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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 학원 이야기 HED √LR 6

댓글: 1 / 조회: 650 / 추천: 1



본문 - 10-07, 2016 20:03에 작성됨.

나는 흑백으로 가득한, 갈라진 세계에 서 있었다.

…또인가.

세계가 90%쯤 깨져 소리조차도 거의 들리지 않는 부서진 세계.

여름방학이 끝나고 나서부터 이 꿈을 계속해서 꾸고 있었다.


P 「오늘은 뭐지…?」


깨진 세계에서 보이는 영상을 본다.

…또다시, 여자애가 울고 있는 꿈이었다.

흐느껴 우는 여자애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내 서 있을 뿐.

이대로 노이즈가 끼며 페이드 아웃하는 것이 평소의 패턴이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울고 있는 여자애 옆에 누군가가 다가와 섰다.

여자애는 얼굴을 들어 그 누군가를 본다.

처음으로 여자애의 얼굴이 보였다.

…시호?

혹시 울고 있는 이 여자애가 시호라면, 이건 나의 기억인가?

그렇다면 이건 내가 잃어버린 기억의 단편인걸까?

그렇다면 세계가 깨져있는 것도 납득이 간다.

이 세계에서 뭔가 단서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파지기 시작한 머리를 의식하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나는 기억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두통은 그 격렬함을 늘려갔고, 드디어 노이즈가 끼기 시작했다.

의식이 끊어지기 직전에 보인 것은

몸과 목이 떨어진 고양이 모양 키홀더였다.

 

P 「…앗」


참을 수 없는 두통 때문에 눈을 뜬다.

생각해 낼 수 없는 것을 억지로 떠올리려고 머리에 너무 부담을 줬기 때문일까.


P 「…윽」


머리를 누르며 정보를 정리한다.

그것은 시호와의 기억.

그렇다는 건 울고 있던 시호 옆에 서 있던 건 나겠지.

무슨 이유가 있어서, 시호가 울어버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P 「…좀 더 노력할 수밖에 없나」


지끈거리는 머리를 흔들며, 나는 그 꿈을 다시 꿨을 때 해야 할 일을 생각했다.

 

어느 날의 방과 후.

신발장으로 가니 시호가 신발장 앞에 못박혀 있었다.


P 「시호, 왜 그래?」


뒤에서 말을 걸어, 시호의 어깨가 흠칫한다.


시호 「오, 오빠…」

P 「응?」


시호의 신발장을 본다.

하지만 거기에는 시호가 실내화를 신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P 「시호, 신발은…」

시호 「…」

 

시호 「신발은…그게…」


시호가 말하기 어려운 듯 웅얼거린다.

시호가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카나가 급하게 뛰어들어 왔다.


카나 「시호! 신발 찾았어!」

시호 「카나…」


카나는 시호의 신발을 손에 들고 있었다.

 

P 「밖에 신발이?」

시호 「…」

카나 「아, 선배」

P 「카나, 그 신발은 어디 있었어?」

카나 「에? 그건…」

시호 「카나! 안 돼!」

 

시호가 멈추려고 하지만, 카나의 입에서는 이미 말이 빠져나오고 있었다.

 

카나 「학교 뒤, 소각로 안에…」

시호 「아아…」


시호의 신발이, 소각로 안에?


P 「…시호」

시호 「…네」

P 「누가 한 거야」

시호 「그건…몰라요」

P 「생각해줘. 죽이러 갈 거니까」

시호 「오, 오빠. 진정해 주세요」

P 「난 냉정해. 그러니까 생각해줘」

 

P 「남의 소중한 가족을 건드렸어. 반드시 보복해주겠어」

시호 「저는, 신경 안 쓰니까요」

P 「…」

시호 「저는 제 자신보다, 오빠가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것이 싫어요」

P 「하지만」

시호 「오빠. 정말로, 괜찮으니까…」


시호의 간절한 부탁에, 나는 일단 진정하기로 했다.


P 「…알겠어. 시호가 그렇게 말한다면」

P 「하지만 만약 이런 일이 또 발생한다면 말하도록 해. 바로 달려올 테니」

시호 「네」

P 「돌아가자, 시호 …카나, 신발을 찾아줘서 고마워」

카나 「저도, 시호한테 신세를 지고 있으니 이 정도는!」

시호 「고마워, 카나」


카나랑 헤어진 후, 우리들은 귀로에 올랐다.

