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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친구

댓글: 11 / 조회: 1810 / 추천: 2



본문 - 05-18, 2017 01:58에 작성됨.

최고의 친구


※성격 개변 있음, 열람 주의


1 : ◆Q/Ox.g8wNA [sage saga]:2017/05/17(수) 06:48:36. 62 ID:dRDsfzYEO
  봄의 방문이 느껴지는 햇볕이 내리쬐는 어느 날, 저는 낯선 병원의 병실에서 눈을 떴습니다.

  천천히 일어나서 침대에 걸터앉아 멍하니 병실 안을 바라보는 저.

  하얀색으로 통일된 병실에는 따뜻한 빛이 쏟아져서 눈을 가리지 않으면 눈부실 정도였습니다.

  두리번하며 바라본 병실에는 별다른 것이 없었지만,
  침대 옆의 테이블에 놓여져있는 핑크색 탁상 거울이 색채를 발해 상당히 눈에 띄었습니다.

  별 생각 없이 그 거울을 들고 들여다보니 평소의 익숙한 자신의 파자마가 아닌 입원 환자용으로 보이는 엷은 녹색 환자복을 입고있었습니다.
  거울 속의 멍한 눈의 자신의 얼굴과 아침에 일어날때마다 정리하는데 고생하는 조금 부수수한 머리카락은 평소때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단 하나, 평소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그 머리에 정성스럽게 감겨진 붕대였습니다.

  「뭘까, 이거…」

  조심스럽게, 붕대가 감겨진 이마 근처에 손을 뻗자,
  둔한 아픔이 머리 전체에 느껴져, 저는 당황하며 그 손을 놓았습니다――



  ※※ ※※ ※※ ※※


  제 이름은 시마무라 우즈키.

  도쿄에 있는 346 프로라는 예능 사무소에서 아이돌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제가 왜 혼자 병실에 있는 것인가…, 우선 그 설명이 먼저겠네요?

  그렇지만 정작 저도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건 아니지만요….



  저는 어느 날, 제가 일하는 프로덕션의 계단 층계참에서 다리를 헛디디어 떨어졌다고 합니다.

  바로 병원으로 이송되고, 한때는 위험한 상태까지 갔었다고 하지만, 다행히 어떻게든 무사히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의식은 되찾을 수 있었지만, 그 때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눈을 떴을 때, 제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제 얼굴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사람들.

  제가 눈을 뜬 것을 보고 기쁨의 환성을 지르는 그 사람들은, 그 전부가 기억에 없는 얼굴이었습니다.


  저는 공포와 불안으로 무심코, 물어버렸습니다.

  안도의 표정을 짓고 저의 무사를 기뻐하는 그 사람들에게,

  「저기……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은 누구신가요……?
  제가 아는 분을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만……」

  라고――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아빠가, 엄마가, 친구 아이돌들이―― 

  그리고 오랜 세월 함께해 온 프로듀서가――


  절망과 당황 속에서, 제가 현재 놓여진 상태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제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전부 잃어버린겁니다――




  ※※ ※※ ※※ ※※


  「우즈키, 들어갈게…?」


  병실문을 가볍게 노크를 한 후에, 한 명의 여자 아이가 꽃다발을 안고 제 병실에 들어 왔습니다.

  「다행이다. 건강해보이네」

  침대에 걸터앉아있는 저에게 말을 걸면서 들어온 소녀, 그녀의 이름은 분명……, 시부야 린씨.

  346프로의 제 아이돌 동료「라고」 합니다.


  저를 향해 친근한 미소를 보여주는 시부야씨….

  그녀와 저는 같은 사무소의 아이돌이며, 같은 유닛의 멤버였으며, 평소에도 굉장히 사이가 좋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제 기억 속에, 그녀의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도 친근한 태도를 보여 주고 있는데――

  저는 미안함과 당황때문에 시부야씨의 눈을 보지 못하고 그저 고개숙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 ※※ ※※ ※※


  의사의 진단에 의하면, 제 증상은 부분적인 기억장해라고 합니다.

  하지만 1가지 특이한 점은, 자신에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의 기억만이 사라졌다는 것――

  요컨데, 저와 친한 사람――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의 기억일수록, 제 소중한 사람과의 기억일수록, 제 머릿속에서 사라졌다고 합니다.


  시부야씨처럼, 같은 유닛이었다는 사이 좋은 아이돌은 거의 기억이 없고,
  별로 만난 적 없는, 친하지 않은 사람일정도로 기억이 선명했습니다.


  부모님도 전혀 기억에 없었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깊게 한탄하며 슬퍼하는 두 분의 모습을 보고 저는 이 사람들에게 정말 사랑받으며 자랐을 것임을 확신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 분들을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정말 미안해서, 한심함이 온몸에 사무쳤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모님과 같은 정도로, 아니, 그 이상으로 관련된 기억이 전혀 없는 인물이 한 명 있었습니다.

  여러번 병문안와준 남성――

  제가 아이돌이었을 때, 프로듀서를 해줬다는 남성, 프로듀서씨였습니다.



