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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 「마마유」

댓글: 14 / 조회: 4556 / 추천: 11



본문 - 10-21, 2016 20:32에 작성됨.


마유 「마마유」
まゆ「ママゆ」

2: ◆JfOiQcbfj2 2016/09/28(수) 18:20:19. 65 ID:UB/pX29A0

 세찬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저녁시간에 가까워지면서 기온은 내려가는 한편, 불어오는 바람은 가을을 조금 넘긴듯한 추위가 느껴진다.
 사쿠마 마유는 그 추위에 조금 떨면서도, 그러나 밝은 발걸음으로 사무소를 향하고 있었다.

「일기예보를 보길 잘했네요오」

 그녀와 잘 어울리는 핑크색의 우산은,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물방울을 튕겨내며 툭툭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마유는 그 소리조차도 악기의 울림같은 인상이 느껴질정도로 들뜬 기분이었다.

「오늘은 과연 어디로 데려가주실지 기대되네요오. 후훗」

 마유는 딱히 비오는 날을 좋아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마유의 발걸음이 밝은 이유는, 그녀의 프로듀서가 저녁식사를 권유해줬기 때문이었다.

「자, 빨리 사무소로……어머?」

 그러나 그 밝은 발걸음은 뚝 그친다.
 그것은 가방 속에서 휴대폰의 진동을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프로듀서씨?」

 화면에는 그녀의 프로듀서의 이름이 표시된 채, 주인의 손가락의 슬라이드를 요구하며 진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 요구에 따라, 손을 움직여 귀에 댄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세요?」
『아아, 갑작스럽게 미안해. 지금 어디쯤에 있어?』

 휴대폰 너머에서 들리는 프로듀서의 목소리에 약간 마음이 두근거리지만, 동시에 그의 조금 미안한듯한 음색을 민감하게 느낀 마유는 다음 전개를 어느정도 헤아렸다.

「혹시, 급한 볼일이 생기셨나요?」
『아는구나……미안해, 갑자기 일이 생겨서. 지금 당장 나가야할것같아』
「그런가요……」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목소리가 나온것에 마유 자신도 놀랐고, 당연하게도 휴대폰 너머의 그에게도 확실히 전해진것 같았다.

『정말로 미안해, 내가 불렀는데……』
「일이라면 어쩔 수 없죠오」
『다음에 반드시 벌충할게. 혹시 마유 하고싶은거 있어?』
「정말인가요? 그러면 이번 오프에 같이 쇼핑하러 가면 좋겠어요」
『그래, 이번 오프에 가자. 일정 비워둘게. 그리고 방금 전에도 물었는데 지금 어디쯤이야? 만약 사무소 근처라면 가는김에 기숙사까지 보내줄게. 비 많이오지?』

 그것이 그 나름의 사죄의 표현이란것을 모를정도로 마유는 둔하지 않았다.

「비, 확실히 많이 내리네요……그런데 일은 어디쪽으로 가시나요?」
『응? 아아, 장소는───인데』



(기숙사와 방향이 다르네요오……)

 그러나, 그의 일에 지장이 주지 않는다가 마유의 신조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그녀는 거짓말하기로 했다.

「아뇨, 괜챃아요. 지금 역 근처이니까 이대로 기숙사로 돌아갈게요」
『……정말 미안해. 다음 오프에 꼭 벌충할게』
「오늘치도 포함해서 기대할게요. 그럼, 힘드시겠지만 일 수고하세요.」
『그래, 수고했어. 조심히 들어가』

 통화 종료음이 무자비하게 울렸다. 작은 한숨이 자연스럽게 새어 버린다.

「뭐, 일이니까요……」

 갑자기 한가해졌지만, 그렇다고 마유는 이런 시간에 뭔가를 할 생각은 없었다.
 일에 집중해주길 바라서 역 근처에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사무소 근처까지 온것이다.

(어쩔 수 없네요. 사무소에서 잠시 비를 피하다가, 조금 약해지면 갈까요)

 일단 프로듀서와 마주치면 곤란하므로, 약간 느려진 발걸음으로 마유는 천천히 사무소로 향했다




그러나



「……설마 사무소가 이렇게 빨리 문을 닫다니」

 우산을 펼친 채로 문앞에서 마유는 멍하니 서있었다. 언제나 밝은 사무소에서 그 빛은 사라져있었고, 평소의 활기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하필 오늘은 여벌쇠를 방에 두고 왔고……」

 비도 약해질 기미가 안보인다. 과연, 오늘은 아무래도 이런 날인 모양이다. 마유는 그렇게 생각을 완결시키고 한숨을 쉬었다.

「돌아갈까요……오늘은 얌전히 있는게 좋을것같으니」

 기분까지 꽤나 우울해졌지만, 이대로 사무소 앞에서 계속 서있을수는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추워……」

 비와 시간대에 의한 기온의 저하는 격렬했다. 게다가 바람도 불고있다. 여기에 하염없이 서있었다간 감기에 걸려서 쓰러질거라는것은 누구의 눈으로봐도 명백했다.

 돌아가죠.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철퍽……

「……!?」

 소리와 동시에 반사적으로 몸이 뻣뻣하게 곤두선것은 생리적인 현상인가.
 명백하게 누군가가 물웅덩이를 밟은 소리라는것은 등 너머에서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가 자신의 뒤에서 멈춘 것도.



(……누구?)

 갑작스러운 긴장에 몸이 굳어진다. 사무소가 어둡다보니 이곳에는 가로등 빛만이 어슴푸레하게 빛나고 있었다.
 안그래도 아이돌 사무소라는걸로 유명한 장소이기도 하니, 소위 『그런 인간』이 이런 기회를 노리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하아, 하앗……」
「힉……」

 뒤에서 들리는 숨을 헐떡이는듯한 호흡소리에 무심코 비명이 흘러나올뻔한 마유는 그것을 어떻게든 억눌렀다. 두려워한다는것을 상대에게 감지되면 안된다는것은 학교 수업으로 배웠었다.

(최, 최악의 경우 뒤에서……)

 엄격한 레슨도 따라가는 만큼, 체력에 자신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몸을 지키는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모델시절에도, 아이돌이 된 후에도 사무소의 의향으로 그런 강습을 받긴 했지만, 지금 다리가 후들거리는걸보아 그것을 실제로 발휘할 수 있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하앗, 하앗」

 뒤에서 들리는 조금 높은 호흡소리는 아직도 들리고 있었다.

(……어머?)

 하지만, 그 묘하게 높은 목소리에 마유는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을 눈치챈 순간, 공포에서 유발된 긴장감이 다른것으로 바뀌었다.

