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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 "프레쨩이 우울해져서요" (4/4)

댓글: 15 / 조회: 2911 / 추천: 12



본문 - 07-03, 2016 23:27에 작성됨.

14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4(月) 18:55:27.73 ID:eXXDmBgSo
 「시키 쨩, 지금까지 정말로 고마웠어」

 끔뻑 숙여 절한다. 벚꽃이 다 져버린 뒤, 프레 쨩의 투약치료는 일단은 끝났다.
 앞으론 정신적인 불안을 빼내는 게 어떤 것보다도 치료가 된다, 는 듯하다.
 프레 쨩은 희노애락의 "희"가 완전히 빠졌단 점을 빼면, 딱 봐선 발병 전과 그다지 차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저기 시키쨩, 나 말야. 이 병에 대한 거 생각한 적 있다?」

 그렇게 말하곤, 프레 쨩은 힘내서 나와 눈을 마주치려 한다.
 그것도 또 묘하지만 프레 쨩은 일상생활에 돌아오려면 세세한 것에도, 세세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주 예전에, 펭귄은 아주 옛날에 하늘을 날았다고 했었지」

「아- 응, 골격으로 보면 그게 정설이 되려나-」

「그거랑 펭귄도 나랑 같은 병에 걸린다는 얘기도 했었지」

「응응」

「그럼, 펭귄은 하늘을 날고 싶어서, 근데 날지 못해서 슬퍼져서 병이 난다는 것도 있을 수 있을까나아?」

 음, 음음. 오랜만에 들었다. 미야모토 프레데리카 이론.
 과연 그 마음은?
 자자, 그럼 나는 어떤 답을 내밀어야 하는가. 조금 생각하고나서 말했다.

「……펭귄은 말야 -인조(人鳥)라고도 한대-」

「이인조?」

「인간처럼 두 발로 서니까 인조」

「아ー」

「새인데도 두 발로 서있는 건 중력을 거슬러서, 그렇지만 새인데도 날 수 없어서 중력에 잡혀있어. 그런 딜레마를 사람처럼, 어쩌면 펭귄도 느끼고 있다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글쿠나- 중력이구나-」

 흐음, 이런 대답으로 프레쨩은 만족했으려나. 멍하니 기우는 우측 방향. 창 너머 족 하늘을 바라보는 프레 쨩.
 잠시간 있다가 프레 쨩은 뭔가 사고를 굳혔는지, 주먹을 꾹 쥐고 말했다.

「저기 나, 파파랑 마마 모두한테 우울증 얘기 하려구 해」

「……괜찮아?」

 그건 프레 쨩이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어서.
 남에게 걱정을 끼치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프레 쨩에겐 얼마나 용기가 필요했던 일었을까.
 나는 다시 한 번, 괜찮아? 하고 물었더니 프레 쨩은 천천히 끄덕였다.

「프레 쨩은 있지, 이젠 괜차, 나-」


 

 

 

 

146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4(月) 23:11:33.34 ID:eXXDmBgSo
 ……。

 사무소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용건이 있으니 이치노세만 와라, 고 이제와서 어떤 딱딱한 말씀이 있으려낭?
 사무소까지 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응- 십중팔구, 아이돌 활동의 복귀 관련 얘기겠지 생각하지만. 아직 숙제는 많다.
 먼저 레이지 레이지의 비난 문제.
 휴업 이유에 대해서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한 탓에 이야기에 꼬리가 붙은 정도가 아니라 등이나 가슴까지 생겨나서 거침없이 넷트의 바다를 헤엄치는 상태다.
 아마도 프레 쨩은 앞으로 팬에게도 병상을 발표할 거겠지만.
 판에게 받아들여질런지- 판은 병에 걸린 미야모토 프레데리카를 받아줄런지-
 그리고 뭣보다도 것보다도, 프레 쨩은 아직 병이 낫지 않았다.
 갑자기, 정말로 정말로 슬픈 냄새를 풍기곤 몸 상태를 무너뜨린다.
 그 때 프레 쨩에게 이유를 물어도 암것도 아니야- 하고 또 웃는 얼굴 같은 어떤 표정을 한다.
 뭔가 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프레 쨩을 슬프게 하는, 빼내야만 하는 원인이.

