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내일, 제가 없더라도』

댓글: 6 / 조회: 2917 / 추천: 0



본문 - 07-04, 2015 17:30에 작성됨.

본 팬픽은 ナイ@魔王様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ナイ@魔王様님에게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내일, 제가 없더라도』



「내일, 제가 없더라도」
 그 뒷말은 더는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내일, 제가 없더라도』


「그래서 말이에요, 프로듀서씨가 이런 꽃다발을 가져왔어요. 마유가 『병실을 식물원으로 만들 생각인가요? 』라고 물었더니, 프로듀서씨도 정말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그것도 괜찮겠네』라고 말해 주었어요」

 사쿠마 마유가 「정말로, 곤란한 사람이지요?」라고 덧붙이며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녀에게 안긴 채 「……응」이라고 짧게 말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무성의한 반응일지도 모르지만, 다른 말은 나오지도 않고, 나올 것 같지도 않다. 사실은 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많이 있다. 하지만, 나 같은 것의 목소리가 그녀의 목소리를 차단해 버리는 것이 아까워, 단지 귀를 기울일 뿐이다.
나는 말하지 않는 대신,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어머 어머, 아기 같아요」

 쿡쿡, 웃으면서, 응석부리는 나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그 간지러운 감촉이 어쩐지 기분이 좋아서, 내 마음이 따뜻한 행복으로 채워진다. 동시에 그것이 사라져 버리지 않게 하려고 그녀를 더욱 강하게 꼬옥 껴안았다.
 그녀라면 갓난아기 같다고 말하며 웃어도 상관 없다. 그녀에게라면 어리광을 부리는 나를 보여줄 수 있다. 그녀라면 받아들여 줄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좋은 냄새」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크게 숨을 들이마신다.
 마유짱은 나의 언동에 조금 수줍은 표정을 짓더니 바로 「어머 어머」 라고 말하며 귀를 붉히며 쓴웃음을 지었다. 곤란해 보이지만, 사실은 기뻐하는 것이다. 만들어진 표정 한 구석이 희미하게 풀어져 있다.
깨달았을 땐, 나는 그녀의 뺨에 닿아 있었다. 어째서 그런 건지는 모른다. 단지, 예뻐서 손을 뻗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이 한 순간 굳어지는 것이 느껴져 당황해 하면서 손을 땠다. 내 손이 차가웠던 걸까, 갑자기 만져서 기분 나빴을까.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녀는 떼어낸 내 손을, 가늘고 예쁜 손가락으로 잡고는 사랑스러운 그 뺨에 대어 주었다 .

「그……내, 내 손……더러우니까요」

 순간적으로 그런 변명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손을 잡으며 상냥하게 속삭여 주었다.

「더럽든, 예쁘든, 치에리짱의 손인걸요, 사랑스러워요」

 가슴이 뜨거워졌다.
 온 몸에 뜨거운 무엇인가가 뛰고 있고, 손가락 끝부터 귀 끝까지 빨개지는 것이 느껴진다
 사랑스럽다는 듯이 내 손을 잡고 있는는 마유짱은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표정을 풀며,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로 보여줄 것 같지 않은 기쁜 듯한 표정을 나에게 보여준다.

「치에리짱의 손, 따뜻하고, 예쁘고, 좋은 냄새가 나요」

「그, 그런…… 저는……」

「치에리짱의 손을 만지면, 어쩐지 가슴 한켠이 두근거려요 좀 더, 자고 싶어요. 좀 더 느끼고 싶어요. 마치, 그 사람의 손을 잡고 있을 때와 같아요」

 나도 그렇다. 그녀와 손을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크게 울리고, 희로애락 그 어떤 것도 아닌 감정이 느껴지고, 참지 못하고 그녀를 더욱 원하게 된다.
 하지만, 나의 아주 평범한 손바닥이, 선녀처럼 고귀하고 고상한 그녀의 뺨을 만지는 것은 불경스러운 일이라, 그녀와 손을 잡을 때마다 기쁨과 함께 죄악감도 흘러나와 나의 열등감을 건든다.