「하, 하앗……」

(높은, 목소리? 거기에 조금……)

 레슨은 혼자서 받을때도 있지만, 그룹으로 받을때도 있다.
 그럴때는 마유보다 훨씬 연상의 사람들과 함께할때도 있지만, 반대로 한참 어린 아이들과 함께할때도 있다.
 여태까지 마유는 그 레슨이 끝나고 숨을 헐떡이지 않는 인간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이에 따른 특유의 헐떡임의 느낌을 알고있었던것이다.

(이 호흡의 느낌은……!)

 당황해서 마유는 돌아보았다. 우산에 붙어있던 물방울이 주변으로 흩날렸지만 그런것에 신경쓸 여유는 없었다.

「니, 니나쨩!?」
「아, 마, 마유 언니……」

 평소 입고있는 토끼 인형옷을 흠뻑 적신 채, 빗속에서 못박혀있는 이치하라 니나가 그곳에 있었다.



「무, 무슨일인가요!? 우산도 없이 이렇게 젖어서!」

 마유는 당황하며 달려가 니나를 자신의 우산 안으로 넣는다. 한편 니나는 고개를 숙인채로 작은 몸을 떨고있었다.

「이, 일단 좀 닦죠……」
「에, 엣취」

 마유는 가방에서 타월을 꺼내고 니나의 얼굴을 닦아준다. 하지만, 옷전체가 젖어있었기에 이정도로는 별 의미가 없었다.

「안되겠네요……일단 옷부터 갈아입어야 할텐데」
「괘, 괜찮은거에요! 니나는 이정도, 로……에, 에취!」
「아, 아─아—……이래서는 감기에 걸리겠어요……」

 왜 하필 이럴때 사무소가 비어있는건지, 그런 원한이 담긴 시선을 뒤로 보내지만, 그렇다고 사무소의 문이 열릴리는 없었다.

「일단 이유같은건 나중에 듣고, 일단 택시부터 불러야겠네요……」

 마유는 휴대폰을 꺼내고, 등록된 택시회사에 연락을 했다.

「죄송합니다, ──사무소 앞까지,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대로 휴대폰을 집어넣고, 멍한 얼굴을 하고있는 니나의 손을 잡아 사무소 입구쪽 지붕이 있는 곳으로 이끈다.

「곧 택시가 올거에요. 그것보다 왜 여기서 서있었나요?」

 일단 인형옷 후드에서 머리를 꺼내고, 흠뻑 젖은 머리카락을 닦는다. 처음에는 우산이 되었을테지만, 후드도 물을 너무 흡입했다보니 오히려 역효과가 된건지 머리카락은 흠뻑 젖어있었다.



 머리카락을 조금 강하게 닦아서인지 니나는 눈을 꾹 감은채로 대답한다.

「니나, 오늘은 마마가 마중와준다고 했었는데요, 갑자기 일이 생겼다고해서……」
「그렇군요……그래서, 사무소까지 온건가요?」

 듣자하니, 그 연락을 받고 어쩔지 고민한 후 한번 사무소로 돌아오려고 했었던 모양이다.

「그런거에요. 그치만 가는 중에 비가 열나게 쳐 오고, 사무소도 깜깜하고……」

 그랬을 때, 사무소 문앞에서 서있는 마유를 발견했던 모양이었다.

「어머? 그 말은 니나쨩 지금 집에는……?」
「오늘도 아무도 없는거에요……」

 마유도 니나의 가정사정은 자세히 모르지만, 부모님이 두분 다 바쁜 사람이라고 언뜻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외로워하고 있다는것도 알고 있고, 타카가키 카에데나 미후네 미유와 이따금 함께 있다는것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택시를 부르고, 돈을 주고 집으로 보내면 안심일까 생각했지만, 이렇게 젖은채로 보냈다가 감기에 걸리면……)

 집에서 혼자서 쓰러져있는 니나를 상상한 마유는 정말 찝찝한 기분에 시달렸다.

(그렇다고 니나쨩 집에 멋대로 들어갈수도 없고, 외박 신청서도 안냈고……)

 그렇다면, 이끌어낼 수 있는 대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니나쨩, 니나쨩만 괜찮다면 마유의 방에 오겠어요? 이런 상태로는 집에가도 힘들테니……」
「엣!? 괜찮은건가요!?」
「물론이죠. 게다가 마유도 오늘 약속이 없어져서 한가했었으니까요」
「만세─! 마유언니랑 함께다─!」

 얼굴이 확 밝아진 니나를 보고, 마유의 마음이 다소나마 가벼워진다. 이렇게까지 기뻐해주니 권한 보람이 있는것이다.

(하지만, 만약 아무도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련지……)

 그런 생각을 하고, 두려운 해답에 도달해 붕붕 고개를 젓는다.

(그만하죠, 이런 생각은)

「아, 택시가 온거에요!」

 방금전보다 훨씬 기운차진 니나의 목소리에 마유는 생각하는것을 그만두었다. 손을 들고 택세를 세워, 열린 창문을 통해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죄송해요, 좀 젖어서 그런데, 타월을 깔테니 괜찮을까요?」
「아─, 괜찮아요. 비가 이렇게 내리니까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마유는 방금전까지 니나의 얼굴과 머리를 닦아준 타월을 좌석에 깔았다. 그래도 어느정도 젖겠지만, 니나가 직접 앉는것보다는 훨씬 나을것이다.

「네, 니나쨩. 들어오세요」
「고마운거에요!」
「저기, ──여자 기숙사까지 부탁합니다」
「──여자 기숙사까지, 네」

 운전기사는 뒷좌석에 앉아있는 그녀들을 힐끔 보고는 차를 출발시킨다.
 옆에서 들뜬 표정을 짓고있는 니나를 바라보며 마유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무소에서 여자기숙사까지의 거리는 별로 멀지 않다. 걸어가려고 하면 좀 시간은 걸리지만 불가능한건 아니었다.
 즉 택시를 사용한 기숙사까지의 이동 시간은 짧았다.

「와아, 열라게 커다란 목욕탕이다─!」

 일단 차가워진 몸을 덥혀야겠다고 생각한 마유는 니나를 데리고 여자기숙사의 목욕탕으로 향했다.
 니나는 넓은 탈의실과 거기에서 보이는 넓은 욕실에 흥분했는지 뛰어다니고 있었다. 일단 건강해보이는 그녀를보고 마유는 안도의 표정의 지었다.