 정신을 차리니 지정된 방 앞까지 왔다.

「냐흐흥~♪ 불러서 날아온 시키쨩이야~ 내 인내력으론 3분 밖에 못버티지만 그 부분 잘 부탁해~」

 뭐어, 일단 앉게나, 하고 재촉한다. 보아하니 나를 부른 트레이너 쨩은 왠지 매우 신묘한 얼굴.
 얼라리요. 텐션 잘못 잡았냥?
 트레이너 쨩은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자, 지금 부른 건 복귀 문제다만」

 빙고. 흥흥흥.
 나는 준비해둔 답을 머릿속에서 뽑아 꺼내 둔다.

 머~ 좀 더 상태를 봐야지- 
 자연치료를 기다릴 뿐만 아니라, 원인을 해명해서 대처법도 제대로 생각해서 말이지-

 하고 생각했던 뇌내 대사는 곧바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게 되었다.

「만약 미야모토가 아이돌로써 해나갈 의지가 있다면, 레이지 레이지는 해산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
 냐?


 

 

 

 

14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4(月) 23:21:45.99 ID:eXXDmBgSo

 트레이너 쨩은 끊음이 분명하지 않게 계속 이어나간다.
 나는 의외로 냉정하게 그 말을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들었다.

「그 프로모터의 요구, 아무래도 거절할 수 없었던 것도 있다만」

 ……。

「미야모토에겐 말이다, 너와 유닛을 이룬다는 건 아직 레벨이 너무 높은 얘기다」

 아ー…….

「전부터 미야모토에겐 얘기해뒀다만, 이치노세에겐 말하지 말아달라고──」

 아, 아ー.

「──하지만 설마 일이 이리 될 줄이야──」

 글쿠나, 그렇구나.
 납득이 갔다.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나였구나.

 원인은, 별 게 아니었다. 나였다.

 생각해보니 프레 쨩은 라이브 때도, 옥상에 있을 때도 시키 쨩을 질리지 않도록, 하고.
 이러면 시키 쨩을 질리게 해버린다고. 언제나 나만을 신경 썼다.

 즐겁게 해주는 건 특기인데, 사람을 슬프게 하는 건 절망적으로 못하는 프레 쨩은.

 대본도 댄스도 찰나에 기억해버리는 나를 보고서. 나를 지루하게 하지 마, 따윌 언제나 말하는 나를 보고서.
 분명 누구라도 깨닫지 못하게 무리를 해서 웃고, 그래도 제한없이 올라가는 요구에, 무의식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부담이 걸려서.
 그래서, 팡, 하고 공기가 한계까지 들어간 풍선이 터지듯이, 프레 쨩은 망가졌다.
 나는 나대로, 너라면 분명, 같은 걸 어디선가 생각하고 있었다.
 나를 언제나 지루하게 하지 않는, 읽어낼 수 없는 너라면, 혹시라면, 따위를. 그 따위. 그 따위, 그 따위 머저리같은.

 기프티드.
 하느님께서 나에게 변덕으로 내려준 압도적인 재능은, 과학기술을 아주 몇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게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존재하는 것으로 그 재능이 주변 사람들을 깊게 상처입힌다고 한다면.

 혹시 내가 기프티드가 아니었다면, 이름을 듣지 못한 그 애를 런치에 불렀으려나.
 혹시 내가 기프티드가 아니었다면, 대디는 어릴 적처럼 언제나 칭찬해주었으려나.
 혹시 내가 기프티드가 아니었다면, 프레 쨩은--

 라니. 그런 거 누구에게도 말할 생각은 없지만.

──너만 없었다면, 너만 없었다면…….

 나는, 분명 다른 이에게 이해따윈 바래서는 안된다.

「──그러니까 이쪽에서도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논할 테니……왜 그러나, 어딜 가려는 거야. 이치노세?」

「왠지 말야- 전부 질려버렸어. 뭐든자 아아무래도 좋아졌어. 쫌 할 일 있으니까 조퇴할게. 냐하하」

 금방 질리는 나로 보자면 터무니 없이 길었다 생각한 프레쨩 관찰일기도 이걸로 끝난다.

