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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P「선배와」모바P「선배」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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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09, 2016 01:23에 작성됨.

01 
 
 
 나는 지금 행복하다.
 
 아이돌 일은 즐겁고, 같은 사무소의 동료가 있다.
 
 그것은 너무나 근사한 일이라서, 나는 이런 나날을 지내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나는 이런 나날에 만족하고 있다.
 
 만족해버리고 말았다.
 
 
 
 
02 
 
 
모모코「……오빠, 늦네.」 
 
 일이 끝나고 모모코는 오빠─프로듀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락해도 안 받고…… 그냥 혼자서 돌아가 버릴까 생각했지만 무슨 연락이 오면 안 되니까 기다려주고 있는 거다.
 
모모코 (늦는다면 연락하는 게 상식인데…… 정말 아직 한참 글렀다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모모코는 오빠를 기다렸다. 오빠한테 무슨 말을 할지를 생각하면서 기다리는 시간은 그렇게 힘들지 않다. 물론 딱히 즐겁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모모코가『오빠한테는 ‘예능계에 대해 기초부터’보다도 전에 사회의 상식에 대해서 가르쳐줘야지.』라고 결론을 지었을 무렵.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다음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모모코「……어?」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설마, 그 사람이─
 
 
 
>>3 
스오우 모모코(11) Vi 
 
 
 
 
 모모코는 뒤를 돌아봤다. 돌아보아 그 목소리의 주인을 보았다.『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그 사람』이 아니기를 빌면서.
 
「……모모, 코?」 
 
모모코 (……아아) 
 
 그래도 그런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모모코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았다. 역시 모모코의 바람 같은 것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모모코「……야스하, 씨. 오랜만이에요.」 
 
야스하「응. 오랜만, 이네, 모모코.」 
 
 오카자키 야스하.
 
 평소에『선배』라고 불리는 모모코의『선배』. 
 
 옛날에 모모코가 동경하던 사람.
 
 그리고 모모코 앞에서 도망친, 사람.
 
 
 
>>4 
오카자키 야스하 (16) Co 
 
 
 
 
03 
 
 
야스하「그래도 몰랐는걸. 설마 모모코가 그 765프로의 아이돌이라니.」 
 
모모코「……모모코도 몰랐어요. 야스하 씨도 아이돌을 하고 있었다니.」 
 
 지금 모모코와 야스하는 찻집에 들어와 있었다.『프로듀서를 기다리고 있어서』라고 거절하려고 했지만 오빠한테서『앞으로 15분 정도 있다 도착해. 늦어서 미안.』이라고 문자가 왔다. 이것이 조금 더 짧거나 그랬다면 망설임 없이 거절할 수 있었고, 조금 더 길어졌다면 애초에 오빠도『먼저 돌아가 줘.』라고 말해줬겠지. 하지만 15분. 그런 미묘한 시간이라서 모모코는 야스하의 권유를 거절할 수 없었다. 선배가 모처럼 불러줬는데 이유도 없이 거절하다니 그럴 수는 없고.
 
야스하「……존댓말 안 해도 괜찮아. 옛날처럼 평범하게 말해주면」 
 
모모코「……아뇨. 선배님을 상대로 그럴 수는 없죠.」 
 
 옛날…… 모모코가 아직 신인이라 예능계에 대하여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
 
 모모코는 야스하 씨를『야스하』라고 부르며, 어린아이처럼 따르고 있었다.
 모모코한테 있어서『야스하』는 동경이었던 것이다.
 그 시절의 야스하 씨는 아직 아역이었고, 자주 티브이에 나왔다.
『야스하처럼 될 수 있었으면』그렇게 생각해서 예능계로 뛰어든 아이들은 많이 있었을 것이고, 모모코도 그런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카자키 야스하』라는 성공담을 보고, 순진하게─그래 지금 와서는 우직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순진하게 모모코는 예능계를 동경했다.
 
 그리고 실제로 야스하 씨를 만날 수 있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친해, 질 수 있었다.
  
 그래 모모코는 야스하 씨와 정말 친해졌다.『야스하』『모모코』라고 변하게 부를 만큼은 친해졌다.
 
 그 무렵의 모모코는 야스하 씨를 언니처럼 따르고 있었고, 야스하 씨도 모모코를 여동생처럼 귀여워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야스하 씨는 모모코 앞에서 사라졌다.
 
 모모코가 살던 세계에서 도망친 것이다.
 
야스하「……모모코는, 지금 즐거워?」 
 
모모코「일이니까요, 즐겁고 뭐고 없어요.」 
 
야스하「그렇구나.」 
 
 그런 말을 물어보고, 어쩌라는 것일까. 모모코는 알 수 없었다. 지금의 야스하 씨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지금의 모모코로서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모모코「……야스하 씨는」 
 
 그래서 모모코는 물어보기로 했다.
 