「마유는 갈아입을 옷을 가져올테니까 먼저 들어가주세요. 금방 올거지만 혼자라도 괜찮죠?」
「괜찮은거에요! 혼자서 목욕할 수 있는거에요!」
「금방 올테니까 먼저 씻고 있으세요오」

 마유는 그대로 빠른 걸음으로 탈의실에서 나와, 자신의 방으로 급하게 들어가, 일직선으로 장롱 안의 옷들을 확인한다.

(분명 옛날 입었던 옷들이 아직……)

 마유도 성장기이다보니 기숙사에 들어왔을 무렵에 입었던 옷중 일부는 작아져 못입게되었다.
 그것들을 한번 정리하려 했을때도 있었지만, 묘하게 애착도 생겨서 영 버릴 수 없었던것이다. 이번은 그것이 다행이었다.

「이것도 좀 크겠지만, 괜찮겠죠」

 그대로 목욕타월과 세면도구를 준비하고 다시 목욕탕으로 서둘러 향했다.



 마유는 탈의실에 도착하고 서둘러 옷을 벗었다. 그대로 몸에 타월을 감고 목욕탕에 발을 디뎠다.
 여자 기숙사라서인지 이 목욕탕은 설비도 넓이도 상당히 좋았다. 한창떄 소녀들에게 그것은 굉장히 고마운 것이었다.

「그런데, 니나쨩은……」

 김때문에 시야가 별로 좋지않다. 그러나 곧 떠들썩한 목소리가 마유의 귀에 닿았다.

「아하하! 가, 간지러운거에요!」
「왓, 자, 잠깐, 움직이면 눈에 들어간다니까!」

 그 목소리 중 하나는 니나의 목소리라는것을 알 수 있었지만, 하나 더 다른 목소리가 섞여있었다.

「니나쨩에……미호쨩?」
「아, 마유쨩!」
「마유언니 왔어요? 아, 아얏!」
「아, 지금 눈 뜨면 안돼! 잠깐만, 바로 씻어줄게」

 시간상 아무도 없으리라고 생각했지만, 마유가 방을 왕복하는동안 만나지 못했던걸 생각하면 아무래도 먼저 들어와있었던 모양이었다.

「으읏, 아픈거에요……」
「미, 미안해? 괜찮아?」
「이제 괜찮은거에요!」
「하아─, 다행이다……」
「우후후, 그래도 다행이에요. 마침 미호쨩이 있어서」

 세면용구를 두고, 마유도 몸을 씻을 준비를 한다.
 그리고, 한 번 통에 뜨거운 물을 모은 후 천천히 어깨에서부터 부운다.

「……후우」

 부들, 반사적으로 마유의 신체가 떨렸다.



 니나만큼은 아니지만 그녀도 비와 추운 바람에 계속 노출됐었다보니 몸이 차가워졌던것이다.
 그러나, 니나를 챙기느라 바빠 자신을 신경쓰지 않아서인걸까, 따뜻한 물을 받고나서야 자신의 몸 상태를 알아차리고, 자신의 일이지만 조금 놀랐다.

「괜찮은거세요?」
「에?」

 몸을 떠는 마유를 봤는지 니나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건다. 그것을 눈치채이지 않게 미소를 돌려준다.

「후훗, 괜찮아요오. 그런데 아직 몸은 다씻지 않은것같네요」
「아, 아직 머리카락만 씻어줬어. 니나쨩 머리 길다보니 시간이 좀 걸려서」
「그럼 나머지는 마유가 할게요. 미호쨩은 이미 다 씻으셨죠?」
「엣, 어떻게 알았어!?」
「주변에 미호쨩의 세면용구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아마 목욕하다가 왔을거라고 생각했어요.」

 마유가 그렇게 말하자 미호는, 아─ 그렇네, 라며 몇번 고개를 주억이며 납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다음은 맡겨도 될까」
「네, 맡겨 주세요」
「미호언니 이제 나가는건가요?」
「으응, 다시 욕탕으로 돌아갈게. 니나쨩도 다 씻고 들어와」

 그리고 미호는 마유에게 눈짓을 하고 다시 욕탕으로 향했다.



 마유는 그것을 지켜보고는 니나의 등뒤에 앉았다.

「그럼, 다시 씻을까요. 니나는 앞쪽을 이걸로 씻어 주세요. 등 쪽은 마유가 씻어드릴게요」

 그렇게 말하고 바디워시를 묻힌 타월을 니나에게 건내준다. 니나는 활게차게 대답을 하고는 쓱쓱쓱하고 의성어를 흥얼거리며 몸을 닦았다.
 그 어린 행동에 살짝 미소지으면서 작은 등을 마유는 상냥하게 씻어주었다.

「기분좋은거에요……」
「아프면 말해 주세요」

 아이 특유의 부드러운 피부를 상처입히지 않게 천천히 씻는다. 그렇다고 너무 정성을 들이다가 몸이 식어서는 의미가 없으니 어느정도 씻긴 후 샤워기를 손에 든다.

「그럼 뒤에서 닦을게요. 괜찮겠지만, 잠시 눈감으세요.」
「네!」

 그대로 몸에 붙은 거품을 씻는다.

「네, 됐어요」
「감사한거에요!」
「그럼 먼저 미호쨩쪽으로 가주세요. 마유도 다 씻고 갈게요」
「……으응」
「왜 그러세요?」



  마유는 니나가 그대로 활기 차게 욕탕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지만, 어째선지 니나는 일어서지 않았다.
 혹시 의외로 아팠던걸까, 그런 불길한 예감이 가슴을 스쳤지만, 니나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니나도 할거에요」
「엣?」
「니나도 마유언니의 등을 닦아주는거에요!」
「에, 에에……마유는 괜찮아요? 먼저 욕탕에 들어가도 괜찮아요?」

 그러나, 니나의 결의는 단단했는지 마유의 제안을 받아들일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

「안돼는건가요……?」

 그 간원하는듯한 눈동자를 봐버린 마유는 거절의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부탁해도 될까요?」
「엣, 괜찮은건가요!?」

 단호하게 거절하기보다는 이쪽이 나을것같다고 생각을 고쳤다.

「그럼, 등을 부탁할게요」
「맡겨주세요─!」

 뒤에서 영차영차하는 소리가 들릴것같은 힘으로 타월이 마유의 등을 닦는다.

(남이 씻어주는건 얼마만인걸까……)

 그 그리운 감촉에, 마유의 뇌리에는 집의 목욕탕이 떠오르고 있었다.

(아아, 벌써 상당히 시간이 흘렀네요오……엄마)

 그것은 아이돌 활동을 위해 도쿄의 기숙사로 옮기고 나서 오랫동안 잊고있던 감촉이었다.


