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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총선거 50위 이내에 들어가지 못한 아이돌은 해고...입니까아☆라니, 어이… 진짜?」(2/2)

댓글: 10 / 조회: 5169 / 추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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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9, 2015 21:11에 작성됨.


 ……

 「하아암……아- 젠자앙……」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건 블로그 체크.
 오늘도 코멘트가 올라오지 않은 걸 확인하고, 스마트폰을 머리맡에 내던졌다.

 세수를 하고, 이를 닦고, 이소플라본(*역주 -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를 유도하는 물질이라고 합니다.)이 들어간 화장수를 바르고, 유액과 보습 크림을 듬뿍 바른다.

「우─ 졸려어……」

 냉장고를 열어보자 유통기한이 지난 요구르트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바나나를 하나 꺼내들어 입에 넣었다.
 그대로 요구르트를 버릴까하고 생각하고 있으니, 쓰레기통이 가득 차 있는 걸 깨달았다.

「……」

 그 때의 어드바이스를 실천하지 못했네, 라며 마음 속으로 웃으면서, 세면대에 덩어리져가는 요구르트를 버렸다.

「응- 그러면」

 거울로 얼룩이나 잔주름을 체크하고, 15분 간 페이스 리프팅(*역주 - 얼굴의 주름을 제거하는 것).
 아침 일과가 대충 끝나면 사무소에서의 연락 사항이 딱히 없는 걸 확인하고,

 그리고는 적당하게 뉴스나 인터넷을 보거나 하고,

 어쩐지 모르게 시간을 보내고,

 밤이 되면 일과인 서플리먼트와 스트레칭을 빠뜨리지 않고 한 뒤에,

 잤다.

 그런 날들을, 3일이나 보냈다.

 


 4일째가 되자 이 상황은 역시 안된다고 생각해서, 아침 일과가 끝나면
 2시간 메이크를 하고, 사무소로 향했다.

 재촉받는 것처럼 적어도 뭔가 행동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일을 받으러 갔다.

 곧바로 할 수 있는 일의 리스트를 제시받는다.

 스테이지에 서는 일은 있을 리가 없어서, 주저했다.

 그런데도, 아이돌로서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결코 적극적인 게 아니라, 단지 단순하게, 꺼림칙함 때문이었다.

 싫다앙, 뭔가 엄청 네거티브 하트♪……같은 농담조차 말할 기분도 아니다.

「우우우……」

 이리저리 헤맨 끝에, 지금까지 하고 싶지 않아서 피하고 있던 일을 알선받았다.

 어쨌든, 아이돌로서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가아지도 물러나지도 않는 나날에 단지 초조감만이 더 깊어져 갔으니까.
 자신이 항상“아이돌”인 것을 의식하고 있지 않으면 져버릴 것 같았으니까.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억지로 등을 떠밀리듯이 사무소에 와서, 그대로 돌아가는 것도 할 수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피하고 있었던 이런 일도 해버렸다고 생각한다.

 홀쪽한 빌딩의 계단을 내려가자, 답답하고 담배냄새가 나는 복도가 계속 이어졌다.
 복도에는, 균등하게 개인실이 줄지어 있었다.
 개인실에서는 희미하게 남자의 이상한 기성 같은 목소리가 들린다.

 그 중 비어있는 방에 들어갔다.

 거기에는 6첩반(5평) 정도의 방에, 소파만 놓여져 있었다.
 프릴이 붙은 스커트를 입고, 앞쪽으로 기울인 자세로 소파에 기댄다.

「네~에, 오늘은, 하트의 러블리하고 스위티한 하트로 헤롱헤롱하게 만들어버릴거라구☆ 아, 그래도 근접 촬영은 그만둬☆」

 그 순간, 지근거리에서 플래시가 터졌다.

「사토씨던가, 좋다?, 더 다리 열어」

 에~……
 주문대로, 어쩔 수 없이 다리를 8자로 열었다.
 바로 확하고, 카메라가 가까워진다. 하아하아하고, 흥분된 한숨까지 들려 오는 거리.

「잠, 그마안, 너무 가깝다니까, 피부가……잠, 진짜로 그만둬☆」

「좀 더 서비스하라고, 마음에 들면 투표할테니까 말이야─」

「……에─ 하트 곤란ㅎ… 어이, 지금 스커트 안 찍으려고 했지?……다음에 하면 후려갈긴다☆」

「뭐야, 다른 아이들은 더 좋은 걸 해주는데」

 그 뒤로도, 시험삼아 준비운동 해 봐, 라며 브릿지를 하라든가 생트집을 잡아왔다.

「하아~……」

 끝날 무렵에는 스트레스로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았다.
 도대체 몇 번이나 슈가- 하트 어택(물리)을 먹여주려고 생각했더라☆

 그것은, 인기가 생기지 않는 아이돌이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일이었다.
 지하에서 1대 1의 촬영회.
 일단, 위험은 없는 범위라고 프로덕션이 보장해 줬지만…….
 그다지 효력은 없었던 것 같다고…….

 묵직하게 무거운 몸을 일으켜, 급료를 받는다.
 갈색의 봉투를 뒤집자 동전이 하나 떨어졌다.

 500엔.

 촬영 참가료가 4000엔, 그 중 급료로서 아이돌에게 돌어가는 건, 단 500엔.

「그만큼 지치는 일이었는데 요만큼……」

 문득 주위를 둘러보자, 등을 구부리고 다른 프로덕션의 아이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오싹해져서, 시선을 돌리지 못하고 응시하게 된다.
 그러자 그 아이에게 스탭 같은 사람이 다가가서, 노출한 등을 쓰다듬고, 뭔가 싫은 얼굴로 귓속말을 했다.
 여자아이는 마른 미소를 띄웠다.
 그 웃는 얼굴은 어쩐지, 모든 것을 단념한 표정으로 보였다.

「……」

 아이돌의 막다른 곳이라고 생각했다.
 텔레비전이나 무대에서 빛을 한몸에 받는 아이돌이 있는 반면, 평생, 햇빛을 보지 못하고 전부 불태워가는 아이돌도 있다.
 그런데도 그만둘 수 없어서.
 마지막에는 저 아이처럼 되는걸까, 싶어서.

「……」

 아──……

 역시.

 하는게 아니었어……
 
 그렇게 후회하면서 돌아가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즉시 다이브해서 잤다.

 그날 밤, 처음으로, 서플리먼트를 빼먹었다.

 

 ……

 다음 날도, 단지 집에 있을 수 없어서 346 프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제시된 리스트를 바라본다. 곧바로 할 수 있는 것은, 지하에서의 촬영회 뿐이었다.

「이야─ 저건 이제 좀……」

 결국 아무것도 받지 않고, 프로덕션 내를 목적도 없이 어슬렁거렸다.
 이러고 있는 사이에도 투표의 끝은 다가온다.

 그런 건 알고 있지만……

 


 목적도 없이, 단지 어슬렁거리고 있자 자연스럽게 카페에 도착했다.

