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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 a magic.

댓글: 4 / 조회: 1866 / 추천: 2



본문 - 07-30, 2015 14:28에 작성됨.

Like a magic.
 
 
 
갈라지는 듯한 환성.
많은 관객.
이상하기까지 열기로 감싸인 스테이지 위에서
나와 당신은 처음으로 아이돌로서 상대했다.
 
――그리고.
 
좌우고 아주 조금만 색이 달른 두 눈동자로 쏘아보여져서.
부드럽게 울리는 알토에 감싸인 그 순간
 
나는 마법에 걸려버린겁니다.
 
 
 
 
"…저기. 타카가키 씨"
정서를 하고 있던 손을 멈추고 살짝 고개를 든다.
"왜에? 사치코짱"
그렇게 맞장구를 치는 목소리를 기분탓인지 즐거워보인다. 나는 극히 평정을 꾸리며 말을 잇는다.
"확실히 저는 귀여우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요. ――아무리 저라도 이건 좀…아니, 꽤 정신이 산만한데요"
"저는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후후"
"저기, 그건, 어떤 입이 말하고 있는거에요?"
 
나의 노트는 오늘 수업에서 배운 고전 범위의 해역을 3분의 1정도 베낀데서, 여기 몇분간 전혀 진전이 되지 않는다. 그 가장 큰 원인은 방금전에 사무소에 나타난 이 사람이다.
"그나저나 사치코짱은 굉장히 글자를 예쁘게 쓰네요. 특히…한자가, 좋은 간자체. 후훗"
"흐흥! 당연해요! 아이돌로서 글자도 예쁘게 못 쓰면 귀엽지 않잖아요! ……아니, 그게 아니라요! 저기?!"
넘어갈것 같아서 황급히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그래, 일은 시급을 요한다.
"왜에?"
"슬슬 비켜주세요! 무거워요! 목이, 저려욧"
"므-"
…이 사람, 정말로 25살인걸까. 반쯤 진심으로 의심해버릴만큼 이따끔 타카가키 씨는 굉장히 어린애같은 행동을 한다.
 
학교에서 돌아와 사무소로 왔더니 프로듀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특벼려히 내세울 일은 없었던 나는 프로듀서가 돌아올때까지 사무소 소파에서 노트 정서를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에 어느샌가 찾아온 모양인 타카가키 씨는 무슨 생각인지 열심히 공부를 힘내고 있는 내 등을 갑자기 껴안아 온것이다. 물론 작업은 진행될리가 없다.
"하-…정말이지. 어쩔 수 없네요…저기, 일단 확인하겠지만 취한건 아니죠?"
"물론. 아무리 저라도 이런 대낮부터 술을 마시는건 피한다구요, 랄까나"
"……"
타카가키 씨는 나에게 감고 있던 팔을 한번 풀고 이번에는 기대듯이 안아왔다. 무거워.
"후후, 귀여워"
"…알고 있어요"
 
이건 더는 공부는 무린가, 라며 샤프펜을 둔다. 일부러, 조금 뚱해진듯한 얼굴을 하고 고개를 돌리니 무기력한 미소를 지은 타카가키 씨.
 
(큭…귀여워요…쿨한 주제에!)
 
하지만…
이 사람의, 어디가, 최근 인기 급상승중, 미스테리어스하고 쿨한 신인 아이돌, 타카가키 카에데일까. 데뷔했을때부터 종잡을 곳이 없는 사람이구나아 생각했지만, 설마 이렇다고는 생각도 못해봤다. 말장난을 좋아하고 술이 약한주제에 술을 좋아하고, 술버릇도 나쁘고…아무리 갭모에라고해도 한도라는 것이 있다. 나의 퍼스트 인플레이션을 어디까지 파괴해야 내킬련지, 이 숙녀는.
 
…그런데.
타카가키 씨의 어떠한 행동도, 어떠한 언동도 어째선지 귀엽게 보이는건 도무지 어찌할 수 없이 분하다.
 
