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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걸즈와 유쾌한 동료들 (下)

댓글: 2 / 조회: 1171 / 추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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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8, 2017 18:55에 작성됨.

<대기만성>

카에데 「총선거 결과 축하해요, 하지메 쨩」
하지메 「감사합니다」
카에데 「후훗, 다음엔 분명 하지메 쨩이 신데렐라 걸이겠네」
하지메 「아니요, 그런…… 전 아직 그런 그릇이」


카에데 「뿌렸어?」
하지메 「안 뿌렸어요」
카에데 「유약도?」
하지메 「*비젠야키에는 안 뿌려요」
*일본 도자기. 유약을 사용하지 않고 굽는다.





<일본에서, 소원을 담아>


아나스타시아는 개인 하늘을 불안한 듯이 올려다봤다.

「……밤에도, 맑을까요」

오늘 밤은 칠석. 게다가 유성군과 겹치는, 더없는 기회다.
작년에 그 사실을 알고 나서는, 카코에게 날이 맑기를 기원할 정도로 쭈욱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맑겠, 지요. 작년에 소원, 빌었으니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문을 연다.


「――잘 찾아왔도다! 백은의 요정이여!」


사알짝 귀여운 콧소리를 내며, 칸자키 란코가 패왕처럼 자신만만하게 서 있다.
그 표정에 불안한 그림자는 전혀 없다.

프리비에ー트, 란코」
「성가신 태야」

그렇게 말하려다, 깜짝 놀란 듯이 입에 손을 댄다.

「오, 오늘은 성가시지 않으니깟」


당황하며 손을 흔드는 란코에게, 쿡쿡 웃으며 미소를 돌려준다.
얼굴을 붉히고, 처음부터 다시라는 듯이 헛기침.

「신들은 우리를 버리지 않은 것 같구나. 빛이 흘러넘치고 있도다!」
「아…… 노치…… 밤에도, 맑을까요」
「크크크…… 걱정할 것 없다. 의식의 준비는 만전이니」

그리고, 란코가 뒤돌아본다.


창가에는 조릿대가―― 두 개, 장식돼 있었다.


「후후…… 성스러운 숙원의 수목, 그 신비의 힘을 높이기 위하여――」

한 쪽 잎에는 색색의 탄자쿠가. 그리고 나머지 한 쪽에는,


「――맞추어, 수호의 성목을 제물로 바치노라!」


이 정도면 어떠냐 싶을 정도로 많은, 테루테루보즈가 매달려 있었다.


「크크크…… 양 날개가 갖춰졌도다…… 어머, 아냐 쨩?」

굳어져 버린 아냐의 얼굴 앞에, 란코가 붕붕 손을 흔든다.
작게 입을 벌린 채로, 아냐의 몸이 희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라, 란코……」
「후후…… 왜 그러는가, 요저」


네트! 흑마술, 안 됩니닷!!」


「후엣!?」

아냐가 란코의 양 어깨를 꽈악 붙잡고, 앞뒤로 흔든다.
아냐의 얼굴에 부딪힐 정도로 흔들리면서도, 란코는 그저 아와와와와 하는 신음을 흘릴 뿐이었다.

제르토프리나씨니에…… 제물, 안 됩니다! 야스하, 분명 슬퍼합니다!」
「에, 저기, 테루테루」
「안 돼에ーー!!」

넉넉히 일 분쯤 흔들리고 나서야, 겨우 란코는 테루테루보오즈에 대해 설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도중에 찾아온 오카자키 야스하의 원호도 있어서, 무사히 설득에 성공.
지금은 아냐도 즐거운 듯이 테루테루보오즈에 얼굴을 그려넣고 있다.

「……」


그 모습을 곁눈질하며, 란코는 조심스레 조릿대에 탄자쿠를 매달았다.