「아, 그게…… 저, 저는……」

「치에리짱, 내 옆에 앉아 주세요」

 그녀가 내 말을 끊고, 침대 옆으로 오라고 재촉했다.
 나는 조심조심 침대 위로 올라가, 그녀 곁에 앉았다.
 시트는 방금 전까지 앉아 있었던 마유짱의 체온이 남아 있어서 인지, 희미하게 따뜻했다.
 살짝 처진 눈은 독특한 매력이 있고, 얕은 입술 움직임이 어쩐지 요염해서, 그것이 눈앞에 코 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긴장이 풀리지 않는다.

「아직도, 긴장 되나요?」

 마유짱이 몸을 밀착시킨다. 마치 나와 마유 사이에 있는 공기가 방해라는 듯이.

「마유짱이……너무 예뻐서…… 조금…」

 그녀의 머리카락 감촉, 정말로 뜨거운 체온, 부드러운 피부, 그 모든 것이 고귀해서, 나 같은 여자는 닿아서는 안 되는 성역 같다. 나에게는 자기 비하가 느껴질 정도의 일이었지만, 그녀에게는 기쁜 일인 것 같았다. 귀까지 빨갛게 되어서, 그것을 감추려고 이불로 가렸다.

「치에리짱이, 더 예뻐요」

 이불 틈새로 보이는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진 채 환하게 웃는다.

「마유짱이…… 더 예쁘고 귀엽고--」

 뭔가 더 말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나를 껴안았고, 멋없는 말이 멈추어 버렸다.
 부드러운 입술로 체온이 전해진다. 그녀의 손이 내 몸에 닿는다. 소리는 없지만 희미한 감촉을 통해 그녀의 감정이 전해진다.
 싫지 않다.
 오히려, 그녀가 나를 원한다면 기쁜 일이다.
 언제나 원하기만 했던 내가, 그녀에게 필요해진다면.
 그것은 기쁜 일이다.

 사쿠마 마유는 언제나 내 근처에서 빛나고 있었다.
 상냥하고, 여자답고, 귀엽고, 그녀와 만난 것은 자랑이었다.
 나는 그녀를 좋아한다.
 그녀의 프로듀서도 언제나 내 근처에서 빛나고 있었다.
 강하고, 믿음직하고, 멋있어서, 그와 만난 것도 역시 내 자랑이었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
 두 사람은 언제나 빛나고 있었다. 서로 강한 정으로 이어져 있었고, 사이 좋게 손을 잡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면 세상이 빛나는 것 같았다. 나는 어쩌면, 그 광경을 보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손을 잡고 있는 두 사람이 좋아서, 두 사람이 언제나 계속 서로 잡고 있기를 원했다.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어느덧 두 사람을 계속 빛나는 것을 지켜보고 싶다는 목적이 생겨 버렸다
두 사람을 언제나 쫓아가고 싶다.
두 사람을 언제나 지지하고 싶다.
두 사람을 언제나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
나 자신의 약점에 실망하는 것조차 잊어 버리고 점점 욕망이 커지게 되었다. 나는 그 욕망에 몸을 맡길 뿐이었다.
사쿠마 마유는 프로듀서를 위해 탑 아이돌을 목표로 나아간다. 프로듀서는 사쿠마 마유를 위해 그녀를 탑 아이돌로 만든다. 나는 두 사람을 위해 탑 아이돌을 목표로 삼았다. 이 관계가 우리들을 여기까지 끌어 당겼다.
앞으로도 두 사람과 함께 저 편, 빛남의 끝까지 걸어 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현실이라는 것은 어찌할 방도조차 없이 앗아 간다.
빛나는 미래를 맞이해야 할 사쿠마 마유가 중병에 걸리고 은퇴를 피할 수 없게 되었 버렸다.
희대의 천재라고 불릴 정도였던 그녀는 탑 아이돌의 영광을 잡지도 못하고 떠나게 되었고, 길을 잃은 나에게는 회색빛 세계만이 남았다.