 아……

 멀리서 메이드옷이 보였다.

「네~에, 오늘도 우사밍 파워를 주입할게요, 일 힘내 주세요♪」

 나나짱은 카페에 앉아 있는 여사원의 어깨를, 상냥하게, 진심을 담아 주무르고 있었다.

「나나가, 잔뜩 잔~뜩 힘내서, 빨리 여러분이 잔업하지 않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할테니까요」

 고마워요, 나나짱이랑 있으면 정말로 기운이 나네.
 여사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온화한 표정으로 나나짱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소란에 휩싸인 346 프로 안에서, 그곳만 태양에 둘러싸여 있는 듯, 온화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

 나나짱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생각한다.
 생각해 버렸다.

 

 


 간단했다.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받았던 전화번호를 누른다.
 다시 호텔의 라운지에서 만나서, 시간과 장소를 맞춘다.

 그 뒤에는, 하트의 집이나 우사밍 별에서 언제나처럼 술을 마신다.
 스스럼 없는 이야기를 한다.

 나나짱이 만취하면, 살그머니 창을 연다.

 그것 뿐.

 뒤는 모두 자동으로 일이 진행된다.

 적당한 루트를 돌아, 눈사람처럼 사진의 값이 불려진다.
 조금만 있으면, 주간지에서 음주의혹이 소란을 피우고 와이드쇼를 연일 요란스럽게 한다.

 나나짱은, 실연령을 공표할 수밖에 없게 된다.

 아베 나나는, 팬이나 평론가, 세상 사람들의 비판이나 소문의 대상이 된다. 
 이 일련의 소동은 일부 사람에게 있어선 다대한 이익을 낳는다.


 하트가, 전화를 한번 거는 것만으로.


 하트의 집이라면 50위 이상. 우사밍 별이라면 30위 이상. 
 기한은, 총선거 투표 마감까지.
 
 하트의 운명을 결정하기에는 너무나 간단하고, 편하고, 어이없는 행위라고 생각됐다.

「……」

 나나짱은 총선거에선 살아남고, 자주 있는 스캔들 중 하나로서 수습해 나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대가로.


──몇 년이나, 몇 년이나 걸려서, 겨우 자신이 계속 좇은 이상에, 손이 닿았습니다.


 나나짱은 영원의 17세도, 우사밍 성인도 아니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작은 몸이, 깡총하고 뛰는 것이 보였다.

「꿈과 희망을 양귀에, 나나 노력하겠습니다-♪」

 하트는 이제 두 번 다시 그 카페의 의자에는 앉을 수 없겠지, 하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냐구…….


 지금까지 깊숙히 가라앉아가던 생각이, 천천히 떠올라서…… 

 

 수평이었던 마음의 천칭이, 희미하게 흔들흔들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트는 아이돌이라는 것에 모든 것을 바쳐왔다.
 댄스도 계속 노력했다. 보이스 트레이닝도 제대로 했다. 비주얼도 신경을 써왔을 터.
 그것을 보여주지 못한 채, 단지 막연히 끝난다. 컨베이어 벨트 위의, 일반인 사토 신 씨로 돌아온다.

 어이.

 슈가- 하트, 그걸로 좋은 거냐고.
 전부 납득하고 깨끗한 얼굴로, 떠날 수 있는거냐고.

 CD도 내보고 싶고, 텔레비전에도 나오고 싶고, 다른 사람의 화젯거리도, 되보고 싶다.

 보답받고 싶다고, 강하게 바란다.
 많은 팬에게 둘러싸이고 싶다고,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된다.
 
 그런 찬스가,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돌연히 내려왔다.
 하트에게 있어서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동앗줄.

 강렬한 끌어당김이었다.

 지금부터 투표 마감까지 노력해도 1%조차 가능성이 없는 것을 좇아서.

 날마다 줄어들어 가는 돈에 한숨만 더해져서, 그것보다 위험해, 저금이 사라진다.

 마모되어가는 몸과 마음을 받치면서, 불안정한 장래에 골머리를 썩히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고뇌로부터, 스마트폰 버튼을 하나 누르는 것만으로 해방된다. 

 언제라도 지금의 길에서 탈출할 수 있다.

 아니, 그렇지만…….

 하트의 마음속에서 누군가가, 필사적으로 막아서고 있다.

 안된다, 라고 말하고 있다. 잘못되었다, 라고 말하고 있다.

 밤. 소리도 없는 고요함 속에서 귀를 기울이고 들어보면, 희미하지만 그런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천칭이, 그 쪽으로 기운다.

 기울 때마다, 숨이 가빠진다. 호흡이 멈출 것 같다.

 괴로움으로 판단력이 점점 마비되어 가는 감각이 든다.

 뭉게뭉게 안개에 휩싸여 간다.

 찰칵, 찰칵.

 시간만이, 평등하게 바늘을 움직인다.

 타임 리미트를 향하여.

 ……

 

 ……라니 진심일 리가☆

 아니, 진심이야.
 이번 만큼은, 장난치고 있을 수 없어.
 진심도 진심, 초 진심.

 ……

 서점.
 컬러풀한 표지들을 걸으면서 바라본다.
 
 일단 선택한 대답은, 보류.

 이럴 때 어떻게든 문제를 뒤로 미루는 건, 으응~ 어쩔 수 없는 거지☆
 항복항복♪(*역주 - 원문은 まいっちんぐっ. 유래는 80년대의 인기만화 마잇칭구 마치코선생에서. 시, 신 씨...)

 ……하아, 하트 혼자서는 결정 못해.

「……」

 반대로 말하자면, 하트는 무엇인가 계기를 멍하니 기다렸다.
 어디에라도 매달리고 싶었다.

 그치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다만, 질질 유혹에 끌려간다.
 질질 끌면서 일을 처리하는 건, 가장 하면 안 되는 것.

 그렇지만, 비슷비슷하지 않은 두가지라는 건 희미하게 눈치채고 있었다.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타임 리미트까지 유혹에 질 확률이 높다.
 24시간, 언제라도 유혹이 다가온다. 뿌리치는데도 신경이 팍팍 쓰이는 것을 깨달았다.

 간신히 끌어당기고 있는 것은 하트의 마음속의 목소리였다.

 
 언제든 제일 처음 미용잡지 코너에 들르지만, 이번은 빙글하고 우회해서 점내를 돈다.
 소설 코너, 코믹 코너, 비즈니스 코너……
 적당한 제목의 책을 꺼내서 수페이지만 읽어보고 되돌려넣는다.
 응- 흥미없어……

 문득.
 평상시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을 듯한, 어느 코너에 멈춰섰다.
 이유는 몰랐다.
 하지만, 어쩐지 관자놀이가 지끈지끈거린다……

 순간, 머리 속에서 영상이 스쳐지나갔다.

 읏.

 그 이미지에, 무의식 중에 손을 뻗는다. 잡으려고 한다.

 하지만 늦었다. 영상은 노이즈가 생기면서 점점, 머리 속 깊이깊이, 사라진다.

 ……?

