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일주년] P 「리츠코와 동급생」 리츠코 「예~이」 (1)

댓글: 15 / 조회: 2781 / 추천: 0



본문 - 09-21, 2013 15:07에 작성됨.

출처는 링크에 답니다.

──────────────────────

 「하아, 3학년 되고 나니까 보충 프린트 양도 오라지게 많네……」 

드르르륵 

리츠코  「아……」 

 「에, 아키즈키…… 뭐하냐」 

리츠코 「아니, 별 건 아니고……」 스슥 

 「뭐 놓고 간 거냐?」 

리츠코 「그건 아냐」 

 「뭐든 상관없는데,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가는 편이 어떨까 싶다」 

리츠코 「…………」





 「…………」사각사각 

리츠코 「…………」 

 「……집에 안 가?」 

리츠코 「…………보충이거든」 

 「엥? 거짓말, 네가?」 

리츠코 「하아…… 그런 말투 좀 하지 마」 

 「미안. 아니 그래도, 설마…… 아니, 아무 말도 안 할게」 

리츠코 「하아……」 

 「…………」 사각사각

리츠코 「…………」 슥슥

 「……역시, 아이돌 일 힘드냐?」 

리츠코 「뭐야 갑자기……」 

 「아니, 아키즈키가 보충수업을 받을 정도니까, 보통은 아니겠구나 싶어서」 

리츠코 「뭐, 나름 그렇다고 해야겠지. 이번 시험은 대비를 제대로 못 했을 뿐이고」 

 「흐응─……」


리츠코 「너는?」 

 「나? 내가 왜?」 

리츠코 「에─ 그러니까, 왜 보충수업을 받는 건데?」 

 「아아, 원래 머리가 나쁘거든. 지금까지 해서 보충수업에 빠진 적이 없지」 

리츠코 「공부를 하긴 해?」 

 「이건 뭐냐는 듯한 얼굴 좀 하지 마라. 하고는 있거든」 

리츠코 「하고는 있다 이거지……」 

 「아키즈키 너는 어느정도 하는데?」 

리츠코 「……요즘은 별로」 

 「별로라……」 

리츠코 「꽤 바빠서」 

 「그렇겠지. 그러고보니까 그저께, TV 나온 거 봤어」 

리츠코 「……그래」 

 「…………」사각사각 

리츠코 「그래서……?」 

 「그래서라니?」 

리츠코 「어땠는데」 

 「어땠냐고…… 별로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아, 아키즈키 발견, 정도」 

리츠코 「발견…… 그래」





 「…………」사각사각

리츠코 「…………」슥삭슥삭 

 「…………」사각사각 

리츠코 「…………」슥삭슥삭

 「엇샤, 일단 고전은 끝」툭툭

리츠코 「일일이 말 안해도 되잖아」 

 「으앗, 있었냐」 

리츠코 「아까 전까지 이야기했잖아」 

 「보충은 언제나 혼자였으니까, 습관적으로 말야」 

리츠코 「항상 혼잣말한거야?」 

 「어떤지 모르겠네. 반쯤 무의식이거든」


리츠코 「……나중에 뭐할지 제대로 생각해둔 거 있어?」 

 「일단은」 

리츠코 「일단은이라고……」 

 「아키즈키는?」 

리츠코 「생각하고 있지. 너랑 달리」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 더 적지 않나 싶은데」 