 

다음날


P 「시즈카, 잠시 괜찮을까?」

시즈카 「P 선배, 무슨 일이세요?」

P 「시호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시호의 신발을 숨길만한 쓰레기가 있어?」

시즈카 「…무슨 일이 있었군요」

P 「그래. 어제 방과 후에…」


나는 시즈카한테 어제 있었던 사건을 전했다.


시즈카 「과연…」

P 「짐작가는 건?」

시즈카 「없는 건 아니지만…증거가 없어서」

P 「그런가…」

시즈카 「저도 주의를 해두도록 하겠습니다」

P 「그러면 많은 도움이 될 거야. 고마워, 시즈카 」

 

시호의 신발을 누군가가 버린 사건이 있고 나서, 며칠 후의 휴일.

시호가 방을 찾아왔다.


시호 「오빠, 내일 시간 있으세요?」

P 「내일? 내일은 한가한데, 왜?」

시호 「피크닉을, 잠시 가시지 않을래요?」

P 「상관없어」

시호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아침부터 출발하도록 해요」

P 「기대하고 있어」

시호 「네, 저도요」


시호가 먼저 놀러를 가자고 하다니.

조금 기뻤다.

 

다음날, 준비를 끝낸 나는 현관에서 시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호 「오래 기다리셨어요」

P 「그 옷…」

시호 「네, 여름방학에…오빠가 사 준 옷이에요」


시호는 순백 원피스에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다.


P 「…응, 역시 잘 어울려」

시호 「감사합니다, 오빠」

P 「그럼 갈까」

시호 「네」


둘이서 집을 나선다.

잠시 걸으니


시호 「오빠, 저기…손을 잡아도 괜찮은가요?」


라고 시호가 물었다.


P 「그래, 물론」


내가 시호의 손을 상냥하게 잡으니, 시호도 그대로 내 손을 잡았다.

 

잠시 걸어, 시내 외곽에 있는 어느 언덕에 도착한다.

 

시호 「날씨 좋네요, 오빠」

P 「응」


시호가 말한대로 하늘은 새파랗게 개여 있고, 구름 한 점 없었다.


시호 「기온도 피크닉을 하기 좋고, 오늘 나오길 잘 했어요」

P 「그래. 바람도 기분 좋고 말이야」


기분 좋은 바람도 불고 있어, 그야말로 피크닉을 하기 좋은 날씨라고 부르기 어울리는 날이다.

 

시호 「오빠, 올라가 보시지 않을래요?」

P 「알겠어」


손을 잡은 채 언덕을 오른다.


시호는 내 앞에 서서, 손을 잡아 당기고 있었다.

 

언덕 정상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 본다.


시호 「…경치가 좋네요」


시호가 머리카락을 누르며 말을 한다.


P 「여기서 보는 경치는 변함이 없는걸」


옛날과 하나도 변함이 없다.

 

시호 「…」

P 「그러고 보니, 시호」

시호 「네」

P 「오늘은 왜 놀러오자고 한 거야?」

시호 「그건…」

 

시호 「…제가 신세를 지기 시작한 이 후로…그게…오빠랑 단 둘이서 외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므로」

시호 「…조금, 독점을 하고 싶어졌어요」

P 「…그렇구나」


귀여운 말을 한다.

밀짚모자 위로 머리를 두드려 준다.


시호 「…뭐예요, 앞이 안 보이잖아요」


시호는 얼굴을 조금 붉히며 그렇게 말했다.

 

시트를 깔고 점심을 먹는다.


시호 「이 양, 오빠라면 드실 수 있죠?」


시호는 3단으로 이루어진 도시락을 꺼냈다.

…짐이 묘하게 크다고 생각했더니, 이거 때문이었나.


P 「이 정도라면 여유롭게 먹을 수 있지」


요즘 양이 눈에 띄게 늘어난 학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P 「잘 먹겠습니다」


나는 계란부침에 젓가락을 뻗어, 그대로 입에 넣었다.


P 「오, 맛있어」

시호 「오빠, 음식을 입에 넣은 채 말하는 건 좋지 않은 행동거지예요」

 

P 「응」


계란부침을 삼키고 입을 연다.

 

P 「이야, 시호가 만든 요리는 정말로 맛있는걸…계속 만들어줬으면 할 정도야」

시호 「그, 그건…아직, 이르지 않을까 하는데」

P 「일러?」

시호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P 「오, 이 우엉조림도 꽤나…」


시호랑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을 즐겼다.


