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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이렇게나 일상적인 이야기 - 제 2화, 그 열한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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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4, 2016 21:12에 작성됨.

원본 링크 (ハーメルン의 満足な愚님 作 《かくも日常的な物語》韓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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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것저것 번역을 하고 있는데 결과물은 없는 걸까



문장을 쓰는 건 어려운 일이네요. 힘들지만 재밌어요

제 2화 그 열한 번째

「아ー, 재밌었어」

체육관을 나온 후 마코토의 첫 한 마디였다.
그 후, 마코토와 히로토는 체육관에 있던 운동부 종목을 전부 다 하고 갔다. 나랑 유키호 짱은 했따가 안 했다가. 나는 마코토나 히로토같은 체력은 이제 없는 거다. 어제 연주만으로 죽을 지경이었는데. 시간이란 건 무서운 거다.

「하지만, 역시 마코토 짱이네. 무슨 경기를 하던 다 잘하더라」

「그러려나, 그렇게 말해 주면 부끄러워지는데. 하지만, 나보다 히로토 씨가 더 대단했고」

체육관에서 해 본 그 어떤 종목도 마코토는 두루두루 잘 했다. 운동 잘 하는 거야 아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잘 할 줄이야……마코토의 운동신경은 빼어났지만, 히로토는 그보다도 약간 위에 있었다. 본인 왈, 운동신경도 재능도 마코토가 위다. 그저, 귀갑보다 연공이라는 말처럼, 나이가 있는 만큼 경험의 차이가 있다던가 뭐라던가. 내겐 둘 다 운동신경 좋다고밖에 할 말이 없긴 하지만.
(* 귀갑보다 연공: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경험이라는 뜻의 속담 - 역주)

「아니, 마코토 짱 대단했어. 카라테 이외의 스포츠 동아리같은 것도 안 했는데 그렇게까지 할 수 있다니」

「에헤헤, 감사합니다. 히로토 씨!」

「하지만 히로토도 대단했어. 그렇게 깨끗하게 슛을 날리다니 말야」

「뭐, 중학생 때랑 고등학생 때 좀 깔짝였던 경험이 있으니까. 해 봤으면 누구나 할 수 있었을걸. 게다가 너도 엄청 잘 하잖아」

전국대회 갔던 게 깔작였던 정도란 건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게다가 내 슛은 우연히 들어간 것 뿐이지만, 히로토는 완젼 실력이었다.

「그래, 오빠! 승부도 이겼고, 완전 잘 했어!」

결국 승부는 나와 마코토가 이겼다. 그 때 4번째는 실패하고 한 번 남았었지만, 마지막 5번째 때 어떻게든 넣을 수 있었다. 그 결과, 5-6으로 나랑 마코토가 히로토보다 1점 더 높아서 이긴 거다.

내가 마지막에 공을 넣었을 때 마코토는 엄청 기뻐했다. 유키호 짱도 나름 칭찬해 줬다. 딱히 대단한 건 안 했지만, 그 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넣게 돼서 잘 됐다고 생각했다.

「그럼, 다음은 어디로 갈까?」

마코토가 손에 든 주스를 따면서 말했다. 마코토가 히로토에게 부탁한 건, 자유투 퍼펙트 달성 경품으로 우리한테 주스를 하나씩 사 달라는 거였다. 원래 사 줄 생각이었다면서 히로토는 기꺼이 승낙했고, 우리에게 주스 하나씩을 사 줬다. 오빠 된 입장에서 마코토가 이렇게 다른 사람을 생각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서 너무나 기쁘다. 오빠 녀석이랑 닮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여러 가지 의미로.

받은 건 차(茶) 2개랑 탄산음료 2개. 나랑 유키호는 차를, 히로토와 마코토는 탄산음료를 골랐다.

나도 페트병을 따고 한 모금 마신다.[오] 체육관의 열기로 약간 땀 난 신체에 들어간 차가운 차는 맛있었다. 아까까지 여자 농구부 부원한테 부탁해서 아이스박스에 넣어 뒀던 거라 차디차게 보관되어 있었다.

