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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우치P 「일시적입니다만, 크로네의 담당이 되었습니다」 2/3

댓글: 5 / 조회: 3960 / 추천: 3



본문 - 10-14, 2016 02:21에 작성됨.

 
타케우치P 「일시적입니다만, 크로네의 담당이 되었습니다」 2/4


    주의
                                    
    지문 있음(삼인칭)
    약간의 에로 요소 있음                                     
    막대한 캐릭터 붕괴 있음←【중요】

    이거에서 이어지는 내용
    ↓                                     
    타케우치P 「과격한 스킨십은 안됩니다」
   (※아이커뮤 번역글로 하이퍼링크 걸어놨습니다.)   

 

                                      
제4화 『감기에 걸려서』


    겨울은 기온이 낮고, 공기가 건조해서, 다양한 전염병이 만연하기 쉽다.
    독감도 그렇고, 노로바이러스도 겨울에 유행한다.
    동시에,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감기에 걸려버리는 계절이며…….

    「우으으, 미안해. 감기걸려서 오늘은 못갈것같아……」

    그리고, 카렌도 감기에 걸린 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과거에 병약한 체질이었으며, 그것을 극복한 지금도 건강에 주의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요즘 스케쥴이 바빴다보니 방심해버린 모양이었다.
    전화 저 편에서는, 『괜찮으십니까?』라는 프로듀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 말을 해봤자, 짜증내는걸로밖에 들리지 안을것이다.
                                                                                                            


호죠 카렌(16)                                                                                                                                                                                                                                                                                                                                                                                                    


    「괜찮아.……나오한테도 말해줄래? 내가 말하면 놀릴것 같거든」

    잠시 저쪽의 말이 멈추고, 그리고 『알겠습니다』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오늘은 정말 미안해. 내일까지는 꼭 나을게」
    『……너무 애쓰지 마십시오. 나을 병도 낫지 않게 됩니다.』
    「그것도, 그렇네」

    카렌은 그의 말에 약간 쓴웃음지었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이다.
    병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도 있고, 오늘은 전부 잊고 푹 자는게 좋을것이다.
    재차 그렇게 생각한 카렌은 「……그럼, 잘 전달해줘」라고 그에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휴대폰을 침대 구석에 내던지고, 천장을 올려보았다.

    「……아-아, 민폐끼쳐 버렸네」

    카렌은 무심코 그렇게 중얼거렸다.
    병에 걸리지 않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을텐데, 왜 감기따위에 걸린건지
    그것은 우연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자책해버릴것 같았다.

    「일단, 자자」

    그렇게 중얼거리고, 깃털이불을 얼굴까지 덮어 카렌은 잠시 눈감았다.
    눈을 감고 한동안은 죄악감같은 마이너스한 기분이 그녀의 마음에 소용돌이 치느라 잠이 도저히 오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 눈을 감고 있으니, 감기의 나른함이 졸음을 유발하고, 결국엔 졸음이 이겨 그녀의 의식은 희미해졌다.


    ――

    「카렌!! 얘!!」

    어머니의 큰 목소리에, 카렌은 눈을 떴다.
    쿵쾅쿵쾅 뛰어올라오는 발소리에, 멍한 눈을 뜨며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뭐야, 좀 자고 있었는데……」
    「병문한 온 사람이 있는데, 어떡할래?」
    「……병문안?」

    카렌은 그 말에 누가 왔을지 추측해본다.
    나오일까, 린일까, 그 외의 사람일까.
    뭐, 와도 상관은 없다.

    「좋아」

    카렌이 허가하자 어머니는 다시 그 문병하러 왔다는 사람을 부르러 갔는지 난잡한 발소리가 집안에 울렸다.
    하지만, 그제서야 얼굴을 맞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린이 근신중이라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활동도 없었고, 게다가 오늘은 레슨 외에 예정이 없었지만, 그래도 좀 불편했다.
    하지만, 이미 방에 불러와놓고, 기분이 바꼈다는 이유로 만나지 않으면 엄청난 실례일것이다.
    카렌이 그러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방문한 사람이 자신의 방 문앞에 왔다는것을 발소리로 알아챘다.
    그러나, 주저하고 있는걸까.
    도저히 들어오려는 기색이 없었다.

    「저기, 들어와도 돼?」

    그렇게 말하자, 잠시간의 침묵 뒤, 예상못한 인물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저기, 호죠씨?」
    「에, 아, 그 목소리, 설마 프로듀서!?」
    「……네」

    카렌은 놀랐다.
    얼마나 놀랐냐면 평소에는 쿨한 그녀가 비명에 가깝게 소리질러버릴 정도로, 경악했다.
    그 직후, 다시 무거운 침묵이 깔린다.
    그리고, 프로듀서가 빠른 어조로 한마디.