 『러시아에도 칠석과 테루테루보오즈 문화가 퍼질 수 있기를. 칸자키 란코』





<묘이동풍>


고양이 「냐옹」
나오 「나오」
고양이 「냐옹?」
나오 「아쉽네 아쉬워. 나오라구, 나오」
린 「……」
고양이 「나옷」
나오 「오오! 하하, 그거야 그거!」
카렌 「……」
고양이 「나아옷!」
나오 「아하하! 나ー…… 오……」


나오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
카렌 「냐?」
린 「나아오?」
나오 「그만둬」





<몸은 술로 되어 있다>


P 「카에데 씨, 금요일인데, 마시러 가실래요?」
카에데 「아뇨, 오늘은 술은 삼갈래요」


P 「……엣」
카에데 「그러니까, 술을 삼가면」
P 「……」
카에데 「프로듀서?」
P 「카에데 씨」
카에데 「네」


P 「병원에 가도록 하죠. 지금 당장」
카에데 「내일 아침 일찍 건강진단이에요」
P 「그랬구나」





<거짓말에서 나온 마법>


카나데 「슬슬 날짜가 바뀌겠네」
슈코 「만우절도 끝나나ー」
카나데 「슈코」
슈코 「응ー?」
카나데 「사랑해요」



땡, 땡――



슈코 「……」
카나데 「어머, 날아가 버렸네」
슈코 「저기, 카나데」
카나데 「왜 그래, 슈코?」



슈코 「방금 거, 거짓말?」
카나데 「글쎄, 어떨까」
*일본 속담, 『거짓말에서 나온 진실』: 처음에는 거짓말을 할 생각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실현된 일을 말함





<충견 린 공>


린 「……」


나오 「……있지」
카렌 「응?」
나오 「이래저래 한 시간 넘게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었지 싶은데, 린은 왜 저러고 있는 거야?」
카렌 「음, 그게 있지, 프로듀서가 『린은 강아지 같아』 하고 말해서」
나오 「아아」
카렌 「그 이야기를 린에게 전해 줬더니」
나오 「응」


카렌 「불평하려고 주인님을 기다리기 시작한 거야」
나오 「개냐고」





<천하를 방랑하는 자>


카코 「떠들썩한 곳이네요ー. 게임 센터란 데는」차르르르르


P 「네, 가게에 따라서, 더 시끄러운 데도 있죠」짤랑
카코 「이런 게임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잭팟발생!
P 「이런 크기로 가정용은 무리니까요」부부
카코 「아, 직원 분? 죄송합니다. 상자를 하나 더 주실 수 있나요ー?」차르르르르르
점원 「아, 알겠… 히익…… 습니다ー…」
P 「죄송합니다. 아니 그, 정말로요」짤랑
카코 「어머, 슬슬 안에 든 코인이 바닥날 것 같네요」
P 「네. 100장 이하로 떨어지면 클리어에요」
카코 「과연ー」


카코 「아, 이걸로 100장 밑으로 떨어진 것 같네요」차르르르
P 「그러네요. 클리어네요, 점원님, 클리어」
점원 「……ㄴ, 네에, 클리어 축하드립니다……」
카코 「와ー이♪ 첫 도전에 클리어 성공이네요♪」
P 「역시 카코 씨네요」
카코 「아녜요ー」
P 「그럼 돌아갈까요」
카코 「네. 이 메달은 어떻게 할까요?」
P 「아아. 안에 되돌려 드려야죠. 캐치 앤 릴리즈에요. 그쵸, 점원님?」
점원 「……네」
카코 「그런 거였네요ー. 죄송해요, 잘 몰라서」
P 「뭐, 다음에 또 들러요.…… 다음엔, 다른 가게로」





<키스의 맛>


P 「……키스, 맛있네」
카나데 「……후훗. 내 말대로였죠?」


P 「카나데」
카나데 「왜에, P 씨?」


P 「뜬금없이 일식 정식을 먹고 싶다든가 말한 거, 나한테 이 대사를 시켜 보고 싶었던 것뿐이지」
카나데 「알고도 어울려 주는 당신도 상냥하네」
*키스는 일본어로 보리멸.




