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타치바나 아리스의 겨울 여행에 대하여

댓글: 6 / 조회: 2007 / 추천: 3



본문 - 11-26, 2016 13:52에 작성됨.


타치바나 아리스의 겨울 여행에 대하여



1 :이하, 무명에 변해서 SS속보 VIP이 보내 드리는2015/11/28(토) 01:28:22. 92 ID:vPNJbZvW0

아냐와 아리스가 오타루에 가서 이것저것 하는 내용입니다.




 도쿄의 하네다 공항에서 홋카이도의 신치토세 공항까지, 1시간 반. 거기에서 다시 전철을 타고 여기까지 오는데 1시간하고 13분.

 나의 고향인 효고와의 직선거리는, 으음,  1450킬로미터.

 장갑을 끼고 있음에도, 타블렛을 잡고있는 손이 시렸다. 눈이 내리는 2월의 홋카이도는 공기가 차갑고, 부츠로 눈을 밟을때마다 뽀드득 소리가 울린다.

 역에서 나오자 하늘도 땅도 새하얗고, 역 앞의 오래된 빌딩도 그에 용해되어 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역 바로 앞에서 이어지는 느슨한 내리막길의 끝에는, 눈으로 하얗게 아롱거리는 짙은 남색이 보인다.

 겨울의 바다는, 청색보다는 한없이 흑색에 가까웠고, 그 흑과 백의 콘트라스트 가운데에서 새하얀 아나스타샤씨가 서있었다.

「홋카이도에서도, 여기는 쵸프르이……따뜻한 편, 입니다」

 라고 아나스타샤씨가 말했지만, 영하 3도가 따뜻하다는게 말이 될리가.

 이렇게 나는, 아나스타샤씨가 살았었던 도시, 오타루에 왔다.

~~~~~~~

 발단은, 몇 주 전이었다.

 그 날은 오랫만에 프로젝트 사람들 전부가 같은 시기에 오프가 있다는것을 알게되어서, 사무소에서는 제각각 휴일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나는, 휴일은 필요 없었지만.
  휴일이 있어봤자 딱히 할 것도 없고. 집에 있어봤자, 혼자이고.

「아나스타샤씨는, 이번 오프에 뭐 하실건가요?」

「시-……오랜만의 휴일, 이고. 마침? 잘됐으니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아리스는, 어떡합니까?」

 고향이면, 러시아? 아닌가, 홋카이도인가.

 홋카이도라. 좋겠다. 지금 계절의 홋카이도는, 눈이 내리고 있어서 아름답겠지. 삿포로 눈축제도 한번 가보고 싶다.

「저는 딱히 없어요. 홋카이도에 가시는거죠? 좋네요. 눈축제 하고 있겠네요.」

「아, 그 쪽이, 아닙니다. 눈축제는 끝났습니다. 제 고향, 오타루입니다.」

「오타루……운하가 있는 곳이군요」

「그렇습니다! 눈과 벽돌의, довольно……아름다운 장소입니다. 아리스도, 가겠어요?」

 엣, 그렇게 가볍게 갈 수 있는 곳이었어? 

 하지만, 아름다운 아나스타샤씨가 아름답다고 말할 정도이니 솔직히 흥미는 있었다.

 살짝이라고해도 바다를 넘어가니까 나 혼자라면 좀 어려울지도, 라는 생각을 뿌리쳤다.

 이미 비행기 타는것도 상당히 익숙해졌고, 가지 못할건 없다, 라고 생각한다

 겨울의 홋카이도는 처음이지만, 나도 이제 아이돌이 된지 꽤 됐고.

「갈게요. 마침 한가했으니까」

~~~~~~~~


「아리스? 춥지 않습니까?」

「……추워요. 이렇게까지 추울줄은 몰랐어요」

「그러니까, 제 가방에, 핫팩 있습니다. 지금 꺼낼게요?」

 감사합니다. 아나스타샤씨는 춥지 않으신가요? 라고 묻자 그녀는 프리비크누띠, 라고 대답했다.

 타블렛으로 조사해보니 익숙하다 라는 의미인 모양이었다.

 버튼을 눌러 슬슬 따뜻해지기 시작한 핫팩을 점퍼 주머니에 구겨넣었다

「신발 안에도 넣는게 좋을지도? 입니다.」

「유즈씨 흉내인가요? 조금 비슷하네요」

「후훗, 스파시바♪」

「그런데 신발에 핫팩을 넣으라니, 어째서인가요?」

「발가락이 동상에 걸리면, 아픕니다」

 아, 그렇구나. 새하얗게 쌓인 눈위를 걷다보면 발에 동상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오타루에 가는것을 결심한 뒤에 여러가지 조사하며 준비했었지만, 타블렛만으로 알 수 있는것에는 의외로 한계가 있다.