    「그, 호죠씨. 카미야씨와 타치바나씨가 고른 쇼트케이크를 여기에 놓아두겠습니다」
    「에, 아」
    「……아직 몸이 안좋으신것 같군요. 무리를 시킬 수 없으니 전 이만 실례하──」
    「자, 잠깐 기다려!」

    카렌은 순간적으로 외친 후, 문 너머에서 허겁지겁 떠나려하는 프로듀서를 불러세웠다.

    「그, 그게, 말야. 모처럼 왔으니까 잠깐 이야기라도 하고가지 않을래? 아, 물론 프로듀서가 바쁘면 딱히……」
    「……괜찮습니다. 잠시정도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는 조용하게, 그렇게 말했다.

    「그럼, 들어와. 방이 조금 어지럽고, 머리도 엉망이라 조금 흉할지도 모르겠지만……말야」
    「……그럼, 실례 하겠습니다」

    천천히, 느린 움직임으로 문이 열리고, 그 틈에서 그 무서운 얼굴이 쑥 나왔다.
    여전히 참 무서운 얼굴이다.
    린은 대체 이 남자의 어딜보고 반한걸까하고 생각한다.
    그녀는 카렌에게 자주 그와의 평소 일상에대해 굉장히 기쁘게 이야기하곤 한다.
    그게 왠지 강아지같아서 재미있었기에 나오와 함께 놀렸었던것이다.

    「아, 그러니까……구석에 파이프의자가 하나 있거든. 거기 앉아」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는 조금 초조한 모습으로 방에 들어왔다.
    그 모습은 참으로 수상했다.
    어쩌면 그는 여자의 방이라는 장소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걸지도 모른다.
    그다지 여자다운 방도 아닌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가 의자에 앉을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저기, 몸은 어떠십니까?」
    「몸? …… 응, 뭐, 몸은 조금 나른하지만, 아침보다는 많이 나아졌어. 아마 내일까지는 완치할것같아」
    「그렇습니까. 다행이군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런 그를 보고, 감기에 걸린것에 대해 죄책감이 샘솟았다.

    「저기, 다들 어떤 느낌이었어?」
    「네, 모두들 굉장히 걱정하셨습니다.」
    「……그렇구나. 아~아, 미안한짓 해버렸네」

    카렌은 무심코 그렇게 중얼거리고, 천장을 바라본다.

    「병에 안걸리게 상당히 신경쓰고 있었을텐데……」
    「……」
    「후훗, 아무말도 안하는구나. 프로듀서란 사람은 이럴 때 위로해줘야하는거 아냐?」
    「아뇨……그」
    「왜? 말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거야?」
    「아,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호죠씨는 그다지 위로의 말을 듣고싶어하지 않아보여서」
    「……당신, 의외로 사람보는 눈이 있었네」

    그의 말은, 확실히 적중이었다.
    자신의 마음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성가신 감정.

    ――그다지 겉에 드러내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카렌은 무심코, 쓴웃음 지었다.

    「있지, 좀 짜증나는 옛날이야기 해도 괜찮아?」
    「괜찮습니다. 그걸로 당신의 기분이 풀린다면」
    「그럼, 조금 들어줘」

    그녀는 조용하게 입을 열고, 작게 속삭이듯이, 자신의 과거를 말했다.
    옛날 병약해서, 그 탓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던 것.
    그 때 TV에서 본 아이돌에게서 동경을 찾아내, 살 희망을 받고 있었던 것.
    미시로 프로덕션의 정기 라이브 서머페스에서, 뉴 제네레이션즈의 라이브를 보고 그녀들을 목표로 삼은 것.
    자기 입으로 말한것임에도, 그 전부가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다.

    「있지, 당신은말야, 어떻게 생각해? 난 말야, 의외로 아이돌 잘 하고 있는걸까?」

    그는 약간 생각하고 그리고 입을 연다.

    「……과거, 당신이 아이돌에게 희망을 느낀것처럼, 지금의 당신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자신이 과거 동경했던 아이돌이 되었다.
    과거의 자신이 살 힘을 받았었던 그 존재가.
    그는 그런 말을 태연하게 말했다.
    마치 서류에 쓰여진 숫자를 담담하게 읽는 것 같은 어조로, 동시에, 명백한 사실을 말하는듯이.
    그가 말한 말은 가슴에 깊숙히 비집고 들어와, 정말로 그렇다고 착각해버릴것만 같았다.
    무심코 카렌은 뿜어버렸다.