 미안해, 프레 쨩.

 괴롭힌 건, 나.

 구해질 수 없는 건, 내 쪽.

 미쳐있던 건, 내 쪽이었어.


 

 

 

 

16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7(木) 23:38:29.38 ID:jOwC5ATCo
 일주일 뒤, 여행에 간다며 백에 짐을 넣었다.
 내가 프레쨩의 방에 남긴 흔적은 생각보다 많아서, 빵빵하게 부풀어오른 백은 지나간 세월의 기나김을 이야기했다.
 프레 쨩은 긍가- 요즘 아무데도 못갔지, 미안해-- 하고 예전에 일과였던 과자 만들기에 챌린지했다.
 시선은 한 번도 나누지 않았다.
 프레 쨩이 눈을 맞추지 못한 게 아니라, 내가 눈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짐 가지러 올게 하고는, 오랜만에 내 방으로 돌아왔다. 한 숨 놓고는 펜을 집는다.

 지금까지의 연장이다,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해외 유학같은 거 하지말고, 우대해줄 테니 우리 학교에 남아주지 않겠나 하고 부탁받았을 때도.
 일생일대의 실험을 행한다, 협력해준다면 유력한 포스트를 준비 못해줄 것도 없네, 하고 에둘러서 원조 요청을 받았을 때도.
 자넨 과학계에 있어 시대의 총아다, 그런데 이 대학을 그만둔다니, 손실에 대해 어찌 책임질 거냐며 울며 붙잡혔을 때도.
 나는 어디에도 정해진 일 없이, 멋대로 비틀비틀 방랑해왔다.
 아이돌조차도, 그 통과점의 하나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정신차리니 일 주일이 지나서, 안약을 몇 병이나 넣어가며 완성시킨 작별 선물을 갖고 사무소로 향한다.
 어디보자, 이걸 어디에 놓아둬야 하나.
 정해진 요일에만 사용하는 락커에 슬쩍 숨겨두면 누군가가 언젠가 발견해주지 않을까.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넘기고 싶다.
 그럼 누군가에게 맡겨둬야 하는가, 그렇다면 카나데 쨩은 안 된다. 그 애는 아주 눈치가 빠르다. 딱 하루 정도만 시간 벌기가 되면 좋겠지만.

 문득 시선을 느꼈다. 후끈 해질 정도로 열량이 담긴 아주 뜨거운 시선.
 거기에 더해서, 이번엔 잔뜩 온기도 더해져 있나보다. 화끈화끈하고 끈적끈적하다. 말하자면 스팀. 주전자네-?
 돌아보니, 타오르는 눈동자에 잔뜩 물기를 적신 히노 아카네 쨩이 내 등뒤에 서있었다. 그리곤.

「저 저깃! 죄, 죄송했습니닷!!!」

 90도의 체육계 인사를 더 굽혀서, 아카네 쨩은 전력투구로 사죄의 말을 성대하게 토해냈다.
 ……응, 응. 뭘까, 갑자기. 머어 왠지 예상은 가지만서도.

 아카네 쨩은 코를 킁킁 울리면서, 계속한다.

「사무소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거, 들었슴돠...! 프레데리카 씨가...! 프레데리카 씨가 큰일이 났어서...! 절대로 말하면 안되는 말이 있다고...!」

 오열을 섞어가며 계속한다.

「그런뎃, 저 그 때 아무것도 몰라서 그런 걸...! 어어어어어, 어찌할깝쇼...!」

 남자울음, 이라고 하면 실례려나. 물웅덩이가 될 정도로 폭포수같은 물방울이 눈에서 쏟아지는 아카네 쨩.

「이리 된 바에야... 스포츠맨 십에 따라서...할복하겠슴돠!」

 아니아니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걸까나. 무사도엔 따를지 몰라도 지금은 헤이세이야. 자해는 현대 스포츠의 관점으로 보면 룰 위반이야.
 어엇, 할복이란 스포츠가 아니었습니까?! 라니, 너 대체 뭐에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결론이 난 거니?