리츠코 「대략적인 진로정도는 정해두는 게 좋지 않겠어?」 

 「걱정해주는 거냐?」 

리츠코 「에에, 뭐어」 

 「……그래」 

리츠코 「나중에, 자포자기한 나머지 범죄라든가 저지르면 안 되니까」 

 「네 이년, 그런 걱정인 게냐」 

리츠코 「후훗」 

 「…………」사각사각

리츠코 「…………」슥슥

 「……어라, 바깥 벌써 어둡네」 

리츠코 「진짜」 

 「슬슬 집에 갈까」 

리츠코 「응」





―――― 

 「좀 으슬으슬 춥네」 

리츠코 「응」 

 「보충, 몇 과목 걸린 거냐?」 

리츠코 「한 과목」 

 「이겼다. 난 네 과목이지롱」 

리츠코 「……졸업할 수 있겠어?」 

 「내게 있어 성실하지 못한 녀석은 성적밖에 없지」 

리츠코 「미안한데 솔직히 못 웃겠어」 

 「동감」 

리츠코 「이번 주 내내 보충 가야 됐던가?」 

 「금요일엔 과제 제출이니까, 실질적으론 목요일까지」 

리츠코 「역시 보충 마스터」 

 「비행기 태워도 아무것도 안 나온다고」 

리츠코 「비꼬는 거거든요?」


 「……일은 괜찮냐?」 

리츠코 「오늘은 애초부터 아무 일도 없어」 

 「내일부턴?」 

리츠코 「레슨이 있긴 한데, 쉴까 생각중」 

 「사정을 이야기하면 어떻게든 해주시지 않나?」 

리츠코 「특별취급받는 게 싫어서」 

 「그래……」 

리츠코 「…………아, 나 여기서 왼쪽 골목이야」 

 「그래, 난 여기서 오른쪽. 그럼 안녕」 

리츠코 「집까지 바래다줄게, 같은 말은 안 해 주는거야?」 

 「해도 거절할 거 아냐?」 

리츠코 「뭐 그렇지」 

 「내일 봐」 

리츠코 「응, 내일 봐」




―――― 

리츠코 「후우……」 

 「어라, 벌써 끝났냐」 

리츠코 「응. 뭐 양도 딱히 많지 않았는데다, 어제 집에서 좀 해치웠거든」 

 「그래? 난 좀 더 걸리려나」 

리츠코 「우와, 그 프린트의 산…… 전부?」 

 「4과목쯤 되면 양이 꽤 대단해지지」 

리츠코 「도와줄까?」 

 「아니, 됐어. 내 힘으로 할게」 

리츠코 「아 그래」 

 「…………」 사각사각

리츠코 「…………」 

 「후우─……」 

리츠코 「……모르는 거?」 

 「아아, 응」 

리츠코 「어디…… 이건 말야, 이 식에 대입을……」 

 「아아, 그랬구나. 고마워」 

리츠코 「아니 뭘」




 「…………」 슥슥 

리츠코 「…………」 빠─안

 「……어라?」 

리츠코 「왜 그래?」 

 「아니, 그게……」 

리츠코 「여기선 (1)에서 나온 식을 쓰면…… 자」 

 「진짜네. 고마워」 

리츠코 「이 정도 갖고 뭘」 

 「…………으─음」 슥슥

리츠코 「이번엔 뭔데, 줘 봐」 

 「……저기, 심심하냐?」 

리츠코 「……여기는 말야, 공식 안 쓰면 답이 안 나와」 

 「얌마, 무시하지 마」

리츠코 「……뭔데」 

 「심심하면 얼른 숙제 내고 레슨인지 뭔지나 가지 그래?」 

리츠코 「어, 그래도 돼?」 

 「글쎄. 기일 전에 끝낸 적이 없어서 모르지만 말야」 

리츠코 「아 그러셔……」


 「아키즈키 네가 이야기하면, 선생님도 좀 감안해줄 거 같긴 한데」 

리츠코 「……특별취급 받기 싫다고」 

 「그랬었지」 

리츠코 「……딱히 상관 없잖아」 

 「상관 없으려나 딱히」 

리츠코 「상관 없어. 자, 손 멈췄다고」 

 「선생님, 여기 모르겠어요」 

리츠코 「아까랑 같은 방법으로 풀면 됩니다」 

 「같은 방법이라고 해도 모르겠단 말이지이」 

리츠코 「수학은 어떻게 하는 지만 알면 식은 죽 먹기야. 자, 한 문제 더」 

 「……이렇게?」 

리츠코 「그래그래. 뭐야, 의외긴 한데 하면 되잖아」 

 「하면 된다는 마법의 주문……」 

리츠코 「네네, 네가티브 발언 금지─」


 「부정적이었나?」 

리츠코 「아니었어?」 

 「아니, 확실히 그런 거 같네. 고쳐야겠어」 

리츠코 「긍정적인 사람은 대단하니까」 

 「고─민해도 소─용없어」 

리츠코 「……후타미 자매 팬이야?」 

 「아니…… 딱히」 

리츠코 「그래…… 다행이다」 

 「뭐가 다행인데?」 

리츠코 「이야, 로○콘이 아니라 다행이야 정말」 

 「오호라」


―――― 

 「그럼 다음은…… 어라」 

리츠코 「아, 수학 끝냈네」 

 「의외로 빨리 끝났어」 

리츠코 「내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지!」 흐흥

 「응, 그렇네. 고마워」 

리츠코 「좀 더 칭찬해줘도 돼」 

 「뭐라고 칭찬을 하면 되는데」 

리츠코 「에,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안경이 멋있어, 라든가」 

 「그 말 해줬음 좋겠어?」 

리츠코 「아니, 미안, 별로 그렇지도 않네」 

 「안경이 멋있어」 

리츠코 「정말─…… 바보」 

 「집에 갈까」 

리츠코 「응」



―――― 

리츠코 「그래서 말야, 미키가 주먹밥을……」 종알종알 

 「응, 응」 

리츠코 「유키호는 요즘 남자한테 익숙해져서……」 종알종알

