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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무라 우즈키 은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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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7, 2015 13:14에 작성됨.

시마무라 우즈키 은퇴설

 

 

애니메이션 기준

애니데레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어느 우즈키 팬의 시점으로 쓴 1인칭 SS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즈키 쨩이 어텀페스에 참가하지 않았다.

난 약간 충격적이었다.

그 후 우즈키 쨩의 출연은 점점 줄어들었고 결국 전혀 나오지 않게 되었다.

신데렐라의 마법은 12시에 풀어져버렸다는 것인가.

 

 

※ ※ ※ ※ ※ ※

 

일단 내가 시마무라 우즈키라는 아이돌을 만났을 적 얘기부터 시작하도록 하겠다.

 

자타공인 아이돌 오타쿠인 나는, 신인아이돌데뷔이벤트엔 가능한 참가하고 있다.

어중간하게 시간도 돈도 있는 대학생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친구는 지금은 아이돌이 너무 많아서 매번 가기 힘들어졌다고 얘기하지만 첫무대라는 것은 기억에도 기록에도 남는 것이기에 그걸 경시할 수 없다.

특히 346프로는 아이돌사업 쪽은 아직 2년밖에 안 됐지만 역시나 장수브랜드라고 할까, 고정 팬을 착실하게 획득하며 앞으로 안정된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평판이 자자한 프로덕션이다.

거기다 봄부터는 신인발탁기획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늘은 그 첫 공연일이기 때문에 안 볼 이유가 없다.

 

그리고 오늘 데뷔아이돌 두 번째 그룹, ‘뉴 제네레이션즈’ 가운데서 나는 발견했다.

시마무라 우즈키를 본 순간 몸이 찌릿했다.

 

 

퍼포먼스도 ‘첫 라이브를 가지는 신인치곤 잘한’ 레벨이고, 동작도 미스가 있는 듯 보였다.

 

그렇지만 ‘무언가’를 느꼈다.

 

‘신데렐라 프로젝트’ 구현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재투성이에서 기어 올라오는 잠재력을 느꼈다.

 

거기서부터 내 생활은 우즈키 쨩으로 가득 찼다.

섬머페스에선 악천후 가운데에서 노력하던 우즈키 쨩을 전력을 다해 응원했다.

솔로곡이 수록된 앨범을 들으며 신데렐라 프로젝트 멤버를 알게 되었다.

우즈키 쨩이 평소 만나며 자극을 주고받는 멤버들이다. 관계없을 리 없다.

토토키라 학원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회는 녹화해서 DVD로 굽고 벌써 15번이나 봤다.

온힘을 다해 피냐코라타의 울음소리를 흉내하는 우즈키 쨩은 이건 진짜 귀엽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유치원복.

그걸 기획한 사람은 진정한 변태겠지? 좋아 좀 더 해라.

 

 

계절은 흘러 우즈키 쨩도 뉴 제네레이션즈도 순조롭게 신데렐라의 계단을 올라가는 것 같이 보였다.

 

그렇게 향하던 중 갑작스러운 어텀페스 불참가.

 

게다가 시부야 린은 다른 유닛으로 참가하고 있고.

혼다 미오도 요즘엔 연극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고 얘기가 들린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뉴 제네레이션즈.

 

우즈키 쨩이 다른 일 조정을 위해서 불참가했다, 고 하면 이해하겠다.

뉴 제네레이션에서 일할 때나 사적일 때나 사이가 좋은 건 유명하기 때문에 결코 해산할 리 없다, 고 생각하고 싶다.

그러나 그것과 반비례하듯 신데렐라 프로젝트 멤버는 점점 활약의 장을 늘려나나고 있었다.

 

 

‘장기휴양이야?’

‘시마무라 우즈키 은퇴설.’

‘슬슬 수능이라도 생각하는 걸까.’

‘뉴제네 실은 사이가 안 좋다든가?’

‘해산 개그는 애스터리스크랑 겹친다고.’

‘이번에 코히나타 미호랑 결성한다고 들었는데?’

‘미무라 카나코 아니었고?’

 

인터넷 상에서 여러 가지 억측이나 루머가 날뛰고 있다.

어느 것도 현실성 없었다.

난 아이돌이라는 이름을 가진 환상의 마법에 걸려버린 것일까.

 

 

겨울 추위 따위 전혀 상관없을 정도로 따뜻하게 보내던 난 어느 좋은 소식을 들게 되었다.

