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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신데렐라 스토리즈」July Bride 7월의 신부

댓글: 21 / 조회: 2184 / 추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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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8, 2016 17:03에 작성됨.

원작자 : ぽんぽん님

픽시브 주소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5789370

번역한 녀석 : https://twitter.com/seiyou72

미소가 있는 식탁에서 이어집니다. 4화입니다. 

9천자로 짧아서 빠르게 끝낼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번역하는 보람이 나니까요. 

나츠키가 부르는 나리,는 원문이 だんな.

남편이란 의미도 있습니다만, 여기선 나리가 되겠습니다. 

 

 

어느 날 저녁, 나츠키와 후미카,
프로듀서 세 사람이 얘기하고 있었다.
이야기의 중심은 후미카였다.

"있지 나리(프로듀서), 후미카는
목소리가 작단 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나츠키는 후미카를 슬쩍 본 다음 말했다.

"보컬 레슨은 잘 되고 있다 들었습니다만."

"뭐, 스튜디오에선 그럭저럭 내지만
평소 목소리가 작다는 이야기야."

"그렇습니까."

"……."

후미카는 꾹 입을 다물었다.

"아니 뭐, 후미카가 나처럼 적극적으로 떠드는
캐릭터가 아니란 건 알지만, 이래선 앞으로 힘들어."

"확실히, 그럴지도 모릅니다만…."

프로듀서는 후미카를 보고 오른손으로 뒷덜미를 만졌다.

"어느 업계든 그렇지만, 특히 연예계는 인간관계가 중요하잖아?
이렇게 항상 입을 다물고 있으면 연예계의 거친 파도에 삼켜질테지."

"흠…."

"그리고, 만약의 사태 때 목소리를 못 내면 큰 일이 날지도 몰라."

"만약의 사태, 말인가요?"

"그래. 도시는 시골하고 달리 여러 사람이 있으니까 말이지.
위험한 일에 휘말려버리는 일이 없지 않다고."

나츠키가 그렇게 말하자,

"그다지 위험한 곳에는… 가지 않을 생각인데요."

조심조심 후미카가 입을 열었다.

"이쪽이 안 가도 저쪽이 오는 경우도 있거든."

"그렇죠…."

"뭐, 호신술이라도 배웠다면 얘기가 다르다만."

"저는 그다지…."

그렇게 얘기를 나누는 두 사람에게 프로듀서가 말을 걸었다.

"두 분 모두, 가장 강한 호신술은 도망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할 것. 결코 섣부른 행동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프로듀서는 나츠키 쪽만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 안에서 무모한 짓을 할 법한 건 자기 뿐이다, 라는 걸
그도 잘 알고 있는 모양이라 나츠키도 쓴웃음을 지었다.

"알고 있다니까. 그럼, 어쨌든 도움을 요청하는 연습부터 해 볼까."

"네?"

"자, 평소에 훈련을 안 하면 실전에서 못 쓰기도 하잖아?"

"여기서 하시는 겁니까?"

프로듀서는 눈에 띄게 곤란해하고 있다.

"그럼 나리, 어쨌든 후미카의 팔을 잡아주지 않겠어?"

"어?"

"제가 말인가요."

후미카도 프로듀서도 조금 당황하고 있다.

"나는 여자니까 의미 없잖아? 나리라면 딱 수상해 보이고, 좋잖아."

"하아."

수상하단 부분에는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
후미카는, 프로듀서하고 같이 일어섰다.

"그럼 나리, 후미카의 팔을 잡아. 잡힌 후미카는
제대로 '도와주세요' 하고 말해야 된다고."

"아, 네."

"흐음."

미적지근한 태도인 두 사람을 마주하게 한 나츠키는 신호를 준다.

"그럼, 시작!"

"실례하겠습니다."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고, 후미카의 오른팔을 잡았다.

"앗…."

(자, 도움을 요청해 봐.)

하지만 나츠키의 생각과는 다르게,
후미카는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저어."

"아, 아프게 하지는 말아주세요…."

시선을 피하면서 후미카는 중얼거렸다.

"지금 막 돌아왔어요."

그 때, 레슨이 끝난 아리스가 돌아왔다.

"아…."

한 순간에 얼어붙는 방 안의 공기.
방 안에서 프로듀서가 후미카의 팔을 잡고 있는 상태다.