모모코「……야스하 씨는 지금 즐거우신가요?」 
 
야스하「즐거워.」 
 
 즉답이었다.
 
야스하「지금 아이돌 일을 하고 있고, 지금의 프로듀서님과 만나서, 지금의 사무소의 동료들이 있어서…… 정말, 너무 즐거워.」 
 
 야스하 씨는 말했다. 딱 잘라 말했다. 한줌의 망설임도 없이, 소중한 것을 아끼는 것만 같은 표정을 하고.
 
야스하「……모모코도 그렇지 않아? 그 765프로에서…… 아이돌을 하고 있다면.」 
 
 모모코를 보고 야스하는 미소 지었다. 그 미소에 어떤 감정이 담겨있는 것인지─알고 싶지 않아서, 모모코는 야스하 씨의 시선으로부터 도망치듯 얼굴을 돌렸다.
 
모모코「……야스하가, 뭘 안다는 거야.」 
 
야스하「응?」 
 
 무심코 그렇게 중얼거리고 말았다. 선배한테 대체 무슨 짓을. 모모코는 당황하며 입을 막았다. 그래도 야스하 씨는 듣지 못 했던 것 같았다. 무슨 말을 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모모코「……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냥 일은 일이죠. 거기에 감정을 끼워 넣을 필요는 없이……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할 일을 한다. ……야스하 씨가 가르쳐주셨잖아요.」 
 
야스하「그건」 
 
 야스하 씨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모모코는 듣고 싶지 않았다. 시계를 보니 딱 시간이 됐다. 모모코는 일어났다.
 
모모코「……이제 슬슬 시간이 돼서 가보겠습니다. 야스하 씨, 일부러 모모코랑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뵙죠.」 
 
 그렇게 말하고, 야스하 씨가 무언가 말하기 전에 모모코는 그 자리를 떠났다.
 
 야스하 씨로부터 모모코는 도망쳤다.
 
 
 
04 
 
 
「여기 있었구나.」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안심이 되는 목소리. P 씨의 목소리다.
 
야스하「네. 잘 아셨네요.」 
 
 P 씨 쪽을 보면서 나는 대답했다. P씨는 웃으면서 내 맞은편에 앉아 근처를 지나던 웨이트리스 분께 커피를 주문했다.
 
모바P「뭐 나도『오카자키 야스하』의 프로듀서라는 거지.」 
 
야스하「P 씨한테 있어서 저는 대체 어떤 존재인 거죠?」 
 
모바P「물론 내 아이돌이지. 그래서 무슨 일 있었어?」 
 
 ……역시 알아차리나.
 
야스하「옛날 후배랑 만났어요.」 
 
모바P「옛날?」 
 
야스하「네. 지금은 765프로에서 아이돌을 하고 있다는 것 같아요.」 
 
모바P「765프로……? 그렇다는 건, 소문의 시어터 애인가. 이름은?」 
 
야스하「스오우 모모코예요.」 
 
모바P「뭐 그렇겠지. 하지만 스오우 모모코랑 오카자키 야스하인가, 있잖아…… 그렇게 같이 일한 적 있었어?」 
 
야스하「아뇨, 그렇게까지는. 초등학교가 무대인 작품 같은 건 같이 출연할 기회도 있었지만요, 그것 말고는 아역이 많아도 어쩔 수 없는 게 대부분이라.」 
 
모바P「듣고 보니까 그러네. 그것보다 그 스오우 모모코와 오카자키 야스하니까 말이지. 둘을 동시에 쓰다니 사치지.」 
 
야스하「아역에 사치고 뭐고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모바P「겸손한걸. 뭐 분명 그때라면 거기까지인가.」 
 
야스하「네. 그때부터 모모코는 굉장했지만요.」 
 
모바P「야스하가 그렇게까지 칭찬인가.」 
 
야스하「P 씨도 알고 있으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네요.」 
 
모바P「내게 있어서 최고는 야스하로 정해져있으니까.」 
 
야스하「……정말.」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P 씨는 치사해. 여기서 P 씨가 아니었다면 요상한 빈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진심을 이야기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아니까, 정말 치사해. 듣는 쪽의 기분도 생각해줬으면.
 
모바P「그렇지만 야스하를 빼고 생각해도, 확실히 스오우 모모코는 굉장했지. 그런 만큼 여러 가지 있었던 것 같던데. 야스하, 너와는 다른 의미로 말이야.」 
 
야스하「……다른지 어떤지는 모르겠어요.」 
 
모바P「그래…… 뭐, 나도 야스하에 대해서 뭐든지 다 아는 건 아니니까 말이야.」 
 
야스하「뭐든지 다 알면 기분 나쁘지만요.」 
 
모바P「나는 야스하에 대해 뭐든지 다 알고 싶은데 말이야.」 
 
야스하「기분 나빠요.」 
 
모바P「하하하. 용서해줘.」 
 
야스하「안 할 거예요.」 
 
 픽하고 나는 고개를 돌렸다. P 씨는「미안, 미안.」이라며 웃고 있다. 물론 나도 그만큼 화가 난 것도 아니고, 그렇게 기분 나쁘게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 대화는 단순한 농담에 지나는 않는 것이다. 신뢰하고 있기에 할 수 있는 단순한, 농담.
 