 뭐, 였던 걸까.

 잠시간, 계속 서 있었다. 뭐 상관없어, 라고 넘길 수는 없었다.

「저기……혹시 사토 신 씨……입니까」

 갑자기 말을 걸어졌다.
 목소리가 난 방향으로 무의식 중에 뒤돌아 본다.
 소곤소곤 책을 입가에 대고, 하트를 올려다보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헷, 그런데~ 하트랑 어디선가 만났어?」

「아니요, 이쪽이 일방적으로, 이전, 사무소에서 뵈었을 뿐이므로……」

 

 머리를 숙이면서도, 확실히 45도 각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여자아이.
 스톨이 하늘하늘 펄럭이고, 앞머리의 틈으로부터 오션 블루의 눈동자가 들여다 보였다.

 여자아이는 하트의 곁에 흠칫흠칫 살짝 부끄러운 듯이 서서, 눈앞에 진열된 책을 바라본다.

「그, 아─ 그럼, 당신도 346 프로의 아이돌?」

「네……기억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로 신기한 것이군요……」

 입가에 둔 책을 다시 펼쳐서 정말 희고 가는 손끝으로 펄럭하고 페이지를 넘기면서, 여자아이는 계속 말했다.

「지금까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 텐데……당신의 얼굴을 봤던 바로 그 순간, 이름과 봤던 장소를 떠올렸니다……」

「그 날은 정말로 더운 날이었고, 프롤레타리아 문학에 대한 논문을 정리하고 있었던 것도……」

「어떤 사물을, 방아쇠로……망각하고 있던 기억이, 마치 퍼즐이 맞춰지듯이 상기된다……」

「정말로,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그……」

 거기까지 단언하고 나서 여자아이는 책과 하트의 얼굴을 번갈아보았다.
 에, 아─ 응, 그렇네 같은 애매한 대답을 하자, 여자아이의 뺨이 정말로 약간 다홍색으로 물들었다.

「아, 죄송합니다……저,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게 서툴러서……거리감도 잘 잡을 수 없어서……」

 게다가 미소도 서투르고, 라며 여자아이는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럼 어째서 아이돌이 된거야☆라는 태클을 걸려고 했지만, 그만두었다.
 하트도 그런가.
 이 때 가슴의 한편에서 희미한 위화감이 싹텄다.
 그렇지만, 그대로 내버려 둔다.
 최근에는 뭔-가 세세한 일을 고집하는 게 귀찮게 되었다.

 

 아마 이것저것 생각하는데 지친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의 책 코너와 퇴색되었던 이미지만은 쓸데없이 신경이 쓰였다.
 ……
 뭐, 됐나…… 지금은 옆의 여자아이를 어떻게 할까, 가 중요하고……
 절대로, 하트랑은 안맞는 타입 같고……

 여자아이는 앞머리를 옆으로 넘기고, 천천히 마이페이스로 입을 열었다.

「저기, 순조롭습니까……」

「엣, 뭐가?」

「총선거말입니다……」

 어이, 힘껏 지뢰 밟았다구☆

「엣, 아─ 뭐, 그럭저럭일까나……☆」하고 적당히 대답했.

「그렇, 습니까……」

「응」

「……」

 그 뒤로, 화제가 끊어진다. 여자아이는 일정한 페이스로 페이지를 넘긴다.
 무언. 므므므, 꽤 기분이 나쁘다…… 그렇지만 이대로 돌아가는 것도 어딘가 찜찜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여자아이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요전날, 1위인 분과 만났습니다……」

「엣?」

「정말로 정말로, 순수하고 매우 곧은 마음을 안에 가지신 분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여자아이는 책을 놓고 살그머니 눈을 감았다.
 그대로 가슴에 손바닥을 대고, 계속한다.

「감명을, 받았습니다. 아이돌의 정점은 그 같은 분이라고 저도 본받고 싶습니다……」

「단 1권의 책이 사람의 인생관을 드르륵 바꾸는 것처럼, 뛰어난 아이돌이라는 것은 그 같은 힘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로부터는, 이야기같은 건 태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저에게 그것이 생긴다면……」

 툭, 툭하고 계속한다.
 어-이, 자신만의 세계에 들어가 버린거야?

「……그렇지만, 조금 무섭기도 합니다」

 여자아이는, 한층 더 꼭 눈을 힘껏 감는다.

「어떤 이야기의 주인공은, 겁쟁이의 자존심과 거만한 수치심 때문에 식인 호랑이가 되었습니다……」

「또, 어느 주인공은 일상에 대한 불만을 더해가고 있던 어느 날, 눈을 뜨자 한마리의 벌레로 전락했다……」(*역주 - 뒤에 언급된 것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앞은 잘 모르겠네요. 혹시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총선거를 빠져나간 뒤에는 어떻게 되어 버리는 건지……조금 무섭습니다……」

 여자아이의 가슴에 가져다댄 손바닥이 주먹이 되고, 꾹하고 쥐어졌다.

「14위라고 하는……이 몸에 적합하지 않은 무거운 짐을 끌어안고……저는……」

 엣?
 하……? 14위……? 이 애가?

「만약, 만약 이뤄질 수 있다면, 사람은 사람인 채로……」


 진짜……?


「사기사와 후미카는, 사기사와 후미카인 채로……」

 

 

 ……

──안된다구……

 흐려진 목소리가 들린다.
 불투명한 유리 너머처럼, 희미해진 사람의 그림자가 보인다.

──안된다니까. 분명 잘못됐어.
 
 잘못돼? 뭐가?

──에-이, 지금이라면 아직 되돌릴 수 있다고! 어이, 하트, 자아~알 생각해!

 되돌린다니, 어디로? 생각한다니, 뭘? 생각한다……그건 이제 지쳤다니까……

──아- 정말, 이 이상 말해버리면, 자신의 손으로는 되찾을 수 없게 된다는 거야!

 되찾아, 뭘……?

──뭐라니……그런 건……!

 ……

 눈꺼풀을 들어올리자, 익숙한 천정의 얼룩이 보였다.

 어느새 자버린건가?…….

 상반신만 일어나서 적당히 바닥에 놔뒀던 다이어트 쿠키의 봉투를 열고, 한입 물고, 쓰레기통에 버렸다.

「전혀 스위티한 맛이 아니야……」

 일전에, 서점에서 만난 후미카짱을 멍하니 생각한다.

 14위인가─……
 미소도 사람 대하는 것도, 회화도 서투른데도 14위……
 CD 데뷔도 하고 있고, 스테이지에도 인기.
 그리고, 게다가 뭔가“제멋대로인 추잡한 책”도 많이 나와서 곤란해하고 있다, 는 듯 하다.
 하트도 1회라도 좋으니까 에로책 나와……응……역시 그건 됐나……

「그 아이라도 14위인가?……」

 어쩐지, 못해먹겠구만……

 문득, 베개에 파묻혀 있는 스마트폰이 시야에 들어왔다.
 등록된 전화번호가 사고에 억지로, 미끄러져 들어온다.

