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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과 반딧불과

댓글: 1 / 조회: 706 / 추천: 3



본문 - 01-21, 2019 22:43에 작성됨.

1:◆ Hnf2jpSB.k:2015/10/01(목)14:39:52.86:XnqboCtco


제가 살고있는 마을은 엄청 시골입니다.

어느정도로 시골인가 하면, 마을에 대해 산과 강과 밭과 논으로 대충 설명이 끝날 정도로 시골입니다.

그래도, 최근 역 앞에 편의점이 생겼습니다. 대단하죠?

……도시의 편의점은 저녁에도 문이 열려 있고, 쌀 같은걸 팔지 않는다는게 정말인가요?


아무것도 없는 마을이지만, 저는 매일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집의 밭 일을 돕고, 친구와 산에서 숨바꼭질하거나, 강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학교가 여름방학이 된 후 어느 날의 밤, 저는 어떤 장소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몇년 전 아버지한테 들었던, 소중한 장소.

산길에서 조금 벗어난 그 곳에는 강이 흐르고 있고, 한 그루의 큰 나무가 자라 있습니다.

조금은 광장처럼 보이는 그 곳이, 왜 소중한가 하면.


이 시기에 수 많은 반딧불이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2:◆ Hnf2jpSB.k:2015/10/01(목)14:40:28.70:XnqboCtco


― ― ― ― ― ―

― ― ― ―

― ―


그날 밤 하늘에는 달이 가끔 보일 정도로 구름이 끼어 있었습니다.

반딧불이를 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날씨입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 아까까지 구름에 끼어 보이지 않던 달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땅 근처를 날아다니는 반딧불이와 달빛.

너무 아름다워서, 몰래 집을 나온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앉던 자리에 앉으려고 발걸음을 뗐을 때, 알아챘습니다.



3:◆ Hnf2jpSB.k:2015/10/01(목)14:41:06.52:XnqboCtco



"선녀님?"



4:◆ Hnf2jpSB.k:2015/10/01(목)14:44:10.27:XnqboCtco


달빛을 받으며, 긴 머리를 반짝반짝 빛내고 있던 여자.

동화속에 나오는 선녀님 같았습니다.

제 목소리가 들렸는지, 선녀님은 천천히 뒤돌았습니다.

굉장히 예뻐서, 뭔가 상냥해보여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신비로운 표정이란건, 이런 걸 말하는 걸까.


5:◆ Hnf2jpSB.k:2015/10/01(목)14:44:44.93:XnqboCtco


"……아"


뭔가를 말하려는 저에게, 선녀님은 입가에 검지손가락을 올려 보이셨습니다.

선녀님의 주위를 헤엄치는 반딧불이들이 깜짝 놀라지 않도록.

제가 그 사실을 알아채자, 선녀님은 생긋 웃어주었습니다.

그 웃음과, 달빛과, 반딧불이들이 헤엄치는 신기하고 아름다운 광경에, 가위에 눌린 듯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이런 밤중에 무슨 일입니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정신을 차리고 나니, 반딧불이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하늘의 구름은 개여있었습니다.


6:◆ Hnf2jpSB.k:2015/10/01(목)14:45:23.22:XnqboCtco


"어, 그러니까, 저, 여기는, 그, 제 마음에 드는 장소라, 반딧불……아! 이 시기는 반딧불이가 보여서"


선녀님이 저에게 말을 걸어왔다는 걸 깨닫고, 어떻게든 설명하려고 했지만.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후후,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천천히 심호흡을 해볼까요"


뭔가 말하려고 하면 할수록, 머리속이 새하얗게 변해 버립니다.

선녀님의 말씀대로, 천천히 심호흡을 했습니다.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조금은 침착해졌습니다.


7:◆ Hnf2jpSB.k:2015/10/01(목)14:46:06.19:XnqboCtco


"그 선녀님은……"


"타카네입니다"


"에?"


입을 멍하니 벌리고, 저는 아마 얼빠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거든요.


"시죠 타카네. 그게 제 이름입니다"


시죠, 타카네 씨.

그러니까, 즉, 내가 지금까지 선녀님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나와 같은 사람이었다는 거지?

어라?

혹시 나는 너무 무례하고 부끄러운 착각을 한건가?


8:◆ Hnf2jpSB.k:2015/10/01(목)14:46:53.25:XnqboCtco


"우와아아, 죄, 죄송합니다"


순간 얼굴 언저리가 뜨거워져서, 무심코 사과하고 말았습니다.

조심조심 얼굴을 들자, 선녀…타카네 씨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계셨습니다.

화나지는…… 않은건가?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렇게 말해 주신다면, 기쁘다고 생각합니다."