「저기, 마유짱……」

「무슨 일인가요? 치에리짱」

「어디에도, 가지 말아 주세요」

「……가지 않아요」

「약속…… 이에요」

「네, 약속……」

그녀가 갑자기 없어진다. 그 공포를 지우기 위해 나는 그녀를 평소보다 강하게 껴안았다. 그녀도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나를 강하게 껴안아 주었다.
 그녀의 가슴에서 들리는 소리는 조금 약했지만, 그녀의 따스함은 여전했고, 목소리도, 미소도, 냄새도, 변함이 없다. 그런 것들을 느끼고 있으면, 병이라는 것이 거짓말 같다
 나는 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전부 그렇게 얼버무려 벌리고 도망치고 있다.
 그래선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다.
 눈앞에 있는 현실을 제대로 마주 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나에게는 너무 무거웠다. 받아들일 수도 도망갈 수도 없고, 이렇게 그녀의 품에서 제멋대로 안도를 느끼는 매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도망치고 싶다면, 그래도 괜찮아요」

 그녀가 처음 나에게 던진 말이었다.
 무대라는 장소는 빛남으로 가득 차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에 상응하는 중압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그 현실에서 도망가려고 했다. 그녀는 그 현실을 향해 나아가려고 했다.
 그녀는 항상 강했다.
 타고난 약점을 피가 쏟아질 것 같은 노력과 집념으로 뒤집었다. 처음부터 운동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가창력도 내세울 정도는 아니었다. 사쿠마 마유는 나와 똑같은 평범한 소녀였다. 하지만, 그 가녀린 다리로 버티고 강한 마음으로 버텼다. 자기보다도 재능도 능력도 넘치는 상대를 만나도, 이겼다.
그녀가 말한 그 말
뒷말이 더 있었다.

「도망치고 싶다면, 그래도 괜찮아요. 마유는 온 세상 모두가 적이어도 도망치지 않을 거지만요」

 그녀가 덧붙였다. 「도망친 곳에, 그 사람은 없는걸요」 이라고.
 다양한 감정이 섞인 그녀의 눈에는 결의가 있었고, 그 시선은 저 편에 있는 목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였을까, 나는 도망치지 않았다.
 그녀의 노력을 깨달을 뒤로, 도망치기만 했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나는 도망치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녀의 곁에 서고 싶다. 그녀가 바라보는 세계를 보면, 나도 뭔가를 알게 되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있었다.
 나는, 그녀의 레슨에 멋대로 끼다가, 그녀를 따라잡지 못해 쓰러지기도 했다. 몇 번이나 그랬고, 「이제 됐다」 「노력했다」 그런 말들도 들렸다. 그럼에도, 그 강한 그녀의 눈동자를 보면, 부상도, 그런 말들도 상관 없게 되어 버렸다.
 땀을 흘리며 스텝을 계속 밟았다. 그녀를 생각하며 노래했다. 그녀를 따라 잡고 싶어 노력했다. 그리고 무대에는 중압은 없고, 빛남만이 가득했다.
언제부터 였을까, 중압감이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빛나고 싶다” 그 마음만이 남았다. 그래서인지, 스테이지 위에 오른 뒤는 그다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덧 정신을 차렸을 땐 그칠 줄 모르는 박수와 사이리움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폐막 후, 나는 사쿠마 마유에게 달라붙어 울었다.
어떤 감정이 어떻게 나를 자극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도 놀라지 않았고, 사쿠마 마유 본인도 숨은 헐떡이고 있었지만 평소 여유가 넘치는 표정이었다.
엄했던 그녀는 누구보다도 나를 차갑게 대했었다. 그러나, 그 때 그녀는 누구보다도, 눈물을 흘리며 안겨 있는 나를, 강하게 껴안아 주었다.