    「후훗, 잘도 그런 부끄러운 말을 할 수 있구나」
    「……그럴까요」
    「응, 프로듀서는 지금, 상당히 부끄러운 말을 했어.……하지만」

    카렌은 말을 계속한다.

    「하지만, 그 부끄러운 말……나는 좋아해」
    「……그렇, 습니까」

    프로듀서는 카렌의 그 말을 듣고, 무심코 목에 손을 오린다.
    그것은 그가 곤란해할때의 버릇이란것을, 요 몇일간 그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행위에 약간 사람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린의 마음이 살짝 이해될지도」
    「저기, 무슨 말씀이십니까?」
    「후훗, 아무것도 아니야」
                                                                                    
    태평한 미소를 지으며, 카렌은 얼버무렸다.

                                                                                    
    ――

                                                                                    
    「그래서, 어제는 프로듀서랑 무슨 일 있었어?」

    나오와 카렌이 하교할 때, 나오는 입을 열자마자 카렌에게 그렇게 물었다.
    나오의 표정을 살짝 살펴보니, 흥미진진한 구경꾼같은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이 모습을 보아, 프로듀서가 혼자서 병문안 온것은 의외로 이 복실복실 머리가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 일도 없었어. 내가 그렇게 간단하게 떨어질 리 없잖아. 너도 아니고」
    「뭐, 뭐!? 무슨소리야!!」
    「나말야, 봐버렸어~. 얼마전에 렌탈 비디오 숍에서──」
    「아─!! 아─!!」

    당황하며 카렌의 입을 막으려는 나오를 피하며, 한층 더 놀린다.

    역시 침대에서 골골대는것보다 이렇게 친구랑 노는쪽이 즐겁구나.

    ――게다가……프로듀서의 좋은 면도 볼 수 있었고.

    「아, 사진도 찍었는데……」
    「아—!! 그만해—!!」



    「감기에 걸려서」~完~



제5화 「연약한 거미줄」


    프로젝트 크로네 프로젝트 룸은 상당히 시끄러운 곳이다.
    방을 시끄럽게 만드는 주 원인은 프레데리카와 슈코 둘이었지만, 오늘은 그 둘이 없었다.
    아니, 그 두 명은 커녕, 그 공간에는 후미카와 프로듀서 둘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고로, 그 넓은 방에는 그저 온화한 분위기에 감싸여 있었다.
    들리는 소리라 해봤자, 종이를 넘기는 소리와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뿐이다.
    그런 와중에, 그것들과는 다른 패턴의 소리가 묘하게 울렸다.

    프로듀서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려 후미카를 바라보자, 아까까지 펼치고 있던 책을 덮고 있었다.
    아무래도, 책을 다 읽은 모양이다.
    북커버를 덮고있어서 책의 제목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프로듀서는 아마 그녀가 순수 문학 작품을 읽고있다고 짐작했다.

    「……저기, 프로듀서씨? 저에게 할 말이 있으신가요?」

                                                                                                                                                   


사기사와 후미카(19)
                                                                                      

 

    아무래도 그녀는 의외로 시선에 민감했는지, 가볍게 시선을 향한것 뿐이었는데도 그의 시선을 깨달았다.
    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프로듀서에게 시선을 향했다.
    딱히 못할짓을 한것도 아니었기에, 그는 순순히 사과했다.

    「아, 아뇨. 죄송합니다. 무례한 시선을 향했군요」
    「……그렇지 않아요. 딱히 악의가 있던것도 아니니까」

    그렇게 말하며, 후미카는 가볍게 웃었다.
    그도 살짝 미소짓는다.
    그러자, 후미카는 갑자기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였다.
    자신은 그녀에게 대체 뭘 한건가
    프로듀서가 곤란해 하고 있자, 후미카는 약간 부끄러운듯이 고개를 올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프로듀서씨. 잠깐만 이야기좀 하지 않으시겠어요?」
    「……알겠습니다」

    지금은 일하는 중이었지만, 딱히 급한 서류는 아니었다.
    프로듀서는 책상에서 일어나 후미카 맞은편의 소파에 앉았다.
    그러나, 갑자기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는 잘 몰랐다.
    프로듀서는 물론, 후미카도 그다지 말을 잘하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방금 전과는 다른 침묵이 깔리고, 난처해진 프로듀서는 먼저 입을 열었다.

    「그, 사기사와씨는 책을 좋아하시는군요」
    「……네, 어렸을때부터 책벌레였어요. 책이 없는 생활은 생각할수도 없을 정도네요」
    「그렇군요. 어떤 장르의 책을 선호하십니까?」
    「딱히 좋아하는 장르는 없어요. 장르로 작품을 가리기 시작하면, 본래 만날 수 있을터인 책과도 만나지 못하게 될지도 몰라서……」
    「……그 생각은, 본받아야 하겠군요.」

    후미카의 책에 대한 신념은, 그것을 들은 것만으로도 그녀가 책에 얼마나 진지한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직설적인 말에 부끄러워졌는지, 그녀는 또다시 뺨을 살짝 붉혔다.