모바P「엄격한걸. 그래서 스오우 모모코랑 만나서 어쨌어?」 
 
야스하「잠깐 이야기를 했어요.」 
 
모바P「……이야기했어?」 
 
야스하「윽」 
 
야스하 (……거기까지 아시는 건가요.) 
 
 P 씨는 똑바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래도 그게 불쾌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그럴게 그건 너무나 상냥한 눈이었으니까. 규탄하기 위한 것이 아닌, 받아들이기 위한『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을게.』라는 상냥한 눈이다.
 
야스하「……아뇨.」 
 
 나는 고개를 저었다. 할 수 없었다. 하고 싶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야스하「말하기 전에…… 아뇨, 아니네요. 무슨 말을 할지 무서워서…… 전 아무 말도 못 해서.」 
 
모바P「그래.」 
 
 그리고 P 씨는 말했다.
 
모바P「야스하, 또 이야기하고 싶어?」 
 
야스하「……예?」 
 
 그 말의 의미를 모르고, 나는 무심결에 그렇게 대답해버렸다. P 씨는 다시 한 번 말했다.
 
모바P「야스하. 너는 또 스오우 모모코와 이야기하고 싶어?」 
 
 P 씨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내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그렇게 말했다.
 
 P 씨가 그 말을 한 의미를 나는 아직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도. 
 
 그렇다고 해도.
 
야스하「네.」 
 
 모모코와 한 번 더 이야기하고 싶다는 마음은 진짜였으니까.
 
 나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05 
 
 
 멀리서 타다닥 잔달음질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고개를 들자 거기에는 오빠가 있었다.
 
그리P「늦어서 미안. 변명은 안 할게. 그러니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모모코는  오빠한테 돌진했다. 오빠의 배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P「모모코……?」 
 
모모코「……오빠 바보.」 
 
 모모코는 오빠의 가슴을 때렸다. 오빠의 배에 얼굴을 묻은 그대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때렸다.
 
모모코「바보, 바보, 바보…… 모모코를 혼자 두지 마…… 모모코를 버리지, 말아줘.」 
 
그리P「모모코……」 
 
 모모코,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모르겠어. 그래도 오빠가 잘못한 거야. 전부 오빠가 나빠.
 
 오빠는 모모코가 때리는데도 말리려고 하지 않았다. 모모코의 손을 붙잡거나 하지 않았다.
 
그리P「……정말 미안해. 모모코.」 
 
 그렇게 말하고, 오빠는 몸을 숙여 모모코를 껴안았다.
 
모모코「……이제 와서, 이러지, 말아줘.」 
 
 그렇게 말하면서 모모코는 오빠의 어깨에 얼굴을 밀어붙였다. 오빠한테 지금의 모모코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리P「미안. ……그래도 이러고 싶었어.」 
 
모모코「오빠 변태. ……그래도 좋아. 조금만 더 이러고 있어도.」 
 
 
 
06 
 
 
그리P(……잠들었나.) 
 
 프로듀서는 모모코를 보며 생각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지쳤다는 거겠지. 팽팽하게 당겨졌던 실이 끊어진 것처럼 모모코는 조용한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그리P(……오늘 일은 늘 신세를 지고 있는 제작진들이었고, 모모코가 거북해하는 사람은 없었을 터야.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때에, 그 제작진 중 한 사람이 지나갔다. 프로듀서는 그녀를 불러 세워서 물어보았다.
 그러나 그녀의 대답은「아니요, 특별히 문제는…… 너무 수월하게 진행돼서 놀랄 정도였어요. 역시나 모모코네요.」라는 것이었다.
 명랑하게 웃으면서 말했으니까 이게 거짓말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혹시 이게 거짓말이라면 그녀는 배우가 되는 편이 낫지.
 
그리P(그나저나 그럼 언제, 어디서?) 
 
 프로듀서는 생각한다. 남은 가능성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일이 끝난 후. 모모코가 자신을 기다리던 시간. 그 중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생각해야겠지. 이건 모모코의 말에서도 알 수 있다. 자신이 예정대로 왔으면 아무 문제없었다는 거다. 사정이 있었다고 해도, 프로듀서는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자기 때문에 모모코가…… 그렇게 생각하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자기 자신이 싫어졌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한들 모모코가 입은 마음의 상처가 나을 일은 없다. 원인을 알아내야만 한다. 우선 오늘 여기서 일을 한 사람이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본 사람이 있는지를 탐문해야─ 
 
모모코「……오, 빠.」 
 
 아니지.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그런 게 아니겠지.
 지금은 무엇보다 모모코를.
 