「……」

 아무거라도 변명으로 하고 싶다.

 하트는 여기까지 고민했으니까 이제 충분하다던가. 나나짱은 반드시 용서해 준다든가.
 마마와 파파를 안심시켜 주고 싶다든가. 결국은 인간은 이해관계야 라든지. 금전적으로 위험했다 라든지.
 아이돌 업계는 어렵다 라든지. 다른 프로덕션에서는 당연한 일이야 라든지. 무심코 마가 끼여서 그다지 본심이 아니었다 라든지.

 뭐라도 좋으니까, 변명으로 삼아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고, 스위치를 누르고 싶다.

「읏……!」

 머리를 필사적으로 흔들어서 유혹을 날려버린다.

 나나짱의 미소를 필사적으로 끌어내서 떠올린다.

──그치만 나나는, 신짱의 팬 1호니까.

 나나짱은 친구. 나나짱은, 하트를 응원해 주고 있다.

 아직 괜찮아. 아직 누르지 않아.
 또 보류로 한다.

 내일은 사무소에 가자. 집에 눌러붙어 있으면 안돼.

 하지만 말이지, 최근 뭐랄까.

 나나짱의 얼굴을 떠올리려고 하면, 윤곽이 희미해져.

 하트의 안쪽에서 들리는 목소리도, 점점 멀어져가……

 ……

 

 사무실에 가서, 치히로 씨에게 리스트 일람을 받아본다.
 또, 지하의 촬영회 밖에 없었다.
 거절하자 치히로씨는 음 그런가요, 라고 한마디 하고 PC로 다시 향한다.

「그, 그런데 말이야. 뭔가, 뭐든지 좋으니까 일 줬으면 하는데, 그렇달까, 달라구☆」

「하, 하아, 그렇게 말씀하셔도……」

「집에 있어도 어쩔 수 없고, 돈, 꽤 위험고……」

「돈? 돈은 소중하지요. 으응-응, 그렇다면……」

 뺨에 집게 손가락을 대고, 치히로 씨는 마우스를 클릭한다.

「역시 있잖아☆ 역시나─ 운영의 여신☆」

「급하게 임시 스탭을 원한다는 요청이 있어서……」

 ……

「네, 열을 만들어 주세요, 어이, 세치기하지……하지 말아주세요☆」

 346 프로의 로고가 들어간 모자와 점퍼를 걸쳐 입고, 인파를 유도한다.
 일은, 라이브의 교통 정비 아르바이트인가☆ 아이돌의 일이 아닌가-☆

 하지만 슬프게도, 자존심이 밥먹여주지는 않는다. 아이돌로서 연습한 영업 스마일을 띄우고, 인파를 단지 정리한다.
 ……이제 총선거 날짜도 별로 안남았는데, 뭐하고 있는거지.

 그 때.

──하-나, 둘-!
 
 멀리 야외 스테이지 쪽으로부터, 귀를 뚫는 폭음. 라이브가 시작된 신호.
 아, 이건…… 들어본 적 있는 구령에 맞춰서, 다음 순간, 무수한 목소리의 겹침.

──나나-!!

 나나짱의 라이브였었다……

 사토 씨, 멍하니 있지 마.
 스탭의 다급한 목소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은 채로, 나나짱의 목소리를 그저 멍하니 듣고 있었다.
 재차 생각했다.
 텔레비전이나 무대에서 빛을 한몸에 받는 아이돌이 있는 한편…… 

 ……
 
 수고하셨습니다─ 해가 완전히 질 무렵에, 격려하는 말과 함께 갈색 봉투를 받는다.
 퐁하고 봉투을 열자, 지폐가 1장 들어있다. 천엔이 아니다.
 
 10000엔. 1만엔.

「……」

 개인실에서 항상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신경을 예민하게 세우고 500엔.
 여기는 그야 바쁠 때는 바쁘지만, 기본적으로는 서있는 것만으로 10000엔.

 이쪽이, 편하네……

 편한 쪽이 좋은, 걸까나……

 몽롱해진 사고로, 스마트폰의 전원을 켠다.
 액정이 반짝반짝 빛났다.
 1건, 착신 이력을 알리는 메시지.

「욧짱……?」

 친가의 마이 시스터로부터였다.

 

 ……

 뜻을 정하고, 통화 버튼을 꾹하고 누른다.
 하트, 최근 전혀 친가에 연락하지 않았으니까─……
 몇차례 연결음이 울린 뒤에, 욧짱의 목소리가 들렸다.
 언니를 생각해주는 스위트 마이 시스터.

「아- 오랜만……욧짱 건강해?」

 응, 건강해, 라는 목소리.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아마도, 좋은 일은 아니라는 직감.

「아─ 응, 이쪽도 건강……응……」

 정말로? 그래, 스마트폰을 사이에 두고 말했다.

 한호흡 쉬고, 귀를 의심할 듯한 대사가 노이즈와 함께 들려왔다.

 언니……AV 나온다는거 진짜야……?

「하……? 어째서? 하트가?」

 지방에서 소문이 났어, 사토가 드디어 AV 나간다고……

 내리막길의 아이돌은, AV로 갈 수밖에 없다고……

「아니아니아니, 그런 건 거짓말이니까! 안나와안나와!」

 그런가, 진짜로, 다행이다……
 큰 한숨이 들린다.

「젠장?……그 때의 전화 탓인가……」

 파파랑 마마도 걱정하고 있어.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는 음색으로 그렇게 들으면, 가슴이 꾹하고 아팠다.

 저기, 언니는 왜 그렇게 노력해?

「엣……?」

 그 말이 계기였다.

 어째서, 너덜너덜하게 되면서까지, 마마랑 파파에게 걱정을 끼치고, 지방의 친구에게도 뒷면에서 비웃어지면서까지, 아이돌 그렇게 하고 싶어?
 욧짱의 목소리.

「왜, 냐니……」

 아이돌이란 거, 그렇게 좋은 거야? 어째서 아이돌이 되고 싶었어?

 기우뚱, 하고 천칭이 기울었다.
 지금까지 없었을 정도로, 크게.
 크게.

 흔들흔들하고, 천칭의 끝까지 빠듯하게 고인 액체가, 흘러넘칠 것 같다.

「어째서냐니, 그야……」

 이유를, 하트의 안쪽에서 떠올리려고 했다.
 뭔가, 이 마른 목에서 토해낼, 다음 말을 찾았다.

 하지만, 말을 끄집어내기 위해 마음 속에 집어넣은 손은, 허공을 갈랐다.


 어라?


「어째서……?」

 

 그러고 보면, 어째서였더라.

 

 어째서, 하트는 이렇게 아이돌을 하고 싶어했던 거였지.

 

 아이돌이란 건, 뭐였더라……?


/

 


 ……

 커텐을 꼭 닫은 방에서, 바스락바스락 작은 벌레가 기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냉장고에서 희미하게 흘러나온 냄새가 코를 찌른다.
 아마, 요구르트가 썩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침대에 하트의 모습이 완전히 새겨졌다.
 이제, 지금이 아침인지 밤인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찰칵, 찰칵하고 오로지 시계가 바늘을 움직이는 소리만 났다.