「마유언니, 어떤가요?」
「굉장히 기분이 좋아요.감사합니다.」
「정말인가요!? 그럼 다행인거에요!」

 마유는 니나가 등을 닦는 사이에, 물이 뒷쪽으로 튀지 않게 요령좋게 머리를 가볍게 감은 후, 자신의 앞도 씻었다.
 그것이 끝난 타이밍과 거의 동시에 등 쪽도 대충 끝난 것 같다.

「물로 씻을게요!」
「부드럽게, 부탁드릴게요」

 그렇게 말했지만, 마유가 세면용 의자에 앉아있다해도 니나의 키로는 머리에 물을 쏟는게 쉽지는 않았다..

(키만은 어쩔 수 없죠오……)

 서투르게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진다.딱히 불쾌한건 아니었다. 열심히 하는건 알고있고, 필사적으로 거품을 씻어내려는 움직임은 오히려 훈훈할 정도이다.

(그렇지만 머리에 거품이 남은채로 욕탕에 들어갈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금 샤워기를 가져가는건 또……)

 어떻게 해야할것인가. 마유는 잠시 고민했다.

(아, 이러면 되겠구나)

 그러나, 의외로 대답은 금방 나왔다.

「니나쨩, 잠깐 괜찮을까요?」
「?」
「영차」

 마유은 의자를 빼고는, 정좌하듯이 바닥에 앉았다.

「오─! 마유언니 열라 작아졌어요!」
「후훗, 그럼 위에서 부탁할게요」
「네─!」

 다소 거칠기는 했지만, 머리 끝에서 기분 좋은 따뜻한 물이 마유를 감쌌다.


「아, 끝났구나!」
「미호 언니!」
「아, 니나쨩. 미끄러지면 위험하니까 천천히 가죠」

 마유에게 제지된 니나는 달리려던 자세를 멈추고 걸어간다. 그대로 미호가 들어가있는 욕탕에 천천히 들어간 후, 후우우, 하는 기분 좋은 신음을 흘렸다.

「이승의 극락인거에요—……」
「그거 누구의 흉내인걸까?」
「후훗, 하지만 확실히 기분좋아보이네요오」

 시간에 따라서는 조금 혼잡할때도 있는 욕탕이지만, 오늘은 거의 전세이다. 떠들썩한 분위기도 좋지만 넓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기쁘다.
 니나도 넓은 욕탕에 흥분이 참을 수 없는것인지 부자연스럽게 꼼지락대는 모습이 보였다.

「너무 떠들면 안돼지만, 조금정도라면 움직여도 괜찮아요」

 아무도 없으니 괜찮겠지. 마유가 그렇게 말하자 니나의 얼굴이 빛난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 헤엄치는듯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오─ 히레─!」

 떠들며 놀고있는 니나를 힐끗 바라보면서, 마유도 온몸의 힘을 뺐다.

「후아, 아아아……」

 평소 마유에게서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들은 미호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미호는 마유에게 살짝 접근하고, 조금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기, 마유쨩. 오늘 니나쨩을 데려온건……」
「네, 마유가 데려왔어요. 실은 사무소 앞에서……」


「헤에 , 그래서……」
「아무래도 혼자 있는걸 알면서 보낼수는 없어서……」
「으응, 그렇지……아, 하지만 프로듀서씨한테 연락해야겠네. 하지만, 마유쨩이라면 당연히 했으려나」
「…………」
「마유쨩?」
「마유 완전히 잊고있었어요……게다가 니나쨩의 어머님께도 연락드려야하는데, 혹시 빨리 돌아오면 큰일이에요!」

 당황한듯이 욕탕에서 벌떡 일어선 마유를 미호가 달랬다.

「괘, 괜찮아! 목욕 끝나고 연락하면 되지!」
「그, 그치만……!」
「게다가 니나쨩 어머니 연락처는 니나쨩밖에 모르니까, 어차피 목욕 끝나고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 말을 듣고, 마유는 잠시 생각한 후, 다시 욕탕에 몸을 담궜다.

「……그, 그렇네요. 죄송해요, 당황해서」
「무슨일 있는건가요?」

 그런 대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니나는 헤엄치듯이 마유와 미호에게 다가갔다. 미호는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니나에게 대답한다.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다 뜨겁지 않지? 괜찮니?」
「딱 좋게 따뜻한거에요!」
「그럼 조금만 더 하고 나올까요. 너무 오래있어도 힘들테고」

 그렇네, 그렇게 미호가 맞장구를 친다. 그와 동시에 니나가 입을 열었다.

「앗, 그럼 니나가 숫자를 셀게요!」
「와, 그리워라.나도 옛날에는 나오기 전에 숫자 셌었는데」
「그립네요오……」

 니나는 마유과 미호의 사이에 끼어들어가 등을 기댔다.
 마유는 욕탕에 펼쳐져서 둥둥 떠있는 니나의 긴 머리카락을 눈치채고, 그것을 손으로 빗질을 하여 정돈해주고 있었다.

「하나! 두울!」

 약 1분동안, 목욕탕에는 기운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후우, 기분좋네……」
「따끈따끈한거에요─」
「드라이어 뜨겁지 않나요?」
「괜찮은거에요!」

 탈의실에 드라이어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니나의 긴 머리카락이 온풍에 흩날리면서 말라간다.

「옷은 어떤가요?」
「팔랑팔랑해서 쳐 귀여워요!」
「응, 굉장히 귀여워! 작은 마유같아」
「마유 언니의 기분이 되는거에요!」
「니나쨩의 옷은 세탁중이니까 내일까지는 그걸 입어주세요」

 옷의 크기에 대해 의견을 요구한 마유였지만, 대답의 벡터는 조금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뭐, 불만이 없으면 괜찮은거겠죠)

 옛날 입었던 잠옷은 니나에게 조금 헐렁거렸지만, 이동하는데 문제는 없어보였다.

「프로듀서, 니나만을 보는거에요……」
「어머어머……」
「후훗, 마유쨩 흉내인걸까?」

 드라이어를 멈추고 머리카락을 빗질하는 작업에 들어갔을 때, 의외로 니나가 자신을 보고 있었던 것에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이걸로 끝. 자, 니나쨩, 다 됐어요.」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머리카락을 다 빗었다는것을 알린다.

「감사합니다!」
「그럼 마유도 머리를 말릴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니나쨩, 여기 우유 있는데 마실래?」
「오─ 병이 잔뜩 있다─!」

 냉장 쇼케이스를 미호가 가리키자 니나는 눈을 빛냈다.


「이런 설비는 정말 고맙지요오」
「그렇지. 나는 커피우유로 할까」
「니나는 우유를 마시고 싶은거에요!」

 대화를 들으며 마유는 머리카락을 말린다.