    「저기, 프로듀서씨는, 책을 읽으시나요?」
    「그렇네요.……옛날엔 자주 읽었습니다」
    「지금은, 별로 읽지 않나요?」
    「네, 유감스럽게도.……사회인이 되면서 개인적인 취미에 쓸 시간이 적어져서, 영화감상과 독서의 빈도가 줄어들었군요. 게다가……」
    「……게다가?」
    「재미있는 책을 찾을 시간도 부족하군요.」

    미시로 프로덕션에 입사한 이후, 그의 개인적인 시간은 없어져서 취미로 시간을 쓰지 않게 된것이다.
    그리고 후미카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일의 즐거움이라는것을 알아버린것도, 책을 읽지 않게 된 요인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자신도 나름 나이를 먹은 것이다, 그런 감개를 느끼고 있으니, 후미카가 「저, 저기」라며 그에게 말을 꺼냈다.

    「무슨 일이십니까?」
    「프로듀서씨……괜찮으시면, 제가 추천하는 책을 빌려드릴까요?」
    「……괜찮으십니까?」
    「네.……제가 좋아하는 책을, 조금이라도 프로듀서씨가 읽으신다면, 기쁠거에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매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서로 살짝 웃고, 그리고 잠시 담소를 한 후, 각각의 행동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는 못봤을 것이리라.
    프로듀서가 책상에 다시 앉았을 때의 달콤한 한숨과 요염한 미소, 그리고 그의 이름을 한숨섞어 부르는, 후미카의 모습을.


    ――

    「이, 이건……」
    「네……제가 좋아하는, 애독서, 에요♡」

    눈앞에 놓여진 몇 권의 책.
    페이지수가 딱히 많은 것도 아니고, 표지에 화려한 장식이 있는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어째서 프로듀서가 당황하고 있냐하면…….

    「이, 이건, 관능소설……입니까」
    「……네」
    「저, 전부?」
    「……네」

    그녀가 가져온 몇 권의 책의 제목.
    그것은 명백하게, 외설적인 제목이었던 것이다.
    머리가 아파졌다.
    이것은 꿈일까.
    만약 꿈이라면, 정말로 끔찍한 악몽이었다.

    「이건, 제가 평소에……사용하는 책이에요」
    「……무엇에 말입니까?」
    「후훗……그런 면을, 좋아해요」
    「어째서일까요. 지금, 사기사와씨의 모습과 근신중인 어떤 아이돌의 모습이 겹쳤습니다.」

    참 신기한 일이었다.

    「……닛타씨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어요. 여러가지에 대해 서로 가르치고, 배웠어요」
    「아아, 그래서 였습니까」

    아무래도 예상못한 곳에서 미나미의 영향력을 강하게 받은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다.

    「……저는 미나미씨처럼, 강하게 나갈 수 없었어요. 그런 부끄러운 말을 할 수 있을정도로, 제 마음은 강하지 않아서……」

    그는 생각했다.
    타인에게 관능소설을 추천하는 시점에서 충분히 마음이 강하다고.
    하지만 그런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에게, 후미카는 점점 다가간다.
    흔들흔들, 신기루처럼 느껴지는 발걸음, 하지만 거기에는 평소 그녀가 감고잇는 덧없는 분위기는 없었다.
    그의 본능이 끝없이 경적을 울린다.
    고로, 프로듀서는 자연히 뒷걸음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저는 책속에서는 느낄 수 없는것이 이 세상에 있다는것을, 아이돌 활동을 통해 알게되었어요.」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녀는 다가온다.
    그때마다 한걸음씩 뒷걸음치는 그였지만, 이윽고 그 등이 벽에 가로막힌다.

    「저, 저기……」
    「그러니까……」

    그녀는 도망갈 장소를 잃은 그의 양손을, 그녀의 가냘픈 양손으로 벽에 꽉 누르듯이 붙잡았다.
    당황하던 그도 도망치려 했지만, 그녀의 완력은 그를 웃돌고 있는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텀페스때 쓰러진 적도 있어서 여태까지 연약한줄로만 알았던 소녀의 완력이, 자신보다 강하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그리고, 움직일 수 없는 그의 귓가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저에게, 이 세계의 쾌락이란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세요.

    그렇게 속삭였다.

