이 그 것을 버리고 사소한 아이돌로 타협할 필요따위 없어!"

 


남자의 말을 들은 란코가 그를 향해 돌아섰다.

자신의 말이 닿았는가. 반색하던 그는 그녀의 표정이 아직도 까다로운 것을 보고 그것이 착각임을 깨달았다.

 


"네 녀석이 보고 있는 것은 단지 어둠이다."

"헉!?"

"어둠을 향해 외쳤다 한들 이미 우리는 그곳에 없다. 그럼에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란코는 그렇게 말하고 아직 멍한 표정을 짓는 남자에게서 얼굴을 돌렸다.

그 후 그녀가 남자를 향해 돌아서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눈 앞에 있는 자신보다 키가 작은 연상의 아이돌이 내민 손을 잡았다.

 


"당신이라면 미혹의 세계를 함께 걷는 것을 용인한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도록"

"너무 빠른 결정아니야? 일단 집에 가지고 돌아가서 생각해보고 부모님과 의논해보록 해"

"상관 없다. 과거에도 우리를 소환하기 위해 부르는 어중이떠중이들은 많았으나 모두 허위의 모습을 비춘 환상에 사로잡힐 뿐

아무도 우리의 앞까지 도착하지 못했다. 당신이라면 우리 힘을 나누어 주는데 인색하게 굴지 않는다."

"오.. 그래 그런가! 고마워! 그럼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곳에 가서 하자구"

"음. 알았다!"

"자. 잠깐 기다려!"

 

그대로 이 자리를 떠날 것 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린 두 사람을 붙잡기 위해 남자는 황급히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두 사람은 돌아보지 않고 남자는 순식간에 작아져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지고나서 한참 지났을 무렵. 남자는 수중에 있던 명함에 눈을 돌렸다.

'후타바 안즈 프로덕션(가칭) 대표이사 겸 프로듀서 후타바 안즈'라는 문자열이 변함없이 거기에 적혀 있었다.

 


"기억해 두겠어 후타바 안즈"

 

그가 중얼거린 목소리는 도시의 혼잡함에 묻혔다.

 

 

"이야. 그 사람 덕분에 살았어"

 


남자와 헤어지고 잠시 걷다가 갑자기 안즈가 그런 말을 했다.

그것은 방금 그 남자에게 감사하는 내용이라 안즈의 옆에서 걷고 있던 란코는 그것을 듣고

남자가 한 말이 기억났는지 까다롭게 뺨을 부풀려

 

"너는 독기를 뿌리고 다니는 추악한 녀석들을 환영한다는 것이냐?"

"그러니까... 란코가 그 사람을 나쁘게 생각하는 건 알지. 그렇지만 그 사람이 란코에게 말을 걸어준 덕분에

결과적으로 안즈와 란코 씨가 이렇게 만난 거니까 그 사람한테는 고마워해도 괜찮지 않을까?"

 

안즈의 말을 듣고 란코는 깜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토라진 것처럼 입술을 삐쭉거리며 머뭇머뭇 몸을 움직이면서..

 

"...응."

 

라고 스러지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안즈는 란코의 반응에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앞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정말 그 사람 덕분이야. 그 사람이 란코를 그렇게 몰아 넣어준 덕분에 아주 편하게 스카우트 할 수 있었으니까.

 


그 가슴 속에 검은 마음을 안은 채

 

 

 

 

8화네요 으아아아아 25화까지 나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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