<트릭 오어 린>


린 「프로듀서」
P 「응?」
린 「달콤한 나랑 장난스러운 나 중에, 어떤 내가 더 좋아?」


P 「린」
린 「응」
P 「할로윈은 그런 이벤트가 아니라고?」
린 「그랬구나」
P 「아아」
린 「미안」
P 「아냐」


P 「……나는」
린 「응」
P 「달달한 게 좋으려나」
린 「알았어」
P 「그런가」


나오 「어떻게 하면 지금 이상으로 달달해진단 거냐」
카렌 「그럼 난 장난스런 느낌으로 공격해 볼까나」
나오 「젠장 이 세상에 내 편이라곤 없어」





<덜렁이 신데렐라>


린 「프로듀서, 저기 있지, 좋아하는데……」


P 「아아……앙?」
린 「에?…… 앗」
P 「……」
린 「……」


린 「……마, 말해 버렸어」
P 「……오, 오우」


린 「……미안, 저기, 없었던 일로 해 주지 않을래, 지금 거」
P 「엣」
린 「평생의 부탁이니까」
P 「……뭐, 괜찮은데」


린 「저기, 그럼 다시 할게」
P 「……아아. 무슨 일이야, 린?」
린 「그게…… 굉장히.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P 「……아아」
린 「내일 자정쯤에, 사무소 옥상에 와 줬으면 해」
P 「무슨 일이 있어도?」
린 「무슨 일이 있어도」
P 「알았어. 갈게」
린 「고마워, 프로듀서」


P 「……참고삼아 묻는 건데」
린 「응」
P 「무슨 이야기야?」


린 「……비밀」
P 「……그런가」
린 「응」





<변하지 않는 것>


카에데 「부르는 방법을 바꾸면 좀 더 사이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요」
P 「말씀인즉?」
카에데 「단순하게 『카에데』로, 바꿔 보실래요?」


P 「……」
카에데 「……」


P 「…………카에데」


P 「죄송합니다, 오히려 부르기 어려워졌어요」
카에데 「능숙한 대답이 돌아와 버렸네요」





<빼빼로 게임>


슈코 「빼빼로 게임 하자ー」
카나데 「네에네에」
슈코 「일단 빼빼로의 양 끝을 물어요」
카나데 「딸기맛이네」
슈코 「그리고 먹어요. 마시써ー」
카나데 「오랜만에 먹네, 빼빼로」
슈코 「그럼 바로 츄ー 할게요ー. 음」
카나데 「읍」


슈코 「빼빼로 게임 대성공!」
카나데 「이런 게임이었던가」





<빼빼로 게임②>


P 「슈코, 빼빼로 게임이 뭔지 알아?」
슈코 「P씨」
P 「응?」
슈코 「그거, 연어 토막인데」


P 「……」
슈코 「……」


P 「……정말이다」
슈코 「……」
P 「연어네, 이거……」
슈코 「……저기, 적당히 쉬라구. 며칠 연속 출근한 거야」
P 「빼빼로 한 봉 분량 정도……?」





<바뀔 수 있어>


「……카렌, 무슨 일이 있어도?」
「응」
「불안하진, 않아?」
「……무섭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거야. 그래도」
「……」


「이젠, 그 때의 나와는 다르단 걸, 제대로, 보여 주고 싶으니까」
「……알았어. 이야기는 전해 둘게」
「……고마워, P 씨」
「방심, 하진 마」
「응」



「――쿨럭, 콜록……」
「아아아 내가 뭐랬냐… 자, 포카리랑, 해열 시트랑, 그리고……」
「나, 노력했어, P 씨……」
「왜 이 추울 때 미니스커트 산타 같은 걸……」





<비밀이 없는 사람>


슈코 「좋아ー, 정말 좋아ー, 좋아ー, 정말 좋아ー」


유미 「……」
슈코 「좋아ー, 정말 좋아ー…… 슈코 쨩 슬슬 츳코미를 걸리고 싶어졌을지도ー」
유미 「슈코 쨩」
슈코 「응응」


유미 「꽃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던 거니까, 꽃점도 적당히 하도록 해?」
슈코 「그렇게 나오시는 겁니까아ー」