    「사, 사기사와씨! 무슨 생각이십니까!」

    무심코 프로듀서는 외치듯이 그렇게 물었다..
    하지만, 후미카는 그저 요염한 미소만을 돌려줄 뿐.
    과거에 느꼈던 정조의 위기를 또다시 느낀 프로듀서는 열심히 발버둥 쳤지만, 그 노력은 무의미했다.

    「후훗……프로듀서씨. 발버둥쳐도 소용없어요.……저, 체력은 없지만 힘은 세거든요.」
    「……! 놔, 놔주십시오」
    「싫어요. 놔주면 프로듀서씨를 아름답게 만들수, 없잖아요」

    아, 아름답게?
    후미카가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이해할 수 없었던 프로듀서는 멍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후미카는 비웃는듯이, 그러나 자애로 가득찬 미소를 지으며 그가 안고 있는 의문에 대답한다.

    「사람은, 꽃이 꺾이는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고, 제 애독서에 쓰여있었답니다. 즉, 강간, 겁탈한 순간이 그 사람의 매력을 가장 잘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가, 강간!? 겁탈!?」
    「……네. 저는, 프로듀서씨.……당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어요. 열락을 그 몸에 받으며, 당신이 흘리는 물방울, 그리고 아마 감미로울 목소리와 아름다울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어요.」

    환상같은 분위기로 그런 말을 하는 후미카를 보고 프로듀서는 그저 전율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명백하게 미나미보다 위험한 존재였다.

    「그, 그만하십시오! 사기사와씨. 이런 행위는, 그, 당신이 좋아한다고 확신한 사람에게……」
    「……저는, 당신이 제 운명과 이어진,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있어요.」
    「아, 아직 만난지 몇일밖에 안되지 않았습니까」
    「당신은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하지만, 저는, 그 어텀페스부터 쭉……쭉 바라보고 있었어요?」
    「……!」
    「그늘에서……쭉. 당신을 보고 있었어요. 처음엔 시선으로 쫓기만 했었어요. 그것만으로 만족했었지요. 하지만, 그때마다 당신을 향해 끓어오르는 욕망을 느꼈답니다. 이것은 위험한 감정이고, 수치스러운 감정인건 알고있었지만, 하지만, 당신이 여기에 와버렸어요. 온 그 순간, 저는 깨달았어요. 이것은……『운명』이란것을」
    「사, 사기사와씨」
    「그래서 저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답니다. 그리고……당신을 덮칠 기회는, 지금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말하고, 후미카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접근시켰다.
    그러나──.

    「다녀왔습니다」
    「후우, 이번 일은, 힘들었어」

    그 때 카나데와 아리스가 프로젝트 룸에 돌아왔다.
    일이 피곤했는지 기진맥진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프로듀서에게는 지옥에 내려온 거미줄이나 마찬가지였다.

    「타, 타치바나씨, 하야미씨! 사기사와씨를 막아주십시오!!」

    프로듀서는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고 싶은 마음으로 그녀들에게 외쳤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당사자들은…….
    일단, 후미카를 바라보고, 그리고 프로듀서로 시선을 옮기고, 전체적인 상황을 본 후…….

    「──께옥」
    「──뜨겁네」

    ……얼굴이 빨개진 후, 기절해버렸다.

    「타치바나씨!! 하야미씨!!」

    그렇다, 잊고 있었다.
    그녀들은 어른스러운 외모나 언동에 비해 풋풋하고 퓨어하다.

    거미줄은 결국 거미줄에 불과한것이었다.

    「후훗, 방해꾼은 사라졌네요」
    「어, 어떡해야……!」

    하지만, 그 때 프로듀서는 깨달았다.
    방의 출입구인 문은, 아리스와 카나데가 열어놓았던 것이다.
    고로, 여기서 큰 소리로 외치면, 아마 도움이 올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그는 입을 열려했지만,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려는 순간, 그 위험성을 깨달았다.

    잠깐, 기다려라, 그는 자신에게 호소한다.
    만약 여기서 도움을 부르면, 후미카의 명성과 이미지에 상처가 생길것이다.
    사기사와 후미카가 자신의 프로듀서를 덮치려 했다…… 그 한문장만으로도 엄청난데, 그것이 사내에 퍼지면 그녀가 있을 곳이 사라지는게 아닐까.
    그것은, 안된다.
    그녀를 프로듀스하는 사람으로서 그것은 너무나도 무책임하다.
    하지만, 그렇다해서 이대로 범해질수도 없었다.

    「저는 어떡해야」
    「후훗……♡ 프로듀서씨는, 좋은 냄새가 나네요. 여자를 유혹하는, 매력적인, 남자의 냄새」

    어떻해야……그런 고뇌로 가득 찬 표정을 지은 순간, 그야말로 신의 자비가…….
    미시로 상무가, 마침, 우연히 지나갔던 것이었다.