 「헤에……」 

리츠코 「그래서 말야, 내 사촌 중에 료라는 애가 있거든……」 종알종알

 「하하……. 아, 여기서 왼쪽이었지?」 

리츠코 「어라, 아, 응. 그래그래」 

 「그럼, 내일 봐」 

리츠코 「응. 내일 봐……」




―――― 


 「……그럼, 여긴?」 

리츠코 「이 문장은 4형식이니까……」 

 「그렇구나, 아, 사전 있어 혹시?」 

리츠코 「뭐야, 사전도 없어? 정말 어쩔 수가 없네, 자」 

 「고마워. 엇샤」 팔락 

리츠코 「……프린트의 산도 꽤나 줄어들었네」 

 「그렇지이, 이번은 기한을 좀 넘기려나, 했는데」 

리츠코 「금요일 전까진 끝나겠네」 

 「응. 정말 고마워」 

리츠코 「음음. 그치만, 아직 고마워하긴 이르네」 

 「내일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굽신굽신

리츠코 「음, 부탁을 받아버렸군」 

 「……커다란 게 기다리고 있으니까 말이지」 

리츠코 「뭐, 일단락지어졌으니까, 오늘은 집에 갈까?」 

 「그럴까」




―――― 

터벅터벅

리츠코 「너 말야, 취미라든가 있어?」 

 「또 갑작스러운 질문을……」 

리츠코 「상관없잖아 딱히」 

 「딱히 이거다 싶은 건……. 굳이 말하자면 음악 듣는거려나」 

리츠코 「헤에, 어떤 거 들어?」 

 「~~라든가, ==라든가」 

리츠코 「아, 알아 그거. 저번에 CM에서 나왔었지」 

 「응. 목소리가 좋아서 말야……」 

리츠코 「아, 알 거 같아 알 거 같아. 그 목소리는 쉽게 찾을 수 없지」 

 「노래도 멜로디가 좋아서 무심결에 몇 번이고……」 

리츠코 「CD같은 거 갖고 있어? 다음에 빌려줘」 

 「괜찮긴 한데, 망가뜨리지 마?」 

리츠코 「어라? 신용 없어어?」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종알종알



 「아, 여기……」 

리츠코 「……오른쪽이었지?」 

 「응, 내일 봐」 

리츠코 「내일 봐」 

 「…………」 

리츠코 「왜 그래?」 

 「아니…… 바래다 줄까?」 

리츠코 「……괜찮겠어?」 

 「거절하질 않네?」 

리츠코 「밤길에 가녀린 소녀를 혼자서 걷게 할 생각이야?」 

 「그것도 그러려나」 

리츠코 「그럼, 잘 부탁해」 

 「응」



―――― 

 「…………」 슥슥 

리츠코 「……갈라진 머리카락 발견」 휙휙 

 「…………이건」 

리츠코 「어디어디. 이건 아까랑 똑같은 공식이네」 

 「진짜? 엄청 귀찮은 계산이 되잖아」 

리츠코 「세상에 편한 일만 있는 건 아냐」 

 「그래……」 

리츠코 「답이 딱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것도 있거든……」 

 「좋아……」 슥슥

리츠코 「그 기세야 그 기세」 

 「…………으─응」 

리츠코 「……어때? 할 수 있을 거 같아?」 

 「거의 다 끝났는데, 이 마지막 문제는 모르겠어」 

리츠코 「어디, 내가 볼게……」 팔락

 「…………」 

리츠코 「…………」슥슥 

 「…………」 

리츠코 「…………우─웅」 

 「어떠십니까」 

리츠코 「잠깐만 기다려줘……」


 「…………」 

리츠코 「교과서 있어?」 

 「있어. 자」 

리츠코 「…………」 팔락팔락

 「……풀 수 있겠어?」 

리츠코 「기다려 봐, 지금 말 걸지 말고…… 우─웅」 

 「…………후아아」 

리츠코 「하품 금지!」




―――― 

리츠코 「……끄으응」 

 「어떠십니까」 

리츠코 「너무 어려워서 모르겠어……」 풀썩 

 「슬슬 집에 갈래?」 

리츠코 「우─웅, 아니, 10분만 더 해볼게」 

 「그래?」



―――― 

리츠코 「하아…… 으아아─」 

 「그렇게 침울해할 일인가?」 

리츠코 「일단 특기 과목이니까, 될 거라고 생각하고 덤빈 건데」 

 「뭐, 그럴 때도 있지」 

리츠코 「우웅─, 분해라」 

(내일까지 할 수 있으려나……) 

리츠코 「……저기, 시간 있어?」 

 「응, 왜?」 

리츠코 「패밀리 레스토랑 갈래?」 

 「아아, 괜찮아. 모처럼이니까 저녁 먹고 갈까」 

리츠코 「아까 전 문제, 다시 한번 도전해볼래」 

 「오호라」




―――― 

 「후우─ 잘 먹었다……」 

리츠코 「…………」 사각사각

 「……마실 거 갖고 올까」 

리츠코 「응, 고마워」 

 「…………」 타박타박

 「…………」 좌르르륵 


 「…………」 턱 

리츠코 「…………」 꿀꺽

 「풀릴 거 같아?」 

리츠코 「…………우웅─」 

 「…………」



―――― 

리츠코 「……안되겠다─. 항복!」 

 「수고했어. 이정도로 열심히 하다니 대단하네」 

리츠코 「분해~!」 

 「나도 집에 가서 해볼게」 

리츠코 「이 말을 해도 될까 싶긴 한데, 내가 못 한 걸 네가 할 수 있을 거 같아?」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한 거지」 