 모모코가 안심할 수 있는 곳으로 모모코를 데려가야지.
 그 이외의 일들은 나중에도 가능해. 그러니까 빨리 모모코가 안심할 수 있는 곳으로……. 
 
 프로듀서는 모모코를 업고, 깨지 않도록 세심의 주의를 기울이면서 차로 향하였다.
 
 
 
07 
 
 
 야스하는 모모코의 동경이었다.
 
 모모코보다 빨리 예능계에 들어와서 활약하고 있었다. 아역으로서 일세를 풍미했다.『오카자키 야스하』라는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그』라고 입을 모았다. 어른들도 그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아역. 그것이『오카자키 야스하』라는 아역이었다.
 
 모모코는 야스하처럼 되고 싶었다. 모모코한테는 예능계에서 야스하가 가장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까 야스하를 조금이라도 따라잡기 위해서 모모코는 노력했다. 노력하고, 노력하고, 노력하고, 노력했다. 본보기는 언제나 올려본 그 앞에 있었다. 그래도 야스하만을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야스하의 연기를 보고, 다른 배우 분들의 연기를 보며, 선생님들께,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것들을 적극적으로 물어보러 다녔다.
 그러면서 안 것은 역시 야스하가 가장 모모코의 본보기가 된다는 것이었다. 모모코가 노리는 그 앞에는 야스하가 있다. 여러 가리를 알아갈수록 모모코는 확신하고 있었다. 야스하에게 품은 동경심은 점점 강해져갔고, 동시에 야스하는 모모코에게 있어서 목표가 됐다.
 
 그리고 어떤 일로 모모코는 야스하와 함께 연기하게 됐다. 야스하는 거의 주역이고, 모모코는 단역이었을 뿐이었지만 그것은 모모코한테 있어서는 꿈 중 하나가 이뤄진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감독「너네는 그냥 거기 서있기만 해도 돼. 알았어? 아무 말도 말고, 그냥 서있기만 해라.」 
 
 모모코네를 향해 감독은 말했다. 그 신은 주인공 일가의 딸 역할인 야스하와, 그 어머니, 그리고 그 어머니의 친구 역할인 사람들이 메인인 신으로 모모코네는 그 어머니의 친구 역할인 사람들의 아이라는 설정이었다. 분명 대본을 보면 그 뒤로 긴박한 신이 있었지만 그 컷은 단순한 일상풍경을 찍는 신이었다. 그런 신에서『서있기만』? 
 그건 명백히 부자연스러웠다. 물론 그것이 드러나지 않도록 연출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절대로 무언가 하는 편이 좋아. 모모코네끼리 이야기하거나, 놀거나, 술래잡기도 좋아. 무언가 할 게 필요해. 설정으로 생각해도, 대본의 흐름으로도, 그게 맞을 터였다.
 그러니까 모모코는 말했다.
 
모모코「그럼, 이상하지 않나요?」 
 
 그래도 그때 모모코는 아직 멀었었다. 이름이 전혀 팔리지 않은 아역. 주목조차 받지 못 하는 단역이었다. 감독의 눈에는 그건 분명 거의『보통 애들』과 다르지 않았겠지.
 그런 아이한테 자신의 연출을 부정당하고, 감독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물론 그게 평상시였다면, 그 감독이 평범한 어른이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지. 그냥『어린애의 헛소리』라고 정리하고, 모모코를 정당히 달랬겠지. 그랬다고 해도 모모코가 납득했을 리는 없었을 거라는 기분도 들지만 그런 가정을 해도 의미가 없다.
 
 그럴게 모모코의 말에 그 감독을 화를 냈으니까.
 
「어린애가 무슨 말이냐.」라며「뭘 안다고」라며「내 연출에 불만이 있다는 거냐.」라며 여러 소리를 들었다. 주위의 분위기를 관찰한 걸로 보아, 이건 이 감독한테 있어 그렇게 드문 일도 아닌 것 같았다. 아무래도 모모코는 어린애였으니까 말려주는 사람도 많았지만, 그 속에는『질린』것과 같은 감정이 크게 담겨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감독의 말에 모모코는 반론했지만, 그래도 감독은 모모코의 말을 부정했고, 주위 사람들은 모모코를 타일렀다. 그 감독보다 모모코 쪽이 간단하게 꺾일 거라고 생각한 거겠지. 주위 사람들은 매우 곤란해 하는 분위기였고, 짜증을 내는 사람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모모코는 어쩔 수 없이, 뜻을 굽히기로─
 
야스하「잠깐만요.」 
 
 야스하가 입을 열었다.
 