    「사, 상무님!!」

    그것은 방금전의 거미줄과는 천지차이였다. 절대로 끊어질리 없는 동앗줄이 내려온 것이었다.
    프로듀서는 마치 주인이 돌아온 강아지같은 표정으로 상무를 불렀다.
    그러나 그녀는,

    「……칫」

    혀를 차고, 발길질로 문을 닫은 후, 어딘가로 가버렸다.
    유감스럽게도, 동앗줄은 애초부터 그가 잡을 수 없는 위치에 있었던 모양이었다.

    「상무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임!!!!!!!!!」
    「이번에야말로, 단 둘이서, 마음껏, 흐트러지죠. 프로듀서씨♡」

    그 날, 불쌍한 남자의 비명이, 회사에 울려퍼졌다.


    「연약한 거미줄」~完~

 

 

제 6 화 『갸루는말야,뭘까?』


    시대는 흐른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든것은 흘러간다.
    기억도 그렇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유행이 가장 그럴것이다.
    학생시절, 그리고 추억이 미화되기 십상인 소년소녀 시대였다면, 해마다 바뀌는 유행을 따라갈 수 있었을것이다.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공통의 화제가 생긴다.
    물론 그것은 어른이 되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점점 유행을 쫓는것이 피곤해지거나 귀찮아지는 법이다.
    그리고, 프로듀서도 그런 한 명 「이었다」.
    왜, 「이었다」라는 과거형으로 말하냐하면, 그것은 아이돌을 프로듀스하는데 유행이란 중요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바이브스? 라는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바이브스ばいぶす : 텐션을 의미하는 일본 신조어)

    하지만 유행이란것은 이해할 수 있을때도 있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때도 있다. 가장 그것이 현저한것이 바로 『말』였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갸루어』였다.

    「응? 완전개빡(激おこぷんぷん丸)이 없어?……설마 벌써 유행이 끝난겁니까」

    그렇게 얼마전에 익혀둔 유행어가 쓸모없어졌다는것에 놀라고 있었을 때, 등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프로듀서쨩!! 뭐하는거야, 거야?」

    그 목소리에 반응한 프로듀서가 뒤돌아보자, 거기에는 그에게 마침 필요했던 아이돌, 오오츠키 유이가 흥미진진한 눈으로 그가 보고있던 잡지를 들여다보았다.



오오츠키 유이(17)
 



    「앗, 그거 혹시 HR? 유이도 자주 읽는 잡지야!♪. 그치만, P쨩이 읽고있는건 좀 의외려나?」
    「……자주 읽는건 아닙니다. 그저 유행이라는것을 파악해야하다보니」

    그녀의 의문에 그렇게 대답하자, 유이는 납득한 표정으로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과연—☆ 일을 위해서 이런것까지 읽는거구나! 야~ 성실하네. 혹시 그런 프로그램 만들거야?」
    「약간, 다릅니다. 기존의 프로그램에……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토토키라 학원이란 프로그램을 아십니까?」
    「리카쨩이 나오는 그거말야?」
    「네. 토토키라 학원의 경우 기본적으로 프로그램 내에서 여러가지 코너를 진행합니다. 그 중에 후타바씨와 모로보시씨가 담당하는 코너인 『안키랭킹』이란 코너에 강하게 반영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토토키라 학원의 주 시청자층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소녀가 대부분이기에, 이런 갸루계의 유행이, 어른이 되고 싶은 나이때, 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연령층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헤에─ 생각보다 여러가지 생각하는구나♪」

    「네. 수많은 엔터테이먼트계 프로그램이 경쟁하는 지금 상황에서 이렇게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습니다……그런데, 오오츠키씨. 제 얼굴에 뭔가 묻었습니까?」

    그는 가능한 유이가 이해하기 쉽게 왜 유행같은것을 프로그램에 도입할 필요가 있는지 설명하고 있었지만, 그녀가 아무말없이 그를 지긋이 응시하고 있다는것을 눈치챘다.
    그녀는 계속 그의 얼굴을 응시한다.
    그리고, 그 상태 그대로 그녀는 말했다.

    「그게말야~ 프로듀서쨩은 평소에는 별로 말 안하면서, 일에 관해서는 말이 많아지지~♪」
    「아, 아뇨……」

    예상못한 지적을 받은 프로듀서는, 약간 놀라고, 그리고 또 저질러버린것을 반성했다.
    그는 종종, 친구나 지인에게 이런 점을 지적받곤 한다.
    이 버릇을 개선하고 싶었지만 나이를 먹어서도 나을 기색이 전혀 없었다.
    신경쓰고있던 점을 지적받은 프로듀서는, 수줍어했다.