「어쨌든... 스스로 스스로가 한심함돠……!」

 …….
 제대로 남을 위해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너는 분명 아주 올곧아서.

「아카네 쨩, 너 말야, 저녁 드라마 주인공이 되는 편이 좋아」

「네, 넵?!」

「좋아좋아, 너한테 맡겼다- 자, 이거」 하고 작별선물을 넘긴다.

「읏 으왓, 뭡니까 이거?! 무겁습니다! 게다가 왠지 문자가 엄청 많은데...!」

「괜찮아 괜찮아, 원숭이가 우울증에 걸려도 괜찮도록 원숭이라도 알 수 있게 써놨어~ 그러니까 누구라도 읽을 수 있어~ 물론 너라도 읽을 수 있어~」

 1주일 동안 간 곳. 내가 지금까지 레포트해온 프레 쨩 관찰일기를 모두 정리해 논문으로 체계를 맞춰놓았다.
 나의 두뇌는 전부 여기에 몰아넣었다. 이 연구결과가, 그대로 나를 대신해 주리라. 이걸로 나는 필요 없다.
 그러고보니, 처음으로 시간죽이기 외에 목적으로 논문을 썼단 느낌이 든다.
 바라거니 이 연구가 후세의 병리의 기초가 되기를, 하는 답잖은 주술을 살짝 걸어둔다. 응- 왠지 그럴싸한 느낌이 되었으려나.

「저기 말야, 그 대신이랄 것도 아니지만, 지금부터 모두 힘을 합쳐 프레 쨩을 받쳐줘」

 아카네 쨩은 쩍하니 입을 열었다가, 그 다음에 조금 있다가.

「……네, 물론입니다! 왜냐면 모두 프레데리카 씨를 좋아하니까요!」하고 웃었다.

 잘됐다. 이걸로 걱정거리가 확 줄었다. 천칭에 건 결과다.
 내가 존재하는 걸로 얻는 메리트보다, 존재하지 않는 메리트가 이번엔 높았다.
 그것뿐이다, 하고 무리하게 생각하고자 했다.

 돌아오는 길에 우체통에 "레이지 레이지의 휴식 이유는 모두 제 책임으로 해주세요"라고 쓴 엽서를 놓아두었다.
 별로 히로익한 기분에 빠진 건 아니다.
 나에 대한 평가는 아무래도 흥미가 없으며, 이 쪽이 모두에게 편리하니까 선택했을 뿐이다.

「후우ー」

 이걸로 끝.
 앞으론, 방해하고 있던 아주 이기적인 악역이 사라질 뿐이다.


 

 

 

 

16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8(金) 00:21:50.77 ID:xzHD9nQGo
 마지막에 짐을 가지러, 프레 쨩의 방으로 향했다.
 필요한 건 하나도 없었지만, 이때 나를 깨끗이 잊어주길 바랬다.
 프레 쨩은 핑크의 에이프론을 허리에 두르고, 초콜릿 무스를 만들고 있었다. 날름 맛을 봤더니, 제대로 단 맛이 났다.

「냐하하, 미안, 왠지 갑자기 온천에라도 가고 싶어져서 말야- 자유를 구하는 자 시키쨩~」

「프레쨩 몫까지 놀다와-ㅇ」

「……」

 너에겐, 아무것도 알리지 않고 갈 테니까.
 뭐든 던져놓고 갑자기 사라진 나를 프레쨩은 미워하려나.
 모르겠다. 프레 쨩에 대해선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다.

「프레 쨩, 허그할까」

「응, 허그-?」

「응」

 수돗물로 손을 닦고 에이프론에 물기를 닦아낸 뒤, 자, 하고 프레쨩은 양손을 펼쳤다.。
 살짝 등뒤로 손을 돌린다. 불룩한 감촉이 부드럽게 감싼다.

 그때는 필사적이라 아무것도 눈치 채지 못했다.

 더는 등뼈가 올라오지 않았으며, 몸의 선도 정상 범위내. 좋아좋아, 진찰결과 이상없음. 외견상으론.
 내용물까진 측정할 수 없다. 프레 쨩에겐 뭔가 남았으려나. 많은 감성을 떨어뜨린 뒤 무엇이 남았으려나.
 만약 무언가 잃은 게 있다면, 그건 전부 내 탓.