  ※※ ※※ ※※ ※※



  부모님 수준으로 기억에 없는 남자――

  제가 부모님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한 남자――

  저도 어린애가 아닙니다.
  그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 저 자신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생각할때마다 얼굴이 붉게 물들고, 그가 말을 걸때마다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몰라서,
  이불을 머리에 덮고 자는 척을 해버렸습니다….

  저는 그──아마, 그를, 프로듀서씨를――


  그렇게 생각할 때마다 제 마음 속은 따뜻한 기분에 싸이고, 그 이상으로 부끄러운 기분으로 가득해져 부풀어 오릅니다.


  거의 기억하지도 않는 남자를 좋아했다고 생각하니…….


  아무래도 저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것이―― 
  기억이 전혀 없다는 것이―― 

  즉, 프로듀서씨를 특별하게 생각했었다는것이 그에게 알려지면――


  그러자 그 점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붉어지고 부끄러움에 사라지고 싶어졌습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혼자 생각해봤자 대답은 도저히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가 병문안을 와줄 때마다 자는 척을 하고, 일시적으로 상황을 모면하면서 계속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 ※※ ※※ ※※



  그럼 시부야씨로 이야기를 되돌리죠.


  저는 시부야씨에 대해 이름정도 밖에 기억하지 못합니다

  의사 선생님의 설명에 의하면, 지금의 저는 친한 사람일수록 더 많이 기억을 잃었다고 했으니,
  그녀의 이름 정도 밖에 기억에 없다는 것은, 이전의 저와는 상당히 사이가 좋았다는 의미네요…….

  지금은 전혀 기억못해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제가 그 점에 대해 가볍게 사과하니, 시부야씨는,

  「으응, 신경쓰지 마.…게다가, 우즈키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건 굉장히 슬프지만,
  그 정도로 우즈키가 나를 친한 친구라고 생각해준거겠지? 그걸 알게된건 조금 기쁘려나…?」

  시부야씨는 미소를 지으며 저에게 그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그 말만으로, 저는 상당히 구원받은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시부야씨…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러자 시부야씨는 저희들 사이에 흐른 무언의 수줍음을 숨기듯이 일어서며

  「아아, 이 꽃다발 장식해둘게, 꽃병은 어디에 있으려나…? 너스센터에 가면 빌릴 수 있으려나」

  라고 말하며 가져온 푸른 꽃다발을 들고 화병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시부야씨는 정말로 좋은 사람입니다.

  제 기억에 거의 없다는 것은, 기억을 잃기 전에는 저와 상당히 사이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을 쉽게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멋진 사람입니다.


  저는 그런 시부야씨에게, 친구라고 불러 주는 그녀에게 지금 현재 고민하고 있는 일을 털어 놓아 보았습니다.


  부모님과 시부야씨 정도로 프로듀서씨에 대한 기억이 없다는 것,
  가족 이외의 이성 중에서는 프로듀서씨가 유일하다는 것….

  아무래도 저는, 프로듀서씨를 좋아했던것 같다는 것――

  ……그걸 그에게 들키는게 너무 부끄럽다는 것….

  그것들을 빠짐없이 이야기했습니다.


  제 상담을 조용히 들은 시부야씨는 깊게 고개를 죽어이면서,

  「괜찮아 우즈키…, 나한테 맡겨. 요컨데, 우즈키가 프로듀서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걸 들키지 않으면 되는거지?」

  「내가 알고있는 프로듀서에 대한 것들, 전부 우즈키에게 알려줄게. 우즈키가 알만한건 전부.
  …이러면 절대로 들키지 않을거야」

  시부야씨는 그렇게 말하고, 생긋 웃고는 제 손을 잡았습니다.


  저는 시부야씨의 손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마음의 안개가 개이는것을 느꼈습니다.


  아아, 다행이다….


  이걸로 제가 프로듀서씨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일단 그에게 숨길 수 있습니다.


  시부야씨…, 아뇨, 린쨩이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린쨩. 당신은 정말 제 최고의 친구에요.

  저는 미소짓는 린쨩에게 미소를 돌려주며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나, 시부야 린이 레슨을 끝내고 사무소로 돌아오니, 프로듀서가 조금 풀죽은 모습으로 책상에 앉아있었다.


  「왜 그래, 프로듀서? 무슨 일 있었어?」

  나는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아, 린이구나. 레슨 수고했어」

  그렇게 나를 위로하는 그의 표정은, 역시 밝지 않다.

  내가 그 것에대해 다시 묻자, 프로듀서는 쓴 웃음을 지으며,

  「아아……우즈키 병문안을 다녀왔었는데말야……」

  그렇게 운을 떼고, 한숨을 쉰다.

  「요즘 자고있을때가 많았지만…오늘 겨우 이야기할 수 있었어……」

  「그래? 잘됐잖아. 회복 순조롭나보네」

  나는, 자신도 알고 있는 사실을 유들유들하게 말한다

  「그렇지……, 그건 좋은 일이지만……지금의 우즈키는 친한 사람의 기억만 사라진건 알고있지?
   그런데 나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이 기억하고 있는것같아……」

  「그렇다는건 우즈키에게 별로 친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의미겠지…?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친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왠지 좀 쇼크를 받아서」

  프로듀서는 힘없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우즈키는 누구에게나 상냥하니까, 프로듀서가 착각하는것도 무리가 아니야」

  나는 조금도 표정을 바꾸지 않고 그렇게 거짓말한다.