 마지막 중간 발표를 볼 기력조차, 솟아나지 않았다.

「……」

 

 어디서 떨어뜨려버린 걸까.

 

「……」

 마음을, 다시 한번 찾아본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뭔가가 떨어져있지 않나 손을 대고 찾아본다.

 몇번이나 몇번이나 반복한 행위에, 이제 한계를 느꼈다.

 발견되지 않는다.
 뒤를 되돌아 봐도, 깜깜했다. 포기하고 앞을 봐도, 회색안개로 시야불량.

 뭔가 말이지 이제, 지쳤어……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

 문득, 침대와 벽 사이에 뭔가가 끼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축 늘어뜨린 손으로 들어올린다.
 꾸깃꾸깃한데다 먼지 투성이가 된 그림책이 얼굴을 내밀었다.

「『머더 구스』……?」

 뭐야, 이거……
 이런 건 언제 산거지……
 그다지, 하트의 취향은 아닌데……

──안돼!

 오랜만에 안쪽으로부터 목소리가 들렸다. 당장 스러질 것 같은 작은 목소리.
 하트는, 잠깐 망설이고 나서.

 그 그림책을.

──그만……

 쓰레기통에 버렸다.

 흔들리는 촛불이 꺼지듯이, 그 뒤로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게 되었다.

……

 핑퐁-

 인터폰이 울렸다.
 쿵, 쿵하고 노크를 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라, 신짱 없나요-? 이야기가 있는데요……」

 나나짱의 목소리가 문 넘어로 들렸다.

「신짜-앙, 나나가 맛있는 안주 사 왔다구요~? 단 것 잔뜩 있다구요~?」

「없는건가요~?」

 ……

 잠시 후에 퉁, 퉁하고 신발이 철계단을 딛는 마른 소리가 울렸다.

 점점, 멀어져 간다.

 ……

 다시, 하트의 방은 조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1일……

아이돌이란 무엇인가, 라니, 아무래도 좋아, 분명.
 하트는, 아이돌의 싫은 면을 잔뜩 봐 왔으니까.
 분명, 저게 현실이야, 현실.
 26세에 아이돌이라니, 처음부터 터무니 없었어.
 필사적으로 노력했었던 게, 바보같아졌다.

 2일째……

 이제, 힘든 건 그만둘까.
 기자가 말하는 것만 따르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도 일단 일할 수 있고.
 돈 받을 수 있고. 돈을 벌면, 불만도 없고……

 3일째……

 편해지고 싶은네……

 그렇게, 변화가 없는 방에서 끈적거리는 액체로, 물컹거리는 덩어리를 만들듯,

 천천히, 만연하게,

 그렇지만 확실히,

 

 친구를 팔 의지가 굳어져 가는 것을, 하트는 더이상 멈출 수 없었다.

 

 나나짱처럼 되고 싶었다.
 만약, 만약, 다시 한번 길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나나짱처럼.


 ………

 ……

 …

 

 ………

 ……

 …

 

 ……

 변화가 없는 방에 갑자기, 아침의 따뜻한 햇빛이 비춘 것은 5일째였다.

「으응……」

 눈꺼풀 안으로 들어온 빛에, 잠이 덜 깬 눈을 억지로 연다.
 눈이 뿌옇고, 뇌가 어질어질 흔들렸다.

 정리되지 않은 사고로 생각한다.

 커텐은 꼭 닫았을텐데.
 문도 제대로 잠궈뒀을텐데.
 혹시 도둑?

 문득, 시야의 구석에서 커다란 귀가 두개 보였다.

 동물……?

 잘 보니, 커다란 귀는 리본이었다.
 등을 구부린 채, 어질러진 잡동사니나 남은 음식물을 쓰레기 봉투에 던져넣고 있다.
 꼭하고 봉지의 손잡이를 묶고, 후하고 팔뚝으로 이마의 땀을 닦는다.
 빵빵하게 된 쓰레기 봉투가 몇개나 쌓이고, 바닥이 슬쩍 보이게 되었을 무렵.

 그 아이는 천천히, 하트 쪽을 뒤돌아 보았다.

「아, 안녕하세요, 겨우 일어났네요」

 땀방울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상쾌한 미소의 나나짱이, 거기에 있었다.
 처음은 환각인가하고 생각했다. 하트의 죄의식인지 뭔지하는 녀석.

「정말, 전화도 전혀 안받아서, 우사밍 별을 뒤져서 겨우 여벌 열쇠 찾아냈으니까요!」

 뿌웅하고 뺨을 잔뜩 부풀린 나나짱이 말했다.

「우우, 허리가……하아, 이렇게나 쌓아두다니, 오늘 제대로 전부 쓰레기 버리는 곳에 둘테니까요」

「나나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다.
 나나짱은 부드러운 빛을 뒤로 하고, 상냥하게 웃는다.

「신짱. 자, 일어나 주세요」

 투명한 눈동자로.

「7위, 아베 나나로부터 신짱에게──」

 조금 아이 같은 못된 장난을 치는 듯한 미소를 섞어서, 말했다.


「명령이 있습니다」

 


 ……

 프리즘이 수없이 반사되고, 극채색의 일루미네이션이 스테이지를 감싼다.
 무지개색 바닥 패널이 어지럽게 변화하고, 천정에는 수많은 밤하늘의 플라네타륨이 투사되고 있었다.

 그 꿈에나 나올 듯한 무대, 눈앞의 계단을 오르면, 곧바로 만원 관객을 대면할 수 있는 대기실.
 거기에 하트와 나나짱이 있었다.

 나나짱은, 푹신푹신한 천이 몇 겹이나 겹쳐진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후하하고 심호흡을 반복하고 있다.
 하트의 복장은 언젠가 스테이지에서 입기 위해 자작한 비장의 드레스.
 등에는 날개가 붙어 있고 프릴 스커트에는 하트가 프린트 되어 있다.

「그러면, 신호가 오면 등장이에요! 잘부탁해요!」

 넘쳐흐를 정도의 “나나”콜이 나오고 있다.
 나나짱은 그런 환성을 받으면서, 한발짝 계단을 올랐다.
 두발짝, 세발짝 계단을 밟고 나서, 단숨에 나나짱은 계단을 뛰어 올랐다.

 스포트 라이트가 나나짱에게 집중된다.
 순간, 열광이 스테이지를 감쌌다.

 나나짱은 힘껏 공기를 폐에 넣고 외쳤다.

「하나-, 둘-!」

──나나!!

「여러부-운, 오늘 나나의 메르헨 월드에 어서 오세요─!」

 수천명의 환성을, 단 혼자서 받아들이는 나나.
 전혀 겁내지 않고, 곧은 미소로 스테이지의 좌우를 뛰며 돌아다닌다.
 톱 아이돌인 나나짱이, 넓디 넓은 스테이지 위에서 자유롭게 춤춘다.
 우사밍 별에서 만취하고 있는 나나짱은 가짜인가 생각할 정도로, 에너지로 가득 흘러넘치고 있었다.