화난 것 같지는 않지만, 역시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아름다웠던걸, 착각하더라도 어쩔 수 없어요.

그렇게 생각하자, 조금 부끄러움이 사라진 듯한 느낌입니다.


9:◆ Hnf2jpSB.k:2015/10/01(목)14:47:26.22:XnqboCtco


"저, 타카네, 씨는 왜 여기에?"


현지의 친구라면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타카네 씨는 이 마을 사람이 아니지?

타지에서 온 사람이 이 장소를 찾아내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달빛에 이끌려서, 라고 해야할까요. 이 땅의 달은, 제 고향을 떠오르게 합니다."


달을 올려다보며, 타카네 씨는 조금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왠지 외로워 보였던 건 기분 탓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이지만, 저도 이 마을이 좋아요"


왠지, 타카네 씨가 그런 얼굴을 하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럴 때 뭘 말해야 할지 몰라서.

타카네 씨는 『 고향 』 이라고 말했으니까, 아마 그 『 고향 』을 엄청 좋아하지 않았을까 생각했기 때문에.

무심코 그런 말을 해서 버렸습니다.


10:◆ Hnf2jpSB.k:2015/10/01(목)14:48:35.68:XnqboCtco


"감사합니다. 상냥하시군요"


그렇게 말하며 미소짓는 타카네 씨의 얼굴을 보고, 조금 전과는 다른 부끄러움이 몰려왔습니다.

타카네 씨를 보는게 부끄러워,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상당히 달이 기울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벌써 이런 시간이. 돌아가지 않으면"


"그렇습니까. 익숙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조심히 가십시오"


"고마워요. 안녕"


11:◆ Hnf2jpSB.k:2015/10/01(목)14:49:22.10:XnqboCtco


빨리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엄마한테 혼날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돌아가려다, 한가지 신경 쓰이던 것을 물어봤습니다.


"……또, 만날 수 있나요?"


"그렇군요.……아마 머지 않아"


타카네 씨의 웃는 얼굴은 뭔가를 숨기는 듯한, 장난스러운 웃음이였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게 왠지 기쁘고, 조금 간지러운 느낌이였습니다.


"기대하고 있을게"


그렇게 말하고, 이번에야말로 저는 집으로 뛰어갔습니다.

왠지 꿈 속의 일인것만 같아. 조금 불안했지만.


"……아파"


시험 삼아 볼을 꼬집어 보니, 제대로 아팠습니다.


12:◆ Hnf2jpSB.k:2015/10/01(목)14:49:50.54:XnqboCtco


***************************



그 다음 날은, 여름 축제.

마을의 여름에 빼 놓을수 없는 행사로, 아버지께서 특별히 용돈을 주시는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만큼은 낭비를 하더라도 혼나지 않습니다.


야키소바에 솜사탕에 빙수.

사격도 하고 요요 낚시도 하고....

친한 친구들과 최대한 축제의 밤을 즐겼습니다.


"오늘, 뭔가 사무소의 아이돌이 온다는 것 같다고"


"흐응, 그렇구나"


이런 일에 대해 잘 아는 친구들과는 달리, 저는 별로 흥미가 없었습니다.

그냥 왠일인지, 이번 축제는 평소보다 기합이 들어가 있는 걸까,라고 생각한 정도입니다.


13:◆ Hnf2jpSB.k:2015/10/01(목)14:50:16.36:XnqboCtco


― ― ― ― ― ―

― ― ― ―

― ―


축제도 중반을 지나고, 받은 용돈도 거의 다 써버렸을 무렵.

마찬가지로 지갑이 가벼워진 친구가, 계속 무대를 보러 가자고 보챘습니다.

아이돌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돈이 필요 없다면 괜찮을까, 정도의 기분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망대를 만들고 북을 싣고 거기서 모두 춤춘다.

그런 것밖에 모르던 저에게, 도착해서 본 스테이지는 너무나도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서, 마치 다른 세계 같았습니다.

거기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여러 아이돌들.

처음 보는 저에게는, 그게 훌륭한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정말로 즐거웠습니다.

친구가 아이돌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도, 조금은 알거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타카네 씨가 있었습니다.


14:◆ Hnf2jpSB.k:2015/10/01(목)14:50:45.76:XnqboCtco



……또, 만날 수 있나요?

그렇군요.……아마 머지 않아



15:◆ Hnf2jpSB.k:2015/10/01(목)14:51:13.55:XnqboCtco


그때의 장난기 가득한 미소의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타카네 씨, 아이돌이었군요.

무대 위의 타카네 씨는 정말로 즐거워 보였습니다.