리츠코 「……그렇네」 

 「슬슬 나갈까」 

리츠코 「응…… 어라, 계산은?」 

 「내가 냈어」 

리츠코 「에에─ 이거…… 미안하네」 

 「이번 주 내내 보충수업 도와줬잖냐, 그 답례야」 

리츠코 「심심풀이로 도와줬을 뿐인걸」 

 「뭐든 괜찮잖냐」 

리츠코 「그러려나」 

 「그렇지」




―――― 

 「크하아……」 

리츠코 「안녕. 졸린 것 같네」 

 「응…… 어제 늦게까지 도전하느라」 

리츠코 「성공?」 

 「아니…… 실패했어」 

리츠코 「어머머. 그래도, 조금 안심되네」 

 「왜」 

리츠코 「그게 풀려버리면, 널 가르친 내 입장이 이상해지잖아」 

 「그러냐……」 

리츠코 「오늘, 제출이잖아? 방과후에, 같이 가자」 

 「알았어. 크하암…… 미안, 수업시간까지 좀 잘게」 

리츠코 「응. 잘 자─」 

 「zzz……」




―――― 

리츠코 「미안미안. 기다렸어?」 

 「아니, 그렇게 기다리지도 않았어. 과제는 다 들고 왔지?」 

리츠코 「응, 완벽하지」 

 「그럼, 갈까」 

리츠코 「응」 

터벅터벅

 「이 시간이라면 거의 모든 선생님이 교무실에 계실 거야」 

리츠코 「안 계시면?」 

 「찾아다녀야지」 

리츠코 「보충수업도 참 힘들긴 힘든가보다」 

 「익숙해지면 그러지도 않아」 

리츠코 「익숙해지면 안 되잖아」 

 「……좋아, 교무실이다」 

리츠코 「참 나……」 

 「일단, 내가 먼저 시범을 보일 테니까, 한숨 돌리고서 들어와」 

리츠코 「시범이라니……」


좌르르륵


 「실례합니다. 3학년 ○반 ××입니다. 보충수업 과제를 제출하러 왔습니다」 

 「아, @@선생님. 과제 끝냈습니다. 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리츠코 「좋아……」 

리츠코 「실례합니다. 3학년 ○반 아키즈키에요. 보충수업 과제를 제출하러 왔습니다」 

리츠코 「선생님, 보충 과제 여깄습니다」 

선생 「오, 그래그래. 어디……」 

리츠코 「감사합니다」 

선생 「응. 다음엔 이녀석처럼 보충 안 받고도 될 정도로 제대로 공부해줘」 

 「하하……」 

리츠코 「네, 열심히 할게요」 

 「아, 선생님. 이 문제 하나, 못 푼게 있는데요」 

선생 「응? 아아, 이건 못 푸는 게 당연하지. 최상위권 대학 입시문제를 섞어놨었어」 

리츠코 「에, 그러셨던 건가요?」 

선생 「응. 좀 괴롭혀줄까 해서」 

선생 「그래도, 이 프린트에 쓰인 걸 보면, 꽤나 열심히 한 모양이네」 

 「……네」


선생 「아 이거 어차피 못 풀어, 하면서 처음부터 포기하지 않은 거 치면, 너도 참 대단해」 

 「감사합니다」 

선생 「좋아, 그럼, 집에 가도 돼. 과제에 빠진 것도 없어 보이고」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리츠코 「안녕히 계세요」 

드르르륵 

 「후우……」 

리츠코 「……그럼, 이걸로 보충 완수?」 

 「논 드디어 자유의 모미 되게찌!」 

리츠코 「참 오랜만에 맛보는 사바의 공기다」 

 「오늘은 일 있어?」 

리츠코 「이번주 내내 보충수업이라, 쉰다고 했어」 

 「헤에. ……그럼, 갈까」 

리츠코 「응」



―――― 


터벅터벅 

 「……다시 말하지만 고마워. 아키즈키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시간에 못 맞췄을 거야」 

리츠코 「뭐야 갑자기. 따, 딱히 감사같은 거……」 부끄부끄

 「아, 그래. 자, CD」 

리츠코 「에? 아아, 어젠지 그저껜지 빌려달라고 했던 거」 

 「이 앨범 마지막 곡은 반드시 들어야 돼」 

리츠코 「네네. 그렇게 굳이 말 안 해도 다 들을거야」 

 「아키즈키 너, 음악 좋아하냐?」 

리츠코 「그냥 남들 좋아하는 만큼?」 

 「흐─응」 

리츠코 「이 앨범은 추천할 곡 있어?」 

 「아, 그건 5번하고 10번 곡이……」 

리츠코 「헤에…… 아, 이 곡 알고 있는 거 같은데……」 

두런두런


・ 

・ 



―――― 


 「벌써, 낙엽 지는 계절이네…… 빠르다─」 

드르르륵

리츠코 「아」 

 「여어. 분실물?」 

리츠코 「아니…… 선생님이 너 찾고 있어서」 

 「아─, 진로조사 프린트 때문이려나. 오늘 중에 내야 했던가?」 

리츠코 「아직 안 냈었어? 정말이지 칠칠맞지 못하게. 오늘 중이야」 

 「얼른 써놓을까……」 슥슥

리츠코 「…………」 

 「…………」 슥슥슥 

리츠코 「……」 빼꼼 

 「……보지 마」 

리츠코 「그러면서 숨기진 않네」 

 「뭐……」


리츠코 「대학 가게?」 

 「부모님이 말야, 어떻게 하든 대학은 가래서……」 

리츠코 「뭐, 어쩔 수 없는 거 아니겠어? 포기할 건 해야지」 

 「아키즈키는 어느 대학 칠 거야?」 

리츠코 「아, 나, 대학 안 갈 거야」 

 「에, 무슨 말이야?」 

리츠코 「취직! 지금 있는 사무소에서 일하는 쪽에 전념하기로 했어」 

 「오─. 축하해, 라고 하면 되나」 

리츠코 「응. 이 1년동안 공부와 일을 양립시키기가 어렵다는 걸, 새삼스레 다시 깨달았거든」 

 「그치만, 아깝다는 느낌도 드는데. 좋은 대학 갈 수 있었을 텐데」 

리츠코 「양자택일.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사회에 빨리 나가서 얼른 자립하고 싶었고」 

