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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이렇게나 일상적인 이야기 - 제 2화, 그 열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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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3, 2016 00:10에 작성됨.

원본 링크 (ハーメルン의 満足な愚님 作 《かくも日常的な物語》韓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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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화 그 10번째

갑자기 시작된 자유투 대결은 히로토가 스타트를 끊었다. 기회는 5번. 승부는 간단명쾌하게, 많이 넣는 쪽이 이기는 거로.

까만 팔찌를 끼고 머리는 갈색인 멋진 남자는, 어느 새 여고생들의 시선을 모조리 앗아가버린 채로, 흰 반원 밖에서 드리블한다. 드리블 소리가 일정한 리듬을 만들어내며 주위에 울려퍼진다.

역시 폼이 다르구나……. 그렇게 생각 안 할 수가 없다.

주위의 여느 여학생인가 힘내ー! 하고 말을 건다. 히로토는 그 소리에 방긋 미소로 답한다. 그러자 주위에서 꺄아꺄아 비명이 들려왔다.

「우와ー. 역시 히로토 씨야. 인기 엄청나네」

마코토가 갑자기 그리 말한다.

히로토는 그 성원을 뒤로 한 채, 천천히 어깨 넓이로 다리를 위아래로 뻗고, 약간 무릎을 구부렸다.

농구야 체육이나 놀이용으로 조금 해 본 수준인 나로서는, 원체 초심자나 다름없는지라 뭐라 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딱 하나 말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런 농알못인 내가 보기에도 그 포즈는 굉장히 그럴듯했다는 것.
흐르는 듯한 느낌으로 손을 떠난 공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깨끗하게, 마치 거기에 들어가는 게 당연하다는 듯, 촥 소리를 내며 들어갔다.

그 순간, 갤러리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성인 내가 봐도 멋졌는걸. 여고생들이 소란스러워지는 것도 그럴 만 하다.

「대단해ー!역시 히로토 씨」

「우아……. 대단해요오」

옆에서 보고 있던 마코토와 유키호 짱이 같은 의견을 표했다. 확실히 대단해. 잘은 모르겠지만, 농구에서 3점 슛이란 건 꽤나 어려운 거였지. 그걸 이렇게 간단하게 끝내는 것이 그야말로 히로토 퀄리티다.

본인은 그런 주변 상황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평소보다 살짝 진지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남은 만큼 공을 놀렸다.




「좋앗, 그럼 다음은 나구나! 오빠, 유키호, 다녀올게!」

「응, 힘내」

「힘내, 마코토 짱!」

우리들의 응원을 받고 난 뒤, 이번엔 마코토가 경기장으로 들어간다. 그 주위에서 '저 아이도 멋지지 않아?' 라던가 '난 쟤가 더 취향저격이야ー'하는 소리가 하나둘 들려온다. 이 경우 '쟤'란 건 물론, 우리의 여동생 마코토.

히로토가 했던 반원형의 선보다 두세 걸음 앞쪽, 자유투 라인에 서서, 다시 한 번 리드미컬한 드리블 소리를 내는 마코토.

히로토는 그런 마코토와 한 두 마디 말을 주고받더니 웃는 얼굴로 이쪽으로 돌아온다. 아마 서로 격려의 말이라도 주고받은 거겠지.

「잘 하네, 히로토」

「히로토 씨, 멋졌어요오」

「고마워, 운이 좋아서 잘 들어간 것 뿐야」

그러곤 그는 웃는다. 결국 그는 깨끗한 포즈로, 판이나 링에 한 번 스치는 일조차 없이, 담담히 모든 공을 바구니에 꽂아넣었다. 운이 좋아서 3점 슛을 5번 연속으로 넣었을 리는 없지만, 그건 그 나름의 예의 표시인 거다.

「마코토 짜ー앙! 힘내!」

히로토가 약간 큰 소리로 마코토에게 소리질렀다.

그 말을 들은 마코토는 미소지으며 손을 크게 흔들곤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쳇, 뭐랄까 아쉽네」

공을 모두 던지고 돌아온 마코토는 입으론 그러면서도 얼굴엔 환한 기색을 띄고 있었다.

「마코토 짱! 정말 멋졌어!」

유키호 짱이 약간 흥분한 듯 칭찬한다.

「고마워, 유키호. 하지만, 사실 히로토 씨처럼 이렇게, 쫙 하고 전부 다 들어갔으면 했는데 말야」

그리곤 니히히, 하고 웃었다.

「수고했어, 마코토. 잘 하네」

「고마워 오빠. 하지만, 퍼펙트 찍고 싶었는데ー」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다섯 개 던져서 네 개면」

저런 식으로 말하는 마코토도 사실 다섯 개 던져서 네 개나 성공시켰다. 대단하잖아.

히로토처럼 깔끔하게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반인이 5번 던져서 4번 들어갔으면 대단한 거라고 생각한다. 역시 우리 여동생이다. 운동신경 정말 좋다.

「역시나네, 마코토 짱. 이 정도나 할 줄은 몰랐어」

「고마워요. 히로토 씨! 하지만, 히로토 씨처럼 깔끔하게 넣고 싶었는데」

「아니아니, 이 정도면 잘 한 거지. 포즈도 멋졌고, 혹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 금세 나보다 훨씬 잘 하게 될 걸」

「에헤헤헤. 빈말이라도 기쁘네요」

자 그럼 이제, 승부는 히로토가 5개, 마코토가 4개 넣었으니 5대 4.