「축하해요, 오가타양」

「가…… 감사합니다……사쿠마씨」

끊어질 듯한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자, 그녀가 나에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만들어진 미소가 아닌,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진짜 미소. 나는 기뻐서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울었다.
흐느껴 우는 나를 「잘했어요」 라고 말하며 부드럽고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녀에게서 좋은 냄새가 났다.
기분 좋았다.
나는 어쩌면, 단순히 이러기만을 원했을 지도 모른다.
그것이 기뻐,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도 그녀대로 나를 상대해 주었다.
그렇게, 우리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었다.

어느새 나는 그녀의 품에서 잠들어 있었다.
날은 벌써 저물었었고, 도시 불빛 너머로 달이 하늘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사람과 만나러 가는 건가요?」

「네…… 조금 회의할 것이……있다고」

「그렇군요. 그럼, 이것을 건네 주실래요?」

 그녀는 나의 몸을 끌어 들여 강하게 껴안아 주었다.

「네, 그럴게요……」

 부드러운 머리카락 감촉이 뺨을 간질이고, 꽃 같은 향기가 희미하게 코를 간질인다. 제대로 그 사람에게 건네 줄 수 있도록, 그리고 그녀의 체온을 잊어 버리지 않도록, 강하고 강하게 그녀를 껴안았다.
 
「저는 평범한 소녀일 뿐이에요」

 사쿠마 마유가 귀를 붉히며 부끄러워했다.
 그녀가 말하는 대로, 사쿠마 마유는 보통 여자아이다.
 완벽 주의자로 보이지만 덜렁이는 구석이 있고, 두려움이 없는 척하지만 남 보다 배나 이 많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빛나고 싶을 뿐인 평범한 여자아이다. 다만 그녀가 아이돌 사쿠마 마유로서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한없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겁이 많고, 외로움을 잘 타고, 질투쟁이, 그리고 컨트롤도 하지 못해요. 마유는 미숙한 여자일 뿐이에요. 겁쟁이가 아니었다면, 함께 자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을 거에요」
 그녀가 「미안해요, 무리한 부탁을 해서」라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리 그녀가 집념을 불태우며 트레이닝을 하고, 아무리 강하게 보이려고 해도, 그녀는 보통 여자아이다. 정말로 좋아하는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하려고 그 싫은 호러 영화를 보고, 정말로 좋아하는 그 사람에게 맛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요리를 하고, 그 사람에게 귀엽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매일 아침 거울과 눈싸움을 한다. 어디까지나, 사랑이라는 감정에 일희일비하는 여자아이다. 그녀 자신은 그런 자신이 안쓰럽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런 점도 포함해서 그녀를 좋아한다.

「저기, 좀 더 기대도 괜찮아요?」

「……네」

「고마워요, 치에리짱」

 좁은 침대에서 겨우 그녀와 내가 접했다.
 살짝 부끄러워서, 그것을 감추려고 하듯이 서로 웃었다.
 나는 그녀의 따스함을 좋아한다.
 그녀의 체온을 느낄 수 있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도망치지 않을 수 있다. 그녀의 따스함이 겨울처럼 차갑던 나에게 봄을 가져왔다. 그녀의 따뜻함은 상냥하고, 부드러워서, 행복이 느껴진다.
 깨어났을 때, 그 온기가 어디에도 가지 않도록 바라며, 눈을 감았다.
 잡고 있는 손의 감촉을 느끼면서 꿈 속으로 빠진다.

「치에리…… 짱……」

「프로듀서…… 씨……」

 자면서 불안한 듯이 몇 번이나 우리들의 이름을 부르는 그녀를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손을 잡아주는 것뿐이어서, 그것이 답답했다

「나는, 마유를 힘들게 하는 걸까?」

 곁에 앉는 프로듀서씨가 마유짱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것은……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마유 따위를 위해 일을 내던지면, 용서하지 않을 거에요』. 그녀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온 프로듀서씨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무거운 짐이 되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다. 프로듀서씨에게는 일이 있고 꿈도 있다. 그녀는 프로듀서씨가 그 꿈을 이루었으면 하는 마음과 독점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고, 그것들을 억제하며 강한 척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에게 남겨진 시간은 생각 이상으로 적다. 병상과 약의 부작용 때문에, 그녀는 하루의 절반을 잔다. 사쿠마 마유에게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사실은 1초라도 곁에 있어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산처럼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것들을 참고 있다.