 「그래? 힘내」 

리츠코 「오히려 졸업한 뒤 쪽이 부담이 없겠지만」 

 「그러려나」 

리츠코 「힘내는 쪽은 너 아냐? 수험생 씨?」 

 「수험이라는 소리 자체가 참 싫다」


리츠코 「그러고보니까, 이 전 시험에서, 꽤 성적 좋지 않았어?」 

 「아아, 그래그래. 보충수업 안 받아도 될 정도론」 

리츠코 「대성장이네! 그 페이스로 수험까지 치르면 괜찮을 거야」 

 「그러려나」 

리츠코 「그럼」 

・ 

・ 




―――― 



 「으에─ 추워……」부들 

리츠코 「……이렇게 늦게까지 뭐하고 있었어?」 

 「어라, 아키즈키…… 너야말로 뭐하고 있었어?」 

리츠코 「난 좀 할 일이……」 

 「그래. 난 선생님한테 모르는 거 좀 배우고서……」 

리츠코 「수험생이니까 말야」 

 「주변 사람들보다 꽤나 늦었지만, 요즘은 진지하게 공부하고 있어」 

리츠코 「흐─응. 그럼, 노력하는 당신에게, 자」 

 「뭐야 이거」 

리츠코 「빠빠빠─암, 죠고레-엣-(멋들어지게). 머리 쓰고 있으니까, 당분 보충도 해야지」 

 「고마워…… 근데, 왜 또 갑작스레 이런 걸」 

리츠코 「오늘은 무슨 날일까요~?」 

 「아, 발렌타인 데이인가」 

리츠코 「그래그래」


 「일하면서 발렌타인 이벤트같은 거 안 했던 거야?」 

리츠코 「그야 어제였지」 

 「헤에─. 그러려나, 막상 당일엔 사람이 북적거릴 테니까 뭐」 

리츠코 「회장을 어떻게 할 수가 없거든」 

 「흐응─」 

리츠코 「이벤트 중간에, 해프닝이 있어서 힘들었다구」 

 「어떤 거?」 

리츠코 「하루카가 말야…………」 

 「그건 너무하네」 

리츠코 「그치─? 그거 말고도 말야……」 

・ 

・ 



―――― 


 「…………」 

리츠코 「뭐해?」 퐁

 「으앗, 야…… 놀래키지 마」 

리츠코 「놀래킬 생각은 아니었는데」 

 「갑자기 말을 걸면 놀라지 당연히」 

리츠코 「천천히 말을 거는 편이 좋았으려나?」 

 「……그건 그것대로 싫네」 

리츠코 「무─어─흐─아─애─애─?」 

 「아─무─것─도」 

리츠코 「벌써 졸업이네. 빠르다 빨라」 

 「진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안 한 거 같은데」 

리츠코 「그래? 꽤나 이것저것 하지 않았어?」 

 「보충?」 

리츠코 「후후, 웃을 수가 없네」 

 「웃고 있잖냐─」


리츠코 「뭐, 수험생으로서의 한 해였잖아. 이제부터 하고 싶은 것들 하면 되지」 

 「그렇지이」 

리츠코 「가려고 했던 사립대 쳤었던가」 

 「일단」 

리츠코 「일단이라……」 

 「좀 불안해. 친한 사람하고 떨어져야 되고」 

리츠코 「마음먹기에 달린 거야」 

 「……아키즈키는 벌써 취직했으니까 말야. 뭔가, 먼 존재라는 느낌이 드네」 

리츠코 「그래? 이 나이에 취직하는 건 그렇게 드물거나 하진 않지 않아?」 

 「그러려나……」 

리츠코 「…………」 

 「…………」 

리츠코 「저기, 졸업앨범, 갖고 있어?」 

 「있지」


리츠코 「메시지 적자」 

 「오오, 청춘인데 청춘」 

리츠코 「정말, 얼버무리지 말고! 자 이리 내」 

 「네」 뒤적뒤적

리츠코 「어라, 메시지 적혀 있네」 

 「백지일 거 같았어?」 

리츠코 「솔직히. 너, 이런 거 거북해할 거 같았는데」 

 「거북하다고 해서 아예 거절할 수는 없잖냐」 

리츠코 「그렇구나. 자, 그럼, 여기에……」 꾹꾹


  사랑이란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지만 조금만 더 찾아보자
  아키즈키 리츠코 


리츠코 「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리츠코 「너무 타협하고만 살지 마, 라는 거지」 

 「근성 보여라, 라는 건가」 

리츠코 「그럴지도─」 

 「노력할게」 

리츠코 「아니면 이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어딘가 쓸 데 없나 하는…… 그거뿐일지도」 

 「뭐든 좋아. 고마워」 

리츠코 「그럼, 자」 슥 

 「아아, 나도 적으라고……」 

리츠코 「당-연하지!」 

 「어디…… 꽉꽉 들어차서 쓸 공간도 없네」 

리츠코 「아, 진짜네…… 어디 빈 데 없어?」 

 「역시 아이돌쯤 되면 인기가 말야……」 

리츠코 「좀 소름끼치기도 하는데」 

 「말을 또 왜 그렇게 하냐」 

리츠코 「그야……」 

 「좀 기분이 꺼림칙하다거나 하는 걸 모르는 건 아닌데」 

리츠코 「……응, 미안」


 「……표지나 뒷표지에 적어도 돼?」 

리츠코 「응. 괜찮아. 아…… 가능하면 표지에 적어주면 좋겠네」 

 「네네. ……오케이, 정했어」 


  너는 지금 누구보다도 신경이 날카롭소이다
  ○○×× 


 「자」 

리츠코 「고마워. 적고 나서 말하는 것도 뭐하긴 한데,
          엄청 부끄럽다고 할까 창피한 걸 써버린 거 같아, 라고 할까 말야」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것도, 정말 오늘까지니까.
  오히려 좋은 거 아닐까」 