「……」

 나나짱의 명령은 이러했다.

 나나짱의 라이브에서 항례의 토크 타임.
 그 토크에는 다른 아이돌을 게스트로 부르기도 한다.
 언제나 더 인기있는 아이돌이 사무소의 판단으로 선택되지만, 나나짱이 거기서 제안했다.

 사토 신을 불러줬으면 한다, 고.

 사무소는 최초에는 반대했지만, 나나짱의 열의와 끈기에 져서,
 5분간만이라고 하는 시간제한을 걸고, 그렇다면 만일 실패해도 그다지 지장은 없을 것이라는 걸로 마지못해 승낙했다.

 그래서, 하트는 반 억지로 여기에 데려와졌다.
 지금까지 스톱 상태였던 사고가 끼기긱, 하고 삐걱거리듯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어딘가 꿈같이 진행되어서, 무리라고 말해도 이미 늦어서,
 눈치채보니, 여기에 서있다.

 개막 전, 나나짱은 걱정하는 스탭에게 둘러싸여서도, 얼굴을 들고는 확실하게 말했다.

 ……신짱이라면, 분명 괜찮습니다, 라고.

 


 텔레비전에서, 꿈에서 몇번씩이나 봤던 무대가 눈앞에 있었다.
 사이리움으로 가득 찬 반짝반짝거리는 스테이지.
 파릇파릇하고, 더러움따윈 요만큼도 없는 듯한, 반짝반짝한 것만이 있는 세계.

「그러면 토크 코너 시간이에요─ 오늘의 게스트는~……나나와 정-말로 사이가 좋은 친구 입니다♪」

 오오, 하고 기대하는 환성이 들끓는다.

「……」

 엣, 이거 현실……?
 이 스테이지에 하트가 서는거냐고.

 지금에 와서야, 그런 느긋한 걸 생각했다.

 댄스도, 노래도, 보여주려고 하면 할 수 있다.
 메모가 산더미처럼 쌓인 슈가 하트, 비장의 입담도 할 수 있다.
 만약, 실수해도 나나짱이 전부 보충해 준다고 해줬다.
 차라리, 전부 입다물고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 줬다.
 
 그러니까, 마음껏 해도 좋다.

 나나짱이, 손을 흔들었다.

「자, 와주세요─!」

 부르고 있다.
 누구를?
 하트를.

「아……」

 부르고 있다.
 부르고 있다면, 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치만 이건, 하트가 염원했던 아이돌 같은 일.
 분명 나나짱이 준, 또다른 찬스.

 다리를, 앞으로 내민다.
 나가지 않았다.

 눈앞의 계단이, 끝없이 멀다.

 이런 건, 슈가 하트가 아니야.
 슈가 하트라면, 관객이 썰렁해지든지, 불쌍해하든지 신경쓰지 않고 해버린다.

 지금은, 후회하는 건 나중에라도 좋으니까, 일단은 다리를 움직여.

 움직이지 않는다.

 뭐가, 하트의 발을 세우는거야?
 뭐가, 하트의 발에 달라붙어 있는거야?

 정말 잠깐, 술렁술렁하고 스테이지에 동요의 색이 나타났다.
 동요를 일순간 파악해, 나나짱이 보충했다.

「어라어라─ 미아가 되버린건가요─ 나나가 맞이하러 갈게요」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
 어둠 속에서, 멍하니 빛이 켜졌다. 나나짱이었다.
 빛이 점점 가까워진다. 눈앞에, 나나짱의 천진난만한 얼굴이 보였다.

「자, 가죠♪」

 살그머니, 손바닥을 내밀었다.

 

「자, 신짱」

 그 둥그스름하고, 얼룩 하나 없는 예쁜 손바닥을 응시했다.
 유닛을 짰었던 대와 전혀 변하지 않은 예쁜, 아이 같은 손바닥.

 쥘 수 없었다.

 하트의 입에서, 말이 넘쳐흘렀다.

「무리라니까……」

「엣?」

「피부도, 이제 너덜너덜하고……」

 나나짱이 칭찬해 준 피부.

「바디라인도, 무너져버렸고……」

 나나짱이 칭찬해 준 체형.

 이제, 무너져버렸다고. 게다가.

「하트한테는, 무리라니까……」

 나나짱을, 팔려고 해버렸어……

「나나짱 같은 아이돌이랑은 달라, 하트는……」

 어디서 길을 바꿨으면, 이 스테이지에 설 수 있었을까.
 어느 길로 나아갔으면면, 나나짱의 곁에 설 수 있었을까.
 어디서 틀렸던걸까.

 술렁, 술렁.

 관객의 동요가 점차 파문과 같이 퍼져간다.

 

 한쪽은, 초인기 아이돌, 한쪽은 인기라곤 없는 아이돌.

「이제, 그 때랑은 서로 다르다니까……」

 나나짱은 잠시간 하트의 얼굴과 몸을 바라본 뒤,
 눈을 천천히 감고 나서, 입술을 앙 다물고.

「……」

 핀 마이크를, 조용히 벗었다.


 이 넓디 넓은 무대에서, 둘사람만이 되었다.


「신짱은, 신짱입니다」

「엣……?」

「신짱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구요」

 나나짱은, 눈을 열었다.
 빨려 들여갈 정도로 선명한 갈색 눈동자에, 하트가 선명하게 비치고 있었다.
 갑자기,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

「나나는 나나입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관객의 술렁거림이, 늘어나 간다.

 나나짱은 그런데도 무대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다.
 확실하게 땅에 다리를 붙이고, 하트에게서 시선을 절대로 떼지 않았다.
 나나짱은 숨을 들이마시고, 스테이지에 닿을 정도의 성량으로 힘껏 외쳤다.

「나나는, 신짱입니다!」

 코끝이, 확하고 뜨거워졌다.

「신짱은, 나나입니다!」

 나나짱은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외쳤다.
 146 cm의, 작디 작은 몸의 어디에 그런 열량이 들어가 있는 걸까, 하고 생각했다.
 아아, 분명 지금 하트는 나나짱의 뿌리에 접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미지의 단편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몇번이나 몇번이나, 지나갔다.

 

「나나가 그 때, 아니오, 지금도 동경하고 있는 아이돌은, 아직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을 믿어 주세요!」

 하트의 깊은 곳에, 은은하게 열이 가득찼다.
 열은 몸의 중심에서 퍼져나가, 손끝까지 쭉 퍼졌다.

「나나는 신짱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다음 대사가, 계기였다.

「그러니까 또 그 날처럼, 나나와 스테이지에 서자구요! 마법의 말을 외워서!」

 찰칵, 하고 뭔가의 조각이 빠지는 소리가 났다.
 이미지의 모자이크가 천천히, 천천히 벗겨져 나간다.

 지금이라면,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니, 분명, 지금 밖에 없다.