P 「아아, 맛있었어. 잘 먹었습니다」

시호 「변변치 못했습니다」

P 「고마워, 시호」

시호 「아니요…아, 오빠. 잠시 가만히 계셔주세요」

P 「?」

 

시호가 내 입가로 손을 뻗는다.


시호 「…네, 뗐어요」


아무래도 밥알이 붙어 있었던 것 같다.


P 「고마워」

시호 「아니요」


시호는 뗀 밥알을 가만히 바라본 후

 

시호 「…음」


그걸 먹었다.

 

P 「시, 시호!?」


왜 먹은 거야!?

 

시호 「그, 그게 여기서 버리는 것도 좀 그렇고, 손수건으로 쌌다가는 달라붙어 귀찮아지고, 이렇게 하는 게 제일 좋다고 할까, 그게」

시호 「어, 어쨌든! 방금 한 행동이 최선이에요!」

P 「으, 응…」


티슈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입에 담지 않기로 했다.


시호 「~!」


시호가 갑자기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내 허벅지에 머리를 대었다.


P 「왜, 왜 이러는 거야. 오늘」

시호 「오, 오늘은 오빠를 독점하기로 했으므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예요」

P 「그래서 무릎베개인가…」


보통 반대 아냐? 라고 생각했지만, 시호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는다.

 

P 「감촉이 좋은데」

시호 「매일 관리를 하고 있으니까요」

P 「과연」


사락거리는 감촉에 무심코 집중을 해 만진다.

…좋은 냄새도 나고.


P 「윽」


어째서인지 냄새에 반응해 버린다.

진정해라, 나 자신. 시호를 무릎에 눕히고 있는 상태에서 뭘 반응하고 있는 거야.


시호 「…!」

P 「왜, 왜 그래?」

시호 「아, 아니요…」


한 순간 시호가 눈치를 챘다 생각했지만, 기분 탓인 것 같다.

 

심호흡을 해서 정신을 냉정하게 만든다.

겨우 진정됐나.

안심을 하고 시호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으니, 숨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시호가 잠든 것 같다.


P 「…」


시호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전날 있었던 일을 떠올린다.

시호의 신발이 소각로에 버려져 있었다.

누군가한테 괴롭힘을 받고 있다는 건, 시즈카의 반응을 볼 때 틀림없는 것 같다.

시호가 왜 그런 괴롭힘을 받아야 하는 건가.

이 아이는 마음 착한, 아주 좋은 아이인데.

시호를 지키기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야 한다.

시호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주말이 끝나고, 다시 학원 생활이 시작된다.

오빠랑 피크닉을 간 덕분에 기분이 편해졌다.

역시 오빠 옆에 있으면 진정이 된다.

…예상 밖의 일도 있었지만.

…그건 오빠가 나를 그런 대상으로 봐주고 있다는 걸까.

부끄러운 동시에, 기쁘다고도 생각한다.

 

시호 「…」


고양이 키홀더를 꺼내, 바라본다.

오빠와의 추억의 물건.

언젠가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키홀더를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이 때, 나를 보고 있는 악의 담긴 시선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체육 수업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온다.

옷을 빨리 갈아입은 뒤, 점심시간 뒤에 있는 이동수업 준비를 하면서 어떤 것을 알아차렸다.

…고양이 키홀더가, 없어…!?

 

시호 「큭!」


서둘러 주머니랑 가방을 뒤져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시호 「…어째서…!」


잃어버릴 리가 없다.


시즈카 「시호, 왜 그러는 거야?」


내 행동이 이상한 걸 눈치 챈 시즈카가 말을 걸어온다.

하지만 지금 나한테는 시즈카를 상대해 줄 여유가 없었다.


시호 「나중에 해줘」


나는 시즈카의 질문을 일축하고, 다시 한 번 가방 안을 찾았다.

도움을 받는다는 선택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시호 「어째서…! 어째서…!」


그건 소중한 물건인데

그게 없으면, 나는…!


시즈카 「시호, 진정해.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시호 「입 좀 닫아!」


나는 소중한 물건이 보이지 않는다는 초조함과 안달감을 무심코 시즈카한테 풀어버리고 말았다.

시즈카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시즈카 「…그래」


시즈카는 그 한마디만을 중얼거리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결국 키홀더는 찾지 못했다.