「미안, 프레 쨩」

「어째서, 사과해?」

「……」

「시키쨩 나쁘지 않아- 저어언혀 나쁘지 않,아-」

 프레 쨩.
 이런 나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해서, 고마워.
 하지만, 이제 괜찮아. 더는 충분하니까.

 마지막까지 숨을 스읏하고 빨아들인다.
 앞으로 하나만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다.


──네 냄새를 절대 잊지 않을게.


 다녀와- 하는 언제나처럼의 말을 등지고, 나는 문을 닫았다.

 

 

 

171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8(金) 00:58:22.53 ID:xzHD9nQGo
 …….

 버스 창에 비치는 경치를 멍하니 바라본다.
 나의 몸은 어디를 향하는 걸까. 그것조차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어쨌든 먼 곳에 있다면 어디에 놓이더라도 상관없다.
 잠시동안 언제나의 이치노세 시키의 실종벽이라고 누구라도 경계하지 않으리라. 3일 정도 있으면 소란이 날지 몰라도, 3개월 정도면 진정될 것이며, 3년 정도면 잊어버린다.
 뭐라든 간에, 갖은 사상은 자연으로 수속해 간다. 세계는 내가 없어도 멋대로 돌며, 멋대로 닫힌다. 별로 그걸로 괜찮아-

「……」

 아무리 적당한 말로 얼버무리려고 해도, 안 됐다.
 나는, 결국 좌절했다. 어쩌면 인생 처음으로 좌절했을지도 모른다.
 이 좌절은 앞으로 내 배경에 얼마나 진하게 그림자를 떨어뜨릴까. 범한 빚은 얼마를 걸려야 갚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조차도 완전히 잊어버리는 걸까.

 떠날 때 아카네 쨩과 했던 대화를 떠올린다.

 그리고, 물론 모두 상냥한 시키 씨를 좋아함돠!

 상냥해-? 내가-?

 네! 왜냐면 시키 씨는 언제나 항상 프레데리카 씨를 받쳐주지 않았슴까! 그런 시키 씨가 상냥하지 않을리가 없잖슴까! 하던 대화.

 처음으로 들었구나, 상냥하다니. 같은 말을 관계 없는 세명에게 들으면 진실이라고 한다지만.
 응- 상냥함의 증명이란 달리 어떻게 할 수 있으려나.
 뭐가 증명서가 되려나.
 어느쪽이든 혼자서는 할 수 없을 테니 그건 아주아주 귀찮다.

 자, 이제 어떡하지.
 다다미 여섯 짜리 원룸이라도 빌려서 현상금 걸린 크로스워드라도 풀어서 응모해볼까나.
 그저 풀고, 풀고.
 그 뒤엔 어떡하지?

 

 

 

 

 

17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8(金) 01:52:40.42 ID:xzHD9nQGo

「크함」

 하품이 나왔다. 그러고보니 계속 철야였다는 걸 생각해냈다.
 천천히 눈을 감는다. 다음에 눈이 열리면, 분명 내 몸은 모르는 토지에 옮겨져 있으리라.

 눈꺼풀 뒤편에,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금발이 살짝 떠올랐다.

 …………。
 
 ………。

 ……。

「……이, 저기, 언니」

「응냐……」

 몸이 흔들려서 눈을 떴다. 음음, 전혀 졸린 기가 떨어지지 않았단 건 내 목적이 아직 달성하지 못한 모양이다.
 시선을 내리자 작은 여자애가 나를 올려다 봤다.

「언니는, 박사야?」

「엉?」

 주위를 둘러보니, 버스 바닥에 시험관이나 조금 위험한 약품이니를 흩어놓고 있었다.
 음음. 아무래도 버스에 흔들려서 빵빵하게 채워넣은 백에서 튀어나온 모양.
 여자애는 시험관을 작은 손바닥으로 꾹 잡고 내게 내밀었다.