리츠코 「그것도 그러려나? 뭐어, 좋은 추억이 되면 좋겠는데」 

 「…………」 

리츠코 「…………」 

 「……집에 갈까」 

리츠코 「……응」





―――― 

・ 

・ 

・ 



리츠코 「후우, 짐 풀기 완료!」 

리츠코 「아─ 지친다 지쳐」 데굴

리츠코 「후우…………」 뒹굴뒹굴 

리츠코 「아……」 

리츠코 「졸업 앨범…… 그리워라」 휙

리츠코 「벌써 1년 넘게 지나버렸네─」 


  너는 지금 누구보다도 신경이 날카롭소이다 
  ○○×× 


리츠코 「아, 이거…… 우와─」 

리츠코 「후후……」 

리츠코 「엄~청 창피해! 뭐야 이게!」 데굴데굴

리츠코 「아하하하」 

리츠코 「……지금 뭐하는 걸까나」 

리츠코 「제대로 대학교 다니고 있으려나?」 

리츠코 「…………」 뒹굴뒹굴


――765프로덕션 사무소

리츠코 「아파파파……」 

코토리 「왜 그러세요 리츠코 씨」 

리츠코 「아뇨, 근육통이 좀 올라와서……」 

코토리 「아, 이사하셨다 그랬죠. 혼자서 힘들지 않았어요?」 

리츠코 「아뇨, 사촌하고 아버지가 도와주셔서 그렇게까진 아니었어요」 

코토리 「우훗…… 그럼, 슬슬 그럴 나이?」 

리츠코 「설마요. 아직 창창한 10대라구요」 

코토리 「우후후후후」 

리츠코 「……다른 이야긴데요, 사장님은 어디 계세요?」 

코토리 「아, 유망해보이는 젊은이를 발견했다! 라고 좋아하시던데」 

리츠코 「사장실에서 면접인가요?」 

코토리 「네. 차라도 갖고 갈까나요」


타카기 「여어, 제군. ……자네들 둘 뿐인가」 

코토리 「어머, 면접 끝나셨어요?」 

타카기 「음. 요즘 사람 손이 모자랐었고.
          의욕도 있어보였으니 그냥 채용했네」 

리츠코 「스카웃하신 거, 아이돌 후보가 아니었던 건가요?」 

타카기 「아아, 리츠코 군, 프로듀서가 한 명 더 필요했다고 했지」 

리츠코 「네. 그렇다는 건……」 

타카기 「음. 들어오게나」 

철컥 

타카기 「지금부터 프로듀서로 일해줄 ×× 군이다」 

P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리츠코 「아」 

P 「아」 

코토리 「……왜 그러세요, 리츠코 씨」 소곤

리츠코 「아, 아뇨, 아무 것도……」


타카기 「P군은 프로듀싱 업은 경험이 없으니, 
        얼마간은 리츠코군 옆에서 일을 보며 배우도록 하게나」 

P 「……네」 

타카기 「리츠코군, P군 좀 잘 해주게」 

리츠코 「아, 알겠습니다」 

코토리 「네네─! 질문이에요! 몇 살이신가요?」 

P 「아, 19살인데요」 

코토리 「우왓, 리츠코 씨랑 동갑이네요」 

리츠코 「에, 에에, 진짜네요」 

타카기 「갑자기 핑 하고 와서 말이네…… 말을 걸었더니 흔쾌히 승낙해주더군. 기대하겠네」 

P 「……네」 

타카기 「난 오후부터는 나갈 걸세. 사무실 보는 거하고 문단속, 잘 부탁하네」 

리츠코 「네, 알겠습니다」 

철컥 탕


리츠코 「…………」 

P 「……에─ 그러니까」


코토리 「자자! 이어지는 질문! 여자친구 있나요!」 

리츠코 「잠깐만요 코토리씨! 갑자기 무슨 질문을……」 

P 「없는데요」 

코토리 「예이! 모르는 것 투성이라 불안하시겠지만, 열심히 해나가자구요!」 

P 「네.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리츠코 「하아, 정말…… 잘 부탁해」 타박타박

코토리 「아 맞다 리츠코씨, 오늘, 타루키정 가지 않을래요?」 

리츠코 「왜요?」 

코토리 「가벼운 환영회를」 

리츠코 「말은 그렇게 하고, 술 마시려고 그러시는거죠?」 

코토리 「읏, 그그그그그런게 아니라구요오」 

리츠코 「애초에, 저도 저 사람도 미성년이니까, 가더라도 술 마시는 건 코토리씨밖에 없다구요」 

코토리 「에이 참, 그건 그렇지만, 같이 식사를 하면서 친목을 도모하자구요오」 

리츠코 「아, 친목…… 그렇겠네요」


코토리 「그렇게 돼서, 프로듀서 씨, 오늘 끝나고 이 밑에 있는 이자카야에 마시러 가요!」 

P 「……아, 네. 괜찮겠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리츠코 「프로듀서라고 불리는 거, 어색하신가요?」 