 

P 「시호가 이상하다고?」

시즈카 「네」


점심시간, 교실로 찾아온 시즈카가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시즈카 「뭔가 초조해하고 있는 것 같은…어쨌든 무슨 일이 있다는 건 틀림없어요」

P 「그건 언제부터?」

시즈카 「체육 수업이 끝나자마자에요」

P 「방금 전인가…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시즈카 「알 수 없어요…」

P 「알겠어. 나도 물어볼게. 가르쳐줘서 고마워, 시즈카」

시즈카 「아니요…」

P 「시호…」


무슨 일이 생긴 거야…?

 

방과 후, 나는 잃어버린 물건을 두는 곳에 키홀더가 있지 않을지 확인하러 갔다.

하지만 그 곳에도 키홀더는 없었고, 나는 실의에 빠진 채 교실로 돌아왔다.

교실로 들어가니, 두 여학생이 히죽거리면서 나를 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 초조함을 느끼면서도, 나는 무시하고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자 두 사람이 날 불러 세웠다.


시호 「뭐지?」


평소라면 모르겠지만 안달이 나있는 지금, 평범하게 대응하려고 해도 말에 가시가 돋아버린다.

한 사람이 입을 연다.

그 내용은 내가 건방지다, 남의 남친을 건드린다, 그런데도 상급생한테 알랑거려서 빡친다고 하는, 들을 가치도 없는 것들이었다.

…그렇구나, 이 녀석들이.

 

저번에 카나랑 둘이서 있을 때 남학생과 얽힌 적이 있었다.

그 남학생이 카나를 밀쳤으므로, 바닥에 떨어져 있던 죽도로 쫓아낸 적이 있었다.

…그 날부터 그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 남학생이 눈앞에 있는 여자의 애인인가 뭔가였겠지.


시호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이런 종류의 패거리와는 관련되지 않는 게 좋다.

빨리 끝내고 키홀더를 찾아야 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눈앞에 있던 여자가, 내 키홀더를 품에서 꺼내기 전까지는.

 

시호 「!」


눈앞에 있는 여자는 내 키홀더에 달린 체인에 손가락을 걸고 돌렸다.

그리고 발칙하게도 이런 더러운 키홀더라며 모욕을 한다.


시호 「돌려줘!」


나는 여자에게 달려들었지만, 여자는 키홀더를 다른 사람에게 던졌다.

내가 방향을 바꿔 다른 사람에게 향하자 그 녀석 또한 여자에게 던졌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한 후, 범인인 여자가 키홀더를 내밀었다.

그렇게 돌려주길 원하면 돌려줄게.

주범인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고양이 머리에 엄지를 대고 힘을 준다.


시호 「! 그러지마…!」

 

파열음과 함께

고양이 머리가

어이없게

지면에 떨어졌다.

주범인 여자가 큰소리로 비웃으며 머리가 사라진 키홀더를 내 앞에 던졌다.

공범인 여자도 그것을 보면서 웃고 있었다.

떨어진 고양이 머리를 주범이 밟았을 때

내 안에서 무언가가 끊어졌다.

 

 

시즈카 「P 선배!」


방과 후, 시즈카가 교실로 뛰어들어 왔다.

꽤나 초조해하고 있었다.


P 「시즈카, 왜 그래!?」

시즈카 「시호한테, 시호한테 큰일이 생겼어요!」

P 「시호한테…!?」

시즈카 「어, 어쨌든 교실로 와주세요!」

P 「알겠어!」


시즈카의 뒤를 쫓아 시호의 교실로 향한다.

대체 무슨 일이…

 

교실에 도착해 문을 연다.

그 앞에 펼쳐진 것은

쭈그리고 앉아 울면서 뭔가를 중얼거리는 여학생과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인형 같은 무표정으로, 여학생의 얼굴을 계속해서 구타하고 있는 시호의 모습이었다.

맞고 있는 여학생은 머리를 감싸고 있었지만, 그 저항은 미약하기 그지 없었다.


P 「시호!」


불러보지만 반응은 없다.

이대로라면 죽여 버릴지도 모른다.


P 「시호! 적당히 해! 이대로라면 죽을지도 몰라!」


시호를 뒤에서 끌어안아 말렸지만, 시호는 저항을 했다.

하지만 시호의 힘으로는 내 힘에 대항하지 못했고, 저항은 서서히 약해져 갔다.

 

P 「괜찮아, 시호. 내가 옆에 있으니까」


시호를 강하게 끌어안으니, 시호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리고


시호 「오…빠…?」


처음으로 내가 있다는 걸 알아차린 듯 나를 뒤돌아본다.


