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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에데 씨 생일축전] Tenacity to the past 01

댓글: 3 / 조회: 1705 / 추천: 2



본문 - 06-14, 2016 03:47에 작성됨.

그것은 먼 과거와 미래의 대치.

 

 

시계바늘이 울리는 소리와 자기 자신이 두드리는 키보드 소리, 그것들만이 내 사무실에 울려퍼지는 소리였다.

담담하게 진행되는 작업. 진척 상황을 확인하고, 각 방면에 자료를 첨부한 메일을 송신한다. 다 보낸 후에는 다시 키보드를 두드린다.

평소와 다름없는 작업. 평소와 다름없는 시간.

하지만, 그것은 이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톱니바퀴, 라고 예전에 동료나 상사에게 들은 적이 있다.


「넌 마치 회사를 움직이는 톱니바퀴 같은 존재구만. 뭐, 회사로선 좋겠지만」


굉장히 말하기 어렵다는 것처럼 그런 소리를 하는 그는, 그 때의 자신이 보자면 어째서 좀 더 열의를 가지고 일을 하지 않는지 의문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그는 평범하게 회사에 공헌하고, 그 보상으로서 받은 급료를 취미 등에 써서 인생을 구가하는 견실한 사람이란 것을.

그렇다면, 과거의 자신은 어땠을까.

그 때의 나는, 언제든지 일에 매진했다. 받은 휴일로 새로운 기획 작성이나, 타 프로덕션의 정보를 얻으려 했었던 느낌이 든다.

취미 같은 것은 없다. 애초에 영화를 좋아하는게 계기가 되어 입사한 미시로 프로덕션이었다만, 취미라고 할 수 있었던 영화 감상도 흥미가 식어버렸다.

...구태여 말하자면, 내 취미는 일이라는 거겠지. 그러니까 나는 줄곧 일을 하고 있었다.

그게 자신에게 있어서 즐거우니까. 좋은 업적, 혹은 평판이 오르는 것이 즐거웠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취미가 없는 것도 여전하며, 말주변이 없는 것도, 감정 표현이 서투른 것도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확실히 변한 것이 있다.

그것은, 내가 일을 대하는 태도다.

옛날의 나는 분명, 객관적 평가에 취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자신 안에 확고한 의지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이 프로듀스한 소녀들의 미소를 보물처럼 소중한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들의 미소로 인해 미소를 짓는 팬들의 모습.

그 모든 것이 내 안에 비축되어, 지금의 나를 형성하고 있다.

그것이 옛날의 무기질적인 나일 리가 없다. 여기서 겸손을 떠는 건, 지금까지 부족한 나 자신이었음에도 따라와 준 멤버들을 모욕하는 것과 다름없다. 때문에,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변했다고.

많은 사람의 힘이 나에게 많은 찬스를 주었다. 그것을 충분히 잘 살렸다...고 호언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했을 심정이긴 하다.

그렇지만, 그것은 나로 인해 미래에 대한 희망이 부서지고 만 소녀의 희생 위에 이루어진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는 문득, 책상 옆에 놓여져 있는 액자를 보았다.

정확하게는, 그 액자 안에 들어가 있는 한 장의 추억의 단편을.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모든 멤버가 찍혀 있는 그 사진은, 과거에 있었던 무도회의 추억.

모두가 손을 잡고, 달성감으로 흘러 넘치는 멋진 미소를 짓고 있다.


신데렐라 프로젝트...지금은 신데렐라 프로젝트 초기 멤버 혹은 제 1기생이라고 회의에서 일컬어지는 그녀들은, 이미 내 관할이 아니다.

신데렐라 프로젝트는 그 역할을 끝마쳤다. 그러니까, 그녀들도 병아리에서 크게 날개를 퍼덕이는 새로 변화하여, 둥지에서 떠났다.

그녀들은 지금, 여러가지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TV방송이나 라디오, 그 외의 매체에서 분발하는 그녀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새롭게 결의나 사명감을 되살리는 것이다.