  거짓말, 그것도 매우 큰 거짓말이다.

  우즈키는 프로듀서를 누구보다도 좋아했으니까.


  나는 그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그런 나의 거짓말은 눈치채지 못한채, 프로듀서는 자조섞인 목소리로,

  「그렇, 겠지…… 누구에게나 상냥했었지. 착각, 이었구나……」

  그렇게 힘없이 웃으며, 다시한번 한숨을 쉬었다.

  나는 가볍게 미소짓고 프로듀서의 뒤로 가서 그의 목에 손을 둘러 자신의 가슴을 그의 등에 누르듯이 포옹하고,

  「하지만……나는 우즈키가 프로듀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좋았……을까」

  그렇게 귓가에 속삭였다.

  「리, 린……?」

  당황한 표정으로 뒤돌아 보는 프로듀서.

  자연히, 내 얼굴과 지근거리가 된다.

  서로의 숨결조차 느껴지는 거리에서 보이는 프로듀서의 표정에는 명백하게 당황이 담겨있었다.

  등에 누른 가슴에서 전해지는 심장의 고동이 경종처럼 전해진다.

  나는 그런 프로듀서에게, 마무리를 찌르듯이,


  「──왜냐면, 우즈키에게 빼앗겼다면 프로듀서랑 이런거 못할테고──응?」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붉게 물들인 프로듀서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그리고, 어느정도 세월이 흘렀다.


  우즈키가 입원한 이후로 프로듀서의 담당 아이돌은 나 혼자가 되었다.

  이제 그녀도 상처가 아물고, 재활훈련도 순조로워 아이돌 복귀도 가깝겠지만,
  오랜 휴양기간동안 나와 아이돌 랭크 차이가 벌어진 이유도 있어 유닛은 자연소멸

  복귀 후에는 다른 프로듀서가 붙어서 솔로로 리스타트 한다고 한다.



  …그 입맞춤의 순간부터 프로듀서는 나 한명만을 보게 되었다.

  그것이 프로듀서 교체의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우즈키에게는 조금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공사에 걸쳐 프로듀서와의 관계는 깊어지고 있고, 그 이후로 매일이 굉장히 충실하다.



  정말로, 정말로――

  우즈키를 그 층계참에서 밀어 떨어뜨리길 잘했다, 그렇게, 마음속에서 생각했다.




  그래, 그 날, 우즈키가 층계참으로부터 떨어진건 사고같은게 아니었다.

  내가 우즈키의 등을 밀어서 로비로 떨어뜨렸던 것이다.


  그 날 나는, 우즈키가 비밀의 상담이 있다고 불러서 346프로의 인적이 없는 층계참에 갔었다.

  먼저 기다리고 있었던 우즈키느 내 얼굴을 보고 면목없다는듯이, 자신이 프로듀서를 좋아한다, 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마음을 고백하겠다고,
  내가 프로듀서를 좋아한다는것을 알고있고, 정말로 미안하다고,

  그럼에도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겠다고――



  그렇게 정리하고 나에게 사과했다.


  머리속이 새하얗게 된 나는, 말없이 서있을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면목없다는듯이 그 곳에서 떠나려하는 우즈키의 등을 보고, 나는 정체불명의 분노에 휩싸여――

  무심코 그 등을 밀쳐버린 것이었다――




  순간, 층계참의 난간을 넘어 반대쪽 층계참으로 떨어진 우즈키의 몸.


  충동적으로 자신이 저지른 일의 중대함을 깨닫고, 당황해서 아득히 아래인 로비를 내려보니,
  바닥에 쓰러진 우즈키의 머리에서, 꽃이 피듯이 새빨간 피가 대량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 직후 사람들이 모여드는 기색을 느낀 나는 당황하며 그곳에서 도망쳤다.


  추락은 사고로 판명되었다.

  나는 무심코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우즈키가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정말 핏기가 당겼다.

  그녀의 증언으로 내 범행이 밝혀질게 틀림없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눈을 뜬 우즈키가 사고 당시의 기억이 전혀 없다고 들었을 때는 무심코 신에 기도해 버렸다.

  아니, 악마에게, 라고 표현하는게 더 맞으려나?


  이제 와서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우즈키가 기억을 잃은 덕분에 나는 자신이 범한 범죄가 밝혀지지 않았고――

  아이돌로서도 활동을 계속한다――


  그 뿐 아니라 프로듀서를 손에 얻을 찬스까지 양보해 줬으니까….


  우즈키 고마워, 당신은 정말 내 최고의 친구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내 옆에서 미소짓는 프로듀서를 향해서, 꽃과 같은 미소를 보냈다――


  【完】



  끝입니다.
  짱미오는 포지패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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