"뭘 하고 계시는 거죠?"

얼음장 같이 차가운 눈으로 아리스는 물어보았다.

"그러니까…, 호신술?"

어떻게 봐도 그렇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
나츠키는 그렇게 말하고 그저 웃었다.

 

 

「July Bride 7월의 신부」

 

 


"잡지 모델, 이라고요…?"

"저번에 촬영한 사기사와 양의 홍보용 사진을 본
잡지 기자 분이, 사기사와 양을 마음에 들어하셔서."

어느 날 아침, 아침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프로듀서는 일에 대해서 그렇게 설명했다.

"그래서 뭐하는 잡지인데?"

후미카 대신에 나츠키가 물어본다.

"이것입니다."

프로듀서가 내민 잡지를 그 자리에 있던
나츠키, 후미카 그리고 아리스 세 사람이 주목한다.

브라이덜 잡지──
흔히들 말하는 결혼 정보지란 것이다.

"결혼인가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해요."

"아니, 후미카가 정말로 결혼할 리가 없잖냐."

후미카가 자연스레 흘리는 헛소리에 지적을 넣는 나츠키.

"그건 그렇고 어째서 아이돌인거죠.
이런 건 보통 모델이 하는 거 아니었나요?"

아리스가 지극히 타당한 질문을 했다.

"네. 이 건은 346 프로(우리) 모델 부서의 회의서 나온 겁니다."

"아아, 그런가. 346은 아이돌만이 아니라 모델 쪽도 했었지."

오히려 모델이나 배우 부서 쪽이 본업이고
아이돌 부서가 근래 수 년만에 만들어진 신흥 부서인 것이다.

"이번엔 신작 웨딩 드레스의 소개이므로, 이름이 알려진 모델이나
아이돌보다 데뷔 전의 신인 쪽이 좋다는 게 의뢰자의 의견입니다."

"확실히 잘 나가는 모델이 입는다면 의상보다 그쪽에 시선이 가겠지."

"그렇게 됐으므로, 촬영날을 위한
자료를 넘겨드릴테니 준비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프로듀서는 촬영용 자료를
후미카 뿐만이 아니라 나츠키와 아리스에게도 넘겼다.

"있지, 나리. 모델은 후미카잖아? 어째서 우리들한테도 줘."

"당일 촬영에는 여러분도 같이 갈 겁니다. 앞으로, 그라비아나
재킷 촬영등 여러분도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자주 찾아올 겁니다.
그걸 위한 공부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군요."

"과연."

나츠키는 끄덕였다.

"알겠어요."

아리스도 힘 있게 말했다.

"괜찮겠어? 후미카."

나츠키는 넘겨받은 자료에 몰입해 있는 후미카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모, 모델이라면 목소리를 안 내도 되니까… 괜찮을지도 몰라요…."

"……."

후미카의 그 말에 나츠키는 적잖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

잡지 촬영은 처음 해보는 일.

프로듀서는 여러모로 걱정이 없도록 자료를 만들어줬지만,
그것 이외에도 신경을 써야 할 건 여러가지 있을 터였다.

그래서 나츠키는 후미카를 데리고
선배 아이돌에게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상대는 물론, 모델 경험도 있는 그 사람이다.

"그렇게 해서, 불려왔답니다."

회사 안의 카페에 나타난 건, 탑 아이돌이며
전직 잘 나가던 모델이기도 한 타카가키 카에데였다.

"죄송해요. 바쁘실텐데."

나츠키는 의자에서 일어서 고개를 숙였다.

"괜찮아요, 나츠키 쨩. 귀여운 후배를 위해서니까."

카에데는 얼굴 가득한 미소로 그렇게 말하고, 후미카를 보았다.

"이 아이가 나츠키 쨩하고 같은 부서의 아이돌?"

"아, 네. 자, 후미카."

"네."

나츠키가 재촉하듯이 말하자 후미카는 일어섰다.

"사기사와 후미카예요…."

"으응, 후미카 쨩이구나. 얘기는 들었어요.
'그 사람'이 발견한 두 번째 신데렐라."

"알고 계신가요? 그 사람을."

"뭐, 같은 사무소니까요…."

카에데는 그렇게 말하고 시선을 조금 피했다.
그 관계를 물어보면 애매하게 대답을 하는 건
카에데도 프로듀서도 마찬가지라고 나츠키는 생각했다.