「냐하하, 고마워- 넌 우수한 조수가 되겠구나-」

 여자애는 내 말에 갸우뚱 고개를 기울이곤, 내 짐을 주워주었다.
 나도 적당히 널려있는 유리 용기를 백 안에 넣는다. 샬레 아스피레이터 리비히 냉각기. 
 후우, 이걸로 전부려나.


 

 

 

 

17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8(金) 02:29:44.53 ID:xzHD9nQGo

「잘했다 잘했어, 고마워- 넌 천재네-」

 상, 이될지는 모르지만 여자애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기뻐하며 자리로 돌아갔다.

 자, 그럼 나는 한 숨 더…….

 하자, 여자애가 또 생글생글 웃으며, 내 자리로 돌아온다.
 뭔가 쥐고 있다.

 여자애는 뛰어난 미소를 지으면서, 자, 하고 내 손에 올려놓았다.

 그건.

 다 헤진 입방체였다.

 녹색과 파랑색 외에 예쁘게 모여진, 확실히 질서가 부여된 루빅 큐브였다.

「어째, 서」

 난 넣지 않았다. 그럼 누가?
 그런 건 한 명밖에 없다.
 프레 쨩이 내 짐에 몰래 넣은 거다.
 뒷면에는 일그러진 문자로, 작은 메모가 붙어있었다.

 하늘로 날아가는 거구나. 재밌게 보내. 지금까지 정말로 미안해. 정말로 고마워.

「엄청 낡았네- 언니한테 중요한 건가 보네-」

「……」

 프레 쨩은. 그럼 프레 쨩은. 그 때 전부 알고 있어서.
 내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어서. 내가 두번 다시 모습을 보이지 않을 걸 알면서도.
 그런데도, 프레 쨩은 언제나처럼 변함없이 보내주었다. 그건 분명 나를 위해 해준 것이라서.

「프레 쨩……」
 
 너는 아무것도 아냐, 하는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이런 걸 해주니까.
 더는 괜찮아 라고 말하는데도, 그래도 이런 나를 어디까지고 어디까지고 이해해주려고 하니까.
 더는 충분하다고 해도 내 예상을 얼마든지 얼마든지 너는 넘어서니까.

「프레쨩, 글쿠나-……」

 그럼 프레 쨩이 말했던, 하늘을 날고 싶은데 날지못한 슬픈 펭귄이란, 나를 말한 거라서.
 그렇다면 내 해답은 틀렸다.
 넌 중력 같은 게 아니야.
 중력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싫어.

「너는, 프레 쨩, 이지-……」

 나 말야, 네 간호를 해서, 조금 큰 일이구나 싶었지만.
 그래도 전혀, 완전 괜찮았어. 계속 계속 네 방에 있어도 질리지 않았어.
 
 그건, 왜냐면.

 ……

 네가, 소중하니까야.

 네가 소중한 친구니까, 곁에 있던 거야.

 그럼 말야.

 프레 쨩도 내가 소중하니까 계속 웃어줬던 거야?

「──읏」

 나는 어떻게 일어서려는 걸까. 나는 대체 뭘 외친걸까. 나는 어디에 달려나간 걸까.
 모순되어 있다. 모든 게 다 모순되어 있다 생각했다.
 너를 소중히 여긴다면 더는 만나지 말아야 하는데.
 너를 제대로 소중히 여겼기에, 더 만나고 싶다고 생각해버려.

 미안, 어디까지나 변덕뿐이고 내 멋대로인 나를 용서해 줘.

 나는 모두처럼 그렇게 잘, 그렇게 예쁘게 눈물을 흘릴 수 없지만.

 그 대신 만약 피가 눈물 대신이 될 수 있다면, 너를 위해서라면 얼마를 흘려도 상관없어.

 너와 함께라면, 모르는 국면에 닿고 싶어지니까.
 정해진 스토리 따윈 필요없으니까. 더는 필요없으니까.
 
 부탁해. 내 미래를, 또 아무것도 모르게 해줘!


 

 

 

 

176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8(金) 03:15:44.02 ID:xzHD9nQGo

 ……

 그 뒤로.