<관대한 심판>


린 「프로듀서」
P 「응?」
린 「좋아, 라고 열 번 말해 봐」


P 「……」
린 「……」
P 「린」
린 「왜」


P 「……한 번만 하면, 안 돼?」
린 「……」
P 「……」


린 「……깎아 줄게」
P 「고마워」
린 「별말씀을」


P 「린」
린 「응」
P 「……」
린 「……」


P 「사랑해」


린 「프로듀서」
P 「……」
린 「대사, 틀렸잖아. 똑바로 해 줘」
P 「미안」
린 「……」
P 「……」


린 「……깎아, 줄게」
P 「고마워」
린 「별말씀을」




<관대한 심판 ②>


카렌 「P 씨. 열 번 좋아, 한다고 말할게」
P 「오우…… 어?」


카렌 「스키」
P 「……」


카렌 「스키, 스키. 스키…… 스키. 스키이! 스키. 스키, 스키이이!! ………… 스키」
P 「……」



카렌 「……P 씨는?」



P 「…………츄?」
카렌 「처음부터 다시」






<매우 큐트한 프레데리카 쨩>


프레데리카 「저기ー저기ー 프로듀서!」
P 「이번엔 무슨 일이시죠」
프레데리카 「나는, 귀여워?」
P 「네? 아아, 네. 굉장히 귀엽다고 생각해요」


프레데리카 「프레데리카와이이?」
P 「……」


프레데리카 「미야모토 프레데리카와이이?」
P 「코시미즈 씨」
사치코 「아니, 저는 모르는 일이에요」





<진정하시게>


코즈에 「이젠 용서 안 해 줄 거야ー……」


우즈키 「미안해욧! 자, 여기 사탕♪ 나눔이에요!」
코즈에 「얌ー…… 사과맛……」
우즈키 「배맛이에요」
코즈에 「배맛……」
우즈키 「사실은 사과맛이에요」


코즈에 「이젠 용서 안 해 줄 거야ー」
우즈키 「에헤헤, 미안해요♪」





<드림매치>


절대로 어렸을 적 앨범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하야미 카나데

 v.s.

선물용 과자를 손에 들고 예의바르게 하야미 가에 실례해 부모님께 대환영받은 시오미 슈코





<달아, 프로듀서!>


「아ー! 나 이거 정말 좋아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지도ー!」


나는 아직도 프레데리카를 대하는 게 조금 서투르다.
의외로 호타루를 잘 돌봐 준 걸 알아챈 이래론,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프로듀서도 정말 좋아할 것 같은 예감이 들어ー♪」
「……사탕은 별로 좋아하진」
「사탕 편식은 좋지 않다구?」

태어나서 처음으로 들은 사탕 편식이란 말은 제쳐 두고, 나는 눈 앞에 있는 그걸 가만히 응시했다.
세간에서 롤리팝이라고들 하는 각양각색의 막대사탕이, 나를 조롱하는 것처럼 늘어서 있다.

「이거랑, 이거 주세요」
「……옷?」

프레데리카에게 빨간 사탕을 건네주면, 가지런한 이목구비가 반짝였다.

「메르시ー 나르시ー♪」

프레데리카어를 들은체 만체 하며, 투명한 셀로판 포장을 벗긴다.
나타난 물색의 빌어먹을 사탕을 어떻게 할지 골똘히 생각하고 있으면, 곁에 있던 프레데리카는 주저 없이 한 번 빨아먹고 나서,


「……읏!」

그 순간, 뭔가 눈치챈 것처럼 프레데리카가 내 쪽을 돌아보았다.

「프로듀서! 큰일이얏!」

당황한 것처럼 빨간 캔디를 가리키며,


「이거, 양 많아! 커! 맛있어!」
「……그러네요, 좀 크군요」


굳이 비교하자면, 프레데리카의 작은 얼굴과 비슷한 크기.
몇 킬로칼로리인지 정확히는 몰라도, 분명 폭력적인 당분의 덩어리이리라.

둘이서 나란히 사탕을 빨아먹으며, 사무소로 돌아가는 길을 걷는다.

「이야ー 눈깔사탕을 너무 깔봤다구」
「……」


「……이야ー 눈깔사탕을 너무 깔봤다구」
「아니, 듣고 있어요」


불만스러운 표정도, 사탕 한 번 핥아먹는 사이에 원래대로.
빙글빙글 바뀌는 표정은, 마치 롤리팝 같다.