「마유짱은……예쁘네요」

「아아, 그렇지……」

「병에 걸린 게 거짓말 같아요」

「그야, 병 하나 둘 정도로 망가진다면 아이돌이 될 수도 없으니까」

 프로듀서씨가 「내가 『좋아한다』 라고 말하게 해버린 아이돌이니까 어쩔 수 없지」 라고 말하며 웃었다.

「나에게 『좋아해요』 라고 말한 아이돌이 있긴 했어. 나이가 나이니까, 내 나이 정도 되는 남자를 동경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알아.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환상은 환상이고, 진짜 운명의 사람이 나타나면 거기로 갔지」

「저는---」

 그래도 당신을 좋아해요. 그런 말을 하려고 했지만, 어쩐지 망설여져 입을 우물 거렸다. 프로듀서씨는 그런 나를 헤아렸는지, 못 들은 척 말을 이었다.

「편애는 아니지만, 내가 좋다고 이렇게 분발한 아이는 마유뿐이야」

「물론, 모두 노력하긴 했지」라고 당황해 하면서 덧붙였다.

「후후후, 알아요」

 너무나 당황하는 프로듀서씨가 어쩐지 재미있어 웃었다. 그는 마치 아무 말도 안 한양 헛기침을 해댔다.

「뭐, 모두가 노력한 건 사실이야. 마유가 너무 노력했을 뿐이지」

「마유짱은 대단하네요……프로듀서씨를 좋아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그렇게 강하니까요」

도망치기만 했었던 나하고는 다르다.

「치에리도 대단해, 그 마유를 동경했다고는 해도, 보통은 따라가지 않아. 대체로는 포기하지」

 프로듀서씨가 그 커다란 손으로 나를 쓰다듬어 주었다.
 믿음직하고, 기분 좋은, 용기가 생길 것 같은 그런 감촉. 나는 이 사람의 손을 아주 좋아하고. 정말로 좋아하는 마유짱이 이 손을 잡고 있는 광경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 그래도, 마유짱이……프로듀서씨의 곁에……. 마유짱은 굉장하니까. 마유짱이……. 마유짱이 아니라 제가---」

 차라리 제가 병에 걸렸다면. 그렇게 말하려고 했지만, 프로듀서가 말을 제지했다.

「치에리,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이상은 안 돼. 듣게 되면, 대신할 수 없는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테니까. 알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차라리 내가 걸리고 싶어. 마유도 같은 입장이라면 그렇게 생각했겠지. 치에리의 말이 나쁘다는 건 아니야. 아마 우리들 셋의 생각은 같을 거라고 봐. 비슷비슷하니까. 그래도, 그 말은 본인에게 괴로워」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다. 그래도, 마유짱과 프로듀서씨가 아이돌의 길을 걸을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그런 생각이 든다.

「……」

「……」

 침묵이 흘렀다.
 정말로 찰나였지만, 서로의 갈등을 정리한 시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찰나에 그녀가 눈을 떴다.
 힘없이 멍한 눈을 한 채 몸을 일으키더니, 우리들을 껴안았다. 강하게, 강하게. 그 뺨에 희미하게 눈물이 보였다. 상당히, 무서운 꿈을 꾼 것 같다. 우리들은 그녀를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녀는 남보다 겁이 많은 보통 여자아이이다. 죽음이라고는 현실이 두렵지 않을 리가 없다.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고 하는 괴로움이 두렵지 않을 리가 없다. 그녀는 지금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공포를 마주보고 있다. 그것은, 16살 여자아이가 마주보기에는 너무 가혹한 현실이다.
 우리들은 그 가혹한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길게 그녀를 지켜 주고 싶었다.