야스하「그 아이가 말한 대로 하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는 편이 이 작품이 더 좋아질 거라고.」 
 
감독「……하아?」 
 
 감독의 목소리 톤이 분명하게 내려갔다. 아까보다도 기분 나빠하는 목소리.
 
감독「야스하야~ 아무리 네가 천재 아역이라도 어른한테는 어른의 연출이 있단다. 거기다 이 정도로 그렇게 달라지지도 않고. 그게 아니면 너, 잘리고 싶냐? 아역 따위는 누가 해도 똑같고…… 아직 1화고. 강판당해도 좋다 이거지?」 
 
 그 말에 주위가 곤혹스러워 했다. 모두, 모두가『그건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연했다. 아직 1화라고 말해도, 벌써 여러 가지 것들이 정해져 있었다. 이제 와서 처음부터 다시라니, 그건 어려웠다.
 
 그런데 이 감독이 또 꽤나 권력을 쥐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모코는 알 수 없지만, 이런 감독이라도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모모코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그런 감독이 하는 말이라서 주변 사람들은『곤란하다』고는 생각해도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것 같았다.
 
 이대로 야스하가 잘리는 거야? 모모코 때문에? 모모코는 걱정됐다. 싫어. 그런 건 싫어. 모모코 때문에 야스하가, 그렇게……. 
 
 그래도 그 걱정은 필요없었다.
 
야스하「……정말로 괜찮은가요?」 
 
 야스하는 말했다. 그 목소리에서 어쩐지 힘이 느껴졌다.
 
야스하「이 저를, 잘라도.」 
 
 그건 그냥 아역이 말했다면,『건방지다』고 생각됐겠지.
 실제로 그 말은 아무리 실력이 있다고 해도『건방진』말이었다. 얼마나 잘났냐는 말을 들어도 할 말 없는 말.
 
 그래도, 그럼에도─ 야스하의 그 말은『건방지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감독「……쳇.」 
 
 감독은 혀를 찼다. 그리고 모모코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감독「……할 거면 똑바로 해라. 촬영 잠깐 멈춘다. 다시 생각해보지.」 
 
 그렇게 감독은 물러났다. 주변 사람들은 ‘휴’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모모코도 그랬다.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야스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부풀어올랐다.
 
모모코 (감사 인사를 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모모코는 야스하의 모습을 찾았다. 그러자.
 
야스하「스오우…… 모모코였었나?」 
 
모모코「햣.」 
 
 뒤에서 말을 걸어와서 모모코는 깜짝 놀랐다. 돌아보자 그곳에는 야스하가 있었다.
 
야스하「아, 미안해. 갑자기 말을 걸어서……」 
 
모모코「아, 아뇨, 그렇지 않아요. 야스하─씨.」 
 
야스하「……야스하라고 해도 괜찮아? 나도 모모코라고 부를 거니까.」 
 
모모코「그, 그건 모모코 아직 신인인데」 
 
야스하「그러니까 선배의 부탁 들어줄래?」 
 
모모코「……네. 야스, 하」 
 
야스하「할 수 있으면 존댓말도 안 썼으면 좋겠는걸.」 
 
모모코「……응. 알았어 야스하.」 
 
야스하「응. 고마워 모모코. 앞으로 잘 부탁해.」 
 
 그렇게 말하며 야스하는 모모코한테 손을 내밀었다. 모모코는 망설임면서 그 손을 잡았다.
 
모모코「……잘 부탁, 합니다.」 
 
 ─이게 모모코와 야스하의 만남.
 
 그냥 아역이었던 모모코와 천재 아역이라고 불렸던 때의 야스하의 만남이었다.
 
 
 
08 
 
 
모모코「……야스하, 언니.」 
 
 모모코가 말했다. 잠꼬대였다.
 지금 모모코는 차 안에 있었다. 조수석에서 작은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있었다.
 
그리P(야스하 언니……?) 
 
 프로듀서는 생각했다.『야스하』. 그것이 모모코가 이렇게 된 원인인가. 하지만 그게 누구지? 그 이름만으로는─ 
 
그리P「……오카자키, 야스하?」 
 
 프로듀서는 문득 떠오른 이름을 중얼거렸다. 아니 하지만 그런 일이? 그러고 보니 그녀는 지금 아이돌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된 거지? 애당초 모모코와 오카자키 야스하 사이에 무슨 접점이─ 
 
그리P (……있어도 이상하지는 않나.)
 
 오카자키 야스하는 전 아역. 그리고 모모코도 그렇다. 그렇다면 접점이 있어도 이상할 것은 없나. 설령 활약시기가 딱『세대교체』하듯 어긋나 있었다고 해도, 그렇기에 더욱 무슨 일이 있었다고 생각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그리P(……조금 조사해볼까.) 
 