 땀 범벅인채로 문을 열었더니, 녹을 듯이 단 냄새가 비강에 날아들고.
 그리고.
 너는 정말 어디서 어디까지 알고 있고 알지 못했던 걸까.
 제대로 과자를 2인분 준비하면서, 아, 자, 잘 다녀왔어- 하고 언제나처럼 말해버리니까.
 나는 그대로 몸의 힘이 빠져서, 비실비실하고 쓰러져 버려서.
 하지만, 나랑 같은 너를 위해, 같이 이별을 선택한 너는, 분명 같은 기분으로 있어줬구나. 또 만나고 싶다고 생각해줬구나.

「냐, 냐하하하, 프레 쨩, 이거-」

「아, 그거……」

 루빅 큐브를,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끝으로 찰칵찰칵 맞춘다.
 머릿속에서는 1초만에 끝내는데, 생각한 것보다 훨씬 시간이 걸려버렸다.

「자, 돌려줄 게. 앞으로도 자알 부탁드립니다- 내 파트너」

 이 루빅 큐브처럼 마음의 모양이 몇 번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말야. 몇번이고 예쁘게 맞춰줄 테니까, 말이지.
 프레 쨩은 내 손을 멍하니 바라보더니, 그리곤.
 입가에 손을 댔다.

「와아, 시키 쨩 대단해, 아하, 하」

「……웃었, 다. 프레 쨩 지금 웃었, 어?」 웃었다. 프레 쨩이. 확실히 웃었다.

「그치만, 프레 쨩 계속 해도 안 모였는 걸- 역시 시키 쨩 대단하네-」

「……냐하핫」

 그렇구나 네가 미소짓게 하기 위해서라면 내 기프티드도 그리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돼.
 알아차린 게 있어.

 나는 풀어내는 쪽이었이었지만. 넌 반대였어.
 넌 그 부드럽고 뭉실뭉실한 마음으로, 분명 자연스럽게.
 어떤 것에도 가치를 불어넣어.
 어떤 사람에게도 의미를 나눠줘.
 거리의 간판이라도, 작은 사탕이라도 남극의 펭귄이라도 그저 루빅큐브라도, 그리고 나에게도.
 그게 미야모토 프레데리카.
 나를 끌리게 하는 걸 멈추지 않는, 너의 대단한 부분.
 하고 또 해석해버리는 건, 내 나쁜 버릇.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 거야.
 아무래도 나에게도 관측된 듯한 비과학적 성분이 일으킨, 가슴의 열원반응에 비하자면, 어떤 것이든 작은 것에 불과해.
 내일이 되면 기억으론 전부 잊어버릴지 모르지만, 분명 이건 내 심층에 영원하 남게 될 거야.

「자- 왠지 배 고파졌다냐- 일류 파티셰 프레 쨩이 만든 과자 먹고싶다냐-」

 앞으로 걷잡을 수 없는 수다를 떨고, 배를 빵빵하게 채워서, 설거지하고 느긋히 있다가, 대디에게 편지라도 써볼까나.
 프레 쨩은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시키쨩. 나 평생 이대로, 일지도 몰라?」

「……」

 분명 우리들은 언제까지라도 별개의 개체라서.
 언제나 착각하고 몇번이고 스쳐지나가고, 잔뜩 마찰하고 또 상처입혀서.
 그런데도 언제까지라도 조화를 바래버리는, 이 얼마나 모순된 어찌할 수 없는 유기체.
 하지만 말야.
 그래도 괜찮은 거지.
 그래도 언젠가 완전히 알게 될 날이 오리라 믿고, 조금이라도 더 잘 해나가자.

「응, 괜찮아, 그래로 괜찮아」

 프레 쨩, 나 또 이상해져버렸을지도.

 왜냐면, 너와 함께라면.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멀리 돌아가도 괜찮다고, 아무리 해도 그렇게 생각해버린다고.




 

 

 

 

17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8(金) 03:20:44.31 ID:xzHD9nQGo


 튼튼할 때도

 아플 때도

 너와 함께이고 싶어


            -fin-

 

 

 

 

17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8(金) 03:21:20.12 ID:xzHD9nQGo



 【-에필로그-】


 

 

 

 

18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8(金) 03:59:41.05 ID:xzHD9nQGo

 사족인 얘기.
 어떤 한 소녀는, 플래쉬가 터지는 단상에 올라, 숨을 들이 마쉬었다.