 아이돌이 되고 나서, 그것을 잘 알게 되었다.

 홋카이도의 눈이 이렇게 가볍고 폭신폭신 할줄은, 고향에서의 눈과 이렇게까지 다를줄은, 몰랐다.


 꼬르륵, 배가 울었다.

「아리스, 배 고파요?」

「아니, 이건 그! 배가 고픈게 아니라……아니, 배는 고프지만……」

「후후후, 아리스, 얼굴이 새빨갛군요?」

「그, 그만하세요! 아이취급 하지 마세요!」

 화악하며 얼굴에 피가 모인다. 제발 부탁이니까 「딸기, 같군요」라고 말하지 마세요!

 안그래도 아나스타샤씨는 눈에 띄는데, 역앞에서 떠들고 있으면 한층 더 눈에 띈다.

 빨리 여기로부터 멀어지자.

「초밥, 초밥이에요! 여기까지 왔으니까 초밥을 먹죠!」


 초밥이라는 말이 나오자 아나스타샤씨의 눈이 빛났다.

「초밥, 좋아합니다. 빙빙 도는게, 재미있습니다.」

「돌아!? 오타루에 사는데 회전초밥인가요!?」

「그치만, 돌지 않는 초밥, 비쌉니다. 그런걸 먹으면, 아─, ……목이 돌지 않게, 되버리는군요?」
(*목이 돌지 않다首くびが回まわらない : 알거지가 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의미의 일본 속담)

「상당히 어려운 말도 아시는군요……」

「후미카가 가르쳐줬습니다」

「아아, 과연……」

 사무소에는 좋은 선생님이 잔뜩 있었지.

「어쨌든. 모처럼이니 돌지 않는 초밥을 먹죠」

「괜찮, 나요?」

「괜찮아요」

 아이돌을 얕보지마, 라는 거죠.

 쓱 조사해보니 역에서 걸어서 10분쯤 거리에 초밥집이 있는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로 하자.


 한걸음 발을 내디디자, 눈 위에서 미끄덩하고 미끄러졌다. 우와와, 넘어지겠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뒤에서 안겨졌다.

「아—……새로 내린 눈, 굉장히 미끄럽습니다. 도로도 얼어서 미끄럽습니다. 조심하세요?」

 아나스타샤씨의 팔에 안겨서 이런말을 들었기에 부끄러워져서 신음소리를 내버렸다.

 으—.

「언덕도 많으, 니까. 걷는, умение……요령, 필요합니다. 펭귄의 기분이 되는거에요~, 입니다.」

「이번엔 니나씨 흉내인가요. 비슷하네요. 그러니까 놓아주세요.」

「스파시바♪」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총총거리며 펭귄걸음으로 긴 언덕을 내려가자 오타루 운하가 보였다.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찾던 초밥가게가 있었다. 그곳에서 좀 늦은 점심을 먹었다.


 초밥재료의 보석함(寿司ネタの宝石箱)이라는걸 나는 처음으로 봤다.

 군칸마키가 아닌 성게! 기름으로 반질반질한 참치! 연어알! 이것좀 보세요, 엔가와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요! 
(*군칸마키軍艦巻 : 초로 양념한 초밥을 김으로 둘러싸고 그 위에 성게나 연어 알을 얹은 것.)
(*엔가와エンガワ:물고기의 지느러미나 아가미 언저리의 살. )

 뺨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어 턱을 괴고 있었는데, 옆에서 같은 포즈로 아나스타샤씨가 웃고 있었다.

 …………커흠. 조금 너무 신났네요.「또, 딸기같군요?」라니, 그만해주세요.

 그러고보니,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젊은 여성 둘이서 초밥집에 오는건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게 안에 외국에서 온 여행자가 많아서 눈에 띄지 않은걸까

 아니라면 아나스타샤씨와 내가 어른스럽게 보여서인걸까. 후자겠지. 후자면 좋을텐데.

 그건 그렇고, 오타루에는 외국 사람이 많았구나. 하얀 피부의 사람도, 검은 피부의 사람도, 잔뜩.

 게다가 오타루 운하가 가까워지면서 점점 많이지고 있다. 어째서일까.

 아시아 사람도 있지만, 오늘의 오타루에는 예상 이상으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온것같았다. 원래 이렇냐고 아나스타샤씨에게 묻자,

「그런 시기입니다.」

 라는 대답이.