아무리 빨리 먹으려 해도, 사무소에 도착할 때까지 다 먹지는 못하겠지.


「달콤하네, 프로듀서!」
「……그러네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달군요」


그래도 뭐, 프레데리카와 함께라면 어떻게든 될 거다.


머릿속에서 그런 달콤한 생각을 빙글빙글 저으면서, 나는 또 사탕을 핥았다.





<절도>


[2월 14일]

린 「프로듀서, 초콜릿」
P 「오우」
린 「……」
P 「고마워」
린 「응」


[3월 14일]

P 「린, 브레이슬릿」
린 「응」
P 「……」
린 「소중히 간직할게」
P 「오우」


린 「……」
P 「……」


린 (사무소에서 좀 지나치게 꽁냥댔을까나……)
P (사무소에서 좀 지나치게 꽁냥댔나……)





<아까운 아이돌>


유미 「아. 그거 꽃 모양 화과자? 예쁘게 만들어졌네!」
슈코 「……」
유미 「안 먹을 거야?」
슈코 「움ー…… 너무 아름다우면 먹기 아까워서」
유미 「……」
슈코 「……?」


유미 「슈코 쨩, 나는 귀여워? 아니면 예뻐?」
슈코 「에? 으음…… 예쁘, 려나」


유미 「겁쟁이」
슈코 「엣」





<새겨 나가자>


「――시계?」


작년보다는 조금 작은 상자를 열면, 들어 있는 건 손목시계였어.

「스무 번째 생일이고, 좀 좋은 걸로 해 볼까 싶어서」

꺼내 보니, 겉보기보단 제법 가벼웠어.
하얀 밴드에 하얀 문자판.
시계 외에도 하나 더, 뭔가 계기판 같은 게 붙어 있었어.

「이건?」
「파워 리저브라고 하는데, 배터리 잔량 표시기 비슷한 거야」
「그럼 이거, 혹시 태양열?」
「아니」

내 손에서 손목시계를 가져가선, 가볍게 두 번 흔들고,

「자동 태엽이야」
「아아, 아버지 시계가 그거였을지도」

자동 태엽, 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지만.


「차고 다니면, 태엽이 자동으로 감기는 방식이야」

프로듀서가 내 왼팔에 시계를 채워 줬어.

「뒤집어 말하자면, 안 차고 이틀 정도 가만히 놔 두면, 멈춘다는 거지」

나도 가볍게 흔들어 봤어.
반짝이는 은제 케이스가 황혼의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어.

「흐응」

프로듀서가 꽤 신경써서 고른 듯한, 귀여움과 근사함이 공존하는 디자인.

뭐, 나쁘지 않으려나.

언젠가 이 아이도 스무 살이 되면, 꼭 축하를 해 주자.

「요즘 시대에 기계식이란 것도 어떨까 싶긴 했는데」
「그래?」
「디지털 시계가 더 편하긴 하지?」
「뭐, 그럴지도」
「그래도 뭐, 딱 맞는 선물을 골랐다고 자평하고 있어」

프로듀서가 내 얼굴과 손목을 번갈아 보며 웃었어.


「왜?」
「왜, 냐니」

프로듀서가 소파에서 일어섰어.
재킷을 걸치고, 가방을 어깨에 걸면서,

「멈추지 않잖아? 앞으로 당분간은 계속 달릴 테니까」

나도 소파에서 허리를 올렸어.
문을 열기 직전에, 프로듀서가 자신의 팔에, 살짝 시선을 떨어트렸어.

「자, 수록하러 가자, 린」
「응」

프로듀서를 쫓아가듯이, 나도 가방을 걸치고,


「가자」


――그러는 김에 왼팔이 살짝 보였으니까, 나는 달려나갔어.