「타치바나입니다」


 확 얼굴을 붉어진 건, 정진정명 타치바나 아리스 쨩인 쪽.

「아하하, 거짓말ー☆  오늘은 만나러 와줘서 고~ 마~ 워~~!!! 엣 복귀 기자회견이니까 그런 느낌 아냐? 아 긍가긍가」

「모두 오랜만- 봉쥬르 실브프레-?」

 오랜만입니다는 싸 뻴 롱떼지-

「저기 말야, 모두한테 말했다고 생각하지만 - 프레 쨩말이야- 우울증이었어-」

 아무래도 어안이 벙벙해졌던 모양인지라, 잠시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인터넷에서 말야- 프레 쨩이 우울병일리 없자너- 말도 안돼- 했지만, 나버렸으니까 서프라이즈네- 와오☆」

「병일 땐- 엄청 힘들었어-. 응 힘들었지. 그건 더는 미야모토 프레데리카가 아니었지- 야마모토 프레데리카였다구-」

「그래두 말야, 프레 쨩이 아니야 하는 프레쨩 하고 프레 쨩이야- 하는 프레쨩이 있었능데- 그래도 그건 프레 쨩이 아니었어 해주는 프레쨩이 아니었던 사람이 있어서 말야-」

「어어, 막 얽혔당. 그니까, 뭐냐면-」

「프레 쨔-앙이라고 말해준 사람이 주변에 있었으니까, 프레 쨩은 프레 쨩으로 있을 수 있었다구-」

「가장 큰 일이었을 때도, 계속 프레 쨔앙하고 말해준 친구가 있었지- 정말 고맙다구 소개하고 싶지만, 나 그럴만한 자격이 아니니까 하고 습하습하 해줬으니까 비밀로 해둘게」
 
 대놓고 말한 거 아닐까냥?

「프레 쨩 말야, 우울증이 되서 고마워 하고 더 많이 더 많이 말할 수 있게 되서, 평소보다 더 모두에게 과자 주고 싶다- 생각하게 되었어」

「글구 말야, 자 여기 큐쨩! 루빅큐브니까, 큐쨩」

「나 말야, 색이 안 보일 때가 있어서, 그 대신 큐쨩에 문자를 써놨단다- 이걸로 일석이조! 아, 틀렸남」

「그랬더니, 프레 쨩은 천재네- 하고 나도 이렇게 놀아 본 적 없는데- 하고 칭찬받았어 에헤헤」

「그래도 말야, 이것도 내가 우울병이 되었으니까 알게 된 거야-」

「병이 나고나서, 밥도 더 맛있다고 알아차렸고, 팬의 모두들 성원도 팬레터도 잔뜩 읽을 수 있었고, 마이 베스트 프렌드랑도 더 친해졌고, 노래를 부를 수 있단 건 대단한 거구나 하고 생각했어」

「그니까, 이런 걸 말하면 화낼지도 모르겠지만」

「나능, 우울증이 생겨서 다행이구나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을지도- 예-이 해피 뉴 이어!」

 정신을 차리고보니 아리스 쨩의 분노는 사라져서, 흑흑 울고 있었다. 무대 끝에서 바라보고 있던 모두의 박수가 날아든다.

「아 맞아맞아. 그리고 말야, 이것도 병이 나고나서 알게 된 거지만」

「남성문제랑 유닛 불화설, 여기서 해소해버리자-!」

 그렇게 말하곤, 이쪽을 보고 양손을 벌렸다.

 에 설마 나? 지금? 갔다오라고, 하고 등을 밀렸다.

「허그하면, 어엄청 해피해진다-! 야앗 차라리 모두 이리온이리온-!」

 그뒤로 회견은 엉망진창이 되어서, 그 순간의 사진이 일면을 장식하고
 여전히 말썽꾸러기 콤비다, 하고 세간의 주목의 표적이 된 건 정말 사족인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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