(이도저도…그때, 내가 이 사람을 봐버렸으니까)
 
라이브에서 첫공연…거기서부터다. 나의 눈이 자연스레 타카가키 씨를 쫓게 되어버린것은.
그날, 눈부신 스테이지 위에서 거기서 확실히 나는 그녀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기분 탓이 아니다. 눈처럼 하얀 피부를 가진, 키가 큰 아름다운 사람. 퍼포먼스 중인데 나는 그 모습에――――옅게 빛나는 데코르테에, 가느다란 목에, 투명도가 높은 눈빛에――――시선을 빼앙ㅅ겨버린 것이다. …마치 마법처럼.
 
목덜미에 타카가키 씨의 숨결이 닿아서 간지럽다. 귓가에 걸린 머리카락에서 샴푸같은 부드러운 냄새가 난다. 의식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그 존재를 신경써버리는건 어째서일까. 타카가키 씨에게 닿아있는 부분이 열을 갖고 있는듯한 착각.
(――――――조, 좀 가까운데요)
 
"…사치코짱은 굉장하네"
갑자기 말을 걸어와서 놀랬다. 목소리가 너무 가까이서 들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쩐지 성이나서 아무 일도 아니었다시피 행동한다.
"뭐, 뭐에요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옆에서 타카가키 씨가 조금 미소지은것 같다.
 
"자신에게 자신이 있다는 점…일까. 나는 말야, 아이돌이 된건 정말로 최근이라서. 줄곧 아이돌로서 어떻게 빛나면 좋을지 몰랐어. …자신을 표현하는게 버거웠으니까. ……그래서 말야, 실은 전부터 사치코짱에게 동경하고 있었어. 저렇게나 큰 무대 위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매료시켜서 굉장하구나아 해서"
"엣"
그건 너무나도 갑작스러고 뜻밖의 이야기였다. …이렇게나 아름다운 타카가키 씨가, 전부터 나를 보고 있었어? 동경하고 있었어?
 
"내가 아이돌로서 어떻게 있어야할지 고민하고 있을때, 우연히 사치코짱과 라이브 얘기가 나왔거든. 공연을 할 수 있어서 정말로 기뻤고, 새삼 굉장하다고 생각했어. 눈부셨어. …그러고보니 한 번 눈이 마주친것 같았는데…"
"그…그, 그랬던가요? 뭐, 뭐어 저는 어떤 아이돌보다도 귀여워서 빛나는, 이 사무소의 간판 아이돌 코시미즈 사치코니까요! 동경하는건 필연이에요! 흐흥-!"
시선이 마주친 그 순간에 꿰뚫려버렸다, 라고 말할 수 있을리가 없다. 순간 얼버무릴 생각이었지만 심하게 목소리가 뒤집혔다는걸 알았다. …다행히 타카가키 씨는 별로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므로 살짝 가슴을 쓸어내린다.
 
"하지만 지금도 실감이 없어서"
갑자기 타카가키 씨는 살짝 멋쩍은듯이 몸을 틀어서 망설이면서 물었다.
"있잖아, 사치코짱"
"………뭔데요?"
타카가키 씨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나, 아이돌로서는 아직 미숙하니까, 그 탓일지도 모르겠지만…쿨하다니, 미스테리어스니, 자주 듣지만 실감이 없어선지…자신을 못 가져서"
해가 상당히 기운 모양이라, 창문으로 비쳐드는 오렌지색 빛이 눈 앞의 테이블에 길게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다. 타카가키 씨는 하얀 팔을 곧게 뻗어, 손가락을 석양에 비추었다. 백색과 그늘의 콘트라스트가 오렌지 세계속에서 확실하게 그 존재를 나타내고 있었다.
 