 그녀는 프로듀서를 쫓아 프로덕션에 왔다.
 그것은 프로덕션 내에서는 생각보다는 유명한 이야기였지만, 그녀와 프로듀서의 관계를 아는 이은 적다. 나를 포함한 몇 명만이, 사쿠마 마유와 프로듀서가 연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분노나 질투, 열등감, 패배감, 그런 감정은 없었다.
그것은, 정말로 기묘한 감정이었다. 그냥 당연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는 어떤 고양감 같은 감정이 나를 채웠다.
 나란히 서있는 둘은 그림 같았고, 나는 손을 맞잡은 두 사람을 넋을 잃고 볼 때가 많았다. 아마, 그 손이 어렸을 때 본 부모님들 같아서였을 것이다.
 나는 뒤에만 있어도 좋다.
 곁에 있지 않아도 좋다.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서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나는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두 사람을 바라볼 수 있다는 행복을 손에 넣었다. 그 이상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 이상의 행복은 어차피 없다.
 단지, 그 것뿐이었다.

 마유짱이 내 머리카락을 묶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전보다 더욱 나에게 밀착하고 싶어한다. 그것은 그 사람을 만나기 힘들어서 생긴 외로움 때문일까, 그렇지 않으면 가슴 속에서 소용돌이 치는 불안이나 공포를 속이기 위해서일까, 어쨌든 이전보다 심해졌다.
물론 싫지 않다. 오히려 그녀의 부드러운 손바닥에 닿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그 손을 평생 잡고 싶을 정도다.  
그 섬세한 손놀림으로 머리카락을 풀어 해치는 감촉이 느껴지고, 행복이 채워진다. 그 감촉이 기분이 좋아, 과분하게도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바라 버린다.

「아프지 않나요?」

 작게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싫지는 않나요?」

 다시 작게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아프지도 않다.
기분 나쁘지도 않다
그럴 리가 없다
그녀가 나를 만져준다는 이유만으로 기분 좋다.
 그녀가 콧노래를 부르며 내 머리카락을 빗긴다. 빗과 머리카락이 스치는 소리와, 그녀의 콧노래가 조화를 이룬다.
아아, 행복은
이런 것일지도.
 그녀와 이렇게 있을 수 있는 시간. 그것만이 나의 행복이다.

「치에리짱의 머리카락, 정말 예뻐요」

 그녀가 이렇게 말해주는 것도 나의 행복.

「정말 예뻐요. 부드럽고, 찰랑찰랑하고, 좋은 냄새가 나요」

 그렇게 말하며, 사랑스럽다는 듯이 껴안아 주는 것도 나의 행복.
 머리카락에 닿는 희미한 한숨도, 피부로 느껴지는 확실한 따스함도, 그 말도, 모든 것이 행복이다.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이 시간은 이미 나에게 빛이다.
 그녀와 이렇게 있으면, 괴로운 것도 슬픈 것도 견딜 수 있다.

「저기, 치에리짱……」

 그녀가 속삭였다.
 그리고, 껴안고 있었던 그 손을 뻗어 내 손을 살며시 잡아 주었다.

「하나만, 마유의 어리광을 들어주실래요?」

「마유짱의 말이라면 뭐든지 들을게요」

 조금 부산 떠는 것 같지만, 그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그녀가 프로듀서를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는 것처럼, 나도 그녀를 위해 뭐든지 하고 싶었다.
 나는 정말 진지했지만, 그녀는 쿡쿡 웃으며 「무엇이든지는 야단스러워요」 라고 말했다.

「이것을 부탁하고 싶어요」

 내 손에 차가운 감촉이 하나 놓여진다.

「마유짱, 이것은……」

 반지. 장난감이 아닌, 제대로 된 금속 반지.

「그 사람이 사 주었어요. 저와 사귀게 되었을 때 『이것이 내 각오야』 라고 말씀해 주시면서」

 「정말로 야단스러운 사람이에요」라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 만큼 마유를 진지하게 생각해 준 거 잘 알아요. 마유의 마음을 제대로 받아들여 준 것도 알고 있어요. 어설픈 각오로 저를 받아준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는걸요. 그러니까……」

 내 몸을 무언가가 찌른다.