「그러게, 다음은 동아리동에 가 보는 건 어떨까」

마코토의 말에 차를 한 모금 마신 유키호 짱이 대답한다.

동아리동이라. 단어만 보면 동아리 부실이 모여 있는 곳이려나. 이 정도로 큰 학교니 말이지, 동아리도 이것저것 많으려나. 좀 기대된다. 추오 고등학교에도 동아리는 엄청 많았다. 교칙에 전교생은 강제적으로 동아리에 입부하도록 되어 있었다. 어쨌든, 전교생이 어느 동아리던 들어야 하니. 그러니 동아리원이 많아진다. 결과적으로 동아리 수도, 동창회 수도 무지막지하게 늘어나서 혼란한 학교가 되어버렸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추오고 동아리는 유명했다. 수가 많다는 점에서나, 뭐 이상한 동아리가 많다는 점이거나. 우리도 그런 뭐 이상한 동아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동아리랑 동창회가 너무 많아서 어떤 동아리가 있는지 전부 말할 수 있는 인간은 별로 없지 않으려나. 동호회는 동아리실이 배정되지 않으니, 동아리실 수가 그대로 동아리 수가 아니었다.

그 추오고도 동아리동은 한 개뿐이었다. 근데 여긴 두 개. 동아리 수도 그만큼 많다는 거겠지.

「맞아! 히로토 씨도 같이 가는 거 어때요?」

「으ー음. 난 그냥 가려고 했었는데…….유키호 짱, 괜찮아?」

「앗, 네. 히로토 씨는 어떻게어떻게 익숙해졌고요오」

유키호 짱은 어제오늘로 히로토를 평범하게 대화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본인은 그렇게 주장하고 있지만 좀 어색하다. 하지만, 거의 처음 보는 남자 상대로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게 됐단 건 크나큰 진보라고 할 수 있다.

「그거 잘 됐네. 그럼, 나도 같이 돌까」

「응! 그게 좋겠어!」

마코토랑 히로토 콤비라……나쁘지 않은데. 상성적으로도 둘 다 스포츠 좋아하고 사람도 좋다. 얼굴도 미형이고, 어울린다. 이대로 사ᄀힵ라. 의외로 정말로. 사귀었으면 한다.

「그럼, 갈까」

뚜껑을 꽉 닫은 유키호 짱이 말했다. 멈춰 있자면 시선이 아프다. 나 말고 마코토, 히로토를 향하는 시선이지만, 소시민인 나에겐 주목이란 독(毒)이다. 주목받는 건 내가 아니지만.

「좋아, 가자!」

「그래, 슬슬 출발할까」

마코토, 히로토 순으로 대답한다.

「그럼, 유키호 짱. 안내 부탁해」

유키호 짱이 걷기 시작한다. 그 바로 뒤를 마코토가, 약간 거리를 두고 나랑 히로토가 뒤따른다. 혼잡한 체육관을 뒤로 한 채 동아리동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헤에ー, 동아리 엄청 많네」

동아리동은 일반적인 학교 건물처럼 교실이 가로로 배치되어 있었다. 각각의 문에는 플레이트가 걸려 있다. 우리들이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동아리동 1이란 곳이었다. 유키호 짱도 자세히는 모르는 것 같지만, 동아리동 1은 문과계열 중심으로, 동아리동 2는 운동계열이 중심인 모양이다. 참고로 동아리동 2는 대부분이 운동계열이어서 문화제에선 일반공개되지 않는다던가. 즉 이 동아리동 1만 돌고 끝이란 거다.

「정말 많네」

마코토의 말에 히로토가 말을 잇는다.

휙 둘러보기만 해도, 여기 1층에만도 꽤 많은 동아리가 있는 것 같다>플레이트가 엄청 많다. 유명한 곳 이름을 대자면, 문화부, 문예부, 예능부, 천문학부, 서도부, 미술부 등.