「꿀꺽꿀꺽」
「아, 니나쨩 너무 급하게 마시면 안돼!」
「푸핫─! 이 한잔이 끝내주는구만!」
「괴, 굉장하네. 그런데 괜찮니?」

(누구의 영향을 받은건지 대충 알것같네요오……)

 거의 다 마른것을 확인하고, 드라이어를 멈춘다. 머리카락은 방에 돌아가서 본격적으로 정돈하는 것이 마유류였다.
 드라이어를 치우고 의자에서 일어서, 니나와 마유에게향한 후, 자신도 쇼 케이스에서 커피를 꺼내 천천히 마신다.

「그럼, 슬슬 방으로 갈까요」
「그러자. 아, 그리고 괜찮다면 나중에 놀러가도 괜찮을까?」
「미호언니도 오는건가요!?」
「물론 괜찮아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럼 나중에 보자. 그렇게 미호를 먼저 탈의실에서 배웅하고, 마유도 똑같이 나가려고 한 그 때였다.


「니나쨩?」
「으으……」

 방금전까지 건강했던 니나가 배를 누르며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마유의 시야에 들어왔다.

「니나쨩!?」

 싸악, 핏기가 사라지는 생생한 감각이 마유를 덥쳤다.

「왜그러세요!? 괜찮나요!?」

 당황하며 작은 등에 손을 올리고 말을 건다.니나는 방금 전과 딴판인 허약한 눈동자를 마유에게 향하고 입을 열었다.

「배, 고픈거에요……」
「……에?」

 그 순간, 꼬르륵, 하는 배가 우는 소리를 마유는 확실히 들었다.


 (방금전엔 심장이 멈추는줄 알았어요……정말로)

 마유와 니나는 식당에 있었다. 쟁반 위에는 텅 빈 식기가 놓여져 있다.

「잘 먹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언제나 떠들썩한 식당은 지금은 조용했다. 시간이 늦었다보니 식당도 한산했다.
 그러나, 어쨌든 공복을 해결한 두사람은 그 한산함을 그다지 느끼지 않았다.

「많이 먹었네요……」
「배 부른거에요……」

 사실 마유도 나름대로 배고팠었지만, 평소에는 배가 부를때까지 먹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늘은 눈앞에서 니나가 너무 맛있게 먹으면서, 한그릇 더 먹기까지 했다보니, 무심코 마유도 이끌려서 한그릇 더 먹어버렸다.
 그 때 식당 아주머니의 조금 의외라는듯한 얼굴이 묘하게 인상깊었다.

(뭐, 가끔은, 가끔씩이라면 괜찮겠죠……아마)

 후—, 하고 한숨 돌리고있는 니나처럼 작게 한숨을 토하고 일어선다.

「그럼, 방으로 갈까요」
「마유 언니의 방 기대되는거에요!」
「기대할만한건 없다고 생각하는데요……자, 가──」
「아, 마유언니 잠깐만 기다리는거에요─!」
「네?」

 니나는 마유의 옆까지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고 그 오른손을 작은 왼손으로 꼬옥 잡는다.

「에헤헤……」
「그럼, 갈까요」

 그대로 두 사람은 나란히 방을 향해 걸었다.


「오─! 쩔어─ 마유언니의 옷같은 방이다─!」
「그런 평가는 처음이네요오」

 방에 도착한 마유는 두꺼운 방석을 니나에게 주었다. 그녀가 방석에 털썩 앉는것을 본 후 그녀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기 위해 앉았다.

「뭐 하는건가요?」
「머리카락을 조금 정돈하고 있어요. 아, 맞아. 니나는 연락용 휴대폰 가지고 있나요?」
「가지고 있는거에요!」

 니나는 작은 파우치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엄마에게 연락하고 싶은데, 할 수 있을까요?」
「……아마 안받을거에요. 일할때는 바쁘니까」
「그렇구나……아, 그럼 잠시 빌려도 괜찮을까요?」
「에? 괜찮지만……뭐 하는건가요?」

 마유는 휴대폰을 받은 후에 전화번호부를 열었다.
 연락용 휴대폰답게 거기에는  「프로듀서」와「마마」, 단 2줄만이 표시되어 있었다.

「문자기능은, 있네요」
「???」

 옆에서 니나가 휴대폰을 엿본다.

「이건, 뭐인건가요?」
「이걸 누르면, 이렇게 문자를 보낼 수 있어요」
「헤─! 마유 언니 쩔어요─!」
「엣헴, 이에요」

 오히려 이 기능을 니나에게 미리 알렸어야했지 않을까 생각한 마유였지만, 어쨌든 지금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먼저였다.

「그럼 잠시 쓸테니까 기다려주세요.」

 마유는 간단한 자기 소개와 니나와 함께 있다는 것, 그리고 오늘 밤 재우고 보내겠다는것도 포함해서 간결하게 정리하고 그것을 송신했다.



「네. 감사합니다. 이러면 니나쨩 엄마도 일 끝나면 볼거에요」
「정말인가요!?」
「네, 틀림없이 볼거에요. 그리고 마유의 번호도 등록해뒀어요」
「이 번호인가요?」
「네, 그거에요. 만약 오늘같은 날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해주세요」
「오─ 마유언니의 번호다─!」

 휴대폰을 니나에 돌려주고, 이번엔 마유 자신의 휴대폰을 꺼낸다.

(프로듀서씨도 지금 한창 일하고 계실테니……)

 방금 전과 같은 내용으로 마유는 메일을 작성한 후 송신했다.

「이걸로 일단 괜찮을까요」

 후우, 하고 마유가 일단락 지은 한숨을 쉰 것과, 방에 노크소리가 들린것은 거의 동시였다.

「마유쨩, 니나쨩, 있어?」
「아, 미호 언니에요!」
「지금 열게요오」

 열쇠를 열어 문을 열자 쇼핑봉투를 들고있는 미호가 서있었다.


「미안해, 잠깐 밖에서 뭐좀 사오느라 늦었어」
「저희도 저녁을 먹고 와서, 이제 막 왔어요」
「미호 언니, 안녕하세요!」
「응, 안녕, 방금 전 만이구나」
「입구에서 말하기도 뭐하니, 들어와주세요」

 실례합니다. 그렇게 대답하고 미호도 방에 들어와 가지고 있던 쇼핑봉투를 바닥에 두었다.

「모처럼이니 과자좀 사왔어」
「과자인가요!?」
「어머, 비오는데 나가서 사오신건가요?」
「그게, 내 방의 『과자』는 좀 니나쨩한테 안맞을것 같아서……」
「아아……」

 그러고 보면 그런 『과자』를 좋아했다는것을 마유는 문득깨달았다. 확실히 니나에게 그것은 아직 이르다.
 책상에 쌓인 과자더미에 니나의 표정은 빛나듯이 밝아진다.