P 「……그렇네요, 좀 쑥스럽다고 해야 하려나요」 

코토리 「금세 익숙해진다구요헤헤헤……」 

리츠코 「코토리씨─, 웃음 소리가 여자를 한참 벗어났어요」 

코토리 「어이쿠 실수」 

리츠코 「좀 기다려주세요. 서류 금방 정리할테니까요」 또각또각

P 「네」 

코토리 「리츠코씨, 멋지지 않아요? 765프로덕션의 유능한 사무원이라구요」 

P 「헤에……」 

리츠코 「사무원이 아니에요. 프로듀서라구요」 탁탁

코토리 「뭐든 해낸단 말이죠─」 

P 「…………」





――타루키정


코토리 「그럼, 건배할까요!」 

리츠코 「네. 건배─!」 쨍

P 「건배─」 쨍

꿀꺽꿀꺽 

코토리 「푸하아─! 이야아, 오랜만에 마시네요」 

리츠코 「집에선 안 드시나요?」 

코토리 「혼자서 마셔도 재미 없잖아요」 

리츠코 「코토리씨, 술 마시면 말이 많아지시니까요」 

코토리 「그, 그럴 리가요! 진짜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P 「아하하, 다같이 북적이는 쪽이 즐겁잖아요」 

코토리 「오, 이쪽 프로듀서 씨는 상냥한 분이네요─!」 꿀꺽꿀꺽

리츠코 「전 아니라 이거죠?」 

코토리 「그런 말 한 적은 없어요─」 벌컥벌컥


리츠코 「아─, 정말, 그렇게 벌컥벌컥 마시고 말이죠, 취해서 쓰러지지 마세요?」 

코토리 「쓰러져도,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문제 없다구요!」 

P 「……정말 괜찮으신 거죠?」 

코토리 「숙취에 다음날 고생하는 정도는 익숙하다구요!」 

P 「익숙해지면 안 되잖아요, 하하하」 

리츠코 「저희도 마실 수 있었으면 같이 마시겠지만, 아쉽게도 미성년이라서」 

코토리 「괜찮아요 괜찮아,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벌컥벌컥




―――― 


코토리 「어째서…… 어째서…… 대체……」 철퍼덕

리츠코 「아아─ ……역시나」 

P 「…………」 

리츠코 「돌려보내는 거 참 힘들겠네…… 그럼, 프로듀서 공」 

P 「네」 

리츠코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P 「응, 나름대로……려나?」 

리츠코 「에─ 그러니까, 물어보고 싶은 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말야……」 

P 「…………」 

리츠코 「일단, 대학은?」 

P 「아아, 그게 말이지…… 음……」 

리츠코 「그 반응 보면 대강 알 거 같긴 한데……」 

P 「……자퇴했어」


리츠코 「역시나…… 언제쯤?」 

P 「작년 9월쯤에」 

리츠코 「방학같은 거 빼면 3개월도 못 채우고 그만둔 거잖아」 

P 「아아, 그렇네에……」 

리츠코 「왜 그만둔 거야?」 

P 「도저히 못 따라가겠더라고, 그것도 그렇고 부모님한테 드리는 부담이 너무 커서」 

리츠코 「글러먹은 인간이네」 

P 「알고 있어」 

리츠코 「하아…… 그래서, 그 다음에는 뭐하고 살았어?」 

P 「알바를 전전했지……」 

리츠코 「그래…… 그래서 하릴없이 돌아다니는 걸 우리 사장님이 보고 주워온 거라 이거지」 

P 「할 수 있는 대로 열심히 할 생각이야」 

리츠코 「……내일, 시간 돼?」 

P 「응. 되는데」 

리츠코 「어느정도 무슨 일을 하는지 예습해두는 편이 좋을 거 아냐」 

P 「그렇네. 고마워」


리츠코 「너, 진짜 하나도 안 바뀌었네」 

P 「키는 좀 컸는데」 

리츠코 「그게 아니라」 

P 「아키즈키 너는 완전 환골탈태인데」 

리츠코 「그러려나?」 

P 「그래, 뭔가, 있잖아, 그, 어른……스럽게 된 걸지도 모르지」 

리츠코 「시원스럽게 이야기 좀 해, 칭찬정도는」 

P 「미안」 

리츠코 「정말 안 바뀌었네. ……그치만 좀 안심했어」 

P 「……그러고보면 아키즈키는 아이돌 그만둔 거야?」 

리츠코 「응. 무대 뒤에서 움직이는 편이 나한텐 더 맞아」 

P 「아깝게」 

리츠코 「양자택일. 내가 더 활약할 수 있는 쪽을 고른 거 뿐이야」 

P 「너도 근본은 안 바뀌는구나」 

리츠코 「그래? 안심했어?」 

P 「딱히」 

리츠코 「아 그러셔……」


코토리 「…………으그윽」 

P 「이 사람, 어떡하지」 

리츠코 「내가 데려갈게」 

P 「미안하게 됐네」 

리츠코 「너한테 맡길 수도 없잖아」 

P 「그건 그렇지」 

리츠코 「자, 슬슬 나갈까」 

P 「응. 그러지」




―――― 

P 「봄이라고 해도 밤은 아직 춥네」 

리츠코 「읏샤, 그렇네. 자, 코토리 씨, 혼자 좀 걸어봐요……」 

코토리 「우웅─」 질질

P 「도와줄까?」 

리츠코 「아니, 괜찮아」 

P 「그럼, 적어도 짐 정도는」 슬쩍

리츠코 「고마워」 

P 「……내일 일 가르쳐주는 거지」 