내가 2번 이상 넣으면 이긴다. 오옷, 이 조건이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아무리 운동신경 나쁜 나라도 다섯 번 던져서 두 번 정도는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음은 오빠네! 힘내!」

「오빠, 힘내세요!」

「힘 내」

마코토, 유키호 짱, 히로토가 격려의 말을 건네왔다.

「뭐, 일단 노력해 볼게」

「오빠, 이기자!」

웃는 얼굴로 마코토가 말했다. 응, 할 수 있는 데까진 해 보고 싶어. 내기에서 손을 빼고 싶진 않으니까.

자유투 에리어에 서 보니 의외로 링이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평소 농구같은 거 안 하고 오랫만에 해 보는 거니 좀 멀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손에 든 건 공기가 빵빵하게 찬 진갈색 농구공. 이것도 의외로 무겁다.。이건 내 체력이 딸리는 부분인지도 모르겠다만. 일단, 오른손으로 가볍게 퉁퉁 드리블을 한다.

이것만 봐도 마코토랑 히로토와의 격차가 느껴져서 약간 쓴웃음이 나온다. 드리블만 잘 해도 잘 하는 애는 잘 한다고 알 수 있겠지. 나는 아무래도 초보자나 다름없는 드리블밖에 못 한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여고생 무리는 거의 사라졌다. 히로토와 마코토 차례가 끝나자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주목받는 시선이 줄어든 건 좋은 일이지만, 뭐라고 말하기가 뭐하다. 주목받는 건 별로 안 좋아하지만, 이런 식으로 "흥미 없음" 어필을 받는 건 좀 그런데.

통, 통, 드리블 소리가 울려퍼진다. 다섯 번 던져서 두 번만 들어가면 된다. 절반 이하. 사실 이 승부에서 진다고 뭐가 어떻게 되는 건 아니지만, 이기고 싶다. 뭐든지 승부라면 이겨야 하는 것이다. 이겨야 한다.

천천히 자세를 잡는다. 고등학교 수업 레벨에서 슈팅 자세같은 걸 가르치진 않으니, 독학이라고나 할까, 눈으로 보고 따라하는 자세. 공을 이마까지 들고,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그리고 무릎을 펴면서, 그 움직임에 맞춰 팔을 뻗는다. 손을 떠난 공은 천천히 호弧를 그리며 공중을 이동한다. 그리고, 그대로 링을 통과해 바닥에 떨어졌다.

「어라……?」

무심코 그런 소리가 나왔다. 꽤나 괜찮은 각이 나왔는데, 힘이 부족했던 걸까.

여자 농구부원에게 새 공을 받는다. 아까 했던 것처럼 드리블한다.
괜찮아, 이번에 넣으면 돼.

자세를 잡는다. 아까 전이랑 똑같은 느낌으로, 이번엔 조금 더 힘을 담아서.

손을 떠난 공은 아까보다 훨씬 세게 날아간다. 그리고 그대로 링보다 훨씬 오른쪽 위로 꺾여서는, 팡 하고 링이 달려 있는 판의 가장자리에 콱 하고 약간 큰 소리를 내며,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힘 좀 줬다고 이상한 데로 가 버릴 줄은…….새삼 자신의 운동신경 수준이 엿보인다. 으ー음, 사실은 깔끔하게 2연속으로 끝낼 생각이었지. 공상이지만서도.

세 번째 공을 받았다. 두 번 던지고 나니 어느 정도 힘을 줘야 하는지 감이 왔다. 기억해내라, 아끼 던졌던 마코토랑 히로토의 자세를. 나보다 훨씬 잘 했지. 내 포즈랑 다른 게 뭐지? 기억해내라, 히로토의 포즈를. 손의 움직임, 발걸음의 크기, 위치. 그대로 흉내내면 조금이나마 슛 성공률도 오를 터.

천천히 심호흡하고 공을 들어올린다. 딱히 깔끔하게 들어갈 필요 없어. 히로토처럼 플레이트에도 안 부딪히고 깔끔하게 들어가길 바라는 건 헛된 희망일 터인다. 난 나답게 할 뿐.

손을 떠난 공은 서서히 큰 호를 그리며, 팡 하고 판에 부딪히곤, 불안불안하게 링 속으로 들어갔다.

「오빠! 하면 되잖아!」

마코토가 약간 큰 소리로 말했다.

「고마워, 마코토」

「응, 이기자구. 니히히」

「응, 그러자」

5대 5.마침내 동점. 그리고 내게 남은 기회는 2번. 반만 들어가면 된다. 그것만 되면 우리 승리다. 그러면 무조건 이기는 거고, 나머지는 편안한 마음으로 끝낼 수 있겠지.

네 번째 공을 받아 드리블한다. 농구공의 무게랑 링 사이의 거리도 익숙해졌다. 첫 번째나 두 번째처럼 이상항 데로 날아갈 일은 이젠 없겠지…… 아마.

아까 했던 거랑 같은 포즈를 의식하며, 남은 공 둘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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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를 20초 남기고 제출했습니다. 세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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