 스탭이, 달려와 토크 타임은 중지입니다, 곧바로 무대로 돌아와 주세요, 하고 외쳤다.
 나나짱은 초조해하는 표정으로 하트와 스탭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본다.

「미안……나나짱……」

「……사과하지 말아 주세요……괜찮습니다, 애초에 무리한 부탁이었으니까……」

 나나짱은 서둘러 핀 마이크를 붙인다.

「달라, 미안. 정말로 미안, 나나짱!」

 이런 큰 목소리를 낸 건, 얼마만일까. 기분이 좋았다.
 머리 속의 안개가 개여간다.

「하트 말이야, 잠깐 갔다와도 돼!?」

「엣……?」
 
「반드시, 다시 나나짱한테, 돌아올테니까! 약속……☆」

 지금 밖에 없어, 되찾는다면.

 나나짱은, 방심했다는 표정을 띄우고.
 그리고, 상냥하게 생긋 미소짓으면서 말했다.

「……네, 다녀오세요」

 두 사람의 행선지는 역방향.
 나나짱은 반짝반짝한 스테이지에.
 하트는 어느 장소에.

 달렸다.

 

 ……

 밖으로 나오자,
 드물게도 이 날은 억수같은 비였다.

 빛나는 스테이지로부터 돌아와서, 어둡고 비가 퍼붓는 가운데, 하트는 일심불란하게 찾고 있었다.
 한개째를 연다. 진흙이 뺨에 튀고, 피부를 더럽혔다.
 손을 안쪽에 찔러 넣자 썩은 요구르트가 승부복의 스커트에 찰싹 묻었다.
 못이 튀어나온 것까지 있어서 찌지직하고 옆구리의 천이 찢어진다.
 하지만 관계없었다.
 하트는, 어떻게 해서든지 지금, 찾아내지 않으면 안된다.

「젠장─ 어디냐구……☆」

 하트는 쓰레기 버리는 곳에서, 쓰레기 봉투를 찾아다녔다.
 세개째의 봉투를 찢자, 대량의 미용용품 껍데기가 들어 있었다.
 주저하지 않고 팔꿈치까지 팔을 찔러 넣는다.

 없다.

「에- 괜찮아, 분명 있을거야……!」

 그리운 충동이, 하트를 자극하고 있었다.
 비로 메이크가 번져도, 얼마나 옷이 더러워져도, 보기 흉한 꼴을 보여도, 관계없었다.
 분명 말이지, 여러가지가 겹겹이 쌓이고, 흩어지고, 어느샌가 안보이게 되었지.
 바로 옆에, 있었는데 말이야.

 네개째의 쓰레기 봉투를 열었다.
 바나나 껍질, 먹다 남은 다이어트 쿠키, 여성 주간지……
 그리고.

「앗……」

 비에 젖고 이리저리 헤집어진, 쭈글쭈글한 1권의 책이 깊숙한 곳에 파묻혀 있었다.

「있었어……」

 살그머니 더 이상 더러워지지 않게, 부드럽게 책을 들어올렸다.
 잔뜩 수분을 머금어 습기찬 책을, 조심스럽게 손끝으로 넘겨간다.

 책에 그려진 그림과 문자는 번진데다가 주름져 있었다.
 천천히,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겨간다.

 어느 페이지에 접어들었다.

 그 순간, 퍼즐이, 다시, 한조각 맞춰졌다.

 하트는 떨리는 목소리로, 외웠다.

「머더 구스……」

 문자는 닳아서 지워져 있었지만, 아직, 희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림도 번져 있었다.
 그렇지만, 핑크 펜으로 그린 하트 마크와 토끼 낙서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여자아이는, 뭘로 되어있어……?」

 어느새 잊고 있어서, 사용하지 않게 된 마법의 말.


「설탕과 스파이스……그리고 멋진 무언가로 되어있어……」


 퍼즐이 그 순간 완전히 맞춰졌다.
 시야가 파악, 하고 넓어졌다.

 떠올렸다.

 마마와 파파의 손에 끌려, 노래를 불렀던 날을. 신은 노래가 능숙하다고 칭찬받아서, 머리를 쓰다듬던 따스함을.

 어렸을 적부터 친구의 앞에서 춤추고, 싫다고 말해져도 그만두지 않았을 때. 즐거웠다.

 스카우트 되서 지방을 나올 때, 어떤 두근거림이 기다리는 걸까 하고 가슴 뛰었었지.

 처음 스테이지에 올라, 박수를 받았을 때의 감동. 미끄러졌지만 말이지, 기뻤다.

 나나짱과 유닛을 짜고, 매일매일 아이돌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고, 서로 격려했었지.

 어느 날 어디선가 귀에 남아 있던 이 노래를, 문득 흥얼거리자 나나짱이 가르쳐 줘서, 함께 책방에 사러간 거였나.

 나나짱 동화같은 걸 좋아하니까 말이지, 그래서, 이거 신짱한테 꼭 맞는 노래네요하고 말해줘서.

 좋-아, 그럼, 하트는 이런 스위티한 여자아이가 되겠어라며 하트를 그리자, 나나짱이 옆에 토끼를 그렸다.

 전부, 떠올려냈어.

 

「여자아이는, 뭘로, 되어있어……?」

 하트는 몇번이고 몇번이고, 중얼거렸다. 기억을 덧쓰듯이.

「설탕과 스파이스……」

 그런데 나나짱이 없어져서, 하트는 주춤하고,
 하트는 어느덧 이 노래를 흥얼거리지 않게 되었다.
 나나짱은 쭉 기억하고 있어줬는데.

「그리고 멋진 무언가로……」

 인기에 필사적이 되서, 결과가 좋지 않은 것에 초조해서
 팬에게 감사보다, 자신이 인기 없다는 사실이 덮쳐와서,
 여유가 없어져서.

 아아, 그러보니 하트 최근, 즐겁다같은 소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

「여자, 아이는……」

 비 이외의 물방울이, 뺨을 타고 흘렀다.

 분명 말이지.

「설탕과」

 연약해서 부서지기 쉬운 무언가를, 소중하게 양손으로 감싸고 보듬지 않으면 안되는 게 아이돌이야.
 하트에게 있어선 녹아버릴 정도로 달아서 때로는 조금 찌릿한, 매우 멋진 무언가.

 말로는 나타낼 수 없지만, 말로는 나타낼 수 없으니까 더욱, 멋진.
 말로는 나타낼 수 없기 때문에야말로, 약간의 충격으로 떨어뜨리거나, 갈라지거나, 잊어버리거나, 해버리는거지.

 그런, 곤란한 것의“멋짐”을, 누군가에게 나누어 주는 게 아이돌이야.
 그게, 진짜 아이돌인거야, 분명.

「멋, 진……」

「……」

「우, 오- 나이를 먹으면, 눈물이 많아……☆」

「……읏……!」

 하트는 울었다.
 비를 맞으면서 아이처럼, 오로지 흐느껴 울었다.

 ……

 울음이 그칠 무렵에는 비는 그치고, 햇빛이 비추고 있었다.