「나도, 열심히 해야겠지」


나는 자신에게 그렇게 타이르기 위해 소리를 내고, 눈 앞의 액정화면에 의식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키보드를 두드려, 각 처에 연락을 보낸다.

도중에 눈의 피로를 느꼈지만, 그것은 눈 앞의 일과 비교하면 우선 순위가 낮다. 나는 줄곧 일에 집중했다.

이러저러해서, 어느샌가 시간이 경과하여 문득 시계를 보자 시간은 오후 6시. 자료가 일단락되었으므로, 나는 한숨 돌리기 위해 의자에서 일어서려 했다.

──그런 때였다.

내선 전화가 붉은 빛을 깜빡거리며 새된 전화음을 울렸다.

나는 전화벨이 한 번 울린 후에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여보세요, 이쪽은」

『아, 그렇게 격식 안 차려도 돼. 나라고 나』


들은 적 있는 목소리에 몇 초간 가만히 생각하고, 그것이 이마니시 부장님의 목소리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마니시 부장님이십니까. 그래서, 무슨 용건이시지요?」

『자자, 그렇게 재촉하지 말라고. 너랑 나 사이잖아』


그는 그렇게 말하고, 숨을 훅 쉬었다. 묘하게 뜸을 들인 듯한 호흡이라, 나는 그가 분명 담배라도 태우고 있는 거라고 예상했다.

미시로 전무님이 이마니시 부장님의 설득에 꺾여 설치한 흡연소에는, 확실히 내선 전화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거기에 있겠지.


「이마니시 부장님...주제넘은 소리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담배를 피우며 남과 연락을 하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만」

『하하하, 들켜 버렸나. 아니 참, 집에선 아내가 시끄럽거든. 거기에 최근은 바빠서 한대 태울 여유도 없다고. 이 정도는 봐 주지 않을래?』


그의 변명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부서의 장벽을 넘은 아이돌 활동. 그것은 많은 부서, 프로듀서를 혼란시켰다.

물론, 일의 발단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부장인 그는 그 여파의 영향을 싸그리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나는 묵묵히 승낙하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그래서, 슬슬 볼일을 말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아, 응. 알겠어. 좀 기다려 주지 않을래?』


이마니시 부장님이 그렇게 말하자, 저쪽에서 찰칵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수화기를 테이블이나 뭔가의 위에 놓은 거겠지. 멀리서는 희미하게 『어디렸더라』 라는 그의 말이 들렸다.

몇 십초가 지나, 간신히 자료를 찾았는지 겨우겨우 이야기할 준비가 되었다.


『그러니까, 자네는 타카가키 군이 메인 방송인 훌쩍 온천 순회를 알고 있나?』

「예에, 방송의 개요는」


확실히, 그 방송은 타카가키 씨를 주축으로서 여러가지 온천을 순회하는 방송이었던 느낌이 든다.

최근까지는 심야 방송이었지만, 요새 떠서 골든 타임이 되었다든가 뭐라든가.


「그래서, 그 방송이 무슨 관계입니까?」

『쬐까 NGs의 출현 허가를 받고 싶어서』 (NGs : 뉴 제네레이션즈. 시마무라 우즈키, 시부야 린, 혼다 미오로 이루어진 유닛)

「NGs의 허가? ...그건 대체. 그녀들은 지금 각각의 프로듀서에 따라 활동하고 있으며, 이미 제 관할은 아닐 터입니다만」

『아니, 그거 말인데』


곤란한 것처럼 중얼거리는 이마니시 부장님에게, 나는 역시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 뭐. 간단히 말하자면, 아직 각 유닛의 자료 편집이라든가 안 끝났단 말이지.
 일단, 신데렐라 프로젝트는 활동하고 있지 않긴 해도, 형태는 남아있잖냐.
 그래서, NGs도 아직 그 유닛으로서 등록된 채란 말야』

「...과연」


이마니시 부장님의 말에 나는 머리를 끌어안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지금의 우리들은, 조금 전에도 말한 것처럼 무지막지하게 바빠서 고생하고 있다.