"지금까지여도, 정말로 괜찮은지……이대로라면 내가……………………으응, 갑자기 이런 말을 들어도 곤란하지. 미안해"
 
그렇게 말하고 타카가키 씨는 감고 있던 팔을 풀었다. 어깨에 누르고 있던 무게가 사라지는 대신에 목 부근이 공기에 닿아서 조금 차갑다. 따뜻한 차라도 끓일까, 라며 타카가키 씨는 웃었다. …하지만, 그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도망치는듯이 대화를 끊다니. 그런건.
 
"그래서, 어째섯 자신을 못 갖는데요?"
"엣?"
정신을 차리니 말을 하고 있었다. 일어서려더너 타카가키 씨가 살짝 몸을 틀어 이쪽을 쳐다봤다. 저무는 태양에 비추어진 그 얼굴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조금도 귀엽지 않은 사람한테 귀엽다고는 설령 겉치레라도 말하지 않아요. 그건 당신에게 하는 칭찬의 말이잖아요? 다른 사람에게ㅔ 받는 좋은 평가는 좀 더 순순히 받아도 좋다고 생각해요. …거기다, 누군가가 말해준 칭찬의 말에 겸손하거나, 의심하는건, 진심으로 말한 사람에게 실례에요. 적어도 저는…――――"
 
계속 말하다가 살짝만 말을 막혔다.
"…타카가키 씨, 굉장히 예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치만 지금, 나를 보고 있는 그 눈동자가 너무나도 예뻤으니까.
 
 
"…그래. 그러, 네. …그럼"
크게 뜨여진 보석같은 두 눈은 끔뻑 뜨여진 후에 천천히 꽃이 핀듯이 풀어졌다.
"이럴때는 고마워, 라고 하는 편이 좋을까"
즐거운 듯이 눈을 가늘게 뜨며 타카가키 씨는 웃었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의 의미를 깨닫고 얼굴이 단번에 뜨거워지는걸 알았다. 아뿔싸, 이래선 마치 고백한것 같잖아.
"앗, 그게! 지금 그건 물론 겉치레는 아니지만, 음, 그게"
"후후후, 기뻐. 사치코짱한테 보증을 받다니"
히죽히죽 웃는 타카가키 씨의 얼굴을 보고 있는게 점점 부끄러워져서 황급히 얼굴을 피한다.
 
"저, 저는 고전 예습이 있으니까요"
속이 다 보이는 변명을 하면서 노트를 쳐다보지만 연필은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일리가 없다. 하지만 지금, 타카가키 씨의 얼굴을 보면 들켜버린다. 아마 지금 내 얼ㅇ굴은.
"어머, 왜 그래 사치코짱. 어머나! 얼굴이 빨갛네? 열이라도 나면 여린 몸에…라는건 농담♪"
"――――히으!? 타, 타카가키 씨, 어, 어느틈에 옆에"
목소리가 난 방향을 쳐다보니 심술궂게 미소짓는 타카가키 씨의 얼굴이 눈 앞에 있어서 나는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젖힌다. 거기에 타카가키 씨는 누르듯이 꾸욱 몸을 기대왔다. 꾹, 가죽 소파에 잠기는 내 팔. 음, 아까보다도 굉장히 가깝다. 속눈썹이 부딪칠것 같아. 하지만 눈을 피할 수 없다.
 
사로잡혔다, 라고 생각했다. 이 색이 다른 아이스 블루에. 두르는 오러에.
"후후…얘, 사치코짱"
"뭐, 뭔가요? 타카가키 씨"
힘껏 허세부리는 얼굴을 했다고 생각했다. 이게 한계였다.
"지금 나, 쿨하고 미스테리어스할까?"
"에!? 노, 놀리지 말아주세요! 화, 화낼거에요!"
"얘, 어떨까. …누구보다도 귀여운 사치코짱"
엣, 지금, 뭐라고――――기습에 저항하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진다. 순간 타카가키 씨의 얼굴이 척 다가오고, 그리고,
 
"나는 말야, 사치코짱을 좋아해"
 
 
그렇게 귓가에서 살포시 속삭이고.
쪽, 이마에 키스를 당했다.
 
걸려진 마법은 더는 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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