P 「시호…정신을 차린 거야?」

시호 「아…아아…」


하지만 시호는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듯 목소리를 높이더니


시호 「~~~!!!」


소리 없는 절규를 지른 후, 내 팔을 빠져나가 뛰어나갔다.

 

P 「시호!」

시즈카 「P 선배! 시호를!」

P 「알고 있어!」

 

교실에서 나가다가 일단 멈춰서, 맞고 있던 두 사람을 본다.

내 시선을 받고, 무서워하며 뒤로 물러난다.

…아마도 이 두 사람이 괴롭힘의 주범이겠지.

그렇지 않다면 시호가 이렇게까지 할 리가 없다.

 

P 「…시호가 이 정도 했으니, 나는 아무 짓도 안 하겠지만」

P 「다음에 시호를 건드렸다간, 다음에는 내가 너희들을 죽이러 올꺼야. 똑똑히 기억해둬」


두 사람은 다시 울기 시작했지만, 나로서는 아무래도 좋았다.

그럴만한 짓을 이 년들은 했으니까.

나는 발길을 돌려, 시호를 찾으러 달리기 시작했다.

 

시호의 신발장을 확인한다.

실내화가 들어있는 것을 봤을 때, 시호는 이미 학원을 빠져나갔을 것이다.


P 「시호…!」


통학로를 전력으로 달린다.

잠시 달리자 멀지 않은 곳에서 시호의 등이 보였다.

 

P 「시호!」


불러보지만 들리지 않는 건지, 속도는 줄어들지 않는다.


P 「큭!」


속도를 올리지만 시호가 먼저 집에 들어가 버렸다.

 

조금 늦게 집에 뛰어 들어간다.

신발을 난잡하게 벗고, 계단을 뛰어 올라간다.

계단을 전부 올라갔을 때, 겨우 시호의 팔을 잡았다.

나는 숨을 고르며, 간신히 잡은 시호를 응시한다.

 

P 「시호…」

시호 「오…빠」


시호는 지금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P 「시호,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시호 「그건…」

P 「시호가 그렇게 화를 내다니, 보통 일이 아니야」

시호 「보통 일이…아니다」

P 「이야기 해주지 않을래?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시호 「그럴 수…없어요」

P 「어째서」

시호 「…오빠랑은…관계없으니까…」

P 「그렇지 않아! 시호 또한 가족이야. 그러니까」

시호 「이제 그만해!」


시호가 내 팔을 뿌리친다.

 

시호 「오빠가 그렇게 상냥하게 구니까! 나는 오빠한테 어리광을 부리고 말아!」

시호 「나한테는 오빠의 상냥함을 받을 자격 따윈 없는데!」

시호 「기억이 없다는 걸 기회 삼아 자신을 속여서는…!」

시호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또 오빠가 감싸주길 원하는 내가 있어…!」


시호가 웅크리고 앉아 울기 시작한다.

이 광경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시호한테 손을 뻗어…


시호 「!」


시호가 손을 휘둘러 내 손을 쳐낸다.

그리고 나는

계단에서 발을 헛디뎠다.

 

 

꿈을 꾸고 있었다.

평소 꾸던 시호가 울고 있는 꿈.

하지만 이번에는 평소와 다르게 세계는 갈라진 곳 한 점 없이, 색이 들어간 선명한 것이었다.

시호는 어릴 적, 우리 집에 자주 놀러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의 일.

집 안에서 놀고 있던 시호.

그 손에는 아버지가 준 고양이 키홀더가 있었다.

바빠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아버지가 준 선물. 시호는 그 키홀더를 아주 좋아했다.

하지만 어느 날, 시호는 집 안에서 넘어져 버렸다.

그 때, 들고 있던 키홀더는 운이 없게도 손을 빠져나가 땅에 떨어져, 그 충격으로 목이 부러져버렸다.

시호는 바로 목을 붙이려고 했지만, 부러진 목이 붙을 리가 없었다.

 

자신이 넘어져 버렸기 때문에, 아버지한테 받은 소중한 키홀더가 망가져 버렸다.

그렇다는 사실에 눈물을 머금고, 울기 시작했다.

이제 목은 붙지 않는다.

그것이 견딜 수 없이 슬펐다.

울음소리를 듣고, 어릴 적 내가 시호한테 다가간다.


P『시호(쨩), 왜 우는 거야?』

시호 『오빠(오니쨩)…』


시호가 울면서 나를 올려다본다.