부서의 경계가 애매해진 것이 부른 이 분주함은, 유닛이나 아이돌 개인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녀들의 자료에 관한 것도 많았다.

즉, 기획의 총괄 책임자를 누구로 하냐든가, 책임 소재는 어디에 있냐든가, 등등 우리들의 인사체제가 회사의 새로운 체제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일단, 책임자가 저라면 괜찮습니다. 본인들이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면 NGs로서 출현시켜도 상관 없습니다」

『으하하, 미안하게 됐네. 아, 그러고보니 자네에게 전언이 있어』


나는 이마니시 부장님의 말에 무심코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체 누가 나한테 전언 같은 걸.......


『자, 놀라지 말고 잘 들으라고. 전언 상대는 자그마치, 그 타카가키 군이다』

「...그건, 어떤 내용인지?」

『크흠. 제 프로듀서 씨가 당일 동행할 수 없게 되었느니 뭐니 하는 것이므로 대리로서 와 주세요, 란단다. 이야 이거 참, 자네는 타카가키 군에게 호감을 산 것 같구만』


...나는 말 없이 스케쥴표를 확인한다.

얄궂게도 그녀들이 온천 순회에 가는 날짜에는, 아침 회의 말고는 딱히 예정이 없다.

이것은 운명의 장난이나 뭔가일까.


「죄송합니다, 이마니시 부장님. 타카가키 씨에게 전언을 부탁드릴 수 있겠습니까?」

『어라, 뭔가?』

「동행은 하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동행한다면 로케 도중에 술을 마시는 건 금지입니다, 라고」

 


*

 


나는 회의를 끝낸 후에 서둘러 준비를 하고 본사 빌딩에서 나왔다.

손목시계를 보자 현재 시각은 10시 11분. 신칸센에 타기 위해 조금 종종걸음으로 역으로 향해, 전철을 갈아탔다.

몇 번쯤 노선을 갈아타, 신칸센 역에 도착한 것은 출발 예정 시각 보다도 꽤나 빠른 시간이었다.

빨리 와 버렸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역 매점에서 팔던 심플하고 적당한 가격의 샌드위치를 구입하여 근처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잽싸게 샌드위치를 입에 넣는다. 맛있다고 말할 정도도 아닌 퍼석퍼석한 식감이 입 안에 퍼졌다.

그걸 다 먹었을 때엔 신칸센이 역에 도착해 있었다. 몇 분 기다려, 차 안으로 발을 디디고 지정된 좌석에 앉는다.

난방의 뜨뜻미지근한 공기가 얼굴에 닿아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다.

거기에 옆 좌석에 안은 건 향수 냄새가 심한 초로의 여성이다.

불쾌한 습도와 불쾌한 냄새가 섞혀, 무심코 숨이 막힐 것 같아지는 것을 참으며 유일하게 남은 기분 전환거리로서 창 밖을 바라봤다.

거기서 보이는 경치는 어떻냐고 하자면, 아직 황토색과 회갈색의 벽 뿐이지만 조금 지나면 녹색이 풍부한 경치로 변모하겠지. 그 때까지 잠시 참자.

얼마 지나지 않아 출발 벨이 울리고, 조용히 차체가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타카가키 씨의 로케에 동행하게 되어버렸다. 역의 벽면에서 빌딩의 군상으로 옮겨가는 광경을 바라보며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말하면 미안하지만, 오래 알고 지낸 경험상 타카가키 씨와 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혹시 떼어버린다면 서로를 끌어당기는 자석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존재인 술과 나를 천칭에 건 것이, 이마니시 부장님에게 맡긴 그 전언인 것이다만.......

타카가키 씨는 나를 골랐다.

......거기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솔직히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딱히 내가 그녀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과거에서 온 인상이기도 하며, 예전에 라이브 하우스에서 뉴 제네레이션즈의 셋을 이끌어 주었던 은혜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나는 타카가키 씨를 존경하고 있다. 그것도 깊게, 말이다.