어제 우연히 만났던 여자가, 오늘은 축제의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뭔가 이상한 기분입니다.

왠지, 어제의 일도 포함해서 저만의 비밀로 하고 싶은 기분입니다.


저도 친구도 모인 마을사람들도, 땀흘리며 응원하고, 타카네 씨들도 거기에 보답해줬습니다.

너무나도, 너무나도 즐거운 무대였습니다.


16:◆ Hnf2jpSB.k:2015/10/01(목)14:51:39.17:XnqboCtco


타카네 씨들은 765프로라고 하는 사무실에서 아이돌 활동을 하고있다 합니다.

지금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지만, 분명 지금부터 유명하게 된다.

친구는 조금 흥분하면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저도, 타카네 씨뿐 아니라, 오늘 온 아이돌의 모두를 좋아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역시 아이돌의 일은 잘 모르겠지만, 765프로라는 이름은 확실히 기억해 두려고 합니다.



19:◆ Hnf2jpSB.k:2015/10/01(목)20:28:42.93:XnqboCtco


***************************



축제도 끝나고, 모두가 집에 돌아갈 무렵.

저의 다리는 어제 타카네 씨와 만난 그 장소로 향했습니다.

무슨 약속같은걸 한 건 아닙니다.

나 같은 아이, 타카네 씨는 잊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20:◆ Hnf2jpSB.k:2015/10/01(목)20:29:12.45:XnqboCtco



그래도, 혹시, 혹시


21:◆ Hnf2jpSB.k:2015/10/01(목)20:30:05.13:XnqboCtco


그런 생각을 버릴 수 없어서, 한번 더 타카네 씨를 만나고 싶어서, 깨닫고 나니 저는 뛰어가고 있었습니다.

구름 하나 없는 밤하늘에는 커다란 달과, 가득한 별이 빛나고 있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그 장소에 도착하자, 커다란 나무가 달빛 아래 서 있었습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항상 혼자서 찾아오는 소중한 장소.

그 장소를 혼자서 독점하는게, 굉장히 기분 좋았는데.


어째서 이렇게, 가슴이 미어지는 기분이 드는걸까요?


22:◆ Hnf2jpSB.k:2015/10/01(목)20:30:48.17:XnqboCtco


"……그렇,네..."


정리라던가, 돌아갈 준비같은 걸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연히 들렸을 뿐인 장소에 다시 올리가 없겠지


"……어쩔 수 없네"


그렇게 포기하려고 했는데, 왠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무심코 나무 밑동에 주저앉아 다리를 껴안고.

코 안쪽이 따가워지고, 눈 앞이 뽀얗게 흐려졌습니다.


23:◆ Hnf2jpSB.k:2015/10/01(목)20:31:39.25:XnqboCtco


"……이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는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제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놀라서 돌아보니, 거기에는 타카네 씨가 있었습니다.


처음 만났을때 선녀님 같던 타카네 씨도 아니고.

무대 위에서의 아이돌 타카네 씨도 아니고.

또 만날 수 있다고 미소짓던 타카네 씨가 거기에 있었습니다.


"아, 안녕하세요!"


황급히 눈을 쓱쓱 비비고 일어났습니다.

우울해져 있었다는게 들키기 싫어서, 최대한 건강하게 들리도록.


"안녕하십니까. 또 만났군요."


그렇게 말하며 미소짓던 타카네 씨는, 역시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24:◆ Hnf2jpSB.k:2015/10/01(목)20:32:39.35:XnqboCtco


― ― ― ― ― ―

― ― ― ―

― ―


타카네 씨는 어제와 똑같이 달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똑같이 달을 보기로 했습니다.

멀리서 벌레가 노래하고, 때때로 바람이 나무를 쓰다듬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나 따위가 여기에 있어도 괜찮은걸까, 하고 좀 불안해졌을 무렵.


"일기일회, 라는 말을 알고있습니까?"


타카네 씨가 말을 걸어 왔습니다.

들은 적은 있지만, 잘 모르는 말에 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지금이라고 말하는 이 순간은 일생에 단 한번밖에 오지 않는 것. 그렇기에 만남도 이별도 소중하게 여기고 후회가 없도록 하자. 그런 말입니다"


타카네 씨가 알려준 말은, 뭔가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중요한 말이라는 것만은 알겠습니다.

아마, 울상이 되어 있던 나를 위해서 말해줬다는 것도.


25:◆ Hnf2jpSB.k:2015/10/01(목)20:33:29.57:XnqboCtco


"저, 저기!!"


그런 타카네 씨의 배려가 굉장히 기뻐서, 과감히 소리를 냈습니다.


"다, 다시 마을에 와 주시겠어요?"