    「아, 부끄러워한다!! 귀여워~ 으리으리☆」

    그리고, 그런 그를 보고 유이는 왠지 천진난만한 미소로 그의 뺨을 손가락으로 찌른다.
    뺨이 뽈록 들어가고, 그 얼굴을보며 유이는 입에 손을 대며 유쾌하게 웃었다.
    이 모습을 보아 자신이 무슨 말을 해봤자 그만두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그냥 방치했다.

    「아—……신나게 웃었네♪. 프로듀서는 개그감이 있네☆」
    「……그렇습니까」

    머리가 평소 이상으로 덥수룩해지고, 손가락으로 찔린 뺨에도 손톱자국이 선명히 새겨진 그는 이제야 끝났구나하고 생각하면서 한숨을 내뱉는듯이 중얼였다.
    사실 그는 그녀가 말하는 유행어같은 말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무슨 의미인지는 대충 알 수 있었다.
    이것이 신데렐라 프로젝트 시절, 란코덕분에 길러진 회화능력이었다.
                                    
    「……하아, 진짜 한달치는 웃은 느낌이야!」
    「하아」
    「후후후, 답례로 내가 갸루가 뭔지 가르쳐줄게!!」
    「……그건」

    더할 나위 없는 제안이었다.
    문자매체로 이런 것을 배우는 것보다도, 유행 속에서 살고있는 당사자에게 듣는것이 더 이해하기 쉬운것은 당연했다.

    「저기, 그러면, 부탁해도 괜찮겠습니까」
    「좋아. 용각산 목캔디 1캔에 해줄게!!」
    「……대금은 받으시는 군요」
    「후훗, 당연한걸♪」

    뭐, 상관없다.
    사탕 한두캔정도는 접대비로 얼마든지 지불할 수 있었다.

    「그러면……부탁하겠습니다.」


    ――――――――

    「그렇군요. 즉, 갸루라는것은 생각하는것이 아닌 느끼는 것이군요.」
    「정답!! 역시나 프로듀서쨩♪. 이해가 빠르네!」

    약 1시간동안 이뤄진 갸루란 무엇인가, 라는 강의는 그에게 꽤나 가치가 높은것이었다.
    유이의 말은 아무래도 푹신푹신해서 그 의미를 다시 풀어서 이해해야할 필요가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의 갸루상이라는것을 파악할 수 있다는것만으로도 이 시간은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그는 한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질문해도 괜찮을까요?」
    「흐흥~ 괜찮아♪. 뭐든 물어봐물어봐—!」
    「……그, 갸루?가 된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갸루가 된 계기……라」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응응, 중얼거리며 팔짱을 꼈다.
    그는 그 모습에서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팔짱을 끼며 고민하는듯한 그녀의 모습이 왠지 연기하는것처럼 보였던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확증은 없는 위화감이었으며, 프로듀서가 그것을 지적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 그를 곁눈질로 보던 유이는, 결론이 나왔는지 팔짱끼던 팔을 풀었다.

    「유이는말야 딱히 되고싶어서 된건 아니었어」
    「그것은……무슨 말씀이십니까?」
    「으음, 뭐라고 해야할까—……. 유이는말야, 친한 친구랑 같이 적당~히 살아왔어. 그래서 시부야나 하라쥬쿠같은데서 놀았엇거든. 유명한 크레페 가게나, 헌옷점같은델 이곳저곳 돌면서. 꾸미는게 즐거워졌고, 화장도 하고, 네일아트같은것도 가끔 해보면서 말야」
    「그렇습니까」
    「응. 갸루가 된걸 딱히 후회하진 않지만말야〜」

    그리고 그녀는 말을 한번 끊었다.
    거기에 어떠한 의도가 있는지 프로듀서는 알 수 없었다.
    그저,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에서 희미한 슬픔을 느끼고, 동시에 뭔가를 체념한듯한 감정을 느꼈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그 자신도 잘 표현할 수 없었다.
    잠시 그녀는 말을 멈추고, 그리고「하지만」이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만약, 유이가 이런 느낌이 아니었으면~ 같은 생각할때가, 가끔씩 있어〜」
    「오오츠키씨가, 말입니까?」
    「후훗, 조금 의외야?」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정말 솔직하네. 뭐, 상관없지만」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천장을 올려보았다.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그녀에게는 무언가가 보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유이가 풍기고 있는 분위기를 느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가 말을 잇는다.