시호 『아빠가 준 키홀더…시호가 부숴버렸어…』


그렇게 말하고 흐느끼는 시호.

그 손 위에는 키홀더가 있었다.

 

목이 부러진 키홀더를 본 나는, 어떤 방법을 떠올렸다.

 

P『시호, 잠시만 기다려』


나는 양아버지 방으로 가, 어떤 것을 빌렸다.


P『기다렸지, 시호』

P『이거, 잠시 빌려줄래?』


나는 시호한테서 키홀더를 받아, 양아버지한테서 빌린 플라스틱용 순간접착제를 부러진 부분에 발랐다.

그리고 목을 몸과 붙이고, 잠시 동안 그렇게 있으니…


P『자, 시호. 다 나았어』

시호 『와…!』


너무 많이 발라서일까, 접촉제가 삐져나와 전보다 꼴불견이었지만 시호는 눈을 빛내며 울음을 그쳤다.

 

시호 『고마워, 오빠!』

P『천만에!』

 

이 일로 인해 나를 따르게 된 시호는, 내 뒤를 자주 따라다니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낯을 가리는 타입인지 내가 다른 애랑 놀고 있으면 등에 숨어 있었지만.

그러던 어느 날


시호 『오빠!』

P『응?』

시호 『시호 있지, 오빠랑 결혼할래!』

P『어?』

시호 『엄마가 있지, 오빠는 사촌이니까 결혼할 수 있다고 했어!』

P『으~음. 나는 아직 결혼 같은 건…』

시호 『안 돼…?』

P『아, 그럼 말이지』

P『시호가 만약 결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그 때에도 그 키홀더랑 그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면 결혼하자!』

시호 『진짜!? 그럼 시호, 노력할 테니 약속한 거야!』

P『응! 약속!』

시호 『잊지 마, 오빠!』

 

장면이 바뀌었다.

시호가 계단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기 직전이라, 시호는 집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시호 『싫어! 시호는 좀 더 오빠랑 있고 싶어!』


시호는 떼를 쓰고 있었다.

모친은 억지로 데리고 갈 수도 있었지만, 시호를 상처 입힐 것 같아 방관하고 있었다.

거기서 내가 시호를 설득시키기 위해서 끌려 나갔다.


P『시호, 억지부리면 안 돼』

시호 『하지만…시호는 오빠랑 같이 있고 싶어』

P『또 언제든 만날 수 있어! 자, 어머니가 기다리니까』

시호 『싫어!』


시호가 손을 휘둘러 내가 뻗은 손을 쳐냈다.

밀어내듯 내 손을 쳐냈기 때문에, 나는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P 「…」


계단에서 떨어지는 장면에서, 나는 눈을 떴다.

못 보던 천장과, 많이 보던 얼굴이 있었다.


코노미 「눈 뜬 기분은 어때?」

P 「뭐랄까, 머릿속이 깨끗하다고 해야 하나…안개가 개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코노미 「그렇구나」

P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구나, 나」

코노미 「옛날과 똑같은 시츄에이션으로 떨어지다니, 재주 한 번 좋다니까~」

P 「원해서 떨어진 게 아니지만 말이야」

 

코노미 「기억은 있는 것 같네」

P 「하는 김에 옛 기억도 돌아왔어」

코노미 「어머, 머리를 부딪혀 돌아왔으려나…좀 더 빨리 할 걸 그랬어」

P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 하지 마…」

코노미 「그래서, 넌 어쩔 거야?」

P 「어쩔 거냐니」

코노미 「시호가 밀쳐 머리를 부딪힌 게 두 번째인데」

P 「아니야, 코노미 누나」

 

P 「어느 바보가 자기 혼자 발을 헛디뎠고, 그 때 우연히 시호가 근처에 있어 손이 닿았을 뿐이야」

P 「그러니까 잘못은 발을 헛디딘 바보한테 있고, 시호는 아무 잘못도 없어. 그치?」

코노미 「그렇네, 바보. 솔직히 오글거려」

P 「너무하구만…시호는?」

코노미 「솔직히 말해 꽤나 동요하고 있는 모양이야. 한 때는 또 내가 죽였다고 잠꼬대처럼 계속 중얼거렸지만…지금은 방에 틀어박혀 안 나오는 것 같아」

P 「그렇구나」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 뿐이다.

깨어났을 때 발견한 고양이 키홀더…

이것이 키가 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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