「오늘은 늦게 먹어도 괜찮은건가요!?」
「뭐,너무 늦지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그렇네요, 마유도 내일은 오프이니 조금정도는……」
「만세—!」

(그렇다해도 니나쨩은……)
(어느새 자버릴것같네요오)



「쿨—, 쿠울……」
「아하하……」
「뭐, 오늘은 피곤했을테니까요오」

 마유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던 니나에게서 작은 숨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 모습에 쓴웃음지으면서 미호는 소리가 나지않게 일어선다.

「그럼 나도 슬슬 들어갈게. 내일 레슨이고」
「미호쨩, 오늘은 여러모로 감사했어요. 덕분에 굉장히 도움받았어요」
「으응, 나도 즐거웠어! 그런데 오늘 니나쨩 재울거야?」
「네, 그럴 생각인데요……?」

 미호의 질문의 본의를 읽지 못한, 마유는 고개를 가볍게 갸웃였다. 미호의 표정은 약간 그늘져 있었다.

「아니, 그, 나도 소문으로 들은 이야기라서 함부로 말할 수 없지만……」

 그렇게 말하고 도중에 말을 흐리는 미호의 태도를 보고 마유도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그녀의 표정으로 약간 헤아릴 수 있었다.

「니나쨩의 부모님에 대해서군요. 마유도 그다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응……」

 고개숙이는 미호를 보고 마유도 조금 동조해 고개를 숙인 후 무릎 위에서 자는 니나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는다. 으응, 니나가 살짝 신음소리를 흘렸다.
 니나의 가정환경이 조금 복잡하다, 라는것은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동시에 거의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마중와줄 예정이었던 모양이고, 무엇보다도 니나 자신이 부모님을 싫어하지 않는다는것도 마유는 알고 있었다.
 그것을 미호에게 설명하자 그녀도 어느정도 안심했는지 표정이 풀린다.

「게다가 저희들이 이야기해봤자 어쩔 수 없는 이야기니까요……」
「그렇네……미안해, 이상한 소리를 해버렸네」
「아뇨, 걱정되는건 마유도 마찬가지니까요……」

 거기까지 말하고,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
 그 침묵을 참을 수 없었는지, 먼저 입을 연 쪽은 미호였다.


「그런데, 오늘의 마유쨩은 엄마같았을지도」
「마유가 말인가요? 아직 16살인데요……」
「아니, 마유쨩은 굉장히 어른스럽고, 오히려 내가 연하로 보일지도, 응」
「그럴까요……」
「그래서 니나도 안심하고 자는게 아닐까」

 한번 더 무릎으로 시선을 떨어뜨리자, 편안해보이는 표정으로 자고 있는 니나가 눈에 비친다.

(아이를 가진 어머니의 마음은 모르지만, 이런 느낌일까요?)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됬네. 난 이만 들어갈게」
「네. 방금전에도 말했습니다만, 오늘은 감사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응, 잘 자」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해. 문을 닫기 전 그렇게 말하고 미호는 방에서 나갔다.

(미호쨩도 상당히 잘 돌봐준다고 생각하지만요……)

 그렇게나 어른스럽게 보이는 걸까하고 생각해봤지만, 자신의 생각만으로는 대답을 얻을 수 없었으므로 일단 치워두기로 했다.


 (일단 니나를 한 번 깨우고, 침대로 옮겨야겠네요)

 편히 자고 있는 그녀를 깨우는것은 조금 마음이 아프지만 이대로 바닥에다가 재울 수도 없다.
 마유는 가볍게 니나를 흔든다.

「니나쨩, 니나쨩」
「응, 으응……?」

 부르는 목소리에 반응했는지, 살짝 눈을 뜬다. 여전히 초점이 없는걸보아 상당히 숙면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 눈동자는 멍하니 마유를 올려보고 있었다. 그대로 천천히 입을 열고는

「마, 마마……?」
「엣?」

 그 말에 마유는 일순간 굳어졌다. 하지만, 바로 회복하고 니나에게 가볍게 미소짓는다.
 그제서야 의식이 뚜렸해졌는지 니나는 마유을 인식할 수 있었다.

「…………어, 어라? 마유, 언니?」
「니나쨩, 일어났나요?」
「어라, 미호언니는 어디로 꺼져버린건가요?」
「미호쨩은 내일 레슨이라서 일찍 들어갔어요. 저희도 슬슬 자죠」

 그렇게 말하고 니나를 가볍게 안아 일으키고 침대까지 유도한다. 한 번 일어났지만 여전히 졸린지 니나도 별 저항 없이 침대로 기어들어 갔다.

「마유언니도 함께 자는 건가요?」
「니나쨩이랑 저라면 같이 자도 괜찮을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고 마유도 똑같이 이불을 넘겨 침대에 들어갔다.니나의 체온은 따뜻했다.

「응」

 니나는 마유가 이불에 들어온것을 확인하고는, 스멀스멀 움직여 마유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자세로 둥글게 누웠다.
 마유도 처음에는 어떻게해야할지 곤란했었지만, 가볍게 안듯이 니나의 몸에 손을 둘려 어르도록 상냥하게 신체를 펑펑 두드려주었다.

「따뜻한거에요……」
「좁지는 않나요?」

 괜찮은거에요. 그렇게 가슴속에서 들리는 그 간지러운 울림에 마유는 살짝 몸을 비틀었다.


「니나, 언제부터 잤었던건가요?」
「미호쨩이랑 자고있었을 때, 어느새 잠들어버린것 같네요」
「그런건가요. 더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다음에 잔뜩 이야기하죠」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니나는 기분좋은 목소리를 냈다.

「마유언니의 손은 따뜻하고 부드러운거에요」

 니나의 목소리가 상당히 또렷해진것을 마유는 깨달았다.
 아무래도 제법 잠에서 깬 모양이었다.

「니나, 항상 혼자 잘 때가 많으니까, 오늘은 마유언니가 있어서 기쁜거에요!」
「…………」

 방금 무릎에 누워 자다가 일어났을 대, 니나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 마유의 안에서 울려퍼졌다.

(목소리에서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지만, 외롭지 않을리 없겠죠……)

「니나쨩은 혼자 잘때가 많은가요?」
「마마가 없을때는 혼자 자는거에요」

 니나의 목소리의 톤이 살짝 떨어진다.