단, 내가 그녀를 멀리하는 이유는 단순한 것으로, 지금의 그녀와 나는 입장상 그렇게까지 접점을 가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회사 안에 스캔들을 떠오르게 하는 소문이 흐르면, 서로 이득은 없다.

...하지만, 내가 신데렐라 프로젝트 1기생을 졸업시켰을 무렵 정도부터였을까.

그녀가 내 사무실에 오게 된 것은.

처음에 난 그녀를 환영했다. 오래 이야기할 기회도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둘만의 만남은 간만이었으니까, 무심코 이야기에 빠지고 말았다.

......단, 그러고 나서 1주에 4회 정도 그녀가 정해진 시간대에 나에게 오게 된다고는 생각도 못 했지만.


「저는, 당신이 저에게 신경을 써 주지 않았던 도랑을 메우고 있는 거에요」


어느 때,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말투 자체는 평탄하고 평소대로의 것이었지만, 표정은 달랐다.

고개를 숙이고, 애수를 띈 미소는 동정심을 사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 표정을 본 이후로 그녀에게 강한 태도로 나갈 수 없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며, 무감정하게 창 밖을 보고 있자 휴대폰이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다.

누구에게서 온 연락일까. 나는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꺼내, 화면을 켜자 그곳에는 『타카가키 씨』 라는 문자가 떠올라 있었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무시할 생각은 없기 때문에 앱 화면을 열었더니, 딱 한 마디만 보내져 있었다.


『기다리고 있어요』


나는 어떻게 답장해야 좋을지 헤메다, 결국은 그녀와 똑같은 단조로운 답장을 돌려주었다.


『지금 갑니다』


그 말을 쳐서 보내곤, 나는 휴대폰을 끄고 주머니에 넣었다.

앞으로 한 시간하고 십 몇분 정도로 목적지에 도착하겠지.

문득, 가방에서 한 장의 서류를 꺼냈다. 그것은 이번의 『훌쩍 온천 순회』 의 방송 자료다.

그곳에는 윗부분에 크게 쓰여진 방송 제목과, 방송 진행, 출연 탤런트 이름이 쓰여져 있다.

그리고, 촬영지를 본다. 거기서 나는, 이 날까지 몇 번이고 품었던 감정을 또다시 품었다.

그것은 그리움인지 동요인지. 혹은 운명인지.

나는, 모른다.

──지금 향하고 있는 곳, 그곳은 예전에 타카가키 씨와 내가, 처음으로 지역 방송에서 촬영을 한 장소다.

시작의 땅, 이라고 형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와 그녀가 시작된 날.

설마 다시 그녀와 그 땅에 발을 디디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나는 동요라고도 쓸쓸함이라고도 볼 수 없는 감정이, 가슴 속에서 오고 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죄책감.

나는 그저, 그것을 얼버무리려고 창 밖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상쾌할 정도로 푸르렀다.

 


*

 


사람들이 왕래하는 가운데, 나는 조금 서둘러 걸었다. 역시나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인파가 엄청나서, 나는 사람을 헤치듯이 이동해야만 했다.

어느 정도 지나가자, 인파 저편에 집음 마이크가 보였다. 조금 더 다가가자, 활영 중인 그녀들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타카가키 카에데, 시마무라 우즈키, 시부야 린, 혼다 미오.

그녀들은 밝은 분위기로 담소하며 줄지어서 마을을 천천히 걷고 있었다.

1개월간, 직접 보지는 못했던 그녀들을 보자 나는 무심코 미소가 흘러넘칠 것 같아졌다.

하지만, 나는 방해하는 것도 미안하다 싶어 자세를 낮게 하고 스태프 속에 있는 방송 디렉터에게 인사를 했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타카가키의 프로듀서 대리로서 왔습니다. 회의 때문에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러자, 그는 돌아보고 내 모습을 보고 움찔했다. 그리 드문 반응도 아니다.