근데 문화부랑 문예부는 무슨 차이인 걸까? 누구 나한테 알려주지 않으려나>문화부 동아리 대부분은 전시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천문학부 같으면 별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라던가, 미술부라면 작품 전시라던가.

마코토랑은 좀 안 맞지 않나 싶었지만, 본인은 꽤 흥미있는 모양이다. 나는 아까 그 체육관보다 여기가 좋다. 사람도 적고, 침착한 분위기고. 고등학생 시절까진 웅성웅성 와글와글한 분위기를 좋아했는데 말이지. 이것도 어른이 된다는 걸까.

유키호 짱은 역시라고나 할까 여기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침착한 분위기니까. 유키호 짱은.

미술부 작품을 보고 있는 모습은 정말로 그림이 된다.

2층에 올라가니 본 적 있을 법한 동아리에 밀려 버린 미묘하고 매니악한 동아리가 눈에 들어온다. 오컬트 연구회, 미확인동물(UMA)연구회, 미확인비행물체보고소 등. 그리고 저 셋 다 똑같지 않아? 뭐가 다른 걸까.

참고로 오컬트 연구부는 흑마술의 발동 조건 같은 중이병 풀 전개같은 느낌의 전시를 하고 있었다. 중학생 때 이런 동아리가 있었다면 망설임 없이 입부했겠지……남자라면 누구나 마술에 흥미가 있는 때가 있는 거다. 지금은 아무래도 없지만.

마코토도 히로토도 으ー음, 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히로토는 히로토대로 꽤 재밌네, 하고 싱글벙글했지만.

그렇게 좀 이상한 2층을 둘러보고 나서 3층으로 올라갔다. 동아리동은 4층 건물이다. 남은 건 이 3층과 4층뿐.

시각은 슬슬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드는 시간대..좀 서두르면 일반 공개 시간 안에 다 돌 수 있을 것 같다. 이 부실을 다 도는 건 무리일 것 같고, 재미있어 보이는 데, 관심있는 데만 돌자는 유키호 짱의 의견을 모두가 받아들여 재미있어 보이는 동아리만 돌기로 했다.

라곤 했지만 3층은 매니악한 동아리만 줄줄이사탕이다. 기하학연구회, 밭부, 생선구이연구회, 삼나무의 아들. 뭐야 이 학교. 위쪽 2층엔 뭐가 뭔지 모르겠는 곳도 많다. 하지만, 생선구이연구회나 삼나무의 아들은 뭔데. 생선구이연구회라던가, 엄청 신경쓰인다.

나머지 일행들의 OK를 얻어 안을 들여다본다. 생선구이연구회는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의 굽는 방법에서의 차이나, 굽는 방법에 맞는 음식을 전시하고 있었다. 맛의 데이터가 그래프로 수치화되어 있었고, 영양 운운하며 어려운 말로 적혀 있었다. 똑바로 연구하고 있으니 정말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기분이 되었다.

그렇게 3층 복도를 거닐고 있자니 어떤 부실 앞에서 그 목소리가 들렸다. 히로토랑 체육관에서 만났던 시점에서 이런 전개도 미묘하게 예상은 하고 있었다만, 맞아떨어지면 맞아떨어지는 대로 미묘한 기분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리들의 문화제 탐방이 지루할 일 없었음은 틀림없다.



역자 후기

일본어 번역의 경우, CAT 보조가 있으면 번역 속도 200타/분도 가능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키보드를 쉬지 않고 두드리다 보니 관절이 뻐근해졌어요. 갈축 키압은 그리 높지 않았던 것 같은데, 기계식은 갖다버리고 인체공학 키보드나 쓸까… 하고 집구석에 처박혀 있던 MS 컴포트 커브 2000을 꺼내왔습니다 뭐야 이거 키감 왜 이래.
기계식이 이래서 안 돼요. 다른 키보드를 쓰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렷!

(이 후기는 의식의 흐름 기법을 도입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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