「……응」

 이 새로운 기분에, 뭐하나 다리를 붙잡는 것은 없다.

 하트는 알고 있다.
 
 이 기분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아이를.

 좋아, 만약 이 기분을,

 이제 잊지 않은 채로 있을 수 있다면,
 
 전부를 내던져도 괜찮아──

 

 ……

 웨이터가 완벽한 손놀림으로, 블랙 커피와 예술품 같은 디저트를 대리석 테이블 위에 놓았다.
 하트는 손을 든다.

「그러면, 시간과 장소를 맞춰 볼까요」

 기자가 생긋 웃었다.
 하트는 블랙 커피에 슈거 스틱을 3개 넣고, 밀크도 잔뜩 넣어 섞었다.
 아─ 하는 김에 연유도 주문할까─

「정말, 조금 밖에 안남았으니까요, 빠듯이 세이프라고 할 때 쯤 연락이 와서 다행이었습니다. 뭐, 서두르도록 하죠」

 하트는 커피를 마신다.
퐁하고 단 맛이 입속에 퍼졌다.

「그게 아니라면, 사진이라도 직접 가져와 주신겁니까?」

 오, 이 케이크 엄청 맛있어. 일전에는 전혀 맛은 몰랐었으니까.

「아─ 그렇네에……☆」

 가방을 뒤적거린다. 기자의 표정이 히죽하고 비뚤어졌다.
 그렇지만 다음 순간, 그 얼굴이 더욱 비뚤어지게 된다.
 그야 그렇겠지, 하트가 꺼낸 것은.
 
 엄-청 큐티-한 지·갑이니까.

 지폐를 몇장 집어서, 대리석 테이블 위에 내던졌다.

「저번이랑 이번, 맛있는 음식을 받은 만큼 확실히 돌려드릴게요☆ 테헤페로☆」

 하아, 이걸로 콜라겐도 미용팩도, 서플리먼트도 당분간 살 수 없어요.
 뭐어……상관없나☆

 의자에서 일어선다, 아야야, 하트도 어딘가의 누구처럼 습포라도 붙일까.

 기자는 상황을 간신히 이해한 것 같아서, 억지 웃음이 새파래진다.

「무슨, 당신에게 있어서는 나쁘지 않은, 천재일우의 찬스잖아요?」

「으-응, 하트의 긍-지-라는 녀석……?☆」

「……읏……고작, 아이돌에 그런 건……」

 기자의 본성이 드러난다.
 표리가 있는 인간이라는 건, 만났을 때부터 알았다.
 으-응, 이것도 직업병이라는 녀석인가?

「고작……?」

 하트의 분위기가 바뀐 것을 보고, 기자는 기가 죽었다.

「어이! 아이돌 얕보지 말라구☆」

 상담을 하고 있던 아저씨나, 웨이터가 되돌아 보았다.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었다.

「슈가 하트를, 얕보지 말라고☆」

 휙 등을 돌려서 출구로 향한다.

「아, 그리고 346 프로에는 두번 다시 가까워지지 말라구☆ 그 쪽도 잘 부탁해♪」

「어, 어째서……」 

 기자의 악다문 이 사이로, 쥐어짜낸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하트는 그 말에 반응했다.

「어째서?」

 

「어째서라니, 그런 건……」

 뒤돌아 보고, 특급의 미소로.

「그런 건 정해져 있잖아-☆」

 누구의 귀에도 들리도록, 말해 주었다.
 닿아라, 어디까지라도. 어디까지라도.


「그치만, 하트는──」

 

 


「진심으로, 아이돌을, 좋아하니까」

 

 


 ……

 

 ……

 최후의 일은 작은 축제 무대였다.

「후─ 좋-아, 마음껏 즐기자구☆」

 자작 승부복은 하룻밤만에 고쳤다.
 철야였지만, 손재주는 좋다고☆

「이야- 정말로 도와주러와서 땡큐-☆」

 옆에는 작은 스테이지에서도 싫은 얼굴 하나 없이 따라와준 아이가 서있었다.

「정말로 어디서 그렇게 더럽혀서 온건가요……」

「응……비·밀☆」

 작게 한숨을 쉬는 나나짱, 하지만 그 표정이 싫지만은 않다.

 스탠바이 부탁드립니다, 하고 스탭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급조된 계단을 오른 뒤에는, 하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모두 이름은 모르겠지만, 최고의 퍼포먼스를 해줄테니까, 봐 주세요☆ 봐라☆

「저기, 신짱……?」

 나나짱이, 하트를 올려다보았다.

「응─?」

「총선거……말인데요……」

「……」

 나나짱의 질문에, 하트는 미소로 응답했다.

「저기, 나나짱, 하트한테서 일생의 한 번뿐인 부탁이 있어☆」

「엣?」

「나나짱이 말이지……」

 주먹을 가볍게 쥐고 나나짱의 가슴을 툭, 하고 두드렸다.


「신데렐라 걸이 되라구, 될 수 있어. 나나짱이라면」

 

 

 눈을 감고, 나나짱의 하트를 확인하듯이 주먹을 꾹 눌렀다.

 완만한 고동과 기분 좋은 온기가 주먹을 통해 전해진다.

 나나짱은 어안이 벙벙해, 가슴에 닿아있는 주먹을 응시하고 있었다.

 ……좋아.

 주먹을 천천히 당기면서 하트는 말했다.

「저기- 이 일 끝나면 말야, 카페에서 수다떨자☆」

「헷?」

「그리고 말야, 우사밍 별에서 마실까, 마음껏☆」

「……」
 
 나나짱은 조금 있다가 후후, 하고 웃음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아, 간다고- 나나짱☆」

 하트는 손바닥을 나나짱에게 내밀었다.
 
 ……

 두 사람이 함께, 스테이지로 뛰어오른다.
 빛과 환성이 하트를 감쌌다.

「네에에~ 모두 기다렸지☆」

「스위티-한 슈가슈가 아이돌, 슈가 하트 등장이야♪」

「모두에게 행복한 하트를 프레젠트 해버릴거야☆」


 슈가 하트는, 마지막에

 결코 시들지 않는 꽃을 그대로

 동화 속 토끼의 안에

 살그머니 묻었다는 거야.


 …………

 ……

 …

 


 What are little girls made of?
 
 Sugar and spice,
 
 And everything nice,

 That's what little girls are made of.

 


 case.사토 신 end.

 

 

-----역자후기-----

알았어, 독자! 독자의 각오가! 『눈팅』이 아니라 『댓글』로 이해했어!

번역한다고 생각했을 때는 말이지 독자! 이미 번역이 끝난 상태인거지-

는 농담이고, 드디어 이것도 끝났네요. 사실 줄 간격 수정도 해야하는데 그건 귀찮아서 이번 편은 생략할게요... 다음 편이 나와줬으면 하지만 작가는 한달째 감감무소식. 다음편이 나오면 그것도 번역하겠지만 속쓰림 때문에 한번 더 고민해봐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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