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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이렇게나 일상적인 이야기 - 제 2화, 그 일곱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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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8, 2016 02:37에 작성됨.

원본 링크 (ハーメルン의 満足な愚님 作 《かくも日常的な物語》韓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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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분량이...



 

제 2화 그 일곱 번째

「맛있네, 이 야키소바!」

정오를 조금 넘길 무렵, 나와 마코토와 유키호 짱은 푸른 하늘 아래 교정 아래 노점에서 산 야키소바를 한 손에 들고 벤치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교정 구석에 있는 이 벤치는 마침 교사의 그림자에 가려져서 서늘한 것이 딱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오월이라곤 해도 이렇게까지 끝내주게 맑은 날은 좀 덥다. 게다가 어제 축제에서 그 난리를 피우고 왔으니. 좀 그늘에 들어가 있는 편이 낫다.


「응, 정말 맛있어」

나무젓가락으로 야키소바를 한 입 베어물고 우물거리던 유키호 짱이 마코토의 의견에 동의한다.

「정말 맛있네」

나도 한 입 먹어치운다. 응. 정말 맛있어. 적절하게 소스가 곁들어져 있고, 게다가 축제라는 분위기도 있어 더 맛있게 느껴진다.

「아, 그리고 보니 유키호, 이 다음엔 어디 돌까?」

오전 중엔 총 6개의 학교 건물 중 절반인 3개를 돌았다. 이른바 일반동一般棟이라는 건물로, 평범한 교실과 교무실, 직원실이 있는 건물이었다. 거기를 돌고 나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이 학교 왜 이리 커. 아니 생각을 해 보길 바란다. 교사 3개에 거의 대부분이 교실밖에 없다. 학년당 건물을 한 채씩 쓰는 것이다. 이건 무슨 만화도 아니고……. 라고 딴죽을 넣고 싶어지는 나는 지극히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유키호 짱이 이것저것 말해주는 사이 주워들은 건데, 이 학교는 단위제로 돌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요는, 대학과 거의 비슷한 시스템이다. 필수 과목도 꽤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그 이외는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표를 짤 수 있다고 한다. 레알 쩌네. 참고로 우리 추오 고등학교는 시간표 전부 학교에서 짜 줬다. 이디든 고등학교라면 대부분 이렇겠지만. 일단 학급이라는 구분은 있지만, 시간표가 안 맞는 경우가 수두룩하댔나. 뭐 단위제라면 보통은 그렇게 되겠지만.

뭐, 이래저래 오전은 일반동밖에 못 돌았다. 참고로 일반동에는 각 학급별로 카페나 전시회, 유령의 집 같은 걸 꾸며 놓았다. 이건 평범한 고등학교랑 다를 게 없었다. 유키호 짱네 반은 카페를 하고 있었다. 코스프레라도 웨이트리스가 있겠지 하고 일단 기대하고 있었는데 교복이었다. 뭐 남자도 별로 안 오니까. 같은 여자끼리 코스프레해서 뭐 좋을 게 있겠는가. 유키호 짱의 웨이트리스 복장도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못 보게 됐어도 어쩔 순 없다.

교복 차림의 유키호 짱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그니까ー, 오후엔 실습동이랑 동아리동을 도는 게 어떨까 해」

뭐니뭐니해도 이 학교 정말 넓다. 오전 서너 시간 들여서 적당히 일반동이랑 운동장밖에 못 돌아 봤을 정도니까.

「그러고 보니까 어젠 일반동밖에 안 돌았었지! 기대된다!」

「응, 어젠 나도 반 애들 도와주러 갔어야 해서 시간도 별로 없었고, 라이브도 있었으니까 많이 못 돌아다녔지만, 오늘은 괜찮아!」

아무래도 한 번 쭉 돌아보기는 했다고 했지만, 안 가 본 곳도 있는 것 같다. 넓으니까 어쩔 수 없지.

낮의 햇빛이 내리쬐는 운동장에선 어제처럼 야외 라이브를 하고 있었다. 반대쪽인 여기까지 소리가 들려온다. 이쪽 밴드인 걸까…….

어제 경음부 연주에 비하면 조금 소리가 사나운 듯한 느낌이 든다. 나보다야 훨씬 잘한다만…….

하지만, 즐거운 듯한 소리다. 정말로 즐거운 듯한 소리. 연주를 즐기고 었다. 좋네, 이런 건. 뭐랄까 청춘이라는 느낌이다.

우리 연주도 그런 느낌으로 주위에 들렸던 걸까? 그랬다면 정말 기쁘다.

「왜 그래, 오빠? 멍하니 있고, 뭐 생각할 거라도 있어?」

어느 새 마코토가 유키호 짱한테 시선을 떼고 내 쪽으로 시선을 옮겼던 모양이다.