「무슨 일이 있나요?」

「그건 비밀, 입니다」

「수상하네요……조사해보면 바로 나옵니다만」

「아아! 타블렛, 금지입니다! 조사, 금지입니다!」

 뭔가요, 정말.

「밤이 되면, 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슬슬 해가 떨어지겠네요」

「다-, 홋카이도, 밤이, 빨리 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눈이 온다고하니, 아나스타샤가 좋아하시는 별은 안보인다고 생각합니다만

「별은 안보이지만, 아름답습니다. 아리스에게도, 보여 주고 싶습니다」

「그럼, 기대해둘게요」


 초밥집을 나오자, 사방은 붉었다.

 석양때문은 아니다. 이미 해는 저물어서 완전히 밤인데도, 하늘이 불타는듯이 붉었다. 어째서?

 붉은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린다.

「신기하죠? 밤인데도 이렇게 밝다니」

「어째서죠? 모르겠어요. 왜 이렇게……아나스타샤씨는 아시나요?」

「녜트……어째서인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아름답습니다」

 오타루에 도착했을 때에는, 새하얀 풍경에 녹아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던 새하얬던 아나스타샤씨가, 이번에는 붉은 하늘 아래에서 또렷히 보였다.

「자, 운하에 가죠? 지금이, 그래, 마침 딱 좋습니다」

 아나스타샤씨가 나의 손을 잡아 당긴다. 천천히, 넘어지지 않게끔.


 운하 주변의 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벽돌로 만들어진 계단을 내려가자 살짝 바닷물의 냄새가 났다가, 바로 사라졌다.

 주변에서는 양초와 가스등으로 오렌지색 빛으로 눈이 깜박깜박 점멸하고 있었다.

「운하, 보세요」

 아름다워요.라고 아나스타샤씨가 말하지만, 난간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필사적으로 발돋움을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발끝이 지면에서 멀어졌다.

「보이, 나요?」

 높아진 시야에서 보이는 광경은, 운하를 흐르는 길고 긴 별하늘이었다.


 폭신폭신 희미하게 빛나는 양초가 바다를 향해 흘러내려간다. 밤의 운하 위를, 수많은 별들이 흐르고 있었다.

 나를 껴안은채로, 아나스타샤씨는 미소짓고 있다.
 
 하얀 피부와 은빛의 머리카락이 흩날리며, 푸른 눈이 주변의 오렌지색 빛을 반사하고 있다. 마치 보석같았다.

 아니, 별이구나. 아나스타샤씨도, 하나의 별처럼 보였다.

「이 경치를, 아리스와 함께 보고 싶었어. 그래서, 같이 갈까? 라고, 말했습니다」

「감사, 합니다. 이런 경치 처음이에요」

「눈빛 거리(雪あかりの路), 라는, 이벤트입니다. 많은 사람들, 옵니다」

「그래서 외국사람들이 많았군요. 조사 못하게 한것도, 놀래키고 싶어서였고」


「그래요♪ 조사했으면 분명, 이 경치도 빛이 바랬을겁니다. 써프라이즈, 입니다」

「역에 포스터가 붙여있어서 이벤트 자체는 알고 있었어요」

「에-! 그럼, 알았습니까? 써프라이즈, 실패입니다……」

「그래도, 놀랐어요. 이렇게 아름다울줄이야. 실제로 보지 않으면, 모르는거네요.」

 그러니까, 보여줘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자 살짝 시무룩해있던 아나스타샤씨의 표정이 바로 「기쁨!」으로 가득찼다.

「……그러니까 슬슬 저좀 내려주시면 안될까요?」

「싫어, 에요♪」

 부비부비하고 내 뒷머리에 볼을 부비고 있다. 오늘의 아나스타샤씨는 듬직한 언니같기도 했지만.
 
 쿨한 인상의 아이돌로서 유명하지만, 사실은 표정이 정말 다양한, 정말 귀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지금부터 내가 말하려는 말은, 별것 아닌 감사의 인사.

 왠지 부끄러워서, 낯간지러워서, 그대로 머플러에 빨려 들여가 버릴 것 같았다. 그럼에도.

 아리스? 라고 말하면서 내 얼굴을 살펴보는 그녀를 향해, 꼭 해야만 하는 말이 있다.

「저기……」

「무슨 일, 있습니까?」

「저, 정말, 와서 좋았어요. 아냐씨」

「……아리스~!!」

 부비부비부비.

 볼 부비부비가 한층 더 격렬해지고, 머리카락이 흐트러진다

 아냐씨! 이제 좀 놔주세요!





아냐가 오타루 출신이라길래 썼습니다.


-------------------------------------------------------------





홋카이도 다녀온 기념으로 번역했습니다.


3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