리츠코 「응. 주로 간단한 사무쪽」 

P 「언제 어디서?」 

리츠코 「으음─, 뭐, 역시 사무소겠지. 나중에 문자할테니까…… 
          아, 그러고보니 네 핸드폰 번호 모르는데」 

P 「적외선으로 등록해둘테니까, 휴대폰 줘봐」 

리츠코 「아아, 응. ……자」


P 「…………」 삐빗

리츠코 「…………」 

P 「……자」 

리츠코 「응, 고마워」 

P 「아, 나, 여기서 오른쪽」 

리츠코 「우리는 왼쪽인데」 

P 「바래다 줄게」 

리츠코 「응. 부탁합니다」 

・ 

・ 

・ 

――――



리츠코 「간판 보여? 똑바로 와서…… 응, 그 편의점에서 우회전……」 

P『아, 보인다 보여』 

리츠코 「얍, Z-YO-은 아CHI-M」 

P 「뭐냐 그게. 그건 그렇고 미안, 길을 잊어버려서……」 

리츠코 「익숙해지기 전까진 어쩔 수 없지 뭐. 자, 들어와」 철컥

P 「신발은?」 

리츠코 「신고 들어와도 돼」 

P 「읏차……」 

리츠코 「자 그럼, 이 이후로의 일을 예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꾸벅


리츠코 「뭐부터 할까……」 

P 「이제와서 묻는 것도 좀 그렇긴 한데, 내가 하는 일은 구체적으론 뭐야?」 

리츠코 「어라? 사장님이 좀 설명하시지 않았어?」 

P 「여기가 아이돌 사무소라는 건 들었는데, 프로듀서가 뭘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론 아무 것도」 

리츠코 「정말─, 제대로 설명도 안 하고서 누굴 데려온다니까……」 궁시렁궁시렁

P 「……나, 이렇게 간단하게 입사해도 됐을까」 

리츠코 「뭐, 사람이 부족한 건 사실이고, 남자도 필요하니까.
           경험이 없다는 것만 넘어가면 너가 와서 다행이야」 

P 「이 업계에서 경험이 없다는 건 치명적인 거 아닌가」 

리츠코 「뭐 누구든 처음엔 경험이 없는 거잖아. 신경쓰지 마」 

P 「그러려나」 

리츠코 「그렇다니까. 그럼, 일단 간단한 것부터 익혀볼까」 

P 「응」 

리츠코 「프로듀서로서의 일은 아이돌의 몸 관리나 레슨이나……」


리츠코 「그리고, 매니저가 하는 일들도 해야 될 거야.
        아, 면허 있어?」 

P 「아아, 응. 일단은」 

리츠코 「일단이라고…… 그럼, 픽업같은 건 나랑 겸임하는 걸로」 

P 「응, 알았어」 

리츠코 「서류 작성은 내가, 정리는 코토리 씨가 하는데 말이지……」 

P 「간단한 녀석이라면 알려주면……」 

리츠코 「그렇네. 그럼 컴퓨터를…… 아, 쓸 줄 알지?」 

P 「일단」 

리츠코 「또 일단……」 

・ 

・ 

・ 

――――

리츠코 「……자, 사무 업무쪽은 이제 대략 설명 다 된 거같은데?」 

P 「응. 알기 쉬웠어. 고마워」 

리츠코 「네가 하게 될 일들은 거의가 말로 설명해봐야 알 수가 없으니까, 다음주부터 보면서 배워」 

P 「배우기보단 익숙해지라 이거지」 

리츠코 「그래그래. 끝난 것도 타이밍이 좋았으니까, 점심 먹으러 갈래?」 

P 「응. 그럴까」 

리츠코 「또 타루키정에 가는 것도 좀 그렇고……」 

P 「어디 좀 세련된 곳 아는 데 없어?」 

리츠코 「세련된 곳…… 뭐, 모르는 것도 아닌데」 

P 「안내해줘」 

리츠코 「혼자선 가기 좀 그랬었고, 딱 좋으려나」 

P 「멀어?」 

리츠코 「좀 걸어가야 될 텐데」 

P 「그쪽이 배도 꺼질 테고, 그래. 가자」 

리츠코 「응」 

・ 

・ 

・ 


――――


짤랑짤랑

어서오세요─

P 「조금이라고 했는데, 꽤 걸은 기분이 드는데」 

리츠코 「그래? 단순히 운동부족인 거 아냐?」 

P 「아니, 그럴 리는…… 있을지도」 

리츠코 「후후. 일하면서 걸어다닐 일이 많으니까, 체력이 없으면 힘들걸」 

P 「아키즈키 넌 괜찮냐?」 

리츠코 「괜찮다는 건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익숙해져서」 

P 「……그것도 하이힐이고」 

리츠코 「익숙해졌다니까」 

P 「대단하네─」 

리츠코 「좀 더 칭찬해도 돼」 

P 「안경이 멋진데」 

리츠코 「고마워」 

점원 「어서 오세요…… 주문하실 거 있으신가요?」 

리츠코 「명란젓 스파게티하고 에스프레소」 

P 「같은 걸로」 

점원 「알겠습니다……」 

리츠코 「왜 똑같은 걸 시키는건데」 

P 「명란젓 스파게티가 먹고 싶어」 

리츠코 「다른 거랑 먹으면서 비교 좀 하려고 했더니……」 투덜투덜

P 「난 내가 뭐 먹을지 생각하려면 15분정도 걸리거든」 

리츠코 「그렇게 우유부단했었나?」 

P 「나름대로」 

리츠코 「흐응─」


―――― 

이어집니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