「아니, 별 거 아냐」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너무 무리는 하지 마. 어제도 컨디션 별로였던 것 같은데 말야」

「맞아요, 오빠.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걱정을 끼쳤다니 한심하다. 어젠 확실히 조금 컨디션이 나빴지만, 그 정도로 걱정을 샀다니 나도 아직 멀었구나. 게다가 이미 컨디션은 회복됐다. 아무리 어제 힘들었다곤 해도, 가장 걱정시키면 안 될 상대한테 걱정을 살 짓을 했다니…….

「미안, 어제 걱정했었나 보네. 이제 괜찮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응……. 하지만, 컨디션 안 좋을 땐 바로바로 말해 줘」

「응, 알겠으니까 걱정 마」

그렇게 말하곤 남은 야키소바를 윗속으로 집어넣는다. 식사도 시간 싸움인 거다.




「그럼 마코토 짱, 오빠, 가죠!」

점심 먹고 나온 쓰레기를 처분한 뒤에, 유키호 짱이 말했다. 쓰레기통은 운동장의 중앙 근처에 있어서, 우리들이 있는 곳은 인구밀도도 높고 북적북적하니 소란스러웠다. 축제라고 하면 이런 맛이지, 응.

「응, 가자!」

마코토가 상쾌하게 대답한다. 정말 좋은 미소로.

그리고 주위에서 「꺄아ー」라던가「엄청 멋있어!」라던가「나, 나랑 눈 맞았어!」라던가「저런 훈남 처음 봤어!」라던가, 이래저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응, 그 훈남이 바로 우리 여동생, 키쿠치 마코토 그녀 되시겠다. 마코토가 입고 있는 옷은 언제나처럼 나한테 물려받은 것. 말할 것도 없이 남성용이다.

애초에 체형적으로도 여성적이질 않은 마코토가 입고 있는 거다. 게다가 머리도 별로 안 길고, 얼굴 상도 중성적이니, 뭐 이미 완벽한 미소년이다. 미남이다. 나보다도 남자다워. 본인한테 말했다간, 얻어맞겠지만.

생각히 보니, 오늘 처음으로 여기에 온 때 느꼈던 주목받는 듯한 느낌도 아마 마코토를 향한 시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아마 그랬을 것이다.

SSK가 말했던 것과 같이, 마코토에겐 여성 팬이 많은 것 같다. 마코토는 아직 유명한 편이 아니어서 물론 그 수는 많지 않지만, 그 많지 않은 팬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많다던가. 이 광경을 보면 그것도 납득이 간다.

내 입장에선 팬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겠지만.

유키호 짱도 나도 옆에서「우와ー. 마코토 짱 역시나. 이미 인기 넘치네……」같은 말을 했다.

마코토 본인은 그런 건 신경도 안 쓰는 건지 아니면 눈치를 못 챈 건지 모르겠지만, 빨리 가자! 오빠, 유키호! 하면서 달려나갔다.

왠지 둔감형 주인공 같네……. 문득, 그렇게 생각했다. 주인공이라……。

난 결코 될 수 없는 것. 얼마나 열망하고 노력하든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주위에는 주인공같은 애들이 많다. 마코토라던가, 유키호 짱이라던가, 하루카 짱이라던가……. 게다가 미즈키나 히로토도 그렇고. 오히려 히로토라던가 성격적으로 보던 상판으로 보던 주인공감이다.

SSK는……. 걔는 주인공 캐릭터는 아니지. 게다가 본인도 부정할 것 같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바라는 것 뿐일까.

바라건대, 이 주인공의 이야기가 해피엔드로 끝날 수 있기를……. 배드엔드같은 건 아무도 바라지 않아. 그 누구도 베드앤드 따위를 기다리진, 않는 거야…….

「마코토 짱, 기, 기다려어〜」

유키호 짱이 뛰어가는 마코토의 뒤를 쫓는다. 그러고 보니, 마코토 다음에 갈 실습동이나 동아리동 어딘지 알고 있는 건가……?
그리 말하는 것도 그녀답네.

무심코 웃음이 난다.

이렇게 넓은 학교인데.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찾아가기 힘들겠네……. 이렇게 여자가 많은 곳에서 서로 떨어졌다간 다른 뜻으로 스트레스 받아서 위에 구멍이 뚫려버릴 것 같다.

유키호 짱을 쫓아가기 위해 달리기 시작한다. 오월청람(五月靑嵐)이라는 듯 밝게 비추는 빛. 어느 새 다른 밴드로 바뀌었는지 아까랑 다른 보컬 소리가 흐르고, 그 밴드의 음악과 잡담이 운동장에 가득 찬다. 포장마차에서 프랑크 소시지를 굽는 향긋한 향과 빙수 시럽의 달달한 향, 그런 다양한 향이 떠돈다.

아, 축제에 왔구나.

그런 당연한 걸 다시 한 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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