 
 
09 
 
 
「다녀오셨어요, 야스하 씨.」 
 
 사무실에 들어오자 이 목소리가 맞이해주었다. 귀여운 목소리. 유우키 씨의 목소리다.
 
야스하「다녀왔어, 유우키 씨.」 
 
유우키「프로듀서님은……」 
 
야스하「노노 씨 쪽을 보러 가셨어.」 
 
유우키「그렇군요. 저기 있잖아요, 야스하 씨. 저, 오늘……」 
 
야스하「유우키 씨.」 
 
유우키「예?」 
 
야스하「이런 데서 이야기하기도 좀 그렇고, 안으로 들어갈까요?」 
 
유우키「……그, 그러네요. 죄송해요.」 
 
야스하「아뇨, 괜찮아요.」 
 
 
 
>>27 
오토쿠라 유우키(13) Cu 
 
 
 
 
 유우키 씨는 내 후배다.『예능인』으로서 뿐만 아니라,『아이돌』로서 그리고『모델』로서도 후배이다. 함께 모델을 했었던 적도 있어서인지, 이전에 일을 함께 한 때부터 그녀는 나를 따르고 있었다.
 
 ─남이 따를 자격이 있어?
 
야스하「윽!」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서운 목소리.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 그래도 귀를 막아도 의미가 없었다. 그 목소리는 내 목소리다. 그걸 알고 있으니까.
 
유우키「? 야스하 씨, 왜 그러세요?」 
 
야스하「아뇨, 아무 것도 아니에요.」 
 
유우키「그런가요. 그런데 오늘 일하는데요……」 
 
 모모코와 만났기 때문일까. 지금 유우키 씨와 이야기하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짐과 동시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파졌다. 모모코가 떠올라서…… 나 자신이 싫어졌다.
 
 그런 마음을 품고 있어도, 나는 그것을 겉으로 들러내지 않는다. 드러내지 않도록 할 수 있다. 그 정도 연기력이 있다.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은 사무소에서도 얼마 안 되겠지. P 씨라면 분명 바로 꿰뚫어보겠지만, 적어도 비슷한 나이의 애들은 간파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마음으로 접하게 되어서 미안함을 느꼈지만 유우키와 상관없는 걸로 걱정시키는 게 더 안 될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나는 웃는 얼굴로 유우키 씨와 대화를 했다.
 
 내『아이돌』로서의『모델』로서의 후배와 이야기를 했다.
 
 그 모습에 내『아역』으로서의 후배를 겹쳐 보면서.
 
 
 
10 
 
 
 모모코와의 첫 대면은 충격적이었다. 적어도 나한테 있어서는.
 
 내가 출연하고 있던 드라마 현장에서 나는 모모코와 만났다.
 그 드라마 감독은 굉장히 좋은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었지만 선입관에 쉽게 빠지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적받으면 화를 내는 사람이었다. 요약하면 성격에 문제가 있었지만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가, 아닌가.』 
 
 이 세계에서는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물론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커넥션은 중요하다. 성격이 나쁜 인간은 미움을 사서 좀처럼 일을 받을 수 없다……는 일도 있다.
 
 그렇지만『성격은 좋으나 성과를 못 내는 사람』과『성격은 나쁘지만 성과를 내는 사람』이 있다면 후자를 원하는 것은 분명한 것이다.
 능력이 같거나 별 차이가 없으면 성격 좋은 쪽이 선택받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 능력에 커다란 차가 있으면 유능한 쪽으로 일이 간다.
 
 그것이 이 업계인 것이다. 좋은 인상을 줘서 손해는 안 보지만 능력만 있다면 어떤 악인이라도 용서된다.
 
 물론 너무 권력을 가진 사람한테 미움을 사면 쫓겨나고, 호감을 사면 과도하게 밀어주기도 한다. 그런 관계 속에서 능력도 없는 주제에 위세를 떠는 사람도 물론 있다.
 
 그래도 그러한 예외를 빼면 이 업계는 실력이 우선된다.『힘』이 있는가, 없는가. 그것이 중요한 세계인 것이다.
 
 그 감독에게는 힘이 있었다. 성격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힘이 있다. 적어도 그 드라마 현장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감독에게 거스르려는 사람은 없었다. 거스를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해도 좋았다. 기분은 상하게 할 수는 없었다. 설령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있어도 받아들여야만 했다……이 감독이 지휘를 하는 현장은 언제나 그랬고, 약간의 예외를 제외하면 그에게 반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스오우 모모코.
 
 그녀는 반론했다. 의견을 말했다.
 
 예상대로 감독은 반론했다. 기분이 좋았다면『어린애의 헛소리』로 넘겼겠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어린아이의 말이었어도 그냥 넘길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녀가 한 말은 나한테 있어서도『정론』이라고 생각되는 것이었다.
 