"어쨌든 앉자구요? 나나 쨩, 나는 레몬티로 부탁해요."

"네, 당장 대령할게요─!"

점원에게 주문을 마친 카에데는 딱히
그 미소를 무너뜨리는 일 없이 의자에 앉았다.

"자, 그렇게 굳어있지 말고 앉아 주세요."

"네, 실례하겠습니다."

나츠키와 후미카는 다시금 의자에 앉았다.

(그건 그렇고 아름다운 자세인걸.)

나츠키는 카에데를 보고 새삼 미인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겉모습이 아름다운 게 아니라, 자세 또한
올곧으며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문득, 그 자세가 좋은 게 누군가와 겹쳐보였다.

(그러고보면 나리도 이런 느낌으로 등을 펴고 있었지.
아니, 지금은 그런 이야기가 중요한 게 아냐.)

프로듀서의 모습을 떠올린 나츠키는
금방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래서, 할 얘기란 게?"

"실은, 제가 아니라 후미카 쪽인데요. 자, 후미카."

그렇게 말하고 나츠키는 후미카의 팔꿈치 위쪽을 살짝 쳤다.
후미카는 낯을 가리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시킬 필요가 있다고 나츠키는 생각하고 있다.

"아, 네. 실은 저기… 이번에 결혼 잡지 모델 일을 하게…
되어서, 그게 저, 모델 출신인 타카가키 씨에게…
그러니까, 촬영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카에데로 충분해요, 후미카 쨩."

카에데는 후미카가 천천히 말하는 것에도
달리 성급해하는 기색도 없이 그렇게 말했다.

"아, 네. 그래서, 이게 그 자료예요."

후미카는 프로듀서에게 받은 자료와 잡지를 내밀었다.

"어머, 이 잡지라면 저도 예전에 일했던 적 있어요."

"정말인가요?"

나츠키가 물었다.

"그럼요. 촬영 카메라맨은 아오키 씨죠. 응, 이 사람도 알아요."

"헤에."

카에데는 자료를 보며 신이 난듯 웃는다.

"아이돌도 그렇지만, 모델을 하고 있어도 많은 만남이 있어요.
그 하나 하나의 인연을 소중히 하는 게, 당신들에게도 재산이랍니다."

나츠키에겐 그녀의 말 하나 하나가 무거운 의미를 갖는 것처럼 느껴졌다.

"뭔가 조언 같은 건 없나요? 모델로서의 마음가짐이라던가."

즐거워하고 있는 듯한 카에데에게 나츠키는 물어본다.

"아무래도, 역시 미소가 아닐까요?"

"미소."

"그 사람도 분명 그렇게 말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그렇네요."

나츠키는 납득했다.

"그리고, 후미카 쨩."

"아, 네."

갑자기 이름이 불려 약간 허둥대는 후미카.

"이런 결혼 잡지는, 이걸 읽는 사람이
행복한 기분이 들도록 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네, 그렇겠죠…."

그야 결혼 잡지를 보고 기분이 가라앉고 싶진 않다.

"그러니, 봐주는 사람 모두가 즐거워지도록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게 좋다고 생각한답니다."

"…네."

후미카는 대답은 했지만, 앞머리에 가려진 그녀의
눈동자를 보면 불안함이 있음을 나츠키도 알 수 있었다.

"뭐, 아오키 씨 쪽에는 저도 잘 말씀드릴테니
후미카 쨩은 촬영을 즐기는 기분으로 힘내주세요."

"가, 감사합니다."

후미카는 다시금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

카에데와 이야기를 끝낸 두 사람은,
프로젝트 룸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었다.

"왜 그래, 후미카. 아직도 불안해?"

걸어가면서 나츠키가 물었다.

"그, 그것도 있지만, 그게…."

후미카가 말끝을 흐린다.

"뭔데."

"프로듀서 씨와 카에데 씨, 무슨 관계일까요."

"……."

너도 신경쓰는 거냐, 하고 생각하는 나츠키.

"나도 신경쓰이지만, 나리는 확실하게 말을 안 하지."

"……."

"뭐, 언젠가는 알지 않겠어. 지금은 눈 앞의 일에 집중해."

"아, 네."

이렇게 가득한 불안 속에서, 사기사와 후미카와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첫 일거리가 시작됐다.