이런 말을 하면 곤란하게 해 버릴지도 모르지만, 후회하지 말라고 타카네 씨가 말해줬으니까.

생각했던 것을 전하려고 했습니다.


"타카네 씨의 고향이라든가, 사무소의 여러분들이나, 그 다음, 그 다음이라도 괜찮으니까, 이 마을, 좋아 해 주셨으면 하고"


하고 싶은 말, 전하고 싶은 것은 제대로 타카네 씨에게 닿았을까요.

타카네 씨의 눈은 굉장히 상냥했으니까, 분명히 알아주셨겠지?


26:◆ Hnf2jpSB.k:2015/10/01(목)20:33:58.03:XnqboCtco


"……저도 아직은 수행중인 몸, 안타깝지만, 마음대로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약간의 침묵이 나를 나약하게 만들기 시작하던 무렵, 타카네 씨는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죄송한 것 같은 타카네 씨를 보며, 저도 풀이 죽었습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하고, 거짓말 없이 대답해준게 조금 기쁘기도 했습니다.


27:◆ Hnf2jpSB.k:2015/10/01(목)20:34:24.94:XnqboCtco


"하지만, 제가 아이돌로서 꽃 피운 그 날에는, 반드시 오겠다고 약속하겠습니다. 그때까지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28:◆ Hnf2jpSB.k:2015/10/01(목)20:35:06.31:XnqboCtco


거의 자포자기하고 있던 제 귀에, 목소리가 이어서 들려왔습니다.

다음에 눈에 들어온 건,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는 타카네 씨.

겨우 의미를 알아채고, 저는 기쁜 나머지 날아오를 것 같았습니다.


"그럼 나도 약속할게! 열심히 집을 도와주고, 용돈을 모아서, 타카네 씨를 응원하러 갈게!!"


그렇게 말한 나를 타카네 씨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습니다.

나, 뭔가 이상한 말이라도 했나?


"……정말로 기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약속합시다"


미소지으며, 타카네 씨가 새끼 손가락을 세웠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새끼 손가락을 세워, 약속을 했습니다.


29:◆ Hnf2jpSB.k:2015/10/01(목)20:35:56.04:XnqboCtco


가슴 속이 간지러운 듯, 왠지 이상한 기분이 되어서, 조금 타카네 씨와 거리를 벌려두기로 했습니다.

달빛에 비춰지는 타카네 씨를 다시 보고, 역시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조금 떨어져서 자신을 쳐다보는 저를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타카네 씨가 물어왔습니다.


"나, 아이돌이라던가 잘 모르지만, 타카네 씨는 엄청 예쁘니까. 분명 괜찮을거야"


생각했던 게 그대로 입으로 튀어 나와 버렸습니다.

좀……아니, 제법 부끄러운 말을 한 것 같아요.


"진심으로, 기쁘게 느껴지는 말입니다. 저는 당신처럼 곧고 순수하고 상냥한 소년을 만났다는 것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타카네 씨는 기쁨과 부끄러움이 섞인 표정이였습니다.

아까 느낀 부끄러움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30:◆ Hnf2jpSB.k:2015/10/01(목)20:36:33.18:XnqboCtco


"지, 지금 말한 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줘?"


"후후, 알겠습니다. 둘만의 비밀이라는 거죠"


입가에 집게 손가락을 대고, 한쪽 눈을 감으며 웃는 타카네 씨.

예쁘다는 느낌과는 조금 달리, 어쩐지 귀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연상의 여자에게 귀엽다니, 실례일까요?


31:◆ Hnf2jpSB.k:2015/10/01(목)20:37:11.70:XnqboCtco


"서운하지만, 슬슬 이별이군요 "


타카네 씨는 다시 달을 보고 있습니다.

사실은 더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네.


"또 만날 수 있을까요?"


"네, 약속했으니까."


조금 불안해져서 되물어보자, 확실히 대답 해 주었습니다.


"그럼 어느 쪽이 먼저 약속을 지킬까, 경쟁이네"


"후후, 지지 않아요?."


"나도 "


타카네 씨가 기쁜 듯이 웃었고, 저도 똑같이 웃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32:◆ Hnf2jpSB.k:2015/10/01(목)20:37:48.90:XnqboCtco


"타카네 씨, 아이돌 힘내"


"네. 당신도 건강하게"


제대로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니, 타카네 씨도 끄덕여 주었습니다.


"자, 또 보자"


"그럼, 또"


손을 흔들며 헤어지고, 저는 집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답고, 상냥하고, 귀엽고, 그래도 엄청 멋진 여자.

타카네 씨는 왠지 이상한 사람이었습니다.


나도 지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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