「니나쨩의 엄마는 어떤 분이신가요?」

 마유의 소리에 살짝 긴장감이 묻었다. 솔직히, 하기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틀림없이 풀죽은 목소리 그대로일거라고 생각했지만, 니나의 목소리는 바로 밝아졌다.


「마마는 대단한거에요! 휴일일때는 함께 놀아 주고. 뜨개질도 할 수 있는거에요! 게다가 찢어진 인형옷도 고쳐주는거에요!」
「헤에, 대단하시네요」
「그치만, 바쁠때가 많아서 함께 있지 못할때가 많은거에요……」
「니나쨩……」

 가슴속에 웅크리고 있어서 그 표정은 엿볼 수 없었지만, 목소리의 톤을 보아 그 표정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역시 괜히 물어본걸까요……)

 경솔한 발언이었다고, 마유가 후회했을 때였다. 갑자기 방에 음악이 울렸다.
 니나는 갑작스런 음악소리에 곤혹해했다. 그러나 마유에게는 익숙한 음악이었다.

「무, 무슨일이 일어난건가요?」
「마유의 휴대폰이네요……으음, 누구지──프로듀서씨?」

 마유는 책상 위에 놓여있는 휴대 전화에 손을 뻗고, 발신자를 확인했다. 발신자는 프로듀서였다.

「프로듀서인가요!」
「무슨 일인걸까요……네, 여보세요」
『아, 마유구나!? 미안, 일이 지금 끝나서 메시지도 방금 봤어, 니나 거기에 있어?』

 전화에서 들리는 프로듀서의 목소리는 니나에도 들렸는지 흥분 섞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니나는 여기에 있는거에요!」
『휴우, 건강해보이는구나. 정말 문자 봤을땐 심장이 멈추는줄 알았다니까…』
「마유도 놀랐어요, 굉장히」
『정말 마유가 있어서 다행이야. 그런데 어쩌다가 만난거야? 오늘은 사무소까지 안왔다면서』
「에!? 저기 그건……」

 마유의 입이 막혔다.
 그러고보면 신경쓰게하지 않게하려고 사무소 근처가 아니라고 말했었던것이 떠오른것이다.
 어떻게 대답해야될지 고민하던 마유의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니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대답한다.

「마유언니 사무소 앞에 있었어요?」
「니, 니나쨩……!」
『……마유, 역시 근처까지 왔었구나. 신경써준 모양이네, 미안』
「아, 아뇨……」
『벌충만으로는 부족하겠어. 마유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프로듀서씨……」
「마유언니, 니나도 프로듀서랑 이야기하고 싶은거에요!」
「아, 그렇네요. 그럼 이렇게 할까요」

 마유는 휴대폰 화면의 스피커 버튼을 누른다.

「프로듀서씨, 말좀 해보시겠어요?」
『응? 왜그래?』
「오─! 방금전보다 소리가 커진거에요!」

 아, 스피커 모드로 바꿨구나. 라는 프로듀서의 납득한 목소리.

「프로듀서, 오늘 니나, 마유언니랑 미호언니가 열라게 놀아준거에요!」
『오, 미호도 있었구나. 잘됐네』
「그리고 말이에요, 열라 큰 목욕탕이랑 밥 잔뜩이랑 과자가──」


「쿨, 쿠울……」
「데쟈뷰는 이런 느낌인거군요오」

 다시 숨소리를 내고 있는 니나의 등을 느긋하게 쓰다듬으면서 마유는 감탄스러운듯이 중얼거렸다.

『응, 무슨 일 있어? 니나의 목소리가 안들리는데……』
「잠들었어요」
『그래……건전지 끊어졌구나』

 후우, 휴대폰 너머에서 프로듀서의 한숨소리가 들린다.
 마유도 니나를 깨우지 않게 스피커 모드를 끄고, 휴대폰을 귀에 대었다.

「프로듀서씨는 지금 어디신가요?」
『아, 지금 비지니스 호텔이야. 실은』
「비지니스 호텔? 어쩌시다가……」
『거래처에서 식사제안을 해서말야. 중요한 거래였고 술을 거절할 수도 없다보니……』
「그래서 차로 돌아가지 못하고 호텔에……?」
『뭐, 자주 있는 일이지』

 영수증이 귀찮다니까, 라고 투덜대는 프로듀서에게 마유도 쓴웃음으로 대답한다.

『어쨌든 오늘은 정말 고마워. 마유 내일은 오프였지?』
「네, 프로듀서씨는 일이신가요……?」

 벌충으로 오프 날에 하루 만나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그렇다고 바로 다음날에 만날 수 없다는것쯤은 마유도 알 수 있다.

『푸하하, 놀랍게도 휴일이야』
「저, 정말인가요!?」

 무심코 큰 소리를 내고 당황하며 입을 손으로 누른다. 다행히도 니나의 숨소리가 흐트러지지는 않았다.


『그래, 정말이야. 마유만 괜찮다면, 내일 나갈까?』
「프로듀서씨, 기뻐요……」

 마유와 프로듀서의 오프 날은 좀처럼 겹치지 않는다. 양쪽 다 상당히 바쁜데다가, 마유의 경우 평일 오프에는 학교에 가야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휴일이 겹치는것은 귀중한 일이었고, 게다가 하루를 통째로 프로듀서와 둘이서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마유에게 지복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마유에게는 『둘이서』가 아닌, 다른 기대가 떠올라 있었다.

『아니, 애초에 내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니까. 이정도야』
「저기……그러면 한가지만 더 부탁해도 괜찮을까요?」
『응? 내가 할 수 있는거라면 뭐든 좋아』

 힐끔, 마유는 옆으로 누운 자세로 자고 있는 니나를 응시했다.

 마, 마마……?
 니나, 항상 혼자 잘 때가 많으니까――
 역시 외로운거에요……

「…………」
『마유? 왜 그래?』
「저, 괜찮다면 니나쨩도 함께 가도 괜찮을까요?」

 단 둘이서 만나고 싶은것이 마유의 솔직한 소망이었다.
 그러나, 그것 이상으로 지금 옆에서 편안히 자고 있는 니나를 혼자 두는 것이 훨씬 슬펐다.
 그럴바에야 셋이서 노는게 몇배는 좋다. 그것이 마유가 낸 결론이다.

「응응……」

 꼬옥, 니나는 꾸물거리며 마유에 밀착하듯이 작게 안겼다. 푹 자고 있는것 같다. 마유가 사랑스럽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자 다시 조용한 숨소리가 들렸다.