「그렇게 성실한 사람이기에, 마유는 그 사람에게 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것은 발 끝부터 서서히, 위로 스멀스멀 기어 스며드는 듯한 감각.

「치에리짱…… 죄송해요. 마유는 갈 수 없었어요. 그러니까---」

 심장 소리만이 들리고,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
 어쩌면 들리지 않는 척 했었을 지도 모른다.

「――대신에 이것을--」

 『대신』 이라는 말이 나에게 현실을 강요한다.
가득했던 행복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차가움에 삼켜진다.
싫다. 듣고 싶지 않다. 당신 대신 같은 건 어디에도 없다.
괴로울 정도로 울리는 심장 소리와 함께 『싫어』라는 말만이 머리 속을 울린다.

「치에리짱……」

그녀는 살짝 울먹거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일, 제가 없더라도---」

 그 말의 뒤는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나는 숨이 차는 것도 깨닫지 못했을 정도로 달리고 있었다. 어떻게 달렸는지, 얼마나 달렸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단 하나만은 확실했다.
 나는, 도망갔다. 건네 받은 각오도, 쥐어짠 말도 전부 내던지고, 눈앞에 있는 현실에서 도망갔다.
 그녀는 죽음이라는 현실을 마주 보고 용기를 쥐어짰을 것이다.
 그 사람은 그녀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 사이에서, 나만이 아무런 각오도 하지 않고 도망치고 있었다.
 바보다. 겁쟁이다. 도망만 갔다. 그녀 곁에서 강해질 수 있었다는 말을 하다니 바보다. 결국, 달라지지 않았다.
텅 빈 손바닥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한심하다.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한 겨울의 추위가, 나를 쫓는 거 같아 울고 싶어졌다.
 그 날은, 그녀에게 돌아갈 수 없었다. 그럴 수 없었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어떤 말을 걸어야 좋을지 몰랐다.
그녀에게 메일이 하나 『오늘은 죄송해요. 내일, 한번 더 와주실 수 있나요?』 왔다. 나는 단지 아무 말도 못하고 『죄송해요. 그럴 게요』 라는 답장만을 보냈다.
 그녀가 화내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녀는 「괜찮아요」 라고 말하며 웃을 것이다. 다만, 그렇기에, 도망을 친 나 자신이 한심했다.
 내일, 사과하자.

「네…… 농담이지요?」

 다음날 아침 사쿠마 마유이 급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래부터 그렇게 살아 있다는 것이 기적에 가까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우리들을 위해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부드럽게 웃어 주었다.
 전화 너머로 프로듀서가 울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농담도 꿈도 아니고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해는 했지만, 받아들이지 못한 채, 나는 프로듀서에게 이끌리며 그녀를 애도하러 가게 되었다
 몇 번이나, 어쩌면 기적이…… 그런 바보 같은 생각도 했지만 병실에서 빈 껍질이 된 그녀를 보았을 때, 죽음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어 버렸다.
긴 속눈썹도, 얇고 부드러운 입술도, 매끄러운 피부도, 가녀린 목덜미도, 전부 사쿠마 마유의 것이었지만, 그 용기 안에 사쿠마 마유는 없었다. 거기에 있었던 것은 사쿠마 마유의 이미테이션에 지나지 않았다.
기억나는 것은 그것뿐.
어느 순간 그녀의 빈 껍질은 무기질한 상자 속에.
나는 아무 것도 못하고 그 상자만을 하염없이 바라 보았다.
나의 세계에서 사쿠마 마유는 사라졌다.
지우개로 지운 것처럼, 아니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

「치에리……」

「프로듀서씨…… 저, 너무 비겁하지요?」

 그녀에게 많은 것을 받았다.
 .그런데, 나는 그녀의 부탁 하나를 들어주지 않았다.