<나오 쨩은 나쁘지 않아>


린 「병문안 때만 주긴 좀 그래서」
나오 「아아」
린 「카렌에게 자주 꽃다발을 건네주게 됐는데」


나오 「……응」
린 「어쩐지 요즘, 카렌이 이상해」
나오 「응」
린 「얼굴이 빨갛길래 컨디션이 나쁘냐고 물어보면 당황하면서 부정하고」
나오 「응」
린 「그래서 이마에 손 대 보면 역시나 뜨겁고」
나오 「응」
린 「나오, 아는 거 없어?」
나오 「응」


린 「나오?」
나오 「응」



카렌 「최근에, 어쩐지 린이 꽃다발을 자주 갖다 줘」


나오 「……응」
카렌 「어쩐지…… 정말 왜 그랬는진 모르겠는데」
나오 「응」
카렌 「꽃들의 꽃말을 각각 조사해 봤더니」
나오 「응」
카렌 「『친애』 라든가 『우정』 에, 가끔 『진정한 기분』이나 『마음은 하나』 같은 게 섞여 있어서」
나오 「응」
카렌 「이거…… 내 착각, 일까나」
나오 「응」
카렌 「나오는 어떻게 생각해?」
나오 「응」


카렌 「나오?」
나오 「응」





<넘어지기 전에>


미후네 씨도, 모리쿠보 씨도, 지금은 한참 축하하고 있겠지.
나와 카에데 씨는 둘이서, 끝까지 사무소에 남아 있었다.


「――그럼, 마시러 갈까요」


카에데 씨가 미소지으며 가방을 어깨에 멘다.
난 어떤 말을 건네야 하는 걸지도 모르고 있다.
핀 힐의 발소리가 계단에 울리고, 카에데 씨의 등이 작아져 간다.

「프로듀서?」

카에데 씨가 층계참에 우뚝 서 있는 나를 돌아본다.
도저히, 내려가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후훗. 빨리 오지 않으시면, 두고 가 버릴 거에요?」


그 목소리에 온몸이 떨리는 걸 참지 못하고, 무의식에 이끌리듯이 다리를 내디뎠다.


「카에데 씨!」


계단을 달려내려가다 양 다리가 엉켜 버려서, 출구 앞까지 흉하게 굴러떨어졌다.
입을 떡 벌린 카에데 씨가, 보이지는 않아도 상상할 수 있었다.

「……괘, 괜찮으세요?」

카에데 씨가 당황해서 달려오지만, 나는 돌려줄 말을 찾지 못하고,


「……죄송합니다」


어떻게든 낚아챈 말을, 작게 토해낼 뿐이었다.
그런 나를 보며, 카에데 씨가 입을 열어――

「――아」

문득, 그 시선을 조금 위로 올렸다.

「프로듀서」

계단에서 뭔가를 주워온 카에데 씨가, 그걸 내게 내밀었다.

「여기, 잊으신 물건이에요」

어느샌가 벗겨진 싸구려 가죽 구두를, 나는, 아마 바보 같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보다는 튼튼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조심해 주세요?」


당분간 멍하니 멈춰 있다가, 느긋하게 발에 구두를 끼웠다.
먼지를 가볍게 털고, 카에데 씨의, 그 불가사의한 눈동자를 응시했다.


말해야 할 대사는, 알고 있었다.


「카에데 씨」


자취가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얼굴은, 억지로 웃는 형태로 바꾸며,


「카에데 씨도, 내년엔 조심해 주세요, 취급주의니까요」


내 말에, 카에데 씨는 놀란 것처럼 눈을 치켜뜬다.
큭큭, 쿡쿡 하고, 억누르지 못한 듯한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네」

그 미소의 아름다움은, 카에데 씨의 팬이라면 누구든 알고 있다.

「그럼」

바닥을 발끝으로 두드리며, 가방을 다시 어깨에 메고,


「――마시러 가 볼까요」

「네―― 더는, 기다릴 수 없는걸요♪」



선술집의 초롱불과 호박 마차가, 타카가키 카에데의 행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끝.




스레를 세울 정도는 아닌 네타 트윗이 꽤 모여서, 로그를 긁어왔다.
꽤 있었다.

전작
타카가키 카에데 「차이를 아는 사람」

과거작
http://twpf.jp/Rhodium045


================================================

말장난의 향연이 시작되리라...!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서, 참고 번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특히 마음에 드는 건 시계 에피소드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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