 

 

 

*

며칠 뒤, 프로듀서와 신데렐라 프로젝트 일행은
도쿄 안에서도 손꼽히는 결혼식장에 있었다.

여기서 촬영한다는 이야기다.

결혼식 시즌은 봄과 가을에 집중되기에
여름은 비교적 한가한 편이다. 때문에,
식장이 빈 시간을 이용해 촬영하는 것이다.

그렇다곤 해도, 식을 올리고 있지 않더라도
식장의 답사나 견학, 거기에 결혼식 조정을 위해
방문하고 있는 손님 또한 적지 않다.

"식장에는 촬영장소 이외엔 일반 손님들도 와 계십니다.
그러니, 스태프 뿐만 아니라 주변 분들께도
민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도록 합시다."

프로듀서는 세 사람에게 그렇게 설명했다.

"Yes, sir. 알고 있다고."

"문제없어요."

"……."

나츠키와 아리스는 대답했지만, 후미카의 반응이 없다.

"사기사와 양, 괜찮으십니까."

"아, 그게…."

"첫 촬영이니 긴장하고 계실 지 모릅니다만,
앞으로 몇 번이고 할 일입니다. 힘내주십시오."

"…알겠어요."

"그래서 프로듀서, 우리들은 뭘 하면 되지?"

나츠키가 그렇게 묻자,

"실은 잡지 관계자 분께 여러분들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촬영용으로 의상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뭐? 우리들도 촬영하는 건가?"

"네에?"

놀라는 두 사람. 무리도 아니다.

"거 진짜냐. 조금 서프라이즈구만."

"어른스러운 의상이면 좋겠네요."

하지만 후미카와 달리 이 두 사람은
좋은 의미로 긍정적인 태도였다.
이런 성격의 일부라도 후미카에게 있었다면,
하고 생각하는 프로듀서였다.

그리고 30분 후──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끝낸 나츠키와 아리스
두 사람이 후미카보다도 먼저 나왔다.

"뭐, 이럴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말이지."

마땅찮다는 얼굴로 나츠키는 말했다.

"그래도 정말 잘 어울려요, 나츠키 씨. 흰 턱시도."

나츠키의 모습을 보며 아리스는 말했다.
그녀는 신랑 차림을 하고 있던 것이다.

"정말이지, 왜 내가 남장을 하는 거야.
키쿠치 마코토라도 되는 줄 아나본데."

"에─ 그래도 진짜 딱 어울린다구요. 그쵸? 프로듀서."

아리스는 이쪽을 보며 말했다.

"예, 그야…."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모르고, 프로듀서는 애매한 대답을 한다.

"아리스는 그건가. 결혼식에 불려온 친척 아이란 느낌일까."

아리스는,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있다.
머리 리본도 드레스에 맞춰 보라색인 게 나름 신경을 썼다.

"그건 그렇고 남장은 가슴이 좀 답답해서 안 되겠어."

그렇게 말하며 나츠키는 가슴 언저리를 만졌다.

"큿…."

그리고 왠지 모르게 아리스도 가슴 언저리를 만지고 있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스태프 한 사람이 들어오며 말했다.

"모델 분 들어갑니다!"

그 목소리와 함께 천천히 나오는 흰 옷의 여성.

하얀 웨딩 면사포(여성용 모자로 쓰이는 얇은 천)를 쓰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아, 후미카라는 것을 한 순간 눈치채지 못했다.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밖에서 비쳐 들어오는 빛에 감싸여, 천천히 걸어오는 후미카의 모습.
아름답다는 말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대단한데."

"예뻐요."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몸에 두른 후미카를 보고,
나츠키도 아리스도 탄성을 냈다.

"그럭저럭 괜찮은걸."

촬영 책임자 아오키 카메라맨도 그렇게 말하며 감탄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델이 좋다고 촬영이 꼭 잘되리라는 법은 없다.

"으─음."

방금 막 찍은 사진을 화면으로 보고 있던 카메라맨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 그러시는지요."

프로듀서는 심각한 얼굴을 하는 카메라맨에게 말을 걸었다.

"그게 말이지, 소재는 좋은데 표정이 아무래도 딱딱해."

화면을 보여주면서 카메라맨은 그렇게 말했다.

"음…."

확실히 아마추어의 눈으로 봐도 후미카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지나친 긴장 때문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하지만 거의 한 시간 동안을 촬영했는데도
계속 이 상태가 이어지는 건 아무래도 좋지 않다.