『아─ 분명 니나도 오프였지. 그정도라면 당연히 괜찮아』
「감사합니다. 그러면 기대할게요」
『내일보자, 그래……아침 10시 쯤에 연락할테니까 그쯤 만나자』
「네,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럼, 내일을 대비해 슬슬 잘까?』
「네. 안녕히 주무세요, 프로듀서씨. 오늘도 수고 하셨어요」
『마유야말로, 수고 많았어. 그럼, 잘 자』

 통화종료음이 흐르고 방에 침묵이 도래했다.

「마유답지 않는걸까요오」

 그렇게 말하고, 온화하게 미소지으면서 마유도 천천히 눈을 감았다.


「에!? 프로듀서랑 놀러가는건가요!?」
「니나쨩이 괜찮다면이지만요, 갈까요?」
「물론 갈거에요!」

 적당한 시간에 일어난 마유와 니나는 잠이 덜 깬 눈으로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끝내고, 나갈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물론, 어제 밤 이야기한 것을 위한 준비이다.

「옷도 다 말랐고, 이정도라면 괜찮겠죠. 자, 여기요」
「감사합니다!」

 세탁한 니나의 옷은 건조기의 덕분인지 완전히 말라있었다. 약간 잔주름이 보였지만 지금 다림질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신난다—!」
「우후후, 그렇네요」

 그리고, 준비가 완료했을 때였다.
 방안에 휴대폰 착신소리가 울렸다.

「어머?」
「어라? 이 소리는……」

 그것은 마유의 휴대폰의 착신음, 이 아니었다.

「니나쨩 휴대폰인가요?」
「그런것같아요! 어, 앗, 마마다!」

 니나는 당황하면서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마마에요!? 응, 응, 에, 일 다 끝난건가요!?」

 니나의 기쁜 목소리가 울린다. 그러나, 그것은 곧바로 곤혹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마중와주는건가요! 아, 그치만……」
 
 니나의 말에서 마유는 상황을 어느 정도 헤아렸다. 그 본인은 곤란한 표정으로 마유를 응시한다. 대답이 곤란해 진것은 마유도 마찬가지였다.
 설마, 이 타이밍에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때문이다.

「마유언니, 니나 어떡하죠……」

 방금전까지의 밝은 표정에서 일변해, 울먹이는 니나에게, 마유는 미소지었다.

「니나, 어떡해야하는건가요? 마유언니랑 프로듀서랑 놀고싶은데……그렇지만」

 마유는 니나의 작은 머리위에 손을 올렸다.

「괜찮아요. 지금은, 니나쨩이 어떻게 하고 싶은가가, 중요하니까요」
「마유 언니……」

 한동안 침묵이 흘렀지만, 니나는 결심한듯이 휴대폰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래서, 아까 간거야?」
「네, 니나쨩의 어머니 처음 뵜어요. 굉장히 감사해하셔서……」
「미인이시지, 아, 아얏, 잠깐, 운전중이잖아!」

 짝, 프로듀서의 어깨를 때린 마유가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

「프로듀서씨는 니나쨩의 부모님에 대해 어디까지 아시나요?」
「개인정보는 자세히 이야기할 수 없어. 애초에 나 자신도 그렇게 자세히까지는 모르고. 굉장히 바쁜 분들이라는건 알고있지만」

 신호를 받고 차가 멈춘다. 조수석에서 마유는 프로듀서를 응시했지만 그는 앞을 향한 채였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어. 하지만 그래도 니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확실해」
「그래, 그렇네요……」

 신호가 파랑으로 바귀고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 니나와 우리들은 언제든지 만날 수 있으니까. 지금은 어머니와의 시간 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전제가 반대인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진지한 얼굴의 프로듀서에게 마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오늘정도는 모녀끼리 즐겁게 지내겠지, 응」
「니나쨩은 강한 아이네요. 마유보다 훨씬……」
「마유도 강하잖아. 가족에게서 떨어져서 기숙사에 혼자 들어왔고, 불안도 있었을텐데」
「하지만 저에게는 프로듀서씨가 있으니까요」

 그는 쓴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뭐, 여러가지 복잡하긴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니나의 생각이고.
 그래서 어제는 마유를 굉장히 믿음직한 언니라고 생각한게 아닐까」

 프로듀서의 말에 마유는 어제 미호와의 대화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미호쨩이 엄마같다고 말했었어요」
「엄마, 라. 과연, 그야말로 『마마유』로군」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말에, 마유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떠오른다.

「뭔가요? 그 마마유, 란건?」
「어라? 몰랐어? 팬들은 마유를 마마유라는 별명으로 부른다던데」
「헤에……그건 처음 알았네요」

 프로듀서는 농담섞어 웃는다.

「뭐, 원래는 성이랑 이름을 이어불러서 마마유, 였던 모양이지만」
「저에게 엄마는 아직 이르기도 하고요……」
「그래? 마유는 지금부터라도 굉장히 좋은 엄마가 될거라고생각하는데」

 프로듀서가 그렇게 말하자 마유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그를 강하게 응시했다.

「프로듀서씨의 『P』는 파파의 『P』인걸까요?」
「……아하하」

 얼버무리는게 어설퍼요.

 마유는 그런 의미을 담은 시선을 보냈지만 운전중인 그는 앞을 보면서 살짝 눈을 피한다는 솜씨좋은 짓을 하고있었다.

「하아……」
「자, 자 곧 도착하겠다—!기대되는데!」
「뭐, 지금은 됐어요. 언젠가, 함께가 되어주신다면 마유는 그걸로……」
「아하하……」

 서투른 쓴웃음을 돌려주는 그의 어깨를 약하게 때렸다.



「그래서, 지금은 뜨개질을 배우고 있는거야?」
「마마에게 만들어서 선물할거에요!」
「헤에, 대단하네」
「니나쨩은 배우는게 빠르니까, 곧 만들 수 있을거에요」

 사무소 한 구석에, 마유와 니나와 미호의 모습이 있었다.

「아, 여기선 이 부분에 넣으세요」
「이렇게요?」
「네네, 잘하네요」

 때때로 어려운 곳은 마유가 세세하게 지시를 내리면서 만든다. 그 광경을 미호는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 왜 그러세요?」
「엣? 아, 저기, 전에도 말했지만 엄마같다고. 조금 생각해버렸어」
「에? 마유언니, 마마인건가요!?」
「아, 아니, 그, 말이 그렇단거랄지……」
「후훗……」

 완전히 착각한 니나에게 당황하면서 미호는 설명하려고 했지만 영 좋은 설명이 떠오르지 않아 허둥지둥했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마유는 생긋 미소짓고, 이렇게 말했다.



「마유는 『마마유』라는 모양이니까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뭔가를 썼을 때는 잘 부탁드립니다.



마유가 얀데레도 폐품도 아닌 귀중한 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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