    「유이가 열심히 공부해서, 범생이처럼 되서, 꾸미지도 않고, 네일아트도 안하고 손톱도 둥글게 자르고, 악세사리도 안끼고, 그 외에 여러가지 안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할때가 있어」
    「그래서……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듣고 싶어?」

    유이는 심술궂게 웃고, 프로듀서에게 그렇게 물었다.
    잠시 침묵하고 수긍하자, 그녀는 그에게 등을 돌렸다.

    「그런 느낌의 유이도 딱히 나쁘지 않을것 같다고 생각해. 성실하게 생활하고, 성실하게 공부하고, 성실하게 사랑도 해보고……그런 유이, 어떨것같아?」
    「……좋다고 생각합니다」

    유이의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할지 몰랐던 그는 그저 애매한 대답만을 돌려줄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가끔씩말야, 유이, 이런 말 들어. 『갸루는 가벼울것 같아』나 『분명 헤프다』같은거」

    유이의 입에서 흘러나온 그 말을 들은 순간, 프로듀서는 헤아렸다.
    이것은, 그녀에게서 넘쳐나온 불만이란것을.
    반쯤 열린 입을 다시 닫고, 그는 묵묵히 들어주기로 마음먹었다.
    독은 한번에 전부 토해내는게, 나으니까.

    「……뭐, 그런 소리 듣는 이유는 알고있지만말야」

    그녀의 어조는, 프로듀서에게 들려주는 말에서 자조로 변화한다.
    자신을 비웃듯이, 그녀는 자신에게 말을 내던졌다.

    「실제로 갸루는 그런 애들이 많고. 빗치라고 하던가? 응, 그런 애들이랑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있긴 있었어? 유이는 그런거 하지 않았지만」
    「……오오츠키씨」
    「그치만, 그치만말야? 유이는, 그렇지 않은데, 다른 사람이 보면 다 똑같아 보이나봐. 그런건 좀 편견인게 아닐까? 이쁜 옷입고, 열심히 화장하고, 네일아트도 열심히했는데, 그래서, 그거야? 예쁘다거나 세련됬다거나하는 칭찬좀 해줘도 괜찮잖아. 그런데 그런소리나 하고. 게다가, 꼭 그런 사람이말야, 유이가 프로젝트 크로네에 들어가니까『역시 그런게 아니었구나─』라던가 『기품있네』같은 말 하더라」
    「……」
    「그거 제멋대로 아냐? 멋대로 갸루라면서 깠으면서, 조금 분위기 바꾸니 바로 말바꾸고……그건 결국, 이런게 아니라도 상관없다는 거잖아. 그건──」

    ──딱히 유이가 아니라도, 상관없다는 거잖아

    그녀는 그렇게 이야기를 끝냈다.
    슬픈 분위기는 없었고, 딱히 비장한 태도도 아니었다.
    그저, 그녀는 달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달관하고 있기에, 허용할 수 있는것이다.
    『갸루니까 그런 시선을 받아도 어쩔 수 없다』라는 고정관념을 포기해 버렸다.
    지금의 말의 나열도, 반드시 단순한 푸념일 것이다.
    술자리에서 무심코 튀어나오는것과 같은, 그런 아무래도 좋은 푸념.
    갸루에 대해 질문을 받고, 자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그리고 생각해버려 나와버린 여분.
    ……프로듀서는, 그저, 자신이 생각한 것을 말했다.

    「저는……당신의 모습은,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후훗, 고마워. 그치만말야, 위로할거면 좀 더 잔뜩 말해줘야지」
    「……이 이상의 말은, 동정이 되어버립니다. 그것은, 안됩니다.」
    「왜?」
    「……저는 당신이 아닙니다. 게다가 갸루가 되본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어떤 마음으로 지내왔는지는 상상으로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그것은 당신에게 지나친 무례입니다.」

    그래, 남성이며, 항상 성실하게 살아온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이다.
    물론 그녀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는 상상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픽션에 불과하다. 리얼리티는 있어도 리얼이 아니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동정해야할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므로, 저는 당신에게 사실을 말할 뿐 입니다……당신이 꾸미고, 네일아트를 칠한 손가락으로 브이싸인을 하고, 열심히 화장한 얼굴로 미소짓는 모습은……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별빛에도 지지 않을정도로, 굉장히」

    그는 그저 본심을 고했다.
    꾸미지 않은 자신의 말을 전하는 것 말고는, 그녀를 위로할 방법을 몰랐다.
    그것이 그녀의 마음에 닿았는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저, 그의 말을 들은 유이는, 그저, 에어컨의 잡음에 묻힐것만같은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고마워, 라고.


    『갸루는말야, 뭘까?』 ~完~                                                                                                                                                                                                                                                                                                                                                                                                      

 

미쳐날뛰는 후미카.....

저는 왜 이런 후미카가 좋은걸까요......

 

(3/3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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