"잠깐, 휴식을 하죠."

"그래야겠지."

프로듀서의 제안으로, 촬영을 잠시 중단하고 휴식하게 되었다.

"괜찮으려나, 후미카."

마찬가지로 촬영에 참가하고 있던 나츠키가 말했다.

"걱정돼요."

아리스도 걱정하는 모양이었다.

"괜찮습니다. 그녀도 아이돌이니까요."

프로듀서도 일단 말은 그리 했지만, 불안을 씻을 순 없었다.

(같은 부서의 두 분도 같이 촬영에 참가하면
긴장도 풀어질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그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후미카의 표정은 굳어있었던 것이다.

 

 


*

"하아…."

휴게실에서 혼자, 후미카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사진 촬영에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해도
이런 커다란 장소에서 촬영을 하는 건 긴장이 된다.

긴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나츠키와 아리스도 함께였지만,
카에데도 말했던 멋진 미소라는 걸 짓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

후미카는 그렇게 생각하고 면사포를 썼다.

(이 면사포는 조금 좋을지도.)

촬영 때문에 앞머리를 올렸기 때문에, 후미카는 꽤 불안했었다.
때문에, 얼굴을 숨길 수 있는 면사포를 쓰자 조금이나마 진정이 됐다.
물론 촬영장에서는 면사포를 벗어야 하겠지만.

(일단은, 바깥 공기라도 쐬고 진정하자.)

좁은 휴게실에 있다간 괜히 안절부절 못할 것 같아,
후미카는 휴게실을 나왔다. 물론 면사포를 쓴 채였다.

천천히 걸으며 밖으로 향하는 후미카.

(분명 이 근처에 베란다가 있었던 것 같은데.)

애매한 기억에 의지해 걷고 있자,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어졌다.
그냥 있어도 불안했던 것이 더욱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어, 어쩌지.)

그 때였다.

"아, 이쪽에 계셨군요."

"뭘 하고 계시는 겁니까."

"네?"

스태프가 부르는 거라고 잠깐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고개를 들자 덩치좋은 검은 옷을 입은 남자 2인조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후미카의 심장이 요동친다.

(뭐, 뭐지?)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갑시다."

두 사람은 그렇게 말하며 재촉했다.
후미카는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어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자, 빨리 움직여주시죠."

남자 한 사람이 후미카의 팔을 잡았다. 커다란 손이었다.
상대방의 힘이 억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건….)

후미카 안의 위험 센서가 깜빡였다.

"사…."

"사?"

후미카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배에 힘을 주었다.

"살려줘어어어어어어어어─────────────!!"

 

 


*

나츠키 일행이 촬영장에서 후미카를 기다리고 있을 때,
심상치 않게 그녀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후미카 목소리? 나리!"

"가봅시다!"

나츠키와 프로듀서는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흰 웨딩 드레스로 몸을 감싼 여성과
검은 옷을 입은 수상한 2인조 남성이 보였다.

"후미카아아아아아!!"

선수필승이라는 듯 나츠키는 검은 옷 중 한 사람에게 달려들었다.

"뭐야, 이 녀석은!"

"뭣!?"

하지만 검은 옷 쪽도 일반인은 아닌 모양이라,
달려드는 나츠키의 팔을 잡고는 그대로 벽에 내동댕이쳤다.

"크윽!"

등에 아픔이 느껴져, 한 순간 숨이 멈추었다.

(아뿔싸, 끝났다…!)

나츠키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그녀를 제압하고 있던 팔이 떨어졌다.

"어?"

잘 보니 방금 전까지 후미카를 잡고 있었던 검은 옷이
어떠한 힘에 의해서 멀리 나가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자, 또 한 사람도 하늘을 날던 것이다.
나츠키는 한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 수가 없었다.
굉장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지는 검은 옷의 사람들.

그 자리에는 프로듀서가 있었다.

"키무라 양! 괜찮으십니까!"

대단히 험악한 표정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뭣보다 든든하다.

"내 걱정은 말고, 후미카다!"

나츠키는 후미카 쪽을 보았다.

"후미카! 무사…"

"어라?"

나츠키의 눈 앞에는, 후미카와 꼭 닮은 긴 머리의 여성이
눈앞에서 일어난 사태를 이해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

"정말로 죄송했습니다!"