나처럼 남보다도 조금 험악한 인상의 인간은, 이러한 반응에 익숙해져 있다.

단지, 또냐는 생각은 하고 만다. 속으로 한숨을 쉬면서도, 나는 그와 말을 한두마디 나누고 디렉터의 옆에 나란히 서서 촬영 모습을 지켜보았다.


「카에데 씨는, 왠지 미스테리어스하네요」


손에 된장을 발라 구운 두부꼬치를 들고, 뺨에 된장을 묻혀가며 시마무라 씨가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평소처럼 기분 좋은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그리고, 시마무라 씨의 말에 시부야 씨와 혼다 씨도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우리들이 보자면 어른이란 이미지란 말이지」

「응. 실생활이라든가 상상도 못 하겠어. 카에데 씨는 평소는 어떤 걸 하고 계세요?」


시부야 씨는 신기하단 표정을 그 얼굴에 띄우고, 의문을 나타냈다.

타카가키 씨는 뺨에 손을 대며 조금 생각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


「평범한 사람과 같은 생활이에요. 평범하게 식사하고, 평범하게 대화하고, 평범하게 자고, 평범하게 일을 하죠. 그것뿐이에요」

「에에, 그럴 리 없어요! 평범한 생활로 카에데 씨 같은 멋진 여성이 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지.......」

「...하지만, 미오가 미스테리어스한 분위기라니 솔직히 상상도 안 되는걸」

「시, 시부린? 그건 심하지 않아? 으으 증말, 시마무도 뭔가 말해 줘!」

「에, 에헤헤, 나도 미오 쨩이 카에데 씨처럼 되는 모습은 그다지 상상되지 않는다고 할까 뭐라고 할까」

「시마무마저! 카에데 씨는 어때요?」

「미오 쨩, 사람에겐 제각각 특기 분야라는게 있다고 생각해」

「카에데 씨한테도 단언당했어!」


조금 호들갑스러운 리액션을 보이는 혼다 씨에게, 촬영 스태프나 주위 구경꾼들도 웃는다.

그런 모두의 반응을 본 혼다 씨는 「에헤헤」 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좋은 미소다.

나는 그녀가 피운 미소와, 거기에 따라 주위에 전염되어 가는 미소의 파도를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 다음, 밝은 분위기에서 촬영은 계속되어, 시계가 3시를 가리킬 때 쯤 휴식 시간이 되었다.

나는 멋지게 일을 해 준 넷을 격려하기 위해 근처의 편의점에서 따뜻한 음료를 사, 그녀들에게 다가간다.

단, 그곳에 있었던 것은 즐겁게 대화하는 NGs 세 명만이고, 타카가키 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스태프와 협의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산 음료를 건네자, 그렇게 생각한 나는 소녀들에게 다가간다.

우선 나를 눈치챈 것은 시마무라 씨였다.


「프, 프로듀서 씨! 오랜만이에요」


그 말에 혼다 씨와 시부야 씨도 이쪽에 시선을 보내고, 시마무라 씨와 똑같이 조금 놀랐다.


「오오, 프로듀서!」

「프로듀서......간만이네」

「여러분, 오래간만입니다」


나는 무심코 풀릴 뻔한 뺨을 다잡으며 인사를 돌려준다.

그리고, 비닐봉지에서 콘 포타쥬를 꺼내 그녀들에게 건넸다. 예의바르게 감사를 하며 받아드는 셋을 보자, 감개 깊다고 느끼고 만다.

아직 몇 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나도 조금 늙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좀 어떻습니까?」


그러자, 각각의 대답이 돌아온다.

시마무라 씨의 말, 시부야 씨의 말, 혼다 씨의 말.

그것은 듣고 있자면 기분 좋은 상쾌한 것이었다.