「마유짱이 없어진다는 현실이 없어서, 도망을 갔어요」

 그녀가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조차 듣지 않았다.
 나는 비겁자다.

「마유짱, 반드시 화났을 거에요 저에게 실망했을 거에요. 저는--」

 그녀처럼 강해질 수 없었다.

「마유가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직접 확인해라」

 봉투 하나를 받았다
 겉에는 『오가타 치에리님에게』 라는 정중한 글자가 쓰여져 있었다.

「마유에게 부탁 받았어. 어제, 치에리와 헤어지고 나서, 서둘러 썼다고 해」

 허둥지둥 봉투를 뜯고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꺼낸다.
 당황했는지, 군데군데 글씨가 엉망이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글자였다.
첫머리에
이렇게 쓰여있다.

―정말로 좋아하는 치에리짱에게-

「저도 그래요, 마유짱」

―마유는 당신과 만날 수 있어 행운이였어요. ―

「저도 행복했어요」

―그리고, 당신은 저의 동경이었어요. ―

「저도 마유짱을 동경했어요」

―처음 만났을 때는 도망치기만 했던 믿음직스럽지 못한 여자아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당신은 노력을 했고, 누구보다도 강해졌어요. ―

「마유짱 덕분이에요」

―당신은 앞으로 누구보다도 높게 날게 될 거에요. 저는 당신의 그런 미래를 당신 곁에서 지켜 보고 싶었어요. ―
―그렇지만, 아쉽게도 그것은 이룰 수 없는 바람이 되어 버리고 말았어요. 운명의 여신님은 잔혹하네요. ―
―저는, 여기까지이에요.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저 대신 이 반지를 데려가 주시지 않으시겠나요? ―

「네」

―제대로 어른이 되고, 행복해지고, 마유가 볼 수 없었던 미래를 당신의 눈으로 보고, 당신의 다리로 걸어, 웃으면서 「행복했어」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면, 그 때 그 반지를 돌려주세요. ―

「네, 알겠어요」

―. 그 때 다시 대화해요―

「네, 약속할게요」
―마지막으로-

―내일, 제가 없게 되더라도 ―

―사쿠마 마유-

 봉투에서 떨어진 반지를 이번에는 제대로 잡았다.
 다 읽었을 때는 눈물이 넘쳐 나왔다.
 멈추지 않았다.
 감정이 섞여, 나는 울었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울었다.
 얼마나 울었는지도 모른다.

프로듀서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런 나를 꼭 껴안아 주었다.
그녀와의 시간을 모두 보내려는 듯이 계속 울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노울이 지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단지, 눈물이 멈추었고, 몸을 가눌 수 있게 되었을뿐.

「치에리, 이제 괜찮아?」

「네」

 그 커다란 손바닥에서 벗어나 나 자신의 힘으로 일어섰다.
 그녀를 쫓아 여기까지 왔다. 그녀의 품에서 이렇게 강해졌다. 그녀가 지켜봐 주어서 그렇게나 노력할 수 있었다. 사쿠마 마유의 이야기를 뒤쫓는 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제부터는, 오가타 치에리의 이야기.
 마유짱. 이번에는 당신에게 오가타 치에리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프로듀서씨. 이 반지, 끼어도 괜찮을까요?」

 왼손에 그녀를, 오른손에 그 사람을.
 그리고 나는 걷는다.

「내일, 제가 없더라도」

 그 뒷말은 이제 들을 수 없다.
그래도 나는
앞으로 나아간다..


---------------------------
최근 마유에게 관심이 생긴 것이
마유에 대해 재해석이라고 할까. 다른 견해를 바탕으로 쓰여진 팬픽이 보이기 시작해서 입니다.
이 팬픽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 때문에 작가님에게 번역 허가 요청을 보냈고, 작가님이 수락해주셨습니다.
작가님은 이 작품 말고도, 에비하라 나호와 P 시리즈, 큐트 4자매 시리즈를 써주셨습니다.

허가를 해주셨으니, 가급적이면 번역할 생각입니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