 물론 감독도 할 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째서 감독이 아역들에게『움직이지 마』라고 했는가, 그것은 감독이『아역』이라는 존재를 신용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정확히는『아역이라고 잘 하는 아이는 있지만 대부분 풋내기에서 살짝 벗어난 레벨뿐이다.』라는 인식이었던 거겠지.
 그러니까 아이들에게 어려운 것을 요구하지 않고『최소한』의 것을 요구했다.『이거라면 애들도 할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말한 것이다.
 
 좋게 생각하면 감독의 말은『상냥함』으로부터 온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평범하게 생각하면『아역』이라는 자리의 존재의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적어도『이곳』에 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니까 감독이『정말로 원하고 있는 장면』을 실현하려면 그녀가 말한 대로 하는 편이 좋겠다고.
 몇 번이나 재촬영을 하게 될 지도 모르지만-어쩌면 그것이야 말로 감독이 기피하고자 했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감독이 말한 것보다는 좋은 것이 나온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는 도와주었다. 아무리 정론이라도 그녀의 말로는 닿지 않는다. 아무 실적도 없는 아이의 말은 닿지 않는다. 그렇지만 내 말이라면 닿는다.
 
 결과적으로 촬영은 그녀가 제안한대로 진행되었다. 아역들의 부담이 늘었지만, 그만큼 좋은 작품이 됐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에게 흥미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녀를 더 알고 싶어졌으니까.
 
 어째서 그 감독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어째서 어른에게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었는지.
 
『어린애니까』라는 대답이라면 납득할 수 있다.『이 업계를 잘 몰랐으니까』라는 대답이라면.
 그래도 그녀의 반응을 보아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 업계를 어느 정도 이해했음에도 그녀는 그런 말을 한 것이었다.
 그게 얼마나 굉장한 일인지…… 적어도 나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그녀와 인사를 하고 악수를 나누고 말했다.
 
야스하「그래도 굉장하네. 모모코는. 감독한테 그런 말을 하다니.」 
 
모모코「그, 그렇지 않아. 모모코는 생각한 걸 말한 것뿐인걸. 그러는 편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말한 것뿐이야.」 
 
 ─굉장해. 
 
 나는 솔직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 일은 나는 할 수 없다고.
 
모모코「그렇다고 할까, 그렇게 말하자면 야스하 씨 쪽이 굉장하잖아. 그런 말을 말할 수 있다니…… 정말 굉장해.」 
 
 아니야.
 
 나는 네가 말한 정도로 굉장하지 않아. 나는 네가 한 것처럼 할 수 없어.
 
 분명 나는 감독에게 그런 말을 했어. 건방진 말을 했어. 그래도 그것은『나 자신의 의지』가 아니야.
 
 나는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들을 뿐이야. 이 촬영이 시작하기 전에 나는 이런 말을 들었다.『그가 폭주하면 말려 달라』고. 다른 어른들로는 힘드니까, 내가 선택됐다. 그저 그것뿐이었다.
 
모모코「혹시라도 잘릴지도 모르는데…… 그런데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니. 정말 굉장해. 멋있었어.」 
 
 잘릴 가능성…… 그건 거의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어째서냐면 감독은 알고 있다. 아무리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는『작품 만들기』에 대해서는 진지한 인간이다. 그 시점에 그는 나를 자를 수 없다.
 
 이유는 하나, 그건 내가 잘 하니까.
 
 다른 아역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니까, 내가 잘릴 일은 없다. 나를 쓰는가, 쓰지 않는가에 따라서 작품의 완성도에 큰 차이가 생긴다. 그건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도 내가 선택된 이유 중의 하나였다. 다른 배우, 즉 어른인 배우였다면,『다른 사람』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아역』으로 나만큼 뛰어난 사람은 없었다. 그것뿐이다.
 
 이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힘이라고 배웠다. 그러니까 나는 힘을 키웠다. 연기력을 길렀다.『연기』에 필요한 것을 되는대로 몸에 익혔다. 어떻게 해야 연기를 잘 하게 될 것인가. 그렇게 함으로써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른들이 말한대로 할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아역으로서의 지위를 확립했다.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듣고, 그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들을 뿐이었다. 지금 그것이 가능하게 한 힘을 붙인 것조차도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들은 결과일 뿐이었다. 자신의 의지로 한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달랐다. 모모코는 달라. 그녀는 자신의 의지로 말한 것이다. 자신의 의지로『이 작품을 더욱 좋게 만들고 싶다.』는 의지로 모모코는 감독에서 반론했다.
 
 그건 결단코 나한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들을 뿐인 나한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그녀를 동경했다.
 
모모코「어떻게 하면 야스하 씨처럼 될 수 있나요?」 
 
 모모코는 나를 동경하는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줘. 나는 네가 동경할만큼 훌륭한 인간이 아니야…….
 