아무래도 후미카로 오해받은 여성은 거대 기업의 아가씨로,
같이 있던 검은 옷들은 그녀 아버지가 경영하는 회사원이란 모양이다.

유괴범인지 뭔지하고 착각해 프로듀서가 두 사람을 CQC (근접격투)로
기절시켜버렸지만, 상대방도 '아가씨'와 후미카를 착각한 게 원인이라
쌍방 과실이라고 합의가 되어 없던 일로 하게 되었다.

이렇게 촬영은 재개되었지만, 한 차례 소동으로
후미카의 긴장도 풀렸는지 그 후의 촬영은 무사히 진행되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다시금 카메라맨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 그러십니까."

다시 프로듀서가 물어보았다.

"그게 말이지, 이 신랑과 찍는 사진말인데, 느낌이 팍 오질 않는군."

"그러신가요."

화면에는 후미카와 남장한 나츠키가 나란히 찍혀있었다.

"내가 생각한 대로면, 좀 더 신랑의 키가 큰 편이 좋겠는데."

"……."

프로필 상으로 나츠키의 키는 159cm, 후미카 쪽은 162cm다.
덧붙이자면 코시미즈 사치코의 키는 142cm이다.

나츠키는 머리카락을 거꾸로 세워 리젠트 헤어스타일을 해
키가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후미카보다도 키가 작다.
게다가 후미카는 힐을 신고 있기 때문에,
실제 키보다도 더욱 커져 버렸던 것이다.

"어느 정도 키가 커야 좋은 걸까요."

프로듀서가 물었다.
346의 모델 사무소에 연락하면, 몇 명 준비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다.

"그렇지, 가능하면 180cm 이상이고. 그러면
신부를 안아 올렸을 때 굉장히 그림이 좋아진다만…."

문득, 프로듀서를 본 아오키 카메라맨은 말을 멈추었다.

"왜 그러시는지요."

"여기 있잖아!"

"네?"

 

 

*

아오키 카메라맨의 아이디어로 임시 모델이 된 프로듀서.
촬영장은 스튜디오가 아니라 결혼식장이므로,
신랑신부의 복장이라면 얼마든지 준비할 수가 있었다.

"……."

후미카가 살짝 옆을 보자, 한가득 긴장한 프로듀서가 있었다.

"저, 프로듀서 씨. 긴장하고 계시나요?"

후미카가 물어보았다.

"저는 프로듀서이므로…, 이런 건 조금."

동요하는 프로듀서에 비해, 후미카는 냉정해져 있었다.
방금 전까지 있었던 긴장감은 거짓말처럼 가라앉아 있다.

"있죠, 프로듀서 씨."

후미카는 한 번 더 그를 불렀다.

"네."

"미소, 예요."

그렇게 말하자, 후미카는 자연스레 미소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그 말과 미소에 처음엔 놀랐던 프로듀서도,
점차 긴장이 풀려 어떻게든 촬영을 끝낼 수가 있었다.

"그런데, 키무라 양과 타치바나 양은 어디로 가셨습니까."

말하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는 프로듀서.
촬영을 시작할 땐 계속 가까이에서 보고 있었을 두 사람이 없어졌다.

"어디로 간 걸까요."

후미카도 주위를 둘러보고 있자,

"어─이! 이쪽이야─!"

"나츠키 씨, 방정맞다구요."

나츠키와 아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목소리가 난 방향을 보자, 놀랍게도 두 사람도 웨딩드레스를 입었지 않은가.

"어때, 나리. 후미카. 내 드레스 모습은."

나츠키는 스커트를 휘날리며 등을 보였다.
등 부분이 깊게 파인 대담한 드레스였다.

"나츠키 쨩, 정말 예뻐요!"

저도 모르게 말을 내뱉는 후미카.
한편 아리스는,

"뭔가요, 돼지 목에 진주라고 말하고 싶으신가요?
초등학생인 저한테 웨딩드레스를 입히니까 당연히… 너무 빤히 보지마세요!"

"부끄러워 말라고, 아리스."

"부끄러워 하는 거 아니거든요!"

그 다음, 프로듀서와 셋이서 아오키 카메라맨 주선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세 명의 신부에게 둘러싸인 그의 얼굴은,
웃는 얼굴이라기보다 조금 굳은 얼굴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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