뉴 제네레이션즈가 크리스마스이브에 라이브를 연단다.

갑작스런 기획이었지만 난 매해 크리스마스 때 예정이 없기 때문에 아무 문제도 없었다.

그건 그거대로 문제겠지만 우즈키 쨩 문제와 비교해선 사소한 문제였다.

 

 

당일 라이브회장엔 서서히 사람이 채워진다.

제일앞줄까진 아니지만 오히려 보기 쉽다할 수 있는 좋은 자리를 따냈다.

언제 시작하는 건가며 기다리다 지친 듯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이제 세 명이 이렇게나 팬을 모을 정도까지 성장했구나, 라며 감개무량에 사로잡혀있었다.

아이돌이 꽃피는 순간은 언제든 마음 깊숙한 곳을 뜨겁게 만든다. 그래서 아이돌사랑을 멈출 수 없다.

 

스테이지 스크린이 비치면서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심벌마크가 뉴 제네레이션즈 것으로 바뀐다.

팬들의 환호 가운데 우즈키 쨩이 스테이지에 섰다.

 

나로서는 오랜만에 우즈키 쨩을 만난 건데 기쁨보다 동요가 더 컸다.

그것도 그럴 것이.

우즈키 쨩은 왠지 딱딱한 표정에 또 왠지 교복차림이었기 때문이었다.

 

연출? 아니면 교복풍인 의상?

의문이 들끓는 가운데 우즈키 쨩은 오프닝토크를 개시한다.

 

 

“안녕하세요! 오늘 이렇게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팬의 박수를 받아도 역시나 우즈키 쨩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은 채 뭔가 말을 머뭇거리는 듯 보인다.

 

말을 걸고 싶었다.

‘힘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말할 수 없었다.

말해버리면, 모든 것이 끝나버린다. 이런 예감이 들었다.

착각, 혹은 오랜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축적된 것, 이 경고소리를 깡하고 울리고 있다.

 

아이돌 활동의 감소. 오랜만의 라이브. 교복차림. 복잡한 표정.

 

가시감이 들었다.

이건, 은퇴선언이다.

나는 아이돌 의상을 버리고 평범한 여자애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이다.

그래서 지금 무책임하게 말을 거는 행위 같은 건 불가능했다.

 

 

‘힘내’라고 말했다간 그거야말로 저주다.

기대나 희망을 함부로 짊어지게 만드는 현대사회의 저주다.

 

긴장된 분위기를 깨듯 먼 뒤편에서 여자애 몇 명이 소리를 질렀다.

 

“힘내~!”

“우즈키 쨩 힘내~!”

 

어디 녀석이야?

이 상황에서 무신경한 말을 하는 건.

우즈키 쨩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거야?

 

뒤에 있는 어리석은 자들도 신경 쓰였지만 난 우즈키 쨩한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뗄 수 없었다.

눈을 깜빡이면 환영처럼 사라져버리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조차 들었다.

 

그 때 우즈키 쨩은 뭔가 깨달은 듯 고개를 들어올린다.

그리고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그 대사.

 

 

“시마무라 우즈키, 힘낼게요!”

 

인트로가 흐른다.

벌써 몇 번, 몇 십번, 몇 백번일 수도 있을 정도로 들은 노래.

 

꿈을 그리며, 노력하며, 설령 좌절해도 계속 노래하겠다고 다짐하는, 용기의 찬가.

 

A멜로디가 시작되고 우즈키 쨩은 약간 어색한 스텝을 밟는다.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부탁이야, 잘 해내줘!

 

내 생각이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표정도 동작도 약간 경직이 풀렸다.

곡은 후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가사와 싱크로 하는 것 같이 보인, 미소.

 

 

우는 것같이도 보인다.

혹은 내가 울고 있는 탓에 그리 보이는 것일 수 있다.

 

계속 그 미소가 보고 싶었다.

 

설령 화려한 드레스가 아니더라도.

유리 구두를 신지 않았더라도.

아이돌 시마무라 우즈키의 미소는, 빛나고 있었다.

 

‘사랑을 담아 계속 부를 거야!’

 

눈물로 시계가 흐릿해진 채로 펜 라이트를 흔들어 올린다.

회장을 깰 것 같은 함성들로 가득 찼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과거작품

 

아이리 “좋아하는 거뿐?”

린 “예비열쇠?”

우즈키 “린 쨩, 밟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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