야스하「……힘을 기르면, 할 수 있어.」 
 
 도망치듯이 나는 말했다. 도망가기 위해서 나는 말했다. 모모코의 그 눈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야스하「아무도 불만 못 할 정도로 뛰어나지면 돼. 나보다도 뛰어나지면, 그럼 모모코는 나 같은 것보다 훨씬 굉장한 사람이 될 수 있어.」 
 
 모모코한테는 없고 나한테는 있는 것. 그것은 연기력 정도이다. 그러니까 연기력만 키우면 나 따위보다 훨씬 굉장한 사람이 될 것이다.
 
모모코「야스하 씨보다 뛰어나게라니.」 
 
야스하「괜찮아. 모모코라면 할 수 있어.」 
 
 나와는 달리 너에게는 의지가 있어.
 그럼 나 따위보다 너는 뛰어나질 수 있어.
 
 선망과 함께 나는 말했다. 나로서는 할 수 있었기에, 말할 수 있었다.
 
 그건 소원을 맡기는 것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렇다, 그건 마치 자신은 달성할 수 없었던 꿈을 아이에게 떠넘기는 부모와 같은 행위였다.
 
 떠넘겨진 쪽의 사정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 제멋대로의 말.
 
 그 말이 상대에게 있어서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질지 알고 있었을 내가 해버린, 저주의 말이었다.
 
 
 
11 
 
 
 조사한 결과. 역시 모모코가 저렇게 된 것은 오카자키 야스하가 원인 같다는 것을 알았다. 모모코와 오카자키 야스하가 이야기를 하고 있던 것을 봤다는 증언이 몇 번 있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모모코와 오카자키 야스하의 관계에 대해서 조금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모모코와 오카자키 야스하는 매우 사이가 좋았던 것 같았다. 친자매 같았다고 말한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그리P (그렇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모모코가?)
 
 프로듀서는 생각했다. 지금도 사이가 좋은가? 아니면 그렇지 않나? 적어도 모모코 입에서 오카자키 야스하의 이름을 들었던 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그 관계가 무너졌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겠지. 그건 어째서?
 
그리P「……그러고 보면, 모모코와 오카자키 야스하의 활동 시기는」 
 
 답이 나오려던 그때, 프로듀서의 전화가 울렸다. 받아보니 일과 관련된 전화였다. 스오우 모모코에게 의뢰. 어떠한 내용인지 물어보니, 그건 프로듀서가 깜짝 놀랄 것이었다.
 
그리P (어째서 이 타이밍에)
 
 그 프로듀서가 놀란 내용은 스오우 모모코에게 주어진 의뢰.
 
 오카자키 야스하와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12 
 
 
모바P「스오우 모모코랑 같이 일하게 됐어.」 
 
 P 씨는 말했다. 갑작스러운 일에 나는 깜짝 놀라버렸다.
 
야스하「어째서, 갑자기.」 
 
모바P「야스하가『한 번 더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으니까 말이야.」 
 
야스하「그런 이유로……」 
 
모바P「그런 이유가 아니지. 자기 담당 아이돌이 바라는 것을 가능한 이뤄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잖아?」 
 
야스하「그래도 그렇게 간단히……」 
 
모바P「나는 오카자키 야스하의 프로듀서야. 이 정도도 못 해서 어떻게.」 
 
 P 씨는 그렇게 말했지만 물론 그렇게 간단히 될 일이 아니었을 거다. 그게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할 쯤,「뭐」라며 P 씨가 쓴웃음을 지었다.
 
모바P「우연히 765 쪽에서 OK해준 것뿐이지만 말이야. 만일 거절했다면 다른 방법으로 해야 했어. 그러니까 이건 765쪽에 감사해야지.」 
 
야스하 (……아니야.) 
 
 P 씨가 하는 말은 진짜겠지. 하지만 그런 의미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이렇게나 빨리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이렇게 빨리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것. ‘만일 거절했다면 다른 방법으로’라고 하는 시점에 그 방법도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방법도 실행하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야스하「……감사합니다.」 
 
 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다. 전하고 싶은 말을 그런 말이 아니야. 내가 전하고 싶은 것은 감사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모바P「천만에 말씀이십니다. ……그렇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뿐이야. 나머지는 네가 힘내.」 
 
야스하「네, 알겠어요.」 
 
 나는 대답했다. P 씨의 마음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서.
 
야스하「나머지는 제가 열심히할게요.」 
 
 
一二三二一
 
내 안의 빛나는게 뭔지 모르겠어서…
이대로면 어쩌지...혹시 이대로 시간이 와버리면
무서워… 혹시 나만 뭔가 찾아내지 못하면… 어쩌지… 무서워
독자는 내 장점이 번역이라고 말하셨지만...하지만, 하지만
"번역" 같은 건… 역질 같은 건 누구나 할 수 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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