신칸센에 탔을 때의 탁한 공기와 감정은 찬 바람이 불어닥쳐 어디론가 가져가고 만 것처럼, 즐거운 기분으로 그녀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그녀들은 이야기한다. 화제는 바뀌어, 이번엔 이 몇 개월간 자신들이 한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다.


「미호 쨩이랑 란코 쨩이 대단해요! 둘 다 실력이 있어서.......」

「카렌, 왠지 최근 의욕이 넘치는 것 같단 말이지. 나오도 진짜 좋아하는 애니에 게스트로 출연할 수 있느니 뭐니해서.......」

「아 쨩은 시부린이랑 캐릭터 겹치는 느낌이 들어......같은 느낌이 드는듯 마는듯」


당사자인 그녀들에게서 쏟아지는 수많은 에피소드.

거기에 즐겁게 이야기를 해 주는 그녀들을 보고, 나는 활력이 솟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때였다.


「프로듀서」


나는 그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다. 내 바로 뒤에서 이름을 부르는 독특한 파장을 가진 목소리는, 타카가키 씨다.

일단, 돌아보려고 하자 뺨을 찔렸다.


「걸리셨네요」

「......타카가키 씨」


잠시간,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돌아보는 기세를 타고 타카가키 씨의 손가락에 뺨을 찔린 것 같다.

장난칠 때 하는, 그거다.

「우후후」 라며 웃는 모습은 귀부인이 질투하고 말 듯할 정도로 기품있게 아름다운데, 하고 있는 짓은 마치 아이 같다고 생각하고 말았다.


「이걸로 프로듀서 씨는 합계 5번 정도 걸리셨네요」

「일일히 세고 계셨습니까? 거기에, 남 앞에서는 그만둬 달라고 몇 번이고 말했습니다만」

「남 앞이 아니면 되나요?」


눈을 찬란히 빛내며 그런 걸 말하는 타카가키 씨는, 날 찌른 손가락을 빙빙 재주 좋게 돌린다.

나는 손가락의 궤적을 눈으로 쫒으며, 매번 이러한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처음에 그녀가 이런 행동을 한 건 언제였을까. ...떠올릴 수는 없지만, 꽤나 예전 같았다.


「...가능하다면 남 앞이 아니라도 그만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후후, 그러면 지금은 그만둬 줄게요」


나는 또 이 사람은 할 생각일 거라고 예상하면서도 「따뜻한 걸 드시지요」 라며 콘 포타쥬를 건넸다.

그녀는 그걸 양 손으로 받아들고 「감사해요」 라며 흐림 없는 미소로 나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러니까 이 사람은 미워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프로듀서는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언제나 일로 바빠 보였는데」


한숨을 돌린 혼다 씨는, 이상하단 것처럼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렇게 질문했다.

확실히, 지금의 내 상황을 그녀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앞장섰던 신데렐라 프로덕션 제 2기생의 이야기는 회사 안에서 유명하다, 라는 것은 이마니시 부장님의 설명이다.

그리고, 그 기획 때문에 내가 분주하다, 라는 것도.

그러니까, 쓸데없는 걱정이 없도록 나는 이번 경위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오늘, 저는 타카가키 씨의 프로듀서 대리로서 이틀간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헤에, 그렇구나. 그러면 오늘부터 이틀동안은 간만에 프로듀서랑 일을 할 수 있다는 거네. 몇 개월만에 프로듀서랑 일인가. 정말 왠지, 신데렐라 프로젝트에서 모두랑 함께 일했던 게 옛날 같아」

「그렇네요. 저도 미오 쨩이랑 같은 감상이에요」

「정말이지 미오, 우즈키. 아줌마 냄새 나」


시부야 씨는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혼다 씨와 시마무라 씨에게 그렇게 지적한다.

그러고서 그녀들은 서로 웃고, 이야기가 어느샌가 옆길로 빠져간다. 나는 그 대화에 섞히진 않았지만, 그녀들이 즐겁게 대화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기에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혼다 씨의 말대로, 우리들은 몇 개월 전에는 매일 만났다.

함께 고민하며, 함께 일을 하고, 함께 길을 걸었다.

지금, 그녀들은 각각 다른 부서로 이동했다.

하지만 그곳에 적막감 같은 것은 없다. 그녀들은 가능성에 열심히 손을 뻗고 있다.

희망이 그곳에 있는 것이다. 쓸쓸하다, 슬프다 같은 감정은 어울리지 않는다.


「후후, 프로듀서는 아이라도 보는 듯한 눈으로 저 애들을 보시네요」


내가 그녀들을 보며 감상적인 기분에 젖어 있자, 타카가키 씨가 말을 걸었다.


「그런 눈을 하고 있었, 습니까?」

「예에, 그러고 계셨어요. 왠지 상냥한 아버지를 보는 느낌이었네요」

「......그렇군요. 왠지 부모의 마음에 가까운 것은, 품고 있습니다」

「어버이가 서로 어버버거리는 여자애들을 보는 거네요」


갑자기 의미를 알 수 없는 말. 단지, 부장님 개그를 하고 있다는 것만은 이해했으므로 조금 생각하고, 어떤 말을 어떻게 이었는지를 이해했다.

나는 타카가키 씨를 보고 있다.

의기양양하게 콧대를 높히고 있었다. 이 무슨. 이럴 때 나는 그녀에게 어떤 반응을 보이면 좋을지 모른다.

단지, 역시 여전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타카가키 씨는, 변함 없으시군요」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웃는다.


「그렇지만, 프로듀서 씨는 꽤나 변하셨어요」

「...그렇습니까」

「어머, 드물게도 인정하시네요」

「그 때와는, 다르니까요」


나는 변했다. ...그것은 자각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옛날과는 다르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런 나를 보고, 타카가키 씨는 조금 눈을 크게 뜨고,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그런 표정을 지었을까. 내가 의문을 가지고 있자, 그녀는 작게, 미풍에도 지워지고 말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는, 그 시절부터 줄곧 변하지 않았답니다」


...그것은 조금 전에 나도 그렇게 말했다만.

타카가키 씨의 말에 나는 더욱 의문이 깊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곤란해하는 나를 보고 작게 미소지었다.


「버릇, 나왔답니다」


정신을 차리고 오른팔을 본다. 오른팔은 무의식적으로 목덜미에 손을 대고 있었다.


「우후후, 그 점은 변하질 않네요」


그녀는 그렇게 웃고, 「저도 대화에 껴 주세요」 라며 내 옆을 지나쳐 셋에게 걸어갔다.

대체 뭐였을까. 나는 그녀의 등을 바라보며 고민이 깊어졌다.

하지만, 아무리 그것에 대해 추리를 겹쳐본다 해도 억측에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헛수고라 생각한 나는 넷의 걸 구입하는 김에 덤으로 산 커피를 따서 마셨다.

쓴맛이 입 전체에 퍼져, 마음이 침착해진다.

그러자, 마치 타이밍을 잰 것처럼 촬영 스태프가 휴식 시간 종료를 큰 소리로 외쳤다.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자, 확실히 예정 시간이 가깝다. 어느샌가 시간이 지나고 만 것 같다.

나는 커피를 단숨에 마시고, 타카가키 씨들이 마신 캔도 회수하여 디렉터의 옆으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타카가키 씨에게 불렸다.


「프로듀서」


나는 돌아보고, 무슨 일이십니까, 라고 물으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입술에 손가락을 대 침묵을 지키라는 제스쳐를 보였다.


「절, 제대로 보고 계셔 주세요」


그리고 그녀는, 조용히, 강하게, 요염히, 선언하듯이 나에게 말했다.

 

 

 

 

타카가키 카에데의 첫 『생일 축전』 번역은 바로 이-------『청심환』 이다!

카에데 씨! 싸랑합니다!

연속글 3개 제한이라서 01+02, 03+04 로 올리려고 했는데 도중에 짤리네요.

어쩔 수 없이 분할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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